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직후, 대규모 축구 부흥 캠페인이 있었다. "축구가 이렇게 큰 기쁨을 줬으니 국민 모두 K리그 찾아 그 고마움에 보담하자." 이런 거 하도 익숙한 로직이라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엔 숨겨진 문장이 하나 더 있다. "안 그럼, 배은망덕"이 국민 독려, 본질적으로 빚 지우는 '죄책감 마케팅'인 게다. 감이 안 온다? 그럼 핸드볼 보라. 미안해서 보러 가자는 게 20년째다.

(한겨레 이에스씨, 김어준 '그까이거 아나토미'에서 일부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실은 다들 불안하고 초조한데 어떻게 쿨할 수 있겠어요. 생존전략으로서의 쿨, 포즈로서의 쿨이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선 금방 폭로되는 거죠.'
뉴욕의 금융 공황에 어렵게 적금 붓는 공덕동 떡볶이집 아주머니의 삶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말이 다시 떠올랐다. '전 정치 경제 같은 거대담론에 관심없어요'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선언하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나 역시 '~주의'와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의 도를 넘은 자랑스러움이 가끔 재수 없다. 나도 재수 없게 답하자면 '그것도 이제 유행 지났거든요~?'"

(한겨레 ESC, 고나무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금 한국의 삼십대 독신 남자들은 우아하고 젊은 싱글을 넘어서서, 동안 컴플렉스와 나르시시즘으로 가득한 도리안 그레이로 진화하고 있는 걸까. 거울을 들여다봤다. 자기애라는 버릇에 도취된 서른세 살 아저씨가 보였다. 어른은 아니었다."

(한겨레 ESC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인간들이 그만큼 사랑의 합일성과 완전성을 신화화해온 덕이다. 그래서 사랑한다면 둘 사이에 어떤 ‘별개’도 존재해선 안 되고, 사랑한다는 자신의 감정은 만유인력에 필적할 무슨 우주적 정당성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가자. 사랑한다는 자신의 감정은 그저 다른 모두의 감정만큼만, 딱 그만큼만 중요할 뿐이다. 게다가 완전하기는커녕 가장 불완전한 감정이 바로 사랑이다. 그러니 사랑한다고 제발 유난 좀 떨지 마시라. 사랑이 때때로 위대해지는 건 완전해질 때가 아니라, 서로 불완전한 걸 당연한 걸로 받아들일 때니까.

(한겨레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에서 일부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이 60이 되어서도 어떤 고정관념에도 자신을 내팽개치지 않고 날선 자아를 가지고 싶다. 열망의 진화 자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목수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