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잠자리가 달려든다
매미도 달려든다

매미가 눈 앞에서 날아가는 걸
나는 여기에서야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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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4-08-0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태양이 달려든다
잠이 달려든다

책상에 사람들이 엎어져 있는
토요일 오전 도서관을
나는 여기에서야 처음 본다

창원에 잼나게 보내세요 ㅋ

다락방 2014-08-07 08:08   좋아요 0 | URL
휴가는 끝났고 저는 사무실이에요..아..휴가는 짧아요.. ㅠㅠㅠㅠㅠ

건조기후 2014-08-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거실 창문 방충망에 엄청 큰 매미가 붙어서 미친듯이 울어댔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조금 과장해서 집이 흔들릴 지경이었던.. ㅎ 근데 시간 날 때마다 전국 곳곳을 잘도 다니신다, 바지런한 다락방님. ^^

다락방 2014-08-07 08:0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멀리 사는 친구가 있다보니 그렇게 되네요. 멀리 사는 친구에게 가거나, 그 친구와 다른 데서 만나거나 해서 말이지요. 아하하하.
휴가가 끝났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꼬마요정 2014-08-02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께 창원엘 다녀왔어요~ 저는 부산에서 간다지만 다락방님은.. 그 먼 곳에서 ㅋㅋ
부지런하시네요~ 차..창원도 도시인데.. ㅋㅋ 매미가 날아가는 걸 보시다니.. ㅋㅋ

루쉰님 시도 확 공감이 갑니다.^^

다락방 2014-08-07 08:09   좋아요 0 | URL
저 눈앞에서 매미 날아가는 거 첨봐요. ㅋㅋㅋㅋㅋ 창원 친구한테 '시골이라 그런가봐' 했다가 욕 엄청 얻어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4-08-0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창원에는 무슨일로 가셨어요?

다락방 2014-08-07 08:09   좋아요 0 | URL
휴가라서 다녀왔어요, 프레이야님. 그런데 가있는 내내 비가 와서 호텔에 짱박혀 있었어요.. 엉엉 Orz

기억의집 2014-08-07 23:50   좋아요 0 | URL
호텔~ 부러워요. 사실 전 여행의 묘미는 숙박도 한 몫한다고 봐요. 호텔에서 자고 일어나 다음날 먹는 아침이 그리워요.

다락방 2014-08-08 09:37   좋아요 0 | URL
ㅎㅎ 기억의집님. 저도 사실 호텔과 호텔 조식이 너무 좋아요! 호텔 조식으로 먹는 오믈렛과 스크램블 에그, 버터 바른 빵..이런거 너무 좋아서 ㅎㅎㅎㅎㅎ 그치만 이번엔 호텔 조식은 생략했어요. 너무 돈을 많이 써서 아침마다 사발면을 먹었다능 ㅋㅋㅋㅋㅋ
 

목,금,토 사흘을 연달아 달렸더니 정말이지 무지하게 피곤했다. 어젯밤 집에 돌아와 맥주를 마시는 남동생 앞에 앉아 맥주를 함께 마시는 대신 샤워한 후 내 방으로 들어가 쓰러진 걸 보면 내가 얼마나 피곤했었는지 증명되는 셈이다. 여튼 그 피곤을 풀고자 오늘은 하루종일 딩굴대기로 결심했는데 그마저도 쉽진 않았다. 배가 고파서...오후까지 침대에 누워있고 싶었건만 배가 고파서 누워있을 수가 없는거다. 하는수없이 일어나 부엌으로 나갔지만 된장국과 김치 말고는 마땅한 반찬이 없던터라, 그래, 맛있는 걸 만들어 먹자, 싶어 냉장고를 열었다. 역시 김치뿐이었다.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 무얼 만들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해본 뒤, 그래, 맛깔스런 요리, 참치김치볶음을 해보자! 라고 결심한 후, 바로 만들기에 들어갔다.

 

 

<참치김치볶음>

 

 

1. 냉장고에서 신김치를 꺼내어 먹기좋게 자른 후, 달궈진 프라이팬에 넣는다.

 

2. 김치를 볶다가 아뿔싸, 기름을 두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부랴부랴 포도씨유를 찾아 프라이팬에 두른다.

 

3. 참치캔 하나를 따서 그냥 통째로 붓는다. 매우 피곤하고 귀찮으므로 기름을 덜어낸다거나 하는일 없이 그냥 붓는다.

 

4. 볶다가 약간 단 맛이 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헐레벌떡 양파를 썰어 넣는다.

 

5. 양파만으로 어떤 '다른맛'이 날까 하는 의심이 생겨 충동적으로 올리고당을 조금 넣는다.

 

6. 아까 냉장고를 열었을 때 파가 있었다는 게 기억나 파도 잔뜩 넣기로 한다. 파는 내가 썰지 않아도 좋게끔 썰어져 있다. 엄마가 정육점에 삼겹살 사러 갔다가 얻어온 파. 그 파를 넣는다.

 

7. 볶다가 맛을 봤는데 이게 뭔맛이지 싶어 김치를 조금 또 넣는다.

 

 

이 과정을 마친 후 그릇에 덜어낸다. 모양새는 이렇다.

 

 

 

 

남동생에게 맛이 어떻냐고 물으니 '그저 그렇다'고 한다. 내가 먹는 맛은 뭐랄까. 김치의 매콤한 맛이 덜해져서 좀 서운하달까. 고춧가루를 넣어야 했을까, 올리고당을 넣은게 실수일까 를 생각했는데 좀처럼 답이 나오질 않는다. 어쨌든 결론을 말하자면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하겠다.

 

 

'굳이 만들지 않아도 좋을 맛'

 

 

이 요리의 이름을 <참치김치볶음>이라고 불렀지만 사실, '굳이 만들지 않아도 좋을'이라는 타이틀이 더 적합한 듯하다. 그냥 김치를 꺼내어 또 참치캔 뚜껑을 따서 따로따로 반찬삼아 밥을 먹는 쪽이 밥을 먹는 정신건강에 더 좋을 것 같다.

 

 

이 맛을 보충하기 위해 점심엔 엄마가 해주신 김치부침개를 먹었고, 저녁엔 홈쇼핑을 통해 주문한 소갈비를 먹었다. 이젠 책 읽다 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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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4-01-0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내 식으로 보자면 참치 기름은 빼는 게 좋겠고, 올리고당은 넣지 말고, 고춧가루를 넣었어야 돼요. 마늘 조금 넣었어도 좋고. 어쨌든 먹어 보고 깨달은 내용은 꽤 나랑 비슷하니 우린 친구? 홈쇼핑 소갈비는 어땠소? 얻어 먹은 바로는 달던데.

네꼬 2014-01-05 22:13   좋아요 0 | URL
근데 나는 왜 공감을 눌렀지? 나도 모르게... 먹고 싶은가...

다락방 2014-01-06 11:11   좋아요 0 | URL
홈쇼핑 소갈비는 '불고기브라더스' 제품이었는데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고 고기의 질도 괜찮았지만, 제기랄, 홈쇼핑에서 보여준 비주얼은 결코! 아니었어요. 홈쇼핑에선 비닐을 뜯으면 둘둘말린 덩어리 여섯개가 들어있었는데, 이건 뭐 두세덩어리를 조각조각 찢어내서 한 팩에 담아놓은것 같은 비주얼이에요. 지금 너무 열받아서 현대홈쇼핑에 구매자평 쓸라고했는데 얘네들은 별점 매기기만 있고 쓰는 게 없어요...이런.......암튼 뻐킹쉿이었어요!! (분노폭발)


아 근데 저 이제 저거 안할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닌 것 같아요. -_-

웽스북스 2014-01-0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신기하네요. 이거 맛없기 힘든데............

내 식으로 보자면 파를 넣지 말았어야 했고, 양파를 넣지 말았어야 했고... ( '') ㅋㅋㅋㅋㅋㅋㅋㅋ

믿을 수 없겠지만, 저도 이 시간에 참치 김치 볶음을 만들고 있었어요. 저는 참치랑 김치만 넣어요. 오늘은 들기름 약간 아가베시럽 약간 넣었어요. 근데 아가베는 역시 안넣는 게 더 좋겠다는 결론에 저도 도달.

우리 다정선생님 반찬수업책 사서 공부해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1-06 11:13   좋아요 0 | URL
저는 김치찜 조차도 맛없게 해서 식구들이 서로 너 먹으라고 미루었답니다. 요리도 못하는데 손은 더럽게 커서 포기김치를 두 개나 넣고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삼겹살 2만원어치 사다 넣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은 재료를 망쳐놨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전 공부 안할래요. 요리하면 스트레스 받아요. 부엌이 전쟁터되고...먹으면 맛도 없고...전 그냥 돈 열심히 벌어서 사먹어야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써놓고 사무실에 있는 아이비 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참치랑 마요네즈 당장 나가서 사올까, 섞어서 저기다 올려 먹을까, 이런 생각하고 있다능 orz)

심야책방 2014-01-06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이건 제 식인데 김치국물을 많이 넣으면 좀 나아요. 제 솜씨의 형편없음을 국물이 좀 보완해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전 다시다도 넣어요. ㅡㅡ;;나의 사랑 msg ㅠㅠ

다락방 2014-01-06 11:14   좋아요 0 | URL
저도 다시다를 넣을걸 그랬나봐요. 괜히 뭐 건강한 음식 해보겠다고...어휴. 맛없는 음식을 만들었어요. ㅠㅠ 그리고 msg 가 나트륨보다 낫다고 하던데요!

전 이제 요리 안할겁니다, 끊을거에요. 나중에 독립하게 되면 요리 잘하는 남자를 찾아 동거를 하든지 해야겠어요. -0-

하양물감 2014-01-0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볶음은 자주 하는 반찬 중 하나예요.
다만 저는 참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넣지 않지요. 왠지 텁텁할 것 같아요.
어쨌든 김치만 맛있으면 김치볶음은 언제나 성공.
우리집 팁은, 시어머니 김치보다 친정엄마김치를 가지고 만들면 더 맛있다는....ㅎㅎㅎㅎ

다락방 2014-01-06 11:15   좋아요 0 | URL
그냥 김치만 볶는게 훨씬 더 맛있을거에요. 근데 저는 거기다가 뭔가 창의력을 부여해버렸네요. 어휴..창의력은 아무나 바깥으로 드러내면 안되는 것 같아요. 참치 하나 버린것 같아서 속상해요 ㅠㅠ 흑흑 ㅠㅠ

아무개 2014-01-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다락님은 그냥
맛있게 드시는것만 하는걸로!!!!!!!

다락방 2014-01-06 11:3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ㅜㅜ

건조기후 2014-01-0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만들지 않아도 좋을 맛 ㅎㅎㅎ 굳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애잔하게 느껴지긴 처음이예요 ㅜ ㅎ
저도 양파나 파는 안 넣고 참치랑 김치만.. 참치 기름은 안 빼는 대신 따로 기름은 안 넣고요.
설탕을 조금 첨가하면 감칠맛이 나지용. 특히 김치만 볶을 때는 설탕을 넣고 안 넣고의 차이가 아주 커요.

요리 그만두지 말고 ㅎㅎ 담번엔 김치만 볶아봐요.
포도씨유 두르고 김치 달달 볶다가 설탕 한 두 스푼 넣고 좀 더 볶으면 끝.
기본부터 하다보면 언젠가는 늘어요!

다락방 2014-01-06 14:00   좋아요 0 | URL
요리 잘하는 잘생긴 남자를 메이드로 두며 살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제가 요리에 설탕을 넣기가 싫어서요..하하하하. 요리도 못하면서 고집은 있어가지고 원 -_-
전 설탕의 단맛을 좀 싫어하거든요. 그치만 확실히 김치에 설탕넣고 볶는게 제가 만든 김치참치볶음보다는 훨씬 맛있겠네요. 확실히 그래요. 흑 ㅠㅠ

세실 2014-01-06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아줌마 쓰고 사심 되죠' 하고 싶지만 현실이 쉽지는 않다는거 ㅜ
그냥 나보다 요리 잘하는 남자 and 음식 타박 안하는 남자랑 살면 됩니다^^ 의외로 많아요. 울 신랑도 호호호~~

다락방 2014-01-07 08:53   좋아요 0 | URL
아줌마 쓰는 건 저한테 완전 다른나라 얘기에요. ㅠㅠ
전 음식 타박 안하는 남자..는 관심없고 요리 잘하는 남자를 좀 찾아봐야겠어요. 하하핫;;

카스피 2014-01-06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제실력을 알기게 그냥 고추참치를 사다 먹어요ㅜ.ㅜ
그나저나 늦었지만 다락방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고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다락방 2014-01-07 08:53   좋아요 0 | URL
저도 앞으로 얌전히 고추참치나 사다 먹어야겠어요. -0-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꿈꾸는섬 2014-01-0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굳이 만들지 않아도, 보다는 그냥 맛있게 드시는편이 나을 것 같아요.^^
음식 타박 안하는 남자랑 살다보면 잘 못해도 음식에 소질이 있다고 착각하게 되거든요.(그게 저에요.)ㅎㅎ
계속 만들다보면 더 좋은 음식이 나오기도 하니 포기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4-01-07 08:54   좋아요 0 | URL
꿈섬님, 저는 맛없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는 없어요. 어떻게 그래요. 맛있어야 맛있게 먹지요. ㅠㅠ
저는 그냥 혼자 살면서 맛있는 음식 사먹고 아니면 요리 잘하는 남자 만나서 룸메이트로 두던가 해야겠어요.
음식 만들 시간에 열심히 돈 벌어서 맛있는 걸 사 먹는게 제 정신건강에 더 이로울 것 같아요. orz

우왕 2014-02-2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지난 가을에 사흘이 아니라 13일 연달아 그러니까 거의 2주 가까이 달리다가 하루 쉬고 또 2주 가까이 먹었는데 필름이 4번 끊겼어요TT
 

시작은 좋았다. 칼퇴를 했으니까.  오늘 나는 밤 늦게까지 집에 혼자 있을 예정이었다. 퇴근길에 백화점에 들러 식품코너로 향했다. 백화점 식품코네어세만 쓸 수 있는 만 원짜리 상품권이 있었다. 나는 파프리카를 샀고 그동안 먹고 싶어했던 청경채도 샀다. 아, 팽이버섯! 팽이버섯도 눈에 띄어 샀다. 근사한 요리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내 계획은 이랬다. 지난주말에 예식장에 들러서 가방에 몰래 넣어온 버터, 그 버터를 프라이팬에 두르고 파프리카와 청경채와 팽이버섯을 볶는거다. 볶다가 후추를 약간 뿌리고 접시에 담아내면, 아우, 칼로리도 낮고 근사한 와인 안주가 될 것이 아닌가. 가볍고 우아한 저녁 식사. 마음이 급했다. 어서 상을 차려내고 싶었다.

 

프라이팬을 달구고 버터를 꺼내 휘리리릭 녹여댔다. 근사한 향이 났다. 그리고 씻어둔 야채들을 넣었다. 설레었다. 아, 이건 얼마나 멋진 안주가 될까. 그런데 아뿔싸. 내가 잊은게 있었다. 바로 팽이버섯. 팽이버섯에서 물이 나온다는 사실. 나는 야채를 '볶고' 싶었는데, 숫제 '버터물에 삶은' 꼴이 되고야 만것이다. 요리가 망쳐지는 것 같아 초조했다. 그래서 나는 안되겠다, 일회용 버터를 하나 더 꺼내(예식장에서 세개를 숨겨왔다) 프라이팬에 던져 넣었다. 헐. 더 많은 버터물에 야채들이 삶아지고 있었다. 에라이, 그래도 괜찮겠지 싶어 마지막으로 후추를 뿌렸다. 그리고 접시에 담았다.

 

 

 

하아- 너무 맛이 없었다. 파프리카는 먹을만했지만 청경채와 팽이버섯은 진짜 못먹을 맛이었다. 이대로 버릴 순 없지, 소스. 소스를 찾아보자. 나는 냉장고를 뒤졌다. 샐러드 소스 따윈 없었다. 있는거라곤 케첩과 마요네즈가 전부. 마요네즈를 사용할까, 마요네즈와 케첩을 섞어볼까, 케첩을 사용할까, 하다가 케첩이 그중 가장 무난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케첩을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야채들을 찍어먹어 보았다. 케첩을 찍는다고 맛있어지지는 않았다. 정말이지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접시에 담은 야채볶음(?) 에서는 자꾸 물이 생겼다. 아놔...

 

 

미칠것 같았다. 아무리 와인을 마셔도 꾹 참고 먹어줄만한 안주가 아니었다. 저 청경채는 자그만치 3,200원 어치다. 유기농으로 샀단 말이다. 도무지 못먹겠는데 그렇다고 버리자니 너무 아까웠다. 그런데 이 야채들을 살릴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 저녁이 이렇게 망쳐지다니. 흑흑. 나는 친구에게 이런 사실을 말했다. 친구는 그 안주를 먹지말고, 대신, 된장찌개를 끓일 때 넣으라고 했다. 된장찌개? 오, 그럴듯한 아이디어였다. 그치만 야채를 버터에 볶았는데 괜찮아? 친구는 씻어서 헹구라고 했다. 어차피 찌개에 들어갈 것이니 씻어도 상관 없겠구나, 적셔도 되겠어, 란 생각이 들어 그래, 된장찌개에 도전해보자 싶었다. 물론 걱정이 됐다. 청경채와 버섯만 버리는 게 아니라, 이러다가 된장도 버리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 그래, 나는 된장찌개를 끓여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것이다.

 

 

나는 냉장고를 뒤져 된장을 찾아냈다. 그리고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된장찌개 끓이는 법을 물어봤다. 멸치를 넣어 육수를 만들라길래 냉동실을 뒤적여 멸치를 찾아냈다. 혹시라도 망칠 경우 버리게 될텐데 많이 만들수는 없지, 가장 작은 냄비를 꺼냈다. 친구가 시키는대로 멸치와 다시다를 넣어 팔팔 끓이다가 멸치를 건져내고 된장을 풀었다. 그런데 된장찌개가 색이..좀..거시기하네? 친구는 간장을 넣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그나마 색을 좀 살려보고자 간장을 약간 넣었다. 색깔도 맛도 영 마음에 들질 않는다. 그러다 생각났다. 아, 마늘!! 그래 마늘을 넣자. 나는 갈아둔 마늘을 한 덩어리 푹- 넣고 청량고추도 하나 썰어 넣는다. 흐음. 그래도 별로네? 다시 된장을 조금 넣고 물에 씻어서 짜둔 청경채와 버섯을 넣었다. 양파도 썰어 넣었다. 뒤적뒤적 고춧가루를 찾아서 또 넣었다. 팔팔 끓였다. 엄마가 끓여주는 된장찌개 맛이 나질 않는다. 뭘 더 넣어야 할까..생각하다가 그만 두기로 한다. 괜히 더 넣었다가 여기에서 더 망치면 어떡해. 나는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내 다시 술상으로 가져왔다.

 

 


하아- 물에 씻었지만 된장찌에서는 버터 향이 났다. 버터 맛이 났다. 버터맛이 나는 된장찌, 그게 오늘 요리의 이름이었다. 그래도 청량고추와 고춧가루 덕인지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뜨겁고 매콤했다. 으음, 버터맛 된장찌. 좋아. 그래, 야채볶음 대신 된장찌를 안주로 하자.

 

했는데,

하아- 몇 번 퍼먹다 보니 밥..을 먹고 싶어지는거다. 하아- 오늘의 컨셉은 가벼운 야채와 와인, 가볍고 우아한 저녁식사였는데. 어쩌지. 결국 된장찌를 다시 한 그릇 퍼 밥을 말았다. 된장찌는 야채볶음과 달리 허겁지겁 먹게 되었다. 결국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된장찌에 말은 밥을 퍼먹고 있었고, 칼퇴를 했는데 내가 된장찌에 밥을 말아 먹은 시간은 밤 열 시................가 되어있었다. 나는 그저 밥을 먹었을 뿐인데...   뭐이래. ㅜㅜ

 

 

밤이 깊었다.




덧: 비밀댓글님의 조언에 따라 된장찌게 → 된장찌개 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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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2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2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2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3-10-0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ㅋ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리 얘기 보면서 이렇게 웃은 적 처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요리하는 남자랑 만나야겠다. 안되겠다. ㅋㅋㅋㅋ 아 참고로 허브 소금 청양고추 참기름이 제가 자주 쓰는 조미법이에여. 앞으로는 야채 볶을 때 버터 넣지 말고 그냥 올리브유 사용하세요 ㅠㅠ 훨 맛있음. 일단 버터에 야채볶음 해본 적이 없어서;

다락방 2013-10-02 17:32   좋아요 0 | URL
아 저 원래 포도씨유라든가 카놀라유라든가 하는걸로 볶는데 버터를 훔쳐와가지고(응?) 꼭 볶아보고 싶더라고요. 버터는 정말 완전 맛있으니까 뭘 볶아도 맛있겠지..하는 생각에. 소 있었으면 소에도 버터 쳐바르고 구울라 했거든요. 다음부턴 야채를 버터에 볶지 말아야겠어요. 흙흙

2013-10-02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10-02 17:32   좋아요 0 | URL
수정 완료! 찌게로 할까 찌개로 할까 2초간 고민하다 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3-10-02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채볶음은 올리브유 ㅋㅋㅋ 버터된장이라니 뭔가 아방가르드해요. ㅋㅋㅋ

다락방 2013-10-02 17:32   좋아요 0 | URL
먹어는 봤습니까, 버터된장? ㅋㅋㅋㅋㅋ 요리 하나에도 참신함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야책방 2013-10-02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의 '난역시요리로는안되는가봐요'에 빵 터지고 갑니다. 저도 요리로는 안 돼요. ㅠㅠ

다락방 2013-10-02 17:33   좋아요 0 | URL
전 그저 누가 만들어주는 걸 먹는것만 잘하는 사람인가봅니다. 어휴..

Mephistopheles 2013-10-0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혼자 버터를 볶고. 나 혼자 요릴 망치고. 나 혼자 재도전하고. 이렇게 나 먹고 먹고 후회해도 소용없어 오늘도 나혼자. 우우우우우우우우우.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10-02 17:33   좋아요 0 | URL
결혼해야겠어요, 메피스토님. 이래가지고 독립하면 혼자 살겠습니까, 어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날 괴물같은 음식만 만들거 아녜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리 잘하는 남자랑 결혼해야겠어요. 흙흙

* 2013-10-0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당수의 채소가 버터로 볶으면 맛이 없죠, 시금치 같은 것 빼면. 게다가 선택하신 재료들은 기본적으로 조합도 영 아니고요. 먹는 것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은 말로만 못한다고 하지 대개는 상당 수준 이상으로 요리를 하던데, 극소수에 속하는 예외이신 것 같군요.

다락방 2013-10-02 17:34   좋아요 0 | URL
전 버터를 빵에 발라도 맛있으니 채소를 볶아도 그 맛이 끝내줄 것이다..라고 제멋대로 생각했지 뭡니까. 그러나 상당수의 야채가...맛이 없군요. 제가 할줄아는 요리라고는 라면과 계란프라이가 전부입니다. 후-

치니 2013-10-0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나도 왠지 다락방 님은 안해서 그렇지 하기만 하면 요리를 잘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 아닌가 봐용.

다락방 2013-10-02 17:34   좋아요 0 | URL
저는 못해서 안하는 겁니다 치니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3-10-0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부터 내가 요리를 한다 홍~홍~홍~ (정형돈 버전으로 읽어주삼ㅋ)



다락방 2013-10-02 17:36   좋아요 0 | URL
오늘은 친구가 선물해준(응?) 삼겹살을 구워 먹을 예정이에요. 이번엔 양파겉절이를 만들어볼까해....개떡같이 될지 모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3-10-02 17:40   좋아요 0 | URL
그러게 다락님은 고!기!를 구워 드셔야 합니다.
버터에 야채라니요. 그무슨!!!!!!!!

네꼬 2013-10-0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다락님. 와, 버터맛 나는 된장찌개라니. 이거야말로 진정한 퓨전이군요! 요리 못하는 다락님이 좋아요. 남한테 해달라고 해서 먹는 다락님이어서 근사해요. ㅋㅋㅋㅋ 근데 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

다락방 2013-10-07 17:56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못하는 게 한가지씩 있겠지만, 제 경우엔 못 하는 게 수두룩하네요. 도대체 먹는거 말고 잘하는 게 뭔지 원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3-10-0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맛있을 것 같은데 맛이 없던가요? +_+; 다락방님이 해주시는 거라면 채소버터볶음도 버터맛 나는 된장찌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저는!!!! ^^

다락방 2013-10-07 17:57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그게 그게 아니에요. 버터된장찌개도 거시기하지만 채소버터볶음은 정말, 정말, 정말 먹지 못할 맛입니다. 이거 누구한테 해주면 맞기 쉬워요. ㅠㅠ
 

이제부터 요리 블로거로 거듭나겠다!



레스토랑 마르쉐에 가면 '뢰스티'라는 메뉴가 있었다. 그 레스토랑도 뷔페식인데, 시장처럼 꾸며진 레스토랑 안을 돌아다니다가 원하는 음식을 접시에 담고 혹은 조리가 필요한 음식은 주세요, 라고 말을 해야 했다. 나는 뢰스티 앞에 몇 번이나 갔다. 뢰스티는 검색해보면 독일식 감자전이라고도 나오고 스위스식 감자전이라고도 나온다. 뭐 독일식이든 스위스 식이든, 어쨌든 한국식은 아닌 이 뢰스티를 나는 무척 좋아했다. 꽤 단순해 보이지만 만드려고 시도해보진 않았던 음식. 




(사진출처: out-road 님의 네이버 블로그)



위에 쓴 것처럼 저 사진은 아웃로드님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왔는데(모르는 분입니다), 뢰스티 사진을 검색했더니, 내가 찾는 뢰스티 사진에 가장 근접한 사진이 바로 저것이었다. 요즘에는 마르쉐에 가질 않았고, 또 누군가로부터 마르쉐에서 뢰스티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은것도 같아서 먹어본 지 오래다.




[스페인은 맛있다]를 보면 이런 요리가 나온다.




참..나는 슈퍼돌머리라, 이 책 보고 이거 만들어 봤는데도 이 요리 이름이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하몽하몽에서 페넬로페 크루즈가 팬티공장 사장 아들인 남자친구에게 이 요리를 해서 주었었는데, 대체 뭐였지? 여튼 여기에도 감자랑 계란이 주재료다. 기억나는 건, 감자를 볶아 익히다가 다 건져서 계란 푼 물에 넣고 그걸 다시 부쳐내는 거였다. 



어제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고, 나는 또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며 좋다고 요리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퇴근한 후에는 엄청 배가 고파서 요리 만드는 거 기다렸다가는 큰일난다. 일단 아침처럼 열무김치와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 먹으면서 요리를 만들었다. 


우선 감자를 꺼내와 작게 썬다. 그리고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볶는다. 감자가 익어갈 때쯤 계란 푼 물을 붓는다. 끝. 사실 계란 푼 물에 감자를 넣어야 감자전처럼 뒤집을 수 있게 되지만, 다 꺼내서 넣기에 짜증이 난 나는, 걍 편의상 볶은 감자 위에 계란을 끼얹은 것. 당연히 뒤집을 때 부서지고 난리가 났다. 그래도 이렇게 근사한 요리가 됐다. 






뭐, 나는 스페인 요리를 하려고 한 건데 하고나니 독일 감자전에 가까워졌지만, 완전 대만족! 이거 먹으면서 이거는 뢰스티라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뢰스티를 드디어 만들고 말았다고 신나서는 혼자 홀짝홀짝 맥주를 들이켰다.


소금간을 일절 하지 않아서 심심했는데, 얼마나 좋은가. 나트륨 섭취를 하지 않았으니.  실제로 레스토랑에서 뢰스티를 먹을 때는 케찹과 사워크림을 준다. 찍어 먹으라고. 그리고 뢰스티를 검색해보니 많은 레시피에 베이컨이나 양파를 넣기도 하더라. 오, 좋은 방법이다. 나는 돌머리지만 진화하는 동물이므로, 다음번에는 저 위에 치즈를 얹고 한 번 해봐야겠다. 치즈를 얹고 케찹도 뿌려봐야지. 소세지도 사다 잘라서 같이 구워봐도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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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3-06-2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이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3-06-21 08:56   좋아요 0 | URL
저건 좀 레와님도 먹을 수 있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3-06-2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어보고싶다!!!

다락방 2013-06-21 08:56   좋아요 0 | URL
먹을만해요! ㅋㅋㅋㅋㅋ

굿바이 2013-06-2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하게_먹고싶네요!!!!!

다락방 2013-06-21 08:56   좋아요 0 | URL
저도 만들고 완전 만족했어요. ㅎㅎ

hnine 2013-06-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쉬'아닐까요? 철자가 어떻게 되더라, 그건 잊어버렸어요 ㅠㅠ

요리블로거로 거듭나는 다락방님, 기대됩니다.

다락방 2013-06-21 08:57   좋아요 0 | URL
아, 나인님. 저 어젯밤에 집에가서 책 찾아봤는데 저 요리는 '또르띠아' 였어요. '감자 또르띠아'요. 하핫.
요리는, 뭐 요리답지 않은 요리가 등장할테지만(전 정말 요리를 못하거든요) 여하튼 요리 할 때마다 올리겠어요. 불끈!

자작나무 2013-06-2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실은 요리사입니다만...

다락방 2013-06-21 08:57   좋아요 0 | URL
자작나무님, 진짜에요? 진짜 요리사세요?

미녀 2013-06-2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페인 감자 음식 또르띠아~ ㅋㅋ

다락방 2013-06-21 08:57   좋아요 0 | URL
이 댓글 보고도 그런 이름이었나? 하고 갸웃했는데 또르띠아 맞더라고요. 아..난 진짜 슈퍼돌머리..orz

단발머리 2013-06-21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야~~ 맛있겠당!!!

다락방님, 여기 2인분 추가요~~~~~

다락방 2013-06-21 08:58   좋아요 0 | URL
저건 뭐 그냥 한정없이 먹겠어요. ㅋㅋㅋㅋ

hnine 2013-06-2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키쉬가 아니라 프리타타, 그거 같아요.

다락방 2013-06-21 09:00   좋아요 0 | URL
하하. 키쉬는 뭐고 프리타타는 뭔지 검색해봐야겠어요. 저 음식은 또르띠아였어요, 나인님.
제가 댓글을 늦게 달아서 본의아니게 나인님을 궁금하게 만들었네요, 이런. 훗.

(시간이 조금 지난후)

오, 저 지금 키쉬랑 프리타타 찾아봤는데 정말 비슷해요!! 그리고 제가 키쉬를 찾아봤더니 브로콜리 키쉬 사진이 제일 먼저보였거든요. 완전 맛있게 생겼어요. 으악. 먹어보고 싶어요!! >.<

hnine 2013-06-22 17:58   좋아요 0 | URL
와, 스페인 토르띠야는 멕시칸 토르띠야와 완전 다르군요! 저도 배웠습니다 ^^
 

가혹한 운명

 

 

                                  다락방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순대국집

어렵게 자리를 잡고 앉으면

김치 깍두기 양파 쌈장과 함께

파릇하고 쌩쌩한 부추가 나온다

 

팔팔 끓는 순대국이 나오면

들깨가루와 다대기 후추를 넣고

쌩쌩한 부추를 하나도 남김없이

넣는다

 

 

부추는

뚝배기안에서 어느새

 

 

 

숨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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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5-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전 순대국은 못 먹는데, 읽으면서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전 순대국보단 추어탕~

다락방 2013-05-09 16:3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기억의집님, 저는 추어탕을 못먹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3-05-0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로부터 부추는 오신채 가운데 정력 보강에 으뜸이라 들었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넣어드시면 북방혹고래가 될지도 몰라요....

다락방 2013-05-09 16:5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는, 이제, 북방혹고래..에 가까워지고 말았군요. 쿨럭.

단발머리 2013-05-1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순대국 좋아해요. 하지만, 부추는 다 넣지 않아요. 왜냐면....

왜냐면, ㅂㅂㅎㄱㄹ가 될 까봐요. ㅋㅎㅎ

다락방 2013-05-10 12:5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은 ㅂㅂㅎㄱㄹ 가 되고싶지 않으세요? 인생 한번 대차게 살아보고 싶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5-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추살해사건으로 다락방님을 긴급 체포합니다. 다락방님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중략)

다락방 2013-05-10 12:50   좋아요 0 | URL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형벌은 가볍게 좀... ( ")

이진 2013-05-1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방혹고래들 하시는데 저는 무언지 모르는 관계로 그저 피식 웃고만 갑니다.
부추가 생생하지 않고 쌩쌩하군요. 쌩쌩한 부추 ㅋㅋㅋ
아 순대국 먹고 싶어라.

다락방 2013-05-13 11:00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fallen77/6356539

이진 2013-05-13 18:37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단박에 깨달았습니다... 돈오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5-13 19:22   좋아요 0 | URL
깨달으셨다니 다행이지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3-05-1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도 오늘도 저 그렇게 순대국 먹었어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3-05-13 11:00   좋아요 0 | URL
순대국에 넣으라고 부추 주는거 너무 좋지않아요, 새벽숲길님? 순대국은 참 좋아요. 희희

프레이야 2013-05-1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대국은 못 먹지만 살신성인한 부추에게 한표요! 다락방님의 정력에도요!

다락방 2013-05-13 11: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부추의 살신성인덕에 제정력에 도움이 되긴하지만, 그 정력은 분출할 곳 없이 제 몸 속을 떠돌고 있네요. 하하하핫

달사르 2013-05-1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 흘리게 하는 시!


다락방 2013-05-13 11:01   좋아요 0 | URL
침 닦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