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맡의 전자시계는 열한시 반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자려고 애쓰기를 그만두고 이불에서 나와 잠옷 위에 카디건을 걸쳤다. 가스 스토브를 켜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작은 냄비에 데워 마셨다. 생강 쿠키를 몇 개 먹었다. 그리고 안락의자에 앉아 읽다 만 책을 펼쳤다. 그러나 독서에 집중할 수 없었다. 온갖 이미지와 소리가 머릿속을 맥락 없이 돌아다녔다.

다른 세계에서 발신하는 의미 불명의 메시지처럼 소리 나지 않는 자전거를 탄 얼굴 없는 메신저들이 그 메시지를 차례차례 문 앞에 놓고 그대로 사라졌다.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P434



하루키의 책을 읽을때면 등장인물들의 식탐 없음에 놀라곤 한다. 맛있는 걸 느끼고 와인과 궁합이 좋은 음식을 알고 요리가 잘하는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결코 과식을 하지도 않고 당연하게도 폭식도 하지 않는다. 자려고 애쓰기를 그만두고 나와서 삼겹살을 구워 먹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유를 데워 먹고 생강 쿠키 몇 개라니. 참 하루키 답다 싶었다. 책속에서 친해지고 싶은 여자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와인을 많이 쟁이거나 하지도 않고 음식도 딱 적당할만큼을 먹는 것 같다.


하루키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과식하지 않는건 하루키 본인이 그런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황혼 부엉이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간식으로 나는 초콜릿, 무라카미 씨는 도넛 반 개를, 저녁으로는 모두 함께 가락국수를 먹었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 p.77











가와카미 미에코가 하루키를 인터뷰한 책인데, 가와카미 미에코는 간식으로 초콜릿을 무라카미는 고작 도넛 반 개를 먹었다는게 아닌가. 도넛 반 개.. 나이가 들면서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걸 나 역시 느끼고 있고 그래서 예전에 비하면 나도 양이 많이 줄었는제, 간식 도넛 반 개라니.. 좀 충격이었다. 저녁으로는 가락국수를 먹었다는데, 가락국수 딸랑 한 그릇식만 먹었을까? 아마 그랬겠지. 가운데 다같이 먹는 메인메뉴를 주문해둔게 아니라, 가락국수 자체가 그들의 유일한 메인이었겠지. 


나는 하쿠리와 하루키가 창조한 인물들의 적당한 양의 음식 섭취를 좋아한다. 덕분에 하루키도 그리고 하루키의 주인공들도 비만과는 거리가 멀다. 과체중도 당연히 아니다. 이번 책에서도 나이 드니 어쩔 수 없이 뱃살이 나왔다는 정도의 묘사는 있지만, 읽다보면 주인공이 사십대임에도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식탐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먹는다니, 좋은데, 그러니까 이런 사람 좋지만, 좋은데, 좋긴 하다. 그러나,



나는 하루키 의 생강 쿠키를 읽다가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잭 리처를 생각한다. 오, 잭 리처!





일단 커피가 급했다. 큰 포트 째로 부탁한 뒤, 햄과 치즈를 넣은 토스트 위에 계란프라이를 올린 크로크 마담과 쌉쌀한 초콜릿 스틱이 들어간 사각형의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두 개를 주문햇다.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지만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 《퍼스널》, 리 차일드, 전자책 中










아니 잭 리처 봐봐, 우유를 데워먹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커피를 큰 포트 째로 부탁하는 사람이라고. 게다가 햄,치즈,계란프라이 넣은 크로크 마담을 주문하고 팽 오 쇼콜라를 두 개나 주문한다고. 만약 이 메뉴 그대로 상차림한다면 하루키는 여기서 팽 오 쇼콜라 반조각에 커피 한 잔만 먹고 손 털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의 잭 리처, 아침식사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분량'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아, 너무 좋아, '내 위장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지 않나. 그래, 좋아쒀, 바로 이거야! 나는 이런 사람이거든!! 나는 이 취향이야!!! 그리고 잭 리처의 근육에는 분명 이것이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고, 아아, 나의 고정관념 미안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두번째 섹스부터 너무나 좋아지는 것도 역시 이 '위장의 명령에 따르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잭 리처 읽다 보면 가끔 잭 리처 식당 가서 밥 먹을 때 많이 먹는 거 나와서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의 잭 리처, 소식하지 않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내가 그동안 잭 리처가 약자를 보호하고 윤리에 대한 감각이 나랑 비슷해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아, 식탐... 이 나랑 비슷했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람이 다른 것에 끌린다고 누가 그래, 비슷한 것에 끌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나랑 비슷한 주인공은 잭 리처가 아니다. 에리카다. 에리카가 완전 맞춤한 내 얘기고, 내 남동생이 우리 식구들 다 모였을 때, '큰누나가 읽으라고 빌려준 책 보면 다 큰누나 같은 사람 나와' 이래가지고 ㅋㅋㅋ 식구들이 어떤데? 물었더니, '와인 마시고 많이 먹어'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리카는 한숨을 쉬며, 허리가 고무줄로 처리되어 있는 헐렁한 조깅바지와 간밤에 입고 잔 티셔츠를 그대로 입었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시작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오늘밤에 이미 세 코스짜리 저녁식사를 준비하려고 계획했던 데다, 요리로 남자를 매혹하려면 크림과 버터를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요일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이다. 그녀는 월요일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웨이트 와처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따르겠다고 만 번째로 엄숙하게 다짐했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2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쓴 줄 알았네? 은오 님 표현을 빌어 '난줄상' 을 주게 된다면, 나는 에리카에게 준다. 얼음공주에게 준다. 게다가 나 젊은 시절 얼음공주라는 말도 들어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난줄상에 빛나는 에리카 얘기 잠깐 더 볼까?



파트리크는 짙은 레드 와인으로 가득 채운 와인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에리카는 와인 향이 풍기도록 잔을 살짝 돌리고, 코를 잔 안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 입을 다문 채 향을 들이마셨다. 강한 오크향이 콧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발끝까지 쫙 퍼지는 듯했다. 기분 좋았다. 에리카는 와인을 조심스럽게 맛보았다. 입안에서 와인을 굴리며 공기를 약간 빨아들였다. 향만큼이나 맛도 좋았고, 파트리크가 와인에 꽤 돈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트리크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환상적이야!"

"그래, 지난번에 네가 와인 맛을 안다는 걸 깨달았어. 유감스럽게도 난 한 상자에 50크로나 하는 와인이랑 한 병에 수천 크로나나 하는 와인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너도 알 수 있어. 이건 습관의 문제이기도 해. 와인을 제대로 맛보려면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시간을 들여야 하거든."

파트리크는 부끄러워하며 손에 든 와인 잔을 바라보았다. 벌써 3분의 1이나 비어 있었다. 그는 에리카가 스토브에서 요리를 확인하려고 등을 돌렸을 때 그녀의 와인 시음법을 흉내 내려고 애쎴다. 정말 전혀 새로운 와인을 맛보는 것 같았다. 그는 에리카가 했던 대로 와인 한 모금을 입안에서 굴렸다. 그랬더니 갑자기 완전히 다른 맛이 났다. 심지어 아주 약간의 초콜릿 맛, 다크 초콜릿 맛, 다소 강한 레드베리 맛, 약간의 딸기 맛이 섞여 있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굉장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p.258-259



그녀는 잘 때 입는 티셔츠를 벗었다. 티셔츠를 입고 재면 항상 몇 그램 정도가 더 나갔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지어 팬티도 무게가 나가는지 궁금했다. 아니겠지.에리카는 오른발을 먼저 올려놓았지만 아직 바닥을 딛고 있는 왼발에 체중을 어느 정도 싣고 있었다. 그녀는 점차 오른발에 체중을 실었고, 체중계 바늘이 60킬로그램에 도달했을 때 그대로 멈춰 있길 바랐다. 그러나 아니었다. 마침내 모든 체중을 싣자, 체중계 바늘은 무자비하게도 73킬로를 가리켰다. 그렇군. 그녀가 걱정한 대로, 예상 몸무게보다 1킬로그램이 더 나갔다. 1킬로그램 정도는 더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난번, 그러니까 알렉스를 발견한 날 아침에 몸무게를 쟀을 때보다 무려 2킬로그램이나 더 찐 셈이었다. -얼음공주》, 카멜라 레크베리, pp.240-241





사. 랑. 해. 요. 에. 리. 카!!

우. 윳. 빛. 깔. 에. 리. 카!!



오래전에 친구와 빕스에 가 막 저녁을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그당시 호감을 가지고 연락하던 남자사람으로부터 갑자기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거기에는 '과식하지 말아요' 라고 쓰여있었다. 헉, 나 보고 있나? 나는 레스토랑 안을 두리번거렸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일에 대해 물었었다. 그 때 왜 그렇게 보냈냐고, 깜짝 놀랐다고. 그러자 그는 '넌 늘 과식하니까'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자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나의 과식은 큰 문제로써, 역시나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다이어트, 해보자.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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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4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의 난줄상은 과식인간 은오의 난줄상은 건조허무중2병인간 잠자냥의 난줄상은 과음숙취인간 … 휴 어제도 술 마신 저는 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기로….

우리 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요!!!!

다락방 2024-01-04 09:18   좋아요 2 | URL
일단 오늘은 아닌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1-04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에 진심이시라면 제가 최근에 읽은 <맛있는 소설>/이용재 추천이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4-01-04 09:24   좋아요 1 | URL
저는 잭 리처에 대해서라면 다 좋아요. 악당 때려눕히는 것도 좋고 많이 먹는 것도 좋고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용재 맛있는 소설이라니, 검색해보니 신간이네요? 장바구니로 때려 넣습니다. ㅋㅋ

저는 투비의 이 분 글을 즐겨 읽어요! 소설과 음식, 하니 이 분 생각이 나네요. 후훗.

https://tobe.aladin.co.kr/n/131946

blanca 2024-01-04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식가인 저로서는 ㅋㅋ 참 공감가는 글이네요. 하루키 저 책 너무 좋지 않나요? 딸뻘 작가가 여성 묘사에 대해 지적하니 그런가요? 죄송합니다,라니 ㅋㅋ 그 대목이 정말 너무 좋아서...마초적이고 권위적이었다면 아니라고 조목조목 따지고 그랬을 텐데...나는 아닌데 그렇게 느꼈으면 죄송합니다, 라니...하루키 진짜 먹을 것 감칠맛 나게 묘사한 대목들 읽으면, 이 사람은 먹는 거 좋아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잭리처 커피 포트 ㅋㅋ 마음에 드네요.

다락방 2024-01-04 10:56   좋아요 0 | URL
아 블랑카 님, 저도 저 책 좋긴 했지만, 언급하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실망했어요. 뭐랄까, 그렇다면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거야? 별수 없는 늙은 남자 군, 생각했달까요. 마초적인건 아니지만 딱히 여성문제에 관심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지점은 좀 별로였어요. 저는 저 책 읽고 관심 있어서 <젖과 알> 읽었는데, 그 책도 재미도 없고 별로였어요.

저는 이번에 <도시와 불확실한 벽>에서 까페 주인 여자사람 초대해서 밥 해주고 와인 같이 내는 거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그런 장면들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로제트50 2024-01-0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식탐자로서, 갑자기 잭 리처에게 끌리는군요^^;;;
그 시리즈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4-01-04 10:56   좋아요 0 | URL
저는 잭 리처의 모든게 다 좋습니다. 많이 먹는 것도 좋고 근육질인 것도 좋고 악당들 다 때려부수는 것도 좋고 덩치 큰 것도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04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일단... 식당 가도 양이 다르잖아요 ㅎㅎ 저도 한 때 잘 먹었지만 (요즘은 소화가 안돼서 많이 줄음) 미국의 양은 ...
잭 리처가 이미 근육이 있어서 다행이지 저렇게 먹으면 뱃살 엄청날 거 같 ....

갑자기 전에 <돈까스의 탄생>이란 책에 일본 사람들이 문호 개방 이후 서양 애들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큰 가, 고기를 먹어야 하구나! 하는 깨달음으로 돈까스를 만들었다고 나왔던 게 생각이 납니다.


다락방 2024-01-04 10:57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미국은 커피 양도 다르죠. 제가 아는 사람이 처음에 미국에 이민 가서 머그컵에 커피 따라주는 거 보고 얘네는 무슨 커피를 이렇게 많이 마셔? 했는데 어느덧 자기도 거기에 리필까지 해서 마시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미국 음식 먹다 보면 그정도 커피는 그냥 마실 수밖에 없는... ㅎㅎ

맞습니다. 잭 리처가 근육질에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그나마 몸매 유지하는거지 보통 사람들이라면 고도비만 지름길입니다!!

흐음, 점심 떡국 먹으려고 했는데 돈까스 먹을까요?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4-01-04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이 하루키를 멀리한 이유가 단지 ‘소식‘ 때문이었다니 ...

하루키 책 등장인물이 순대국밥을 먹었다면? 혼자 가서 두가지 메뉴를 시켰다면?

순대국밥이 나오는 소설은 없나요? ㅋㅋ

역시 독서도 많이 하시고 책도 많이 사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는 대식가 이부장님~!!

다락방 2024-01-04 10:58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하루키를 멀리 하지 않습니다. 소식 하루키 좋아합니다. 다만, 대식가 잭 리처를 더 좋아할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빨리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퇴근하고 싶네요! >.<

꼬마요정 2024-01-04 12:06   좋아요 1 | URL
저도 문득 순대국밥 떠올렸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2:15   좋아요 2 | URL
이제 하루키 님이 순대국밥 먹는 등장인물 나오는 소설 한 편 쓰셔야 될 때가 온듯합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4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넌 늘 과식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 잭리처를 사랑하는 이유가 또 여기 있었군요?? 그 덩치와 근육을 유지하려면 엄청나게 먹긴 할 것 같습니다. 다락방님도 근수저이시니 괜찮아요!!

다락방 2024-01-04 10:59   좋아요 2 | URL
사랑은 본능적인 이끌림인가 봅니다. 그 순간엔 이유를 찾을 수 없었지만 돌이켜보니 이유가 다 있었던.. ㅋㅋㅋㅋㅋ

근수저라고 하기엔 저는 먹으면 다 살로 가가지고 ㅋㅋ 잭 리처처럼 몸매 유지가 아닌, 고도비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4-01-04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근육 너무 부럽네요. 무엇보다 저 많은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게 부러워요!!!
하루키 도전하겠습니다. 제가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는 바람에 하루키는 그 이후로 하나도 안 봤다는... ㅎㅎㅎ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너무 많아요!!
집에 잭 리처도 몇 권 있는데, 남편이 좋아하더라구요. 전 영화만 봤지만... 아아아 읽을 거 너무 많아....
<붉은 궁>도 덜 읽었는데..ㅠㅠ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저는 상실의 시대 두 번 읽고 상실의 시대에서 언급된 위대한 개츠비도 두 번 읽었어요. 크- 저는 상실의 시대도 좋아했습니다. 저는 하루키를 좋아했습니다!! ㅎㅎ
잭 리처 너무 재미있어요, 꼬마요정 님. 저의 최애 캐릭터입니다. 덩치 크고 근육질에 많이 먹는 정의로운 남자, 만세!! 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공주님이셨어요? 🤔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네, 단 한명에게는 어떤 한 시절, 그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먼 옛날의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4:28   좋아요 0 | URL
이제 두명입니다 얼음공주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4:33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은 공주 단계는 지난것 같은데요. 음.. 폐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막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4 15:06   좋아요 0 | URL
얼음왕으로 자체승진 하셨어요?🤪그럼 얼음공주 취소!!!에잇 다락방이 무슨 공주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4 15:17   좋아요 1 | URL
아무리 참아주려해도 좀 힘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0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잭 리처 읽어야겠어요. 안 읽은 거 몇 권 되거든요. 얼른 찾아봐야지 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4 14:04   좋아요 1 | URL
저도 안 읽은 거 좀 있어가지고요 읽어야 되는데요 지금 그것 말고도 읽을게 한트럭이라 참 거시기 하네요? 아이참 읽고 싶네요. 잭 리처, 내가 좀 보고싶다!!

2024-01-04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1-04 14:03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랑 헷갈렸네요. 섞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 반 개는 좀...... 한 개도 아니고?!?!?! 어떻게 “반개”만 먹을 수 있죠??????
소식이너무과합니다 저런건 과식보다도 더 몸에좋지않아요!!!!!

다락방 2024-01-04 14:05   좋아요 1 | URL
그치요? 도넛 반 개는 좀 심했어요. 그렇지만.. 나이 들면 젊을 때보다 덜 먹게 되기는 하더라고요. 하루키는 젊었을 때도 많이 먹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저도 식탐 없이 살고 싶습니다. 흙흙 ㅠㅠ

Falstaff 2024-01-0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잭 리처는 읽어야겠군요. 이런 사람 넘 좋습니다.
무라카미 상은 일본 사람, 그것도 꼰대 맞잖아요. 어려서부터 배 부른 걸 부끄러워하는 문화 속에서 살았을 겁니다. 불쌍한 인간 같으니라고....

다락방 2024-01-04 16:54   좋아요 0 | URL
저도 잭 리처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아무쪼록 폴스타프 님께도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는데요! 폴스타프 님이 잭 리처를 만난다면 어떤 리뷰를 써내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꺅 >.<

그레이스 2024-01-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잭 리처쪽 ㅋㅋ
그러나 언제부턴가 과식은 소화장애를 일으켜서 ㅠㅠ

다락방 2024-01-05 08: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젊은 시절엔 인해할 수 없었던 소화능력 떨어짐이 나이들수록 나타나더라고요 ㅠㅠ

감은빛 2024-01-0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얼음공주] 책 표지를 보자마자, 저거 [양들의 침묵] 포스터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저도 요즘 그러니까 연말과 연시를 보내며, 스트레스를 핑계로 과식하고 있어요.
늘 입던 겨울 바지 허리가 불편할 정도로 꽉 끼네요. ㅠㅠ
겨울이라고 달리기도 안 하고, 운동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서.

일단 3월 초까지는 엄청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달리기와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 허리를 다시 줄이는 건 봄으로 미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신 저도 과식은 줄여야겠어요.
몸이 무거우니, 평소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요.

다락방 2024-01-08 09:29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도 저와 함께 다시 태어나십시다. 저도 이대로는 안되겠어서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

얼음공주는 재미있어서 그 뒤 시리즈도 사두었는데 여태 안읽고 있네요. 하하하하.
 
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치카와 사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허블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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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혹은 문학이란 장치의 고유한 장점을 잘 살린 작품.
모두의 선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듯이 모두의 악이란 것도 틀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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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 예상밖 별넷 ㅋ

다락방 2024-01-04 09:20   좋아요 1 | URL
소설이어야, 다시 말해 책이어야 너무 맞춤한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그 재미가 극대화되는 거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는 이메일로 교류하는 거라 서로 얼굴을 모르는데, 우리도 그 얼굴을 모르잖아요? 만약 이게 연극이나 영화였으면 책만큼 재미를 줄 수 없었을 텐데, 이 책 <헌치백>도 결말에 이르면 이게 책이어서 좋구나 싶더라고요. 헌치백은 영화나 연극이었으면 정말 아주 잘 만들어야지 자칫 잘못하면 영 망가질 것 같아요. 책으로 만나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어요.
 

두께가 3, 4센티미터나 되는 책을 양손으로 잡고 집중해야 하는 독서는 다른 어떤 행위보다 등뼈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일이다. 나는 종이책을 증오한다. ‘눈이 보이고, 책을 들 수 있고, 책장을 넘길 수 있고, 독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서점에 자유롭게 사러 다닐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다섯 가지의 건강성을 요구하는 독서 문화의 마치스모를 증오한다. 그 특권성을 깨닫지 못하는 이른바 ‘서‘책 애호가‘들의 무지한 오만함을 증오한다. 구부러진 목으로 겨우겨우 지탱하는 무거운 머리가 두통으로 삐거덕거리고, 내장을 짓누르며 휘어진 허리가 앞으로 기운 자세탓에 지구와의 줄다리기에 자꾸만 지고 만다. 종이책을을 때마다 내 등뼈는 부쩍 더 휘어지는 것만 같다. - P37

17) machismo. 남자다움, 남성우월주의. ‘남자다운 남자‘를 뜻하는 스페인어 ‘마초‘에서 유래. - P37

짜증이나 멸시라는 건 너무 멀리 동떨어진 것에는 던지지 않는 법이다.
내가 종이책에서 느끼는 증오도 그렇다. 운동 능력이없는 내 몸이 아무리 소외를 당하더라도 공원 철봉이나정글짐에 증오감을 품지는 않는다. - P44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에서 갈기갈기 찢기는 심적인 고뇌를 〈모나리자> 그림에 던졌던 요네즈 도모코의 심정 그 자체와 완전히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모나리자〉를 더럽히고 싶어지는 이유는 있다. 박물관이든 도서관이든 보존되는 역사적건조물이 나는 싫다.
완성된 모습으로 그곳에 계속 존재하는 오래된 것이 싫다. 파괴되지 않고 남아서 낡아가는 데 가치가 있는 것들이 싫은 것이다. 살아갈수록 내 몸은 비뚤어지고 파괴되어간다. 죽음을 향해 파괴되어 가는 게 아니다. 살기 위해 파괴되고 살아낸 시간의 증거로서 파괴되어 간다. 그런 점이 비장애인이 걸리는 위중한 불치병과는 결정적으로 다르고, 다소의 시간 차가 있을 뿐 모두가 동일한 방식으로 파괴되어 가는 비장애인의 노화와도 다르다. - P60

책을 읽을 때마다 등뼈는 구부러져 폐를 짓누르고, 목에는 구멍이 뚫렸고, 걸어다니면 여기저기에 머리를 쿵쿵찧으며 내 몸은 살아가기 위해 파괴되어 왔다.
살아가기 위해 싹트는 생명을 죽이는 것과 과연 무슨차이가 있을까.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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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속마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메뉴에 있는 음료 중 가장 칼로리 높고 가장 달달한 것으로 시켰고, 보란 듯이 휘핑크림도 추가했다. 사과 하나를 추가해 균형을 맞춰야 하나 아니면 아예 막 나가서 쿠키를 추가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애덤이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내밀었다.

"앗, 안 돼요. 아뇨, 아뇨, 이건 아니죠. 안 된다고요." 올리브가 그의 손을 자기 손으로 막으며, 목소리를 한껏 낮춰 덧붙였다. "내 것까지 계산하면 어떡해요."

애덤이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면 안 돼?"

"우리 가짜 관계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애덤은 놀란 눈치였다. "아니야?"

"아니고말고요." 올리브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나는 자기가 상남자라서 커피값 계산해야 한다고 믿는 남자랑은 죽었다 깨나도 가짜 데이트하지 않아요."

그러자 애덤이 한쪽 눈썹을 올렸다. "방금 올리브가 주문한 걸 '커피'라고 부르는 언어권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잠깐 …."

"그리고 내가 '상남자'라서 내는 게 아니라 …." 애덤은 그 단어를 뱉을 때 조금 괴로워 보였다. "올리브가 아직 대학원생이라서 그러는 거야. 그리고 올리브의 월급을 생각해서." 

올리브는 잠깐 동안 저 말에 불쾌해해야 하나, 고민하느라 머뭇거렸다. 평소처럼 재수 없음을 발산하는 건가? 나를 깔보나? 내가 가난한 줄 아나? 다음 순간 올리브는 자신이 실제로 가난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애덤이 아마 자기보다 다섯 배는 더 벌 거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초콜릿 칩 쿠키와 바나나, 검 한 개도 추가했다. 애덤은 그답게 아무 말 없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총 21.39달러를 계산했다. -전자책 중에서




올리브와 애덤은 각자의 사정으로 서로 연인인 척 하기로 한다. 조교인 올리브와 교수인 애덤이 연인인 걸 티내기 위해서 모두에게 보란듯이 그들은 매주 수요일 학교 내의 까페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한다. 그렇게 하기로 한 첫날, 올리브가 주문한 커피와 간식값을 애덤이 낸다. 애덤이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올리브보다 월급이 더 많기 때문이고, 올리브보다 월급이 더 많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올리브와 있으면서 커피값을 내는 것이 그에게 그렇게 커다란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올리브가 아니라도, 애덤이라면, 올리브 처지의 다른 사람과 있었을 때 역시나 커피값을 냈었을 거라고 본다. 올리브가 애덤보다 돈을 적게 버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올리브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올리브에게 다른 가족도 없다. 가족이라 부를만큼 친한 친구들은 여기 미국에 있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캐나다에는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다. 올리브는 조교라서 돈도 적게 벌고 혼자라서 끼니도 잘 챙겨먹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남자와 섹스를 하기 위해 옷을 벗기 전, 내 갈비뼈가 드러나는 거 어떡하지, 하고 앙상한 자신의 몸을 걱정한다. 아직 애덤은 올리브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왜 왔는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잘 모르지만, 그렇지만 일단 자신보다 월급이 더 적다는 걸 인지하고 커피값을 내준다. 커피와 함께 같이 산 간식들은 올리브에게 사흘 치 식량이 된다. 짧고 즐거운 데이트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올리브는 애덤에게 "사흘 치 식량 사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한다. 그 후의 데이트에서도 애덤은 올리브에게 계속 간식을 사준다. 그것들이 그녀의 사흘 치 식량이 된다는 걸 아는 까닭이다.



내가 이 책의 이 장면을 떠올린 것은 1월 1일에 본 핀란드 로맨스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때문이다.



'안사'는 유통기한 지난 빵을 집에 가져가려고 했다는 이유로 다니던 슈퍼마켓에서 해고당한다. 이에 술집에서 설거지하는 일자리를 구했는데, 술집 사장은 '매주 월요일에 주급을 현금으로 주겠다'며 그녀를 고용한다. 드디어 첫 월급날이 되었는데, 안사의 사장은 마약밀매를 하다 걸려 경찰에 체포된다. 안사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전부터 안면을 익혔던 훌라파는 안사에게 '커피 마시러 갈래요?' 묻는다. 어차피 지금 당장 가야 할 직장도 없고 그래서 안사는 커피를 마시러 가고 싶지만, '그런데 나는 커피값이 없다'고 말한다. 훌라파는 자신이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며 그녀와 함께 카페로 간다. 둘은 커피를 주문했는데, 안사의 직장 사장이 경찰에 체포되어 주급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훌라파는 '밥도 못먹었겠네요, 배고프죠?' 라고 묻는다. 안사는 그렇다고 답한다. 실제로 전기요금 낼 돈도 없어 집안의 모든 전기코드도 뽑아버렸던 터다. 훌라파는 그녀에게 빵 사줄테니 빵 먹으라고 한다. 그녀는 사양않고 일어서서 카운터로 가 빵을 하나 골라가지고 온다.



나는 이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매우 좋았다. 


그러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지만, 많은 경우 어떤 노동자들은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영원히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신고를 하기도 하고 어쨌든 빨리 급여를 받을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하는데,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일단 지급 급여를 받지 못하는 구직상태라는 걸 알면, 이미 근로활동중인 상대는 그 사람에게 밥 한 끼 사주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이 접근 방법은 훌라파의 접근 방법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라파 역시 가난한 노동자이다. 위험한 장비를 가지고 노동하면서 공사현장에서 제공해주는 컨테이너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살고 있다. 게다가 알콜 중독 문제도 있다. 근무중에도 술을 마시다가 해고를 당한다. 어쨌든 그도 아주 가난하다는 거다. 훌라파가 한 사람을 만났고 '이번주 주급을 받지 못했다'고 할 때, '너 밥 못먹었겠다'를 바로 생각해낼 수 있었던 건, 만약 자신이 주급을 받지 못한다면 자신 역시 같은 처지가 되는 걸 아는 까닭일 것이다. 그러니까 내 경우 상대가 '월급을 못받았어'라고 하면 바로 '너 밥 못먹었겠네'가 나올까? 를 생각해보면 그게 아닐 것 같은 거다. 훌라파는 안사를 혹은 안사의 사정을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너무 인상 깊었고 그리고 너무 좋았다. 다른 사람이 안사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을 훌라파가 바로 해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급 못 받았어, 너 밥 못먹었겠네? 빵 사줄게. 이런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그 전에 어떤 삶을 살아온걸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제 점심 먹으면서 이 얘기를 e 에게 하니, 내 얘기를 듣자마자 e 는 '그런데 너는 만약 내가 주급 못받았다고 한다면 바로 고기 사줄 사람이잖아?' 하는 거다. 맞다. 나는 고기를 사줄 사람이다. 배터지게 사줄 사람이다. 그런데 그건 이것과 다르다. 나는 e 가 내 앞에서 혹은 다른 사람이라도 내 앞에서 '월급을 못 받았어' 할 때, 대뜸 '밥 못먹었겠네'를 상상 할 수 없다는 거다. 이해는 반드시 경험에서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이해와 상상력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안사가 그 상황에 나를 만났다면 내게 밥 사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안사가 배고플 것이다'를 내가 떠올릴 순 없었을 거라는 거다. 이게 너무 신경이 쓰이는 거다. 나는 훌라파처럼 안사의 배고픔을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게 너무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불편하다. 어떤 도움은 상상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걸, 훌라파가 했다.

















마틴 에덴의 글이 팔리지 않아 코트까지 내다 팔아야할 정도로 가난했을 때, 그런 마틴 에덴이 밥도 못먹었겠구나, 라고 걱정하며 마틴 에덴의 밥을 신경써준 건, 마틴 에덴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런 마틴 에덴의 굶어 홀쭉해진 모습을 눈치채고 밥을 챙겨준 건, 마틴 에덴보다 아주 약간 나은 형편에 있었던 하숙집 주인이었다. 자신이 먹일 아이들도 있고 혼자 아이들을 키워야했고, 돈이 없어 자신의 공간 한 켠을 하숙을 줘야 했던 하숙집 주인. 그런 하숙집 주인이 돈이 있다면 자기 먹기도 바쁠텐데, 어이쿠 마틴 굶고 있구나, 하고 마틴의 밥을 챙긴다. 굶는 마틴에게 필요한 사람은 밥을 주는 사람이지 사랑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필요한 건 밥이지, 사랑이 아니라고. 아무리 돈이 많은 연인이 있어도 내가 지금 돈이 없어 굶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없다면, 그 돈은 다 무슨 소용이람?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에서는 찢어지게 가난한 여자와 찢어지게 가난한 남자가 우정을 맺고 편지를 쓰는데, 서로 누가 더 가난한지 모를 정도로 가난하면서, 상대에게 돈을 빌려준다. 없는 돈을 탈탈 털어서, 다른 사람에게 빌리면서까지도 상대가 혹여라도 밥도 못먹을까봐 돈을 빌려준다. 


나 지금 돈이 너무 없어, 이번에 받아야 할 돈을 못받았어, 라고 말했을 때 '어, 너 그럼 밥을 못먹었겠네'를 생각할 수 있는 건, 부자 애인이 아니다. 애초에 부자 친구에게라면 '나 주급을 못받았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Hey, listen. By the way. It looks like I won't be able to pay rent up here this summer. Marianne looked up from her coffee and said flatly: What?

Yeah, he said. I'm going to have to move out of Niall's place.

When? said Marianne.

Pretty soon. Next week maybe. -p.123


코넬은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간신히 렌트비를 댈 수 있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시간을 줄이자고 했고 그러면 렌트비를 댈 수 없어 사는 곳을 나와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코넬은 이에 메리앤에게 얘기한다. 그들은 자주 만나고 함께 지냈으니, 여기까지만 말했을 때 메리앤이 '오 그러면 나랑 함께 지내' 라고 말해주리라 기대한 까닭이다. 그러면 당장 머물 곳이 해결된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너랑 머물러도 될까, 를 묻지는 못한다. 함께하는 시간에 모든 비용을 메리앤이 다 댔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그것이 딱히 문제된 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너랑 머물러도 될까, 를 묻는 건 힘든 일이다.


메리앤은 메리앤대로 그가 나와 함께 머물 거라고 짐작할 수 없다. 메리앤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려왔지만 경제적인 상황은 여유가 있었다. 돈이 없었던 적은 없었으나 누군가 자신을 사랑할 거라는 확신을 갖는 건 어려웠다. 나 렌트비가 없어서 사는 곳을 나와야 해, 라는 말에 '나랑 있으면 어때?'를 메리앤은 상상할 수 없다. 너 그러면 엄마 집에 가겠네? 라고 대뜸 묻는 까닭이다. 코넬은 코넬대로 거기에 그렇다고 답한다. 서로가 서로를 향한 원망을 가진 채로 그들은 헤어진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 잠잘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 그런데 그게 뭐든 부족한 적 없었던 사람은,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이 가진 한계 안에서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음, 이상한 결론이지만,



나는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간절한 마음으로 상상력아 길러져라, 얍!! 해봤자 그런 게 될 리 없다. 매일 자기 전에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세요, 백일기도 드려봤자 갑자기 쿵-상상력이 내 머리에 내려앉지 않는다. 그렇지만 노멀 피플을 읽으면 아아, 이렇게나 달라서 이해를 못하네, 를 알게 되고, 마틴 에덴을 읽으면 아이고야, 마틴이 굶고 있는 걸 왜 모르나, 하게 되고, 사랑은 낙엽을 타고 를 보고나면, 아아, 저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정말 굶주릴 수도 있는 거야, 까지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어휴, 올해 본 첫 영화 때문에 가슴이 후벼 파졌다. 안사에게 배고프지? 를 물을 수 있는 훌라파라서 너무 좋지만, 나였으면 그렇게 묻지 못했을 거란 사실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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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핀란드와 여행객
    from 마지막 키스 2024-01-05 11:13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그동안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잘은 모르는데, 디자인의 나라이며 교육 수준이 높다고 알고 있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핀란드는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고. 여행 프로그램에서 뭘 얼마나 보여주겠냐마는, 그래도 영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에서처럼 그렇게나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한다고는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어디나 빈부의 격차가 있는건 당연하겠지만, 이것을 사실로 알고 있는 것과 여유롭고 아름다운
 
 
잠자냥 2024-01-03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빵 사주는 장면 진짜 좋았죠. 그 빵 한덩이 클로즈업 될 때... 레이먼드 카버 <대성당>의 빵 한덩이도 생각나기도 했고.
극장 가서 둘이 좀비 영화 본 장면도 좋았어요. 이렇게 웃은 적이 처음이라고 했던가...
(전 다른 사람들이 그 좀비 영화 보고 나오면서 고다르니 부뉴엘 영화 같다고 하는 장면 보고 빵터짐ㅋㅋㅋㅋㅋ 핀란드 사람들은 좀비 영화 보고도 고다르를 떠올리나 ㅋㅋㅋㅋㅋ)
아무튼 빵과 웃음이 백마디 사랑해보다 나을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2: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렇게 웃은 적이 처음이라고 했을 때, 뭐야 좀비 영화가 가장 큰 웃음이라니, 이러면서 슬펐어요. 아니, 주인공들은 웃고 기뻐하는데 왜 나는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은데 슬펐어요. 전 마지막에 그들이 함께 걸어갈 때, 아니 그러면 안사의 집에 갈텐데 안사 집 침대 너무 작은데... 막 그런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이제 훌라파 잘 곳 있다!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휴..

잠자냥 2024-01-03 12:49   좋아요 2 | URL
킹침대가 생각났습니까....?
둘이 포개져서 자면 됨.

다락방 2024-01-03 16:4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좁다.....많이 좁다.....

단발머리 2024-01-0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천천히 읽었거든요. 도서관이라 웃으면 안 돼요.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 문단 읽고, 난 <노멀 피플>이 딱 떠오른 거에요. 댓글에 그 이야기 써야지 했는데 ㅋㅋㅋㅋ 우앗! 여기 맨 밑에 <노멀 피플>이 링크되어 있네요. 우리, 동일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뇌를 가지고 있던가요?ㅋㅋㅋㅋ

전 <사랑의 가설>에서 그 부분.... 애덤이 계산한다고 했을 때, 올리브가 이 사람 뭐야? 나 가난하다고 무시하는 거야? 나를 깔보나? 그러나 생각해보니 자신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부분이 참 좋았어요. 이 사람 앞에서는 안 그러고 싶다.... 근사하고 싶다... 그러지 않고, 아, 나 돈 없지... 라고 말하는거요. 근데, 또 제가 올리브라면, 전 그렇게 안 할거 같아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막 이럴 듯 ㅠㅠ 그러면 맛없고 제일 저렴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말았겠죠. 역시 올리브 현명하네요!

고기 척척 사주는 플렉스, 칭찬합니다!!

건수하 2024-01-03 16:07   좋아요 1 | URL
저도... 아니라고 괜찮다고 할 거 같아요. 그래서 애덤을 못 만난 것인가... ==33

단발머리 2024-01-03 16:10   좋아요 0 | URL
건수하님 / 네! 🤪

다락방 2024-01-03 16: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저도 노멀 피플 생각이 나서 제가 쓴 글 찾아 읽어보았는데요, 또 노멀 피플로 들어가면 단순히 가진자와 덜가진자 로 구분 지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메리앤에게는 또 메리앤 나름의-다른 사람이 짐작도 못할- 극복하기 힘든 문제점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명한 건, 비슷한 환경을 겪어봐야 알아볼 수 있고 상상하기도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기 위해서, 경험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기 위해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읽고 쓰는게 아닐까 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요. 저 <사랑의 가설> 읽다가 앙상한 갈비뼈를 부끄러워하는 올리브를 처음 만났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낯설었는데, 그것은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는 것에서 오는 부끄러움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사랑의 가설도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번역본 팔고 후회했는데 전자책으로 사둬서 좋아요! ㅋㅋㅋㅋㅋ(또 사버렸다는 얘기 ㅋㅋㅋㅋㅋ)

고기는 언제든 단발머리 님께도 사드릴 수 있습니다. 흠흠. 그쯤이야, 뭐. 후훗.

미미 2024-01-0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좋네요 다락방님 ㅜ.ㅜ 마음에 준비 하고 읽지 않았다가 가슴에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다락방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훌라파 처럼 섬세한 사람이 아니어서 영화나
드라마 보다가 저런 대목을 발견하면 뜨끔하고 뭉클하고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해요!
저 영화를 봐야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저는 갈수록 좋은 영화나 드라마 보면 거기서 느낀 바를 ‘글로 쓰고 싶다 ‘는 생각이 들곤 해서
가끔은‘ 좀 심하다 왜이러지?‘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서야 알겠어요.
다락방님 때문이에요!ㅋㅋㅋㅋㅋㅋ전염성이 있는 글입니다.>.<
(제 글은 그닥 공감을 일으키지 못할 것 같아 늘 자제중입니다.헤헤)

다락방 2024-01-03 16:55   좋아요 1 | URL
안사 에게는 그 순간 자신의 처지를 알아봐주고 눈치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을까요. 배고플 때 너무 잘 만났잖아요. 사람은 정말 복잡한 존재인 것 같아요. 우린 한 사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한 면만 보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훌라파의 경우도 일하면서 몰래 몰래 술 마시는 사람이라서 그 점에 있어서 너무 불만이었거든요. 그러지말라고 뜯어 말리고 싶었는데, 안사의 배고픔을 눈치채주는 사람이라니. 훌라파 라는 인간을 제가 어떤 사람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미미 님, 글 쓰는 것을 결코 자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단 쓰세요. 뭐가 됐든 쓰시라고 저는 무조건 말씀 드립니다. 설사 나만 보는 글이어도 일단 쓰세요. 그렇다면 그 글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니까요. 결국 자기를 위한 글이 남을 위한 글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글 쓰는 걸 자제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쓰세요!!

망고 2024-01-0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보고 제가 좋아한 소설 문장이 떠올랐어요 제니퍼 이건의 ˝맨해튼 비치˝에서 마피아 보스가 주인공 코트의 소매가 다 해진걸 보고 남의 불행을 간파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어서 주인공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전 이 장면이 참 찡하고 좋았어요 마피아도 어렵게 산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 이런걸 잘 잡아내거든요ㅜㅜ 암튼! 다락방님이 본 영화 저도 보고싶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6:58   좋아요 0 | URL
제니퍼 이건 이라면 제가 <깡패단의 방문>을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다른 책은 더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망고 님께는 아주 좋은 책이었군요!
남의 불행을 간파하는 능력이라뇨, 그건 자기가 불행을 알기에 가능해진거잖아요. 아 정말 말씀처럼 너무 찡하네요. ㅠㅠ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얼른 영화 보러 가세요, 망고 님!!

망고 2024-01-03 17:48   좋아요 0 | URL
맨해튼 비치는 깡패단이랑 다르게 장편소설 읽는 맛이 나서 다락방님 재밌게 읽으실거 같은뎅 모르겠네요 전 추천해요^^

다락방 2024-01-03 18:10   좋아요 0 | URL
오 그렇다면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ㅎㅎ

건수하 2024-01-03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글 정말 좋아요.
주급을 받지 못하면 배가 고프다는 걸 떠올릴 수 있을까... 저도 아닐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만났던 남자가 떠오르면서... 내가 그때 그랬었나 (전 마틴의 애인처럼 부유하지 않았지만) 싶고..
별로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갑자기 쪼금 미안해졌습니다..

다락방 2024-01-03 17:02   좋아요 0 | URL
저는 부자 남자도 만난 적이 없지만 주급을 못받으면 밥을 굶는 남자도 만나본 적이 없는데, 어쩌면 제가 스쳐간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겟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제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

섬세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좀 애를 써야 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니까요.

과거의 연인에 대한거라면, 우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 주기도 하고 그러지 않았겠습니까. 그것이 인생...
 
부끄러움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니 에르노 지음, 이재룡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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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익히 알고 있는 그 부끄러움에 관하여.
그 부끄러움은 필연적이었으나 마땅한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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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3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니?.....


수요일인데도 진짜 책탑이 없다니...부끄럽지 않니???

다락방 2024-01-03 10:11   좋아요 2 | URL
저 머릿속에 페이퍼 쓸 거 있는데 지금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요. 할 것만 해놓고 올게요. 후다닥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