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프롬' 에게는 몸이 아픈 아내 '지나' 가 있다. 지나는 자신이 전보다 더 아파졌다며 새로운 의사를 찾아다니고, 그렇기에 집안일을 '전혀'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하녀를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침울하고 불만에 가득찬 아내, 집안의 따뜻한 온기 따위는 관심이 없는 아내. 이선은 그런 아내 때문에 숨이 막히고 삶이 족쇄같이 느껴진다. 그런 그들 부부에게 아내의 먼 친척 '매티'가 찾아온다. 젊고 발랄한 그녀는 집안일에 서툰 대신 따뜻하고 감성적이다. 이선은 그녀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아내는 매티를 꼴도 보기가 싫어 내쫓으려고 한다. 이선은 그런 아내가 더 싫어지고, 그래서 아내를 떠날 결심을 한다.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어지럽게 머릿속을 맴돌았다. 삶의 희망을 이렇게 쉽게 상실하기에는 그는 너무 젊고, 강하고, 삶의 활력으로 넘쳤다. 그처럼 한이 많고 불만투성이인 여자 옆에서 평생을 낭비해야 할 것인가? 그에게도 한때는 여러 가지 포부가 있었지만 지나의 옹졸함과 무지 때문에 하나하나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그녀는 결혼 때보다 백 배나 더 차갑고 불만이 많았다. 그녀에게 남은 낙이라곤 딱 하나, 그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쓸데없는 희생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건강한 본능이 솟아오름을 느꼈다 ‥‥‥.(p.111)

 

 

 

 

 

 

 

 

 

 

 

 

 

 

 

 

 

 

그는 아내로부터 쫓겨난 매티와 함께 도망갈 생각을 한다. 매티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자연을 소재삼아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티를, 자신의 앞에서면 볼이 발개지는 수줍은 처녀를, 다정한 저녁식사를 위해 아내가 아끼는 그릇을 몰래 꺼내어 놓는 그녀를, 그는 보낼 수가 없다. 매티도 그를 떠날 수 없긴 마찬가지. 그의 옆에 머물고 싶다. 그가 아니면 아무도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질 않는다. 그는 그녀와 함께 도망치고 싶지만, 전재산을 아내에게 넘기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 전재산이란 것이 언제 현금화 될지도 모르고 설사 현금화된다 한들 적은양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에겐 현금이 전혀 없다. 매티를 데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도 그에겐 그 차비조차 없다. 그래서 둘은,

 

동반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해야만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서로와 함께 하는게 아니라면 의미없다 여겨진다면, 그것 말고는 그들에게는 방법이 없는 것. 그래서 둘은, 나란히 썰매에 타고 저기 저 앞에 보이는 나무에 자신들이 탄 썰매를 박기로 한다. 그렇게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맞이하게 된 이들의 결말은, 아마도 결말이라고 쓰여지게 될 모든 것들 중 가장 슬픈 결말이 될 것 같다. 삶은 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게 결코 아니고, 사람의 삶과 죽음은 결심대로 되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 슬픈 결말을 그들은 맞이하고 만다.

 

 

가난한 자에게는 사랑도 사치이고 돌아오는 건 지독한 일상의 무한반복이다. 그보다 더 비극적인건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끔찍하게 여겨질 사람으로 변한다는 건, 아, 정말이지 슬프지 않은가. 사랑이 끔찍해지는 순간마다 또다른 새로운 사랑을 찾는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되질 못한다. 그 사랑도 결국은 변질될 것이기에. 이디스 워튼은, 이야기를 비극적으로 풀어나갔다. 책장을 덮고나면 후- 하고 한숨을 내쉬도록. 이선에게 건배를.

 

 

 

 

 

 

지난주 일요일이었나, 소파에 누워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는데, 우엇, 갑자기 다니엘 헤니가 나오는거다. 나는 벌떡 일어나 어머 웬일이야 웬일이야 했는데, 남동생은 곧 다니엘 헤니 나오는 영화가 개봉할거라 저런것 같다고 했다. 어머 그래? 최근에 증권회사 광고에서 너무 멋있어서 이욜~ 하고 다니엘 헤니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호라, 영화를 찍었단 말이야? 마침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가기로 약속한터라, [엘리시움] 대신 [스파이]를 보자고 말했다.

 

그렇지만..............다니엘 헤니는 영화속에서 내 생각보다 별로였다. 무엇보다 앞머리를 내린건...초큼 찐따 같았어;; 그다지 멋있지 않았달까. 영화는 나름 괜찮게 보긴 했는데 다니엘 헤니에 대한 환상은 무너졌다. 역시 액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재이슨 스태덤 정도는 되어줘야.................

 

영화속에서 설경구가 다니엘 헤니를 화장실에서 맞닥뜨리고, 그 때 설경구가 소변을 보고 있는 헤니의 거기를(응?) 훔쳐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그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고, 상황실에서 그 장면을 보던 정부요원들은 그 크기에 다들 경악한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다 웃는데, 그보다 더 웃긴 장면은 내 옆에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나를 내 친구가 자꾸 쳐다봤던 것. 아니 이사람아, 영화를 보지 왜 나를 봐. 자꾸 웃는 나한테 뭐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는거다. 아놔...나 보지 말고 영화를 보란 말야, 이사람아!!!

 

 

그런데 그렇게 목숨 내놓고 일하는 사람의 연봉이 고작 6천이라니. 나는 그 연봉의 절반 밖에 못받지만 목숨을 내놓지 않아도 되는 바, 걍 이 일 하며 살아야겠다.

 

 

 

 

 

 

이 영화는 토요일, 대전에서 보았는데. 하아- 대전의 극장이 너무 열악해서 깜짝 놀랐다. 요금은 7천원이고 현금으로만 받았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3층에 자리한 극장에 올라가는 빌딩 계단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고 지저분했던 것. 내가 마치 싸구려 비디오방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러 가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불순한 짓을 하러 가는 느낌을 주는 그런 극장이었달까. 이 영화가 대형개봉관에서 상영하지 않을거란 사실을 짐작했고, 그렇기에 상영해주는 극장이 대전에 있다는 게 무척 고마웠지만, 왜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낡고 초라해야 할까. 쩝... 자유석인것도, 입장료도, 좌석도 훌륭하진 않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이 극장이 위치한 빌딩, 그 계단들이 좀 거시기하다.

 

 

영화는 딱히 재미있진 않다. 뭐, 기억나는 장면이 없네;;

 

 

 

 

 

일주일만 잘 버텨내면 추석연휴라는 게 신나기는 한데, 추석 연휴가 끝나면 대체 뭘 기다리며 살아야 할까. 삶은 기다림의 연속인것 같다.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주말을 기다리고, 공휴일을 기다리고, 연휴를 기다리고..........얼마전에 이 비슷한 문장을 어느 책에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암튼 그렇다는거다.

 

아, 그런데 문득 이선 프롬에게는 더이상 기다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다. 기다릴 게 있는건 그나마 행복한 거라는 것도.

 

 

그나저나 오늘 점심은 무얼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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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3-09-09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점심 고민 중..ㅎ

다락방 2013-09-11 13:3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늘 점심은 무얼 드셨나요, 비연님? ㅎㅎ

자작나무 2013-09-0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과장님은 업무도 많은데 그 사이 독서를 많이 하시네요 항상 부럽습니다. 전 책을 한달에 한권도 못읽어요. 쓸데없는 일만 하느라 ...점심은 순대국 이겠죠?

다락방 2013-09-11 13:32   좋아요 0 | URL
가만있자, 어제 점심은 뭘 먹었더라...된장찌게였나....
여하튼 오늘 점심은 라면에 김밥이었습니다. 제가 매일 순대국만 먹는 건 아닙니다. 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9-0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내를 독살하면 막장으로 가는 비상구가 열리겠죠.

2. 앞머리를 내리느냐, 앞머리를 밀어버리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는 사실.
(같이 영화 보러 가신 분의 시선의 의미가 궁금해지는군요....음..)

3. 양재 사거리 한정식집을 한 번 가보시라니까요..

다락방 2013-09-11 13:32   좋아요 0 | URL
1. 이것은 '이디스 워튼' 의 소설인겁니다. 막장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이디스 워튼 만세!! ㅎㅎ

2. 앞머리 있는 남자가 멋있기는 진짜 힘든일인 것 같아요. 뒤로 넘겨버리지 말입니다.
(같이 영화본 사람은 아마도 제가 음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메피님도 아시다시피 전 정말 그런 여자사람이 아닌데 말이지요.)

3. 저 어제 양재동 그 유명한 영동족발 다녀왔어요, 메피님. 맛있긴 했지만 많이 불친절해요.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전 이제 안갈거에요, 거기 ㅠㅠ

마노아 2013-09-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가 떠오르네요.
저도 주말에 스파이 봤어요. 헤니도 설경구도 액션은 좀 아니더라구요. 전 맷 데이먼 생각했어요. 역시 스파이는 본이 짱이야! 아님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 나이가 있어도 액션이 되는 배우는 따로 있다 싶어요. 제이슨이 그렇지요. ㅎㅎㅎ

2013-09-09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9-11 13:26   좋아요 0 | URL
전 액션엔 딱히 불만 없었는데 헤니가 생각보다 안멋져서...그리고 왜 거기를!! 모자이크 처리한 것인가(응?) 뭐 그런 생각들이 ㅋㅋㅋㅋㅋ 영화는 나름 갠춘했어요.

아니 그런데 마노아님, 이 책은 얇으니까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결말을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약오르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3-09-10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머리 내린 헤니는 상상만으로도 싫어요ㅠㅠ미스터 로빈일때 콩닥콩닥했는데 말이죠..

다락방 2013-09-11 13:25   좋아요 0 | URL
꺅 저도 미스터 로빈일 때 완전 사랑에 빠져가지고 저 남자 내 남자 할테닷. 했었는데 앞머리 내린 헤니는 진짜 쮠따 같네요. ㅎㅎㅎㅎㅎ

가연 2013-09-10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자에겐 사랑도 사치다ㅜㅜㅜ 어헝헝... 슬픈 이야기군요

다락방 2013-09-11 11:47   좋아요 0 | URL
네. 사랑하는 여자와 도망치고 싶어도 차비가 없는 슬픈 현실 ㅠㅠ
 

 

 

 

 

 

 

 

 

 

 

 

누군가 살았던 집에서 가재도구를 매각한다는 소식에 여자는 무언가 살만한 것이 있을까 하고 구경하러 간다. 웬만큼 쓸만한 물건들은 이미 다 가져갔구나, 내가 너무 늦었구나, 생각하던 찰나 그녀는 잠겨있는 궤짝 하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궤짝안에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물건이 있다는 것에 이끌려 제법 비싼 돈을 주고 그 궤짝을 사가지고 나온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열쇠가 없는 궤짝을 열어달라고 부탁하고 궤짝은 남편에게 주고 그 안의 내용물은 남편이 알지 못하게 자신이 숨겨둔다. 그 내용물은 그 집에 살았던 남자가 과거에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낸 편지였음이 확인된다.

 

 

여자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편지를 하나씩 읽기 시작한다. 그것들을 그렇게 비싼 돈주고 사온거냐고 남편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참견할 게 뻔한지라 남편이 없는 틈을 타 읽는다. 그리고 서서히, 그 편지를 쓴 남자에게 빠져들어간다. 그녀의 일상에서 그 편지의 주인공, 게오르그를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간다.

 

 

차를 마시다가 문득 게오르그 생각이 났다. 정확히 말해 그의 자화상이 생각났다. 그래서 편지봉투를 죽 훑어보고는 편지를 순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정리했다. 마지막 편지를 먼저 읽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대체 마그다라는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왜 답장을 하지 않았지? 그들의 이야기가 결국 어떻게 끝날지 미치도록 궁금했지만, 순서대로 편지를 읽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인 듯했다. 내용이 너무 감질나거나 긴장이 지나치면 결말부터 보고 싶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생은 책이 아닌 것이다. 게오르그도 인생을 앞질러 살 수 없었듯이. (p.90)

 

 

 사실 여자의 인생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여자는 남들처럼 살았다. 결혼을 하고 집을 무리해서 장만해서 빚을 갚아야 하고, 영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시부모를 견뎌내야 하면서. 그러나 썩 좋았다고도 할 수 없다. 남편은 자꾸, 조금씩, 그녀의 숨통을 조인다. 어디서부터였는지 모르게 나는 책 속의 여자와 내가 아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그녀의 남편을 견딜 수 없어졌다. 같이 사는 일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었다. 남편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나 보다 세상의 기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란 게 나로서는 끔찍하게 느껴져서.

 

 

 

광고가 나오는 동안 프랑크는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했고, 나도 옆에서 거들었다. 그는 지극 정성으로 양파를 썰고, 마늘을 다지고, 적당한 분량의 소금과 후추와 양념을 뿌린 뒤 텔레비젼 앞에 있던 먹다 남은 흑맥주를 가져다가 부었다. 그가 다시 거실로 돌아왔을 때, 스니커즈 광고에서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나왔다그걸 본 내가 우리도 할리 데이비슨을 한 대 사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프랑크는 내가 달나라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날 빤히 쳐다보며 반문했다. "그럼 이 집은 어떡하고?" (pp.42-43)

 

 

 

스테이크를 굽고 옆에서 거들고 그 고기에 흑맥주를 뿌리는 일 등은 내가 언제고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 물론 흑맥주를 뿌리는 거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지만, 나는 꼭 이렇게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스테이크를 구워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깔깔대고 웃으며 먹는 바로 그런 장면. 그러나 이 책 속의 여자의 남편, 프랑크에게 그 장면은 '하루를 이렇게 마감해야 한다'는 정해진 공식 같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하게 산다는 건 이런거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할리 데이비슨을 사는 건 남편의 소망이었는데, 농담 대신 현실에 뿌리내리는 집에 대한 언급이라니. 밥맛이 떨어진다.

 

 

"왜 직접 빵을 굽지 않는 거냐? 애도 없잖아. 남는 게 시간밖에 더 있어‥‥." (p.83)

 

일요일이면 한 주는 시부모님이 한 주는 친정 부모님이 방문한다. 방문해서 어머니는 이런 잔소리들을 해대다 간다...여자는, 이 삶을 대체 어떻게 견뎌야 할까.

 

 

여자가 마치 나 같다고 느낀 장면은 바로 여기였다.

 

 

 

나는 책을 덮었다. 허공에서 곤충들이 윙윙거렸고, 방금 깎은 잔디 냄새가 싱그러웠다. 창공의 구름은 내게 할 말이라도 있는 듯, 온몸으로 이상한 모양을 만들었다. 어딘가 아득한 곳에서 아직도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이따금씩 일렁거렸다. 또 다른 삶이, 정해진 삶 말고 또 다른 일탈의 삶이 공존하는 것은 아닐까. 바로 이 순간 전혀 다른 세상 어딘가에서 그 삶의 주인공도 지금의 나처럼 질문도 모르는 답을 얻기 위해 뚫어져라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p.71)

 

 

 

어제 친구를 만나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친구는 자신의 연인을 미래에 두었었다 했고, 나는 여태 연애하면서 내 미래에 연인을 둔 적은 없었다고 했다. 미래를 그릴 때 그것은 항상 미지였고, 거기엔 다른 어떤 새로운 사람,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친구는 내가 너무 이상적이라 말했고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나의 마흔 다섯에 스무살 대학생이 있을지도 모르고, 나의 예순에 서른다섯의 남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무척 짜릿한데, 물론 이것이 그저 막연한, 소설속에서조차 일어나기 힘든 일임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그러나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려우면서도 기대되는 게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사람일은 알 수 없다는 것. 내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삶이 거기 있을 수 있다는 것.

 

 

여자는 이제 편지의 주인공을 직접 찾아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그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알게 되고 그의 친구가 된다. 이제 그녀에게 남편보다 더 좋은 친구가 생겼다. 그녀를 이해해주고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그녀는 이제 그를 만나지 않고는 살 수 없다. 게오르그, 그는 그러나 그녀에게 어떤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있어줄 뿐이다. 그녀는 고민한다. 내가 계속, 여기에서, 지금처럼, 살 아 야 할 것 인 가.

 

 

 

어제. 친구와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집에 돌아와 늦은 밤. 방 안에 조용한 음악을 틀어두고 맥주 한 캔을 홀짝이며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읽은 부분은 이 책의 뒷부분이었다. 그녀가 고민을 하고,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바로 그 지점들. 일상에 섞이려 해보지만 자꾸만 답답해지는 일들.

 

 

"나, 어디 여행을 좀 가고 싶어요, 여보."

프랑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차 가야지. 그래도 집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어차피 정신이 없잖아."

"아니면 극장이나 영화관, 박물관이라도 좋아요."

창틀을 높이 쳐든 채 그가 나를 향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박물관? 거긴 이미 갔잖아?"

"초콜릿도 먹고 싶단 말예요." 내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프랑크가 창틀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건 다 사치야. 영화는 텔레비전에서도 하잖아. 초콜릿은 단 5분 만에 다 먹어치우고 영화는 3시간 있으면 끝나고 말지. 그것도 아주 지루한 작품에 한해서 말이야. 하지만 이 창틀은 우리의 남은 여생과 함께할 거야."

창틀을 황홀한 시선으로 애무하며 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3시간, 아니 단 5분만이라도 행복해지고 싶다면 과연 그것이 정말 사치일까? (p.177)

 

 

 

 

어느 지점부터였는지 모르겠는데,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울고 싶어졌다. 이 세상의 모든게 그렇듯이 책을 만나는 것도 타이밍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제 친구와 공원의 벤치에 앉아 나누었던 대화들과 이 책의 내용이 내게 겹쳤다. 적어두고 부치지 못했던 편지도 떠올랐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감정들이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걸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부터 자꾸 울적했다. 여전히 어젯밤처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와, 이 책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들은 읽으면서 완전히 흡수되는 듯한 느낌을 줬는데, 그러나 어느 문장에 밑줄을 그어야할 지는 알 수 없었다. 순간의 분위기가 압도한다는 게 이런걸까. 190페이지의 마지막 줄에서는 병신같은 오타라고 해야하나 미친 편집이라고 해야하나, 말도 안되는 부분이 나와서 갑자기 화가 빡- 났지만, 그러니까 뭐랄까, 이 책을 읽고나니, 이 책이 무거운 내용의 책이 아닌데도, 숙연히 자꾸 내 삶과 내 감정과 내것으로 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되는거다. 어제, 친구가 마치 협박한 듯 물었던 물음도 자꾸 떠오른다. 나랑 친구하는게 좋으냐, 싫으냐 묻던. 대답을 강요하며 물었던 그 질문에 좋다고 웃으면서 말했던 것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자꾸 가슴속에 쌓이고있고, 이게 나를 답답하게 해서, 대체 9월달에 나에게 어떤 일이 있으려고 그러는걸까 살짝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참고로 이 책의 190페이지 마지막 줄은 이렇게 끝난다.

 

 

나탈리도 오늘만큼은 날 받아주었다. 글씨

 

 

그런데 191페이지의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한다.

 

셋이서 다리가 아파올 때까지 그렇게 거리를 누볐다.

 

 

 

이게...뭐야? 나는 쪽수를 다시 확인했다. 혹시 쪽수가 뒤섞인건가 해서. 그렇지 않았다. 저기에 저 '글씨'란 단어가 대체 뭐란 말인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푹푹 빠져들고 흠씬 흡수되어 버렸는데, 저 멍청한 편집은..뭐야.

 

 

배가 고파서 아까부터 아침을 먹고 싶었는데 이러고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맑고 밝은데 내 마음이 왜이럴까. 틀어둔 라디오에서는 시청자들의 사연이 모두 가을이라 싱숭생숭하다는 것들인데, 그렇다면 나도, 그저 가을을 타는걸까. 설사 그렇다면 그런채로 두어야겠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이럴 수 밖에 없다면 이렇게 계속 가자, 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최선이라면, 최선으로 두는게 맞다, 고. 내가 내 감정에게 말하고 있다. 알 수 없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정에게.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어떤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한 두시간쯤, 멍하니 창밖을 보며 자꾸만 계속해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싶다. 어떤 생각인지도 모르는채로.

 

 

어디에 살든 몇살이 되든 나를 사랑하는 게 눈에 보이고 나 역시 마음을 주고 싶은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건 근사한 일이다. 그 가능성이 미래를 좀 더 밝게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여자가 오래된 편지들을 읽다가 사랑을 만난것처럼, 어쩌면 사람은 각자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끔 설계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다. 제 살길을 제가 스스로 찾아가는 것 같다.

 

 

배고프다. 아침을 먹자. 지금은 아침을 먹는 게 내가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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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3-09-0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갑자기 이 책 읽고 싶어지는데요!! ㅋㅋ 그리고 저 남편은 정말 이렇게 잠깐 봤을뿐인데도; 저까지 숨막혀 죽을거 같아요 ㅠㅠㅠ 저 여잔 어떻게 하다가 저런 남자와 결혼을 했을까요? 그리고 저 글씨. 라는 글씨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ㅎㅎㅎㅎ 일단, 아침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님 ~!! ㅋㅋ

다락방 2013-09-11 11:33   좋아요 0 | URL
아무리 오랜시간 교제를 해도 상대에게서 언제나 내가 몰랐던 면, 혹은 내가 좀처럼 좋아할 수 없는 면을 발견하게 되는것 같아요.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걸 서로 어떻게 조율해나가느냐가 앞으로의 관계 유지의 관건인데, 어떤것들은 도무지 조율의 여지가 없는 것들도 있겠죠. 저도 저보다 주변사람을 더 의식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아요. 어휴, 끔찍합니다.

저는 이제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숙취해소를 위해 라..면.. 을 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

Mephistopheles 2013-09-0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과 이상. 동전의 양면. 궤짝 속 편지는 이상에 불을 질렀군요...ㅋㅋㅋ

그나저나 아침 메뉴가 매우 궁금하군요.

다락방 2013-09-11 11:28   좋아요 0 | URL
제가 기차를 타야하는데 시간이 없지 뭡니까. 페이퍼 쓰느라 시간을 써버려가지고........신라면블랙에 뜨거운 물 부어서 후루룩 먹고 나갔습니다. 아 그런데 지금 비 오는데 라면 얘기하니까 라면 먹고 싶네요. ㅋㅋㅋㅋㅋ

느긋느긋 2013-09-07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상하게도 다락방 님 글을 읽고 있으면
책을 읽고 싶은 건 둘째치고,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떤 마력 때문일까요 ㅠㅠ
일단은 책부터 읽는 것으로,
아침은 30여분의 행복한 사치이셨길!

다락방 2013-09-11 11:26   좋아요 0 | URL
이런 글이라뇨. 제 글에 뭐 별 게 있다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다다다다다다다다 키보드 쳤을 뿐인걸요. orz
마력 같은게 제게 있을 리 없고, 아마도 기억상실님이 재밌게 읽어주셨기에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핫;;

오늘 아침은 행복한 사치가 아니라 숙취에 시달리는 고통이었습니다. Orz

dreamout 2013-09-0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제가 있는 곳. 뒷산 나무들이 바람과 함께, 몹시도 흔들거리며 프랑스 영화의 배경음악같은 쓸쓸함을 불러 일으켰어요. 계절의 바뀜 자체는 이제 좀 지긋지긋한데 쓸쓸한 바람소리는 이상하게도 사람 미음을 흔들리게 하더군요. 풍소소혜...

다락방 2013-09-11 11:16   좋아요 0 | URL
여기는 지금 비가 계속 오고 있습니다, 드림아웃님.
어제도 오더니 오늘도 와요. 어제는 술을 마셨고 오늘은 숙취에 고생하며 다시는 평일에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부질없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아-

노란곰 2013-09-0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좋아서 댓글을 달지 않을수가 없네요~~~^o^ 저도 그 맘 알아요. 책이 너무 좋아서 울고 싶어싶어지는거.. 그런데 저 책을 읽으면 가을에 온 몸이 빠져들 것 같아 망설이게 되네요^^;; 저기 남편과 아내의 차이는 결국 속도의 문제인데.. 전 한번 뿐인 삶을 느리게 가고 싶어요, 그래서 (경제적 상황 무시하고)여행가려구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3-09-11 11:15   좋아요 0 | URL
남편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거든요. 그런데 상대의 취향에 대해서는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보여요. 그런 사람하고 오래도록 함께 하기는 어렵겠죠. 밑줄그을 부분이 확 있는 게 아닌데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저한테 흡수되는 기분이었어요. 저한테는 참 좋았습니다, 노란곰님. 헤헷

무해한모리군 2013-09-0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투땡투땡투. 막 눌러요 ㅎㅎㅎ

글씨 다음은 뭘까요? 궁금하네...

다락방 2013-09-11 11:14   좋아요 0 | URL
저건 도대체 왜 들어가게 된 오타인지 모르겠어요. 아놔...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휘모리님.
:)
 

권선징악은 어릴적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실제의 삶에서는 늘 나쁜 사람이 벌을 받는 건 아니다. 게다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이리저리 얽혀있는지라 나에겐 나쁜 사람이 내 옆 사람에겐 구원의 상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그에게 벌을 주고 싶지만 다른이는 그에게 충성할지도 모를일이다. 또한 그 '나쁜'일 이라는게 혹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어디까지나 내 기준일 뿐이지 않은가. '절대적으로 옳다'는게 가능할까. 우리는 '우리 기준에서 옳다'고 믿는걸 옳다고 말할 뿐이 아닌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고.

 

 

 

 

 

 

 

 

 

 

 

 

 

 

 

 

그는 자신 있는 거음걸이로 길을 가로질러 내가 있는 테이블로 걸어왔다. 걸어오는 동안 그는 줄곧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가 지나오는 길 위의 공기마저도 그에게 길을 내주기 위해 환히 열리는 것 같았다. 그 소년은 내게 가까이 다가와서 미소 띤 얼굴로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마치 정복자 같은 당당한 태도에 티끌 하나 없이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이었다. (p.39)

 

 

이 책의 주인공 '에드워드'는 소심하고 사교성 없는 소년이다. 친구도 별로 없고 파티에서도 구석에 가만히 서 있는것이 그가 하는 일의 전부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의 앞에 니콜라가 나타난다. 잘생기고 사교성도 어마어마하고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모든 여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그런 소년. 그런 소년이 인기 없는 에드워드의 앞으로 걸어와 자신을 소개한다. 에드워드에겐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환상적인 일이다.

 

 

바로 그때부터 나는 니콜라의 의지에 복종하기 위해 나 자신의 내부를 텅 비우기 시작했고 내 자아와 욕망들을 포기했다. 그가 어디에 함께 가주기를 원하면 나는 당장 그의 시간에 내 스케쥴을 맞추었다. 그가 뭔가 부탁하면 나는 당장 그의 시간에 내 스케줄을 맞추었다. 그가 뭔가 부탁하면 무슨 일이든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었고, 그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자부심마저 느꼈다. 나는 그런 일종의 겸손한 자부심을 갖고 그의 온갖 변덕에 봉사했다. 나보다 훨씬 나은 누군가 니콜라의 관심을 끌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조바심마저 났다.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자기만의 영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나의 경우, 나 자신에게서 사랑할 만한 부분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사랑을 그에게만 집중시켰다. 나는 기꺼의 그의 제단 앞에 나 자신을 바쳤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한 명의 노예를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닐까? (p.43)

 

 

에드워드는 자신과는 정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니콜라의 자발적 노예가 된다. 그의 옆에서 그를 더 빛나게 하는데 일조한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는 것은 잘못이지만,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노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이럴때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걸까. 누군가 내 위주로 살고자 노력하는데, 나로서는 그게 싫지 않아 내버려둔다면, 그런 나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을까.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그래서 매우 어렵다. 하나의 행동을 놓고 그 행동 하나만으로 틀렸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뒤의 사연들을 알고 나면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에드워드와 니콜라가 어른이 되어서 하는 일도, 그 관계도 마찬가지. 에드워드는 니콜라가 과거에 저지른 큰 잘못에 대해 알게되고, 이에 니콜라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리고 그 복수는 성공한다. 그렇다면 니콜라는 악인이고 에드워드는 단지 복수를 한 사람일 뿐일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파멸로 이끌었다면, 그건 잘못이다. 그러나 그것이 '복수'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아 그럴수도 있지,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그런데 다시, 그 파멸이 어마어마한 것이었다면 그 때도 복수 때문이니까 할 수 없어, 라고 넘길 수 있을까. 역시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릇 자기를 선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이라면, 그를 '용서' 하지 그랬냐고 조언할 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그 용서라는 건 뭘까. 피해를 당한건 나인데 다른이들이 내게 용서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용서라는 게,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일까. 용서는 최선일까?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아무것도 명확해지질 않았다. 나는 니콜라가 잘생기고 인기 있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시기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노예부리듯 하고 무시하는 것도 그의 성격에 형성 되었을 거다. 여기에 분명 니콜라의 잘못과 니콜라가 저지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 에드워드도 마찬가지. 그가 그의 소심한 성격을, 부족한 사교성을 원망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남자의 자발적 노예가 되고자 한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소심한 사람이라고 해서 꼭 누군가의 자발적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에드워드에게도 무조건 잘했다고 할 수 없다. 그 뒤에 벌어진 표절에 대한 일도 마찬가지.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기 때문에 상대의 가장 소중한 것을 몰락시키겠다는 생각 역시 이해할 수 있지만, 또 가혹하게도 느껴진다. 여기에 있어서도 내 판단은 보류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 에드워드가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일에 있어서도, 나쁜 일 때문에 만났다고 반드시 나쁜 사람들과는 얽히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주니,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고 절대적으로 선한 게 어디 있기나 한걸까.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꼭 벌을 받는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을 그렇다고 무조건 용서해주는 것이 옳을까. 아무런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나는 그래서 차라리 매뉴얼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아주 디테일한 매뉴얼. 이건 잘못이고 이건 잘못이 아니다. 이 정도 잘못을 했다면 이정도 벌이 적당하다. 이정도 잘못이라면 이정도 용서가 적당하다. 실생활에 가능한 매뉴얼. 그렇다면 머릿속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저 매뉴얼을 쭉 펴놓고 목차를 보며, 가만있자, 얘가 이랬으니까 이 정도 벌을 주면 되겠구나, 하고. 뭐, 그래봤자 말도 안되는 생각인 것 같지만.

 

 

 

일전에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그런 대사가 나왔다. '저 아이가 뚱뚱해진다고 해서 내가 날씬해지는 건 아니다' 라는. 학교에서 인기있는 여자애를 뚱뚱하게 만들기 위해 주인공이 노력하는데, 그렇다고 그것이 자기가 날씬해지는 방법은 아니었던 것. '야광토끼'의 [Can't stop thinking about you]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만약에 내가 너를 그녀보다 먼저 알았더라면/ 그래도 넌 그녀를 택했겠지 난 그냥 아닌거지' 라는. 내가 뭔가를 더 못하고, 내가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하는 것이 다른 누구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쟤만 없었어도..' 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아닌 남을 원망한다. 이 책속의 에드워드도 마찬가지. 니콜라는 더이상 소설을 쓸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에드워드의 창작력이 솟아나진 않았다. 우리가 볼 수 있는건 타인이지만, 우리가 봐야만 하는 건 자신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오늘 출근길에 읽기 시작한 책이, 와, 너무 재미있어서!!! 좋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모를만큼. 잠깐만 얘기하자면, 오래된 궤짝이 나오고, 그 안에 오래된 편지들이 들어있고...........................희희희희희. 그 책이 너무 읽고 싶어서, 계속 읽고 싶어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지금 당장 퇴근하고 싶다. 아니,

 

 

지금 당장 퇴사하고 싶다. 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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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09-0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 멋진데요.

사실, 니콜라 같은 사람이 되기는 싫지만, 조금 이해가 되기는 해요. '나를 필요로 한다는 자부심' 그런게 은근 무섭지요.
오래된 궤작과 오래된 편지 이야기 너무 궁금하기는 한데요, 그래도 퇴사는 안 됩니당!

잠깐, 자꾸 안 된다고 하면 아니되니, 안 돼요, 돼요, 돼요??

다락방 2013-09-06 16:32   좋아요 0 | URL
나 좋다는데, 자발적 노예가 되겠다는데 그걸 마다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긴해요. 그치만 저는 자신의 모든 스케쥴을 저를 기준으로 맞춘다면, 그걸 제가 알게 되는 순간 부담감이 작렬해서 절교를 선언할 것 같아요. 어휴..전 부담을 주고 받는 관계를 정말 질색팔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빨리 퇴근해서 오래된 궤짝과 편지 이야기 읽고 싶어요!!

네꼬 2013-09-0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악! 퇴사는 (아직) 하지 말고, 그 책이 뭔지 당장 밝히시오!


다락방 2013-09-06 16:32   좋아요 0 | URL
므흐흐흐흐흐흐흐 퇴근부터 하고, 다 읽은 뒤에 밝히겠소. 참으시오!

moonnight 2013-09-0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오래된 궤짝 속의 오래된 편지 이야기가 뭐예요 도대체. 궁금궁금궁금 +_+;;;;;;

다락방 2013-09-06 16:32   좋아요 0 | URL
다 읽고나면 페이퍼 한 방 쓰도록 하겠습니다. 움화화화화화화화화화핫

무해한모리군 2013-09-0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제목을 어서 밝혀주셔야 제가 지금 주문해서 주말에 읽을거 아닙니까??? 다락방님~~~~

저 책이 영화로도 있는거지요?
그런 메뉴얼을 만들려면 혹은 읽으려면 그것만해도 전 생애를 바쳐야겠다 그죠? ㅎ

다락방 2013-09-06 16:33   좋아요 0 | URL
네, 영화로도 있다고 했던 것 같아요.


오래된 편지의 제목은 다 읽고난 후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움화화핫. 이번 주말엔 사둔 책들 중 안읽은 다른 책을 읽으세요, 휘모리님!!

관찰자 2013-09-0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타인이지만, 우리가 봐야만 하는 건 자신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남네요.
아침부터.^^

다락방 2013-09-06 16:34   좋아요 0 | URL
선과 악을 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인것 같아요. 그 기준 자체가 모호한 일이니까요. 다 읽고나니 좀 복잡했어요.

꺅 금요일입니다요~~

그렇게혜윰 2013-09-0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지 그리 오래된것도 아니고 흥미롭게 읽었던것같은데 다락방님글읽기전엔 내용 전~~~혀 생각안났다는ㅠㅠ 그나저나 궤짝편지책 정말 궁금해요!!

다락방 2013-09-09 13:10   좋아요 0 | URL
궤짝편지 이야기는 '카티 나우만'의 [오래된 편지] 였습니다. 바로 위에 페이퍼 써놓았고요. 제가 읽고난 감정은 엄청났는데 막상 글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 것 같아요. 흐음..
 

문자메세지가 왔다. 알라딘에서 보낸 상품이 오늘 도착한다는 메세지였다. 흐음. 이상하다. 나는 주문한 게 없는데. 나의 마지막 주문은 [솔로몬의 위증3] 이었고, 그건 엊그제 받았는데. 대체 오늘 온다는 게 뭘까.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아니다 그냥 기다리자, 싶어 기다렸다. 은근히 기대도 했다. 내가 주문한 게 아닌데 내게 오는거라면, 누군가 내게 선물을 보낸 모양이구나, 하고. 아무말도 없이 깜짝 선물을. 우후훗. 뭘까. 어떤 책일까. 누가 보낸걸까. 감히 누구인지 짐작도 못하겠네. 이러면서 바쁜 와중에 히죽히죽. 그리고 점심때가 되어 택배를 가지러 경비실에 내려가려는데, 다른 부서 직원이 알라딘 봉투 하나를 내게 가져다 준다. 어어, 가지러 가려고 했는데 고마워요~ 라고 말하고는 봉투의 이름을 확인했다. 누가 보낸거지, 으흐흥, 하면서. 므흣한 감정으로다가. 그런데 거기에는

 

 

알라딘 중고샵

 

이라고 되어있었고. 하아- 내가 며칠전에 판매한 책 한 박스중에서 한 권을 팔 수 없는 상품이라며 되돌려준 것이었다. 아..김빠져...맥빠져...이게 뭐야....하아.

 

 

되돌아온책은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미니책자였다. 이건 이석원의 [실내인간]을 사면 이벤트 상품으로 껴서 주는건데, 나는 정말이지 이렇게 손바닥만한, 핸드폰보다 더 작은 미니북을 대체 왜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이걸 눈깔 아파서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이렇게 작은 글자의 책을 넘기려는 사람들이 정말 존재하는걸까? 어처구니없어, 이건 재활용으로 버려버려야지, 하다가 그렇지만 이 세상엔 나같은 사람만 있는게 아니니, 어딘가에 미니북 모으는 사람 같은게 있을 수 있지. 나는 [실내인간]을 중고로 팔면서 이 미니북도 같이 넣은것이다. 흐음. 이거 사가는 사람한테 주라고(내가 그렇게 받았듯이) 랩으로 싸줄까, 하다가, 에이, 알겠지, 하면서 그냥 보냈는데. 중고샵에서는 내가 이걸 팔기 위해!! 박스에 넣은줄 알았던가보다. 하아- 날 뭘로 보고. 어쨌든 다시 돌아온 미니북은 처치곤란. 재활용통에 넣어버렸다. 이건 대체 무슨 의도로 만든거야? 뭘 어쩌라고 이런걸 만드는거지? 종이도 아깝고 잉크도 아깝고 인쇄비도 아까워....미니북은 이벤트라고 죄다 껴주지 말고 부디, 제발, 원하는 사람만 선택해서 가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여튼

 

 

미스테리한 선물 같은게 아니었네, 내게 온 알라딘 봉투는. 쩝.

 

 

 

 

 

 

 

 

 

 

 

 

 

 

 

 

 

우후후훗. 요즘 회사 동료들에게 이 책을 빌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새로 들어온 직원들에게. 다른 직원들은 이미 읽었고 ㅋㅋㅋㅋㅋ 한 명은 이 책을 다 읽고서는 감정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내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결말이 몹시 놀랍고, 작가가 주인공에게 벌을 내린 것 같다며. 자신의 도덕적 잣대를 벗어난 이 책은 새드엔딩일거라 생각했지만 ...블라블라.

 

그래서 나는 답장을 보냈다.

 

나는 소설을 읽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창시절 지나친 윤리교육을 받았고, 어른들의 도덕적 잣대를 마치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잣대이양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사람에겐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것을 도덕적 잣대로만 판단하기엔 부조리하고 무리한 경향이 있다,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일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입장이 되어볼 수도 있어 공감 능력을 키우게 된다, 그런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고 싶다면 책을 읽으며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책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되어보는거다, 블라블라.

 

 

동료 직원은 책을 멀리하다가 덕분에 주말이 즐거웠다며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추천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 직원에게 다음날 [더 리더]와 [소수의견]을 빌려줬다.

 

다른 동료직원(여)도 이 책을 빌려준 다음날 내게 가져다주며 이거 뭐에요, 이거 뭐에요, 하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ㅎㅎ 그 직원에게는 [일곱번째 파도]를 빌려줬다.

 

 

또 다른 동료직원(남)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혹시 2권이 있는거라면 그것도 읽고 싶다고 했다. 나는 곧 빌려주겠다고 말했고, 이 직원에게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와 [차일드 44]를 오늘 빌려줬다. 다른 직원들한테도 내 책들이 가있는데 대체 뭐가 가있는지 모르겠다. ㅎㅎ 내가 아주 그냥 이 사무실을 책바다로 만들어버리겠어. 다들 책에 훅- 가게 만들어버리겠어. 나는 개인도서관이 되었다. 인간 도서관이 되었다. 살아 숨쉬는, 많이 먹는(?) 도서관. 후훗. 들고 왔다갔다 하느라 무겁고 힘들지만 보람차다. 움화화핫.

 

 

점심을 배터지게 많이 먹었더니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내일은 족발 약속이 있다. 그런데 나 오늘 좀 예뻐서 족발 약속을 오늘로 바꾸고 싶지만......뭐, 내일도 예쁘면 되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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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8-2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예쁜 다락방님 저한텐 어떤 책을 대출해 주실 건가요? ^^ 책바다로 만들어버리겠어~희~씬나요

다락방 2013-08-30 11:27   좋아요 0 | URL
아른님께는 최근에 읽은 [칸지의 부엌]을 대출해드리고 싶습니다. 흣.

단발머리 2013-08-29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예쁘고 내일도 예쁘기 얼마나 어려운줄 아세요?
인간 도서관 되는 것보다 그게 50배는 더 힘들어요~~~ㅋㅎㅎㅎ

다락방 2013-08-30 11:29   좋아요 0 | URL
역시 힘들더군요. 오늘은 예쁘지 않아요, 단발머리님.
그저 배가 고플 뿐입니다. Orz

Mephistopheles 2013-08-2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다락방님=숨쉬는 도서관...이뜻인거죠? (고기와 술도 먹는 도서관 이기도 하고요...=3=3=3=3)

다락방 2013-08-30 11: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제도 제육볶음에 소주와 맥주를 들이켰어요. 하하하하하

BRINY 2013-08-2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돌아온 중고책이 있는데,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이었어요. 그런데도 알라딘에 DB가 없다고 돌아왔네요.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문의했더니 스캔오류인 것 같다네요.

다락방 2013-08-30 11:30   좋아요 0 | URL
아니,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인데 DB 가 없다니..스캔오류면..뭐 어떡해야하나요? 다시 책을 보내야 하나요? 다음번 판매할 때 다시 껴넣어야 겠네요. 흠흠.

2013-08-29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30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30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나 2013-08-29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도서관, 완전 조으다~ 이쁜 다락방!

다락방 2013-08-30 11:32   좋아요 0 | URL
그쵸? 내가 생각해도 나는 쫌 좋은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3-08-2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개인 도서관이 되셨군요.
게다가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고 계시다니 그게 더 대단한 걸요!

저도 회사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이 가끔 없어지는데,
누가 뭘 가져간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이 참에 목록을 만들고 대출증도 만들어버릴까요? ^^

다락방 2013-08-30 11:33   좋아요 0 | URL
저도 대출증을 만들까봐요...그런데 이미 뿌려진 책들이 뭔지 알 수가 없어서....하아- 제 머리가 기억할 줄 알았더니 기억을 못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왜 제 머리를 믿었을까요. -_-

소설을 잘 읽지 않던 사람들이 소설에 재미를 붙이도록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불끈!!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9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니북은 도대체 왜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주 미니 병은 마시기라도 하면 되는데 말이죠..ㅎㅎㅎㅎ.

다락방 2013-08-30 11:33   좋아요 0 | URL
미니족발은 혼자 먹을수라도 있지 대체 미니북은 왜 있는걸까요? 도대체 그 쓰임을 모르겠어요. 킁킁.

꿈꾸는섬 2013-08-2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숨쉬는 도서관 멋져요! 대출자의 성향까지 고려한 대출~^^

다락방 2013-08-30 11:34   좋아요 0 | URL
네네, 저는 대출자의 성향까지 고려하는 고기 먹는 도서관입니다. ㅋㅋ 책 빌려주고 돌려받으면서 상대가 재미있었다고 좋았다고 하면 무척 기분이 좋아져요. 헤헷

아무개 2013-08-30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오늘 족발 드시는 겁니까?? 그럼 내일은??

다락방 2013-08-30 11:34   좋아요 0 | URL
내일도 족! 발! ㅋㅋ
저 요즘 족발 홀릭 ㅋㅋ

2013-08-30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8월은 일에 치어 죽는달인가보다, 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진짜 정신없이 바쁘다. 머리가 터질것 같다. 급기야 어제는 야근을 하고 좀 쉬다 가야겠다며 들른 까페에서 샌드위치를 잘못 고르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인줄 알고 골라서 계산을 했는데, '데워주세요' 하는 나의 말에 점원이 '이건 차게 먹는 샌드위치인데 데워드려요?' 하는거다. 항상 먹던건데, 항상 데워주던건데 이사람들 왜이러나 싶어 난 좀 (아마도)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네, 라고 했다. 그런데 데워지고 나서야, 손에 받아들고 나서야 알았다. 악. 이건 내가 좋아하는 그 샌드위치가 아니잖아!!!!!!!!!!!!!!!!!!!!!!!!아놔..Orz 데웠으니 교환해달랄 수도 없고. 하아. 다 먹고나서 그냥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하나 더 사 먹을까 하다가 관뒀다. 쓰읍. 그러니까 결론은 샌드위치를 잘못 고를 정도로 내가 정신없이 바쁘다는 거다. 바쁘다, 그런데! 이 책 이야기 좀 하고 넘어가야겠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다. 절반 정도를 읽었을 뿐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일단 다른건 어쩌면 또 쓰게 될지 모를 페이퍼로 미뤄두기로 하고.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잘 살았다. 그들은 결혼하기 전 아기를 갖지 않기로 이미 합의를 했다. 둘다 출장이 잦은 직업이라 잘 돌볼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출장이 잦아서, 그러니까 매일매일을 함께 있지 않기 때문일까. 그들은 사이좋고 다정하게 잘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그녀에게 아기를 갖자고 말한다. 이에 여자는 당황스럽다. 우리 아기 갖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남편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너무 갖고 싶다고 한다. 여자는 자신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자꾸만 그 일을 뒤로 뒤로 미룬다.

 

이럴 땐 어떡해야 할까.

 

 

사람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절대~' 라는 다짐의 말도 영원하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입맛도 변하고 성격도 변하고 취향도 변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이렇게 고기를 육덕지게 매일 먹어대도, 그래서 채식하는 일은 절대 없을거라고 생각해도, 어쩌면 언젠가의 나는 매일 풀만 먹으며 살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날 나는 금주를 할지도 모르고, 어느날 나는 훌쩍 시골로 떠나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변할지는 나조차도 모르는 일. 다른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결혼을 하면서 '아기를 갖지 말자' 라고 말했었고 그 약속은 철저히 잘 지켜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 쪽의 생각 혹은 마음이 변한다면, 그 때는 대체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이게 식성이 바뀌는 거라면 이렇게까지 어렵진 않다. 갑자기 고기 잘 먹던 남편이 채식을 하겠다고하면, 그럼 내가 고기 구워먹을 때 앞에서 상추랑 깻잎 드시구랴, 하면 된다. 뭐 이것도 번번이 반복되면 스트레스 받겠지만, 조율이 가능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결혼을 하고 사이좋고 다정하게 아파트에 잘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단독주택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이 역시도 싫지만 긴 시간 상의 끝에 조율할 수도 있다. 베란다에 정원을 만들자고 하면 이 역시 조율가능하다. 그런데, 삶의 터를 옮기자고 하면 난감해진다. 나는 이곳에 있고 싶은데 갑자기 아프리카에 가서 살자고 하면, 나는 이곳에 있고 싶은데 갑자기 제주도에 가서 살자고 하면, 그 때부터는 난감해진다. 분명 둘이 함께 사는 삶을 시작했을 때는 난 여기가 좋아, 나도 여기가 좋아 로 얘기가 끝난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한 쪽의 마음이 변했다고 하면, 그 때는 어떡하나.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나는 '싫다'. 그런데 상대는 내가 싫어하는 걸 '원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우리 둘이 '함께' 그것도 '계속' 살고자 한다. 그러면 어느 한 쪽은 자신의 의지를 꺾어야 하는거다. 애시당초 바라보는 삶의 방향이 달랐다면 함께 살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같았다가 변한거라면, 이걸 대체 어쩌면 좋은가.

 

 

아기를 갖는 것은 더한다. 하나의 생명을 이 세상에 내놓는 일.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나는 둘의 의지가 아니라 한 쪽의 의지만으로 해내는 것을 부조리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둘의 의지라 해도 한 쪽의 커다란 소망 때문에 다른 한 쪽이 좀 지고 들어간거라면, 이걸 대체 어떻게 극복해야가야 하나. 그런데 둘이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아기를 갖는 문제의 경우, 그게 우리나라에서라면, '갖고싶다'고 하는 쪽이 더 힘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주변의 모두가 그쪽을 응원할테니까. 게다가 양가집안 식구들은 얼씨구나 더 응원하겠지. 그렇다면 원하지 않는 힘없는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아기를 낳는 일을 체념으로 해내고 싶진 않은데. 그렇다고 마냥 미루고 거부하자니 한 쪽은 너무나 강하게 원하고 있는데, 그래서 상대는 나로 인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살고 있는데. 둘의 의견이 다르다면 어떤 결론이든 한쪽은 만족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만다. 이런 상태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앞으로의 삶을 계속 함께 하는게 가능해질까?

 

 

여자는 이 문제로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어느날 친구부부로부터 아기 생일파티에 초대받는다. 그런데 남편이 그 아기랑 엄청 잘 놀고 아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 아기를 보고, 그 아기와 함께 있으면서 행복해하는거다. 그걸 바라보는 여자의 마음은 얼마나 복잡할까.

 

 

 

그렇게 미루기만 한채로 아기를 낳지 않은 상황에서 그녀의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녀는 혼자가 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틈틈이 남편 생각을 한다. 점점 집을 줄여가며 혼자인 삶에 익숙해지려는 그녀에게 중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죽은 남편에게 아이가 있다고, 와서 친자 확인을 좀 해줘야 겠다는거다. 남편은 살아생전 중국에 몇 번 출장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중국여자로부터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그 아이가 다섯살..이란다. 이에 그녀는 아기를 갖고 싶어하던 남편, 아기를 예뻐하던 남편을 떠올린다. 그도 알지 못하는 아기인데, 그가 알았다면, 그랬다면 그는 행복해했을까?

 

 

 

어떡해야하나, 아기를 갖지 않기로 하고 내가 한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갑자기 우리 둘 중 하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아기를 갖고 싶어졌다. 어느 한 쪽을 무던히 설득해서 다른 한쪽의 결정으로 따르게 해야할까, 아니면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게끔,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가 원하는 바대로 살 수 있게끔,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하고 헤어져야 할까. 만약 남자가 아기를 갖길 원한다면, 그런데 나는 가질 생각이 없다면, 아 우리는 이대로는 안되겠어 네가 나 때문에 불행해지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아가, 하고 보내줘야 하는게...아닐까. 그리고 나는 다시 혼자인 삶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행복하게 진행되는데, 나는 그녀가 죽은 남편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말았다. 다른 얘기들은(그녀는 마흔인데, 그녀에게 다시 사랑이 다가오려 하고 있다!!), 다음에 다시.....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상심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더 이상 그녀의 모든 세포와 조직에 깃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한때는 자신이 슬픔과 함께 늙어가리라고, 슬픔이 얼굴이나 걸음걸이나 말버릇처럼 되어버리리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제 그녀는 슬픔조차도 달라질 수 있는 무엇임을 깨달았다. (p.247)

 

 

 

 

 

어릴때부터 친한 두 친구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여전히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서로의 아들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처음엔 이건 옳지 못하다, 안돼, 라고 생각하던 그들이지만 나중엔 서로 인정하며 같이 만나 즐기게 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나랑 내 친한 친구가 서로의 애인(혹은 섹스파트너)를 데리고 늘상 함께 만나는데, 그게 서로의 아들인 상황 인거다.

 

줄거리도 자극적이고 포스터도 자극적이라 보고 싶었는데, 나는 이 영화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도리스 레싱'의 단편을 원작으로 했다고 해서, 그 내용 말고도 뭔가 깊게 울림을 줄거라는 기대를 안고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다예요.

 

이게 전부였다. 잠깐, 젊은 남자를 사랑하는데서 오는 불안감이 등장하지만, 그게 관객으로 하여금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을만큼도 아니다. 쩝...이게 다라니. 그나저나 이십대의 아들이 있는 여자들 몸매가 너무 훌륭해서 내가 아주 많은 반성을 했다. 내 몸뚱아리는 비루해....어쩌면 그래서 내게는 이십대 초반의 애인이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헬쓰장에 등록할까...

 

나는 이들의 관계가 부럽지 않았는데, 뭐랄까, 허구헌날 지들 넷만 노는거다. 친하고 다정한 사이가 함께 노는거야 전혀 이상한 게 아니지만, 그들이 사는 곳은 한적한 바닷가. 허구헌날 같이 술마시고 같이 헤엄치고..뭔가 음.......여튼 이들 삶의 방식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들이 사는 집과 풍경은 진짜 끝내줬다. 게다가 저녁마다 그들이 와인을 마시는데 초부럽..

 

 

 

 

저런 공간은 신혼여행이나 안식년에만 가 볼 수 있는 곳 아닌가. ㅎㅎㅎㅎㅎ 암튼 나도 내 생의 어느 부분만큼은 뚝 떼어내서 저런 곳에서 젊은 남자들하고 밤새 와인이나 마시며 수다떨고 싶다. 이 와인이 얼만데, 집으로 돌아가려면 비행기 티켓이 얼만데, 콘돔이 부족하면 어쩌지, 뭐 이런 걱정같은 건 하지 않은채로 말이다. 그러려면 일단 헬쓰장에 등록해야 .. 하는걸까. 아 몰라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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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2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지의 부엌을 기술한 페이퍼는 흡사 캐러비안의 해적 삼부작 중 2부 끝나는 분위기같은 페이퍼를 작성하셨네요.
("다음에 다시....." 이거슨...이름하여 다락방표 거대 떡!밥!)

투 마더스.....다른 배우도 아니고 "나오미 왓츠"인데...너무 신경쓰지 마시길...

다락방 2013-08-28 13:55   좋아요 0 | URL
나오미 왓츠야 킹콩도 빠져들게 한 미모란건 알고 있었지만, '로빈 라이트'가 엄청 이쁘더라고요! 아..곱게 늙어야하는데 말이죠...Orz

단발머리 2013-08-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요, 중국과 죽은 남편, 그리고 남겨진 아이 이야기를 연결하니까, <북경에서 온 편지>가 생각나네요. 펄벅의 짧은 소설인데요. 왠지 모르게 그 소설이... 떠오릅니다. *^^*

<투마더스>는 보고 싶은 영화예요. 저는 '로빈 라이트'와 사랑에 빠지는 '나오미 왓츠'의 아들역을 맡은 배우가 멋있던대요. 아들이 있는 엄마로서 이 영화보면 괜히 불손해 보일까봐(?!), 안 보고 있어요.
게다가 제 주위의 언니들은 모두 얌~~전하셔서 같이 보자고 하기도 좀 그렀네요.
혼자 보라고요? 아... 혼자 보기는... 쩝...

다락방 2013-08-29 12:43   좋아요 0 | URL
[칸지의 부엌] 여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게 되지요. 그녀는 아마 앞으로 삶의 터전을 바꾸게 될거고요. 중간중간 중국 요리가 나오는데 와- 중국 요리에 그렇게 심오한 뜻이 있는 줄 몰랐어요. 그렇게 정성들여 만들어지는 음식일줄은 몰랐거든요. 중국에 가서 미식기행을 해봐도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이건 생각일 뿐이에요. 칸지의 부엌은 나름 괜찮은 책이었어요.

[투마더스] 혼자 보는게 뭐 어때서요, 단발머리님. 그냥 혼자 가서 보세요!! 생각보다 야하지 않아서(키스하는 장면만 많이 나와요 -_-) 좀 실망.....스러워요.. ( ")

머큐리 2013-08-2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거리도 자극적이고 포스터도 자극적이라...보고 말았어요...ㅎㅎ

이건 머... 윤리를 초월한 욕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그 욕망이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놀랐다는...

다락방 2013-08-29 12:44   좋아요 0 | URL
생각했던 그게 전부라서 놀랐어요. 너무 뻔하다고 할까요. 보나 안보나 일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그런 영화였어요. 그런데 머큐리님도 보셨구나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3-08-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머큐리님도 보셨구나...
음... 영화에 그 분들은 나와는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애언니를 보세요 =.=
아이라는 큰 지향이 다르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사이라도 같이 살긴 어렵지 않을까요?

다락방 2013-08-29 12:45   좋아요 0 | URL
나와는 다른 종류의 인간...인지라 스무살청년과 사랑..도 하게 되는걸까요. 킁킁.

네, 큰 지향이 다르다면 같이 살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 지향이 맞는 사람을 찾게끔 손을 놓는게 방법인 것 같아요. 어떤 문제는 쇼부친다고 되는게 아니니까요.

비로그인 2013-08-2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오미 왓츠 좋아해서 일요일 아침부터 뛰어가 본 영화네요
너무 일찍 너무 늦게 하루 두번 상영하는데 평일엔 볼 수가 없었거든요
로빈 라이트 아들이 좀 약했던~것 같아요...

다락방 2013-08-29 12:46   좋아요 0 | URL
아른님께서 이 영화 보신다는 페이퍼는 봤어요.
전 아들 둘 다 약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오미 왓츠 때문에 보러 가긴한건데 로빈 라이트가 더 분위기있고 예쁘더라고요. 그런 모습의 할머니라니....좀 기죽네요. 킁.

dreamout 2013-08-2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쁨조차도 달라질테니... 힘 내세요!

다락방 2013-08-29 12:46   좋아요 0 | URL
지금 한창 바쁜데 이 시기가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빨리 추석이 왔으면, 그래서 빨리 비행기 타고 훌쩍 날아가버렸으면 싶어요. 어휴..

프레이야 2013-08-2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십대 아들이 있는 여인의 몸매라니^^ 멋진 풍경과 와인, 근사한 그들의 몸, 그게 다라도 보긴 봐야겠어요. 다락방님 전 마술사기단 보고왔는데 엄청 사기 당한 느낌이에요, 지금ㅠ 이건 뭐ㅎㅎ 그치만 역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건 재확인했네요.

다락방 2013-08-29 12:47   좋아요 0 | URL
간혹 사진으로 뵙게 되는 프레이야님도 나오미 왓츠 몸매 저리가라시던데요?!!!!!!!!!!!

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도 이 영화 보셔야죠.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꼭 적어주세요. 읽어보러 갈게요. :)

따라쟁이 2013-08-2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십대의 애인이 없는것도, 몸매때문이였군요.
아,, 이게 아니고, 투마더스는 저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게 다였다는 말이죠. 으흠. 그렇다면 영화말고 <칸지의 부엌>으로 우회해야겠어요. 뭔지 모르게 저도 할 말이 많아질 것 같은 책이네요. (다락방님의 낚시질을 피할 수 없어. ㅠㅠ)

다락방 2013-08-29 12: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따라쟁이님, 우리 몸매는 삼십대 애인을 둘 몸매.........................쿨럭.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칸지의 부엌 보세요 따라쟁이님. 맛있는 요리 많이 나와서 좋을거에요. 그리고 할 말이 아주 많아질거에요, 따라쟁이님도.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