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은 야심차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마침 나는 와인을 정말 마시고 싶었고-늘 그랬듯이!- 와인 안주로 맞춤한 것을 딱 봐두었지. 재료도 다 준비해두었다. 결국 만들어낼 것은 파스타였는데, 내가 인스타를 통해 만들어보고자 해서 저장해둔 파스타는 이것.


방울토마토, 버섯, 시금치, 마늘, 치즈를 오븐용 그릇에 넣고 바질과 오레가노,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을 넣고 오븐에 180도씨 25분 돌린다.



다 돌린 후 이렇게 포크로 모든 재료를 으깨어준다.



다 으깨어주면 이렇게 파스타 소스가 되는 거다. 아니, 너무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냄새와 맛이 막 상상되면서 너무 맛있을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완성된 파스타는 너무나 고급진 와인 안주가 될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나는 부푼 마음을 안고, 토요일 오전의 바쁜 일정을 모두 쳐낸 뒤에 낮잠 한 숨 자고 일어나 이 파스타를 만들 준비를 한다. 인스타에서 본 것처럼 준비된 재료를 모두 오븐기에 때려 넣는다.



나는 인스타에서 본 것처럼 큰 오븐용기가 없다. 왜냐하면 오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작은 것은 있으니 작은 것 두개에 이렇게 넣는다. 이렇게 두 개를 나의 오븐에 넣으면 어찌어찌 돌기는 한다.


당연히 오레가노랑 바질도 있다. 요리하는 사람들의 집에 오레가노랑 바질은 필수잖아요?



아, 사람이 있어보여..

바질은 이번에 샀다는 건 안비밀..


자, 그러니 다 갖추어 넣은 셈인데 딱 하나, 치즈가 문제였다.

인스타를 보니 저 계정주는 BOURSIN 치즈를 넣었던데, 나도 저거 사서 넣자 하고 검색했더니 동그란 치즈 하나가 막 이만원이 넘는거다??? 네??? 아니 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치즈를 하나에 2만원짜리를 사서 넣을 순 없잖아? 마침 내게는 집에 까망베르 치즈가 있어. 치즈가 달라봤자 거기서 거기지, 하고 내 마음대로 치즈는 까망베르로 바꿨다.

시키는대로 다 넣고 오븐에 넣어둔 뒤 파스타면을 삶았다. 마트에 가 얇은 면으로 사왔다. 나는 두꺼운 면 싫으니까 얇은 면!!


그런데 파스타가 다 삶아졌지만 아직 오븐은 돌고 있고 흐음.. 엄마는 면 붇는다고 꺼내야 하지 않냐고 하셨지만, 파스타가 뭐 붇는다면 얼마나.. 하고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자꾸 물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면은 일단 꺼내두고 오븐도 다 됐다고 소리나길래 가서 다 구워진 재료들을 가져와 인스타에서 본 것처럼 포크로 으깨주었다. 그 과정에서 방토의 즙이 팡-팡- 튀어 식탁 지저분해지고 나에게도 튀고... 인스타 계정주님, 당신도 이렇게 너저분해졌나요? 여하튼 그런데다가 그릇이 작아 나는 그 그릇에 면 넣고 섞기가 곤란해. 커다란 양쟁이 가져다가 다 때려부었고, 그렇게 섞었는데, 


짜잔-




내꺼 비주얼 왜이렇죠?

이거 고추장 안넣은 비빔국수 비쥬얼.. 왜죠?

뭐가, 어디에서 잘못된 거죠?

하아- 내가 섞었지만 겁나 맛없게 생김. 엄마 보고 웃어버림. 하아- 그래도 어떡해? 만들었는데.. 먹어야지...

이 사진 보내줬더니 여동생이 물었다.


"맛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면은 또 너무 푹 삶아서. 아니 그러니까 면 포장에 4분 삶으라고 되어있었거든? 그런데 내가 '그러면 분명 좀 딱딱할거야?' 이러면서 5분을 넘겨서 불을 껐단 말이야? 면은 퍼지고 소스는 싱겁고. 하아- 토마토를 너무 많이 넣었나? 뭐 이래 ㅠㅠ 엄마는 그래도 먹을만하다고, 야채는 다 골라먹자고 하셨다. 하아- 그냥 파스타 배달 시켜 먹는게 더 싸게 먹혔을 듯. 이 재료들 사는데 사실 2만원 넘겨 들었다고 ㅠㅠ 방울토마토 한 케이스에 9,900 원이더라고요? ㅜㅜ 그냥 다시는 안하는 걸로.. 하아 Orz


내가 이 영상 다시 보면서 '내가 어디에서 실패한걸까' 답을 찾아보려는데, 엄마가 그 영상 보는 나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너 그거 보지마. 삭제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 진짜 뜻대로 안되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유디트 헤르만' 의《레티파크》는 블랑카 님의 리뷰 를 보고 샀다. 리뷰를 읽어본다면 다들 나처럼 사게 될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을 산 건 내 잘못이 아니다. 어쩔 수 없었다.


'레이몽 라디게' 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작품 《육체의 악마》는 잠자냥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었는데, 저 제목을 보니 안살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산 건 내 잘못이 아니다. 어쩔 수 없었다.


'체호프'의 《사냥이 끝나고》역시 잠자냥 님 서재에서 알게 되었는데, 아니, 체호프는 믿고 읽는 거 아닌가요? 그의 단편집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진짜 겁나 재미있게 읽어가지고 샀다. 안 살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산 건 내 잘못이 아니다. 어쩔 수 없었다.


'리사 주얼'의 《가족 주의보》는 왜 샀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내 잘못은 아닌 걸로..

















위의 세 권 다 읽고 싶어서 샀다. 그러니 역시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이제 이유 쓰기 귀찮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권이 내 한개다)



어제 여동생이 제부와 영화 <토스카나> 봤다길래 나도 본 영화이고 거기 조연으로 크리스토퍼 나와, 덴마크 가수야, 했더니 여동생이 오 어쩐지 예사롭지 않더라, 잘생겼더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아침 크리스토퍼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도 한 곡 듣고, 듣다 말고 갑자기 <what happened to us> 듣고 싶어서 재생했다. 역시 너무나 좋았다.







제목 너무 좋지 않나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야? 크- 


I remember laying next to you
Eating take out food
Three days and nights in a downtown hotel room
We tried but we ended way too soon
What happened to us
It was summer time when I had you
Remedies in the bedroom, yea, oh
What happened to us
It was closed eyes when I kissed you
Getting high off your perfume, yeah, oh
What happened to us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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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22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살다 바질국수는 처음 봅니다….


삭제해요.

다락방 2024-01-22 10:54   좋아요 0 | URL
아직 저장해두고 못해본 요리가 많아서 삭제를 못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4-01-22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책을 샀다
이 문장은 모든 노래의 후렴구 같아요

다락방 2024-01-22 10:54   좋아요 1 | URL
책을 샀다
이 문장을 쓰기 위해 저는 책을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2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즈 때문이었다고 굳게! 믿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이 아무리 높아도 이유는 4권까지만 가능한 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래도 역시 월요일에는 책탑!!

다락방 2024-01-22 10:56   좋아요 1 | URL
역시 딱 네 권까지만 사는게 적당한 것 같아요. 저 <산책>앱을 부지런히 다시 해봐야겠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어제도 책장에서 처음 보는 책들 보면서 ‘이게 다 뭣이여?‘ 했다니깐요? 어휴..
그래도 책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22 11:5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알라딘의 구매한 책을 활용하시는게…. 다른데서 산 책은 수동으로 추가 가능하더라구요.

다락방 2024-01-22 12:02   좋아요 0 | URL
아 그래야겠어요. 산책 앱 활용하는 것도 세상 귀찮아서 ㅠㅠ

페넬로페 2024-01-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더라고요.
레시피대로 따라 하지만 뭔가 조금만 잘못 되어도 그 맛과 비주얼이 달라요 ㅎㅎ
파스타면 대신에 당면을 올리면 잡채라고 생각할수도~~
<책을 샀다>라는 후렴구 뒤의 책 구경은 언제나 즐거워요^^

다락방 2024-01-22 10:5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가 어딘가에서 삐끗하고 잘못하긴 했는데 그게 뭘까요. 치즈가 그 치즈가 아니라서인지, 방울토마토를 너무 많이 넣은건지, 소금을 적게 넣었는데, 면을 너무 붇게 해서 부었는지, 이 모든게 총체적 난국인지 ㅋㅋㅋ
하아- 요리 어렵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22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리 실패도 다락방님 탓은 아닌거죠. 치즈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거나 영상에 설명이 부족했던 걸로…
네권이 한개입니까 ㅋㅋㅋㅋㅋ 이것이 다락방의 세개….

다락방 2024-01-22 10:57   좋아요 0 | URL
독서괭 님,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걍.. 다락방이 똥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손으로 하는 건 타자치는 것만 잘하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독서괭 님 너무 좋아. 다락방의 세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1-2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유독 ˝어쩔 수 없었다!˝ 이 부분이 너무 웃겨서ㅋㅋㅋ 맞아요. 구매에 합리적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죠. 그저 손이 스르륵 갈뿐!ㅋㅋ
완성된 요리에 어머님 리액션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레시피대로 따라하는 것 같은데도 왜 같은 비주얼이 아니며 그 맛이 안나는 걸까요? 요리의 세계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락방님은 시도를 하시니까요. 이번 한주도 화이팅!

다락방 2024-01-22 14:22   좋아요 1 | URL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계속 실패하는데도 계속 도전한다는 겁니다. 도대체 왜 시간과 에너지를 이렇게 낭비해서 기어코 실패를 맛본 후에야 포기를 하는건지, 원.. 어휴 저도 제 성격이 힘듭니다. 제 성격 때문에 제 육체도 힘듭니다. 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저는 크리스테바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요. 휴..

blanca 2024-01-2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따라 만들어보려고 결심했다 어머님 말씀에 ㅋㅋㅋ 접습니다.

다락방 2024-01-22 14:22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은 한번 도전해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저처럼 실패하실 것 같진 않아요. ㅋㅋㅋㅋㅋ

망고 2024-01-2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는 더 넣어야 색이 예뻐지지 않을까요? 🤔 고춧가루색깔

다락방 2024-01-22 14:23   좋아요 0 | URL
저 인스타에서는 걸쭉했는데 저는 물이 많더라고요? 그것이 토마토 탓인 것 같아서 말이죠.. 흐음.. 역시 이건 재도전 안하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nine 2024-01-2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게 제가 읽은 책이 있네요. <육체의 악마>
요절한 작가인데 저 소설을 열입곱살에 썼대요.

다락방 2024-01-23 08:51   좋아요 0 | URL
네 제목이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어요.
열일곱에 소설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을텐데 정작 쓰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자목련 2024-01-22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잔치국수 끓이고 싶은 마음!!
유디트 헤르만 신간이 너무 갖고 싶지만 이미 책장에 읽지 못한 그의 책이 두 권이나...

잠자냥 2024-01-22 17:1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잔치국수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23 08:52   좋아요 1 | URL
저의 고오오급진 파스타는 이렇게 잔치국수로 변질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저는 돈 벌어서 다 엄한데 날려버리는 것 같아요. 인생.. orz

치니 2024-01-2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인스타에서 오늘 저 계정의 저 요리 봤어요! 저와 다락방 님의 다른 점이 여기서 딱 있는데 ㅎㅎ 저는 저거 보자마자 으...저 치즈 구하기 어려운 치즈라서 못해먹겠네 하고 바로 포기했거든요 (컬리 배송 안되는 제주도는 이런 식으로 돈을 많이 애껴줍니다 ㅋㅋ)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방토가 안 튈 정도로 푹 익어서 마음껏 뭉개지려면 방토를 훨씬 더 오래 구워야 되어서...저 계정주가 진짜 딱 저런 방식으로 뚝딱 해서 저런 결과물을 냈는지 약간 의심하게 됩니다. 저런 비쥬얼 되려면 방토 먼저 오븐에 구운 뒤 건져놨다가 나머지 금세 익는 재료 들을 넣고 다시 오븐에 넣어야 할 것 같단 말이쥬...ㅎㅎㅎ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 상 맛있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24-01-23 08:5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구하기 어려운 치즈면 포기하면 세상 간단할텐데 어째서 왜 때문에 ‘그러면 다른 걸로 대체하자‘ 이렇게 해가지고 요리를 망칠까요? 왜 요리 잘하는 사람도 포기하는 걸 요리 못하는 사람이 기어코 하려고 할까요? 오 마이 갓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180도 25분 구웠는데요, 그런데 마늘은 안눌러지고 토마토는 국물 팡팡 터지더라고요. 저희 집 오븐이 좀 약한가 봅니다. 제가 베이킹 몇 번 해보면서 느낀건, 오븐도 큰 걸 사자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4-01-2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책을 샀다.˝ 이거 중독성 있네요.
근데 자꾸만 제 장바구니와 보관함에 책이 쌓여서 큰일이네요. ㅎㅎ

그리고 파스타는 음, 아쉽네요.
저는 오븐 때문이라고 추측해봅니다.
그냥 중불에 볶으며 익혔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븐에는 재료를 한번에 모두 넣지만,
불에 익힐 때에는 재료를 넣는 순서가 있잖아요.
그게 각 재료 특유의 맛을 잘 살려준다고 생각해요.

다락방 2024-01-24 09:14   좋아요 0 | URL
저렇게 재료를 몽땅 넣어 오븐에 넣어두면 계속 제가 불 앞에 있지 않아도 되잖아요. 오븐 돌아가는 동안 저는 다른 것들을 할 수 있죠. 그런데 물론 이건, 요리를 잘 하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고, 저는 오븐이든 프라이팬이든 안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요리는 게 영역이 아닌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공포의 권력 읽기가 무척이나 어려워서 이걸 어쩌나 하던참에, 수하 님 서재에서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알게 되어 급박하게 구입했다. 오늘 출근길에 읽기 시작했는데, 오, 이거 너무 좋다. 32페이지 까지만 읽은 현재, 여러분 이 책은 도움이 됩니다.
















사실 책날개의 옮긴이에 대한 약력을 읽으면서 좀 갸웃했다. 왜 국문학과 출신이 철학,정신분석학 저자의 책을 번역.. 한 것인가. 책날개에 드러난 것 말고도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건가? 그런데 심지어 이 책은 <옮긴이의 말>이 제일 앞에 있다. 보통 옮긴이의 말은 뒤에 있고, 나는 책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옮긴이의 말을 대부분 다 읽는 편인데, 옮긴이의 말 때문에 책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주 가끔, 옮긴이의 말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곤 하는데, 이 책, 경계에 선 줄리아크리스테바의 이부순 옮긴이는 내가 지금까지 몇 장 읽어온 공포의 권력을 그리고 앞으로 읽을 공포의 권력을 읽는데 크게 도움이 되더라. 감사한 마음으로 밑줄 박박 그으며 읽었다. 친절하고 다정한 나는, 그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하겠다. 온누리에 사랑을 … 샤라라랑~



다음으로 크리스테바와의 동행은 우리의 페미니즘 논의에 새로운 논점과 활력을 부여할 수 있다. 크리스테바는 뤼스 이리가레이, 엘렌식수 등과 더불어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의 한 축을 이룬다. 그녀의 작업은 프로이트와 라캉으로 전개되는 남근주의적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여성주의적 도전이자 전복이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은 주체의 형성 과정을 전 오이디푸스적 어머니와의 분리, 그리고 아버지와의 동일시로 설명한다. 그들의 이론에서 어머니는 단절하거나 거부해야 할 대상이다. 아버지의 법과 기능만을 강조하는 그들의 정신분석이론에 맞서, 크리스테바는 그들이 배제한 전 오이디푸스적 어머니를 복원하여 ‘기호적 코라‘로 개념화한다. 그녀에게 기호적 코라는 아버지의 이름, 법과 거세가 지배하는 상징계에 반하여, 원초적인 리비도의 복수적인 힘이 작동하는, 어머니의 몸과 연결된 전복의 공간이다. 이 ‘모성적 육체‘로서의 기호적 코라는 앞서 본 대로 상징적 언어, 곧 남성적 질서를 깨는 혁명의 언어로서, 그리고 이질적 타자성을 내포한 열린 주체만이 창조할 수 있는 ‘사랑의 윤리‘로서 해석된다.

크리스테바는 임신과 출산으로 집약되는 모성적 경험뿐만 남녀의 성적 차이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녀에게 여성성은 여성의 자유를 가로막고 수동성과 의존성을 부과하는 악덕이 아니라 반대로 여성 자신의 신체, 여성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미덕으로 재해석된다. 또한 여성성은 모성과 더불어 남성성이 결여하고 있는 사랑의 윤리를 담보함으로써 억압과 배제의 상징적 질서를 혁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간주된다. 이처럼 크리스테바는 남녀의 차이는 부정되고 거부되어야 할 차별이 아니라 긍정되어야 할 차이로, 그리고 섹스와 젠더의 구분은 해체되어야 할 이분법으로 인식한다. - <옮긴이의 글>, P8~P9



자, 위의 인용문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기호적 코라' 이다. 역시 이게 뭔말이여 싶지만, 최근에 읽은 《차학경 예술론》에 이 '코라'가 언급됐던 바,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내 또 친히 가져오도록 하겠다.

















『시적 언어의 혁명 Revolution in the Poetic Language』에서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는 언어 이전에 존재하는 비언어적인 공백을 말하기 위해 고대의 창조론으로부터 논거를 빌려온다.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화자인 티마이오스가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하기 이전에는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가를 의문하며, 그곳에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공백으로서의 ‘장소‘를 일컫기 위해 쓴 개념, ‘코라(chora)‘가 그 주인공이다.‘ ‘코라‘는 그 자체로서 선험적 기원을 갖는 이름이 아니라, 이미 언술이 이루어진 이후에 소급적으로 추론될 수만 있는, 서출(庶出, nothos)적인 근원이다. - 《차학경 예술론》, 김종국 외, P140


크리스테바는 플라톤의 서술에 발생한 논리적 균열을 언어학에 적용, 기표의 생성 이전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공백을 논한다. 이 이름 붙여질 수 없는 곳에 붙여진 이름이 ‘기호적 코라(semiotic chora)‘이다. 이는 기의가 점유하기 이전의, 지시되지 않는 개념적인 빈자리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기호가 생성된 이후에야 소급되어 이루어진다. 기호의 생성을 가능케 하는, 언어 이전의 무정형적인 원형이자, 언어의 균열을 함축하는 구멍이 ‘코라’이다. 서현석이 다른 곳에서 밝혔듯, "언어를 넘어서는 공백은 없다. 코라는 언어에 의해 성립된 공백이다. (중략) 상징계의 질서는 코라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부정한다." 크리스테바에 있어서, 코라는 만물의 언어적 근원이며, 여성적 창의성의 원천이다. -《차학경 예술론》, 김종국 외, P141



크리스테바를 만나기 위해 차학경 예술론을 읽은건 아니었는데, 차학경 예술론을 읽다보니 이렇게 크리스테바의 코라를 만났다. 나는 위의 인용문이 재미있고 공포의 권력에 비하면 이해가 쉬웠다.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하기 이전에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가' 라는 문장과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공백으로서의 장소' 가 '코라' 라니.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않나요? 위의 코라에 대한 인용문을 읽었다면, 이제 다시 돌아가서 저 위의 가장 처음 인용문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크리스테바가 '오이디푸스적 어머니를 복원'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처음 읽었을 때보다 잘 이해될 것이다. 뒤돌아서면 까먹을지도 모르지만, 이 개념을 일단 한 번 읽고 머릿속에 새겨둔 다음에 공포의 권력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공포의 권력이 주로 다루는 단어는 아브젝시옹, 아브젝트 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부순 옮긴이가 말한 아브젝시옹에 대해 보자. 이것도 참 알기 쉽게 잘 풀어주어서 오늘 아침 읽고 밑줄그으며 매우 많이 베리 머치 흡족했다.


역자가 보기에 크리스테바 이론의 가장 매력적이고 강력한 개념적 도구는 ‘아브젝시옹abjection‘이다. 아브젝시옹은 상징계가 요구하는 ‘적절한 주체가 되기 위해, 즉 안정된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이질적이고 따라서 위협적으로 여겨지는 어떤 것들을 거부하고 추방하는 심리적 현상'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버려진 것들, 경계 밖으로 제외된 것들이 ‘아브젝트abject‘이다. 주체는 자신의 아브젝트를 배제·추방함으로써 그 경계를 통해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고, 사회 역시 경계를 설정한 뒤 반사회적 요소들을 몰아내거나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한다.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 이론은 프로이트와 라캉의 주체형성이론, 따라서 우리의 문화적 · 상징적 질서가 분리와 배제의 논리, 경계 설정에 따른 동일화의 메커니즘에 의존한다는 것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다.

크리스테바는 상징계가 경계의 저쪽으로 몰아내려 한 바로 이 아브젝트의 현존과 그것의 전복적인 작용에 주목한다. 그녀에게 아브젝트는 상징계의 밑바닥, 상징계가 거부하고 숨기며 동시에 포함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주체와 사회가 구축한 경계를 허문다. 주체의 정체성과 사회의 질서는 아브젝트의 전복적인 힘 앞에서 늘 불안정과 무질서의 위협을 받지만, 바로 그 덕에 자기동일적 폐쇄성과 규범화된 지배적인 삶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잃지 않는다. 크리스테바는 내 안의, 나아가 우리 안의 아브젝트, 즉 이질적 타자성의 수용이야말로 주체의 쇄신과 현실의 변혁에 필수적인 요건임을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그녀가 말한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반항‘의 의미이자 효과이다. 이런 점에서 크리스테바의 정신분석학은 또한 정치학이기도하다. -<옮긴이의 글>, P10~P11


위의 문장도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위에 밑줄 그었지만, '적절한 주체가 되기 위해 이질적이고 따라서 위협적으로 여겨지는 어떤 것을 거부하고 추방하는 심리적 현상'이 아브젝시옹이고,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것들이 '아브젝트' 라는 것. 자, 공포의 권력을 읽으면서는 어렴풋하게 잡히던 가닥이 이 문장들로 비로소 더 구체적인 모습을 띄는것 같다. 내식대로 해석하자면, 그러니까 내가 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해보자면, 성소수자(외국인 노동자)를 혐오하는 일,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동성간의 결혼을 법으로 허락하지 않거나 동성애를 병으로 보는 것, 생활동반자법을 통과시키지 않는 것 등이 아브젝시옹이 되고 이 과정에서 배제되는 동성애,성소수자, 외국인노동자는 아브젝트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역시 내 식대로 이해하자면, 우리가 그들을 배제하거나 혐오한다고 해서 그들의 존재가 없지 않고, 아브젝트의 현존과 그것의 전복적인 작용, 그러니까 그들이 드러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에게 연대하면서 이 사회를 전복하는 일, 다시말해 '이질적 타자성을 수용'하는 일이 주체성과 만나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공포의 권력을 다같이 읽어봐야지 생각하게 된 계기는, 여성학 책을 읽으면서 크리스테바의 이름을 어떻게든 만나게 되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작년에 함께 읽었던 '바바라 크리드'의《여성 괴물》에서도 언급됐었고. 그래서 여성학적으로 접근하고자 함께 읽기로 선정한 책이었는데, 막상 공포의 권력 책장을 넘기니 거기엔 정신분석학이 수두룩했다.


어떤 책이든 계속 읽다보면, 나의 경우는 많은 비중을 소설이 차지하긴 하지만, 사회학, 정치학, 여성학, 신한, 경제학 등등이 결국은 철학에서 만나게 되지 않나 싶다. 그런한편 그것들은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그러니 여성학으로 접근한 크리스테바를 정신분석학으로 만나는 것도 필연적인 것이었을테다.


맨 위의 인용문에서 크리스테바가 강조한 '사랑의 윤리', 여성과 남성의 성적 차이, 임신과 출산 등에 대한 긍정적 생각으로 페미니스트들과 반목하기도 한 것 같은데(좀 더 크리스테바를 읽어봐야 알겠지만, 어쩌면 나도 종국에는 크리스테바와 반목할런지도 모르겠다), 아브젝시옹과 아브젝트를 보면 정치적인 면으로도 훌륭하지만 사회학적으로도 인간적인게 아닌가 싶다.



크리스테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관류하는 가장 중요한 이론적 강점은 그녀가 ‘경계인‘의 사유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그녀의 사유 체계에는 그 자신이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지식인으로서, 달리 말해 불가리아의 추방자(망명자)이자 프랑스의 이방인으로서 겪은 실존적 경험이 녹아 있다. 추방자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이 그녀를 경계의 어느 쪽에도 완전히 귀속되지 않은 경계선상에 위치 지우면서 문학이론, 정신분석, 페미니즘, 정치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이질적 타자성의 의미작용을 탐색하도록 추동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의 사유에서 발견되는 미덕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유가 자칫 무정부주의적인 분열과 해체의 미로 속으로 빠져드는 것과는 달리, 경계의 양 극단 사이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 <옮긴이의 글>, P11


그녀가 끊임없이 사유하고 글을 쓰는 건, 그녀 자체가 경계인 그리고 이방인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전 읽은 차학경 예술론에서, 차학경 역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 위치에 대해 사유하고 그걸 글로 그리고 미술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했는데, 그 책에는 이런 구절이 인용된다.




고향이 없는 사람에게 글쓰기는 거주(居住)가 된다.


- 테오도르 아도르노 - 《차학경 예술론》, 김종국 외, P86 (재인용)




자, 여러분 그리고 기죽지 말자. 공포의 권력은 나에게만 그리고 우리에게만 어려운 책이 결코 아니다.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쓴 저자 '노엘 맥아피'도 바로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녀의 초기 저서들, 예컨대 초기 저서인 『시적 언어의 혁명Revolution in Poetic Language 』(1974)은 극도로 이론적이고 추상적이며 거의 과장된 산문체로 유명하고, 「눈물 흘리는 성모Stabat Mater」(1977)와 『공포의 권력Powers of Horror』 (1980) 같은 일부 후기 저서들은 또 다른 종류의 난해함, 일종의 시적 독창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삼는다. - P23



그러니 쫄지말고 계속 읽자. 읽다보면 어떻게든 나에게 들어와 남는게 있지 않겠나. 화이팅!!





크리스테바는 말하는 존재가 그 모든 것 사이의 ‘불가사의한 접strange fold‘, 즉 내적 충동이 언어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섹슈얼리티가 사고와 상호 작용하고, 육체와 문화가 만나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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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19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다락방님 너무 잘 정리해주셨네요! <차학경의 예술론>에 크리스테바가 나오는군요. 나만 모르고 유명하셨던 분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이제 참고서들 슬쩍 한 바퀴 돌고 이제 막 <공포의 권력>으로 돌아왔어요.
건수하님과 다락방님 페이퍼에 힘입어.... 나는 달라졌을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지런히 읽어봅시다. 뽜야!!

다락방 2024-01-19 11:04   좋아요 1 | URL
저는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엄청 잘 산 것 같아요, 단벌머리 님! 아주 흡족하게 읽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32페이지 ㅋㅋ) 뒷부분으로 가면 혼란스러울진 모르지만 현재는 좋습니다. (그래봤자 오늘 출근길)
저는 이 책 다 읽은 후에 공포의 권력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 싶은데, 그러기엔 시간이 좀 부족하네요? 흠흠.
부지런히 읽어봅시다, 단발머리 님. 화이팅!!

잠자냥 2024-01-19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계인으로서의 관점을 갖추고 있는 게 꼭 공부뿐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 인간에게는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저기 아도르노도 나오네요? 전 요즘 아도르노 관련 책 읽고 있습니다.... 알수록 참 똑똑한 인간들이 많은 세계...
이래서 결국 인간을 완전히 놓지 못하는 잠자냥.... ㅋㅋㅋ

다락방 2024-01-19 12:04   좋아요 1 | URL
아도르노는 언급되는 정도이고요 그 외에도 여러 학자들의 이름이 언급됩니다. 차학경 책 엄청 어려울 것 같아요 ㅠㅠ

크리스테바도 그렇고 차학경도 그렇고 진짜 똑똑한 사람들 많은 것 같아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 생각하고 펼쳐보여주고 그래서 다른 길로 이끌어주는 걸 보면 인간 진짜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4-01-19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옮긴이의 글 이해가 쏙쏙되네요! <차학경 예술론>도요.

김누리 교수님이 독일은 학생들에게 아도르노를 읽힌다고 해서 늘 궁금했는데 요즘 여기저기에서 그의 명언을 보게 됩니다. 어렵다는데 크리스테바 읽고 나면 가능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1월을 크리스테바로 시작했으니 이후 ‘여성주의 책 읽기‘도 어떤 책이든 두렵지 않을 것 같고요. 다정한 다락방님께 땡투했습니다.

다락방 2024-01-19 12:05   좋아요 1 | URL
공포의 권력 너무 어려워서 어쩌나, 글자만 읽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이걸 읽기 위해 이렇게 크리스테바 입문서도 살펴보고 하니 글자만 읽어도 어쨌든 의미는 있겠다 싶어졌어요. 미미 님도 화이팅 입니다!! 빠샤!!

건수하 2024-01-19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학경 예술론과도 연결이 되고… 하루만에 엄청 진척이 있었네요!

읽다보니 아브젝트가 배제되지만 또 유혹적인 것이라고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릴적의 (금기시 되었을 때의) 성, 근친상간 , 종교적 금기 등의 터부로 생각하며 읽고 있어요. 프로이트의 슈퍼에고가 나와도 계속 적용 가능합니다~

다락방 2024-01-19 12:07   좋아요 2 | URL
저는 ‘그것은 결코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주체와 사회가 구축한 경계를 허문다.‘ 라는 문장을 읽고 성소수자,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렸거든요. 좀 더 읽어보면 저도 또 다른 것들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프로이트 도 수시로 언급되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전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읽기를 너무 잘한것 같아요, 건수하 님! 감사합니다!! 후훗.

건수하 2024-01-19 12:12   좋아요 0 | URL
이제 쭉 읽으실 동력을 얻으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 저 책 저는 쟝님 서재에서 알았다지요 ^^

거리의화가 2024-01-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도 읽은 차학경의 예술론 이 이렇게 연결된다니 놀랍네요. 그 시절부터 크리스테바는 인용의 대상이 된 분인가봅니다. 차학경의 딕테는 왜 번역이 안되는 걸까요. 진짜 제발 좀 누가 번역을...ㅠㅠ

1월의 책 어렵기는 하지만 여러 모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락방 님께서 올려주신 코라의 내용 특히 도움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4-01-21 15:40   좋아요 0 | URL
차학경이 쓴 책에 크리스테바가 나온건 아니고요 차학경 예술 비평하는 이 책에서 한 비평가가 쓴 글입니다. 그런데 아주 짧은 부분이었지만 코라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들이 글을 좀 쉽게 써줬으면 합니다. 공포의 권력 너무 어려워요. 그렇지만 공포의 권력 난해한 건 세계 공통인 것 같아 그나마 낫네요. ㅠㅠ

자, 열심히 읽어봅시다!
 

각잡고 읽어보려고 까페 왔는데 무슨 말인지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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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1-17 1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술이나 마셔….

라고 잠자냥이 말합니다.

잠자냥 2024-01-17 19:45   좋아요 1 | URL
🤣🤣🤣🤣🤣

잠자냥 2024-01-17 19:46   좋아요 3 | URL
그렇게 달려다 댓글 보고 지금 혼동…. 내가 언제 달았지?!?! 😹😹

독서괭 2024-01-17 19:52   좋아요 2 | URL
크크크킄

다락방 2024-01-17 19:59   좋아요 3 | URL
하 진짜 술 땡기네요 ㅠㅠ

잠자냥 2024-01-17 20:40   좋아요 2 | URL
핑계는…..

건수하 2024-01-17 21:49   좋아요 0 | URL
와…. 👍👍👍

햇살과함께 2024-01-17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

다락방 2024-01-17 19:58   좋아요 2 | URL
어떡해요 ㅠㅠ

단발머리 2024-01-1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쪽이신지….. 😳

다락방 2024-01-17 19:58   좋아요 2 | URL
90까지 간신히 읽고 덮었어요 ㅠㅠ 집에 갈래여 ㅠㅠ

잠자냥 2024-01-17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걍 자…

다락방 2024-01-17 19:58   좋아요 0 | URL
집에 가서 걍 잘래여.. ㅠㅠ

잠자냥 2024-01-17 20:41   좋아요 2 | URL
마시고 자…

blanca 2024-01-17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우리는 읽기 힘든 책은 안 읽어도 돼요. -..- 아까 길에서 미끄러질 뻔...돌아오실 때 조심하세요.

다락방 2024-01-18 08:05   좋아요 1 | URL
제가 이번 달에 알라딘에서 같이 읽자고 정한 도서이기 땜시롱, 다른 분들이 포기해도 저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미미 2024-01-17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다락방님, 사진을 보니 제법 읽으셨네요!ㅎㅎ
프루스트 나와서 반가웠는데
무슨 소린지 이해가 안되서@.@

다락방 2024-01-18 08:06   좋아요 1 | URL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열심히 읽어서 112 쪽까지 읽었습니다. 역시,
모르겠네요.. ㅠㅠ

건수하 2024-01-17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ㅠㅠㅠㅠ

다락방 2024-01-18 08:06   좋아요 0 | URL
읽는게 아니라 ‘보는‘ 겁니다. 그냥 보네요, 책을 ㅠㅠ

거리의화가 2024-01-1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어제 4장까지 읽었어요. 지금껏 읽었던 책 중 가장 고난이도인 듯 싶은데... 저도 힘내서 끝까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다락방 2024-01-18 09:56   좋아요 0 | URL
저는 수시로 한 문장 두번씩 읽거든요? 그래도 모르겠어요. 두 번 읽는다고 이해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아무튼 읽기로 한 거, 힘냅시다.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지요. 휴우-

건수하 2024-01-1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공포의 권력> 관해서 페이퍼 하나 썼어요. 저 근데... 다락방님 이 책을 읽으려고 하신 동기가 궁금합니다 :)

다락방 2024-01-18 11:47   좋아요 1 | URL
여성주의 책 읽다보면 크리스테바 이름을 간혹 만나게 되잖아요? 그래서 익숙한 이름인데 작년에 저희가 읽었던 <여성괴물>에서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을 인용하더라고요. 한 번 읽어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건수하 2024-01-18 13:07   좋아요 0 | URL
음 그럼 꼭 잘 이해하진 않아도 크리스테바를 조금 알아본다- 는 마음으로 읽으면 될 것 같네요 ^^ 그쵸?
 

2023년 12월이었다.

12월 31일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리뷰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 귀찮고 읽기 싫어서 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그래도 써서 1등하면 좋지 아니한가, 하고 12월 23일 책장에서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유치하고 오글거려서 읽기가 힘들었다. 아아, 나는 이걸 다 읽어낼 수 있을 것인가. 리뷰대회는 뭣이여, 완독 자체가 불가할 것 같다. 나는 오글거리는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으으.. 곤란해하며 이대로 하루키 책 읽기를 멈출것인가 수차례 고민했다. 내가 좋아했던 하루키, 나는 하루키를 좋아했는데. 왜 내가 좋아했던 작가의 책이 읽기 힘든거죠? 그런데,


중반을 지나면서부터 너무 좋아졌다. 너무 좋아졌다. 너무 좋아졌다. 너무 좋아서, 아니, 역시 하루키야, 내가 괜히 좋아한 게 아니야, 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러나 재미있다고 느낄 때쯤에는 리뷰 기한인 31일까지는 며칠 남지 않았다. 게다가 31일은 저녁 약속이 있고, 30일 역시 음주가 계획되어 있었다. 얼라리여~ 나는 리뷰를 쓸 시간이 없다!! 그렇게 고민을 시작한다. 자, 마저 읽고 31일까지 등록을 하려면 나는 어떡해야 하는가? 30일은 읽기를 포기해야 하고, 31일 반나절이 내게 남아있다. 어떡하지? 책의 분량을 살핀 나는, 두 시간 정도 집중하면 다 읽어낼 수 있을 거라 짐작한다. 그러면 리뷰 쓰는데도 한시간을 투자한다고 하면, 저녁 약속에 이르기까지 읽고 쓰고를 해낼 수 있다. 다만, 집중해야 하고 혼자 조용히 있어야 한다!!


그러다 나는 얼마전 아고다 앱에 <대실> 메뉴가 새로 생긴걸 기억해냈다.

나는 보통 한국에서도 주말에 호텔에 가는 일이 더러 있고 언제 어디에 가면 호텔은 뭐가 있나 싶어 아고다 앱을 자주 들어가본다. 대실? 어디 한 번 볼까? 내가 친구를 만나기로 한 지역에서 네시간 동안 4만원 안되는 돈으로 호텔을 쓸 수 있단다. 좋아쒀, 이용해보게쒀!! 머릿속에서 계획을 짠다. 두시간 독서, 한시간 리뷰, 한시간 낮잠 그리고 퇴실!! 그러니 나는 네시간에서 단 일 분도 허투루 쓸 수 없다! 그렇게 좋아보이는 호텔을 예약해둔다. 그런데 대실 가능한 호텔에 내가 아는 이름 있는 호텔들은 없네? 갸웃하면서. 


그렇게 구글맵을 보고 낯선 동네에서 호텔을 똭 찾아냈는데!!


하아-

일단 호텔에 가기까지 한적한 길이 나오고, 연말이라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으며, 호텔 1층의 식당들은 죄다 영업 전이고, 호텔이 있는 빌딩도 이상하다. 전체가 호텔 빌딩이 아니라, 4-5층은 A 호텔 6층은 내가 예약한 호텔, 다른 층은 또 임대 사무실인거다. 나, 이대로 괜찮은가요?


느낌이 별로인데.. 하면서도 이미 결제까지 다 했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쨌든 읽고 쓰기를 마쳐야 하는 바로 그 날 31일인데, 별수있나, 들어가야지, 하고 프런트로 가서 예약했다고 알렸다. 하아- 나는 그제야 내가 어디에 와있는지 알게 됐다. 예약자 이름을 묻는 직원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았.고. 바지는 숫제 트레이닝복 같은 거다.


왓 더.....


나에겐 네 시간이 필요하다. 이대로 물러서지마, 뭐 별거 있겠어? 그나마 프런트 직원이 여자사람이라 다행이다. 내가 혼자 들어간다는 걸 어쩐지 이.호.텔. 의 남자직원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다. 나는 키를 받아들고 객실로 들어가려는데, 직원은 나를 불러세워, 이것도 가져가세요 한다. 만져보니 속이 보이지 않는 봉투 안에 칫솔이 느껴진다. 아, 세면도구구나, 대실인데 뭐하러 이걸... 아, 물론 '모텔'은 대실일 때 이것저것 챙겨주지만, 호텔인데?? 하면서 어쨌든 받아들고는 '그냥 집에 가져가지 뭐' 하고 내가 배정받은 룸으로 들어간다. 밖에서 사온 커피를 테이블에 두고 가방도 던져두고 책과 노트북을 꺼내고 손을 씻고, 그러다 갑자기 벼락같은 깨달음!! 


여기 모텔이구나!!

모텔이다!!

그걸 확인하는 방법은 한가지!!

아까 프런트에서 받은 저 꾸러미, 저 꾸러미 안에 콘돔이 들어있다면, 여긴 모텔이다!!

나는 얼른 내가 받은 봉투를 확인한다. 내가 쓸지 안쓸지 알 수 없어 봉투를 개봉하진 않고 손으로 만져본다. 그리고 나는 만졌고 느꼈다. 콘돔을.


마이



모텔이어써..

여긴 모텔이어써..


그러나 모텔이라고 뭐 달라지겠니. 계획했던 바를 해내자. 나는 훌렁훌렁 벗을 옷은 벗고 입을 옷은 입은 채로 침대 헤드에 기대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 읽었다. 자 이제 쓰자. 나는 테이블에 맥북을 꺼내놓고 다다다닥 리뷰를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 썼을 때는 내가 퇴실까지 한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써냈다!! 나는 저녁을 먹기로한 친구와 톡을 나누며 조금 일찍 만나기로 한다. 왜냐하면 배가 고파가지고... 그래서 네시간을 채 머무르지 못한채 퇴실을 했다. 그렇다. 남들이 섹스하기 위해 대실할 때, 나는 읽고 쓰기 위해 대실을 했다.



읽고 쓰려고 모텔 대실하는 여자 어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그렇게 모텔 대실에서 쓴 리뷰로 당당히 1등을 거머쥐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금은 20만원!!


상금 200,000원- 책값 17,550원 - 대실 40,000원 = 142,450 원


그래도 남는 장사여쒀.. 히융


















지난주에 알라딘 중고샵에서 책을 한 권 주문했다. <김대중 죽이기> 였는데, 절판된 책이고 개인 판매자가 팔고 있더라. 나는 그 한 권을 주문하면서 처음으로 편의점 픽업 택배를 선택했다. 그리고 어제, 편의점에 도착했으니 픽업해가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나는 까맣게 잊고 찾지 못했다. 그러다 어젯밤, 아 맞다 그거 찾으라고 했지, 출근하면서 찾자, 해놓고 또 출근길에는 깜빡 잊었다. 오늘 출근해 사무실에서 업무 준비를 해둔 뒤, 아 맞다 그거 찾으러 가야하지, 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편의점에 찾으러 갔다.


편의점에 도착해 택배를 찾으러 왔다고 말하니 이름과 전화번호 뒷자리를 물었다. 다 대답해주니 포장된 택배를 하나 들고와서 큐알코드를 보여달라는 게 아닌가! 으응? 나는 없는데 큐알코드? 그래서 내가 받은 문자메세지를 확인하고, 아닌 걸 알면서도 그 링크를 타고 들어가본다. 주문확인 내용만 나온다. 아무리 봐도 큐알코드가 없어. 나는 큐알코드를 받은게 없다. 그런데 주문번호며 도착 알림 문자 있으니 그냥 주면 안되겠냐 했더니, 안된단다. 큐알코드를 반드시 찍어야 한단다. 아니, 큐알코드를 받은 적이 없는데 그러면 내 책은 어쩐담?


그때 사장님과 다른 직원이 동시에 내개 말씀하신다.


"카카오톡으로 큐알코드 왔을 거에요."


네?? 저는 카카오톡을 안하는데요? 하아- 


하는수없이 나는 '이따가 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빈 손으로 편의점을 나섰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카카오톡이 없으니 이렇게 헛걸음을 하네. 두번 걸음 하게 생겼어. 모든게 카카오톡 사용자에게 편하게 되어있네. 나는? 이제 나도 카카오톡을 설치해야 하는걸까? 내가 카카오톡을 설치했다면 지금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됐을텐데. 내가 카카오톡을 깔기만 하면 나도 편해지고 나를 아는 사람들, 그런데 나 때문에 다른앱을 사용중인 사람들도 편해지는데.. 내가 카카오톡말 설치하면 세상 편해지는데, 나는 왜 고집스럽게 이러고 있나. 결국, 깔아야 하는 거 아닐까. 내가 깔면 다 편해지는데. 도대체 왜이렇게 고지식하고 고집스러운가. 나는 어쩌면 좋은가.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아홉시를 조금 넘겨 알라딘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나는 내가 물건을 찾지 못했음을 알리며 '카카오특을 하지 않는다' 라고 밝혔다. 고객센터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고 회신을 주겠다고 한다. 잠시후 고객센터가 전화를 걸어와 내가 몇가지를 확인하고 큐알코드 링크를 문자메세지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좀전에 그 큐알코드로 책을 찾아왔다.


포장을 풀어보니 책 상태는 정말 별로였다. 오래된 책이라지만 너무 누렇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벌레 살 것 같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전히 고민하게 된다. 카카오톡만 깔면 만사형통인데 대체 왜.

지금 당장은 '다시는 편의점 픽업 택배 선택 안해야지'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답일까? 결국은 카카오톡을 깔아야 하는거 아닐까?


오늘 동료와 점심을 먹으며 이런 얘기를 하니, 이제 깔면 어떻겠냐고, 대체 왜 안깔겠다고 고집을 부리느냐고 묻는다. 글쎄, 이건 나의 반골기질이랄까. 대한민국에 카카오톡 깔지 않는 최후의 1인이 되고 싶어, 라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나 카카오톡 없는 북유럽으로 가야겠다. 북유럽에 집짓고 거기서 살게."


동료는 빵터졌다. 에휴.. 퇴사하는 날까지 카카오톡 안깔고 싶었는데, 자꾸 내게 카카오톡 없어서 불편한 일들이 생긴다. ㅠㅠ


북유럽에 집이나 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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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16 14: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상 다락방의 리뷰대회 생애최초 1등상 수상 소감이었습니다.

독서괭 2024-01-16 14:45   좋아요 1 | URL
1등으로 댓글 달려고 잽싸게 들어왔는데 이런.. 재빠른 고양이손

잠자냥 2024-01-16 14:54   좋아요 1 | URL
헤헤헤😸🐾🐾🐾

다락방 2024-01-16 17:35   좋아요 2 | URL
여러분 경쟁하지마요. 난 여러분 모두 똑같이 사랑해요. (대스타 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1-16 14: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너무 유치하고 오글거려서 읽기가 힘들었다. 아아, 나는 이걸 다 읽어낼 수 있을 것인가. 리뷰대회는 뭣이여, 완독 자체가 불가할 것 같다. 나는 오글거리는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으으.. 곤란해하며 이대로 하루키 책 읽기를 멈출것인가 수차례 고민했다.˝ 나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끝에서도 현타 왔어요 막판에도 소녀 가슴 만지고 싶던 그 시절 자기 이야기 해서 아놔........이 가슴성애자 유방성애자 하루키 놈아!!!!!!!

다락방 2024-01-16 17:36   좋아요 1 | URL
아 처음에 진짜 너무 오글거림의 충격이 세게 왔어요. 당황했다..

저는 마지막에 꿈속으로 들어갔나 여튼 주인공 아저씨가 소녀 따라 물길 걸으면서 소년 나이가 되잖아요. 그 때 가슴 만지거나 키스할까봐 너무 쫄았어요. 그러면 진짜 쓰레기새끼다.. 생각했는데 안해서 안도했습니다. 현실이면 대부분의 아저씨들은 바로 이때다!! 할텐데 말예요. 어휴.. 쫄렸다... 이런걸로 쫄리는 내가 싫다 ㅠㅠ

독서괭 2024-01-16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ㅋㅋㅋㅋ 리뷰대회 1등에 이런 사연이 있었어요?? 놀랍군요!! ‘대실‘하는 곳은 거의 다 모텔입니다. 요즘은 호텔 중에도 대실서비스를 하는 곳이 생겼다고 듣긴 했는데, 그런 곳은 딱 들으면 아는 이름이고요 ㅋㅋ 입실 후에야 깨달으신 다락방님 ㅋㅋ 그나저나 호텔 이라는 명칭 아무데나 못 붙이게 관리 좀 해주면 좋겠습니다.. 관광호텔은 또 뭔지. 헷갈려요.
아무튼 콘돔의 충격을 이겨내고 리뷰를 완성하여 1등까지 먹으신 다락방님 만만쉐!!

그리고 앞으로 편의점 택배를 시키지 않으시면 되는 게 아닐지. 저는 카카오톡과 카톡단톡방 애용자이지만, 카카오톡 깔지 않는 최후의 1인이 되겠다는 포부는 지지하겠습니다. ㅎㅎㅎ

건수하 2024-01-16 15:23   좋아요 3 | URL
호텔 중에도 대실서비스를 하는 곳이 생겼다...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죠? 독서괭님..? .... //ㅁ//

독서괭 2024-01-16 15:47   좋아요 2 | URL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죠 ㅋㅋㅋㅋㅋ 애엄마인 친구들이랑 휴가내고 낮에 호텔 대실해서 놀자고 얘기했었는데 무산되었던 아픈 기억입니다 ㅋㅋ

건수하 2024-01-16 15:59   좋아요 2 | URL
뭐... 애들 몰래 두 분이 반차내고 만나서 대실을 할 수도 있지 않나요?
(저는 하지 않습니다만)

친구들이랑... 그것도 괜찮네요!

잠자냥 2024-01-16 16: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건수하 댓글에 현웃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16 16:55   좋아요 0 | URL
써놓고 선 넘었나 조금 소심해진 자…

독서괭 2024-01-16 16:59   좋아요 1 | URL
제가 이맛에 북플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6 17:38   좋아요 1 | URL
아고다는 호텔 사이트이고 거기에 대실이 생겼고 분명 제가 예약한 곳도 ‘호텔‘ 이었고, 제가 네이버에 그 호텔 넣고 후기도 검색했는데 다들 호텔이라고 했더라고요. 연말 파티 어쩌고 하면서 ㅠㅠ 와.. 걍 남친이랑 콘돔 가지고 파티한 것인듯? ㅠㅠ

앞으로 편의점 픽업 택배를 안시키려고 하긴 하는데, 또 어떤 식으로 카톡 없어 불편함을 마주할지. 자꾸 이런게 생기니까요 ㅠㅠ 카톡 친추해야 할인해준다고 막 그러고 ㅠㅠ 하아-

아무튼 좀 더 버텨보겠습니다. 나야, 힘내!!

잠자냥 2024-01-16 14: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고다앱에서도 대실이 나오는군요? 얼라리여.... 몰랐네... 아고다는 하지 말지.. ㅠㅠ
대실할 때는 꾸러미를 주고 거긴 콘돔이 있군요? 몰랐네 ㅋㅋㅋㅋㅋㅋ(이래???? 봬도 나름 순진한 잠자냥은 대실해본 적 여태 없습니다. 대실 싫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님이 대실한 그 모텔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알 거 같아서 더 싫......;;; -_-
그래도 대실해서 다락방 옷 벗기는 벗었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김대중 죽이기? 1995년인가 나왔을 텐데 이걸 왜 요즘 읽고 싶어졌죠?

반골이 언제 꺾일지 궁금하네요. 중꺾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16 15:24   좋아요 0 | URL
대실 안하고 숙박을 해도 줍니다...

- 알고 싶지 않지만 출장비가 짜서 모텔에 자주 가는 1인
쓸 건 쓰고 안 쓴 건 남겨두고 옵니다..

독서괭 2024-01-16 15:48   좋아요 3 | URL
쓸 건 쓰고….

건수하 2024-01-16 16:01   좋아요 1 | URL
네.

폼클렌징. (일회용) 샤워수건. (깜박한) 스킨. 면봉. 화장솜. 샤워캡.
등등.

다락방 2024-01-17 07:59   좋아요 1 | URL
모텔은 콘돔을 챙겨줍니다. 짐작할 수 있는것처럼 초박형 콘돔은 아닙니다. 걍 싸구려 콘돔... 제가 대실한 모텔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모텔은 잠자냥 님이 짐작하는 바로 그 용도로 쓰입니다. ㅎㅎㅎ 숙박도 마찬가지고요. 네, 그렇습니다. 으 싫어요. 아고다에 대실 있다고 해서 다른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그게 그게 아니었던 부분.. 하하하하하. 역시 이름 있는 호텔이 보이지 않을 때 짐작했어야 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이렇게 뭐든 경험으로 깨닫는답니다?

갑자기 김대중 죽이기 읽고 싶어져서 중고책 산건데 넘나 헌책이네요. 하아 읽기 싫다. 책이 각질 떨어지게 생겼어요. ㅠㅠ

카톡 고집은 얼마 못가지 않을까요 ㅠㅠ

잠자냥 2024-01-17 08:50   좋아요 0 | URL
초박형 ㅋㅋㅋㅋㅋㅋ 짐작 안 했어!!!! ㅋㅋㅋㅋㅋ

김대중죽이기 재미있습니다. 꼭 읽으새요. <애국의 계보학>에서 김대중편 읽으니 이 사람이 좀 진짜 다른 대통령이긴 했구나 싶어서 더 알고 싶어짐

다락방 2024-01-17 09:46   좋아요 0 | URL
어휴 읽을게 많아서 좋으면서 싫으네요. 하아-
언제 읽나요..

미미 2024-01-16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북유럽에 사시면 저 반드시 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인 사들고ㅋㅋㅋㅋ
(안그래도 내년에 갈 수 있으면 가려고 이것저것 준비중)

얼라리여~부터 실실 웃으며 읽다가 1등!!!에 화들짝!! 다락방님 마지막 날 글 올리신 것 보고
매우 놀랐었는데 무려 1등을 거머쥐셨군요? 와우!! 축하드립니다!!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거기에는 ‘대실‘이라는
투자가 있었네요. 하...너무 멋진 분ㅋㅋㅋㅋㅋㅋㅋ 카톡 안하시는 거 자랑스러운 일 아닙니까?
저는 호시탐탐 그날만을 기다립니다. 많은 게(결제등)얽혀 있어서 뜸을 들이고 있지만 벗어나고 싶어요.
인터넷 안되는 휴대폰을 꿈꾸는 사람 여기>.<

다락방 2024-01-17 08:01   좋아요 1 | URL
와 진짜 얼른 집 마련해서 미미 님 초대하고 싶네요. 미미 님이 들고 오실 와인 함께 마시며 좋은 풍경 보고 수다도 떨고요. ㅎ ㅏ- 그런 날이 얼른 와야 할텐데요. 살다 보면 오긴 하겠죠? 간절히 바라고 있으니까요. 우리 북유럽에서 만날 그날을 위해 충실하고 성실하게 알라딘에서 다정합시다.

카카오톡은 일단 한 번 설치하고 나면 다시 없애기는 힘들것 같아요. 미미 님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많은 것들이 얽히게 되어버려서요. 안까는 것보다 깔았던 것 없애는게 더 힘들것 같아요. 저는 일단 더 버텨보고요 ㅠㅠ 카톡 없는 북유럽으로 가고 싶네요. ㅠㅠ

아, 미미 님. <카모메 식당>은 이미 보셨죠? 저는 오래전에 봤는데 최근에 다시 보고 싶어서 보고 있거든요? 아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미 님과는 어쩐지 북유럽 친구 같은 느낌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1-16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텔/모텔 얘긴 알고 있었지만 거기서 리뷰를 쓰셨을 줄이야? ㅎㅎㅎ

전 호텔의 킹사이즈 침대 얘기인 줄만 알고 들어왔는데 말입니다...

다락방 2024-01-17 08:02   좋아요 0 | URL
모텔의 더블베드 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흠흠.
어쨌든 연말에 호텔에 가긴 갔네요. 도착하니 그곳은 모텔이었지만. 흠흠.

단발머리 2024-01-16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일 놀라운 건 이런 저런 계획, 대실 - 두 시간 독서 - 한 시간 리뷰 - 한 시간 낮잠 - 퇴실의 이런 계획이 실현가능하다는 점이네요.
놀라운 추진력은 1등이라는 결실로 돌아오고요.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네요!!

그나저나 건수하님은 킹사이즈 침대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하시네요. 저도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7 08:05   좋아요 1 | URL
저는 머릿속에서 그런 계획을 언제나 세우거든요? 뭐 그대로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지만요. 저 사실 막 사는 사람이 아니라 체계적인 사람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킹사이즈 침대 이야기는 한 해 미뤄, 올해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긋느긋 2024-01-17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큭큭대면서 읽다가 아무렇지 않게 1등 하셨단 말에 오오, 화들짝 놀랐어요,
역시나. 1등 축하드려요, 락방님!
어떤 리뷰일지 정말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아고라, 대실, 꾸러미 메모메모 ㅎㅎㅎ 얼마만에 듣는 단어들인지 ㅎㅎ

다락방 2024-01-17 07: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모텔 너무나...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모텔 갈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호텔인줄 알고 갔더니 모텔이었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ㅋㅋㅋㅋㅋ

리뷰 링크 드립니다. ㅎㅎㅎㅎ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185491

은오 2024-01-17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은 아예 카톡을 안까셨군요?! 넘 싱기!! 지인분들이랑 연락은 보통 문자로 하세요? 카톡 없으면 진짜 이번처럼 불편한 일 꽤 자주 생길 것 같아요. ㅠㅠ
뭘 하든 공지가 다 카톡으로 전달되다 보니까 카톡 없이는 알바하기도 힘들고 ㅋㅋㅋㅋㅋ 이런저런 기관 알림 같은 것도 요샌 카톡으로 많이 오더라고요.
전 카톡 그냥 잘 쓰고 있어서 굳이 지울 생각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 다른 방법 없이 카톡 앱으로만 진행 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건 너무 싫네요 ㅠㅠ
병원도 요즘은 어플로 미리 예약하면 예약 없이 먼저 도착한 사람들보다 먼저 진료본다더라고요? 이런 거 안되지....😮‍💨

읽고 쓰려고 모텔 대실해서 1등 거머쥐신 이야기도 짱 재밌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24-01-17 08:08   좋아요 2 | URL
은오 님, 저는 연락은

1. 왓츠앱
2. 문자메세지
3. 라인(최근에 추가)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임원들이 카톡을 약간 압박해도 굴하지 않고 버텨내고 있습니다. ㅋㅋㅋ 회사에서도 카톡 안깐 사람 저밖에 없는데, 하아, 이렇게 힘들게 버텨냈는데, 엄한 데서 자꾸 저를 힘들게 하네요. 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자꾸만 ‘나만 깔면 모두가 편해지는데‘ 생각이 들어서요. ㅠㅠ 내 고집이 모두를 피곤하게 하는구나 싶고 ㅠㅠㅠ 지금은 ‘최소한 퇴사할 때까지는 버텨보자‘ 생각하고 있어요. 회사 사람들하고 카톡으로 연결되기 조낸 싫어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은오 님!!

얼음장수 2024-01-17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대회 1등하는 글을 쓰는 법을 아는 작가가 카톡을 안 써서 책을 받지 못한 사연’, 너무 웃기네요.

다락방 2024-01-17 09:45   좋아요 0 | URL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글이 이렇게 요약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1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특별하고 인상적인 수상 소감!
다락방 님이 카카오톡 설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왜 일까요? ㅎ

다락방 2024-01-17 10:03   좋아요 0 | URL
어휴 그래도 여기에 오면 제가 카카오톡 설치하지 않는 걸 응원하는 분들이 계시네요. 힘을 내야겠어요!! ㅋㅋㅋㅋㅋ(이게 뭐라고 힘을내 ㅋㅋㅋㅋㅋ)

감은빛 2024-01-2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렇게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지막에 올린 글이 1등이 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가끔 보면 ‘호텔‘이라고 쓰는데, 실은 ‘모텔‘인 경우가 있긴 하더라구요.

제가 지금 일터를 그만두면 저도 카톡 없는 사람으로 합류할텐데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 언제 그만둘지는 알 수가 없네요. ㅎㅎ
저번에 라인 지웠다고 댓글 달았었는데, 알고 보니 앱을 지운 것이 아니고,
내 눈에 띄지 않도록 바탕화면에서만 지운 것이었더라구요.

최근에 문자, 라인, 텔레그램으로 스팸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오고 있어요.
라인 스팸이 한 밤 중에도 울려서 진짜 짜증이 엄청 나네요.
 

토요일에는 씨네큐브에 가 <리빙: 어떤 인생>을 보았다.

사실 내가 딱히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는 아니었는데, 친구랑 영화 한 편은 보고 싶고,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이 씨네큐브에서 한다고 했는데 아직 개봉전인것 같고, 그렇다면 무슨 영화가 하나 극장을 둘러보아도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어서, 어차피 별로 마음에 드는 영화가 없다면 극장으로 선택하자, 하고는 씨네큐브에서 상영중인 영화를 본 것이다.

한 때는 영화를 선택할 때 어떤 정보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씨네큐브에서 뭐하나 보자~' 하고 씨네큐브를 고정시킨 뒤 본 적도 있었다. 하하하하하.



주인공 '윌리엄스' 씨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하고 길면 8-9 개월 정도.

그는 시청에서 근무하며 부서 책임자인데 부서에 일이 들어오면 다른 부서로 넘기거나 쌓아두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그건 시청의 다른 부서들도 마찬가지. 그런 그가 시한부 인생을 앞두고 공터에 놀이터 짓는 민원을 처리하기로 한다. 


윌리엄스 씨는 아들 부부랑 살고 있었는데 아들 부부는 아버지와 살갑지도 않고 어서 빨리 아버지와 떨어져 살고 싶다. 윌리엄스 씨의 아내가 남긴 돈은 어차피 아버지와 아들에게 남긴 돈 아니냐, 그러니 그 돈 달라고 해서 나가자, 가 아들 부부의 공통된 목표랄까.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그 얘기 하기를 주저하고 그러면서도 아들 부부가 속삭이는 소리는 아버지의 귀에까지 들린다. 윌리엄스 씨는 자신이 시한부라는 것에 대해 아들에게 말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아들에게도 아들의 삶이 있으니까, 라고 말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가 자신에게는 병이 있음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아들은 흐느낀다. 돌아가신 뒤에 흐느끼면 뭐하나, 돌아가셨는데.


나는 아들 부부의 아버지로부터 떨어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딱히 아버지랑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도 이해가 됐다. 나라고 뭐 그 아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한편 내 삶의 기한이 언제까지라는 선고를 받은 윌리엄스 씨의 삶에 있어서도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오래전에는 그건 남의 일 같았는데 이제는 죽음이 나의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에게도 분명히 닥쳐올 일이라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어차피 늙어 죽을건데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라는 물음을 영화를 보면서 수차례 했다.


그런 한편, 윌리엄스 씨는 자신의 시한부 삶을 앞두고 노래 한 곡을 떠올리며 부르는데 그러다 노래 중 엄마가 언급되는 부분에서 울컥하고 노래를 멈춘다. 가사의 맥락상 내가 죽으면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는 뉘앙스였다. 그 부분에서 나도 울컥했다.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그 일은 내 평생 나와 함께 가야할 슬픔일텐데 그런데 내가 죽으면 엄마랑 같은 곳으로 향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것이다. 에휴... 


영화를 보고 나와 친구와 함께 걸으면서 얘기했다.


어차피 늙고 병들어 죽을건데 인간은 왜 태어난걸까..



그건그렇고,

책을 샀다.

















《북유럽의 집》이라니. 왜요, 제가 북유럽에 집 짓고 살 사람처럼 보이세요?

그럴지도.. 

저 책, 표지 보는 순간 닥치고 사버렸다(어쩐지 미미 님도 좋아하실듯 ㅋㅋ). 하하하하하. 아니 너무 좋지 않나요? 책 받자마자 휘리릭 넘겨가며 집들 구경했다. 이렇게 풍경이 좋고 넓은 집인데 왜 다들 서재는 별로 안꾸미나요? 나라면 서재를 어마어마하게 꾸밀 것 같은데, 나는 그들이 아니고 그들은 내가 아니며 나는 네가 아니고 너는 내가 아니다.. 뭐 그런거지. 다시 한 번 찬찬히 넘겨봐야지.
















《남녀차별은 왜 생겨났나?》는 청소년 대상 책인데, 작가가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여서 샀다. 《아니 에르노의 말》읽다가 언급된 작가인데, 오오 한 번 읽어보고 싶은데? 하고 검색했더니 책이 많이 검색되지는 않더라. 작가 이름부터 어려워서 이 책으로 접근해보는 게 낫겠다 싶었다. 사실,

집에 《페미니즘의 역사》가 있기는 하다. 하하하하하.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단독 저자는 아니지만, 이미 갖춰두고 있긴 했어. 언제나 그랬듯이..


《발코니》는 '장 주네'의 작품. 장 주네 라면 내가 잘 모르는 작가인데,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읽다가 언급되어 찜해두었던 작품이다. 케이트 밀렛은 장 주네를 극찬했는데, 오 왜 뭔데 뭔데 왜왜 이러면서 보관함에 담아둔지 오래. 중고로 나왔길래 얼라리여~ 하고 구입했다.


《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은 '마스다 미리'의 작품. 내가 이 책을 산 걸 본 e 는 내게 '어 이건 네가 살 것 같지 않은 책인데?' 했다. 내가 마스다 미리를 읽진 않을 것 같다는 거다. 맞다. 이 책의 존재를 진작 알았어도 나는 '마스다 미리 그만' 이라고 생각해 읽을 생각도 안했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 나는 핀란드 배경인 영화를 보았고, 핀란드를 넣고 책들을 검색해보았고, 북유럽에 집 짓고 사는 책도 그래서 산거고 마스다 미리 이 책은 미리보기를 보니 사진이 막 있어? 그래서 꺅 좋아, 사진 보자! 하고 샀더니, 정작 실물 책에서 사진은 앞 페이지 몇 장이고 뒤는 다 글이었다. 마스다 미리의 글이 궁금했던 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샀으니까.


그러고보면 미래는 예측불허 임이 틀림없다. 나는 내가 이렇게 핀란드 관련 책들을 한 권씩 찾아 보게 될 줄은 작년엔 미처 몰랐단 말이지. 1월1일에 본 영화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그리고 자꾸 이렇게 핀란드 책 보다 보니까 퇴사하지 않은 상태로 일단 한 번 다녀와봐? 막 이런 마음이 되고 그런다. 갔다가 배타고 에스토니아도 한 번 다녀오고.. 아 그런데 살짝 쫄리긴 한데. 도전? 아 모르겟다. 혼란스럽다. 이건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아니, 나 왜 갑자기 핀란드 꽂혔나요? 왜죠?




김소연 시인의 《촉진하는 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그 이유, 정희진의 오디오 매거진을 듣고 사게 되었다.

매거진의 그 회차가 참 좋았다.

지난번 다른 작가가 나왔을 때는 겨우 다 들을만큼 듣기가 싫었다. 나는 정희진 쌤과 ㅇ 작가가 함께 나누는 대화가, 그 분위기가 듣기 힘들었다. 그들은 서로 좋아한다는 듯 말했지만, 내가 듣기엔 그 합은 좋지 않았고 한쪽이 위로 올라가고 한쪽이 심하게 아래로 내려가는, 동등하지 못한 대화로 느껴졌다. 그런데 내 친구들 중에도 나랑 같은 걸 느껴서 차마 그 회차를 다 듣지 못한 친구들이 있더라. 나는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한쪽이 올라가고 한쪽이 내려가는 게 너무 싫다. 그런데,

김소연 시인은 자꾸 자기를 낮추려는 정희진 쌤을 끌어올려주고 있더라. 어느 틈에 희진 쌤도 자기를 올리게 되고 그렇게 자꾸만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가 보였다. 그건 아마도 김소연 시인의 기질일 것이다. 너 그러지마, 너는 충분히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이야, 라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달까. 그래서 듣기가 참 좋았다. 목소리도 말투도 다 좋았다. 잘 몰랐는데. 시를 되게 처절하게 쓴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희진쌤과 소연 시인은 동갑이라고 했는데, 가족에 대해서도 다르면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에 대해서도 서로 맞는 대화를 했다. 그렇게 한참 이 두분의 시에 대한, 가족에 대한, 엄마에 대한, 사회에 대한, 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지막, 김소연 시인은, 자신의 시인 <촉진하는 밤>을 들려주었다. 이미 소연 시인의 가족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다음이라 그래서였을까. 소연 시인이 직접 읽어주는 촉진하는 밤을 듣는데, 길을 걷다가 눈물이 날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그래서 샀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의, 어떤 그림의, 어떤 시의 맥락을 물론 모두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맥락을 알고 나면 그전과 달리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 그림에, 그 이야기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고 접한다면 감상 자체가 달라진다. 만약 촉진하는 밤을 내가 그저 무방비 상태로 만났다면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김소연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만난 촉진하는 밤은,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촉진하는 밤>



열이 펄펄 끓는 너의 몸을

너에게 배운 바대로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느라

밤을 새운다


나는 가끔 시간을 추월한다

너무 느린 것은 빠른 것을 이따금 능멸하는 능력이 있다


마룻바닥처럼

납작하게 누워서

바퀴벌레처럼 어수선히 돌아다니는 추억을 노려보다

저걸 어떻게 죽여버리지 한다


추억을 미래에서 미리 가져와

더 풀어놓기도 한다

능멸하는 마음은 굶주렸을 때에 유독 유능해진다


피부에 발린 얇은 물기가

체온을 빼앗아 간다는 걸

너는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열이 날 때에 네가 그렇게 해주었던 걸

상기하는 마음으로

밤을 새운다


앙상한 너의 몸을

녹여 없앨 수 있을 것 같다

너는 마침내 녹을 거야

증발할 거야 사라질 거야

갈망하던 바대로

갈망하던 바대로


창문을 열면

미쳐 날뛰는 바람이 커튼을 밀어내고

펼쳐둔 책을 휘뜩휘뜩 넘기고

빗방울이 순식간에 들이치고

뒤뜰 어딘가에 텅 빈 양동이가

우당탕탕 보기 좋게 굴러다니고


다음 날이 태연하게 나타난다

믿을 수 없을 만치 고요해진 채로

정지된 모든 사물의 모서리에 햇빛이 맺힌 채로

우리는 새로 태어난 것 같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유경이 클 때

꿈에 깃들지 못한 채로 내 주변을 맴돌던 그림자가

눈뜬 아침을 가엾게 내려다볼 때


시간으로부터 호위를 받을 수 있다

시간의 흐름만으로도 가능한 무엇이 있다는 것

참 좋구나


우리의 

허약함을 아둔함을 지칠 줄 모름을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더딘 시간을

이 드넓은 햇빛이

말없이 한없이

북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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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01-15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회차 초대코너 듣기 어려운 기분이었는데요. 다락방님 말씀하신 이유였으려나 싶네요. 촉진하는 밤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고요! 어떤 시는 김소연 시인 낭독이 좋아서 오디오북으로 소장했어요ㅋㅋㅋ

다락방 2024-01-15 09:02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정확히 그 이유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어쩌면 그렇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어요. 임경선 작가와의 대화를 듣기 힘들어한 게 저 뿐만은 아니더라고요. 제 친구1도 제 친구2도 도저히 다 못듣겠다고 했는데, 유수 님도 힘드셨군요. 그런데 오디오매거진 들어가서 댓글 보면 그 두 분의 대화가 재미있었다는 분들도 당연히 계시더라고요. 저는 싫었습니다. ㅠㅠ

김소연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읽는 시는 참 좋네요, 유수 님.
오디오매거진의 김소연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김소연 시인에 대해 호감이 더 생겼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4-01-15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빙, 저 영화는 저도 예고편 보는데 내 취향은 아니구나 했거든요? 그런데 원작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이키루>라는 걸 알고 나니까 더 보기 싫어지더라고요. ㅋㅋㅋ 원작을 뛰어넘을 수 없는 리메이크려니 싶고, 각본도 가즈오 이시구로가 쓴 거 같아서 그냥 뭐... 흠...
아무튼 켄 로치 감독 영화는 드디어 이번주 개봉입니다. 그런데 다락방 님 씨네큐브 왔는데 상영시간표가 좀 애매하면 길건너 성곡미술관쪽 <에무시네마>를 대안으로 추천드립니다. 거의 씨네큐브하고 비슷한 영화 상영하는데 시간표가 상호보완적일 때가 많더라고요. 저는 <사랑은 낙엽을 타고> 여기서 봤어요. 1층 카페도 널찍한데 영화 보는 사람은 할인도 해줍니다.

정희진의 공부 이번호 김소연 시인편 참 좋죠? 저도 이 방송 들으니까 김소연 시인 시집도 그렇고, 번역시는 잘 안 읽는 터라 미루기만했던 쉼보르스카, 파울 첼라 시집 사고 싶어지더라고요.
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임경선 작가 나온 방송분 결국 다 못 들었어요. 그리고 정기구독 끝남. ㅋㅋㅋㅋㅋ
제가 정희진의 공부에서 유일하게 다 듣지 못한 게 이 방송분이고, 아예 안 들은 게 이준석 글쓰기 방송분입니다. 이건 희진쌤 강연에서 들은 내용하고 겹칠 거 같기도 했고, 이준석 이야기 또 듣고 싶지는 않아서...ㅋㅋㅋㅋ(사실 쌤이 칭찬한 그 잘 썼다는 글도 직접 읽었는데 딱히 잘 쓴 글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아무튼, 다락방의 책탑은 반갑고, 책탑 안 올리겠다고 선언한 결심을 잘 지키고 있는 나도 칭찬. 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01-15 09:46   좋아요 1 | URL
에무시네마가 그렇게 가까운 곳이에요? 저번에 서울 갔다가 씨네큐브에서 한 편 보고 비는 시간에 한편 더 플라워 킬링 문(알탕영화 좋아한다고 한다)을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말이에요. 지나가다 껴들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4-01-15 09:52   좋아요 0 | URL
저도 예고편 보고 리빙 제 타입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보고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든 영화였는데, 아니 영화를 한 편 보기는 해야겠고 그런데 마땅한 게 없고.. 해서 선택하게 된 영화입니다. 나쁘지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어요. <에무 시네마>가 예전 <미로 스페이스> 거기인가요? 미로 스페이스도 영화보러 자주 갔었거든요. 에무 시네마, 기억해두겠습니다. 저 켄 로치 보러 가고 싶은데 돌아오는 토요일은 또 바쁠 예정이라 못 보러 가겠네요. 으휴..

가끔 선생님 방송 듣다가 흐음,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될 때가 있어요(제가 이럴 때 아마 은오 님도 저랑 같을 거라고 저는 혼자 생각합니다). 저랑 의견이 다른 부분에서 그렇겠지요. 임경선 편은 갸웃이 아니라 으... 였어요. ㅋㅋㅋㅋㅋ 정기구독 끝나면 그만둘까 하다가도, 그렇지만 대부분은 사고의 확장에 정말 큰 도움이 되므로 아마 계속 듣게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책탑은 안올리지만 책은 계속 사는 거 아니십니까?!

다락방 2024-01-15 09:50   좋아요 1 | URL
유수 님/ 어느 날, 한 날 한 시에 유수 님과 제가 에무시네마에서 함께할지도 모르겠네요!!

잠자냥 2024-01-15 09:57   좋아요 1 | URL
네, 길건너서 예전에 미로스페이스 있던 그 골목으로 쭉 걸어들어가시면 됩니다.
골목끝에 있어서 초행자는 지도 필수 ㅋㅋㅋ www.emuartspace.com

잠자냥 2024-01-15 09:5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정희진쌤 방송 듣다보면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부분은 다락방&은오가 동의하지 않겠구나 싶은 이야기 종종 있어요. 둘을 동시에 떠올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로스페이스 자주 갔었군요? 우리 씨네큐브나 미로스페이스에서 만난 적 있다에 1만원 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무시네마는 미로스페이스보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합니다. 1층 카페에서 경희궁 보....인다고 하긴 뭐하지만 그 숲자락이 느껴짐 ㅋㅋㅋㅋㅋㅋ

맞아... 책은 그대로... 거의 비슷한 양으로 사고 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다락방 2024-01-15 10:03   좋아요 2 | URL
링크 주신 덕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무시네마 회원가입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우리 만난 적 있을 것 같아요. 씨네큐브나 미로 스페이스에서. 저 주말에는 미로 스페이스든 씨네큐브든 연달아 영화 두 편 보고 이럴 때가 있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평일에도 회사 끝나고 영화보러 가고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젊은 시절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체력이 허락했다. 우리는 아마 만난 적이 있을 겁니다.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1-15 10:11   좋아요 1 | URL
주말에 씨네큐브-미로스페이스 건너다니면서 하루 두 편 보는 건 국룰 아닙니까?ㅋㅋㅋㅋ
전 요즘도 가끔 그래요. 씨네큐브에서 연달아 보거나, 씨네큐브-에무시네마 또는 씨네큐브-서울아트시네마(경향신문사 건물 정동극장쪽으로 이사옴ㅋㅋㅋㅋㅋㅋㅋ) 날 위한 극장 지도 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5 10:13   좋아요 1 | URL
아마 우린 앞으로도 마주치게 될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1-15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거진 이번 1월호 댓글에서도 느꼈지만 김소연 시인님과의 대화가 아주 좋았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구요.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전 코너들 중 이것이 가장 좋았고요. 두분의 합도 좋았지만 엄마에 대한 대화가 특히나 감명깊어 저도 눈물을 좀 훔쳤답니다. 김소연 시인님의 말과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여행지 어디에 꽂히면 그쪽으로만 눈이 들어오더라구요. 얼른 훌쩍 떠나고 싶습니다. 다락방님도 조만간 떠나시죠?ㅎㅎ 한주 화이팅하시길!

다락방 2024-01-15 11:3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김소연 시인님의 말과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대화가 더 좋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분 다 다른 방식으로 가족에 대한 상처 혹은 각인이 있고 그걸 품고 살아가면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그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가진 정서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새삼 글이란게 얼마나 좋은가 싶어요. 특히나 김소연 시인님은 글을 계속 써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수시로 훌쩍훌쩍 떠나고 싶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떠났다가 돌아오고, 그렇게 행복하게 지냅시다, 거리의화가 님!!

미미 2024-01-1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팟케스트 듣고 <촉진하는 밤>을 사야겠다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어요
김소연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열심히 읽고
또 읽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다락방님이 올려주신 시도 너무 좋네요!!

<북유럽의 집>은 책 사이즈가 꽤 되는군요?ㅋㅋㅋㅋㅋㅋ 집에 사우나 필수라고 합니다. 트레일러 뒤에도 사우나를
넣는 사람이 있을 정도래요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5 11:38   좋아요 1 | URL
저는 시가 어렵고 잘 모르는데 시를 쓰는 일도 굉장히 처절한 일이구나 싶더라고요. 시인들은 시를 쓰면서 에너지를 소진하겠구나 하고 말이지요. 허투루 쓰는게 아니라 온 몸의 에너지를 끌어 모아 쓰는 거였어요. 그런 시를 제가 잘 이해하면 좋을텐데 저에겐 시가 여전히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시인의 이야기를 내내 듣다가 마주하는 시는 참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시집을 구매할 수 있었어요.

북유럽의 집 보면서 대리만족 하고 있습니다. ㅋ ㅑ ~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호수라니..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 전 평생 그런 집에서 한 순간도 살아볼 수 없겠지요.. 인생은 도대체 뭘까요, 미미 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1-1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아 ㅋㅋㅋㅋㅋㅋ 근데 좀 임경선 작가한테 미안해지네? ㅋㅋㅋㅋㅋㅋ 아니 하루키 리뷰대회 심사위원 임경선이었어 ㅋㅋㅋㅋㅋㅋ 드뎌 1등 먹은 락방이 축하한다. 책 사! ㅋㅋㅋㅋㅋㅋ 당신의 어마어마한 책탑을 기대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01-15 12:18   좋아요 1 | URL
아 오늘이 발표 날이에요? 그런데,

1. 심사위원이 임경선 작가라고요? 몰랐네.. 덕분에 페이퍼 약간 수정했습니다. ㅎㅎ
2. 제가 1등이라고요? 잠자냥 님도 1등이네요? 저 하루키 리뷰 쓰려고 모텔 대실한 사람. 1등 해야 모텔비 뽑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15 12:26   좋아요 1 | URL
역시 1등!
잠자냥 님, 다락방 님 축하드려요!!
저는 두 분의 책탐을 기대합니다~~

다락방 2024-01-15 12:40   좋아요 0 | URL
으하하 축하 감사합니다.
몸 좀 풀고 책을 사러 가야겠네요.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15 15:04   좋아요 0 | URL
크~~ 두분이 같이 1등하다니 경사예요!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4-01-15 16:28   좋아요 0 | URL
이런 날이 오네요. 너무 늦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16 13:30   좋아요 1 | URL
와우!!!!!!!!!!!!!!!!!!!!! 다락방님, 잠자냥님 1등 공동 수상 축하해요!!!
어디서 피로연(?) 아니면 축하파티라도 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6 13:50   좋아요 2 | URL
축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님.
참 멀리 돌아서 여기까지 왔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축하파티는 좋은 호텔 알아보고 연락드릴게요. 껄껄

잠자냥 2024-01-15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ㅇ 작가라고 바꾼 그대 아놬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5 13:4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양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에나 2024-01-15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속시원해라. 제가 지난 회차 듣고 어딘가에 글쓰고 싶은 거 백번 참았거든요? 진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댓글 세번 쓰다가..다 지우고..ㅋㅋㅋㅋㅋ 저도 끝까지 다 못들었습니다. 누가 왜 섭외했을까....그러나 왜 ㅇ작가가 베셀작가이고 구독자분들이 재밌다고 또 불러달라고 하는지는 알겠더라고요.

하여간 그 기억을 김소연시인과 방송에서 완전히 다 잊혀지게 해주더라고요.정말 듣는 내내 그냥 다 시 구절구절 듣는 기분으로 치유 받는 느낌...이번 호에서 저는 인터뷰편을 가장 마지막으로 들었는데.슬픔과 고통을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인생 내공 백단, 고수 두분의 대화에...진짜 눈물 났어요. 저는 시 아예 안 읽는데, 저 시집은 읽어보고 싶어요.

다락방 2024-01-16 08:44   좋아요 0 | URL
오오 시에나 님도 그러셨군요! 전 저만 그렇게 느끼는 줄 알고 내가 겁나 예민한가 했는데 이 얘기 했더니 제 친구도 중간에 껐다 그러고 트윗에서도 못듣고 중간에 껐다는 걸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시에나 님도 그러셨군요!! 흑흑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어요!!

그런 한편 김소연 시인님 방송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왜, 본인이 겪은 걸 세계로 확장해 보는 눈을 가진 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처절하게 시도 쓰실 수 있는 것 같고, 삶의 태도가 말에도 다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저는 김소연 시인 님의 말과 행동 그리고 분위기가 정희진 선생님께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시는 잘 안읽는데(잘 모르겠더라고요?) 저 시 낭독에서 눈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사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