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랜드 열다 페미니즘 총서 5
게일 다인스 지음, 신혜빈 옮김 / 열다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 게일 다인스는 포르노 연구를 30년간 해왔고 그에 따른 연구를 비롯 학생들과 상담도 해왔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부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닌데 그 숱한 폭력적 영상들을 보고 또 그 영상에 대한 후기까지 읽으면서 어떻게 건강한 멘탈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한편 게일 다인스는 포르노가 분명 영향을 미치는 성범죄 사실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나 남자들 역시도 포르노의 피해자라는 시선을 버리지 않는다. 포르노라는 거대한 산업에 노출되었고 그 세계를 살고 그러다보니 자극에 무뎌지고 범죄에 영향도 받는. 지금의 포르노는 기성세대가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포르노와는 그 내용이라든가(없지만) 영상이 더 폭력적이지만 그러니 그걸 보는 남자들이 어떻게 되겠느냐, 그런데 그건 누가 만들었냐 이 사회가 만들었다, 이익을 보기 위한 포르노 산업은 거대한 손길을 여기저기 뻗치고 있다고 밝히는 거다. 그렇게나 폭력적인 영상과 여성을 물화시키는 후기까지 접하면서도 진짜 문제가 뭔지 보려고 하고 그래서 해결하고 싶어하는 데에서는 정말이지 그 정신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일 다인스, 아주 강한 사람이구나 하는. 


일전에도 언급한 적 있지만 포르노에 대해서는 페미니스트들 조차 의견이 갈린다. 표현의 자유로 허락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그것이 여성들에게도 성적 자유를 가져다준다는 거다. 우에노 치즈코도 자신의 책을 통해 포르노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단,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는, 바로 그 지점에서 포르노 자체가 허락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는 전제는 그렇다면 그 아동은 몇 살부터 몇 살까지를 말하는 걸까? 18세는 안되지만 19세는 되는 걸까? 그 둘은 한 살 차이인데? 30세지만 아동처럼 차려입고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아동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포즈로 찍는 영상은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아동을 출연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가?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는 것의 명확한 선을 어떻게 정할 것이며 그 선의 바로 옆에 있는 선은 그렇다면 아주 작은 차이로 되는 것으로 넘어가버린다면, 결국 그 경계는 불분명해지지 않을까. 게일 다인스가 밝히는 이 거대한 포르노 산업에서도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는 것은 모두에게 공통적 전제다. 하다 못해 허슬러 잡지를 만든 래리 플린트 조차도 아동 포르노는 안된다는 편에 서있단 말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동을 성적대상화 시켜버린 엔번방 이고, 아동을 성애화 시킨 성인용 옷이며, 성인을 아동처럼 꾸민 옷차림들이다. 



이 책의 결말에 가까워지면 아주 중요한 단어가 나온다. 스펙트럼. 



이같이 성인 포르노에서 아동 포르노로 넘어가는 현상은 기존의 통념과 정면으로 위배된다. 사람들은 흔히 아동을 보고 성적으로 흥분하는 남자들이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과 행동을 보이며, 다른 남자들과는 별개의 집단을 형성하는 소아성도착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다이애나 러셀Diana Russell과 내털리 J. 퍼셀Natalie J. Purcell 의 철저한 실증적 문헌 분석 결과, 소아성도착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집단 모델이 두 가지(소아성도착자와 비소아성도착자)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그보다는 스펙트럼의 형태로 존재한다. 일부 남자는 확실히 한 쪽 극단에 위치하지만, 다른 이들은 다양한 지점에 분포되어 있다. 게다가 이 스펙트럼상에서 남자의 위치는 바뀔 수 있는 데, 특정 시점에 그의 삶의 경험이 어떻게 조합을 이루는지에 따라 이동한다. 러셀과 퍼셀에 따르면, 과거에는 연구자들이 특수한 삶의 경험, 예를 들면 배우자의 상실, 약물 남용, 실직 등을 관련 요인으로 꼽았다면, 최근 연구는 지속적 포르노 이용이 스펙트럼상의 이동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p.313~314



소아성도착 포르노를 보고 소아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모두 소아성도착 증상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었다. 나는 살면서 소아대상 포르노면 볼거야, 나는 그게 취향이야, 그거 보고 아동 대상 성범죄를 저질러야지, 나는 그렇게 태어났어, 가 아니란 말이다. 아동 포르노를 보는 사람들중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야 그건 아니지'를 생각했던 남자들이라는 거다. 주류  포르노를 보다가 자극에 무뎌지니 곤조 포르노로 옮겨가면서, 처음에는 곤조 포르노의 폭력적인 영상(학대 및 구토)을 보고 뭐야, 이런 걸 왜 봐, 했던 남자들이 결국 곤조 포르노를 보고 흥분했다는 후기를 남기고, 그 자극에도 무뎌지다 보면 '야 아무리 포르노를 좋아해도 아동 포르노는 인간이라고 할 수 없지!' 라고 했던 남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포르노를 소비하고 만드는 남자들이 되는거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분명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그리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가 나타난다. 게일 다인스도 조심스레 말하고 있지만, '모든 포르노 이용자가 반드시 성범죄자가 된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성범죄자와 대화를 해보면 그들이 성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포르노가 있었음이 밝혀지는 거다. 포르노를 보고 흥분을 하고 포르노를 보면서 강간에 더 힘을 싣는 거다. 나는 그런 포르노 유저들과 달라, 나는 도덕적이며 경계를 분명히 해, 라고 자신하는 남자들이라 하더라도 러셀과 퍼셀이 말하는 바로 그 스펙트럼 내에 있는 남자들이다. '절대 그러지 않을거야'라는 양극단의 끝쪽에 있는게 아니라, 그러지 않는 남자와 성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를 끝에 두고 그 사이에 스펙트럼처럼 분포해있는 그 어느 한 지점, 포르노를 보는 당신은 지금 바로 거기에 있다. 그 스펙트럼 내에서 당신은 자칫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명 '이건 아니지'라고 생각했다가, 감옥에 가는 범죄자가 된다. 



나는 그간 이성애 연애를 해오면서 내 연애 상대들이 그 모두가 포르노를 봤다는 것을 확신한다. 나에게 '포르노를 봤다'고 말해서가 아니라, 내게 했던 말과 행동들 그리고 어떤 요구들은, 내가 그 때 말하지 않았어도 '이 새끼 포르노 보는구나'를 생각하게 했다. 그 당시 생각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들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다가 여러차례 떠오르면서 '그 새끼도 포르노 본거였네'라는 생각을 했고. 그랬더니 어떤 결론이 내려졌냐면, 내가 만났던 모든 남자들이 포르노를 본거였다. 섹스를 잘했던 놈이나 못했던 놈, 근육이 있거나 살만 피둥피둥하게 있던 놈, 그 모두가 포르노를 보았고 가끔 나와 혹은 나에게 그 영상들 중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어했다. 그중에는 '이래도 되는걸까'를 순간 생각하게 할만한 요구들이 있었고, 지금은 나에게 가장 끔찍하게 생각되는 어떤 놈에 대해서는 일부 멘탈이 찢어져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확실한 건 그들 모두가, 백프로가 보았다는 거였고, 나는 그런 포르노를 본 적 없었으나, 그들과 함께 포르노 세상에 살고 있었다는 거다. 물론, 


연애하지 않아도 살고 있고. 



'데릭 젠슨'은 자신의 책 《문명과 혐오》에서 자신이 포르노를 잠깐 보고난 후 여자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얘기했더랬다. 알지도 못하는 여자의 음모 색깔에 대해 상상하는 자신이 싫어서 어서 빨리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고백을 했더랬는데, 그 자각이 과연 포르노를 보는 남자들 중에 몇 프로에게나 찾아들까. 이 책에서도 숱하게 언급되지만 남자들이 자신이 끔찍하게 생각했던 성학대 포르노나 아동 포르노를 보면서 '이걸 보는 내가 싫다'고 생각하다가,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안봐' 했다가 결국에 또 보고야 마는 사람이 되어가는데, 그렇게나 인간은 약하고 약한 존재인데, 도대체 그 지독한 포르노를 보면서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얼마만큼이나 타당한 것일까. 그동안 읽어온 책에서 포르노 편에 드는 사람들은 반포르노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성엄숙주의자 나 성보수주의자라고, 성적 자유를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욕을 한다. 나는 그런 주장들에 '나는 성엄숙주의자가 아니야'라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를 부르는 걸로 내가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깨달은 게 있다면, 나를 정의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를 혐오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라.

나를 성엄숙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라.

나를 고루한 사람, 고지식한 사람, 꽉 막힌 사람, 성적 자유에 반대하는 사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부르면 된다. 그건 내게 아무런 영향도 없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나만큼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는 내가 아는 내가 옳으며, 나는 내 편이 될 것이다. 나는 내가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보면서 갈것이다. 포르노가 표현의 자유이고 그걸 보는 것은 성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야말로 성적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게 옳다고 믿는다면, 그러면 계속 포르노 보고 살면 된다. 포르노 보는 자신 자랑스러워하면서, 그런 자신을 사랑하면서, 포르노 보고 행복해하면서, 포르노 보고 정액 싸대면서, 그러면서 살면 된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내가 옳다고 믿는 바대로 행할 것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스펙트럼 내에 존재할텐데, 포르노를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을 양끝으로 놓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이에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면, 나는 어쨌든 그 스펙트럼에서 반대하는 사람들 쪽으로 사람을 더 끌어오기 위해서 책을 읽을 것이고 글을 쓸것이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을 위해서 그렇게 할것이다. 지금의 나는 힘이 세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사회적 지위도 제대로 얻지 못한 여성들이 강간 문화속에 살고 있는 거 너무 싫어서, 그게 왜 안되는건지 계속 말하고 쓸것이다. 다소 속도가 느려도, 결국은 그렇게 되지 못할지라도, 포르노 멸망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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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 여기에서 생각하기
    from 뒤죽박죽 뒹굴뒹굴 2022-10-25 11:53 
    정리한 책 중에 포르노에 도전한다,(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3926)라는 책이 있다. 스무살 무렵에 구해 읽은 책은 묘한 동감과 또 다른 생경함이 있었다. 자유를 누리려는 사회에 진입한 여자인 내가 가지는 불만들-뭘 그렇게 다 하지 말래!!!짧은 옷도 입지 말고, 담배도 피우지 말고, 남자들이랑 놀지도 말고-과 충돌하고 무언가 삐걱거리는 기분을 느꼈다. 책 속의 어조의 강경함에, 그
 
 
등롱 2022-10-25 0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리뷰예요, 다락방님!
포르노랜드 일찍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가 힘겨워서 쉬고 있었지 뭔가요. 그런데 이걸 쓰고 연구까지 한 저자는 정말 대단하다고 동감합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보이는 단호한 결의에 박수를 치고 싶네요 ㅠㅠ

데릭 젠슨의 책이 궁금해져서 장바구니에 담으러 갑니다.

다락방 2022-10-25 09:34   좋아요 3 | URL
데릭 젠슨의 책은 무척 좋아요, 등롱 님. 쉬이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게 많은 좋은 책입니다. 좀 두껍지만 천천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두고두고 이렇게 데릭 젠슨의 책을 언급하게 되네요. 후훗.

포르노 연구를 하기 위해 영상도 보고 후기까지 찾아보면서 인류애를 잃지 않고 오히려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갈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저자가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멘탈 단단히 붙들어매고 씩씩하게 옳다고 믿는 쪽을 보면서 가야겠다고 새삼 다짐합니다.

미미 2022-10-25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영상을 추구하는 포르노사업이 아동을 연상하게 하는 복장을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아동‘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 전반이 그런 부분을 외면하기 때문에 수많은
아동유괴,성폭력 사건이 가능하지 않나(범죄자들 상당수가 포르노를 봤을것 같은 의혹)싶구요.
다락방님 재독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에게도 힘든 읽기였지만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읽기였다고 믿습니다.

다락방 2022-10-25 09:36   좋아요 2 | URL
분명 남자들도 처음에는 학대 영상 보면서 이건 좀 아니다 생각했잖아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 영상에 대해 끝내준다고 후기를 달게 되고.. 자극에 무뎌져서 더 큰 자극을 찾게 되는 건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성향은 아닐거예요. 누구든 보게 된다면 그렇게 되겠죠. 결국 포르노 시장이 더 학대적이 되고 지금처럼 산업이 커지게 된것도 그런 영향일테고요. 더, 더,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욕망이요. 물론 그 욕망에 부응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하는걸 하지 않아야 하지만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돈을 좇다 보니 .. 하아- 포르노를 보는 자들의 멘탈은 찢어지고 포르노를 만드는 자들의 통장은 두둑해지고... 너무 싫어요 미미님 ㅠㅠ

책읽는나무 2022-10-25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곳도 ‘좋아요‘ 백 개를 누르는 곳이 따로 없군요??
예전에 다락방님의 포르노 안돼!!!! 내용의 글을 읽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이었는데, 포르노를 왜 봐?? 보면 안되지!! 그냥 막연하게 생각만 했었어요.
헌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아니!!! 포르노를 보는 사람들은 자신도 가학적인 학대를 즐기는 똑같은 부류라는 걸 모르고 보는 것인가?‘
생각이 있는 것인가? 분노의 포르노 금지 🚫 그래서 시선 자체가 바뀌게 되었네요.
그 내막을 자세히 알고 나니 정말, 더욱, 이것은 안될 일이다!!! 정확한 인식이 자리잡힌 계기가 되었습니다.
읽는 동안 멘탈을 바로 잡기가 힘들었는데 다락방님과 얄라님 말씀처럼 이 책을 쓰기 위하여 연구한 작가와 그리고 번역가 모두가 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속이 속이 아니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ㅜㅜ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다락방님의 리뷰는 늘 좋지만,
오늘은 각성도 되고, 더 좋네요^^

다락방 2022-10-25 09:39   좋아요 2 | URL
누군가가 학대당하는 영상을 보고 흥분할 수 있다니, 그 뇌는 얼마나 찢어진걸까요.
인간이란 무릇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면 공감하는거 아니었나요. 그런데 포르노 산업은 여성을 물화시키고, ‘이 여자는 이런 대우가 마땅한 사람이야‘를 주입하면서 강간 문화가 형성되고, 결국 이 시대를 사는 남자들은 여자를 성적대상화 시키는게 체화되어 있죠.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무 싫고 끔찍해요. 정말이지 그 영상을 보고 누군가 눈물 흘리며 괴로워하는 게 싫어서 ‘이런 영상을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자각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수두룩하다는게, 결국 더 큰 학대로 흘러 들어간다는게 저는 징그러워요, 책나무 님. 그런 와중에 작가처럼 멘탈을 단단히 붙잡고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힘이 됩니다. 저는 그런 힘이 되는 쪽에 서고 싶어요.

책나무 님, 우리는 옳다고 믿는 방향을 보고 또 행동하는 사람이 됩시다!!

거리의화가 2022-10-25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펙트럼이라는 단어 다시 되새기고 갑니다. 읽으면서도 생각했지만 과연 분명한 경계가 존재할까요? 말씀처럼 그렇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아동 포르노를 포는 이들이 모두 소아 성애자가 되고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중 그쪽으로 가는 이들이 분명 있으니까요. 시작은 재미? 단순하게 주변 이들이 대부분 보니까 가볍게 시작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요즘 포르노는 결코 가볍지 않고 사람을 자극시키는데 주목적이 있으므로 빠져들겠죠. 이후로는 점점 더 윗 단계를 찾게 될테구요.
저도 스쳐간 남자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남자가 포르노를 당연히 볼거라 생각해요. 어휴. 마음이 갑갑합니다ㅜㅜ
한 번 읽는것도 무척 힘들었는데 재독이셔서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완독 고생하셨습니다.

다락방 2022-10-25 09:43   좋아요 2 | URL
저는 한 번 읽었으므로 담담히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와 재독도 너무 힘들어서 깜짝 놀랐어요. 이거 .. 활자로 봐도 이렇게 힘든데, 남자들은 어떻게 심지어 영상으로 수차례 볼 수 있을까? 어쩌면 그건 영상속에서 ‘당하는 쪽‘에 이입하기보다 ‘가하는 쪽‘에 이입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이 책에서도 예로 들어지지만, 만약 백인 남성이 흑인 남성을 그렇게 구토가 나올 정도로 학대한다면 어떨까요?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그렇게 성기가 찢어지고 피가 날 정도로 학대하는 영상이라면, 남자들이 그렇게 중독되어서 볼까요? 결국 나보다 약한 자를 학대하는 쪽에 이입하기 때문에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영상 속에서 학대 당하는 쪽에 이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영상이 그저 성적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결코 생각할 수가 없어요. 결국 영상 속의 저 학대가 실생활의 여성들에게 고스란히 올 걸 생각하면, 저는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영상 보고 그걸 실제에서 하려는 남자가 극히 일부라고 해도, 우리가 만나는 남성이 그 일부일지 아닐지 어떻게 아나요?

포르노 산업을 망하게 하는 방법을 찾고 싶네요. 포르노에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ㅠㅠ

공쟝쟝 2022-10-25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속 시원히 터지는 글 잘 읽었어요! 저는 중독 문제 관심 많아서 중독이랑 연결해서 읽고 페이퍼 남기려고 하는 중인데 … 모든 것은 중독이 될 수 있고 중독은 한번 망치기 시작하면 돌이켜지지 않아 뇌에 치명적이며 특히 청소년 뇌에 치명적이라는 거에요. 포르노에 찌든뇌는 혼자 힘으로 해결 하기 힘들어요 ㅠㅠㅠ
책 카피처럼 그남들은 포르노로 학습하고 엔번방을 만들었고 아주 뇌가 어떻게 썩어서 여자들은 어떻게 대하는지 이젠 경험적으로 똑똑히 알아요. 인간을 자기 기준에서 생각하지 말고 어떤 기준은 사회가 더 나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과감히 버리고 뜯어고쳐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런 목소리도 내야 하고요. 이번달도 고생 많으셨씁니다!

다락방 2022-10-25 10:46   좋아요 2 | URL
포르노에 찌든 뇌가 어떻게 혼자 힘으로 해결되겠어요. 포르노에 찌든 뇌는 그야말로 멍청함과 게으름이 가득한 뇌이고 그것은 결국 악을 불러오겠지요. 더 큰 자극을 주는 영상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것, 그리고 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으로요. 영화 <돈 존>보면 포르노에 찌든 남자 나오는데 이 책에서 언급하는 바로 그런 전형적인 남자예요. 결국 여자친구와 섹스도 제대로 못하고 포르노를 봐야만 섹스하는 남자가 되지요. 그런 남자가 그것은 제대로 된 섹스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여자를 만나면서 달라지게 돼요. 저는 이것은 좀 지나치게 긍정적인게 아닌가 하는데 어쨌든 남자가 여자와 나누는 교감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그걸 좋아하게 됩니다. 감독도 조셉 고든 래빗 주연도 조셉 고든 래빗. 우리 조 토끼..

이 포르노 세계를 부숴버리고 싶은데 정말 너무 거대한 산업이라서(책 읽다 보면 아마존도 언급됩니다..) 도대체 개인인 내가 어떻게 부술수 있단 말인가 싶거든요. 어쟀든 이런 책을 써주는 사람이 잇으니 저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려야겠죠. 사실 저는 제일 좋은 방법은 여자들이 비혼,비연애,비섹스에다가 모두 탈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게 일단 가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노출 심한 옷 입고서 이건 내 자유야~ 해봤자 남자들은 그런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보지 ‘아 자유로운 영혼이다‘ 보지 않을테고요, 결국 우리 여자들이 남자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섹시하고자 하는 그 욕망 자체를 내던져야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래디컬 화이팅임요!!

라파엘 2022-10-25 1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교육의 영역에서, 학습이 목적이고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성적인데, 학습이 아니라 성적이 목적이 되면서 교육 자체가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성의 영역에서도, 사랑이 목적이고 사랑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쾌락인데, 사랑이 아니라 쾌락이 목적이 되면서 성의 영역 자체가 엉망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해요. 즉, 단순히 포르노 산업을 제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효과만을 추구하도록 하는 현대 사회의 주류 이념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2-10-25 10:41   좋아요 3 | URL
라파엘 님의 댓글을 읽으니 어제 친구가 보내줘서 보게된 영상이 생각나네요. ‘지나영‘ 교수의 내적동기와 외적동기에 대한 영상이었거든요. 공부를 하는 것이 나의 내적동기가 작용해야 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 교육은 외적동기만으로 움직인다는 거죠. 성적 오르면 뭘 해줄게, 대기업에 가면 고액연봉이 와. 이런 식이면 그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이 외적동기 뿐인건데 인간 누구에게나 내적 동기-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였어요. 이 가족내에서 그리고 이 조직에서 나는 조금이나마 내 역할-기여를 하고 싶다는 게 작용해야 하고 결국 인간의 행동은 그것으로 발단되어야 하는것인데 계속해서 외적동기로 푸시하면 내적 동기는 사라지게 된다는 거죠. 결국 그것은 성인이 되었을 때 외적동기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만들고요. 제가 친구를 만나 젊은 친구들이 입사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가성비로만 일을 하는 것 같다는 말을 했거든요.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르친 일만 딱 하는 것이 전부인 것에 대해서요. 그러다보니 친구가 외적동기 내적동기 영상을 보내주더라고요. 라파엘 님의 댓글에서 학습이 목적이 되는 것은 내적동기가 작용해야 하는 부분인데 성적을 목적으로 만들어버리면 외적동기로 움직이게 되는거잖아요.

쾌락도 마찬가지죠. 내가 너랑 사랑하면서 따라오는 게 쾌락이고 그것은 내적동기죠, 그 내적 동기를 기여라고 봤을 때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감정, 너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쾌락을 주고받고 싶다는 것은 나의 내적동기의 움직임인데, 쾌락이 목적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외적동기가 될테고요. 교육에서부터 성적인 쾌락까지 전부 외적동기로만 흘러가고 있네요, 세상이.

라파엘 님, 댓글 참 좋아요. 그리고 고마워요!

라파엘 2022-10-25 10:58   좋아요 1 | URL
제가 경제적 영역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직업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다락방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게 정말 맞아요. 그것을 철학에서는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이라고 표현하고, 심리학에서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라고 표현합니다. 다락방님, 좋은 글 항상 감사해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 ^^

다락방 2022-10-25 12:38   좋아요 3 | URL
아! 내적 동기 외적 동기가 심리학 용어였군요! 저는 그런 줄은 몰랐고 지나영 교수가 자신의 철학을 말하는데 나오는 용어라고 생각했어요. 오, 이렇게 알고 갑니다.

그런데 저는 왜이렇게 라파엘 님이 예쁠까요?

이만 총총.

건수하 2022-10-25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것도 힘들었지만, 어떤 글을 써야할지 어려워서 계속 글을 미루고 있어요.
이 책이 아무에게나 권하기에는 부담이 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데..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요.
보통 그럴 땐 다시 읽어보기도 하는데 다시 읽기에는 좀 지쳤구요.

성학대 포르노나 아동 포르노를 보면서 ‘이걸 보는 내가 싫다‘고 생각하다가,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안봐‘ 했다가 결국에 또 보고야 마는 사람이 되어가는데, 그렇게나 인간은 약하고 약한 존재인데

에서 포르노를 로맨스로 바꾸면 얼마 전의 제가 되어서.. (그렇게까지 싫어할 일인가 싶으면서도)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에 동의해요. 그래서 자본주의를 마구 미워하다가.. 자본주의가 아니라 무엇이라도 언제나 거대한 악이 존재하겠지 하며 다른 생각을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다락방님 글은 언제나 참 좋아요. 제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이유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사회적 지위도 제대로 얻지 못한 여성들이 강간 문화속에 살고 있는 거 너무 싫어서‘ 가 하나의 긍정적인 원동력이 된답니다.

공쟝쟝 2022-10-25 11:0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수하님 로맨스 끊으면 포르노 못 끊어낸 남성들 더 잘 팰 수 있다 ㅋㅋㅋ (어이, 쟝쟝 그거 아니야 ㅋㅋㅋㅋㅋ) 저는 무럭무럭 자라서 저의 원한과 복수심을 내려놓고 수하님 말마따나 긍정적 원동력 찾는 일에 매진할래요~💕 수하님 고생 많았어요!

다락방 2022-10-25 11:15   좋아요 4 | URL
이 책이 다시 읽기에는 지치는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년 후에 재독하는 저도 재독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재독을 하니까 처음보다 더 잘 읽히기도 하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잘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이 책 재독하고 이 리뷰를 쓰면서 ‘사실 모든 책은 재독해야 하는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저는 로맨스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포르노가 남성의 성문화를 대표하는 것처럼 로맨스가 여성의 성문화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가장 큰 이유가 거기에는 상대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인물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마음과 그리고 그 과정의 애씀이 성인 여성과 남성 사이에 애정으로 표현된거긴 하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느껴야 할 성적인 쾌락이 로맨스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 로맨스를 보는 자신에 대해서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인간의 모순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저는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사실은 포르노를 보는 남자들이야말로 로맨스를 봐야 하는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네가 원하는 궁극적인 쾌락은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사랑을 나누면서 발생될 때 극대화된다,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시간과 노력은 설사 상대로부터 보상받지 못한다 해도 내 자신에게 축적된다, 이런 메세지를 충분히 받아내야 할것 같고요. 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영화 보면 그 유명한 대사 나오잖아요.

˝당신은 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저는 로맨스가 가져오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로맨스가 추구하는 것도 이것이고요. 그러나 포르노는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게 하는게 아니라 상대를 침략할 생각을 하게 만들죠. 결국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이 행복한 끝이다, 라는 결말은 옳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런 환상을 주입시키는 것도 좋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로맨스를 좋아하는 자신에 대해서 본인을 미워하진 않아도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로맨스를 보지 않아야 포르노 유저를 팰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저는 이미 이 나이가 되었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위치에 있고 .. 무서운 게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이런 저도 어린 시절을 거쳐 대학생 그리고 사회 초년생일 때 아주 많은 것들을 참아야 했고 견뎌야 했어요. 또 웃어 넘겨야 했고요. 그런 세상을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살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저에게도 그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랍니다, 수하 님.

건수하 2022-10-25 13:3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댓글에 제 마음이 조금 약간 편해졌어요. 저도 ‘마음에 관한‘ 것이라서 로맨스를 좋아해요. 그렇지만 로맨스에서는 여성들이 수동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여성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생각에 불편할 때가 있어요.

제가 오늘 <노생거 사원>을 다 읽었는데 이 구절에 마음이 좀 걸렸다가.. 다락방님 댓글을 보니 이 구절이 다시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사실 그의 애정이 고마운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오로지 그를 향한 캐서린의 각별한 애정에 설득당해서 그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로맨스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며, 여주인공의 품위가 끔찍하게 손상된다는 점은 나도 인정하는 바이다. 만약 이게 평범한 삶에서도 새로운 일이라면, 터무니없는 상상을 펼친 책임은 전적으로 작가인 나의 몫이 될 것이다.

연애 관계에 있어 왜 사람들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만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을까요. 나를 좋아해주는 감사한 사람인데. 사실 사람들이 진짜 그런 건지는 모르겠고 드라마나 영화나 그런 곳에서 더 부추기는 느낌이 있어요. 포르노에서도 비슷한 것 같아요. 마음대로 되는 사람은 쉽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다락방 2022-10-25 14:12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수하 님. 제가 고등학교 시절 한참 읽었던 할리퀸 로맨스에서는 남자는 성경험이 풍부하고 여자는 죄다 처녀였어요. 한 번도 섹스해보지 않은, 그건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남자는 우위에 있었죠. 그런 남자 앞에서 수동적인 여성인 것도 그러했고요. 멋진 남자는 구릿빛 피부의 단단한 근육을 가진 부자 남자.. 라고 생각했는데 로맨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판타지였죠. 그런 남자는 없. 다.

시간이 흐르면서 로맨스에서도 여성들이 자기 입장과 권리를 알고 당당하게 주장하기도 하면서 더 나아지고 있지만(정말 많이 나아졌어요), 그래도 제게는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남자의 사랑을 원하고 남자가 사랑해주는 것만이 행복한것처럼 그려지는 건 정말 별로죠. 그런 점에서 이성애 로맨스는 세뇌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로맨스에서 발생하는 오해, 이해, 공감, 서운함 같은 것들을 좀 지금의 남자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감정이 있고 당연하게도 여자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사람이고, 그러므로 우리가 나누어야 할 것은 교감이지 쾌락만이 목적이어서는 안된다!! 하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만만하게 여긴다는 건 유구한 전통이랄까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잡은 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다, 라고요. 아 너무 구역질 나는 말 아닙니까.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그리고 나와 다정하게 지내는 사람에게 더 잘하려고 애쓰고 노력해야죠. 그렇게 관계를 유지해야죠. 저는 어느 한 쪽만 다정한 관계가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그런 걸 그렇게 오래 견딜 순 없는 것 같거든요. 포르노는 그런 모든 감정, 애씀을 모두 배제하고 다만 학대 당하는 성적 대상이 있을 뿐이죠. 어느 순간 그것이 잘못인줄도 모르는채로 무감각해진 그걸 보는 남성들과. 교감을 바라는 여성들은 포르노에 중독된 남자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휴..

단발머리 2022-10-25 12: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재독이었는데 새롭게(?) 발견한게 아동 성도착자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그 때도 놀랐을텐데 그 때는 워낙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이어서요. 이번에는 확 다가오더라구요. 더 큰 자극을 원하는건 인간의 본성이고 멈출 수 없는 것이라면, 그럼 어떤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요. 포르노 관련 여성주의내의 다툼에서 결국 포르노 지지 쪽이 승리했잖아요. 성과 관련된 자기 결정권을 강조하는 쪽이 ‘자유‘라는 기치 아래, 성을 향유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강조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성을 누리는 것을 넘어서, 성관계하는 사람 간의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유해하다‘는 기준을 우리가 어디쯤에 두어야 하나, 폭력의 하한선을 어디까지 둘 수 있는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이야기 나누는 동안 성착취물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유포되고 하니까요. 돈의 미친 질주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어디에 있을지.... 그게 참 어렵습니다. 우리 다 망했어,라는 친구의 말도 메아리쳐 들려오고요.

읽기 힘든 책을 두 번이나 읽고 이런 페이퍼까지 쓰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댓글들까지 모두 배울게 많아서 한줄한줄 천천히 읽었습니다.
포르노 없는 세상을 위해서 우리 같이 힘내보자고요.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행복하고 진지한 인간간의 사귐에 대해서도 우리 더 많이 이야기하고요.

다락방 2022-10-25 13:56   좋아요 3 | URL
성엄숙주의도 성자유주의도 결국 여성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던것 같아요. 엄숙주의라고 한다면 함부로 남자들하고 섹스하고 다니지 마라, 순결을 지켜라가 될테고 자유주의라고 한다면 섹스를 거절하는 것에 대해 너 왜 그렇게 꽉 막혔어 너 설마 혼전순결이야? 하며 자유롭게 섹스하는 방향으로 억압하고요. 그 자유는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자유일까. 가장 중요한 건 여성들 스스로가 주체적이 되는 것, 남성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기를 욕망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지금과 같은 포르노 월드, 강간문화의 월드에서는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겠죠.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 남자의 관점을 내재화 해 바로 그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분해하고 타자화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 큰 세상, 자본주의 세상에서 그리고 포르노 월드에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이 엄청난 포르노 산업과 싸울 수 있겠습니까. 게일 다인스도 책에서 그러잖아요. 개인적으로 맞서는 것 말고는 사실 자기도 방법을 모르겠다고요. 저는 제가 혼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해도 포르노 산업을 멸망시킬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한다면 엔번방은 계속 만들어지고 디지털성폭력 피해자 역시 끊이지 않겠죠. 저도 어느 한 순간 인류가 모두 죽고 사라져야만 이 비극이 끝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저는 살아 있고 그리고 저보다 젊은 여성들이 살아 있으니, 그렇다면 좀 더 안전하게 살게 하고 싶어요. 게일 다인스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저는 그렇다면 이런 책을 소개하고 제 생각을 쓰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전달하면서 현실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에만 하더라도 이 책을 함께 읽었더니 그동안 막연하게 포르노를 생각했던 분들이 포르노의 잔인한 현실을 알게 되셨잖아요. 모르는 것보다 아는게 낫고 안다면 또 어떤 부분은 행동으로 이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으면서 서로 사랑하고 진지하고 또 쾌락까지 가져오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또 믿고 있습니다. 힘내서 나아갑시다, 단발머리 님!

독서괭 2022-10-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재독하고 이런 멋진 리뷰도 써주시고,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저도 스펙트럼이라는 말이, 특히 아동포르노에 있어 그렇다는 말이 충격적이었어요. 여기까지는 되고 저기부터는 안 된다는 말이 얼마나 경계해야 하는 것인지 깨달았어요. 전반부의 노골적인 묘사를 보는 괴로움을 넘고 나니 중,후반부는 저자가 글을 설득력 있게 잘 썼다는 것에 집중하게 되네요. 남성들도 포르노산업의 피해자로서 진술하는 내용도 인상 깊었어요. 저자의 노력이 널리널리 영향을 미치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22-10-27 15:40   좋아요 1 | URL
우리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윤리의 선이 자칫하면 부서지거나 지워지기 쉬운 것 같아요.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기 마련이니, 이정도까지는 그래 이만큼은.. 하고 풀어놓는 건 순간일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 자각이 들어 와 이건 아니지, 했다면 다시는 그 길로 가지 않는게 맞지요. 모두가 그렇지 않은거야 너무 당연하지만 그러나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약한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아요. 포르노를 보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게 자연스러워지고, 그건 결국 여성과의 관계맺기에 애를 쓰지 않는걸 뜻하는 것 같아요. 애를 쓰지 않음, 애 쓸 필요가 없다는 것, 여성의 성은 그저 내가 갖고 싶다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고의 멈춤을 어떻게든 열리게 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건 어떤 식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답답하고 갈 길도 멀고, 게다가 그렇게 생각이 멈춘 상태로 살아가라고 포르노 산업이 거대한 힘을 쏟아붓네요.

답답한 읽기 였지만 정말 잘한 읽기였어요. 독서괭 님,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방향을 보고 갑시다!!
 
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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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이 암벽 등반을 하는 남자라는 걸 내가 알았다면, 그래서 등반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는 걸 내가 진작 알았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등반하는 이야기가 뭐 재미있을 일이람? 지루하기 짝이 없을거라고, 나는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배경의 이야기가 재미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나 숱하게 소설을 읽어왔으면서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거다. 책장을 넘기다가 비로소 어라, 이 남자 등반하는 거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 등반에 대한 얘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놀랐다. 등반이, 흥미로워? 감히 내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책을 읽다가 스포츠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수영이나 마라톤을 하는 등장인물들은 얼마나 많이 나오던가. 그런 운동들은 그러나 내게 '그들이 하는 운동'이었다.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 아, 그런데 제임스 설터가 그려낸 암벽 등반이 자꾸만 내것이 된다. 그래서 몹시 힘들다. 그 발디딜 곳 조차 찾기 힘든 절벽을 오른다는 것이, 이미 오른 이상 때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것이,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위를 한없이 바라보다 저 방향으로 가고 저기에 손을 뻗고를 생각한다는 것이 자꾸만 내 일처럼 느껴질줄을 몰랐다. 높고도 높은 곳, 몇십 미터를 오르고 또 올라도 오를 곳이 더 많이 남아있는 절벽을 오르는 일, 함께 등반하는 동료를 신경쓰는 일, 이 모든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낙석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동료를 두고 갈 수 없고 자꾸만 오르게 해야 하는 일은, 그 상황에서 얼마나 절망적이며 또 얼마나 필사적이었을까. 피를 흘리면서도 오를 수밖에 없을 때, 쉴 곳 조차도 그 암벽의 한가운데일 때, 그 때의 마음은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내가 혹은 상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애써 감춰가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한 발 또 한 발 내딛는 것을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 오죽 힘들었으면 나는 읽다 말고 분식집에 들어가 라볶이를 주문했다. (응?)


그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그래서 며칠을 기다리고 살피며 드디어 그 때가 되었고, 그렇게 올랐는데, 그런데 그곳에서 부상을 당해 나는 이제 틀린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하는 당사자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런 동행을 바라보는 마음은. 죽음이 올 것 같아, 를 알면서 할 수 있다고 자꾸 되뇌어야 하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이 암벽등반을 하고 싶다고 하면 말릴 것이고, 나 역시도 시도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겠지만-세상에, 낙석이라니!- 그런데 한 번 해봤던 사람이 또 하고자 하고 한 번 했던 사람이 더 높은 곳에 오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생생한거다. 그게 뭔지 알겠는거다. 내 팔과 다리 그리고 코어에 집중하는 일, 온전히 내 육체에 집중하는 시간이 암벽등반하는 동안 찾아들 것이었다. 땀범벅이 되는 육체와 이제 더이상 힘을 낼 수 없을 것 같은 내 육체가, 그러나 정상에 이른 순간 그 기쁨을 만끽할 것이었고, 하산한 후 열여덟시간을 내리 자는 것은 세상 그 어떤 잠보다 달콤할 것이었다. 아, 하지 말아야지, 내 육체의 온 힘을 만끽하고 그 피로를 덜어내는 이 일이, 암벽을 등반하는 그 며칠-세상에,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다!-이 얼마나 고되고 그래서 짜릿할지 상상이 되어서, 나는 시도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만약 그걸 시도한다면, 나는 아마 한번만 더, 한번만 더를 외칠 것 같은거다. 오르는 중간에 아직도 내가 오를 곳이 저렇게나 많이 남아있다는 것에 지치고 때로는 발을 헛디뎌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죽음에 가까워져 두려워도, 그러나 기어코 다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그리고 깊은 잠을 자고 나면, 그 충만함으로 몇 개월을 살다가 다시 또, 나는 오르고 싶어질 것 같은거다. 또 오르고 또 오르고 싶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아예 시도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맙소사, 암벽 등반에 이토록 몰입하는 나라니.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게 단순히 등장인물의 암벽등반에 이입해서 이뤄지는 간접경험이 아니라, 자꾸만 내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거다. 현실의 나는 구름사다리도 못건너는데!! 



주인공 랜드는 이십대 중반의 청년이다. 그에게 암벽등반은 그의 살아있음, 그의 삶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는 정착하지 못하는 남자이고 등반하는 남자이다. 몽블랑 근처로가 친구와 함께 높은 산을 등반하고, 그 과정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친구를 격려하고 내려와서는 또 등반하고 또 등반한다. 동행을 찾지 않고 혼자 등반하기도 하고 친구의 다른 등반 소식에 자신을 부르지 않은것에 상처받기도 한다. 어느 날은 날이 좋아지길 기대하며 등반할 때를 노리다가, 암벽 한가운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그들을 구출하러 가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구출하기까지 한다. 그는 그 순간 영웅이 되고 프랑스의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찾아든다. 너는 정말 산을 사랑하는구나, 라는 누군가의 말에 그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p.195) 라고 대답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적확한 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사랑하는 건 산이 아니라 삶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해내는 자신의 삶, 오르는 과정을 기어코 겪어내고 그리고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다시 또 오른 곳을 찾고 그걸 해내고 또 찾아내고, 이 모든 걸 해내는 그 자신의 삶을, 그는 사랑하는 것이었다. 삶을 사랑하는 방식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그가 찾아낸 방법, 혹은 그가 삶을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던 수단은, 바로 이 암벽등반이었던 것이다. 오롯이 내 육체만으로 그리고 내 정신력만으로 이루어내는 일, 그리고 그걸 해낸 나. 만약 내가 암벽등반을 시작한다면 나 역시도 그것이 나의 삶을 그리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생각할 터였다. 그러나,



랜드가 사랑한 삶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삶이었다.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삶. 물론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삶까지 사랑해줄 필요는 없다.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인간은 충분히 이타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내 한 몸을 잘 건사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니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을 지독하게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았다.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러 위험한 절벽에 오르는 일은, 그 자신을 위한, 그 자신의 삶을 위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산을 타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랜드는, 자신을 돌보아준 여자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려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신경쓰지 않았다. 하는 일이라곤 오로지 등반 뿐인 그에게 잘 곳을 제공하고, 식사를 차려주고, 차를 빌려주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였다. 랜드는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이 여자를 찾아가 섹스하고 그 집에 머물고, 그러다가 저 여자가 마음에 들면 그 여자에게로 간다. 한 여자랑 자면서 그녀의 친구와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자들이 상처 받을 거란 사실에 대해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심지어 등반하지 않는 그동안의 그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돌보아준 한 여자는 임신을 한다. 그런데 랜드는 그녀에게 그 아이를 지우라고 한다.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다면 섹스를 하면 안되고, 섹스를 하게 된다면 피임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개념 자체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가 임신한 여자에게 '나는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어' 라고 하다니. 얼마나 생각없고 무책임한 쓰레기인가. 그리고는 임신한 여자를 남겨두고 그는 또 떠난다. 그렇게 다른 여자를 찾아 머무는데, 놀라운건, 랜드가 거쳐간 그 많은 여자들이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기다린다는 거다. 이거야말로 놀랄 일이 아닌가. 왜 배신을 당하고도 그를 원망하지 않는걸까. 왜 그를 죽이려고 시도하지 않는걸까?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수전 그 여자들은 왜 자신들이 벌어온 돈을 쓰고 그저 섹스만 하고(때로는 그것도 잘 못하고), 임신을 시키고도 지우라는 말만 하는 그를, 왜 여전히 그리워하기만 할까? 왜 그들중 누구도 랜드를 살해하지 않을까?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p.211



왜 암벽 등반을 하고 정상에 오르는 건 랜드고, 루이즈, 카트린, 콜레트, 시몬, 수전은 그의 이야기 전달자이기만 할까?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라니, 도대체 이런 빌어먹을 남자를 만난 재수없음을 왜 여자의 운명탓으로 돌린단 말인가. 옮긴이는 이 책에서 랜드가 여자들을 가볍게 대했다고 지적하는데, 이걸 가볍게 대했다는 걸로 퉁칠 수 있는 일일까? 랜드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는 오로지 자신의 삶만 사랑했다. 자신이 가는 길에 만나는 여자들은 그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섹스해주는 자비로운 천사들이었다. 자비로운 천사들이라는 건 즉, 그와 같은 인간이 아니었다는 거다. 그야말로 빌어먹을 개자식이 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설터는 이런 인물을 그려낸것일까. 왜 자신의 삶을 이렇게나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내팽개치는 인물을 굳이 그려낸 것일까. 왜 이 아름다운 암벽등반을 기어코 해내는 위대한 육체와 정신에 대해 보여주면서,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엉망진창인 이기적인 '남자'를 보여주는걸까. 아. 나는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비로소 알게 된다. 맙소사. 랜드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었다. 실존인물인 산악인. 누가 봐도 특별해 보이는 한 산악인이 모델이었다고 한다. 설터는 그 사람에 대해 '꼼꼼하게 조사하고 편지를 비롯한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아 읽은'(p.284) 후에 쓴 작품이라고. 그러자 랜드라는 이 한사람이 가지고 있는 괴리감이, 모순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설터가 굳이 '이런 남자'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는 거. 현실 속 인물이었다는 거. 아, 그렇지, 현실 속 인물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면서 그러나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물, 이런 인물은 현실속에 많지. 실존인물이라고 하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주 많은 남자들은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지르면서 그러나 바깥으로는 남들에게 추앙받는 삶을 살기도 하니까. 



나는 오히려 설터가 편지와 자료들을 조사하다가 어떻게든 이 실존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그 여자들을 그렇게 대하는 걸 보면서도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랜드가 여자들에게 한 행동이, 과연 신뢰일까? 그것이 신뢰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걸, 여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한게 아니라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 설터가 굳이 이렇게 쓴 까닭은, 그가 실존인물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여성혐오는 아무리 감추려하고 감싸주려고 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랜드가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은 것은 누가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감히 생각해보지도 못할 저 높은 암벽을 등반하고, 그러기 위해서 몇날 며칠을 기다리고 살펴보고, 오르는 동안 오롯이 내 육체에 집중하고, 그렇게 정상에 올라 자신에게 만족하고, 내려와서는 깊은 잠을 자면서 행복해하기도 하는 이 남자 랜드는, 지독하게 자신의 삶을 사랑했지만, 정말이지 지독하게 자신의 삶'만' 사랑했던 이기주의자였다. 그가 이루어낸 업적이 무엇이든,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기억하든, 그는 이기주의자였다.



그런데 나는,

암벽등반을 욕망하기 시작했다.







"이 방으로 할게요."
전구가 하나 달린 화장실이 있었다. 모든 것이 꾸미지 않고,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다만 세월과 더불어 때가 탄 것들이었다. 그날 밤 랜드는 저녁도 먹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리를 들었고, 얼마 있다가 창문 밖에서 내리는 비를 보았다. 많은 것을 냄새로 아는 짐승처럼 그는 심란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온하기까지 했다. 담요 냄새, 나무 냄새, 흙 냄새, 프랑스 냄새…… 이 모든 냄새가 친숙하게 느껴졌다. 침댕 누운 그는 육체적인 차분함보다는 훨씬 더 깊은 어떤 것, 삶 자체의 고동 같은 것을 느꼈다. 확고한 기쁨이, 따뜻함과 충만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고, 그는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이를 대신할 수 없었다. - P46

아침이었고, 빛은 여전히 새 빛이었다. 멀찍이서 이름 없는 보초들이 흐릿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랜드는 그 산들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는 멀리 떨어진 봉우리들을 태양처럼 어루만졌고, 봉우리들은 그의 존재에 눈을 떴다. 그 생각이 그를 무모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힘을 느꼈다. 산등성이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자신의 불멸의 모습을 보았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도 바치리라 생각했다. - P121

"당신은 산을 사랑하는군요……." 그들이 말했다.
"산이 아닙니다." 그가 대답했다. "아니에요,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 P195

두 사람은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째서인지 그는 여자만 신뢰했고, 여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의 이야기의 전달자였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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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9-15 09: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악ㅋㅋㅋㅋㅋ다락방님의 결론ㅋㅋㅋㅋㅋㅋ저 북한산 암벽등반 딱 한번
(엄마가 즐기신)따라갔다가 내려올때 미끄러져 죽을 뻔한 뒤로 절대 안가거든요.
한 달 뒤쯤 제가 탔던 라인에서 얼굴만 아는 분이 추락하신...
다락방님 말리고 싶네요. 그런데 끌리신다면 욕망하신다면 ‘희박한 공기 속으로‘(늘 추천하는 책)강추해요.
거기엔 이기주의도 있고 이타주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사람의 서사가 버무려져 감동의
도가니탕이거든요. 물론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읽고나면 또 훌륭한 리뷰를 쓰실것같은!

저도 이 책 읽었는데 하루정도 랜드의 갈취?적 삶에 충격을 받아서...리뷰도 쓸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저와 비슷하게 느끼셨음에도 써내셨네요. 역시!!!
‘나도 알고 몽블랑도 아는데‘이 부분 압권입니다.^^*

다락방 2022-09-15 09:48   좋아요 5 | URL
저는 암벽 등반까지라고는 말 못하고 ㅋㅋ 아무튼 그 뭣이냐, 줄 잡고 바위타기로 좀 오른 적 있거든요. 너무 힘들고 무섭고 그래서 싫었단 말예요? 근데 그게 몇해전이라서, 지금은 내가 내 몸을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암벽등반 얘기 읽는게 너무 좋은거예요!! 추천하신 책 제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암벽등반에 꽂힐 일이냐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ㅠㅠ

랜드 이 쓰레기 잡종새끼 진짜. 저 임신한 여자한테 아이 지우라고 아버지 될 생각 없다고 한 것도 개빡쳤지만, 그래놓고 한 번만 아기 보자고 찾아왔을 때는, 왜 여자들이 이 놈을 살해하지 않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그는 다른 사람을 구한 영웅이지요. 진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 어휴.....

설터는 어떻게든 랜드를 포장하려 한 것 같아요. 실패했지만.

건수하 2022-09-15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부분 읽다가는 라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설터는 왜 굳이 그 실존 인물을 포장하려 했을까요?
아내가 될 운명이 아니었다는 말은 너무 비겁하네요.
그런 운명인 사람이 어디 있냐며. 처음부터 아, 이 사람은 아내 감이 아니네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저런 남자들이 많은가봐요 니노도 그렇고. 자꾸 여기저기 등장하는 걸 보면..?


다락방 2022-09-15 10:12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에는 랜드 이 자식이 설터가 보기에도 여자들한테 너무 심하게 나쁜 남자라서 나름의 변명을 해주려고 했던게 아닐까 싶어요. 여자들만 신뢰.. 세상에, 누가 신뢰를 저렇게 한답니까. 인간으로도 안본거지. 그는 암벽에서 조난당한 생명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등반해서 사람을 구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거고, 자기가 임신시킨 여자라든가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이 없는 남자였죠. 그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이며 동시에 쓰레기같은 남자인 것입니다.

저런 남자가 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코피노가 다 그런 놈들 때문이잖아요?

건수하 2022-09-15 10:22   좋아요 1 | URL
코피노... 그놈들은 더 못한 놈들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왜 그랬을까요?)
그래요 다 그놈이 그놈이네요...
영웅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네요.

그러니까 설터는 왜 굳이 이런 작품을 썼을까 이해가 안돼요...
읽어도 어차피 이해가 안될 것 같아서, 굳이 읽지 않겠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09-15 10:32   좋아요 2 | URL
옮긴이의 말에 나오는데요, 수하 님.
이 실존인물 모델의 인터뷰를 보게 됐대요. 다른 사람들이 그를 특별하다고 했던 것이 이해되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고 해요. 옮긴이의 말에서 가져올게요.


˝이 소설의 주요 사건들은 헤밍이 살면서 겪은 사건들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그는 알프스 산봉우리 중 하나인 에규위 뒤드뤼에서 뛰어난 구조 활동을 수행했어요. 그 일로 <파리 마치>에 실렸고 유명해졌답니다. 그는 내가 그에 관한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을 무렵 죽었어요. 사실 내가 그럴 마음을 먹게 된 건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한 인터뷰 때문이었어요. (…) 그 방송에서 그는 기다란 겨울용 속셔츠 차림으로 샤모니 근처의 초원에 앉아 있었는데, 그를 본 순간 모든 사람이 얘기했던 것들을 갑자기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에게는 이처럼 놀라운 면모가 있었어요. 쉽게 말해서 정직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약간 게리 쿠퍼 같았어요. 그에게서는 뭐랄까, 자기라는 존재의 중심에서 얘기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그 10분짜리 인터뷰를 보았을 때 그에 관한 소설을 써야겠다는 충동이 일었고,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수하 2022-09-15 10:48   좋아요 0 | URL
어딘가 멋진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미화하고 싶었다 로 이해해야겠네요.
사람에게는 워낙 여러가지 면이 있지만.
왠지 앞으로 설터를 보는 눈에 편견이 더해질 것 같아서 슬프네요.

다락방 2022-09-15 10:52   좋아요 3 | URL
저는 이미 사둔 설터 책이 더 있어서 그것들 다 읽어보려고 해요. 문장이 궁금하더라고요. 그전에 설터 책 읽었을 때 이렇게나 여자들을 한심하게 그렸던 것 같지 않아서요. 이 책에서만 그런건지 확인하고 싶어졌어요. 이 책에서만 그랬다면 그건 필히 실존인물에 대해 썼기 때문일거잖아요. 저는 좀 더 읽어보겠습니다. 사둬서.. ㅋㅋ 두 권이나 더 있어요. 아직 안읽은 설터가... 집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15 10:54   좋아요 0 | URL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기를… 🙏🏼

공쟝쟝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제임스 설터에 코피노 뿌리기 ㅋㅋㅋ

페넬로페 2022-09-15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추석 연휴에 남편과 산에 갔다가 몸살났어요. 역시 기초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암벽등반은 꿈도 꾸지 못하겠어요.
작가들에겐 실제 인물을 자신의 소설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 같아요.
나름대로 살을 붙이고 각색하면서요.
아내가 목격자이다!
쎄하네요 ㅠㅠ
이 책 지금 불호쪽이 좀 강한 것 같은데 읽어봐야 할지 고민해야겠어요.
근데 다락방님 리뷰보니 과연 어떤 놈인지 흥미로워요^^

다락방 2022-09-15 10:47   좋아요 2 | URL
제가 처음에 이 책의 암벽등반에 너무 꽂혀가지고 진짜 몰입해서 읽었거든요. 와 책 멈추기가 싫더라고요. 어떻게 암벽등반으로 이렇게 몰입시킬까 싶었어요. 그 부분에 대한 인상이 저에게 너무나 강렬하고 좋았어서 저는 이 책 원서도 살 예정이거든요. 그 문장들을 영어로는 어떻게 썼을까 너무 궁금해서요. 그렇지만 여자들이 그의 이야기전달자라고 하는 데에는 와, 진짜 한숨 나더라고요. 남자 작가는 진짜 별 수 없나 하다가 실존인물에 대해 쓴거라니 어쩐지 알겠더라고요. 실존 인물이 그렇게 행동했을 거라는 건 사실 특이한 것도 아니니까요.

수이 2022-09-15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읽고 싶지만 제가 책을 아직 안 읽어서 글 올라온 것만 확인하고 패스했습니다 락방님, 책 다 읽고 주옥과 같은 리뷰 읽을게요. 1등 가자!!!

다락방 2022-09-15 11:39   좋아요 1 | URL
제가 주인공을 너무 쓰레기라고 욕해놔서 리뷰 상은 어림도 없을 것 같아요. 남주 이기적 쌍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1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설터가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대개 싫더라고요. 결론은 설터에게도 헤밍웨이스러운 마초 같은 면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근데 그러면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또 좋으니 그것도 아리까리하네요. 역시 문장의 힘인가. 랜드 때문에 저는 너무 빡치고 그런 인물을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도 빡쳐서 이 작품은 끝끝내 장점을 찾기 어려웠어요. 뭐 모든 여자들이 다 섹스해주고…. 어휴… 그럼서 왜 또 애는 보러간대요??? 미친넘….

다락방 2022-09-15 11:38   좋아요 3 | URL
저는 애 지우라고 할 때도 짜증났지만 애 보러 갔을 때는 진짜 와 이 미친놈이 싶더라고요. 그래놓고 나중엔 막 지 인생 고독함을 깨닫고 그럴 때 뭐 이런 싸이코같은게 있나 싶었어요. 전혀 자신이 만난 여자들과 자신이 만든 아이에 대해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놈이었어요. 산에 사람들 구하러 간것도 저는 그 사람들을 위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함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소설속에서 여자들이 모두 그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이해하는게 너무 이해가 안됐어요. 어떻게 그 많은 여자들중 한 명도 그를 개쓰레기라고 욕하지 않을까요? 그런 남자를 만나고나서 각성하는 여자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설터가 미화한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간 설터 읽은게 한 권 뿐인데(어젯밤 인듯), 많이 읽은줄 알았는데 제가 윌리엄 트레버랑 헷갈렸네요. ㅋㅋㅋㅋ 근데 설터 사둔게 집에 두 권이나 더 있어요. 껄껄. 그걸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후훗.

수이 2022-09-15 11:44   좋아요 1 | URL
니노이군요 설터의 니노 으흠

다락방 2022-09-15 11:51   좋아요 2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네요. 이탈리아에도 미국에도. 물론 싸우스 코리아에도...

공쟝쟝 2022-09-15 13:38   좋아요 1 | URL
니노는 어디에나 있다 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이거 이달의 당선작 된 거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리뷰 이벤트 결과 찾아보니, 부장님 2등 했었어요??? 왜 말(자랑질) 안했어요! ㅋㅋㅋㅋ 추카추카 아니 고독한 얼굴로 1타 쌍피.... 8만원 거두셨네. 장하다~ 덩실덩실~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4:57   좋아요 1 | URL
5만원 받고 바로 그 날 책 사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왜 자랑하겠어요? 저는 그런거 자랑하고 그러는 사람 아닙니다. 제 또다른 이름이 겸손인 거 모르세요?

다. 겸. 손.

앞으로 저를 겸손이라 불러주세요. 흠흠.

저는 오늘 들어온 적립금으로 책 사러 갑니다. 슝 =3

잠자냥 2022-10-07 14:58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걸 자랑하라고! 한끼에 두가지 메뉴 먹는 거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뒤늦게 축하해요~ ㅋㅋ
다부장 (리뷰대회) 절필 선언 급취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0-07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침에 갖고 있던 적립금으로 이미 질렀음... 근데 오후에 또 6만원 들어와있네? 어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0-07 15:0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이 분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자랑이 어느정도 수준급에 올라온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사요, 책! ㅋㅋㅋㅋㅋ

mini74 2022-10-0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ㅎㅎㅎ 책탑 쌓으시는데 기단석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0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다락방님~~
 
미친 사랑 세계문학의 숲 32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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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의 청년 조지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싱글이다. 변변한 연애를 해본 적도 없고 직장 내에서도 딱히 친한 동료가 없으며 퇴근 후에도 만나는 친구가 있다거나 하진 않는다. 게다가 외모도 별볼일 없고 키도 작다. 그런 그가 카페의 여급 '나오미'를 알게 된다. 15세 소녀인 나오미는 카페 여급으로 일해야 할 정도로 집이 부유하지 않았고 배움도 짧았다. 그는 나오미가 예쁘게 자랄 것을 알아보았고 기대했고 그래서 자신이 잘만 서포트 해주면 하이칼라 예쁜 여성이 될거라 생각해서 그녀를 자신의 아내 삼을 생각을 한다. 조지는 나오미에게 이런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나오미도 좋다하고 나오미의 가족도 오케이해서 조지는 나오미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 나오미가 열다섯살 일때부터 둘이 함께 동거를 시작한다. 성관계를 바로 한 건 아니지만 그 때부터 나오미의 목욕은 조지가 시켜준다. 그리고 2년후였나 같이 자고. 후.. 나오미에게 선생님을 붙여 영어도 가르친다. 나오미는 조지의 아내가 되었고 조지와 함께 자고 조지의 집에서 먹고 산다. 그러니까 조지가 없었다면 나오미는 교육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며 노동하지 않는한 먹고 사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오미는 조지가 바란대로 지적인 여성이 되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육체적 아름다움만큼 대단한 여성이 되어서 트로피 아내를 간절히 원했던 조지의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내가 나오미를 데리고 외출하면 다들 나를 부러워하겠지? 그러나 나오미는 자라면서 조지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사달라는 대로 다 사주는 조지에게 무조건 요구하고 조지는 결국 고향에 계신 (무조건 자신을 믿고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어머님께 돈을 달라고 하기에 이른다. 나오미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며 성적으로도 문란해진다. 조지외에도 여러 남자들과 잔다. 어린 시절에는 '나가' 라는 것이 나오미에게 협박이 되었지만 이제는 '나가' 라고 하면 '나갈게!'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는 나오미가 되었다. 문란한 나오미, 사치스런 나오미가 싫지만, 그런 나오미가 다시 나타나 맨 살을 힐끗 보여주면 또 부르르 떨면서 조지는 그 육체를 원하게 되고 그 앞에 무릎 끓고 우리 다시 부부가 되자고 애원하게 된다.



이게 이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이 책의 뒷면에는 여러 매체의 추천사가 실려있는데 그 중 <타임스>지는 이 책에 대해 '여성에게 굴복하며 기쁨을 얻는 남성을 주인공으로, 성(性)과 결혼 문제를 이야기한 '동양의 D.H. 로런스' 라고 했더라. 이 책의 저자인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탐미주의 소설가로 알려져있고, 이 책 은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표현한다고도 한다. 그래, 다 알겠고, 다 틀리지 않다. 28세 직장인 남성 조지와 15세 가난한 소녀 나오미의 관계가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권력이 조지에게 있었고, 그래서 조지는 나오미를 협박할 수 있는 위치에도 있었다. 그러나 소녀 나오미가 성인 여성이 되어 육체적 아름다움을 갖게 되자, 조지는 엎드린 자세로 그녀를 말태우듯 태우게 해달라고 애원해야 하고 다른 남자들과의 성관계로 괴로워하면서도 그녀를 원하는등, 그 관계에서 '괴로워하면서도' 그녀와 헤어지지 않으려 하며, 상대적 약자의 입장이 된다. 권력은 어느 순간 나오미에게로 이동한다. 성적 매력이 가득한 나오미는 다른 남성들에게 언제든 이동할 수 있고 이제는 조지가 어떤 식으로든 붙잡기가 틀려버린 것이다. 조지의 약자화는 누가 부여한 것이 아닌 스스로 부여한 것이다. 나오미의 맨발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그것을 자제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조지는 나오미 앞에 약자가 되지 않았을텐데, 약자가 되면서도 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그걸 인지하면서도 그 자리에 있고자 하는 그의 약자성은, 그의 다소간의 이상 성욕으로 인한 그 스스로가 부여한 약자성인 거다. 그 둘의 관계에서 어느 순간 권력은 나오미에게 생겼지만, 그러나 그 권력을 나오미에게 준 것은 세상이 아니라 조지인 것이다. 그 육체에 돌아버리는 조지. 여성의 육체에 대해 예찬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이 소설은 그러니 이 책의 뒷면에 실린 추천사들대로 피학적인 관계성을 말하거나 성과 결혼에 대해 얘기한다거나, 뭐 그런 것들이 틀리지 않다는 거다. 그래, 알겠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그렇게 읽히지 않았다. 처음 읽는 순간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이 책은 내게 '한없이 찌질한 남자의 자기 열등감 극복 실패기'로 읽힌다. 자, 보자.



이 책은 1925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다. 일본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1925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은 이 소설을 탐미 어쩌고와 굴복 기쁨..이라는 평이 나오게 했을테지만, 나는 이 소설을 필연적으로 '나보코프'의 《롤리타》와 연결지을 수밖에 없었다. 읽으면서 내내 롤리타 생각이 났다. 게다가 롤리타와 흐름도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롤리타가 훨씬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보코프는 잊을만하면 '미성년자의 성착취는 어른의 보호가 없을 때 일어난다'는 것을 언급하기 때문이며, '그런 성착취가 없었다면 그 미성년자에게 완전히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었다'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조지는 사회적인 관계가 거의 전멸한 성인 남성이었다. 외모에도 자신이 없었고 친구도 없었고 동료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회사에 출근해 월급을 받고 있지만 딱히 교류하는 인간이 없으니 돈도 차곡차곡 잘도 모았다. 그런 그가 결혼을 하고 싶어지고 마땅한 상대를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그 대상은 지독히 자연스럽게도


1. 나이가 훨씬 어렸고(심지어 15세)

2. 가난했고

3. 배움이 짧았고

4. 돌봐주는 어른이 없었다.


위의 네가지는 롤리타에게도 해당하는 것이었다. 돌봐주는 어른이 없을 때, 그 아이는 착취의 가장 우선순위가 된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조지는 제가 원한대로 나오미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목욕을 시켜가면서 밥도 먹이고 공부를 하게 해주고 그리고 섹스를 한다. 물론 '내가 나오미를 잘 키워서 내 신부로 삼고자 한다' 라고 했을 때, 나오미도 그리고 나오미의 가족도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오미에게 이 일은 구원처럼 느껴진다. 나오미가 조지의 말을 듣지 않을 때 조지가 '나가!'라고 하면 나오미는 잘못했다고 빌 수밖에 없다. 만약 이 집을 나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면', 자신은 다시 카페의 여급으로 일하다가 성을 파는 일을 하게될지도 모르고 배움도 없을 것이며, 먹고 사는 일 자체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모든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지는 그녀를 어린 신부로 삼을 수 있었고, 그런 모든걸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가!'를 협박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거다. 조지가 정상적인, 보통의, 건강한 성인 남성이었다면, '굳이' 어린 여자에게 '굳이' 돌봐주는 어른이 없는' 애에게 구애를 할 필요가 없다. 조지가 자신의 '잘남', 자신도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룸'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예쁜 하이칼라 여성'이 필요했는데, 지금 현재 자신의 상태로는 예쁜 하이칼라 성인 여성에게 말도 붙일 수가 없는거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예쁜 하이칼라 성인 여성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난하고 배움이 짧고 돌봐주는 어른이 없는 어린 여성이었던 거다. 



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정말 너무 찌질하고, 치졸하고, 열등감으로 들어찬 남성이 아닐 수 없다. 이게 어른이라고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소름이 끼친다. 단순히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여학생에게 접근하는 성인 남성들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숱하게 기사들을 보게 되는가. 1925년에 소설속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2022년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는 일인거다. 물론, 대한민국에서'만' 벌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이 성인 남자가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성인여성에게 매력을 어필해가며 애를 쓰고 마음을 얻는 과정을 거치는게 아니라, 가장 약자인 상태의 어린 여자아이를 데려와야만 가능해지는 거다. 나도 '결혼했고', '아내가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서 그는 동년배의 여성에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게 아니라, 그러지 않아도 이미 가능해지는, '내게 이미 있는 자원(돈, 사회적 위치, 나이)'으로 충분히 조종할 수 있는 약자여야 하는 것이다. 


이런 세상 찌질한 조지가 꿈꾸는 미래라는 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육체를 가진 나오미를 트로피처럼 옆에 대동하고 세상을 활보하는 것이겠지만, 그러나 쑥쑥 자란 나오미가 조지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은 조지의 열등감 극복 '실패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가 애초에 보통의, 건강한, 상식적인 성인 남성이었다면, 물론 애초부터 이 관계가 시작되지 않았겠지만, 이 관계가 진행됨에 있어서도 이제 자란 나오미에게 속절없이 끌려가지 않을 수 잇었을 것이다. 나를 버리지 말라고, 지금처럼 다른 남자들을 만나도 괜찮다고, 이제 어른이 된 여성에게 굴복하는 찌질함, 그 찌질함을 결코 조지는 버릴 수 없고 극복할 수도 없는 것이다. 조지가 힘을 가지고 그 힘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관계라고 부를 수 있는 인간을 만날 수 있기 위해서는, 상대가 자신보다 아주아주 약자일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상대가 약자였을 경우에만 그녀의 육체를 탐할 수도 있고 협박이 먹힐 수도 있다. 상대가 이제 조금이라도 자원을 갖는 순간, 조지는 다시 아무것도 아닌 세상 머저리 등신 쪼다 개멍충이 똥멍충이 조지로 돌아온다. 그의 열등감은 극복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극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결코 자신을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거나 성장시켜서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고를 하지 못한채, 그저 가진 것으로 어떻게든 해보고자 한다. 그러니 될 리가 없다. 가진 자원이 내내 그대로 일 수는 없다. 이미 가진 자원은 언제고 바닥나기 마련이고, 그런 상태로 자신의 열등감 그리고 찌질함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도대체 어떤 관계를 펼쳐나갈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다른 어린 여성을 찾는것? 그러기엔 고향 집 어머니 재산까지 다 털어버렸다. 이제 그는 개털이고 쓰레기이며 발전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는 세상 쓸모없는 성인 남성이 되어있다. 그는 그대로 멸망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조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년배에게 접근할만큼 자신을 당당하게 만들거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의지가 전혀 없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필히 멸망할 것이다. 찌질함과 열등감을 가지고 나보다 상대적으로 약자를 찾아 힘을 쓰려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필히 멸망할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나에게는 이 소설이 그렇게 읽혔다.

탐미? 사디즘? 마조히즘? 후훗. 아니야.

찌질한 놈이 열등감 극복에 실패해 필히 멸망하는 이야기.

나는 그렇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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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9-13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없이 찌질한 남자의 자기 열등감 극복 실패기‘ 이 책의 에센스네요. ㅎㅎㅎ
그러고 보면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롤리타>가 너무 잘 쓴 작품이긴 해요....

다락방 2022-09-13 11:21   좋아요 2 | URL
제가 조지한테 ‘병신‘이라고 하고 싶은데 이걸 다른 어떤 욕으로 대체할지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욕을 이것저것 다 섞어야 했어요. 너무 찌질하고 멍청하고 열등감 덩어리에 모자란 놈이에요. 어휴..

롤리타는 너무 잘 쓴 작품인데 저는 평론가들이 그걸 ‘진정한 사랑‘이라고 운운하면서 똥칠한 것 같아요. -.-

잠자냥 2022-09-13 17:15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조지였군요. 머저리로는 약하네요. 약해….

다락방 2022-09-13 17:20   좋아요 0 | URL
네, 한참 약하죠. 그런데 다른 적절한 욕을 찾을 수가 없네요 ㅠㅠ

공쟝쟝 2022-09-13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열등감.............. 와.. 열등감 없는 인간이 어딨겠나, 그런데 남자들의 열등감은 왜 더 낮은 여자의 성착취로 이어지는 가. 그것의 변화가 왜 굴복의 기쁨이 되는가. 결국 내면의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사람이 추해지는 군요. 그렇다면 오늘 제가 본 기사와도 일맥상통하네요. 꿈꾸는 다락방 이지성 이승만 찬양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우파의 길을 갈 것 ㅋㅋㅋㅋㅋ 자수성가한 독서가는 강남 좌파 운동권에 대한 열등감으로 돌아버린 것인...

단발머리 2022-09-13 11:50   좋아요 1 | URL
와... 진짜 왜 책이름이 ‘꿈꾸는 다락방‘일까요? 우리한테 소중한 이름이잖아요, 다락방....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은 이름인데... 하필.... 와, 진짜 열받네요!!!

다락방 2022-09-13 12:01   좋아요 1 | URL
책 읽는다고 다 훌륭한 사람 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책을 읽어도 역시 감상은 다양하게 뻗어가는 것인데, 그렇다는 걸 잊고 살다가 이렇게 또 각성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저 어제 정희진 쌤 책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읽는데 거기에 그런 구절 나오더라고요. 영화 전체가 아니라 어떤 한 장면이 나한테 꽂히고, 그게 나를 말해주는 거라고요. 아마도 이지성이 그동안 읽은 책에서(그런데 정말 많이 읽긴 한걸까요?) 발견한 건, 그게 뭐가 됐든 우리가 본 것과는 다른것인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수성가한 독서가... 뭔가 앞뒤가 안맞는 것 같지만 그를 지칭하는 너무나 정확한 표현이네요. 뭔가, 싫다... 자수성가한 독서가.... 징그럽네요.

이지성은 꿈꾸는 다락방을 썼고 다락방은 이지성을 싫어하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3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비대칭적‘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안 나오고요.
쟝쟝님 말대로 열등감 없는 사람, 성격적 결함 없는 사람 어디 있겠어요. 근데 그거를 이런 식으로 ‘메꿔‘ 나간다는 게,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화가 나네요. 세 줄 읽고 작가 이름 다시 봤거든요. 다니자키 준이치로네요. 이런순.

그나저나, 욕하기 위해서라도 <롤리타> 읽어야하는데... 저에게는 큰 숙제인 것으로서. 가능할까요, 롤리타 읽기요?

다락방 2022-09-13 12:06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열등감 극복은 나를 높임으로써 시도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낮춤으로써 시도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상대란 내가 낮춘다고 낮춰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필히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소설 속에서도 어린 소녀는 자라 어른이 되었으니까요. 물론 그녀가 가진 권력이라봤자 조지에게 그리고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육체적 매력이 전부였고, 그것은 사실 권력이랄 수도 없는 것이겠지요. 단발머리 님 말씀대로 가장 약해져있는 상대에게 먹힐 수 있는 것들을 그들이 가지고 있다는 거, 그게 너무 화가 나고, 그들이 가진 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거 그게 빡이 칩니다...


저는 아주아주 꼬꼬마때 롤리타 읽고서는 제대로 기억도 못하다가 몇년전에 다시 읽은건데요, 제가 들어왔던 그래서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정말 충격이었어요. 저는 그 책을 읽은 평론가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요, 평론가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책을 써낸 나보코프에게도 잘못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받아들이고 싶은대로 받아들일테고 보고싶은 것만 보는데, 보고싶은 것만 보는 자들이 롤리타 컴플렉스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그 점이 나보코프의 치명적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mini74 2022-09-1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기보단 트로피를 드는게 더 쉽다고 착각하는걸까요. 지금도 보면 띠동갑를 두세바퀴 도는걸 능력이라 포장하죠. 부러워하고 ㅠㅠ 넘 싫어요.

다락방 2022-09-13 12:35   좋아요 2 | URL
맞아요, 띠동갑에 나이차이 많이 나면 날수록 그것이 남자의 능력을 증명하는게 되잖아요. 너무 싫고 징그럽고 끔찍해요 ㅠㅠ

건수하 2022-09-13 1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태우듯 태워달라고 애원...
여기서부터 바로 롤리타랑 연결했어요.
저 내용에 어디 탐미적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건지...

한편으로는 뒤라스의 자전적 소설도 그게 정말 사랑인가... 전 좀 혼란스럽더라고요.
나이 많고 돈 많은 남자의 어린 백인 여성에 대한 욕망, 가족들이 밀어붙이는 관계, 그러나 둘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랑...

다락방 2022-09-13 17:03   좋아요 3 | URL
남자가 엎드리고 여자가 그 위에 타는 걸 열다섯살 때 데려와서부터 했고 그래서 자라서도 그걸 (남자가)하고 싶어해요. 15살짜리를 아내 삼겠다고 데려와서 목욕시켜주는 것도 정말 토할것 같잖아요. 저는 롤리타도 그렇고 이 소설도 그렇고 이걸 읽고난 후의 남자 평론가들이 자신의 잣대로 평가를 하고 그리고 그 후에 독서가들은 비평가들의 평대로 그걸 읽어가기 때문에 작품의 의도는 고정되거나 잘못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강하게 합니다. 탐미적이라는 것은 그녀의 육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가 자꾸 묘사하며 반하기 때문에, 또 다른 남자 등장인물들도 그녀의 육체에 반하기 때문에 표현된 것 같은데요, 열다섯살짜리 데려와서 그녀의 육체적 매력에 굴복한다.. 는 것이 이 소설의 큰 중심일까 하면, 저는 그렇게 읽게 되질 않는거죠.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뒤라스에 대해서도 되게 복잡한 감정이고요. 여튼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2022-09-16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16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사IN(시사인) 제782호, 제783호 : 2022.09.20 - 한가위 합병호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고추 흉년에 재개된 '아가씨' 선발대회>란 제목의 기사에서는 '영양 고추아가씨 선발대회' 소식을 알려준다.오도창 영양군수와 내빈들이 고추아가씨 선발대회 참석한 사진이 기사와 함께 실려있는데 와 너무 징그럽고 끔찍하다. 영양 고추를 널리 알리는 행사에 참가하게 될 아가씨들을 뽑는다는데, '만18세 이상 24세 이하 미혼 여성'만 지원할 수 있댄다. ㅋㅋㅋ 고추 판매하는데 삼십대도 안되고 남자도 안돼 ㅋㅋ 아 너무 징그럽다. 이럴 때 쓰는 더 적합한 단어가 없을까? 누가누가 더 예쁜가 대회 열어놓고 거기 참석해서 박수치고 구경하고 이러는 관객들 보고 있노라니 정말 징그러워. 님들하, 아가씨 선발대회 같은거.. 진작 없어진 거 아니었어? 세상에 고추'아가씨' 라니.. ㅠㅠ


<세상에 이런 법이> 에서는 임금을 받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사가 실려있다. 받지 못한 임금이 밀려 외국인 노동자가 신고하면, 그들을 고용한 사람은 벌금을 내는 편이 훨씬 싸게 먹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계속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남게 된다고. 그러다 포기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간단다. 

사실 내가 시사인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은 이런 기사를 보기 위함이다.

내가 전시회를 가고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대부분 내 관심사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시사인을 넘기다보면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알게 되는 것. 이 기사의 말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일제강점기 노동력 부족을 타개하기 이해 조선일을 일본 기업 공장에 강제동원하여 종사하게 한 일을 우리는 '강제징용'이라 부른다. 한국 농장과 공장의 노동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16개국 외국 청년들을 한국 농장과 공장에서 일하게 하는 제도를 우리는 '고용허가제'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직접 알선하여 일하게 한 농장과 공장에서 노동의 대가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출국하는 외국 청년들은 이 제도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일본의 강제징용을 비판하는 우리가 이제는 가해자가 되어 외국 청년들의 눈에 피눈물 흐르게 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시사인782·783 한가위 합병호, p.56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은 어떻게 기억될까? 낯선 나라에까지 찾아와 일했는데, 그 시간동안 겪어야 했던 것들이 수두룩할테고, 거기에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던 것들까지 포함될텐데, 그런데 일하고 돈 못받아 돈달라고 싸우다가 그렇게 빈 손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한가휘 합병호라 그런지 어쩐일로 정보라의 단편 소설 <상어>가 실려있어 재미있게 읽었고, 손석희 인터뷰도 읽었다. 무엇보다, 정서경 작가의 인터뷰가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글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여러분, 이번 한가위 합병호 시사인 구매하고 읽어보세요! 말이 길었습니다.


이만 총총.



탕웨이 배우와 서래 사이에 공통점이 있나? 서래를 '정확하게' 완성시켰다.


탕웨이 배우는 상자 같다. 안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는 상자. 모든 걸 받아들여 꾹꾹 눌러 담는 상자. 그런데 사실 탕웨이 배우는 여왕이다(웃음). 뚜벅뚜벅 걸어와서 척, 하고 악수를 청하는데 그 모습을 정말 좋아한다. 시력이 5.0은 돼서 넓은 평야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사람. 처음 탕웨이 배우를 캐스팅하고 나서, '너무 기뻐서 15년 충무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라고 그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가까이 오라고 하고는 안아주더라. 근데 보통은 자기가 다가와서 안아주는 거 아닌가? 포옹을 하사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너에게 축복 같은 포옹을 주리라(웃음).' 그러면 우리는 또 너무 겸손하게 포옹을 당하는 거다. 그런 사람이다. - 시사인782·783 한가위 합병호, p.72 (정서경 작가 인터뷰 中)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은 인간 본성에 반하는 일이다.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우리 뇌가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내보낸다. 어제 만난 그 사람은 성격이 왜 그럴까부터 시작해서 어렸을 때 일, 내가 왜 그때 그 음식을 좋아했을까 이런 것까지.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것들이 떠오르면 '안 돼, 집중해서 일하자' 이런다. 그게 안 되면 '나는 망했어, 나는 게을러' 이러면서 좌절한다. 근데 그냥 이런 생각들이 다 지나가야 한다. 건물로 따지자면 제일 밑에 있는 지하실이거나 꼬불꼬불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다락방까지 가야 글을 쓸 수 있는 거다. 대문을 넘어 추억의 방, 분노의 방, 걱정의 방을 다 지나야 한다. 주로 오전에 하는 게 이런 일인 것 같고 오후에는 그 방을 다 지났기 때문에 쓸 수밖에 없다. 캐릭터와 나 자신만 있는 그 방에 들어가면 글이 시작된다. -시사인782·783 한가위 합병호, p.74 (정서경 작가 인터뷰 中)


중년의 나이에 미래를 약속할 때는 머지않은 앞날에 노화와 질병과 고통과 돌봄과,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찾아올 상실의 순간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언젠가‘가 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적어도 지금은 아닐 것이라 부정하며 새로운 삶에 발을 디뎠다. 시사인782·783 한가위 합병호, p.60 (정보라, <상어> 中)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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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9-08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건물로 따지자면 제일 밑에 있는 지하실이거나 꼬불꼬불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다락방까지 가야 글을 쓸 수 있는 거˝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네요. 아, 다락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8 10:51   좋아요 3 | URL
저는 여기 탕웨이 묘사한 부분이요. ‘그랬더니 가까이 오라고 하고는 안아주더라. 근데 보통은 자기가 다가와서 안아주는 거 아닌가? 포옹을 하사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너에게 축복 같은 포옹을 주리라(웃음).‘ 그러면 우리는 또 너무 겸손하게 포옹을 당하는 거다. 그런 사람이다. ‘ 여기 읽고 탕웨이에 빙의했네요. 이리 오라고 해서 안아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9-08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08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9-08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참 부끄럽습니다. 비교 내용이 적절하네요. 과거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 말이죠.
다락방님.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다락방 2022-09-08 11:21   좋아요 2 | URL
네, 거리의화가 님. 저 기사 읽는데 너무 화가 나고 부끄럽고 .. 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저런 짓을 하는걸까요? ㅠㅠ

거리의화가 님도 명절 잘 보내세요. 맛있는 것도 많이 많이 드세요!!

미미 2022-09-08 1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서경작가 인터뷰 좋은데요?!!
다락방님 좋아하실수밖에 없었네요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따라 계속 사고있는 시사IN(이번에도 역시 독자를 세심히 배려해 이장님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캬👍)탕웨이가 부르면 저도 가서 안겨보고 싶어요*^^*

다락방 2022-09-08 11:22   좋아요 4 | URL
정서경 작가 인터뷰 너무 좋더라고요. 저 글쓰는 것에 대해서도 좋았고 헤어질 결심의 첫번째 살인이 산이었고 그러니 두번째는 바다여야 했다는 것도 너무 좋더라고요. 대체 그게 왜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탕웨이 너무 멋지죠! 사람을 내게 오게 해서 안아주다니.. 너무나 멋짐 ㅠㅠ

얄라알라 2022-09-08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추 흉년에 재개된 ‘아가씨‘ 선발대회˝기사 제목만 봤었는데 다락방님 덕분에 ^^

다락방 2022-09-08 14:07   좋아요 1 | URL
‘아가씨‘는 너무 징그러운 단어예요.. 우......... ㅠㅠㅠ

단발머리 2022-09-08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헤어질 결심 1회 감상하고 나서 영화시사회, 인터뷰 이런 거 찾아봤거든요. (유투브 애청자) 정서경 작가 넘 좋더라구요. 정서경 작가랑 박찬욱 감독이랑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서래랑 해준 이야기 하면서 그 감정, 느낌을 서로 이야기 하는데, 그게 참 허황되면서 넘 고차원적인거에요. 문학이란 이런 거지. 영화란 이런거야. 삶을 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혼자 감탄하면서 박수 치고 ㅋㅋㅋㅋㅋ

탕웨이가 안아주면 나 살포시 안길거에요. 제게도 포옹을 하사하소서.
다락방님, 저보고 이리 좀 와보라고 해보세요. 제가 그 쪽으로 가서 살포시 안겨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8 14:10   좋아요 4 | URL
정서경 작가 인터뷰 너무 좋더라고요? 시사인 인터뷰 너무 짧았어요. 뭔가 아주 긴 인터뷰 실린 잡지 있다면 사서 읽어볼 의향이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그 왜 인터뷰 ‘영상‘이 있는것 같더라고요? 트윗 보면 사람들이 거기서 막 짤 가져와서 올리고 그러는데, 저는 왜 영상은 안볼까요? 영상은 볼 생각이 1도 없고, 그런데 잡지에 실린다면 사서 읽겠다... 이러는 것은.. 왜때문일까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저도 영상을 좀 봐야될텐데... 저는 영상을 가까이 하지 못하겠네요. 아 넘나 꼰대스러워... 하아-


탕웨이 진짜 너무 멋지지 않아요? 이리 좀 와봐, 이러고 안아준대. 크- 너무 멋지다.
단발님 다음에 만나면 제가 이리 좀 와보라고 할게요. 그러면 저한테 폭 안기세요~ 라고 하고 싶지만 단발님이 나보다 키가 훨씬 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8 18:04   좋아요 3 | URL
저는 방구석 일열에서 정서경작가랑 박찬욱감독이랑 둘이 같이 대본쓰는거 보고 진짜 경악했거든요. 모니터 각자의 모니터.... 각자의 키보드.. 로 연결해서 실시간으로 같이 쓴대요. 쓰는게 보여지는 거죠. 그리고 바로 바로 지워서 고치고.... 그러니까 뇌가 함께 동기화되는 거잖아요. 그것도 여남이. 그것도. 각자 다들 부인 남편있고요.... 일단 그 둘의 관계도 부럽지만 그것이 오해없이 이해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좋았고... 암튼... 좋은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단발머리 2022-09-08 18:36   좋아요 4 | URL
제가 다락방님한테는 한 번 이야기한거 같은데요. 두 분이 인터뷰 하다가... 뭐, 그 부분을 네가 썼냐, 내가 썼냐, 그 이야기 하던 중이었는데 정서경 작가가 그 부분 감독님이 쓰셨다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박감독이 ˝그게 그랬던 거, 자기는 어떻게 알아?˝ 그러는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친한 친구한테 ‘자기‘라고 하잖아요. 한단 말이에요. (그런 사람 없으면 나한테 하고요) 근데 박감독이 정서경 작가한테 그러니까.... 우아... 두 사람은 진짜 남녀 사이에 애정 아닌 관계의 전형이다, 이런 생각 했거든요.
<랩 걸>의 작가와 같이 일하는 연구원, 이름이 빌이었던가요? 아무튼 그 두 사람도 생각났어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관계가.... 혹은 생각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해물에도 불구하고 남녀 사이에 그런 관계가 가능하다는.... 그런 불가능의 가능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8 19:07   좋아요 3 | URL
소통을 잘하고 여성을 인간으로 대하는 남자 옆에는 무조건 소통을 잘하게 교육시킨 여자가 (아내, 엄마, 누나, 연인, 딸, 여동생)있습니다. 이번에 박찬욱 에세이 읽으면서 백프로 확신했습니다. 박찬욱도 처음엔 한남이었다. 그리고 그가 괜찮아진 것은 주변의 괜찮은 여성들 덕분이다!!

책읽는나무 2022-09-08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탕웨이는 역시 멋진 여성!!!
늘 배우가 아닌 여성으로 보입니다.
그 문명특급 때도 박해일 그동안 찍었던 프로필 설명할 때도 포즈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상대배우에게 무한 관심과 애정이 가득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여배우들 도도하게 앉아만 있던데~~
좀 해탈한 큰? 사람 같다는 생각도 들고, 자존감도 높으면서 배려심도 있고..자존감과 배려심을 다 갖춘 연예인들 좀 드물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
암튼 정서경 작가 인터뷰도 있다 하니 읽어보고 싶네요^^
저는 어디서 봤는지? 예전에 정서경 작가 영상을 하나 봤는데 정작가님도 완전 노력파였더군요. 그래서 더 멋있더라는~^^
명절 잘 보내시구요♡

공쟝쟝 2022-09-08 18:05   좋아요 4 | URL
후후 그런 탕웨이가 나 와이파이 허가 해줬는데~ 책나무님~ 나 탕웨이 실물봤어요~

책읽는나무 2022-09-08 22:22   좋아요 1 | URL
실물이요???
와~ 최고로 부럽다!!!
예뻤겠군요??
생각할 수록 부럽군요🤤🤤

다락방 2022-09-13 11:13   좋아요 2 | URL
태생적으로 우아한 사람이 있잖아요. 우아하려고 노력해도 잘 안되는 사람이 있고요. 탕웨이는 태생적으로 우아한 사람인 것 같아요. 뭘 하든 우아한 사람이요. 저는... 노력해도 우아해지지 못하는 사람... 아하하하하.

명절은 끝났습니다, 책나무 님 ㅠㅠ

mini74 2022-09-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서경작가님 인터뷰 넘 재미있네요. 포옹이란 축복 너무너무 받고싶습니다 ㅎㅎ ~ 다락방님도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

다락방 2022-09-13 11:14   좋아요 1 | URL
정서경 작가님 인터뷰 좋아서 정서경 작가님의 에세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서 읽으렵니다. 후훗.

독서괭 2022-09-14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시사인을 읽으시는군요. 다락방님,
있잖아요, 괴테가 파우스트에게 부여한 중요한 특성이 ˝인식했으면, 무엇이 세계를 그 가장 깊은 내면에서 지탱하고 있는지˝라는 아름다운 지식욕이라고 합니다(<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참조). 다락방님 글 읽으니 갑자기 생각나네요?
다락방=괴테=파우스트설?
여기까지만 할게요.

다락방 2022-09-15 09:30   좋아요 1 | URL
저는 항상 제가 가진게 지적 허영심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독서괭님은 그걸 아름다운 지식욕이라 포장해주셨네요. 흑흑. 친절하고 다정하셔라 ㅠㅠ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 - 북유럽에서 만난 유쾌한 몽상가들
박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 박수영은 2006년에 스웨덴으로 역사학 공부를 하러 가서 2009년에 논문 발표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3년을 스웨덴에서 있었던건데 스웨덴에서도 스톡홀름 대학이 아닌 웁살라 대학에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웁살라대학교는 영어로 개설된 과목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많고, 그래서 세계 각지에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다는 거다. 박수영도 공부하러 가서 같은 클래스의 터키, 이란, 미국.. 또 어디더라. 여하튼 글로벌 프렌십을 갖게 되는데, 그 친구들의 나이는 대부분 이십대 초반이었던 반면 그곳에 갈 때 박수영의 나이는 마흔즈음이었다. 이십년이나 나이 차이나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게다가 그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생각을 교환하고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건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까, 하다가 내 대학교 4학년 때를 떠올렸다.


1학년때 학사경고를 받고 그 다음학기에는 간신히 학사경고를 면하고, 그 다음학기에도 F 가 빵빵 터져서 어쨌든 결과적으로 나는 남들이 쉬면서 어쩌다 학교 다니는 4학년 때,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 매일 있어야 했다. 1학년 그리고 2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들어야 했는데, 그게 너무 부끄러워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맨 뒤에 앉아있곤 했다. 1,2학년 때 학교 툭하면 빠지고 만화방가서 라면 먹고 있고 그랬는데, 4학년 때 그렇게 애긔들하고 수업 들을 때는 빠지니까 참 난처했다. 전 주에 혹시 숙제를 내줬는지 그렇다면 그게 뭔지.. 부끄러워 애긔들한테 물어볼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한 번은 수업 끝나자마자 번개같이 뛰어가서 교수님께 제가 지난 주에 결석했는데 과제가 뭐였나요, 물어봤더랬다. 인생이여...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나의 대학생활...


애긔들하고 수업 듣는 건 부끄럽지..라고 생각하다가, 아 그런데 나의 이 경험은 박수영의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는 걸 이내 깨닫는다. 박수영은 원래 공부 잘했던 사람이(서울대 철학과 졸업) 어디 더 배워볼까? 하고 슝- 스웨덴으로 날아간거고, 나는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 해서 그런거고..이건 경우가 달라도 아주 다르지, 달라.. 나도 안다.


나 대학 졸업식때 학사모 쓰고 있을 때 우리 과 애들이 와서 '너가 어떻게 제 때 졸업하냐'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너 빽있냐? 아버지가 학교 관련자분이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노력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애긔들하고 수업 들었어.. 그래서 어쨌든 학사경고에 F 를 절친 삼아 학교 다녔던 나는, 조교 언니가 찾아와서 '너 계절학기라도 들어야 하지 않겠니?' 걱정해줬던 나는, 계절 학기 한 번도 없이, 그리고 휴학도 없이, 그렇게 제 때 졸업한 것이다. 물론 졸업당시 학점 평균은 2.0 으로 마감... 아, 힘들었다. 이거 만드느라고.. 이것도 다 막판에 학점이 잘나와서(라고 했지만 3점 넘어본 적 없는 사람) 2.0 됐지, 안그러면 .... 아무튼 딱 4년 다니고 제 때 졸업한 사람이다. 애가 참 망가져서 엉망진창으로 공부도 못하고 학교도 제대로 안다녔지만, 그래도 어떻게 또 제 때 졸업하게끔 지가 그렇게 해... 애가 결국은 참 바른 길로 간다. 참 인간이야. 트루 휴먼..


아무튼, 박수영은 나의 경우와 다르고 그렇게 역사 공부 하러 갔는데, 박수영이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로 역사 공부를 하러 갔기 때문에 내가 알게된 사실은, 스웨덴이 복지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아니, 대학등록금 까지 공짜인것입니다. .. 네? 세상에 그런 일이. 나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등록금 인상한다고 하면 막 학생들이 시위하고 그랬는데(안그래도 개비싼데..) 스웨덴은 대학까지 등록금이 다 무료이고 이건 외국인 학생한테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박수영이 다닐 때는 그래서 공짜로 다녔는데, 박수영이 공부를 마칠 때쯤 스웨덴에서 '외국인 학생에게는 유료로 하겠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한다. 그래서 2022년 현재 웁살라대학교에서 공부하려면 외국인 학생에게는 돈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그리고, 웁살라 대학교에, 젊은이들만 있는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수강생들도 있는데, 그들은 꼭 졸업해 학위를 따는게 목적이 아니라, 듣고 싶은 강의가 있으면 그것만 듣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다. 세상에.. 내가 바라던 바로 그것이네?


내가 뉴욕대를 가고 싶다고 해도 거기 등록금 너무 비싸고 공부 하려면 거기서 거주해야 하는데 생활비도 너무 비싸고.. 그러니까 아마도 꿀 수 있는 꿈이라는 건 뉴욕대에 가서 강의 하나 들어보고 오기.. 정도가 다가 아닐까, 내심 생각했단 말이다. 그런데 웁살라대학교는 등록금이 공짜이며 게다가 듣고 싶은 강의가 있으면 그냥 들어도 된대. 세상.. 개꿀..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며, 듣는 수강생들의 나이나 국적도 다양하니, 내가 거기에 가있다 한들 뭐가 이상하리요? 만세만세만만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박수영이 공부하면서 사귄 학생들은 박수영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그러다보면 아시아, 한국, 남한에 대한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제국주의나 민족주의 등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모르는 점에 대해 외국인 학생들이 물으면 박수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다 답해준다. 그 질문이나 답을 읽노라니, 와 거기가서 공부한 게 박수영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나는 역사 1도 몰라서 대답해줄 수 있는게 없는데.. 어휴.. 공부 잘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역시 공부를 잘하는게 답인가.. 어쨌든 나도 배우고 싶어서 웁살라대학교에 가도록 해보겠다! 그나저나, 그렇다면 영어 공부가 먼저겠구나... 영어.. 스웨덴은 영어를 다들 너무 잘한다고 하니, 스웨덴어까지 욕심내지는 말고 일단 영어 완전정복을 꿈꾸자. 


Hal Su It Da!!


웁살라대학교가 그리고 스웨덴이 너무 궁금해져서 스웨덴에 대한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상에, 대학 등록금이 공짜이며 누구나 공부하러 갈 수 있다는 거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누구나 공부하게 문을 열어둔다면, 공부하게 되는 더 많은 사람이 생기는것이고, 그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나 매력적인 스웨덴을 알게된 건 이 책을 읽은 커다란 수확이지만,

그러나 에세이로서의 이 책을 말하자면 불편한 지점들이 있다.

에세이라는 특성 답게 글쓴이의 생각이나 감정이 드러나게 되는데, 간혹 어떤 생각들에 동의하지 못해 불편해지는 거다. 이를테면 처음 만난 그 학교의 학생들-나중까지 친구로 지내는-에 대한 외모 묘사가 좀 거슬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사생활을 이렇게 공개한다고? 거기에서 작가가 이들에게 허락은 받은건가 싶었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웁살라대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한국에 돌아가서 한국어로 자기들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그 이야기들 속에는 어떤 여학생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것도 나오고(그래서 저자는 그 사랑을 그만두라 조언한다), 허영심에 가득찬 베트남출신 미국인에 대한 뒷담화도 나온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살면서 무수히 일어나는 자연스런 일이지만, 그걸 이렇게 책으로 쓴다고? 독자가 그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까 괜찮은걸까? 무엇보다 미국에 사는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한국인들이 자기 뒷담화 읽고 있는걸? 설마, 이름은 다 가명이겠지? 읽으면서 내내 찜찜한 부분이었다.



자 그러면 미래 설계를 해보자.

몰타가서 어학연수 한 다음에 갈고 닦은 영어 실력으로 웁살라대학교 가서 공부해야지. 그런데 웁살라 대학교에 가면 뭘 한담? 여성학? 스웨덴은 그나마 성평등한 국가라니 여성학 있지 않을까? 후훗.



Hal Su It 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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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9-07 08: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웁살라! 드림스 컴 트루~! 아니 근데 그나저나 평점이 2.0이요???? *동공지진*

다락방 2022-09-07 09:02   좋아요 5 | URL
4학년때 미친듯이 노력해서 최상으로 나온게 2.8 인가 그랬거든요. 그래서 2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왜, 내가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07 10:15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역시 낙하산이었어.... 그 학점으로 기업 들어가고, 부장자리까지 오르다니... 역시..............빡세게 일하고 돈 모아서 해외 가는 척하는 것도 어른들이 시킨 거죠? 사실은 경영 공부하고 오는 거면서......쳇. 이제 대표 취임만 남은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베트남도 네덜란드에서도 산다는 거 슬슬 밑밥 까는 거죠? 거기 다 다부장님 기업 있으면서... ㅠㅠ

다락방 2022-09-07 10:25   좋아요 5 | URL
아 역시.. 가난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더니 제가 보기엔 부유함도 숨길 수가 없나보네요. 다 티났어요?
제가 편의점 알바하던 대학시절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다 얘기했었어요. 나 사실 서민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알바하는거지, 재벌의 딸이야, 라고.. 아무도 믿어주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결국은 들통나네요.
그래도 절 미워하지 않으실거죠? 전 서민들의 편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소문 내지는 말아주세요.

잠자냥 2022-09-07 10:39   좋아요 5 | URL
휴... 어쩐지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위가 작아서라기보다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1끼 2메뉴 못 먹거든요... 부장님은 막 스타벅스에서도 2가지 메뉴 사 먹고, 매끼 두 가지 메뉴 먹잖아요. 막 남기고 그러잖아요. 역시.... 재벌2세....

급 멀어지는 느낌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0:48   좋아요 5 | URL
뭘 잘못 알고 계신것 같은데, 저 안남기는 편...........

미미 2022-09-07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이 책 빌리길 잘했다.Jal het da?
독일만 공짜가 아니네요?게다가 나이 제한도 없는 것 같으니...허허
영어와 체류비만 어떻게 마련하면! 일단 다락방님 먼저 고고씽!!^^*

다락방 2022-09-07 09:11   좋아요 4 | URL
백자평은 짧고 저 다섯줄 짜리 리뷰 쓰려고 창 열었는데 도대체 이거 무슨 일이에요? 수다 포텐 터져버렸네요. 에휴..
스웨덴 너무 가보고 싶어요, 미미 님! 저 다음 여행지는 스웨덴으로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 번 가서 보고 와야겠어요. 앞으로 내가 공부할 나라가 어떤지 보자는 심정으로 ㅋㅋㅋ 답사 답사 ㅋㅋㅋㅋ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으쌰으쌰 합니다! 미미 님, 저랑 웁살라 대학교 동기가 됩시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07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를 마음에 새기고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만화방에서의 과거마저도 다락방님의 시간이라면 참 귀여웠을 거 같다는 예감이 ㅋㅋㅋㅋㅋㅋ 웁살라 가려면 제일 먼저 뭐 하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09:36   좋아요 3 | URL
어휴 과거를 돌이켜보면 언제나 후회뿐입니다. 왜그렇게 공부를 안했는지. 아니 대학이란 공간이 얼마나 공부하기 좋은 곳입니까. 도서관에 가면 책이 많고 모르는게 있다면 물어볼 교수님도 계시고. 그렇게 공부하기 최적의 환경인 곳을 4년간 곁에 두고서도 만화방가서 라면이나 먹고 술이나 퍼마시고 인생 왜그렇게 산건지 원.. ㅠㅠ
웁살라 대학교에 가서 제대로 만회하겠어요! 일단 그 전에는 영어공부를!! 아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07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
ㅋㅋㅋㅋ
아주 고무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유급된 동기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엄청 부끄러워 하면서 교실에 앉아 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근데 부끄러운만큼 적극적으로? 공부하더니 결국 1등도 하고~^^
암튼 군대 다녀온 예비역들 그리고 나이 많으셨던 언니들도 몇 분 있었는데 그분들이 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야~를 보여줬던 게 아녔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들 하셨었죠. 몇 년 전 그 언니를 한 번 만났었는데 언니는 지금 50 중후반쯤 되셨을텐데...아, 아직도 공부를 하고 시험도 치고...대단하시다고 했더니 ˝할만 해!! 니네들은 더 젊은데 뭐하고 있노???˝ ㅋㅋㅋ
그래서 요즘 생각해보면 공부는 나이 들어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노화된 뇌가 좀 문제이긴한데...ㅜㅜ
암튼 몰타 어학연수 그 뒤의 대학공부 그리고 그후엔 작업실에서 글 쓰고 계신 모습 상상해 봅니다. 상상하니 갑자기 제가 막 기분이 좋네요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1:35   좋아요 2 | URL
공부는 계속 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공부는 그만두어서는 안되는 것 같아요. 일전에 정희진 선생님 강연 갔을 때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사람은 계속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는게 아니라 퇴화하는 거다, 라고요. 저는 선생님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젊어서도 해야하고 나이 들어서도 해야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해도해도 여전히 모르는게, 모르는걸 많다는 걸 알게 되는게 공부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책나무 님, 우리 열심히 책 읽고 생각하고 쓰고 의견을 나눕시다!!

그렇지만 노화된 뇌도 문제고 노안도 문제긴 합니다 ㅠㅠㅠㅠㅠ
저는 언제 몰타에 가고 언제 웁살라 대학교를 가고 언제 작업실을 마련해서 글을 쓰게 될까요... 인생, 어떻게 펼쳐질까요? 아무쪼록 아름답고 화려하고 보람차기를 바랍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2-09-07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가 뭔가 했어요ㅋㅋㅋㅋㅋ
대학생 때 에피소드 재밌었네요^^ㅎㅎㅎ 저는 2년만에 졸업해야해서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학교 때 추억이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저도 등록금 공짜인 학교로 고고씽하고 싶습니다! 나이 불문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2-09-07 11:38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할수있다는 이 명품 칼럼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얼마전에 장안의 화제였던 칼럼이죠.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56213.html#cb

저는 사람이 참 고집스러워서 공부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 척도 안하다가 이 나이 되어서 아아 과거의 내가 왜그랬을까 바보 똥꼬 멍충이다 ㅠㅠ 이러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젊은이들에게 공부가 중요하다, 열심히 해라 전하고 싶어도 그러나 그들의 귀에는 꼰대의 잔소리로 들리겠죠. 인간은 어느 한 때 어리석은 순간을 거쳐가는 것 같아요. 저는 젊은 시절 정말 어리석었습니다. 후회후회... ㅠㅠ

맞아요, 거리의화가 님. 직업이 뭐든, 나이가 어떻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언제나 열려있는 배움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좋겠어요. 저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겠습니다. 빠샤!!

건수하 2022-09-07 0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학창시절 이야기도 듣고 재밌네요.
이제 너무 옛날 일이라 학점이 얼마였는지 기억도 안나요 ㅎㅎ

저는 웁살라나 몰타까진 안 가도 괜찮고 모 대학 여성학협동과정.. 이런 거 듣고 싶은데
(소박한 꿈)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휴.. 사람이 대범해야 하는데.

다락방 2022-09-07 11:40   좋아요 3 | URL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점을 기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학점이.. 너무 똥망.. 남들이 받지 않는 학점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수하 님이 저같은 학점을 받으셨다면 저처럼 기억하셨을 겁니다. 그러니 학점을 기억못하는 자신을 많이 예뻐해주세요. 으하하하.

저도 얼마전에 지방에 여성학과정 있다는 거 알고 오옷 하고 혹했었는데, 그렇게 공부해도 좋을것 같아요. 다만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그렇게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체력 어쩔거냐며.. ㅠㅠ
그런데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저는 이미 대학원을 다닌다거나 여하튼 뭔가를 하고 있겠죠? 흐음. 역시 그만큼의 의지는 없는 것인가..........

바람돌이 2022-09-07 11: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얼레리 꼴레리 학점 2.0... 제가 이겼어요. 저는 졸업 평균학점 2.1
강조하건대 우리과 꼴찌 절대 아니었음. 내 뒤에 사랑하는 친구 1명 더 있었어요. ㅎㅎ
아 근데 좀 안타까운건 전 계절학기도 하고, 결국 제 때 졸업 못해서 1학기 더 했다는.....ㅠ.ㅠ 그럼 다락방님이 이긴건가요????

스웨덴은 대학 학비가 공짜일뿐 아니라 학기초면 책도 사고 준비물도 사라고 학생들한테 생활비도 지급하는걸로 알아요. 그리고 대학들어가기가 워낙에 쉬워서 그냥 나 대학 입학하고 싶어 하면 다 해주는, 대신에 졸업은 진자 빡세게 공부해야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다락방님은 이제 공부천재로 거듭나셨으니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응원 응원합니다. 저는 스웨덴 대학 말고 오로라 보러 놀로가고 싶습니다. ^^

얄라알라 2022-09-07 11:31   좋아요 3 | URL
화려한 입담에 넋을 놓게 되는 여기는 다락방님 서재 ㅋㅋ

ㅋㅋ화려한 마무리는 바람돌이님께서 공부천재 다락방님 응원차 스웨덴 ˝놀로가시˝는 미래형으로^^

책읽는나무님 말씀처럼 노화된 뇌가 장애물이긴 하지만, 10대 때의 공부와는 어른 되어 하는 게 차원이 다른 거 같아요. 욕구 솟는 페이퍼였습니다!!!!!

잠자냥 2022-09-07 11:33   좋아요 2 | URL
아니, 바람과 돌이 님 바람이하고 돌이가 1.05씩 받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1:43   좋아요 6 | URL
세상에, 바람돌이 님, 공부 잘하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계절학기까지 들으셨기 때문에 저보다 더 높은 점수로 졸업하실 수 있었던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그런데 평소의 바람돌이 님 생각하면 의외의 점수기는 하네요. 대학때 공부 안하셨네요? 저 첫직장 합격했는데 성적증명서를 나중에 추가로 요구해서 가져다주니까, 면접관이었던 분이 당황하시면서

˝공부를.... 안하셨네요?˝

이러면서 천장을 자꾸 보시더라고요. 이미 합격은 시켜놨는데 이걸 어쩌나.. 하셨던 듯.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방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인간.. 참 잘 살고 있다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웨덴에 제가 학교 다니면 숙소도 마련해야 할터이니, 그러면 오세요, 바람돌이 님. 오로라 보러! 오로라 보는 건 저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후훗.


얄라알라 님, 우리 계속 공부합시다. 빠샤!! 공부하는 사람들로 늙어갑시다!!


잠자냥 님, 2점을 초과하는 학점은 역시 혼자서는 불가한것이었군요....

책읽는나무 2022-09-07 12:07   좋아요 5 | URL
제 답글 읽다가...왜 이렇게 대댓글이 많지? 하며 읽다가....ㅋㅋㅋ
우리 알라딘 더 오래 하다간...ㅋㅋㅋ
본인의 모든 것이 탈탈탈 다 털리겠어요.ㅋㅋㅋ
그런데 사생활을 듣고 나면 왜 애정이 더 생기는 거죠??? ㅋㅋㅋ
점심 먹으면서 계속 웃겠습니다ㅋㅋ
다들 맛난 점심시간 되시길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09-07 12:5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의 ˝방황했습니다˝에 박수!!!! 우와 멋짐 터집니다. ^^

공쟝쟝 2022-09-07 1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웁살라 대학 뒤메질 옹이 꽂아줘서 푸코가 열심히 강의하던 그 대학인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푸하하하 ㅋㅋㅋㅋ (혼자 푸코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다락방 2022-09-08 08:36   좋아요 1 | URL
그 대학 맞아요! 그래서 책 읽다 보면 푸코가 언급됩니다. 작가가 엄청 똑똑한 분이시더라고요...

mini74 2022-09-07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희 조카가 1학년 1학기애 좀 논다고 학고맞아서 지도 교수님 전화왔는데 울 언니 ….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대요 ㅎㅎㅎ

다락방 2022-09-08 08:37   좋아요 2 | URL
학사경고는 놀랍게도 아버지 이름으로 오거든요. ㅋㅋㅋ 저희 대학교 소인인데 아버지 이름으로 와서 ㅋㅋ 엄마가 뜯어보지도 않으시고 왜 니네 학교에서 아빠한테 오냐? 이래서 제가 뜯었더니 학사경고가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별 거아니야 나한테 온거야 이러고 얼버무렸는데 남동생이 그걸 알고는 ˝누나 학고는 좀 심한거 아니냐? 부모님이 힘들게 돈벌어서 200만원이나 등록금 내는건데 그건 진짜 아닌것 같다˝ 이래서... 당시 남동생 중학생이고.. 전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mini74 2022-09-08 08:39   좋아요 1 | URL
ㅎㅎ 저희조카는 탑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지도교수님이 혹 집안에 우환이 있냐고 ㅎㅎㅎ 질문도 보이스피싱같았다고 ㅠㅠ4년장학금 날리고 군대갔습니다. 오면 노가다 보내서 메꾼답니다 언니가 ㅎㅎ

다락방 2022-09-08 08:41   좋아요 1 | URL
아니, 탑으로 들어갔다가 학고라니요!!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뭔가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저는 처음 수업 제끼기 시작한게 좀 일이 있었던거긴 하거든요. 교수님한테 연락올만 했네요 진짜 ㅠㅠ

alummii 2022-09-08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F밍아웃!! ㅋㅋㅋㅋ 😆다락방님 좀 놀던 분이군요...의외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제때 졸업은 훈훈한 마무리입니다 👏👏 (참고로 저는 1년더다님 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8 08:39   좋아요 2 | URL
좀 놀던 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뭐 그렇다고 제가 뭐 특별히 기억에 남게 잘 놀거나 한 것도 아니고요 진짜 말그대로 방황이었어요. 만화방에 가거나 술 뽀지게 마시거나 그런것 밖에 없어요. 그러게요. 제때 졸업은 정말 칭찬합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의 제가 어리석었다고 생각하고 후회는 수시로 해요 ㅠㅠ 그리고 그 때 내가 왜그런걸까에 대해서도 간혹 생각해본답니다.... 인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은빛 2022-09-0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사경고와 F학점. ㅎㅎㅎㅎ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 드네요.
1학년 때는 강의실이 아닌 거리에서 시위하느라 학점이 엉망이었고,
군대 다녀와서 복학한 뒤로는 그래도 학점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국문과 복수전공 하려고 멀리 떨어진 다른 캠퍼스(차로 약 30분 거리)에 혼자 다녔는데,
(국문과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때 국문과 과목 대다수가 학점이 엉망이었지요.
두 과목 F를 받아 학사경고도 그때 받았구요.

결국 4학년 때 친한 후배가 조교가 된 후 복수전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졸업 못 한다고 조언해서
무조건 그 후배가 시키는 대로 해서 어떻게든 졸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당시엔 운동하다가 학사경고 받은 것이 아니라,
아는 애들 하나 없는 국문과 수업 받느라 학사경고 받았다는 사실이 무척 부끄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도 대학 다니면서 학사경고 한번도 안 받은 것 보다는
한번쯤 받아본 경험을 했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 받아봤으면 그거 받을 때 어떤 기분인지 평생 모를 거 아니예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