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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서재 - 나만의 도서관을 향한 인문학 프로젝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눈에 보이는 공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관계의 빈 공간'이 필요하다. 이 빈 공간에서만은 갈등을 드러내지 않고,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도 서로 다가가고 만나는 것이 가능한, 마음의 중간지대를 마련하고 싶다. 가족, 연인, 친구 사이에도 이러한 관계의 여백이 필요하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아내려 하고,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털어놓으면, 관계가 숨 쉴 여백의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들끼리도 각자의 사유와 고독한 비밀의 공간을 남겨줄 수 있다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눈부시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p.183-184)

나는 매력이 없다고 골방 속으로 숨으면 절대로 인연의 실타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모와 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외모 이상의 매력으로 상대를 사로잡는 유혹의 귀재들도 많다. 미모가 뛰어난 사람들보다 매력 넘치는 사람들의 인생이 실제로는 훨씬 행복하다. 매력은 미모처럼 자신을 `볼거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함께하고 싶은 존재`로 만드는 기술이다. 미를 감상하는 데는 `거리`가 필요하지만, 함게하고 싶은 인연을 만드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p.32-33)

아무리 매력이 철철 넘쳐도 고백의 용기가 없다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가 `그 수많은 편지의 주인은 나`라고 고백했다면, 사랑은 이루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록산은 시라노의 편지에 감동하여 외친다. "만약 오디세우스가 당신처럼 편지를 썼다면, 정숙한 페넬로페도 집에서 수나 놓으며 기다리고 있진 않았을 거예요." 미모는 정태적이지만 매력은 동태적이다. 연애는 고백이다. 매력은 액션이다. 그러나 사랑은 고백과 액션을 훌쩍 넘어서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랑은 용기 있는 자에게 쏟아지는 축복, 마침내 영원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가장 바지런한 동사다. (p.35)

(이반 일리히의 유언을 읽고)나는 내 결핍을 채워주고, 내 불안을 잠재우는 감정이 사랑이라 믿었다. 한 번도 나를 파괴하는 사랑에 몸담아 본 적이 없다. 그런 감정이 다가올 때마다 용케도 잘 피하며 이런 위험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부정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원래 나였던 나, 나라고 믿었던 나를 파괴하는 사랑이야말로 내가 한 번도 끝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p.45-46)

저 수많은 인간의 정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면 나는 `호모 에로티쿠스`를 택하련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를 미소짓게 만들지 않는가. 어떤 존재든 일단 사랑하기만 하면 간도 쓸개도 내줄 줄 아는 아름다운 광기가 있어,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아직 지구에 살아남은 것이 아닐까. 사랑의 그 끔찍한 계산 불가능성이야말로 결코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소중한 공통분모가 아닐까. (p.116)

우리는 언어 때문에 위로받지만 언어 때문에 고통받는다. 무심코 던져진 수많은 타인의 말, 익명으로 정체성을 숨긴 수많은 네티즌의 발언, 심지어 자신이 던진 자신의 말에도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언어는 화살표다. 반드시 어떤 것을 가리킨다. 가리켜서 아름답게 치장하기도 하지만, 가리켜서 처참하게 훼손하기도 한다. 음악은 이러한 날카로운 화살표로부터 자유롭다.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가리키지도 않고, 애써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다. 음악의 힘은 불가피하게 언어를 쓸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피로한 영혼을 치유해주는 것이 아닐까. 음악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 음악은 해명하거나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음악은 단지 존재를 감싸준다. 존재를 날카롭게 가리키지 않고, 존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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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4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25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름 2015-05-1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좋아서 구매했어요. 디자인이 바뀌어 새로 나왔던데 전의 책 디자인이 더 나은 듯 했어요. 그리고 좋아서 글짓기 좋아하는 아이한테도 선물하고. 정여울의 글들은 한겨레와 시사인을 통해 읽었는데 책을 통해 보니 참 좋더라구요. 소개된 책들도 읽고 싶어지고. 다른 책들도 읽었어요. 4월에 수술한다고 또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잘 있지 말아요` 읽었는데 이것도 좋았어요. ^^ 그래서 또 구입.

다락방 2015-05-19 09:31   좋아요 0 | URL
오, [잘 있지 말아요] 좋다고 하신 말씀에 지금 보관함에 넣어두고 왔습니다. 헤헷.
저도 시사인을 통해 정여울의 글을 읽고 있어요. 매번 읽을때마다 좋아서 자꾸 보관함에 넣는 책이 늘어가요. 최근엔 시사인 보고 <소공녀>넣어뒀어요. 그렇지만... 아직 구매하진 않았어요. 구매엔 절제가 필요하니까요. 하핫.
잘 있지 말아요도 언젠가 읽어봐야겠어요.

여름 2015-05-1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공녀`읽고 담아뒀는데. 찌찌뽕. ㅋㅋ 몸만 좀 더 나으면 더 많음 책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요.
 
싸가지 없는 진보 -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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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었던가. 최근의 강준만을 읽은 친구가 '그는 나이들면서 약해졌다,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는 말을 했었는데, 만약 그렇다면 나는 이미 보수쪽인 건가. 강준만의 이 책에 많은 부분 동의했다.


내 주변의 여자지인이 대학시절 학과 공부가 무척 재미있어 좋았는데 친하게 지내던 남자선배가 운동권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었단다. 지인은 싫다고 답했고, 너가 운동권하면 잘 하겠는데 왜 안들오냐는 거냐며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때렸던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꾸 이 대화가 생각났다. 



13페이지의 강준만의 말대로라면, 나는 변종 중에서도 변종 한국인인걸까.

나도 맹목적 빠 싫어...

내가 공개적인 지지 후에도 그 40퍼센트나 30퍼센트로 인한 문제가 드러날 경우 비판을 하는 건 내겐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빠`들은 그걸 변절이나 배신으로 보는 (내가 보기에) 이상한 두뇌를 갖고 있다.
한 번 사랑했으면 끝까지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니, 정치적 지지가 무슨 연애질인가? 아니 연애도 그렇게 하진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사람이 의리도 있고 일관성도 있다고 극찬하고 추종까지 해대니, 나로선 그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그렇지만 나는 그건 비판이나 논쟁으로 넘어설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또 나 같은 사람이 오히려 소수에 속하는 `변종 한국인` 이라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다. 나는 다양성 존중과 평화공존 차원에서 그런 사람들도 있으며 그들 역시 내가 손을 잡아야 할 동지들이라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그들이 손잡기를 거부한다 해도 계속 손을 내밀며 애써보련다. (p.13)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 입당한 열성당원이기도 했던 영화감독 박찬욱은 2003년 『월간 말』인터뷰에서 진보 진영에 대한 쓴소리를 주문하는 기자에게 긴 시간 침묵을 지키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낸 적이 있다.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혼란스럽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 혼란이 점점 더한 건 과거 사악한 집단으로 여겼던 자본가나 기득권층이 직접 만나보면 상당히 젠틀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때다. 화가 나서 미치겠다. 문제는 지금 그들이 창업자나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아니라 2세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꼬인게 없는 자들이다. 그래서 착하다. 그러니까 더 화가 나는 거다. 예전엔 못 가지고 무식한 사람들이 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다는 것, 빈부의 격차가 인격이나 인성마저도 그렇게 비틀고 있다. 어떻게 게 이 세상을 바라봐야 할 지 참 답답하다. (p.46)

많은 경우 일부 운동권의 `꼬임`은 도덕적 우월감과 독선에서 비롯된다. 그런 기질은 발생론적으로 타당한데, 현시은 늘 발생론적 기원을 배반한다. 이타적인 정의감 하나로 운동에 뛰어든 것은 숭고하지만, 오랜 세월 고난과 시련을 겪다보면 이타적인 정의감을 압도하는 다른 부정적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아무리 감안된다 해도 제값을 다 못 받는 법이다. 숭고한 동기로 시작한 일이라도 사람들은 그런 과거보다는 현재 보이는 부정적 행태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압도적 우위 앞에서 과거에 대해 `쿨`해질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그게 영 뜻대로 안 되는걸 어이하랴. 안타깝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 (p.47)

"인간의 지성은 일단 어떤 의견을 채택한 뒤에는‥‥‥모든 얘기를 끌어들여 그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동의해버린다. 설사 정반대를 가리키는 중요한 증거가 훨씬 더 많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해버리며‥‥‥미리 결정한 내용에 죽어라고 매달려 이미 내린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려 한다." (p.92 드루 웨스턴, 감성의 정치학:마음을 읽으면 정치가 보인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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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1-1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와 유머가 없는 진보는 결국 자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 2014-11-11 09:17   좋아요 0 | URL
진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요? 일단 자기들이 뭘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되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4-11-1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종 한국인에 대한, 가시적 `변절적` 행위에 대한 `분노`를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정적으로 그게 잘 안 돼요. 저는 `빠` 성향이 강한 사람이예요. 아하~~ 하고 감동하면 기타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도 그냥 덮고 넘어가죠. 일테면 이런 식이죠.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체결, 전 모두 반대합니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삶 전체를 돌아보았을 때, 우리 한국현대사에서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 중 한 분 이었던, 그의 선택이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합리적 이유가 있었을거야.˝라고 이해해 버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물론 존경하는 분이시지만, 강준만 교수님이 자신이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분에 대해, 가차없이, 사정없이 비판하는 글을 보면, 사실 좀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죠.

더 나쁜 사람, 더 기막히게 나쁜 사람, 더 계획적으로 나쁜 사람, 훨씬 더 많아요.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이 착한 사람한테,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물론, 애정에서 나온 비판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말 통하는 진보한테 이야기 해야겠죠.
너희들 좀 잘해라~~~
그래서, 저는 일단 이 책을 읽어봐야겠네요. 서문만 읽고 말았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4-11-11 09:27   좋아요 0 | URL
저는 늘 저에게 빠 성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단발머리님 처럼 빠 성향이 강한 사람과는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뭔가 잘못을 했다면 그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덮어놓고 믿는 것 보다는요. 물론 신뢰는 중요하고, `당신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어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낫다고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뭔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건 아니지 않아? 라고. 이것이 상대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옳은 선택만 내릴 수는 없는 거니까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더 나쁜 사람이 있다, 더 기막히게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유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그 사람이 `착해서`가 아닌데, 다른 나쁜 사람이 있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존재 이유, 좋아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더 나쁜 사람이 있는데 이 착한 사람한테 왜이래? 라고 하는건 역설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해야만 돌아서겠다는 것 같잖아요? 혹여라도 나쁜 점이 있다면 그걸 얘기하고 더 나쁜 쪽으로 가지 않도록 서로 고쳐나가야 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제가 빠 성향에 대해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92쪽에 인용된 드루 웨스턴의 말처럼 `일단 좋아하기로 했으니` 그 뒤에는 `좋게 보려는` 것만 자신에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틀렸다고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저는 강준만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고요. 좋아하지 않았다면 사실 제 경우엔, 무슨 짓을 해도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어차피 너랑 나랑 살게 아니니까, 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너랑 잘 지내보고 싶다면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것을 `변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발머리 2014-11-11 09:5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친한 사이에도, 아주 친한 친구한테도. 아닌건 아니라고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예요. 용기내 말하고나서도, 많이 후회하는 편이지요. 그런 식이예요, 저는.

선거 때마다 들리는 경상도의 `우리가 남이가?`와 저의 이런 정서 및 판단이 어느 지점에서 차이나는지 전 잘 설명은 못 하겠어요.

다만, 저는 이런 거예요.
제가 어떤 사람,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를 위해 일한다고 하는 어떤 한 정치인, 그러니까 단적인 예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좋아한다는 건`, 그의 정책과 철학, 역사관이 제 생각과 일치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예요. 이걸 다른 말로 하면, `그의 생각`이 다른 어떤 정치인의 그것보다 더 `착하다`고 생각한다는 거지요.

대북 관련 기본 입장이나, 경제 민주화에 대한 판단, 국가 균형발전이나 지방분권화, 대미 외교 전략등의 정책에서 그의 생각이 다른 더~~~ 나쁜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착한` 생각이라는 거죠. 그걸 알고 있는, 잘 알고 있는 강준만 교수님이, 이거, 이거, 요거 잘못했다, 이야기 하면, 이해는 되지만, 서운하다는 겁니다. T.T

이건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정치적으로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믿었던 어떤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하면, 돌아설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남북 전쟁분위기를 조장하는 발언을 마구 해대고, 무상급식, 무상교육 모른 척 해버리면, 일테면 더 나쁜 짓을 해버리면, 저는 돌아섭니다. 안녕~~

제가 아쉬운 건, 애정에 근거한 강교수님의 비판이 오히려, 더 나쁜 사람들에 의해 역이용당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쪽 애들은 그런 쪽으로 아주 강하거든요.
이 쪽은 힘이 빠져 기가 팍 죽고, 저 쪽은 더 기세등등해 지는 모습이요.
제가, 세상을 너무 흑백으로 보나요..... @@

다락방 2014-11-11 10:20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단발머리님. 음, 그렇지만 더 나쁜 놈들이 역이용할까봐 무서워서 하고 싶은 말을 안할수는 없잖아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생각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또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도 아주 많은 사소한 생각들에서 다르잖아요. 누군가 말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누군가는 말을 하고, 누군가 선한 의도로 행한 것을 누군가 역이용하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 것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했던 말들과 안했던 말들을 서로에게 내보이며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미 뱉어낸 말들이 역이용 당할 수 있다면 참고 있는 말들도 오해의 소지는 충분히 있는거고요. 저는 위 리뷰에도 언급한 것처럼 맹목적인 추종을 굉장히 꺼려하는 사람인데,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추종하지마 라는 말들이 그들에게 먹힐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 역시 제가 제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게 될테니까요. 다만, 저는 저대로 또 단발머리님은 단발머리님대로 옳다고 믿는 대로 끊임없이 말하고 조율하면서 타협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결국엔 강준만 교수가 계속 손을 내밀며 애써보기로 결론을 내린것처럼 말이지요.

단발머리님은 강준만의 발언들이 서운하다고 한 것처럼,
저는 빠들이 자신들처럼 맹목적 추종을 해야 의리를 지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매우 불편해요.

강준만의 발언 하나로 저쪽이 기세등등해지고 이쪽이 한없이 약해진다면, 그건 강준만 때문이 아니죠. 이쪽이 가진게 강준만 뿐이었던 거지. 강준만이 아니어도 힘이 빠지지 않도록 애초에 힘을 길러야 하는 것 아닐까요?
 
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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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별은 3.5 입니다.

별점에 반 개도 표시되면 좋겠다.

"나도 말이야, 너와 똑같았단다. 네 아버지와는 피를 나눈 남매인데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 딱히 언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잠깐이지만 벽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나한테 뭔가를 숨기는 것 같았거든." 아야코가 창을 등지고 소타를 바라봤다. "하지만 소타, 그건 말이야, 건드리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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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4-07-0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얼마 전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거든요.
읽은 사람들의 평이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하도 좋아서 읽었는데
저는 별로 그렇게 썩 좋다, 는 느낌이 없었어요.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참 잘 쓴다, 는 생각도 안 들거든요.
뭐, 그 사람의 책을 다 읽어본 건 아니라서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건지도...
그냥 순간, 다락방님이 별 세개 반이라니까,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하는 반가움에.. 횡설수설 댓글을 달고 가요. ^^;;

다락방 2014-07-09 12:06   좋아요 0 | URL
아우..저 어제 섬사이님 페이퍼를 읽고 정말 좋았어요! 한 달에 한 번 먼 외출, 콩다방에서의 기다림..다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오셔서 아름다운 글 올려주시는 섬사이님. 후훗 :)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참 잘쓴다 라는 생각은 저도 들질 않고요, 그의 어떤 책들은 재미있게 보았기에 작품들이 나오면 오, 이런 책이 나왔구나 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기는 해요. 그렇지만 그의 모든 책을 다 읽고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 히가시노 게이고를 끊었는데(!) 이번 몽환화는 재미있다는 말에 그래, 어디 한 번, 하고 읽었거든요. 재미있고 책장도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있고..괜찮았지만 좋다고 감탄할 만큼은 아니었어요. ㅎㅎㅎㅎㅎ 알라딘에 별점 반 개도 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
 
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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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기에 적당한 공간은 연구실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집필 작업은 연구실보다는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어디를 가든 태블릿 피시와 함께했다. 첫 원고는 도쿄 롯폰기힐스 앞의 스타벅스에서 시작되었지만, 방콕 발 깐짜나부리행 기차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로 가는 기차에서 쓴 원고도 있다. 어떤 원고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다투기도 하고 심지어 공부까지 하는 일산 웨스턴돔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또 다른 원고는 물건 파는 잡상인도 등장하고 노약자 배려석을 두고 언쟁도 벌어지는 지하철 3호선 안에서 썼다. 그렇게 쓴 원고는 잠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잠들거나 이어폰을 기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채 음악도 듣고 다운받은 '미드'도 보고 팟캐스트도 듣는 일산과 강남을 오가는 M7412번 버스에서, 강남역에서 아주대학교까지 가는 3007번 버스속에서 수정되었다. (p.9)



이 책을 읽으려고 펼치면서 머리말에서 만난 위 문장들이 천천히 눈앞에 그림처럼 그려졌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쓰기 위해 여기에서 저기로 이동하는 틈틈이 몰두하는 저자의 모습과(나는 저자의 얼굴을 모르지만), 지구상의 이쪽과 저쪽,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어딘가에서 집필하는 모습들이. 그리고 그 모습들은 꽤 낭만적이고 이상적으로 여겨져서 부럽기까지 했다. 왜 나는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장소에서 매일 같은 일을 하고 있는걸까, 하고. 만약 내가 집필활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나 역시 노트북을 들고 포르투갈로, 미국으로, 덴마크로, 스웨덴으로 가서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삼아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당연히 해보았다. 그러나 이건 꿈같은 일이다. 포르투갈로, 미국으로, 덴마크로, 스웨덴으로 갈 돈이 어디있담? -_-



머리말에서 만난 이 낭만적인 기분을 느끼는 건 잠시뿐. 이 책을 넘기다보면 자꾸만 뜨끔뜨끔한다. 나라는 인간. 합리적이고 나름 성실하게 한 사람의 역할을 다 하며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얼마나 모순된 인간인지를 노명우가 자꾸 콕콕 찔러주는 것 같았달까. 특히 '유권자'와 '소비자' 부분에 대해서는 더 그러했다. 뜨끔뜨끔..






좋은 삶은 선물 받을 수도 없다. 좋은 삶은 삶의 주인의 오랜 습관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이다. 좋은 삶은 착한 삶과 동일하지 않다. 착하지만 지혜롭지 못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착한 바보'는 타인을 공격하지 않고 모독하지 않는 소박한 방어의 삶을 사는 것이지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좋은 삶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선한 의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현실은 선한 의지만을 가진 사람을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그 사람에게 좋은 삶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의 현실적 삶은 좋은 삶이라기보다, 빈한한 삶에 가깝다. (p.17)

우리 시대의 '럭셔리 열품'은 여성적 현상만은 아니다. 미국이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디즈니랜드가 있다는 유명한 말처럼, 된장녀는 반지하에 살면서도 골프라는 럭셔리한 취미를 즐기는 남자, 손수 자동차를 몰지만 에쿠스만을 고집하는 남자, 21년산 위스키를 맥주와 섞어 구정물 맛이 나는 폭탄주로 만들어 삼키는 남자를 숨기고 있을 뿐이다. 사치에 관한 한 양성평등은 법률적 양성 평등보다 더 빨리 이뤄졌다. 된장녀를 희생양으로 내세울 경우, 우리는 오히려 남자 여자를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럭셔리 열풍'이라는 마법의 실체를 보지 못하게 된다. (p.36)

명품이라는 훈장은 내가 성공했음을, 내가 돈이 있음을 전하는 메시지다. 자본주의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훈장 따위에 아예 관심도 없다. 하지만 한쪽 발은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다른 한쪽 발은 욕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돈ㅇ르 갖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딛고 있는 중산층이 가장 가련하다. 중산층은 럭셔리 유행을 따라 하기에는 돈이 너무나 부족하고, 유행과 거리를 두기에는 자본주의의 훈장이 너무나도 탐이 난다. (p.39)

최소한의 비용으로 상층의 과시적 소비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느라 '면세점 100퍼센트 활용법'과 명품 아웃렛 정보 수집에 두뇌 활동의 대부분을 할애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던 유권자는 소비자로 변화한다. 유권자일 때 유효하던 1인 1표제라는 민주주의의 놀라운 평등은, 소비자로 변화하자마자 구석에 처박힌다. 유권자는 정의롭지 못한 방식으로 축적된 부를 단죄하는 수단을 손에 쥐고 있지만, 소비자로 변화한 우리는 자본주의의 승자와 패자로 분리된다.(p.40)

세련된 국제 수준의 표준화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포장지까지 화려해졌지만,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의 합리화된 외양과는 달리, 그 체인망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고작해야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일 뿐이다. 합리화의 끝에서 만나는 어이없는 비합리성은 합리화된 대학도 피해갈 수 없다. 강의 평가로 강의를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들면, 높은 강의 평가 점수를 받기 위해 강의는 오히려 하향 평준화된다. 대학 경쟁력을 높인다고 영어강의 비중을 대학 평가의 지표로 사용하면, 대학들은 앞다투어 영어강의 비율을 확대한다.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강의실을 채우고 있는 것은 학문 탐구라는 진지한 목적이 아니라 영어로 강의를 한다는, 영어로 강의를 듣는다는 만족감 뿐이다. (p.50-51)

공감은 동정이라는 따듯한 감정으로 냉혹한 현실을 잠시나마 가릴 수 있다는 낭만적인 태도와도 거리를 둔다. 동정의 다리 위에선 이따금 불우이웃돕기 모금이나 자선바자회가 열리지만, 공감의 다리 위에선 복지라는 제도의 나무가 자란다. 공감이 복지를 감정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복지는 공감에 제도의 옷을 입힌 것이다. (p.127-128)

개인적 성공은 소유한 승용차의 크기와 은행 잔고로 측정될 수 있겠지만, 사회의 성공 여부는 공감이 제도화된 복지의 크기와 넓이로 가늠할 수 있다. 하늘이 혹은 계급이 선택한 소수의 사람만 성공하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동정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특권을 독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회가 홀로 성공하는 게 더 좋다. 복지국가는 성공한 소수의 개인보다는 성공한 사회가 공공선에 가깝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성공의 단위는 하늘이 돕는 개인뿐이라는 오래된 사유의 관습과 이별할 때, 우리는 비로소 복지국가와 만날 수 있다. 그 나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자기계발서가 그 나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기계발서는 읽을 만큼 읽었다. 이젠 그 책을 덮고 한번 물어보자. 이건희의 성공은 자기계발서 덕택인지, 아니면 이건희의 아버지가 이병철 이었기 때문인지. (p.128)

강제에 의해 억지로 해야 하는 행위를 하며 신바람이 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누구나 억지로 하는 일은 하는 시늉마 내지, 자신이 하는 활동에 대한 애착도 긍지도 몰입도 없다. 하지만 자신이 원해서 행하는 일을 할 때 사람은 돌변한다.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동작이 굼떴던 사람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던 사람도 하룻밤쯤은 거뜬히 지새울 수 있다. 그 에너지의 원천은 바로 자발성이다. (p.153)

먹고살기 위해 취직으로 시작한 임금노동을 사표를 내던지며 그만둘 수 있다면 그보다 짜릿한 순간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나 홀로 탈출을 기도하는 임금노동자는 매일매일 마음속으로는 사표를 쓰지만, 의지할 곳은 복권뿐이다.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김대리 앞에는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사실 임금노동자에 불과한 대학교수도, 월급쟁이 의사도, 마트의 비정규직 종업원도 서 있을 수 있다. 복권을 사는 사람의 소박한 소원은 당첨이 되어 마음속으로 수백 번 쓰고 또 썼던 그 사표를 마침내 내던지는 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 복권의 유일한 효용가치는 이런 백일몽을 꿀 수 있는 권리이다. 퇴근길 혼잡한 지하철에서 혼자 웃고 있는 사람의 머릿속에선 복권 당첨이라는 짜릿한 백일몽이 상영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이다. 해결책은 꿈이 아니라 현실 속에 있다고 깨달은 사람은 더 이상 복권 따위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세상에는 여전히 복권을 사는 사람과 더이상 복권에 기대하지 않고 연대라는 죽어 버린 단어에 귀 기울이는 두 종류의 임금노동자가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p.193)

'콜드 팩트'와 마주했을 때 발생할 고통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모르고 있고, 고통을 치유해 준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당신의 고통은 당신 탓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세상에서 느끼는 고통에 당신은 책임이 없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당신 마음 속의 고통을 끝없이 만들어 내는 어떤 존재가 있다. 그 어떤 존재를 우리는 '콜드 팩트'라 부를 수 있다. 그렇기에 상처받은 삶은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하지 않은 채 치유될 수 없다. 이 명확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혹은 마치 상처받은사회가 치유되지 않아도 개인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우리가 좋은 사회 속에 살고 있지 않아도 개인이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 권유는 성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긍정성으로 뒤범벅된 자기계발서만킁이나 거짓말에 가깝다.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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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6-2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참 괜찮지요?
글을 쉽게 알아 먹게 잘 써주고
또 꽤나 여러번 뜨끔뜨금하게 만들어주니 말이에요.





다락방 2014-06-23 13:46   좋아요 0 | URL
제가 밑줄을 그어놓질 못해 여기에 옮기질 못했는데, '보수는 사람을 향해 거짓말을 하고 진보는 사물을 향해 말한다'는 구절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보수인 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강경히 유지하고 있고, 진보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자들은 '우리편은 무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뭔가 머리가 띵-해지는 구절이었어요.

아무개 2014-06-23 14:10   좋아요 0 | URL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도 좋은 글이 참 많아요.
제목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 안드십니까? ^^:::

저는 첫 부분에 '상식'적인 사람이 아니라'양식'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이야기 있었던게 제일 기억에 많이 남네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내가 믿고 있는 상식이 언제나 옳은것은 아니라는걸...
여러모로 내 생각을 깨주는 부분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단발머리 2014-06-24 10:06   좋아요 0 | URL
저는 위의 책을 어서 읽고 싶은데, 아무개님이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도 좋은 글이 많다고 하시니, 저는요, 무척이나 바쁘답니당~~~ *^^*

단발머리 2014-06-2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은 바로 읽어야겠는데, 머리를 팡팡! 내려치는 좋은 구절이 많아 줄을 치다보면 읽는 게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는 특히 요 대목...

<'면세점 100퍼센트 활용법'과 명품 아웃렛 정보 수집에 두뇌 활동의 대부분을 할애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던 유권자는 소비자로 변화한다.>

...이 눈에 들어 오네요. 합리적 소비자로 살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사실 눈먼 소비자가 되는 건데요.
대단하네요, 이 책이요. 노명우라는 사람도요.

다락방님 페이퍼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제목만 아는 책이 되었을텐데, 다락방님이 많이 인용해 주셨지만, 저도 직접 읽어보고 싶어요. 추천 감사해요~~~~~

다락방 2014-06-24 11:55   좋아요 0 | URL
저도 소비자와 유권자 부분에서 뜨끔했어요, 단발머리님.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게다가 중산층이 럭셔리풍을 좇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고요. 제 자신이 모순적이란 걸 들여다보게되서, 허황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참 씁쓸한 독서였습니다.

네, 단발머리님도 읽어보세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도 살짝 끌리지만 전 음...중고알림등록 해놔야겠네요. ㅋㅋㅋㅋㅋ

dreamout 2014-06-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를 읽으시면 아마도 폭풍공감하실껄요~ ㅎㅎㅎ

다락방 2014-06-24 14:10   좋아요 0 | URL
폭풍공감...이란 말씀이십니까??? 이런 ㅋㅋㅋㅋㅋㅋ 읽어야겠군요!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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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 앙리 피에르, 그리고 나, 이 세사람 중에 우리 어머니 헬렌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바로 나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내가 더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주 일찍부터 어머니는 나에게 어떤 의무라도 지우듯이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네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법이야. 그러니 항상 행복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지려고 참으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언젠가는 정신분석 전문가한테서 이런 말까지 들었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신인줄 아시나 보네요"라고. 물론 이건 농담이겠고, 아무튼 어머니의 사랑과 행복으로부터 큰 힘과 희망을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훗날 어떤 곤경에 처했을 때도 이 힘과 희망만은 결코 잃은 적이 없습니다. (p.54)

참여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중에 가장 간단한 것은 어느 한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확실히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으려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자기 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를 통해 지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권하지 말고 꼭 투표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형태의 참여입니다. (p.66)

언론이 점점 더 부자 주주들과 그들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손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나는 언론 독립을 수호하려는 노력에 있어 언론 종사자들이 제몫을 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 프랑스인들이 해방 직후 얻어냈던 것, 즉 독자와 국가가 적극 뒷받침하는 능동적 언론은 지금 너무도 심각하게 훼손되었습니다. 진정 독립적인 언론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참여하는 일, 그 일이 다시금 정치하는 사람들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건 비단 정치인들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치러야 할 전투이기도 합니다. (p.6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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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5-2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해야죠. 암요 꼭 해야죠!



근데, 경남 하고도 창원시... 찍을 사람이 없어. 없어도 너무 없어. 돌아버리겠어..
보온상수, 막말 꼴통 준표. ㅡ.ㅡㅋ
여론조사는 압도적이라 절망스러움.

다락방 2014-05-21 10:56   좋아요 0 | URL
나도 꼭 할건데 사실 꼭 뽑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건 아니네. 뽑기 싫은 정당은 있어도.. ㅠㅠ

아무개 2014-05-2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고 싶은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해야하는건지..
요샌 대의민주주의도 이젠 끝이란 생각이 들어 투표도 시들합니다.



다락방 2014-05-21 13:06   좋아요 0 | URL
찍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안찍으면.. 더 멍청한 나라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사실 저도 시들하긴합니다만..Orz

유부만두 2014-05-2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려워 보여서 .....

다락방 2014-05-26 08:37   좋아요 0 | URL
어렵더라고요, 저도 ㅠㅠㅠㅠㅠ
쪽수는 얼마 안되는데 머리가 팽팽 돌았어요. 지금도 제가 뭘 이해하기는 한건지 알 수가 없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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