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요즘에 회사 너무 일 많아서 정신이 없다. 하루에 알라딘 한 번도 못들어오기도 하고 그런다. 세상에, 나에게 그런 일이 ㅠㅠ

어제도 늦게까지 일하고 집에 갔다. 집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노동자모드인 채로 잠들 수 없어, 책 읽는 나로 잠들겠다! 하고 샤워한 후 책을 펼쳤는데 잠이 쏟아져버렸습니다. 네...


월요일 책탑을 못올리는 월요일을 보내다니 흑흑 슬픔의 새드니스 ㅠㅠ


자, 책탑 올려보자.



ㅋㅋㅋㅋ 너무 약소한가요?

아니 내가 그러니까 지난달에도 이번달에도 리뷰를 한 편도 못써가지고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기대나 가능성이 전무하단 말야? 그래서 돈 쓰느라 몸 사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기 보다는 진짜 읽지도 못하는데 너무 사대가지고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인생 뭘까염?


















츠바이크의 [타 버린 비밀]은 사실 존재도 몰랐던 소설이다.

그러나 사람이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잖아?

나에게 페미니즘을 알려달라던 남자사람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뛰어났지만 학습능력도 어마어마해서 나랑 메일 주고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극 꼴페미가 되었고, 내가 추천한 책들을 종이에 적어 읽으면서 하나씩 지워나간 사진도 내게 보내주었다. 그렇게 무럭무럭 자라서 심지어 이제 내게 소설책을 추천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타 버린 비밀을 그렇게 이메일 꼴페미남으로 부터 추천받은 책이라 읽었다. 우체국 아가씨 너무 좋다고 했더니 읽고 너무 좋다고 츠바이크의 다른 소설도 내게 추천해준 것.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역시 나에게 츠바이크 1위는 우체국 아가씨, 2위는 초조한 마음 되시겠다.


[한밤의 도박]은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도박과 사랑... 하는 글을 보고 어머 이건 사야해! 하고 샀는데(언젠 안그랬니?) 나는 도박 싫어합니다. 도박하는 사람들하고도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도박해서 2억 벌어들인 사람보다 성실히 일해서 한 달에 이백만원 월급 꼬박꼬박 받는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고보니 생각난다. 오래전에 여동생 결혼식에 남동생의 친구가 하객으로 왔었는데, 밥을 먹다가 남동생 친구에게 내가 그런 얘기를 했었다.


"결혼하자. 너 백만원 벌고 나 백만원 버는데 우리 둘이 합치면 이백이잖아."


남동생 친구는 내게 누나 진지한 거 아니죠? 그냥 하는 말이죠? 했는데 남동생이 '우리 누나는 진지해 도망가"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친구 지금은 당연히 다른 여자사람과 결혼해 아이 낳고 잘 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남동생 친구들과도 자주 어울려 술을 마셨고 남동생도 내 친구들 자주 만나고 그랬는데,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남동생 친구들이 "너네 큰누나는 자기가 혼자 살고 돈도 벌고 여행도 다니고 그래서 남자한테 완전 관심 없겠네" 했더랜다. 그 때 남동생이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아니야. 우리 누나 남자 졸라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옛날 얘기다. 지금은 안 좋아한다.


어제였나 인스타 피드 보다가 3초 눈감고 떠서 숫자가 안보이는 색깔의 것이 부족하다 뭐 이런 거 있었는데, 그래서 3초 눈감았다 떼니까 다른 건 다 네모박스 안에 숫자가 있는데 회색 네모칸은 숫자가 안보이더라고요? 그게 내게 없는 것이라던데 그게 뭔가 봤더니 연애세포였다. 내 안의 연애 세포 다 말라버림... 나는 내 연애 세포 예순 넘어서도 팔팔할줄 알았지? 사람일은 모르는 거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니, 그런데 누가 책 산 페이퍼를 이렇게 재미지게 쓰지요? 

계속해보자.



[삶을 위한 혁명].. 을 내가 샀네? 사려고 담아둔 책이긴 한데 나는 내가 지금 이 페이퍼 쓰기 전까지 이렇게 책탑 사진 찍었음에도 알랭 드 보통 책 산 줄 알았네? ㅈㅈㄴ 님 서재에서 보고 두 권 산 것 같은데 보통 산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 보통 책이 아니네? 이름도 어려움 '에바 폰 레데커' 책이다.



[명탐정의 창자]는 [명탐정의 제물] 이 딱히 재미있지 않아서 안 사고 있었는데... 뭔가 어떤 글을 보고 이건 좀 재미있겠는데? 하고 샀단 말야? 그런데 여러분 보이십니까. 책 띠지 갈기갈기 찢어져서 옴. 하아- 그렇지만 띠지니까 내가 참는다. 띠지 저게 무슨 일이야. 알라딘, 정신 차려! 나 다락방이야!! 잘해라. 내가 한 번 좋아하면 오래 좋아하고 좀처럼 배신 안하지만, 그건 무슨 말이겠니? 한 번 돌아서면 얄짤없다. 나 이랬다저랬다 막 그런 사람 아니야. 책 띠지 찢어진 거 넣지 마라 증맬루..


어제 오늘 간식으로 단(sweet) 과자를 많이 먹었더니 이제 짠 과자 먹고 싶네? 흐음..



흐음, 이미 읽은 책에 대해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추천 받아 읽은 책인데 사실 사두고도 한참을 읽지 않았더랬다. 주인공이 운전을 잘하는 남자로 나오는데, 책으로 읽는 운전 잘하는 남자..같은게 어떻게 재미있단 말인가 싶었던 것. 다른 사람들에게 책에 대해 얘기할 때면, '간단한 줄거리로 판단하지마', '제목으로 판단하지마' 라고 말하면서, 그런 내가 운전하는 남자가 나오는 소설이라니.. 그게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단 말인가! 했단 말이지. 그러나 몇 장 넘기지도 않고 나는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었고 무엇보다 가슴이 아팠다.


주인공은 자동차 정비소를 차려두고 일하는 흑인 남자인데 운전에 있어서는 너무나 월등하다. 그런 그에게 얍쌉한 범죄자놈이 다가와 이번에 한 탕 크게 해보자 라고 하는 것. 주인공은 자신이 다짐한 것도 있고 또 아내와 자식들에게 걱정하게 하지 않으려면 그 일을 거절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그러니까 그에게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단칼에 거절했을 테지만, 그러나 그에겐 지금 당장 돈이 절실했다. 딸은 돈이 없어 대학 등록을 포기하려고 생각중이고 당장 생활비도 어려운 형편. 이번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하면서 아내의 걱정에도 그 일을 하기로 하는 것. 그러나 얍쌉한 놈은 얍쌉한 놈이라, 이 모든 일은 주인공의 게획대로 풀려가질 않는다.


결코 가볍지 않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읽는 내내 덩달아 마음이 묵직해진다. 얼마나 많이 한숨을 쉬었는지 모른다. 악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을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인들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가난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어도 그가 범죄의 길로 들어가진 않았을텐데. 게다가 그걸로 끝이 아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큰아들 역시 자신이 기대하는 대로 자라지 않는 것으로 인해 절망한다. 돈이 없어서 아빠가 괴롭고 엄마가 울고, 그런데 저 가게만 없으면 우리도 돈을 좀 더 벌 수 있고... 하는 생각은 큰아들로 하여금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한다. 읽는 내내 악이 찾아와 노크하면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던 '그레이엄 그린'의 [브라이턴 록] 생각이 났다. 나는 그 때 그 책의 백자평에 이렇게 썼었다.


<빈곤하고 불우한 사람에겐 도처가 늪이고 악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맞서 싸울 힘이 없다.>



물론 빈곤하고 불우한 사람들에게만 늪이 놓인건 아니다. 충분히 많이 가진 사람도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늪이 자신이 찾아가는 늪이라면, 검은 황무지의 '보러가드'에게는 늪이 찾아와 닫힌 문을 기어코 열고야 마는 것이다. 

굉장히 남성적이지만 가슴을 아주 깊이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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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2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연애세포 다 죽어버린 한때 ˝아니야. 우리 누나 남자 졸라 좋아해.˝님-
에미랑 레오처럼 그 남자분하고는 메일 주고받기가 안 되는 것인가요? ㅋㅋㅋ

명탐정의 창자 제목 보니까 다부장님 점심으로 대창덮밥 이런 거.....

그나저나 <타 버린 비밀>은 예전에 <일급비밀>(2003)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적이 있군요. 역자도 똑같고.
아아- 아무튼 츠바이크 책은 사기 전에 검색해야 함... (이상 <일급비밀>로 읽었던 자 올림)

다락방 2024-02-27 14:00   좋아요 1 | URL
아 제가 대창 덮밥 좋아하는데 이 동네에는 대창덮밥 파는 곳이 없습니다. 잠심 롯백 지하에 대창덮밥 파는 식당이 있거든요? 저는 가끔 퇴근하다 거기가서 대창덮밥 사먹고 들어가요 ㅋㅋㅋㅋㅋ 대창덮밥 먹고싶네요. 흑흑 ㅜㅜ

햇살과함께 2024-02-27 15:16   좋아요 0 | URL
저요 저 점심 대창덮밥 먹었어요!
덮밥은 대창덮밥입니다!

저 띠지 너무 하네요 차라리 벗기고 보내지...

건수하 2024-02-27 16:44   좋아요 1 | URL
대창덮밥이란 게 있다니... (처음 들어봄)

잠자냥 2024-02-27 17:32   좋아요 1 | URL
일명 호르몬동~

햇살과함께 2024-02-27 18:04   좋아요 0 | URL
수하님 곱창을 안좋아하는 게 분명합니다.
대창덮밥을 모르시다니... 호르몬동이라는 요상한 이름도 있는데...

건수하 2024-02-27 18:09   좋아요 1 | URL
곱창 좋은데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못 먹은지 한 5년은 된 것 같네요 ^^ 호르몬동이라는 말도 오늘 처음 봤어요.

새파랑 2024-02-2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의 점심은 당연히 돼지국밥에 수육(소) 아니신가요? ㅋㅋ

잠자냥 2024-02-27 13:19   좋아요 1 | URL
삐익~!! 수육(중)입니다~!!

다락방 2024-02-27 14:01   좋아요 1 | URL
오늘은 육개장 먹었습니다. 이 집 육개장 처음인데 그냥 그랬어요. 저는 육개장에 들어간 고기가 싫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2-2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연애세포 다 죽은 분이 작년말에 그런 공약을 하셨던 겁니까.. 이럴수가.
남동생분 오늘도 웃음을 주시는군요 ㅋㅋㅋㅋ 등장할 때마다 큰 웃음 ㅋㅋㅋ
안 그래도 어제 왜 책탑 안 올리시지 했는데.. 많이 바쁘시군요. ㅜㅜ 여유를 찾으시길 빕니다. 건강 잘 챙기셔야 해요!!

다락방 2024-02-27 14:47   좋아요 1 | URL
제가 없는 건 연애세포, 작년 공약은 섹스 세포... 킁.

제 남동생은 존재 자체로 제게 큰 기쁨입니다. ㅎㅎ
오늘은 일을 하는 틈틈이 짬을 내어 이렇게 알라딘에 들어와 놀고 있습니다. 어제는 진짜 짬 낼 시간도 없었어요 ㅠㅠ
내일은 또 어떨지...
아무튼 우리 모두 화이팅!!

감은빛 2024-02-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점심은 뭐 드셨는지 여쭤보려고 했더니, 요 위 댓글에 육개장 드셨다고 알려주셨군요.
저는 오늘은 점심을 안 먹고 건너뛰었어요. 새벽에 일찍 깼더니 아침에 배가 고파서 애매한 시간에 샌드위치를 먹었거든요.
6시가 넘어가니 이제 슬슬 배가 고프네요. 친한 이에게서 홍어를 먹자고 연락이 왔는데, 도착 시간이 8시 이후라고 하네요.
아직 두 시간이 남았네요. 맛있는 홍어를 생각하며 두 시간을 버텨야겠어요.

다락방 2024-02-29 10:31   좋아요 0 | URL
네 육개장 먹었는데 별로였어요.
감은빛 님은 정말 식사에 관심이 없으시네요. 저는 언제나 다음 끼니 메뉴 생각만 하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주말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

홍어는 맛있게 드셨습니까?

단발머리 2024-02-27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버린 비밀.... 작은 책이라 도전할 맘이 생기네요. 근데 오늘의 문장은.....

그런데 역시 나에게 츠바이크 1위는 우체국 아가씨, 2위는 초조한 마음 되시겠다.

입니다. 우체국 아가씨가 그렇게 좋단 말입니까? 저에게 츠바이크 1위는 마리 앙투아네트, 2위 초조한 마음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9 10:32   좋아요 1 | URL
저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아직 안읽었어요. 만약 읽게 된다면 순위가 바뀔지도 모르지요. 마침 제게는 또 그 책이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제가 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시우행 2024-02-2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곱창은 역시 곱창전골이 재미 맛있어요.ㅎㅎ 누군가는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은 재료이므로 먹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 뱃속이 세상에서 제일 불결하다고. ㅎㅎ 아무튼 오늘도 좋은 책들을 소개해 줘 감사합니다. 꾸벅.

다락방 2024-02-29 10:33   좋아요 0 | URL
저는 돼지곱창은 잘 못먹겠고요 소곱창은 맛있더라고요. 대창덮밥은 참 좋아라 합니다. 계란 노란자와 와사비와 환상 궁합이죠. 후훗. 언제나 맛있는 식사 하시기를 바랍니다!

호시우행 2024-02-2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시간되세요.
 














몸에 대한 회고록들을 끊임없이 가져오며 몸과 환경의 관계에 대해 스테이시 앨러이모는 말한다.


그중 '스테인그래버'의 부분이 아마 가장 잘 다가오는 예시가 아닐까 싶은데, 스테인그래버의 책 『믿음을 갖기:한 생태학자의 모성으로의 여정』에서는 임신을 한 스테인그래버가 "내 몸안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몸 바깥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필요로 했다" 고 한 부분을 재인용한다. 자신이 '서식지'가 되었다는 것. 스테인그래버는 안전한 임신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환경주의 입장으로 변하며 의사들과 소아마비 구제 모금운동들을 포함 수많은 환경 위협들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것들에 대해 고발한다.



잘 읽어오다가 254페이지에서 치명적인 오타를 보게 됐다.


<한 예로 수많은 감시 시스템들은 "살아서 태어난 유아들 중에서 발생한 출생기형들만을 셈할"뿐이다. 28개월 이전에 혹은 20개월 이전에 유산되거나 또는 사산아로 태어난 기형아들은 계산하지 않는다. -p.254>


아이고 깜짝이야. 28개월이라뇨, 20개월 이라뇨. 스테이시 앨러이모가 이렇게 썼을 것 같진 않고, 번역이나 편집의 오타가 아닐까 싶다. 28주, 20주가 되어야 맞는 표현일 듯. 잠깐 혼란스러웠잖아. 28개월????????? 인간의 임신, 10개월 아닙니까??????? 28개월간 사람이 아이를 품고 있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그럽니까. (라고 쓰면서, 우부메의 여름이야 뭐야, 라고 생각했다.)


개월수에 대해 쓰다보니, 유산과는 다르지만 낙태에 대해 다룬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이라는 루마니아 영화가 생각난다. 낙태가 불법이었던 루마니아에서 자신의 임신 개월수를 속이고 낙태를 받으려고 했던 여자가 나오는 영화. 역시나 씨네큐브에서 보았었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꽤 우울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각설하고, 

아직 이 책을 완독하기 전인데, 좋은 사람(단체)인 척하기는 얼마나 쉬운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렇게 보이고 싶어서 그런 척하기는 쉽지만, 그러나 정말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 핑크리본을 달고 나 리본 달았어요 드러내긴 쉽지만, 그러나 핑크리본을 달고 핑크리본의 뜻과 가장 먼 일을 하고 있다면?



미국암협회 웹사이트는 암에 대한 환경요인들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환경‘과 ‘예방‘으로 검색하면, 방사능과 화학물질들, 유해 폐기물에 대해 "증명되지 않은 위험요인들"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글 하나가 뜬다. 사이트는 "살충제는 안정적인 식품 공급을 위해 귀중한 역할을 한다"며, 살충제의 사용을 칭송하기까지 한다("The Environment and Cancer Risks" ). 매우 상반되게, 유방암행동단체, "유방암을 가진 나쁜 소녀들“은 "예방 먼저"와 "사적 이윤에 앞서는 공중보건"을 강조한다. 이 단체는 ‘핑크리본 달기 전 생각해 볼 것‘(Think before You Pink) 캠페인에서 유방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핑크리본을 달고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회사들은 실제로는 그 제품들 안에 수많은 암 유발 화학물질들을 함유한다고 고발한다. -p.212



크리스테바 가 아니었다면 이 책 읽기 어려웠을 것 같다. 읽어내기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읽고 있다. 지구상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몸이 얼마나 환경과 연결되어 있는지 자신의 몸으로 드러내 보이는 일들을 스테이시 앨러이모를 통해 읽어나간다. 



임신을 하고 그녀는 "놀라워하면서" 자신이 서식지가 되었으며, 그녀의 자궁은 "한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내륙 해양"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발달 단계의 태아에게 잠재적으로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수많은 물질들에 대한 그녀의 조사는 안전한 임신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내 몸 안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몸 바깥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필요로 했다"는 더 광범위한 환경주의 입장으로 변화한다. 스테인그래버는 의사들, 임신·출산 안내서들, 그리고 출생기형의 예방에 기여하고자 하는 소아마비 구제 모금운동조차 어떻게 태아와 유아들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환경 위협들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지 강력하게 고발한다. 적은 양의 음주가 위협을 야기한다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여성들은 여기저기서 임신 기간에 술을 끊으라는 강력한 권고를 받는다. 하지만 "임신에 대한 환경 위협에 대해서는 어떤 공적인 대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 P253

예를 들면, 소아마비 구제 모금운동의 발행물은 "용매제, 살충제 또는 유해물 매립지, 미나마타 또는 베트남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렇게 조작된 무지에 대항해 스테인그래버는 기형발생물질teratogen 이라고 알려진 주변의 수많은 가정용품들을 폭로한다. 더욱더 불안하게 출생기형의 유행 또는 원인들에 대해 우리가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한 예로 수많은 감시 시스템들은 "살아서 태어난 유아들 중에서 발생한 출생기형들만 셈할"뿐이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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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2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8개월 동안 임산 상태면 으아............. ㅋㅋㅋㅋ 끔찍하네요;;
저는 저 영화 안 봤어요. 보면 너무 우울할 거 같아서;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저는 액세서리 달고 다니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핑크리본이든 무지개배지든 뭐든... 그냥 조용히 행동하라구....주의.

다락방 2024-02-27 11:12   좋아요 1 | URL
말과 행동을 요란하게 하는 건 너무 쉽죠. 그러나 그 사람을 설명하는 건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저는 그래서 자기 입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 사람을 지켜보면 알 수 있는거죠.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사느냐, 하는 걸로.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에게 어느 정도 신뢰를 주는 사람들입니다. 잠자냥 님처럼... 샤라라랑~

다락방 2024-02-27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쁘다 월요일 책탑 페이퍼도 써야 되는데.. 쓰러가야지. 슝슝=3=3

독서괭 2024-02-27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8개월 ㅋㅋㅋㅋㅋ 어이쿠.. 나오자마자 뛰어다니겠군요 ㅋㅋ
힘든 책 읽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다락방 2024-02-27 14:47   좋아요 1 | URL
저 아직 뒤에 조금 남았어요. 어휴 이 책 진도 너무 안나가네요. 어려워.. 이 책 누가 골랐게요? 내가 골랐다... 어흥- 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2-27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8개월!!!! 읽으면서 전혀 인지하지 못함요 ㅋㅋㅋㅋ
물론 배 속에 있는 게 더 편하긴....

다락방 2024-03-03 21:17   좋아요 0 | URL
저는 읽다가 탁, 걸리더라고요. 읭? 하고 말이지요. 어휴 끔찍합니다. 28개월 이라니!

단발머리 2024-02-27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생각 많이 했어요. 이번달의 독서는 크리스테바에게 빚지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어렵기는 한데 저도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어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03 21:17   좋아요 0 | URL
자, 단발머리 님, 우리가 여성주의 책 읽기를 같이 하면서는 항상 힘을 내야 한다는 말씀만 드리게 되는데요, 힘냅시다!!
 
타 버린 비밀 슈테판 츠바이크 소설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선형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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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 덕분에 새로운 관계에 대한 열망에 가득한 열두살 아이가 되어보기도 하고 아이의 존재를 잠깐만이라도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욕망 품은 어른이 되어보기도 했다. 심리를 보여주는데 탁월한 작품. 어른의 욕망과 비밀을 마주한 뒤, 아이는 훌쩍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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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황무지
S. A. 코스비 지음, 윤미선 옮김 / 네버모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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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자에게는 언제나 악이 찾아와 말을 걸고 아무리 도망치려고 해도 숨을 곳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악과 손을 잡는 순간 거기에서 빠져나올 방법도 없다. 범죄 소설로도 뛰어나지만, 단순히 범죄라는 소재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인간 개인과 사회의 연결성, 인생을 깊이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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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나에겐 <새벽 세시> 라는 이름의 모임이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모임의 멤버는 모두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너무너무 좋아했다. 그 구성원은 여자 셋과 남자 하나였는데 우린 서로 각기 다른 지역에 살면서 순전히 그 책이 좋아 멀리까지 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지금은 한 명이 아예 외국으로 가 버리고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보니 그 모임으로 다시 만나는 일은 사라졌지만, 그 멤버중 하나인 J 는 여전히 내게 크리스마스면 멀리서 카드를 보내온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빌어드립니다.'


그 한줄은 새벽 세시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절로 웃을 수 있는 그런 한 줄이다.















A 는 그 멤버중의 유일한 남자사람이었는데, 아마 내 주변에서 그 책을 읽고 좋아한 유일한 남자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아 그건 아닌가? 그러고보니 좋아한 남자사람 또 잇었던듯).  우리가 멀리 가야할 때면 기차를 타야했고 서울에 사는 A 와 나는 같은 기차를 탔지만, 각자 예약하고 각자 앉아서 갔다. 같은 길을 가는데 같이 앉진 않았다. 처음 '그냥 각자 알아서 따로 가서 거기서 만나자' 라고 내가 말했을 때 혹여라도 상대가 서운해하진 않을까 했는데 그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그러자고 했다. 그 일에 대해서도 훗날까지 그는 내게 서운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그 일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만나는 게 편했다. 그리고 그가 내게 그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서운하다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시도 나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제 비로소 확실히 알았다. 


어제, 오랜만에 A 를 만났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올린 인스타 그램에 며칠 뒤 A 로부터 댓글이 달렸다. 너 쿠알라룸푸르냐, 한국에 언제 오냐는 댓글이었다. 이미 한국에 와있던 나는 나 한국이야, 라고 답했는데 그의 댓글에선 어쩐지 나를 기다리는, 나를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내 댓글을 읽은 A 는 내게 연락해왔다. 보고싶은데 볼 수 있니? 하고. 우리가 그간 살갑게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둘다 그런 사람들이 아님) 서로의 인스타를 통해 대략 어디에서 뭐 하고 있구나 알고는 있었기에 나는 그에게 최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했고, 그래, 만나야겠다, 만나서 힘을 줘야지, 그리고 글을 쓰라고 말해야지, 라고 다짐하고 나갔다. 그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했고 나는 나의 단골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 글을 쓰라고 말해야지, 글은 자신을 위해 쓰는 거라고, 너는 이전에 글을 썼던 사람이니까 다시 쓸 수 있을 거라고 말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나는 레스토랑에 먼저 도착해 그를 기다렸다.


그는 알라디너였다. 그와 우리 새벽세시 모임이 한창 알라딘을 하던 그 때, 그는 이미 꽃미남으로 알라딘에서 유명했다. 알라딘의 꽃미남 이라고 하면 다들 누구를 말하는지 알 정도였다. 그가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진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고, 그를 오프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얘기하기도 했다. 나는 어제 레스토랑에서 그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시간이 흘렀고 그러니 그도 영락없이 아저씨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다.  


레스토랑의 문이 열리고 나는 그에게 손을 들어 내가 여기 있음을 알렸고 그는 내게로 와 채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자신이 들고 온 책 두 권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고는 마주한 자리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와, 안늙은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늙었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너무 놀라서, 아니 너 뭐냐, 왜 그렇게 안변했어 안늙었어? 나는 아저씨를 만날 줄 알았는데! 했더니 아니라고 늙었다고, 배도 조금 나왔다고 그는 내게 말했다. ㅋㅋㅋ 아니 완전 젊고 잘생겼는데? 꽃미남 그대로인데? 마주앉아서 잘생겼다는 생각 오천번은 한듯 ㅋㅋ 그래, 이러니까 알라딘 꽃미남으로 이름 날렸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게 젊고 잘생긴 모습 그대로 와서 기분이 좋았던 게 아니라, 나는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우울해있을 그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고 싶었는데, 아니, 그는 이미 잘 헤쳐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그는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의 부당함과 그로 인한 절망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그래서 바닥으로 가라앉는 시간들이 있었음도 인정했지만, 그러나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움직이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미래를 다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나를 만나러 나오기까지 어떤 일들을 새로이 맞이하고 또 해결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그를 만나러 나오면서 그는 똑똑하고 야무지니까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결코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로 잘해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너무너무 좋았다. 나는 그에게 너에게 그런 사람이 있고 또 네가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그간 네가 무언가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네가 한 일이라고 얘기했다. 잘했네, 고생했네 한껏 얘기해주었다. 그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어서,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따뜻한 사람이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를 위로해줘야지 마음 먹고 나갔다가 오히려 내가 힘을 얻고 돌아왔다. 나는 알아서 잘 사는 모습을 보는게 왜그렇게나 좋은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렇게 닥친 어려움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연애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과거의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얘기했고 무엇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 얘기를 졸라 많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남자로써 요가를 하기에 어려운 지점에 대해 얘기했는데, 수련하러 갔는데 자기 혼자만 남자면 맨 앞에 서야 하지 않을까 괜히 뒤에 서면 여성 회원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부터 요가복을 사는 어려움까지 얘기했다. 그리고 사바아사나와 음악 그리고 자세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나는 얘기 도중 그에게 추천 영상을 링크 보내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한참 웃으면서 요가에 대해 얘기했다. 와 내가 널 만나 요가 얘기를 할 줄은 몰랐네? 어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우리는 알라딘에서 책으로 만났는데 시간이 흐르니 요가를 얘기한다. 와 내가 이렇게 요가 얘기를 할 수 있는 남자사람이라니! 칠봉이 이후로 두번째다 ㅋㅋ 너무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인들이여, 복받으시라! (뜬금)



헤어지면서 반가웠다 잘가라 또보자 인사하는데 친구는 악수하느라 잡은 손을 놓지 않은채 내게 '널 만나길 잘했어' 라고 말해주었다.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워낙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받는 편이긴 하지만, 친구가, 힘든 상황에 있을 것 같았던 친구가, 그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그렇게 좋은 미래를 다시 스스로 획득했다는 걸 들으니까 진짜 너무 좋은거다. 내가 막 힘이 나는 거다. 아, 나는 역시 잘 지내고 있다는, 잘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게 너무 좋아. 나는 나의 행복도 바라지만 인간 누구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 저마다의 기쁨과 보람을 찾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는 너무너무 좋다. 그래서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을 천 번쯤 했다. 집으로 가면서도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도 내내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흑흑 ㅠㅠ 내 친구가 잘 살고 있어 ㅠㅠ 너무 좋아 ㅠㅠㅠ



여러분, 잘 삽시다. 잘 지냅시다. 여러분이 잘 지내면 그것은 여러분에게도 기쁨이요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해줄 수 있는 최선이며, 그리고 또 그것은 여기, 멀리 떨어진 다락방에게도 큰 기쁨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알라딘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네. 지금 내 옆에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인연을 이어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을 알라딘에서 만났다. 3주전이었나, 같이 족발 먹었던 여자1, 남자1도 알라디너들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다음에 내가 새로이 만나게 될 친구도 알라딘을 통해서가 아닐까?(저격)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알라딘에서 만났고 지금 좋아하는 친구들도 알라딘에서 만났다. 친구를 만나려고 연인을 만들려고 알라딘을 한 건 아니었지만, 알라딘을 하다보니 좋은 사람들과 관계 맺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책을 통해 만나게 됐지만 우리가 계속 이어지는 건 책 때문은 아니었다. 


아, 너무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여운이 길게 남는다.

만나서는 친구가 잘 살고 있음에도 원래 준비했던 말을 했다. 글을 쓰라고. 원래 너를 만나서 하려고 했던 말이라고, 글을 쓰라고 했다. 너는 썼던 사람이니까 다시 쓸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깨알같이 투비 얘기해줬다. 거기 글 쓰면 돈 들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한 달에 몇만원씩 들어와. 써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요즘 너무 일에 치어서 글을 못쓰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들어오는 돈이 확 줄어들겠지만, 짬을 내어 또 써보도록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글을 돈 때문에 쓰니? 응 나는 내 자신을 위해서 쓰는데 돈도 내 자신을 위해 필요해!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기쁨주고 사랑주는 알라딘, 친구 주고 애인 주고 결혼할 상대도 주는(또 저격) 알라딘,

이쁘다.


책 사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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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25 20:31   좋아요 1 | URL
하하 저는 1010235 만 알았습니다!! 몰랐어요 1052.. 는요. 잠자냥 님이 그냥 아무 숫자나 쓰신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껄껄껄.

2024-02-24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25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26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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