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살고 싶은 마당 있는 집 - 아파트 전셋값으로 도심 속 단독주택 갖기 프로젝트
이종민.이승헌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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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 동네에 저층 아파트가 하나 둘 들어서던 시절,

그때는 아파트란 곳에 살아보는게 꿈이었지.

그로부터 불과 십수년 지나지 않아 우후죽순 아파트가 들어서고

이게 재산가치가 매겨지면서는 너도나도 빚을 내서라도 분양을 받고

프리미엄을 얹어 팔고하던 때,

아파트는 가정의 휴식처란 개념보다 재산증식이라는 상위개념이 먼저 떠오르는 그런 구조의 집형태가 되었지.

다들 새집같다, 인간미가 없다 하면서도 그 편리성과 재산가치를 따라 아파트를 선호하며 살고들 있지.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긴 하지만 아파트 거주 햇수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나는 단독주택에서 살았다.

책에서 처럼 마당이 있고 마당엔 여러 그루 나무가 있고

또 어떤 집은 마당에 천연 잔디가 깔리고 디딤돌이 있었던...

물론 이 책에서 언급한 노후된 단독주택의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을테고

장점 또한 그때는 '누린다'고 생각조차 못했지만 그런 시절을 보낸 시간이 꽤 오래다.

아파트에 비해 어두운 실내, 불편한 동선, 한겨울의 외풍...

책에 등장하는 주택의 Before 사진이 예의 그 집들이다.

지금은 불편하다 여겨지는 모든 것들이 그때엔 불편한줄 모르고 살았다.

다 그렇게 사는거라 생각했으니까.

아파트라는 너무도 편리한 구조에 익숙해져버린 탓에 지금 다시 살라치면 단독주택의 그런 불편들이 아마도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단독주택이 모두 나쁘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 책이 가장 주안을 두고 있는 마당이란 공간은 주인이 활용하기 나름의 재미와 주택의 품격을 더해주는,

아파트가 흉내낼 수 없는 최대의 메리트를 갖고 있고

이웃과의 소통이라든지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소음으로 인한 갈등요인이 단박에 해결된다.

다만..밝은 채광이라든지, 편리한 동선, 효율적인 난방시스템, 방범 이런 것들이 해결된다면

굳이 아파트를 선호할 이유도 줄어들 것이다.

단독주택은 주택의 단점을 개선하고 아파트의 장점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그 역은 어렵지 않은가!

 

현재 18호점까지 리노베이션 했다는데 책에는 서너건의 케이스만 실어놓아 리노베이션의 효과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다.

그리고 아파트 전셋값으로 도심 속 단독주택 갖기 프로젝트를 내세웠는데

그 전셋값의 기준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인데 어느정도의 가격대인지 유추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얼추 책에서 언급한 금액을 따져보면 2억 정도의 예산을 생각해야 하는데

도심속 단독주택이라면 주택 매입가를 고려하면  그보다 상회할 수도 있을테고...

기존 있던 주택의 골격외 거의 모든 내외장을 새로 설계하고 지어내는 개념인데

설명 과정을 읽으니 주인이 직접 짓기는 불가하고 거의 전과정을 전문가에게 일임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자칫, 주택 리노베이션을 앞세운 그 방면의 띄우기 쯤으로 보일 소지도 엿보인다.

어쨌든 모든걸 차치하고..

다 쓰러져 가는 도심의 주택이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팬션이나 별장 못지 않은 내부와 외부를 가진 안락한 안식처로 앉혀지는 모습은

단독주택의 변신, 그것이다.

그리고 주택지가 사라진 그곳에 엄연히 아파트가 들어서곤 하던 관행이 깨치고

현실적 요구에 맞는 예쁜 주택들이 오밀조밀 들어선다면 그것도 새로운 붐이 될 수 있을테고

나처럼 간절히 마당을 그리워하는 마흔줄에겐 눈여겨 봐질 그런 변화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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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여행 백서 - 일상이 즐거워지는 여자들의 주말 여행
김정원 지음 / 시공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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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들이 열풍이다.

어떤 부분에 대해 문외한인 이들에게 알기 쉽게, 요령있게 대처하며 살아가는 법들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한 책들.

얼마나 요긴한가?

모든 분야를 다 알수없는 개인들이 서로서로 자기가 먼저 익히고 알게된 사실들을 보기쉽고, 알기쉽게 리포트해 주니

리포터의 수고는 만만치 않겠지만 문외한들에겐 그야말로 길라잡이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행 관련책들이 무척 많이 쏟아져 나왔고 여행을 즐기고 다루는 형식도 그 수만큼 다양하다.

이런류의 책을 읽으면서 여행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참 부럽기도 했지만(부러운면이 무엇인지는 다들 알듯)

또 한편으론 오히려 일상을 접고 떠나는 여행에서조차 직업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간다면

여행 본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까 살짝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내같은 경우 이제는 추억으로 남겨질 사진찍는 것조차 귀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어쨌든 이 책은 제목에서 대상을 분명히 밝혔듯 '여자' 여행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정리해 놓았다.

(그러나, 뭐 어떤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든 참고해도 상관없다)

 

우리나라 사회가 양성평등을 운운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여자 혼자서 여행을 떠날라치면 '안전'이라는 면에서

마음을 놓을수 없는게 현실이다.

하기는 사고가 나려면 아무리 대비를 해도 터질 사고는 일어나겠지만

여행길에서 길잃을 염려가 줄어든다면, 그리고 안전하게 하룻밤을 보낼 곳이 있다면

혼자서 길나서는 두려움과 주저함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겠는가.

 

책에는 우리나라 여행지를 대표할 총 10개 지역이 소개되고

주말에 떠나는 여자 여행자를 위해 추천지역을 1박2일동안 알차게 보고 올수 있는 여행일정을 

이동경로를 고려해 시간대별로, 이동시간과 이동수단까지 세밀하게 고려해 짜준다.

특히 혼자, 또는 둘이서 자동차 없이 떠나는 도보여행을 기본으로 짜놓은 일정이라

이틀동안 필요한 물품을 수납한 배낭 하나 메고 여분의 돈만 챙겨 이 책 한권 달랑 들고 떠나면 될 성 싶다.

여행 떠나기전 가장 큰 즐거움이 일정짜기인데 그 즐거움이 달아단나고 생각하면

스스로 계획해본 후에 이 책과 견주어 보고 더 효율적인 계획을 따르면 된다.

 

10곳 가운데 전주,여수,강화도를 빼고는 어떤 형태로든 다녀온 곳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다녀온 곳들이 등장하면 반갑기도 하고 아주 오래전 일일때엔 옛기억에 젖기도 했다.

다녀보지 못한 세 곳은 이후 여행을 떠날 때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특히 여자들이 떠난 여행에서 선호할 카페나 음식점, 게스트하우스 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어

일주일 살이가 바쁜 이들은 소개된 숙박소에 예약을 하면 될 것이고

음식점도 여행경비나 일정에 맞게 어느 한 곳을 선택하면 되겠다.

다른 여행책에서도 물론 맛집 소개는 빠뜨리지 않는데 이 책은 특히나 이 부분들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아무래도 읽는 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여자가 되다보니 거리낌을 없애주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책을 읽기전, 이 책을 보는 순간 여고시절 친구 1명이 딱 떠올랐다.

고등학교 1학년때 알았던 그 친구랑 마흔이 넘게 한도시에서 살아가지만

각자 바쁘다는 이유로 잘 만나지도 못하며 산다.

전화로 한번씩 통화할 때마다 아이들 좀 커면 둘이서 여행가자며 위로하곤 했는데

여적 한번도 그러질 못했다.

요 책을 가만히 잘 챙겨놓았다가 조만간 그 친구랑 둘이 하룻밤 함께하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딸아이랑도 손 꼭 붙잡고 함께 떠나보고 싶다.

다녀 왔던 곳이면 또 어떻고 안갔던 곳이라 살짝 두려우면 어떤가.

혼자서 외로우면 길동무 한명 추가하면 될 것이고

어디를 어떻게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는 책이 친절히 다 안내해 주니 이제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1%의 용기를 가져보시라.

나? 아...천군마마를 옆에 두었으니 이제 여름방학이여~ 어서어서 오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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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아이 창비청소년문학 50
공선옥 외 지음, 박숙경 엮음 / 창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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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청소년 문학이 벌써 50권 기념집을 출간했다.

출판시장에서 소외계층이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문학’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곳이 창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빚어지고 있는 여러형태의 청소년 문제들을 이미 예측이나 한 듯 청소년들의 현실과 마음 헤아리기를 이미 시작한 창비는

그간 제목만 들어도 알 만큼의 저서들을 이미 다량 출간하였다.

중1인 아이가 어릴때엔 내가 먼저 창비 청소년문학을 읽으면서 아이의 청소년기를 준비했는데

이제 그 아이가 한권씩 창비책을 읽는 청소년이 되었다.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를 최고의 책으로 꼽고

동저자의 「피그말리온 아이들」, 김려령의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까지 이 시리즈를 두루 거치고 있다.

이제 50권째인 「파란 아이」에는 한번씩 들어봤음직한 작가들의 단편소설 7편이 수록되었다.

개인적으로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들의 명성은 단편집도 읽어보게끔 만든다.

 

7편의 소설은 개성과 색채, 빛깔이 제각각이다.

연령대는 14세부터 17세까지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중・고등학생이 읽으면 되겠다. 

7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고양이의 날」과 「덩어리」이다.

새끼고양이 곁을 떠나야 하는 어미는 ‘고양이의 눈’을 알려주고자 일련의 일을 만든다.

새끼고양이는 중간에 어미를 오해하지만 그것은 떠나는 어미가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그럼에도 결정은 스스로가 해야한다.

우리 청소년들도 그럴 것이다.

부모의 곁을 떠나기전 부모는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남을지 혼자 떠날지는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너’라는 존재.

 

난 다만 떠나기 전에 너에게 고양이의 눈을 알려 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것으로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준 거다. 결정은 네가 해야지.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잊지 마라. 넌, 고양이다. -p.145

최나미의 「덩어리」는 청소년 뿐 만이 아닌 인간 군상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옳지 않음에도 그것이 단체 일명 덩어리로 존재하면 그것으로 인해 당위성을 갖고 그 덩어리는 불의가 진실인양 믿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행사한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도 진실을 가장한 이런 덩어리들이 숱하게 존재하며 우리 개개인은 자신도 모른채 그 덩어리를 이루고 사는지도 모른다.

자신은 그렇지 않음을 확신하며.

작가가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치밀하며 단편이지만 꽉찬 구성으로 강한 주제의식을 던져준다.

 

구병모의 「화갑소녀전」은 현대판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다. 보호가 필요한 약자로 등장하는 성냥팔이 소녀를 사회는 보호해 주지 않는다.

현실의 고달픔을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공장(빛과 따뜻함을 제공해 주는)은 그 댓가를 요구하고 결국엔 이용만 하고 버린다.

아직 사회의 냉혹함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이 소설은 잔혹한 현실을 알려준다.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자 섣불리 어른 흉내를 내는 청소년들에게 이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 가닿을지 궁금하다.

내용이 내용인만큼 직설화법을 피해 에둘러 표현한 기법이 내용을 모호하게 만들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외에 실린 다른 4편의 이야기도 청소년들이 읽으면 공감하기에 어렵지 않을터다.

마지막으로 청소년 이해하기에 노력을 기울여온 창비출판사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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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 - 신화 속에서 건져올리는 삶의 지혜 50가지
송정림 지음 / 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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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였던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었다.

유수의 번역서들 가운데 뛰어난 번역서로 손꼽히는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산재해 있던 이야기를 어느정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학창시절 선생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들,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도 모를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

출처가 떠오르지 않은채 기억속에 희미해져 있는 이야기들은 그때까지 뼈대없이 토막난 채로 흩어진 채였다.

갑자기 모든 동기를 차치하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야할 필요가 절실했었다.

 

신화는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 사람이 아니지만 그들 간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다툼과 반목이 횡행했다.

그저 재미로 읽기로는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는지, 그리고 인용되어지는지 살짝 궁금함이 일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때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읽은 것에 만족하고 책을 덮었었다.

이제 또다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입속에 넣어진 밥을 그냥 씹기만 해도 될 만큼 신화를 꺼내어 들려주고 그 이야기에서 꺼집어 낼 수 있는 지혜들을

차곡차곡 실어 놓았다.

독자는 그저 꼭꼭 씹어서 몸에 유익한 단물을 있는대로 빨아먹으면 되도록 손질을 다해놓았다.

그래서 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친절히 떠먹여줘 아쉽기도 하다.

 

책에는 희망사랑욕심삶의 의미삶의 자세에 관해 들려주고자 하는 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예전의 기억이 상기되지만 그때 미처 깨닫지 못하고 넘어갔던 이야기들에 작가는 자기만의 깨달음을 풀어놓는다.

그 깨달음이 어찌도 그리 지혜로운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런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는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서 길어올린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의 교훈은

자기중심적이거나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인들에 경종을 울린다.

다름을 틀림으로 매도하던 문화에서 서서히 토론과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접어든 요즈음, 깊이 새겨둘 일이다.

물총새가 된 ‘알키오네’ 이야기는 쉽게 만나고 헤어짐에 익숙한 이들에게 부부의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들려주고

‘알페이오스’는 내가 필요해서, 내가 기쁘기 위해서, 내가 덕을 보려고 하는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친다.

지금 절망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안티고네의 교훈을 통해 절망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칭기즈칸의 일기에 남겨진 이 글을 읽어보기를.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십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이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p.159~160

신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느낀 한가지, 신(神)임에도 불구하고 이리도 부족한데 하물며 인간임에 얼마나 더 어리석을까?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쩌면 우리 인간에게 위로가 되고

그렇지만 신들의 교훈을 통해 지혜로워지기를 가르치는 듯하다.

그러하기에 두고두고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입에 오르내리는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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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인문여행 시리즈 7
이향우 글 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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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음악을 듣든 단 한번의 경험으로 모든 것을 알았다, 보았다, 들었다고 섣불리 말할수 없듯이

여행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어느 장소를 어느 때,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들렀나에 따라 같은 장소이지만 느껴지는 감성과 보여짐이 많이 달라진다.

오래전 어느 늦가을에 들렀던 궁궐은 한낮의 늦더위와 내 지식의 짧음으로 인해

그저 황망히 넓은 곳에서의 지쳐버린 하루 일정 정도로 끝나버렸다.

썩~ 좋은 기억을 담지 못한채 다녀온 이후에도 우리 궁궐은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리고 책을 통해 접하지 않을수 없는 그 무엇이었고

그래서 알게 되는 역사적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채 거닐때와 어렴풋하게나마 무엇을 알고 바라볼 때

확연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만들었음을 시인한다.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경복궁은 인문여행시리즈 7권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우리 궁궐에 대한 조명의 그 첫번째 출발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다섯 개의 궁궐 가운데 경복궁이 첫번째로 다뤄지는 이유는 1395년 창건된 ‘조선왕조 최초의 법궁’이자

조선왕조의 궁궐 경영방식에 있어 왕이 정사를 돌보던 핵심 궁궐이었기 때문이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최초의 궁궐이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에 의해 중건된 전통 궁궐 건축 최후의 작품입니다. -p.13

 

조선왕조의 궁궐 경영방식은 크게 법궁과 이궁의 양궐체제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국왕들은 늘 두 궁궐을 번갈아 오가면서 지냈습니다. 법궁은 왕이 주로 머물면서 정사를 돌보던 핵심 궁궐을 말하고, 이궁은 왕의 필요에 따라 옮겨 갈 수 있는 여벌의 궁궐을 말합니다. -p.25

‘우리, 경복궁 산책할래요?’하며 청하는 도입처럼 글쓴이는 역사적이거나 문화재적인 이해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과 광화문 입구에서 신무문 출구까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궁궐을 함께 거닐면서 그곳에 머물던 옛사람들의 정취를 찾아 보고

그이들이 가졌을 당시의 느낌도 가져보게끔 이끌어 준다.

그러면서 같은 장소를 사시사철 여러번 찾는 동안 그녀만이 느꼈을 자신의 감흥을 때때로 풀어놓는다.

이런 인문학적 고찰로 인해 책은 경복궁에 대해 다루고 있는 여타 책들과 차별화 된다.

 

10여 년을 궁궐지킴이로 활동한 그녀는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곳곳에 우리를 이끌고 간다.

또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세심히 일러주는 역할도 자청하며 살뜰히 궁궐을 소개하는데 열중한다.

이렇게 소개한 곳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기만 하는데도 반나절은 족히 걸릴 만큼의 분량이지만 모르던 것을 익히는 즐거움 때문일까,

책읽기는 어서어서 그녀의 족적을 뒤따르기에 바쁘다. 마치 궁궐 답사를 하듯.

어느듯 걸음은 장고에 이르고 머리에 그리듯 따라나선 답사는 예서 마친다.

  

설명과 사진에 덧붙여진 ‘경복궁 화첩’은 외세의 침입에 의해 여러번 불태워지고 부서져야 했던 지난날의 아픔일랑 다 잊은양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인 궁궐이 계절따라 피어나는 꽃들과 푸르른 녹음, 짙파랑의 하늘, 오색빛깔로 물든 나뭇잎,

설원을 배경으로 모습을 달리하는 모습은 한번의 답사는 어림없고 절기마다 찾아보아야

그 아름다움의 일부라도 알 수 있으리란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거닐었을 향원정에 드리운 가을을 스케치한 화첩은 

아픈 역사로 인해 서러운 아름다움에 순간 턱~하고 숨이 막힌다.

 

궁궐을 조목조목 뜯어보며 분석하고 역사적 의미를 각인시키는 형식을 탈피해

산책하듯 거닐며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에 비중을 두어 이끌어간 책형식이 신선하다.

그리고 함께 산책하기를 손내밀어준 이향우 궁궐지킴이님께 감사한다.

 

글쓴이의 이런 노력과 장정의 고급스러움이 무색하게 곳곳에 보이는 오탈자는 책의 격을 떨어뜨리는 큰요인이다.

출판사의 꼼꼼한 교정을 바란다.

 

<2013년 4월 20일 초판1쇄 오탈자>

 

60쪽 17줄 관람권 → 관람권

68쪽 3줄 들서면 → 들어서면

197쪽 10줄 함월지 한문표기 200쪽 사진속 표기와 다름

310쪽 13줄 우리나 → 우리나라

310쪽 18줄 편에는 → 뒤편에는

318쪽 사진설명 호한 → 호젓한

323쪽 사진설명 바본 → 바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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