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갔더니 그제 주문한 책들이 도착해있었다. 

내가 무슨 책을 샀더라?

칼을 가져와 박스의 테이프가 붙여진 세로부분을 슥슥 긁어주고 맨 윗부분도 스윽- 긁어줬는데, 느낌이 쎄했다.

헉. 조심스레 위로 들어 그을걸 그랬나. 평소엔 좀 위로 들어 칼로 그어주는데, 항상 그 뭣이야, 완충제가 있어가지고 나름 괜찮았단 말야? 그런데 어제는 스윽- 긁히는 느낌이 뭔가 소름.

아니나 다를까, 박스 뚜껑 열어보니 완충제가 하나 없이 책들만 들어있었고,

나는 맨 위에 놓인 책의 겉표지를 칼로 그어버린 것이었다.


하아-

하아-


물론, 내가 잘못했지. 그렇게 무자비하게 그으면 안되는 거였지.

그런데 알라딘, 왜 어제는 완충제가 1도 없었나요? 왜 비닐 뾱뾱이도 하나 안 싸주셨나요? 어떻게 그렇게 책들만 맨몸뚱이로 넣어주셨나요?


가슴이 너무 쓰라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아침에 내가 칼로 그은 새 책, 표지에 매직테이프 붙여두고 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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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1-10 15:18   좋아요 2 | URL
아악…. (다시 가슴 부여잡)

다락방 2023-11-10 15:23   좋아요 2 | URL
아아 오늘 모두들 가슴 아픈 기억을 꺼내드는 날. 모두들 집에 가면 술 마십시다. 건배!!

잠자냥 2023-11-10 16:53   좋아요 1 | URL
나 낼 조조영화 봐야해서 자제해야 하는데...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10 17:49   좋아요 2 | URL
자냥님/ 생각해보니 추워서 조조는 안되겠어요 ㅋㅋ

잠자냥 2023-11-10 17:50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러다 술 먹고 취소한 적 많아서 ㅋㅋㅋㄴ 장담 못합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0 21:47   좋아요 3 | URL
저는 밤 시간 예매해 놓고 술마시다 취소한 적도 있어요 ㅋㅋ 씨네큐브 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하이드 2023-11-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보수 테이프 보내드리고 싶네요. 말끄뫄게 잘 붙는데. 완충제 없이 보내는거 가끔 있나봐요. 전 신경 안 써서 잘 모르는데, 가끔 사진 올라오더라고요.

다락방 2023-11-10 17:25   좋아요 0 | URL
제가 조심스레 뜯었으면 완충제 안넣은 거 굳이 상관없었을 것 같은데 제가 너무 부주의하게 뜯었어요. 어휴. 이렇게 새책 표지에 상처를 입힐 줄은 ㅠㅠ

잠자냥 2023-11-10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아 예문 올라왔어 ㅋㅋㅋㅋ 욕 한번 먹고 가

잠자냥 2023-11-10 18:17   좋아요 1 | URL
이 인간 벌써 마시러 뛰어나갔군…

다락방 2023-11-10 21:44   좋아요 0 | URL
헤헤 와인 한 병 클리어 껄껄

은오 2023-11-1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

다락방 2023-11-10 21:45   좋아요 1 | URL
먀네…..

은오 2023-11-10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택배 테이프 칼 없이 쉽게 뜯는 법: 테이프 뜯기 전에 박스의 옆면을 손으로 퍽 친다 그럼 알아서 테이프가 박스에서 떨어지니 그대로 잡고 뜯으면 됩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3-11-10 19:09   좋아요 2 | URL
오 터프하시군요.
전 그냥 손힘으로 잡아 뜯습니다..

은오 2023-11-10 19: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터프하시군요”
아 진짜ㅠ괭님이 뭔말을해도 웃김ㅠ 사랑하나봐요
근데 진짜 저렇게 한번 쳐주면 잡아뜯기 더 편합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0 20:15   좋아요 2 | URL
전 요즘 은오님이 뭔 말을 해도 귀엽더군요. 이제 이미지도 왠지 약간 푸바오 같…

은오 2023-11-10 20:38   좋아요 0 | URL
괭님~!!!! 뽀뽀!!!!!! 쮸오아아ㅏㅏㅏ압💋💋💋💋💋

다락방 2023-11-10 21:46   좋아요 1 | URL
은오 님, 제가 너무 잘 압니다. 저 나름 편의점 4년 알바. 박스 그렇게 뜯는 것부터 배워요. 하하하하하흐하하하하하하. 그런데!! 하필!!!!!!!!!! 어째서!!!!!!!!!!!! 왜!!!!!!!!!!!!! 이거슨 그 책의 운명.. 인 것입니다..

라고 말해봐도 슬퍼요 😭😭😭😭😭

잠자냥 2023-11-10 22:03   좋아요 1 | URL
저기 은오야 이 참에 프로필 푸바오로 갈아타자.

은오 2023-11-10 22:07   좋아요 1 | URL
헐 그거 저도 잠깐 고민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꿔볼까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0 22:17   좋아요 0 | URL
40대 아재잖아요. 그만 이제 20대 미모 일드 배우는 내리시죠.

다락방 2023-11-10 22:14   좋아요 0 | URL
얘들아 안자?

잠자냥 2023-11-10 22:17   좋아요 0 | URL
몇 신데 벌써 자? 더 마셔 치킨 먹고 싶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0 22:18   좋아요 2 | URL
전 잡니다 다락방님 술 즐겁게 드시고.. 쿨..
아니 은오 진짜 푸바오 됐네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0 22:24   좋아요 1 | URL
좀 징그럽다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10 22:26   좋아요 0 | URL
귀엽지않나요

다락방 2023-11-10 22:37   좋아요 1 | URL
아 은오님 너무 귀여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10 22:5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귀여워하시니 이걸로 갑니다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1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몇 번 칼로 그은 적 있어서 이젠 가위로 택배박스 뜯어요. 양 옆을 자르고 살짝 가운데 부분 콕콕 뜯어주고 손으로 억지로 상자 배를 갈라주거나 가위로 가운데 테잎을 자르는 편입니다. 요즘은 종이 테잎이라 손으로 뜯기가 좀 쉽더군요.
그래도 그렇지...종이 완충재라도 좀 쌌음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서울 지역이라 거리가 가까워 완충재를 넣지 않은 걸까요?
제 맘도 아프네요.ㅜㅜ


다락방 2023-11-12 10:41   좋아요 1 | URL
그동안 저도 조심스레 뜯었고 완충제도 늘 들어 있었는데 하필 완충제 안들어있던 날 저는 막 뜯어버린 것입니다. 하아-
속상하네요. 그렇지만 뭐, 이제 어쩌겠습니까. 앞으로는 조심히 뜯자는 걸로 마무리해야죠. 왜 이렇게 소잃고 외양간 고칠까요 ㅠㅠ

지나 2023-12-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모래도 완충제 없이 배송하셔서 택배 상자 칼로 뜯으면 모래 뜯어져서 대환장 파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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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답을 구하는 사람은 답을 찾게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에서 말하는 것은 열기 위해서는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고,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가 말하는 것은 얻기 위해서는 구하라는 것이다. 두드리지 않고 구하지 않고 가만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 먼저 나서 문을 열어주거나 답을 주지는 않는다. 나는 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답을 얻는다. 또한, 답을 구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답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관심과 호기심이 있고, 문을 열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문이 열리는 것은 마땅하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허무맹랑한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집중하므로 모든 선택이 내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고 '이루어진다'는 세상이 대신 해주는 게 아니라, 역시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계속 써야 한다.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이루어진다에 해당하지만, 그것은 내가 '계속 썼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지만, 칼 세이건은 관심과 호기심이 넘쳐나는 사람이었다. 궁금해하는 사람은 그 답을 얻기 위해 여러가지 작은 선택들과 행동들을 하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칼 세이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코스모스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결과론적으로 대단하다고 말하고 그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엔 이전에 어릴 때부터 별에 대해 궁금해하던 어린이가 있었다. 단순히 궁금해한 게 아니라, 그 궁금함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묻고, 그걸로 충분하지 못해 도서관으로 달려갔던 어린이가 있었던 거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저게 도대체 뭔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기 있는건지 궁금했던 어린아이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자 부모님이 건네준 도서관 카드를 가지고 도서관에 달려간다. 그리고 사서에게 달려가 "스타들 stars"에 관한 책을 빌려달라 말했는데, 사서는 클라크 케이블이나 진 할로의 사진이 담긴 그림책을 가져다주었다. 칼 세이건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고, 재차 자신이 원하는 걸 설명한 뒤 자신이 바라던 바로 그 책, 정말 별에 대한 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웃음을 짓고 다른 책을 하나 찾아다주었다.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책을 말이다. 내가 원하던 깊이 있는 답을 찾을 때까지 나는 숨을 죽이며 그 책을 읽어 내려갔다. -p.329



그렇다.

중요한 건, 칼 세이건은 답을 찾고 싶었고, 그래서 '답을 찾을 때까지' 책을 읽었던 거다. 그런 경험과 지식은 그의 안에 고스란히 쌓이고 세상을 보는 눈을 그전과는 다르게 만들어준다. 하나가 궁금해 답을 찾았더니 다른 하나가 또 궁금해지고 그걸 알려고 했더니 연관된 다른 것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뉴턴도 점성술 책 읽다가 유클리드 기하학 읽고 그러다 미분적분까지 발명하지 않았는가. 호기심과 관심은 답을 얻고자 하고 답을 얻고자 하면 결국 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은 이때 아주 중요한 공간이 된다. 그 누구보다 도움을 주는 공간.



책과 도서관은 이러한 질문의 답이 무엇인지 밝혀 주는 수단이다. -p.331



ㅋ ㅑ- 멋지지 않은가.


물론 칼 세이건에게는 환경이 좀 더 유리하게 주어졌다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내가 궁금해한다고 해서 모든 부모가 도서관 카드를 건넬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도서관은 돈이 들지 않지만, 그러나 많은 어른들은 도서관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아이에게 도서관 카드를 건네기 위해서는, 책에 답이 있다는 것을,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아는 어른이어야 가능하다. 그런 조건들이 어린 칼 세이건을 도서관에 달려가게 만들었고, 그렇게 도서관에 달려가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더니, 결국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대한민국에서 그의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도 생기게 된것이다. 아, 정말 놀랍지 않은가. 물론 내가 읽는 것은 코스모스 이지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늘에 떠있는 별을 궁금해하던 칼 세이건의 호기심과 관심, 답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내게 닿은 것이다. 인간이란 참으로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내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 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ㅋ ㅑ - 인간..



좋구먼.




넷플릭스에서 뭐 볼 거 없나 뒤지다가 세상에, '크리스토퍼'가 주연인 영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 이 크리스토퍼, 그 크리스토퍼? 게다가 가수가 주인공인 영화라니 오, 놀랍구먼! 하고 보았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몰던 배에서 살아가며 어부 일을 하던 '엘리엇(크리스토퍼)'은 친구 '올리버(아르달란 에스마일리)'랑 함께 공연에 간다. 올리버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거기엔 유명 프로듀서가 참석하니, 그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하고 싶었던거다. 그러나 프로듀서가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음을 알고 노래를 잘 불러내지 못한 올리버를 보고 뒷부분 노래를 엘리엇이 부르는데, 그가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그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엘리엣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여차저차 이 가난하고 혼자 살던 어부는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거다. 데모를 찍었더니 조회수가 폭발해버려. 그래서 그는 정식 앨범을 내게 되고 또 자신의 앨범을 프로듀싱 해주는 피디와 사랑도 나누게 된다. 


이에 자신의 아버지 밑에서 일하려고 떠났던 올리버가 찾아온다. 올리버는 엘리엇이 가진 그 모든 것이 원래는 자신의 것이었다며, 그것을 자신에게 달라고 말한다. 엘리엇이 어부로 일할 때부터 주변인들은 엘리엇에게 올리버랑 놀지 말라고 했고, 엘리엇을 발탁한 피디도 올리버랑 놀지 말라고 하는데, 엘리엇은 올리버를 떼어버리질 못하고 그에게 오디션의 자리도 마련해준다. 오디션 자리까지는 마련해줄 수 있었지만 노래를 어떻게 하는가는 올리버의 몫이다. 올리버는 아무도 감동시키지 못했고 그의 가수의 꿈은 이뤄질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올리버는 화가 나서 엘리엇이 사는 엘리엇의 집인 배를 불태워버린다.



올리버의 논리는 그랬다. 그 자리에서 엘리엇 네가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너를 데리고 갔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네가 만든 노래중의 후렴 부분 가사는 내가 한 말이라고. 그러니 네가 지금 가진 것들은 내 것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한 건, 노래를 더 잘한 건 엘리엇이었고, 노래를 만들어 부른 것도 엘리엇이었는데, 왜 올리버는 '네 것은 내 것이 되었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리고 그가 그런 사람인 걸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고 엘리엇에게 '그놈하고 어울리지마' 라고 했는데, 왜 엘리엇은 그가 자기 집에 불지른 걸 알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고 괴로워하는걸까?


'그렉 버렌트'와 '리즈 투칠로'의 책,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읽어보면 '울면서 잠들게 하는 사람을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나는 엘리엇과 올리버를 보면서 그 문장을 떠올렸다. 내일 노래해야 하는데도 술을 마시자고 하는 사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다른 여자들과의 자리를 만드는 사람, 약속 시간에 늦게 만드는 사람,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일에 핑계를 대게 만드는 사람. 혼자 있다면 제대로 해내는 일도 자꾸만 어긋나게 만드는 사람을, 엘리엇은 어째서 친구라고 부르고 데리고 다니는걸까? 그에게 충분히 좋은 여자가 사랑으로 다가오고, 그에게 충분히 좋은 직장 상사가 그가 좀 더 좋은 길로 가도록 밀어주는데, 그런데 어째서 왜 그 나쁜 친구를 나쁜 걸로 알아채지 못할까?



엘리엇을 사랑하는 여자 '릴리(잉아 입스도테르 릴리아스)'는 사랑하는 엘리엇이 나쁜 친구랑 어울리는 걸 보고 속이 답답하지만, 그러나 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려고 참아내려한다. 음, 나는 릴리의 생각을 알겠고 이해도 하겠지만, 그러나 나는 릴리 같을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자꾸만 나쁜 영향을 끼치고 부정적 결과들을 보여주는 친구와 어울린다? 나는 그 친구는 너에게 부정적 결과를 자꾸 가져오니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남자도 성인이고 자신의 의지로 친구를 선택했을 텐데, 내 말에 '그건 그렇지, 나쁜 건 끊어내야지' 라고 답하는 대신 '장점이 많은 친구고 내 친구에 대해 니가 잔소리 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런걸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나쁜 기운이 내게 전해진다 싶으면, 그러니까 내 감정이나 혹은 나의 어떤 결과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면 그보다는 차라리 외로움과 고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과 어울리며 끊어내지 못한다? 그러면 나는 내 사랑을 끊어내겠다. 릴리는 엘리엇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다른 것도 아니고 나쁜 영향 주는 친구를 가진 사람? 사양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내 친구도 받아들여야지? 나는 거부한다. 사랑, 안하고 만다. 올리버를 끊어내지 못하는 엘리엇을 보는게 너무 피곤한 영화였다. 나는 나를 변명하게 하고 지치게 하고 피곤하게 하는 사람 싫다. 어떤 커다란 영향이 아니라 작고 사소하게라도 자꾸 내 감정에 부정적임을 심어준다면 으 너무 싫음. 올리버 약간 영혼 찢어진 사람 같았고, 그 사람이 내 사랑하는 사람의 베프다? 나는 내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한다.



크리스토퍼 영화 봤더니 크리스토퍼 좋아하는 마음 좀 사라져버림... 흠흠. 




아니, 내가 어제 책을 샀지만, 오늘 또 사려고 구경하다가, 이런 책을 알게 됐다.
















내가 무슨 책이었나, 여튼 그 책 보고 있는데 이 책을 산 사람은 이 책도 봤습니다, 뭐 그런 문구였나? 거기에 보인 책인데, 읭? 내가 그간 본 책들과 이 책은 몇광년 떨어져있는 거 아녀? 하고 이 책을 검색해보았다. 나에게 이 책의 제목과 표지가 준 느낌은, 왜 그거 있잖아. 그 오만년전에 드라마로 했던, 윤은혜랑 주지훈이었나, <궁>? 그런 느낌이었던거다. 그것도 아마 책이 원작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본 책과 이 책은 도대체 어떤 관련이 있길래? 하고 검색해보았더니, 오? 일단 작가 소개부터 놀랍다.




분명 한국인 이름인데 캐나다에서 자라 캐나다에서 공부했다고? 2022년 포브스 선정? 게다가 이 책 검색해 들어가보면 "2023 에드거상 수상작, 뉴욕공립도서관 선정 최고의 책" 이란다. 오... 뉴욕공립도서관 선정..그리고 이 책의 분류는 추리/미스터리 인거다. 오오... 약간 하이틴 로맨스 인줄 알았는데, 추리/미스터리.. 에드거상....애드거 앨런 포상..... 얼라리여~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궁금하다.

사겠단 소리, 맞다. 흠흠.

매달 38만원은 이래서 생기는거다. 아니, 다른 계정까지 합치면 매달 45만원. 세상 갑부다.

서민 코스프레 하는 재벌이 바로 나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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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11-0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도서관 카드가 있어야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나봐요 ㅋ 전 어릴 때 도서관이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인데.
저 표지는 진짜 취향이 아닌데 작가는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23-11-09 10:53   좋아요 1 | URL
저도 어릴 때 도서관이 저랑 상관있을 줄은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아이의 자질이 크겠지만, 저는 주변 어른들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하기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이라는 건 분명 있을테니까요. 그게 유리한 환경인지 아닌지 느끼는 것은 본인의 몫이겠지만요.

저는 표지 보고 도대체 왜 ?? 했다가 책 소개, 작가 소개 읽고 오오~ 했어요.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후훗. 캐나다에서 자란 사람이 역사와 문학을 공부하고 조선 시대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니요. 너무 신기합니다!!

은하수 2023-11-0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상 피곤하게하고 특히 변명하게 만드는 사람, 매사 변명인 사람 친구로 두는거 딱 싫어요.. 답이 없는 사람인거 같은데요? 그.. 아니 엘리엇이요!
근데 왜 영화제목은 뷰티풀 라이프예요? 남자들은 저런 관계를 진심 우정이고 우직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우정 앞엔 사랑 따위 뒷전인 거예요? 진심 궁금. 아니겠죠?!^^
전 과학쪽으론 정말 무식..인데
코스모스 읽으면 이해가 될까요?
집에 책은 진즉 사놨는데 눈요기용이랄까..하하하

다락방 2023-11-09 10:56   좋아요 1 | URL
뷰티풀 라이프는 영화의 마지막에 크리스토퍼가 만들어 부르는 노래예요. 여자친구가 임신해서 이제 아이가 된다고 하니, 그 전의 삶에 안녕을 고하고 또 아이가 자라면 그 아이를 품에서 놓아보내며 안녕을 고할텐데, 그 사이 사이의 시간은 뷰티풀 라이프다, 라는 노래입니다. 흐흐. 크리스토퍼가 다 만든 노래 같더라고요.

저는 자꾸 신경쓰이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주변에 두고 싶지 않은데,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사람이라도 꼭 옆에 두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사람은 없는게 편합니다. 으.. 너무 싫어요. 다른 사람 얘기 듣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합니다. 으...

저는 과학을 못하고 우주에는 코딱지만큼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그건 아마도 우주 이야기가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우주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게 재미있어서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을 보는 건 즐겁잖아요. 그런 식의 감동이 저에겐 좀 더 큰 것 같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3-11-09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깐만 일단 이거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
˝문을 열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문이 열리는 것은 마땅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마음속 두들겨서 연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 이제 문 연다는 표현 볼 때마다 웃길 거 같아 ㅠㅠ

다락방 2023-11-09 11:22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 연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오!!

잠자냥 2023-11-0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란 참으로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내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 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

ㅋ ㅑ~ 다락방. 좋구먼.

그나저나. 결론이 또 산다구??? 근데 저 책은 소개 읽어보니 좀 궁금해지네. 먼저 읽어보세요. 후훗 33만원인 저는 좀 기다렸다가 읽어보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9 11:27   좋아요 1 | URL
붉은궁 은 남동생 주면 도대체 이게 뭐냐고 잔소리 할 것 같은 표지이지만 어쩐지 타미는 좋아할 것 같은 표지이기도 합니다. 으하하하. 제가 사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뿅~
 

얘들아, 한 달에 38만원씩 책 사는 여자 어떤데?




하아- 

갑부집 딸인줄 알았네..


Orz


회사 동료가 6월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왜냐하면,

정말 모르겠으니까.


인생..

Orz



책 이제 진짜 그만 사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와중에 누군가 내게 샐리 루니 신작을 얘기해주네요. 눈물이 났죠..

딱 한 번만 더 살까 합니다.. 샤라라랑~

사라 아메드 신간도 나왔습니다. 나는 이미 있지롱~

















추가) 내가 책 사는 다른 계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긴 10월 왜이럼?)





다락방, 서민 코스프레하는 재벌인 것으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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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8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 알라딘아......
오자마자 좀 슬프네...ㅠㅠ 근데 넌 왜 나랑 비슷하니?
역시 그리고 난 10월에 무슨 일 있었냐고........
(응 퀴즈대잔치 선물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09:59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나랑 은근 비슷한 구석 많잖아요... 우린 아주 다른 사람이지만 아주 비슷한 부분들이 있죠....
그러니 닫힌 마음의 문을 내가 열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08 10:47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10월에는

은오 님의 애정공세?

DYDADDY 2023-11-08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한번‘의 끝은 오지 않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래프의 주름을 보며 부러운건 저만 그런가요. ㅠㅠ

다락방 2023-11-08 09:59   좋아요 2 | URL
앗! 저게 금액이 높으면 주름이 있군요!! 말씀해주시기 전에 몰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12:15   좋아요 2 | URL
아 나도 주름은 그냥 양념으로 있는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매달 주름이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3:43   좋아요 1 | URL
저도 매달 있는 거라 주름을 인지하지도 못했었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오늘 페이퍼 올릴 건데... 그거 올리면... 너 장바구니 터질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0:00   좋아요 0 | URL
참아볼게... 사지 않도록....... 참아볼게.........Hal Su It DA!!

잠자냥 2023-11-08 10:01   좋아요 1 | URL
내가 장담한다. 1권은 꼭 사게 된다...ㅋㅋㅋㅋㅋㅋ
일단 쓰러 가야지.....=3

다락방 2023-11-08 10:02   좋아요 1 | URL
일단 함 써봐요. 내가 사나 안사나 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11-08 10:26   좋아요 4 | URL
‘터진다‘에 한 표 걸어봅니다. 사지는 않아도 장바구니에는 담을 수 있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0:20   좋아요 1 | URL
맞네요! 담기만 하는건데 뭐 어때요? 그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는거야 뭐 천 권도 담을 수 있지. 안사면 되는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08 11:53   좋아요 1 | URL
기다리고 있음…

다락방 2023-11-08 11:55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좀 느리네요... 흠흠..

잠자냥 2023-11-08 12:14   좋아요 4 | URL
아니 너희들 밥 먹고 식후땡으로 읽으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08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부장님 진정 멋지십니다. 돈도 많으시고 능력도 부장님이시니~!!

책값 한달에 40만원에다가 술값만(순대국밥 제외) 한달에 80만원으로 추정되니...
매월 고정지출 120만원이면 서민이 아니십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1:06   좋아요 3 | URL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어제도 순대국밥 먹었어요. 퇴근하다가 혼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전날 족발에 소주를 먹어가지고 참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저는 서민이 되기에는 지나치게 부자이군요. 책값 한 달에 40만원 이라니... 얼라리여~~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12:16   좋아요 3 | URL
난 어제 수업전에 베이글하고 커피 먹었는데... 아니 스타벅스 무슨 일이니 이렇게 두 개 했는데 10400원 실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댓국값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7:58   좋아요 1 | URL
난 오늘 저녁은 뭐 먹지?

은오 2023-11-08 17:58   좋아요 2 | URL
아 새파랑님 요즘 너무 웃김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18:06   좋아요 2 | URL
간헐적 음주는 진짜 올해의 개그

은오 2023-11-08 18:07   좋아요 2 | URL
저한테 저번에 간헐적 금연도 하신다했어요. 이게더레전드 ㅋㅋㅋㅋㅋ
간헐적 금연이 뭐냐고 제가 물으니까
피우고 싶을 때만 피우신다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그럼 저도 금연중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18: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술파랑 주정뱅이 다 됐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08 21:43   좋아요 1 | URL
앗..
간헐적 금연은 정말 참고 참다가 못참을때 피는거 아닌가요? ㅋㅋㅋ

오늘은 안마셨습니다. 완전 멀쩡합니다~!

잠자냥 2023-11-08 21:45   좋아요 2 | URL
낼은 취하는 날….

새파랑 2023-11-08 21:48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약속 잡는중입니다.....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11-08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그래프가 들쭉날쭉하던데 일정하게 높으시군요^^; 저는 5월달에 가장 많이 썼더라구요!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덜 샀던데 아마도 집에 있는 책들 때 좀 벗기고 도서관에 많이 들락날락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고 싶은 책들은 계속 많네요ㅠㅠ
알라딘 기록을 보니 올해가 얼마 안 남았구나 느끼게 됩니다^^

다락방 2023-11-08 11:24   좋아요 2 | URL
저도 제가 계속 일정하게 높을 줄 몰랐는데...는 아니고 모르긴 뭘 모르나요. 다 알지. 매주 사서 올리는데 어떻게 매달 높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저 그래프 저거, 다 제가 스스로 한 일입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그런데 뻔히 알면서도 막상 숫자로 눈앞에 딱 보여지니까, 하- 재벌이냐.. 싶고 말이지요. 이제 좀 자중해야겠다 생각합니다만, 참.. 여러분들의 글을 읽다 보면 제가 또 한 권 두 권 책을 쓸어담게 되어가지고. 아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요.

그러게요, 거리의화가 님. 올해가 얼마 안남았어요. 가는 시간이 아쉽고 또 무섭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3-11-0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우며 위로 가득한 페이퍼입니까....

저 그래프에 닿으려면 나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산 책‘ 바코드로 잘 정리하고 계신거죠? 똑같은 책만 안 사면 됩니다!!
나도 돈 많이 벌어서 가까이 좀 가봐야겠어요. 주름도 가운데 살짝 넣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11:2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매우 유감이지만, ‘산 책‘ 앱 잊고 산지 오래입니다... (먼 산) 역시 저는 어쩔 수 없나봐요. 아니, 알라딘에 긴 글은 잘만 쓰면서, 어째서 바코드 찍어 올리는 건 못하는걸까요? (절레절레)

아무튼 저는 그러면 또 책을 사러 이만.. 흠흠..

건수하 2023-11-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어디서 보는지 모르는 사람은 저 뿐인가 봅니다 ㅎㅎ 북플에 있겠죠?

다락방 2023-11-08 11:50   좋아요 2 | URL
북플앱에서는 잘 모르겠고요, 알라딘 앱으로 들어가서 서재로 들어가시면 메인 배너에 있어요. 하나씩 왼쪽으로 슬라이드 하다보면,<2023년, 당신의 독서 기록입니다> 가 나옵니다!!

건수하 2023-11-08 11:51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상시 보이는 게 아니었네요 ^^ 2023년 아직 많이 남은 줄 알았는데… 아닌가봅니다 ^^;;

미미 2023-11-08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그래프는 주름이 아니라 ‘찢었다‘라고 할 때의
그 찢김 아닌가요?ㅋㅋㅋㅋㅋ

잠자냥님과 다락방님의 댓글 보기 좋아요!!ㅋㅋㅋ
다른 계정 지출 쇼킹합니다.>.< (긍정적인 평가)

다락방 2023-11-08 11:54   좋아요 5 | URL
정신이 나갔나봐요. 무슨 책을 저렇게나 사요.. 에휴.. 읽지도 못하고 쌓이는 책이 정말 얼마나 많은지 ㅠㅠ 이제 그만하자, 나여.. ㅠㅠㅠ

잠자냥 님 나타나니까 저도 좀 살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12:17   좋아요 3 | URL
푸하하 락방이는 일단 살렸는데 은오는 어디 간 거야. 울다 쓰러졌나.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08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저는 작년보다 24권 덜, 재작년보다 88권 덜 샀대요. 알라딘서재에서 홀로 역행중인 괭. 나는야 역행~자~

잠자냥 2023-11-08 14:20   좋아요 1 | URL
역시 자기계발 끝판왕. 역행자.
책 누름 성공!

다락방 2023-11-08 14:26   좋아요 0 | URL
대박.. 그게 가능하다니... 대박.... 독서괭 님 짱입니다, 진짜!! 전.. 전 이제 어떡하죠? ㅠㅠ

독서괭 2023-11-08 14:30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은 포기하세요. 책 사 모으다 집 무너져 고쳐야 할 대법관 상입니다(데이비드 수터 미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일화 - 지난 독서괭 페이퍼 참조).

잠자냥 2023-11-08 14:37   좋아요 1 | URL
괭아 쟤 좀 눌러줘봐... 그새 나한테 책 보냄...
내가 그렇게 좋아? ㅠㅠ
선물받기 거부는 왜 안 됨?!!
은오한테 보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08 14:39   좋아요 1 | URL
안돼요 다락방님은 안돼요.. 먹는 것과 책 사는 것 만큼은 누름이 안 되는 분이예요 ㅋㅋ

다락방 2023-11-08 14:44   좋아요 2 | URL
튀어나온 배도 안눌러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은오 2023-11-08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떠냐고요?

하...... 개멋져......

다락방 2023-11-09 07:52   좋아요 2 | URL
더 멋져질라고 어제도 샀습니다.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에는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십여년 전쯤, 온 가족이 다함께 제주도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우리 다섯식구가 함께 여행한 건 아주 오랜만이었다. 여동생과 남동생이 결혼한 후 각자의 가족이 생겼고, 그 후의 여행은 대부분 유닛의 형태였다. 우리 엄마가 여동생네와 함께 가거나 내가 여동생네와 함께 가거나 남동생만 우리 부모님과 나와 함께하거나 여동생과 나와 둘만 하거나 하는 식. 이렇게 오로지 우리 오리지널 다섯 식구의 여행이라니. 목포나 여수로 동생들은 가고 싶어했지만, 몸이 불편한 아빠를 생각해 가까운 곳으로 차를 끌고 가기로 해서 강릉으로 결정했다. 모두 편안히 묵기 위해 숙소도 넓고 좋은 곳으로 예약했다. 여동생은 가기 전에 이 여행을 기념하자며 단체로 티를 구입했다. 동생이여..



이왕 하는 거 색깔도 다 통일해버렷! 이라고 내가 했는데 남동생이 뜯어 말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우리 다섯 식구가 출발, 휴게소마다 들러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었다. 강릉에 도착해서는 비가 내렸지만 그래도 신나게 짬뽕순두부도 먹고 커피 거리 가서 커피도 사 마시고 빵도 먹었다. 

(사진은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숙소로 이동했는데, 숙소가 기대만큼 좋아서 다들 환호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고단하셨던 아빠는 침대에서 좀 쉬시라 하고 나머지 식구들은 각자 우산이나 우비를 챙겨 바다를 보러 나갔다.


바다와 우산 든 남동생



바다 앞에서 우비 입고 요가 포즈 취하는 여동생 ㅋㅋ


바다 앞에서 파도 치는 것도 보고 주변 식당엔 뭐가 있나 탐색한 후 숙소로 돌아와 다들 잠시 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나가기 전, 호텔 로비에서 직원에게 부탁해 단체 사진도 찍어보았다.



저녁은 아주 맛있는 생선구이와 삼겹살을 먹었는데, 식당엔 꽃게라면을 팔고 있었다. 나는 메뉴에 떡하니 꽃게라면이 써있는데, 어째서인지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이렇게 주문했다.


"대게라면 하나 주세요!!"


그러자 직원분은 '대게라면 없어요, 꽃게 라면이에요' 하셨고, 나는 이게 무슨 일? 하고 메뉴를 확인 후에 부끄러워졌는데, 직원분은 이내 말씀하셨다.


"너무 자신있게 말해서 나도 우리 대게라면 있는줄 알았네"


그러자 다른 테이블의 손님 중 한 분이


"대게로 끓여드려요!"


하셔서 식당안이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고 ㅋㅋㅋ 직원분은 라면을 내어 주시면서,


"대게로 끓였어요."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 식구들도 모두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그랬어? 묻는데 나도 몰라.. 해버린 부분..




저녁을 배불리 먹고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게는 오빠로부터 받은 나의 61년산 슈발블랑이 있었고, 그걸 강원도까지 챙겨왔지.




테라스에는 자쿠지가 있었고 엄마는 반신욕을 하고 싶어하셨지만, 날씨가 추워 반신욕은 포기하고, 대신 우리 모두 족욕을 했다. 모두 술잔을 하나씩 들고 테라스 자쿠지의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근 것이다. 아빠는 다리를 올려 자쿠지 안으로 들어오기가 힘드셔서 포기. 나머지 가족들은 술잔을 들고 족욕을!!




다들 위에는 목욕가운도 하나씩 뒤집어 쓴 채였다. ㅋㅋㅋㅋㅋ 너무 씐나서 우리는 이모한테 영상통화도 했다. ㅋㅋ 이모, 여기 바다가 있고 자쿠지가 있고 술이 있고 우리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면 안의 이모도 웃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엔 숙소에서 해가 뜨는 걸 보았다.



게다가 날씨도 좋았다.

호텔에서 다같이 조식을 배터지게 먹고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한 뒤, 순두부 젤라또를 사먹으러 갔다. 순두부 젤라또와 인절미 젤라또를 사서 다같이 맛을 보고, 또 휴게소마다 들러 간식도 먹고 점심도 먹었다. 평창 휴게소에서는 엄마의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김없이, 책을 샀다.



















《루앙프라방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진유정'의 책이다. 진유정의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 왔네》는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진유정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 검색했지만, 죄다 절판단 책들 뿐이어서 하는수없이 중고를 샀다. 이 책은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에 다녀온 뒤 쓴 책인 것 같았다. 진유정은 동남아시아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 뭔가 새로운 책을 또 써주었으면 좋겠다. 말레이시아에 다녀온 책을 써주면 좋을 것 같다. 말레이시아에 다시 한 번 가볼 계획이기 때문에 진유정의 책을 읽고 가면 좋을 것 같다.


《프런트 데스크》는 이번 달에 함달달 원서읽기를 같이 해보고자 준비하는 마음으로 샀다. 원서는 이미 갖춰두었는데, 확실히 번역본이 있는 원서를 읽는게 마음에 불안이 덜하다. 내가 잘못 이해할까봐 넘흐 두려워... 그나저나 여성주의 책 읽기도 하고 있고 코스모스도 이번달까지 읽어야 하는데 원서 읽기, 할 수 있을까. 화이팅!!


《보통 일베들의 시대》는 사실 꼴도 보기 싫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샀다.


《거짓의 사람들》은 스캇 펙의 책. ㄷㅂㅁㄹ 님의 리뷰를 통해 알게된 책인데 '악'이 언급되는 것 같았다. 주말 동안 노느라 다 읽지 못한 책 엑소시스트에서도 악은 등장하는 바, 악이 궁금해져서 읽고 싶어졌다. 그동안 내가 파악한 '악'은 멍청하고 게으르다. 그리고 엑소시스트 읽으며 하나 더 추가한다. 비겁하다. 이건 다 읽고 다시 써볼 예정이다.




이 책은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맞춤법도 맞춤법이지만 아니, 띄어쓰기 너무 어렵지 않나요?

사실 이 책 읽는다고 나의 띄어쓰기가 나아질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읽는 것이 읽지 않는 것보다 좋을 것 같다. 맞춤법은,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나 책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문자메세지나 카카오톡으로 엉망진창 맞춤법 보내는 애인에 대해서 실망한 경험을, 아주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나?


어의가 없다.. 라고 쓰는 일은 아주 다수인데, 나는 처음 어의가 없다는 표현을 보고 되게 놀랐었다. 어이가 없다를 어의가 없다로 쓴다고? 그런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썼다. 오..





맞춤법에 대해서라면, 나는 한문공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맞춤법을 틀리는 아주 많은 이유는 한자를 모르는 데 있지 않은가 싶어지는 것이다. 오래전의 나는 도대체 한문을 우리가 왜 배워야 하는가, 왜 신문에 한문이 나오는가, 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많은 단어들이 한자를 알면 그 단어를 알기도 쉬어지고 맞춤하게 쓰기도 쉬워지는 거다. 처음 듣는 단어를 의미 파악하기도 한자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된다. 물론 그건 많은 단어가 한자어로 쓰여져있다는 말과 다름 없지만. 


물론 가장 쉽게는 모르는 단어다 싶으면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것이다. 요즘엔 스맛폰이나 피씨를 통해 검색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문제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자신이 모른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는 사람들은 '어, 이거 맞나?'라는 생각에 확인을 해보고자 찾아보지만, 자신이 모를 리가 없다는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 심지어는 '너 그 맞춤법 틀린거야' 라는 말을 들어도 인정하지 않고 고치지도 않는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나에게 가장 충격적인 맞는 단어는 '금세' 였다.


오래전에 책에서 '금세' 라는 단어를 보고 처음엔 오타인 줄 알았다. 당시에 나는 '금새'가 맞다고 생각해왔으므로. 그런데 그 책에서 또 '금세'가 등장하는 거다. 내 기억에 그 책은 박완서의 책이었던 것 같은데, 읽으면서 처음엔 오타라고 생각했다가 '박완서가 이걸 틀릴 리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에 국어사전을 찾아봤고, 거기에서 나는 '금세'는 '금시에'의 준말이라는 걸 보게 된다. 


오 

마이


그러니까 금세가 맞다고??? 대충격의 도가니였다. 너무 오래 '금새'를 맞다고 생각해와서 당시에는 '금세'로 쓰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금새'를 보면 너무나 어색하고 고쳐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하아-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한다더니.. 하하하하하.


아무튼 여러분 '금세' 가 맞습니다.



그리고 쨘-




저 초콜렛 맛있어서 다크로도 사봤는데, 다크는 더 맛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에 여행갈 때 차 안에서 씨솔트도 다크도 식구들하고 맛있게 먹었다. 다크 너무 맛있어서 재구매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솔트는 이미 재구매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둘 중 하나 택하라면 나는 다크. 다크 너무 맛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가 조카 너무 보고싶다.

매일매일 매주매주 찾아가고 싶지만, 나는 시누이... 

그래서 어제 남동생한테 거듭 말했다.


"나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달려갈거야. 그게 어디라도. 니네 가족 여행갈 때 어른 하나 더 있으면 좋을테니, 쇼핑 갈 때도 어른 하나 더 잇으면 얼마나 좋니, 내가 필요하면 불러. 난 언제든 괜찮아. 내가 네 옆에 있다는 걸 잊지마." 라고 했다. 육아로 힘든 얘기 할 때마다 "날 기억해!"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과 엄마는 나에게 그만하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꼴불견 시누이 되는 거 참 쉽다... 하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월요일 되는 거 너무 싫어.. 지난주에는 '다음주부터 다시 태어나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집에 가서 족발이나 시켜 먹어야겠다. 에휴. 다시 태어나긴 뭘 다시 태어나. 걍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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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1-06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족여행에 단체티 아이디어 좋네요! ‘우리가 있고..바다가 있다‘ 이 말도요ㅋㅋㅋㅋ 오늘 책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몇 권 더 주문해야겠습니다. ^^

족발에는 역시 소주ㅋㅋㅋ👍

다락방 2023-11-06 10:10   좋아요 1 | URL
으흐흐 저는 맨투맨 티가 참 안어울리는 사람이고 아빠도 어색해하셨지만, 하루 잘 입고 놀았습니다. 따뜻한 티셔츠여서 추운 날씨에 좋았어요.

오늘 어떤 책 구입하실지 궁금합니다. 구입하시면 리스트 공유해주세요, 미미 님. 미미님과 거리의화가 님 벌써 함달달 글 쓰셔서 초조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3-11-0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렇게 여행 가고 싶어요. 정말요. 그런데 참 여의치 않네요. 그리고 다락방님, 어머니 초상권만 안 지켜 주기 너무 하신 거 아녀요? ㅋㅋㅋ 마지막 남동생한테 한 얘기 ㅋㅋ 저 큰 소리로 웃었어요. 저랑 너무 비슷해서요. 아기 조카가 올케랑 세트다 보니, 이것 참 보고 싶다고 막 다 풀 수도 없고, 어렵더라고요. 고모라는 위치는 이모보다 더 어려워요. 마음껏 사랑할 수 없어서.... ㅋㅋㅋ단체티 입고 간 다락방님 가족 여행, 저도 언젠가 꼭 따라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3-11-06 11: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들 가족들이 있고 사정이 있어 함께 여행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저희도 이 날로 다 계획해놨는데 비 소식이 있더라고요. 다음으로 미룰까, 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런 식으로 미루면 가기 힘들다, 비가 와도 그냥 가자! 해서 출발했어요. 그리고 다녀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후훗.

맞아요, 블랑카 님. 이모로 사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고모는 좀 어렵네요. 마음껏 사랑하기가 어렵습니다. 시누이라는 위치가 그렇게 만드네요. 아가 조카가 영상 통화할 때마다 저에게 자기 집에 놀러오라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올케가 듣고 있겠지, 나를 원하는 제자식의 말을...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06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게로 끓여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른 테이블 그 손님 너무 좋네욬ㅋㅋㅋㅋㅋㅋ
단체티까지 맞춘 가족여행 넘 즐거운 시간이셨던 것 같아 덩달아 훈훈해지고요. 🥹
금세가 진짜 자주 헷갈리는 맞춤법이긴 한가 봐요. 저도 따로 외웠어요 금세는 ㅋㅋㅋ 금세 요새는 금시에 요사이 이렇게 외우니까 이후론 안 헷갈리더라고요?!
다락방님은 다크가 더 취향이다....메모..✍️

다락방 2023-11-06 11:50   좋아요 3 | URL
은오 님, 이 초콜릿 너무 마음에 들어요! 낱개 포장인 것도 좋고 선물 받아 알게된 거라 더 좋은 것 같고. 그냥 막 좋아요. 이 초콜릿을 생각하면 그냥 막 좋습니다. 잔뜩 사서 여기저기 다 뿌리고 싶어요! ㅋㅋ

저는 요새는 안헷갈렸는데 금세는 되게 충격이었어요. 뭐라고? 설마, 그럴 리가! 이렇게 되었었어요. 금세에 대해서는 금새라는 확신을 제가 갖고 있었더란 말이죠. 국어 사전 찾으면서도 책이 틀렸겠지 싶었는데, 제가 틀렸을 때의 그 충격이란.. 사람이 역시 돌다리도 두들겨가며 건너야 하는 겁니다. 안다고 확신하지 말고 무조건 찾아보자! 물론 잘 안되지만, 그래야해요. 짐작만으로 움직여도 안되는 것이고요. 여하튼 살면서 배울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여행은 또 가고 싶어요. 이번엔 혼자 똑같이 가보고 싶습니다. 호텔에서 나가면 금방 바다라 그것도 너무 좋았어요. 생선구이도 또 먹고 싶고 말이지요. 크-

거리의화가 2023-11-0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가족여행 다녀오셨군요. 적어주신 글만으로 흐뭇해져서 미소가 지어집니다. 가족여행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저도 3~4 년 전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다들 일을 하니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쉽지가 않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움직이기가 수월할 때 다녀와야한다 생각은 하는데 앞으로 몇 번 더 갈 수 있을지...ㅠㅠ
왠지 저도 다크 버전 초콜릿이 제게 더 잘 맞을 듯해서 담아둡니다! 다음에 꼭 같이 주문해야겠어요^^ 다락방님 이번 주도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3-11-06 16:41   좋아요 0 | URL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성인이 된 뒤에는 다같이 날짜 맞춰 여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게다가 자식들이 분가하고 나면 더 힘들고요. 그래서 다같이 이렇게 모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네요.
물론 간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진 않아요. 순간순간 짜증날 때도 당연히 있습니다. 이번 여행도 욱 해서 짜증날 때가 있었는데, 그래서 스스로를 다독였어요. 참는 순간들이 있어야 즐거운 여행도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빠는 몇차례에 걸친 수술로 몸이 불편하시고 장애등급도 나오셨어요. 지팡이가 있어야 걸으실 수 있답니다. 거리의화가 님 말씀을 들으니 이보다 더 불편해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다녀와야겠다 싶네요. ㅠㅠ

거리의화가 님도 화이팅입니다. 월요일이 저물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3-11-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초콜릿 저도 사봐야겠어요. 초콜릿 하면 역시 다크죠! 라면 하면 역시 대게라면이고요! 암요. 다락방님께 고작 꽃게가 말이 됩니까? ㅋㅋㅋ
원가족 5명 여행이라니 정말 좋네요. 단체티 맞추는 동생분 귀여워요 ㅋㅋ 어머님 사진은 얼굴을 안 가리셔서 좋군요 ㅎㅎ 환한 미소 아름다워요!
저도 ‘금세‘ 헷갈려서 금세=금시에, 금새=금사이 로 외웠답니다.
아가 조카 보고 싶어하는 다락방님 마음이 절절이 느껴집니다 ㅋㅋㅋㅋ 지금 이 예쁜 시절에 많이 보셔야할텐데!!

다락방 2023-11-06 16:43   좋아요 1 | URL
초콜릿 너무 신기해요. 저는 딱히 초콜릿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왜이렇게 이 초콜릿 생각하면 기분이 좋죠? 먹지 않아도 이미 좋은 이 마음 뭔지 모르겠네요? 껄껄. 특히나 제가 다크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 초콜릿은 다크가 찐이더라고요! 아 그런데 씨솔트는 그 나름대로 또 달콤하고 그래서 좋아요. 저는 씨솔트도 선물 받아 먹어보고 재구매하고 다크도 사서 쟁여두었어요. 엄마 가끔 드시라고요. 후훗.

아주 오래전에 저희 삼남매가 부산 간 적 있었는데 그때도 여동생의 제안으로 다같이 티 맞춰 입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 조카 너무 보고싶어요, 독서괭 님 ㅠㅠ 아가 조카가 영상통화로 놀러오라고 할 때마다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흑흑 ㅠㅠ 너무 예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목련 2023-11-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한대의 좋아요가 필요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간 기억이 없고 지금은 갈 수 없으니, 마냥 부럽습니다.
다락방 님은 참 좋은 언니고 누나, 좋은 딸이군요!

다락방 2023-11-06 16:44   좋아요 0 | URL
이번 여행에서도 아빠한테 짜증난 순간이 있어서 버럭 했었는데, 자목련 님 댓글 보니까 너무 후회가 되네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을 때가 저에게도 분명 올것인데,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빠한테 미안한 마음을 담아 족발을 사드려야겠어요... 당연히 저도 먹고요..... 흠흠.
저는 못된 딸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읽는나무 2023-11-0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게 이곳에서 먹으면 대개 맛있다!며 몇주 전 아재개그하던 선배의 말이 떠오르네요.ㅋㅋㅋ
˝대게라면 주세요!˝ 이 말에 주인장도 팔고 있는 상품인 줄 알고 속다니..ㅋㅋㅋ
단체 티셔츠 입고 가족사진 찍으신 걸 보니 넘 좋아보입니다. 형제분들도 그렇겠지만 부모님도 좋아하셨겠어요. 저도 부럽습니다.^^
아가 조카...˝날 기억해˝ㅋㅋㅋㅋㅋ
이모라면 몇 번이나 찾아가도 부담없었겠죠? 아...고모란 존재는...ㅋㅋ
저도 내년에 아가 조카 생기는데...고모라서!!! 쩝~ ㅋㅋㅋ

다락방 2023-11-06 16:47   좋아요 1 | URL
고모라서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꼰대 시누이가 되지 말자고 다독이느라 매주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요. 흑흑 ㅠㅠ 게다가 아가조카에게는 가까이에 사는 젊은 이모들이 셋이나 있답니다? 그건 이 아가의 복이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 시간 보내고 왔어요. 돌아오는 길에 저희 형제들끼리 열심히 돈벌자고 계속 얘기했어요. 열심히 돈 벌어서 또 다니자고요. 열심히 돈 벌어야겠어요. 이 회사 언제까지 다닐지 알 수 없지만 그 후의 삶을 저는 요즘 계속 고민중이에요. 파김치를 팔아볼까 외국 항공사 승무원에 도전해볼까... 그렇지만 외국항공사 승무원은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삶은 고민의 연속입니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3-11-0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분에게 모델료 드려야 하는거 아닙니까. 여동생분한테도. 어머님한테도!! 강릉여행 대게라면 짱입니다 ㅋㅋㅋㅋㅋ
락방님 돈 많이 버시라라라라라라라라!!

제가 오늘 ‘금세‘를 가르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새 vs 금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7 07:54   좋아요 0 | URL
돈 열심히 벌어야겠어요. 지금은 이 회사를 그만두면 뭘 해서 먹고 사나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1. 파김치 만들어 팔기
2. 외국항공사 승무원 도전(영어공부, 다이어트에 시간 많이 걸림)

정도를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이만 총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08 09:41   좋아요 0 | URL
락방아 루프트한자나 아에로플로트를 노리자. 다요트 없이 바로 합격이야.

다락방 2023-11-08 09:55   좋아요 0 | URL
내가 그동안 숱하게 비행기를 탔지만 이렇게 뚱뚱한 승무원은 못봤는데요????????????

달자 2023-11-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체티입고 여행가신 모습 너무 보기 좋아요 귀여우셔요~~~ 즐거운 여행 끝엔 언제나 새책이 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8 08:41   좋아요 1 | URL
즐거운 여행 끝엔 언제나 새책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언제나 새책이, 새책은 늘 우리 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괴물] 파주주














으.. 《엑소시스트》 읽고 있다.


처음 몇 장 읽고서는 읽지 말까 살짝 고민할만큼 집중도 잘 안되고 딱히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철학적 깊이 라는 책 소개에 끌려 구입했지만, 지가 있어봤자 그걸 얼마나 품고 있겠어? 무섭기나 하지.. 하는 마음이 되어서 포기하려다가, 그래도 조금만 더, 했다가 거의 중간까지 읽은 지금, 완전히 푹 빠져 버렸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리뷰를 쓴다면 이 주제이다, 라고 정해둔 것도 있어서 아마도 다 읽고 리뷰를 쓰겠지, 정도만 생각했는데, 그건 나중 문제고, 벌써부터 할 말이 많다.


일단 이 책에는 '파주주'가 언급된다. 파주주라니, 파주주 내가 알지. 악마. 내가 바바라 크리드의 책 《여성 괴물》에서 파주주 만났었지. 그래서 내가 그거 악마인 거 다 알지! 하고 짜릿한 마음으로 파주주를 접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너무 여성 괴물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거다. 엑소시스트에 대한 부분을 꼭 다시 찾아 읽고 싶어. 그러니까 어떤 마음이냐면, 회사 근처에 서점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서 그 책을 꼭 사고 싶은 거다. 집에 두 번이나 읽은 그 책이 있는 걸 알지만, 지금 당장 내 손에 없기 때문에 다시 사고 싶어지는 거다. 그만큼 엑소시스트가 재미있고 엑소시스트에 대해 바바라 크리드가 한 말을 읽고 싶은 거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바바라 크리드가 다룬 엑소시스트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진 엑소시스트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내가 쓴 여성 괴물에 대한 페이퍼에서 엑소시스트가 있을 것 같아 검색해 보았다. 먼댓글로 연결했는데, 얼라리여~ 제목도 '파주주' 인게 있고, 거길 보면 '파주주' 몰라서 찾아봤는데 메소포타미아 악마더라, 하는 글을 써놓고, 그런데 그렇게 메모하고 한 장 넘기니, 이미 여성괴물 처음 읽을 때도 파주주 몰라서 찾아보고 적어 놓은 흔적이 있더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파주주 한 번 읽을 때 몰라서 찾아봤지만 새까맣게 까먹고 그 뒤에 한 번 더 찾아보고 알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엑소시스트에서 만나니 '오오, 내가 여성 괴물에서 봐서 알지!' 가 되었는데,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저기 먼댓글 페이퍼 보면, 바바라 크리드가 파주주를 얘기한 건, 엑소시스트편 에서였다. 엑소시스트에 파주주 나온다고 얘기하는 거다. 아? ㅋㅋ 엑소시스트 에서 파주주 보면서 오오 바바라 크리드 여성 괴물 나오지, 하고 여성 괴물 봤더니 여성 괴물에서는 '엑소시스트에 파주주 나온다'고 되어 있던 것. 결국 파주주의 출처는 엑소시스트... 여러분 내 말이 뭔지알쥬?


일단 지금 읽는 엑소시스트에서 두 인물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졌다. 파주주(악마)가 언급되는 만큼, 이 책은 신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기억이 맞다면 결국 신부가 악을 처단하는 걸로 결말이 될텐데, 자, 이 신이라는 것에 대해, 아니 더 정확히는 인간이란 것에 대해 나는 이야기하고 싶은 거다.  아 정말 나는 진짜 이런 거 너무 재미있어 ㅠㅠ 뭐냐면, 봐봐, 코스모스가 우주에 대한 얘기잖아? 행성과 혜성, 자전과 공전 뭐 이런 거 잔뜩 나오잖아? 그런데 나는 그런 얘기들 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얘기가 너무 재미있는 거다. 뉴턴이 대학생 때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다는 얘기 같은 거, 점성술 책 샀다가 유클리드 기하학 책까지 사서 공부했다는 거, 이런 거, 결국 인간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지 않나욤? 진짜 짜릿하게 재미있다. 엑소시스트에서도 그렇다. 나는 인간의 이야기가 너무 좋다. 뉴턴 처럼 한 인간이 공부 천재인 이야기도 너무 좋고, 이 책에 등장하는 '캐러스 신부' 처럼 결국 신부가 될만큼 종교적이지만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내적 갈등에 휘둘리는 이야기.


캐러스 신부는 다른 사제들로부터 상담 요청을 많이 받을 정도로 잘 알려진 정신의학의 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요즘 신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 신을 믿고 또 믿고자 신부가 되기까지 했지만, 그러나 이 땅에 이민 와 말도 통하지 않는 엄마를 혼자 버려두었다는 사실이 괴로운 거다. 신을 따르고자 선택한 일이 빈민 구호소에서 밥을 타 먹어야 하는 엄마를 버려두는 일과 동시에 진행된다면, 결국 신부가 됐다고 해도 '내 어머니를 버려뒀다'는 자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 아닌가. 캐러스 신부가 바로 그렇다. 어쩌면 캐러스 신부에게는 그런 엄마 옆에 있고 싶지 않아 종교를 선택했다는 지극히 은밀한 자기만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땅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를 봐줘야 하는 건 자기의 몫이었을테니까. 신부가 된 지금, 간혹 엄마를 찾아가면 엄마는 그렇게나 기뻐하며 맞아주지만, 그러나 엄마를 볼 때마다 가슴 속 죄책감이 솟아 올라 엄마를 보는 일이 괴롭다. 그런 그거 종교적 회의를 갖게 됐다. 찾을 때 어디에도 없는 신,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 신. 도대체 신은 어디있단 말인가. 신부란 직업을 가진 캐러스가 이제 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그렇게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자신이 괴롭다. 그런데,


엄마가 입원했다. 일반 병원에선 받아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질 않았다. 엄마는 발작을 일으킨다. 병실의 창을 통해서만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엄마를 앞에 두고 언제나 그랬듯이, 기도를 한다.



"도미네, 논 숨 디뉴스 ……그저 한 말씀만 하시어 제 영혼이 치유되게 하소서……"

이성에 완전히 어긋나게도, 모든 지식에 어긋나게도 그는 누군가 자기 기도를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럴 리는 없었다. -p.135



그의 갈등을 조금 들여다볼까?



총장은 그가 회의에 빠진 이유를 캐묻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선 캐러스도 고맙게 생각했다. 자신의 대답이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릴게 뻔했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고 배변하는 욕구. 어머니의 예수성심에 대한 성월(아홉 달 동안 매달 첫 금요일 미사에 참석해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고 영성체를 하면 은총의 지위에서 죽음을 맞게 될 거라는 약속), 악취가 나는 양말. 탈리도마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기형아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낯선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 등유를 뒤집어쓰고 타죽은 어린 복사에 대한 신문기사. 아니, 아니다. 그건 너무 감정적이었다. 세상에는 악이 실재하고, 그중 대부분은 회의, 즉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솔직한 혼란에서 비롯된다. 공평한 하느님이 그 혼란을 끝내려 하지 않는다? 끝끝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말 한마디 않고?

"주여, 우리에게 표징을 보여주소서……"

나사로의 부활은 까마득한 과거에 일어난 흐릿한 사건일 뿐이다.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자는 없다. 왜 표징을 보여주지 않는 걸까?

여러 시기마다 캐러스는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길 열망했다. 그리스도를 보고 만지고 눈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오, 주여, 제가 주님을 보게 하소서! 알게 하소서! 꿈에나마 현현하소서!

그 갈망에 그는 소진되었다. -p.82




그리스도를 보고 만지고 싶어서 결국 신부가 되었는데 아직 보고 만지지 못했고, 그런데 그 시간동안 어머니를 혼자 두었다. 그가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만날 때면 어머니를 여기에 이렇게 혼자 두어서는 안됐던 거라고 자꾸만 괴로워진다. 죄책감과 자책이 가득 쌓여있는데 신의 목소리라도 들었다면 그가 회의에 빠지진 않을 수 있었을텐데, 아니, 신은 응답하지 않았다. 신은 표징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그는 괴롭다. 그는 갈등한다. 점점 더, 신이 대답하지 않을 거라는 쪽으로 기울어버린다. 왜 아니겠는가.



그러나 나는 아직 이 책의 절반 정도 밖에 읽지 못했고 캐러스 신부는 아직 리건을 만나지 않았다. 리건을 만나고 난 뒤에 캐러스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가 보이지 않는 표징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가 들어도, 어쩌면 그는 나중에는 '다 그런 뜻이 있었구나, 이것도 다 신의 계획이구나' 할런지도 모른다. 어떤 것을 믿는 자에게 그 믿음을 의심하는 자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끊임없이 들려온다. 캐러스 신부 스스로 회의가 들지 않아도, 타인은 그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네가 믿는 그 신은 네가 힘들 때 어디있었는데?"


그러나 캐러스 신부와 같은 신을 믿는 자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신이 다 뜻한 바가 있을거야."



엑소시스트의 결말, 소녀의 몸에 깃든 악을 물리치는 신부가 결국 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신부가 캐러스 신부인..건가. 아 갑자기 너무나 괴롭다. 캐러스, 죽지 마요. 악만 죽이고 당신은 죽지 마요 ㅠㅠ


또 하나의 인물은 점술가다.


리건의 집에서 리건을 본 점술가 '메리 조 페린'은, 리건의 '이상함'을 혼자 알아차린다. 리건이 아프다고, 몽유병일지도 모른다, 신체적 이상일지 모른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 다 받아도 정확한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고 이상한 증상만 심해가는 가운데, 메리는 알아차린다.



"크리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녀가 천천히 조용조용 말했다. "많은 사람이 날 강신술과 연관해서 생각하지. 하지만 그건 오해야. 그래, 나한테 재능이 있긴 해."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건 주술이 아냐. 사실, 나한테는 극히 자연스러운 거야. 난 천주교도로서 우리 모두 두 세계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고 믿어. 우리가 의식하는 한쪽 발은 시간이지. 하지만 나 같은 별종들은 때때로 다른 발에서 오는 신호를 감지하거든. 그리고 그 발은 영원 속에  있다고 생각해. 그곳에는 시간이란 게 없고, 그래서 미래도 현재도 다 현재야. 그래서 이따금 그 다른 발이 찌르르할 때, 내가 미래를 보게 되는 거겠지. 누가 알겠어? 어쩌면 아닐지도 몰라."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쨌든 그래. 하지만 주술은……" 그녀가 단어를 고르느라 잠시 말을 끊었다. "주술은 조금 달라. 나도 그건 멀리하고 있어. 잠깐 손대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위저보드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그중 하나고."

이제껏 크리스는 그녀를 분별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도 지금의 태도는 오싹한 예감을 불러일으켰다. 크리스는 애써 떨쳐버리려 했다. -p.119-120


인상적인 건, 점술가이자 강신술과 연관된 '메리 조 페린'은 천주교도라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역술인을 현실에서도 알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천주교인이면서, 그러나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고 봐줄 수 있는 사람. 천주교와 점술가는 서로 극과 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그게 아닌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  나는 이게 너무 신기하다. 그런 한편, 이게 뭐가 신기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걸 믿으면서 동시에 저것도 보는 삶을 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책 속 메리가 말한 것처럼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모두 '두 세계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 는 것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것이 메리가 믿는 것이다. 내가 무얼 믿을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고 메리는 두 세계 모두-시간과 영원이라고 메리는 표현했다-에 우리가 한 발씩 디디고 있다는 걸 믿고 있는 것이다. 아니,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여러분?


나는 신의 응답을 듣고 싶었지만 응답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캐러스 신부가 궁금하고, 우리가 시간과 영원에 한 발씩 디디고 있다고 말하는 메리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사실 시간과 영원에 한 발씩? 잘 모르겠는 개념이다. 그러나, 아 너무 재미있어. 그렇지만,




무섭다. ㅠㅠ


너무 무섭다 ㅠㅠ



나는 보통 아침 출근길에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하는 책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침 출근길의 집중력이 제일 좋아서. 추리 소설류는 일요일 밤 자기 전에 펼치는 편인데, 그렇다면 내 기준으로 엑소시스트는 일요일 밤에 펼쳐야 맞았다. 그렇지만,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이 책을 밤에 읽을 자신이 없는 거다. 그래서 정신이 가장 깨어있는 출근 시간을 하는 수 없이 투자하기로 했다. 읽기는 읽고 싶고 그런데 밤에 읽으면 악몽을 꿀 것 같고. 아니, 여러분 사탄, 악마 무섭잖아. 그래서 내가 오늘 출근길에 이 책 읽으면서 왔는데, 아니 너무나 무섭지만 또 한 편 너무나 흥미진진. 지하철에서 내려 걸으면서도 읽었다. 휴.. 너무 무섭다. 그런데 너무 흥미로워. 얼른 뒷쪽 읽고 싶은데 나는 사무실이고 일이 많다 ㅠㅠ



다음엔 아무쪼록 엑소시스트와 악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의지도 필요하지만 나의 생각도 필요한 일이므로 될 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 '윌리엄 피터 블래티'에 대한 작가소개를 가져오겠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 (William Peter Blatty)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946년 가톨릭교회 수도회인 예수회가 운영하는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진학해 영문학을 공부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공군에 입대해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 정보국에서 근무했다.

1960년 영화 각본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 접한 ‘메릴랜드 열네 살 소년의 악마 빙의 사건’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 『엑소시스트』가 1971년 출간 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작가적 명성을 알렸다. 1973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동명 영화가 할리우드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며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고, 직접 작업한 각본으로 그해 오스카상 각색상, 골든글로브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엑소시스트』에 이어 ‘믿음의 미스터리’라는 주제를 다룬 장편소설 『9번째 배치』(1978년) 『군단』(1983년)을 발표했으며,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트윙클 트윙클 킬러 케인〉과 〈엑소시스트 3〉의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2017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작가소개> 中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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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3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밤에 밤새 읽어! ㅋㅋㅋ
어디서나 인간을 발견하는 다락방

다락방 2023-11-03 14:37   좋아요 1 | URL
밤엔 안돼요. 가위 눌려요... 히융ㅠ

잠자냥 2023-11-03 15:01   좋아요 0 | URL
가위도 안 눌릴 거 같은데....
가위 올 거면 이왕이면 근육 가위로 오라고,,,,

다락방 2023-11-03 15:27   좋아요 0 | URL
저 약하고 예민한 여자.....

책읽는나무 2023-11-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출근길에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읽게 되는 그런 책이라니...
공포 영화..공포 소설인 줄로만 알았는데 종교 철학과도 관계가 깊은가 보군요.
근데 아침에 읽었대도 밤에 좀 무서울 것 같아요.ㅜㅜ

다락방 2023-11-06 10:12   좋아요 1 | URL
어휴 이거 빨리 읽어야 되는데 제가 아직도 못읽고 있네요. 아 그런데 너무 재미있어요. 전 너무 좋습니다. 너무 무섭지만요 ㅠㅠ
비단 종교뿐만이 아니라도, 믿는 사람에게 닥친 위기는 또다른 믿는 사람이 도울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말하는 걸 상대가 듣고, 알고, 함께 믿어줘야 그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 읽는 부분에서는 악령 들린 리건의 엄마 크리스가 드디어 신부를 찾아갔고 딸의 증상에 대해 얘기한 장면이었어요. 신부는 정신의학의 라서 정신병적으로 설명하긴 하지만, 아이를 만나고 와서는 각종 악마 빙의에 대한 책을 찾아 읽습니다. 아, 이런 거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