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은 남녀 관계의 개인적인 억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에서 그녀는 여전히 여성이고, 더 심하게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레즈비언이다. 길거리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녀는열등하게 취급되며 남자들의 힘과 기분에 좌우되는 대상이다. (나는 피해자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범행을 그만두었다는강간범을 본 적이 없다.) 이 사회는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을 증오하며, 그 때문에 남성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집에있는 레즈비언들은 남성 사회의 손아귀에서 이중의 증오를받아 괴롭힘을 당하고 내쫓겨 밑바닥으로 내쳐진다. - P56

레즈비어니즘은 남성우월주의의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개인적, 경제적 근간을 위협한다. 레즈비언은 여성이 열등하고 나약하며 수동적이라는 거짓말을 깨부숨으로써, 여성이남성을 필요로 하도록 ‘타고났다는 것을 부정함으로써, 남성우월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위협한다.
독립성을 지닌 레즈비언은 한 남자에 대한 조력을 거부함으로써 남성이 여성에게 행사해왔던 사적 권력의 기반을약화시킨다. 이성애적 섹스에 대한 거부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형태의 남성 지배에 도전한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에게 사적 억압에 종속되는 길보다 더 나은 길을제시한다. 우리는 집단적이고 개인적인 남성우월주의를 종식시키고자 한다. - P60

이성애는 여성들을 분리시키며, 여성이 남성들을 통해자신을 정의하게 만들고, 남자들과 그들의 사회적 입지에따라오는 특권을 따내기 위해 여성들이 서로 경쟁하도록강제한다. 여성들이 자유를 포기한다면 이성애적 사회는그 대가로 약간의 특권을 제공하는데, 그것은 예를 들면 어머니는 존경받고 추앙받는다든가, 아내나 연인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다소간의 경제적·감정적 안전을 얻을 수 있다든가, 남자와 함께 있을 때 길거리에서 신체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그 특권은 이성애자 여성에게 딱 그만큼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한에서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지분을 준다. - P61

레즈비언이 된다는 것은 이성애에 동일시하고, 이성애에충성하고, 이성애에 의존하며, 이성애를 지지하는 관습을끝낸다는 의미다. 레즈비언이 된다는 것은 남성들의 세계에서 부여받은 자신의 몫을 포기하고, 억압을 종식시키기 위한 투쟁 속에서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여성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레즈비어니즘은 해방을 여는 열쇠이며, 남성의 특권과 연결된 끈을 잘라내는 여성만이 남성 지배에 맞서는 투쟁에 진정으로 남아 있으리라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든 정치 이론상으로든 남성에 묶여 있는 자들은 절대 여성을 첫 번째로 놓지 않는다. 이는 이성애자 여성들이 악마라거나 여성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이성애의핵심이자 정의, 본질은 ‘남성 먼저men first‘이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들의 자매가 이성애적 요 - P64

구에 따라 자신의 남자를 우선시하는 데서 허망함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이성애로부터 혜택과 특권, 안전을 얻는다면 그녀들은 어느 순간에는 그들의 자매들을, 특히 그러한 혜택을 받지 않는 레즈비언 자매들을 배반해야만 할 것이다. - P65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기 때문에 억압자인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차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패권을 합리화하기때문에 억압자가 되는 것이다. ‘남자는 적이다‘라는 주장은오직 남성이 남성으로서의 패권적 역할을 수용하는 한에서만 진실이 되는 것이다. - P75

포르노그래피는 단순히 섹스와 폭력이 호환되는 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이성애 성관계에서 남성들이 행할 수있다고 간주되는 행동의 범위를 넓혀준다. 남성들의 그런 행위는 상호 존중과 통합성 안에서 여성들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능성을 포함해 그들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반복적으로 제거한다. - P124

사실 여러 사회제도 가운데서도 직장은 여성들이 생존의 대가로 남성들의 심리적·신체적 침범을 용인하도록 배워온 공간이자, 낭만적인 문학이나 포르노그래피 못지않게자신을 성적 먹잇감으로 여기도록 교육받는 공간이다. 경제적 불이익에 동반하는 평상시의 이러한 침범을 피하고자하는 여성들은 보호를 기대하며 결혼이라는 형태에 의지한다 해도 사회적 권력도 경제적 권력도 없이 애초에 불리한지위를 가진 채 그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 P128

그러나 온 힘을 다해 바란다 할지라도 여성은 남성이될 수 없다. 외양뿐 아니라 의식까지도 남성이 되어야 하기때문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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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리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예쁘고 젊은 여자들이라면 자기들 문제만 해도 이미 차고 넘칠 것이었다. 그들이 이곳 저곳 끊임없이 옮겨 다닌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물론 내가 판단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은 대개 프라이팬에서 나와서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 P24

"이제 다시는 저 여자를 만날 일이 없을 거야." 나는 단호하게 혼잣말을 했다. 사람들을 떼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돈을빌려주는 것임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 P49

"시릴 팬처, 이제부터 잘 알아 둬요." 나는 날카롭게 말했다.
"제대로 교육받고 자란 남부 여성이라면 아무도 "『엉클 톰스캐빈』같은 건 읽지 않아요. 또 그 악명 높은 책을 면전에서 언급하지도 못하게 하고요."
"네." 그가 말했다. "알고 있었습니다만 잠시 잊은 것뿐입니다. 용서해 주세요."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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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러시아는 백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이며 반대파를 탄압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서아무렇지 않게 선거를 조작해 겉으로만 민주주의 국가인 척 행세하며, 부자와 강자에게 잔혹한 통제를허용하고 있다.
푸틴을 옹호하는 변명을 늘어놓거나 그의 범죄 행위를 인정하려들지 않는 서구 정치인들은 그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거나,
최악의 경우 그 범죄에 연루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푸틴은 진짜 모습 그대로 공개적인 비판을 받아야 한다.
푸틴은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없고,
암살단과 화학무기 실험실을 거느린 잔인한 KGB 마피아로받아들여져야 한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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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아니에요, 백작님. 쉴 수 있는 거처를 얻기 위해서예요. 일을 할 수 있는 동안은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아빠,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전 루시 양이 불쌍해요." - P60

십년 전 두 사람 사이에는 이야깃거리가 넘쳤다. 그사이에 십년이흘렀지만 두 사람의 경험이 좁아지거나 지식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세상에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야깃거리가 점점 더 많아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교제할수록 친밀해지고, 점점 더 친밀해져서 하나가 된다. - P64

만일 인생이 전쟁이라면 나는 혼자 그 전쟁을 치러야 할 운명인것처럼 보였다. - P77

"날 주려고 시작했단 말이오?"
"그럼요."
"그리고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단 말이오?"
"그래요."
"쭉 그런 목적으로 짰단 말이오?"
나는 또다시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 이 중 어느 부분도 잘라낼 필요가 없단 말이오? 이 부분은 내 것이 아니야, 다른 사람에게 줄 목적으로 짠 거야,라며 잘라내지 않아도 된단 말이오?"
"전혀요. 그럴 필요도 없을뿐더러 옳지도 않아요."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란 말이오?"
"온전히 선생님을 위한 거랍니다." - P154

내가 여성에게 적합한 경계를 넘어 비여성적인 금단의 지식에 욕심을 냈다가는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고은근히 위협도 했다. - P164

나는 혼자 내버려두면 수동적인 인물이었다. 남들이 물리치면 물러났다. 잊히면, 감히 나를 상기시키는 말도 못하고 눈빛으로라도 그런 내색을 하지 못했다. 어디선가 내 계산이 잘못된 것같았다. 나는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지길 바랐다. - P258

"정말이지 백작님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그 보물을 원했고, 가지려고 시도했습니다. 백작님, 이제 그 보물을 제게 주십시오."
"존, 그건 너무 지나친 요구야."
"너무 지나치다는 것도 압니다. 백작님께서 관대한 마음으로 선물로 주시고, 공정한 마음으로 상으로 주셔야지요. 결코 제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 P297

말하자면 이런 이야기이다. 나는 세상에 그런 운명을 타고나자라고, 부드러운 요람에서 느지막이 조용한 무덤으로 인도되는사람들이 있음을 진실로 믿는다. 아무리 험난한 고통이 닥쳐도 그들의 운명은 꺾이지 않고, 어떤 광폭한 어둠이 닥쳐도 그들의 여행길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대개 제멋대로 되어먹은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 선별한 조화롭고 친절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비심을 지닌 온화한 사람들이며, 신의 친절한속성을 친절하게 대행하는 사람들이다. - P301

이곳에서 샬럿 브론테는 에제 부인의 남편이며 그녀의 선생인 에제 교수에게 연정을 느낀다. 『빌레뜨』의 뿔 선생은 에제 교수를, 위선적인 베끄 부인은 에제 부인을 모델로 한것이다.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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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캐서린은 내게 뭘 갖고 싶은지물었다. 나는 서점 상품권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서점으로 가서책을 몇 권 산다고 생각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이 들떴다.
내 생일에 그녀는 나를 바깥 차고로 데려가 골프채가 들어 있는가방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생일 축하한다." 그녀가 두 손을 마주치며 말했다. "네 골프 세트야."

나는 한 번도 골프를 친 적이 없다. - P109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할 수 없다. - P152

헤어진 뒤로 우리는 이런거의 정확히 이런ㅡ대화를 꽤 오랜 세월에 걸쳐 나누었는데,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그런 말이 튀어나온다. 서로에 대한 사과의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윌리엄에게도, 내게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이루고 있는 직조물의 일부다.
우리에게는 그 순간 그런 말을 하는 게 전적으로 적절한 일 같았다. - P164

하지만 그녀가 찾아왔을때 내가 가장 괴로웠던 게 뭐였는지 알아요? 본인 이야기만 했다는 거였어요. 오, 나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긴 했지만 당연히 대부분의 사실은 사설탐정을 통해 이미 알아낸 뒤였고ㅡ그녀는 말하고 또 말하고………" 이쯤에서 로이스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자기 이야기만 했어요. 자기 이야기만, 그게 자기에게 얼마나 힘들었지만."
로이스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뒤로 기대앉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거나, 종종 우울감을 느꼈다거 - P231

나- ‘블루하다‘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ㅡ그런 일들에 대해 알고있어요.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죽은 것이나 아들에 대해서도 알아요. 그 부분은 당신 책을 통해 알게 된 거예요. 그녀가 그 남자,
자기 아들에 대해 내게 말할 만큼 뻔뻔했던 거 알고 있나요? 내게 아들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는데, 루시 - 정말이지ㅡ그 말만 들으면 그가 지상에 태어난 과학자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인 줄 알 거예요. 그게 내가 들어야 할 이야기는 아니었죠!"
오 맙소사,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아니죠, 당연히 아니에요." 그리고 덧붙였다. "오, 하지만 그 시점에 그녀가 가진건 그것뿐이었어요. 아들."
"맞아요." 로이스가 대답했다. "당신이 맞아요." 그리고 그녀는 더 작은 목소리로 "당신이 맞아요"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런 다음 자기 발을 흘끗 보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리고 그뒤로 계속 그 일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때 내가 그녀에게 조금더 공감해줄 수도 있었겠죠." 로이스의 얼굴이 움직였다ㅡ나는시선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해야겠는데 나는 그녀의 아들 이야기를 듣는 게 아주 싫었어요.
정말로 그랬어요." - P232

내가 얼마나 끔찍한 행동을 했던가.
지금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남편에게 나를 위로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오, 그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이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너무 늦을때까지 모른다는 것. - P257

하지만 나는 내가 자란 그 작은 집을 생각했다―오, 내가 무슨1
생각을 했는지 잘 설명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낳은 아이들이, 그들의 성장 환경이 벌써한 세대 만에 나하고는 너무나,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아주 이상했다. 그리고 캐서린의 성장 환경과도 그 순간 그 생각이 왜 그렇게 강하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랬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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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2-0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장면 진짜 저도 보면서 분개!!! 저 골프채로 때려주고 싶었어요. ㅎㅎ

다락방 2022-12-05 08:18   좋아요 0 | URL
저 어제 기어코 다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님. 골프채 장면에서 시어머니 너무 미웠는데, 마지막에 시어머니의 어릴 적 환경 읽고 뒤통수 얻어맞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루시가 윌리엄에게 말하죠. ˝당신은 어머니랑 결혼한거야.˝
와 진짜 ㅠㅠ 이 댓글 쓰면서도 소름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천재입니다. 대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