아침부터 날씨가 흐릿하다.
바람도 고요하고.... 오후에는 비가 올거라는데...요즘들어 일기예보에 취미를 붙인 딸래미가 아침상에서 주절이고 간 일기예보를 생각했다.ㅎㅎㅎ
며칠전 보이스카웃선서식하러 다녀온 아들은 그곳의 숙소에서 밤을 홀라당 세우고 왔단다. 밤새 귀가 아파서 진통제까지 먹었다고... 마침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 보이스카웃담당선생님이라 같이 가셨는데 아들이 귀가 아프다고 울면서 달려가니 숙소에 창궐하던 벌레가 혹 들어간게 아니냐고 계속 후레쉬를 비추고 귀를 들여다보며 걱정을 하셨다고...또 틈만나면 열이 있는지 체크해보시며 어디가 또 아픈지 물으셨단다. 참 고마운 선생님이시다..괜히 죄송스럽다. 감기가 걸렸었지만 컨디션이 괜찮았고 중이염은 앓아본적이 없었기에 걱정을 안하고 보냈었는데 그런일이 생기다니...
돌아온날 병원에 갔더니 귓속이 빨갛게 부풀어있었다. 마치 효모로 부풀어진 빵속처럼 말이다. 중이염이라고..의사선새님이 꽤 아팠을거란다. 밤새 콕콕 쑤시는 귀땜에 한잠도 못잤다는 아들이나 그 아들옆에서 혹시나 귓속에 벌레가 들어갔을까봐 걱정하신 선생님께 참 미안했다. 집에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자신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겸손한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따스해졌다.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달고 살았던 항생제...중이염으로 따로 포장된 항생제알약을 받아오니 참 그 항생제가 제 구실을 할까 싶다. 항생제는 부작용도 있는지 그 약을 먹고난후 속이 계속 울렁거린다고 밥을 영 잘 못 먹는다.. 그래도 며칠새 더이상 귀아프다는 소릴 하지 않는 아들이 고맙다. 오늘 병원에 가서 또한번 귓속을 살펴봐야지 싹 가라앉아야 할텐데..
그리고 오늘은 면접이 있는날... 어떻게 하면 더 어려보일까? 어떻게 하면 더 이뻐보일까? 물론 외모만이 중요한게 아닌데 먼저 떠오르는게 그것밖에 없으니...그래도 내가 일하고 싶은곳에서 일할 수만 있다면야 뭔들 못할까나....제발 합격이나 했으면 좋겠다...나에게도 일할 기회를 좀 주라고요..
참 이력서에 쓸것도 없는데 써오라니 훤한 이력서를 보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뭐 내가 20살이라면 이것저것 써다 붙이면 몇줄은 늘이겠구만 이제와서 무쉰....ㅋㅋㅋ 이력서를 들여다 볼때마다 그동안 난 뭐했나싶다. 아이고 한심한 인생이고나....한달을 열심히 일했던 곳의 조건이 영 좋지않아서 새로운 곳을 알아보는시간이 한달이 걸렸네....그동안 이리저리 많이 뒹굴거렸었다.
한달, 아니다 두달이나 책이랑 담을 쌓고 살아보니 내가 뭘 하는 건지..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요즘 한비야님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시리즈를 다시금 야금야금 읽어가고 있다. 여전히 한비야님의 입담은 즐겁다. 읽고있으면 그 낭랑한 목소리가 옆에서 울리는 듯하다.
매일 알라딘엔 들어오고 있지만 댓글은 거의 남기지 못하고 있다. 어떨땐 댓글을 암생각없이 쓰다가 지워버리곤 다시금 숨어버린다.. 아마도 몰래 훔쳐보기, 간간히 페이퍼에 나자신에게 주절거리기등에 익숙해진 듯하다. 예전처럼 해피해지고 싶은데 가벼워지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