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자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야. 자네는 여자들의 일을 다 이해하지는 못할 거야. 자네가 내가 쓸데없는 일에 하루에 몇 시간씩 쓴다고 성급하게 판단해서 비난하지 않기를 바라네. 자네는 여자들을 가엾게 여겨야 해. 여자들이 태어나 세상의 장식품이 되고 세상을 기쁘게 하도록 남자들이 정했어. 그리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여자는 외모를 소중하게 가꿔둬야 하지. 물론 이것이 여성의 유일한 역할도 아니고 역할의 전부도 아니야. 하지만 자네는 그것이 우리의 역할 중 하나라는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걸세."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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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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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있고 굉장히 똑똑한 작품. 애트우드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사이사이 여성이 처한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지적을 잊지 않기!!
게다가 이 남자는 혹시? 하는 기대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아니, 그 놈도 다른 놈과 다를 바 없지.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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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1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을 일욜에 술 마시지 않고 책 읽게 만드는 흡인력!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5 07:50   좋아요 0 | URL
술을 마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학경 예술론
김종국 외 지음 / 북코리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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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경의 딕테를 읽었어도 이해하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만큼 그녀의 예술과 또 그 예술에 대한 해석이 담긴 이 책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예술적인 면을 차치하고라도 인문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책이다. 글과 그림을 표현해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걸 감상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의 존재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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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1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술 다락방

다락방 2024-01-14 19:20   좋아요 0 | URL
저는 예술가 타입은 아니고 학자 타입? ㅋㅋㅋㅋㅋㅌㅌ(도망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에나 2024-01-1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샘이 차학경 책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어렵.어렵군요...

다락방 2024-01-16 07:30   좋아요 0 | URL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저는 딕테 라면 읽다가 포기했을 것 같아요. 이 책에 딕테 에서 몇 구절 인용되는데 그 짧은 구절도 제가 감당하기 벅차더라고요. 그런데 내용이라기보다는 형식면에서 그랬습니다. 어휴..
 

이처럼 한국을 떠나 서구에서 오랫동안을 전위예술에 종사했던 두 예술가(차학경, 백남준)가 공통적으로 한국에 대한 체험과 기억을 소재로 하여 작품활동을 한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사실은 무엇을 증명하는가?
바로 예술의 원형이 민족적 무의식의 바탕에서 이루어지고, 특수한 개별적 사례가 곧 보편적인 우주법칙을 형성한다는 자명한 진리를드러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 P83

차학경은 미술적으로는 개념미술, 영화적으로는 장치이론, 즉 정신분석학적 이론에 근거하여 관객와 텍스트 주체의 동일시를 해석하는 후기 구조주의 영화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의 미술사적·영화사적 의의보다도 더욱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한국 출신의 예술가라는 점이다. 백남준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예술은 민족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그것이 이산 예술가의 공통적인 특색이기도 하겠지만 그녀에게 있어 현재 거주하는 국가의 경계는 무의미해진다. 그래서 그녀에게 있어 떠남(to leave)은 곧 거주(to live)가 되는 것이다. - P84

고향이 없는 사람에게 글쓰기는 거주(居住)가 된다.
- 테오도르 아도르노 - P86

불어로 ‘받아쓰기‘라는 의미를 가지는 제목인 ‘딕테 DICTEE’가 지시하는 것은, 모국어 이외의 언어를 배우는 강제적인 반복훈련을말한다. "’받아쓰기‘는 말을 하는 행위도 아니고, 쓰는 행위도 아니며, 읽는 행위도 아니다. 받아쓰기의 주체가 있다면 그것은 대리자, 보조자, 종속자일 뿐이다"(민은경, 차학경의 Dictee, Dictation, 받아쓰기) - P90

"원래 지내오던 땅에서 떨어져 다른 곳에서 그곳의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은, 언어의 지배적인 힘으로인해 자신의 무기력함을 체험하게 된다. 이 지배적인 힘을 견디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받아쓰시오‘, ‘해석하시오‘라는 명령어를 듣고 그 언어를 끄집어내는 것이 아닌, 규칙에 맞게 따라하고 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 P90

『시적 언어의 혁명 Revolution in the Poetic Language』에서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는 언어 이전에 존재하는 비언어적인 공백을 말하기 위해 고대의 창조론으로부터 논거를 빌려온다.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화자인 티마이오스가 창조주가 만물을 창조하기 이전에는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가를 의문하며, 그곳에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공백으로서의 ‘장소‘를 일컫기 위해 쓴 개념, ‘코라(ch ra)‘가 그 주인공이다.‘ ‘코라‘는 그 자체로서 선험적 기원을 갖는 이름이 아니라, 이미 언술이 이루어진 이후에 소급적으로 추론될 수만 있는, 서출(庶出, nothos)적인 근원이다. - P140

크리스테바는 플라톤의 서술에 발생한 논리적 균열을 언어학에 적용, 기표의 생성 이전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공백을 논한다. 이 이름 붙여질 수 없는 곳에 붙여진 이름이 ‘기호적 코라(semiotic chra)‘이다. 이는 기의가 점유하기 이전의, 지시되지 않는 개념적인 빈자리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기호가 생성된 이후에야 소급되어 이루어진다. 기호의 생성을 가능케 하는, 언어 이전의 무정형적인 원형이자, 언어의 균열을 함축하는 구멍이 ‘코라’이다. 서현석이 다른 곳에서 밝혔듯, "언어를 넘어서는 공백은 없다. 코라는 언어에 의해 성립된 공백이다. (중략) 상징계의 질서는 코라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부정한다." 크리스테바에 있어서, 코라는 만물의 언어적 근원이며, 여성적 창의성의 원천이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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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1-1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에 크리스테바도 나오고 아도르노도 나오네요?!!!

다락방 2024-01-12 21:42   좋아요 1 | URL
존 버거, 롤랑 바르트, 바슐라르.. 난리입니다. 어려워요 ㅜㅜ
크리스테바 부분은 공포의 권력 읽을 때 도움될 것 같아 옮겨뒀어요.

단발머리 2024-01-1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 책을 어디서 찾으셨나요? @@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이번달 어려운 책들 좀 보내고 나서요ㅠㅠ 이 책도 어려우니까요.

다락방 2024-01-14 12:31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그것도 사서분께 서고에서 꺼내달라고 요청해야 했답니다!! 하하하하하.
그런데 어려웠어요. 어휴..
 
내 가발 어디 갔지? 모두를 위한 그림책 68
마리 미르겐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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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마음을 끄는 건지 모르겠지만, 세 살 아가 조카가 엄청 좋아한다.
한 번 읽어주면 재차 ‘또! 또!‘ 한다. 쇠똥 머리에 쓴 부분에서는 ˝응가야?˝이러고 키득키득 웃는다.
아 진짜 조카야, 너의 평생 책은 고모가 책임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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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0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특히 ‘똥‘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요?

다락방 2024-01-08 14:02   좋아요 1 | URL
처음 읽어줄 때 ‘응가야?‘ 이러면서 어찌나 좋아하던지. 뭘 좋아해도 예뻐요 흙흙 ㅠㅠ

잠자냥 2024-01-08 15:22   좋아요 0 | URL
자매품 방구(방귀 아님 방구라고 해야 좋아함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08 16:45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때 응가 좋아했을까요? (받아들일 수 없음..)

독서괭 2024-01-11 17:19   좋아요 1 | URL
똥, 방귀, 오줌, 코딱지.. 애들 웃음 포인트입니다.

다락방 2024-01-12 08:21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 조카 보고싶네요. ㅎㅎ

잠자냥 2024-01-0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이 아가조카한테 더 사랑받는 팁을 하나 알려줄게요.
어디서 가발을 하나 준비하세요. (영구 가발 같은 것일수록 좋음)
그걸 썼다가 벗었다가 하면서 ˝내 가발 어디갔지!?˝하면 아가는 박수치고 쓰러지면서 고모를 이제 놓지 못하는 아가가 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01-08 16:4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기 가발인줄 알고 머리에 쓰는 것 중에 고양이 있어요. 야옹야옹 고양이. 아 너무 귀엽습니다. 조카도, 야옹이도, 잠자냥 도... (후다닥 도망친다)

은오 2024-01-09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문장이 미쳤습니다!!!!!!!!
평생 책을 책임진다는 고모...........
반해버려.......
😳
왜내가......

잠자냥 2024-01-09 06:58   좋아요 1 | URL
앞으로 이 인간한테 고모라고 불러…

다락방 2024-01-09 07:53   좋아요 1 | URL
인간은 누구나 한명쯤 책을 책임져주는 다른 사람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비록 저는 없었지만.. (글썽)

은오 2024-01-09 19:55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뽀뽀도 안해주시는 고모는 좀..... 아가조카한테는 해주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다락방님/ 자기 자신의 책을 과하게 책임지시는 다락방님이 너무 멋져서 없어도 될 듯합니다!! ㅋㅋㅋㅋ
나도 다락방님처럼 내 책을 책임지며 살아야지....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