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겨레)

“진보적 문화운동의 목표는 충분한 자유시간의 확보이며, 이를 위해 자본의 지배를 영속화하려는 국가 기능을 근본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지난 24일 열린 2007년 문화연대 첫번째 월례포럼에서 6월 민주화 운동 이후, 문화운동을 매개로 한 문화 지형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문민 정부가 시작된 1990년대 초반 이후 문화운동이 신자유주의 세력의 본격적인 포섭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존립 조건의 악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는 △문화운동이 합법화 이후 진보적 사회운동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데 게을리한 점과 △신자유주의가 삶의 방식을 더 많이 지배하면서 리얼리즘 이론이 설득력을 잃게 된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1997년 이후 신자유주의가 본격화하면서 문화의 ‘사유화 경향’에 맞서 문화의 ‘사회적 공유’를 추구하는, 즉 문화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문화의 사유화 경향이란 저작권 강화 등 문화 영역에 대한 시장적 접근이 증대되면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공유적 권리가 축소되는 현상을 말한다. 강 교수가 말하는 문화민주주의는 “문화적 표현 수단에 대한 대중 접근권을 강화함으로써 문화적 실천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려는 태도”다.

그는 앞으로 진보적 문화운동의 목표는 임금노동이 중심인 ‘노동사회’에서 벗어나, 개인들에게 ‘가처분 시간’이 주어지는 문화사회로의 이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 교수는 “자유시간 확보는 임금 노동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한국은 엄청나게 많은 사회적 부를 가지고 있다.” (* 가처분 시간이 뭐죠? '문화사회'가 '임금노동'에 대비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다는 건지. 친절하지 못한 기사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자본의 지배를 영속화하는) 국가의 지배력을 강화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공유나 그와 연계된 자율적 공간들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특히 노동대중이 “임금은 반드시 돈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나 서비스도 임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노동운동이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사교육 시장 의존을 줄이는 대학 입시혁명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또 △대중들이 대중매체의 자본주의 대안부재론 주입과 소비 조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견인할 필요성과 △대안적 세계화 구축을 위한 국제 연대 강화론도 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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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국악계의 서태지’ 작곡가 강성구
최근 국악과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를 꼽으라면? 단연 강상구(35)씨다. 국악에 서양음악을 접목시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그의 작업들이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농담 삼아 ‘국악계의 서태지’로 불릴 정도다.

강씨는 최근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로 국악에서 뮤지컬까지 넘나드는 만능 작곡가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7월 초연한 〈화성에서…〉는 웅장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한국 창작 뮤지컬 아리아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으로 강씨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작곡상을 받았고, 5월12일 열리는 제1회 뮤지컬어워드에도 작곡상 후보로 올랐다.

강씨는 국악계에선 이미 스타 작곡가로 꼽힌다. 최근 몇년 동안 대중적으로 성공한 대표적 국악음반인 해금연주자 정수년씨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과 가야금연주자 이슬기씨의 〈연둣빛 찻집에서〉가 모두 그의 작품이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매력인 강씨 특유의 분위기가 사랑받으며 각각 4만장과 2만장 이상이 팔렸다. 국악음반으로는 보기 드문 성공이다.

연이어 성과를 내면서 요즘 강씨에겐 작곡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가야금 연주자 정길선씨 음반에 두 곡을 집어넣었고, 최근 아쟁연주자 이문수씨 음반 작곡작업을 마쳤다. 비보이 공연물 〈피크닉〉의 작곡을 마치자마자 서울예술단이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인 〈이〉를 뮤지컬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각종 작곡 의뢰가 줄지어 있어 몸이 둘이라도 부족할 판이다.

그를 만난 27일에도 그는 아침부터 녹음 작업 중이었다. “〈화성에서…〉 공연용 음악 반주를 녹음하는 중인데 어제는 오케스트라, 오늘은 합창 녹음해요. 요 나흘 동안 하루 4시간밖에 못 잤습니다.” 그런데도 얼굴에선 피곤함이 엿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많이 했는데, 요즘 조금씩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국악을 넘는 색다른 음악을 하고 싶은데 지금 제가 하는 퓨전국악과 뮤지컬이 그 시작인 것 같습니다.”

강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잠깐 배운 것 말고는 본격적인 수업 없이 혼자 음악을 공부해 음대에 진학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습작처럼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음악대학에 가기 위해 삼수를 했어요. 집에서 반대가 심해 유학을 생각한 적도 있었죠.” 어려움 끝에 중앙대 한국음악과에 진학했고, 대학 3학년이던 1996년 KBS대학국악제에서 국악과 재즈를 접목한 〈젊음에 부치는 풍경〉으로 우수작곡상을 받으면서 재능을 드러냈다. 그 뒤 여러 국악음반 작업에 참여했고,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을 얻었다.

국악에서 뮤지컬까지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들은 모두 그가 그리는 음악 인생의 한 과정이다. “장르 구분을 떠나 영화나 드라마 음악도 하고 싶어요. 국악·뮤지컬 작곡가가 아닌 그냥 작곡가로 불렸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가 진짜 해보고 싶은 것은 크로스오버 창작 작품집이다. 머지않아 강씨가 직접 피아노를 친 음반이 팬들을 찾아올 듯하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강상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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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3월 7일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미네타 레인 극장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꿈에 그리던 오프 브로드웨이 전용관을 갖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던 송승환 PMC 프러덕션 대표. 딱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기의 돌을 무사히 넘긴 딱 그런 심정"이라며 다시 한번 감회를 나타냈다.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 '난타'(영어명 COOKIN')가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를 두드린 지 7일로 1년이 된다. 미네타 레인 극장과 '오픈 런'(종영 날짜를 정하지 않되 매출이 일정액을 밑돌면 막을 내림) 방식으로 계약, 지난해 3월 7일 첫 공연을 올린 후 벌써 450회 공연(2월 프리뷰 공연 포함)을 넘기며 장기공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  

1년 간 총 10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관객 분포는 뉴욕 현지인이 75%, 한국인이 10%, 관광객이 15% 정도로 현지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처음 공연을 올린 땐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었죠. 흥행이란 게 변수가 많아서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일단 1년을 넘겼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입니다." 진입도 어렵지만 장기공연을 이어가는 것은 더 어려운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송 대표의 말대로 1년을 버텨왔다는 것 자체가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난타'는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첫 동양권 작품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현재 오프 브로드웨이에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습니다. '난타'처럼 1년 이상 장기공연 중인 작품도 별로 없구요. 넌버벌 퍼포먼스 '스톰프'가 유일한 경쟁작이랄 수 있는데, 매출면에서 우리가 앞선 지 이미 오래됐어요."

지금까지 총 매출액은 약 590만 달러(약 59억원). 송 대표는 "투자액을 거의 회수하긴 했지만 당분간 수익은 마케팅에 재투자해야 할 것 같다"며 "이 상태로 올해를 넘기면 내년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년 간 몇 차례의 고비도 있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8월 말에서 9월 초 뉴욕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로 브로드웨이 전체 관객이 크게 줄어 타격을 입었다. 공연 초반엔 주당 지출비용이 8-9만 달러인 데 비해 수입이 밑돌아 주당 1-2만 달러씩 손해를 보기도 했다. 송 대표는 "안 되겠다 싶어 작년 여름 쯤 주당 지출비용을 5만 3천 달러로 확 줄이고 배우들이 묵는 아파트도 싼 곳으로 옮겼다"며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이젠 평균 70%의 객석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2월 들어 매출 실적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지난 2월 19일에는 400석 객석이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의 관건은 현재 관객 분포에서 15% 수준인 관광객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 "뉴욕 현지 관객에겐 어느 정도 인지도를 심어줬다고 생각해요. 브로드웨이 관객 대부분이 해외 혹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인 만큼 관광객 관람비율이 70-80%로 올라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홍보, 마케팅에 좀더 집중할 생각이에요."  

'난타'의 성공을 계기로 브로드웨이, 혹은 오프 브로드웨이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의 다른 작품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송 대표는 작품 자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현지의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작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좋은 현지 파트너를 만나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우리도 홍보, 마케팅을 현지 회사와 계약해서 성공한 것이지 아마 우리가 직접 했다면 한국 교포 관객을 대상으로 몇 달 공연하고 막 내렸을 겁니다." 공연 1주년을 기념해 곧 뉴욕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송 대표는 "그동안 현지에서 수고한 배우들을 위해 조촐한 자축 파티를 열어줄 예정"이라며 "앞으로 10년, 20년 공연이 계속되기를 꿈 꾼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로 자유극장에선 25일부터 4월 10일까지 1주년 기념 '난타' 특별공연도 펼쳐진다. 자유극장은 PMC 프러덕션이 건물주로부터 5년 간 장기임대해 이번에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여는 270석 규모의 소극장. 
현재 정동극장에서 상설공연 중인 팀이 번갈아가며 출연할 예정이다. 공연시각 화-금 7시 30분, 토 4시ㆍ7시 30분, 일ㆍ공휴 3시ㆍ6시. 4만-5만원. ☎1588-7890, 1544-1555.

최호현 한마루커뮤니케이션 부회장

국내 관객을 겨냥한 <굿모닝 비보이>와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비보이 춘향전>, <비보이 흥부놀부전>
등을 준비 중인 최호현 한마루커뮤니케이션 부회장은 공연계에 비보이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비보이 열풍의 원조 격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직접 기획하고 이를 위한 ‘비보이 전용극장’을 설립했다.
“이전에 한국의 비보이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했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직접 보니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보자마자 ‘이것은 훌륭한 문화상품이 되겠다’는 감이 왔죠.”

이에 최부회장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피아노 연주와 보컬, 비보이를 결합해 장기공연을 노리는 <굿모닝 비보이> 준비에 한창인 것. 현재 서울 강남이나 명동 등지를 중심으로 700여석의 전용극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비보이 바람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이어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비보이 퍼포먼스를 처음 시작한 주체인 만큼 해외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그가 새 퍼포먼스 <굿모닝 비보이>를 기획하게 된 계기다.
“우리나라 비보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습벌레’입니다. 자연히 좋은 비보이가 탄생할 가능성도 높겠죠. 비보이들의 퍼포먼스도 반드시 예술적인 장르로 굳건히 자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최부회장은 이렇게 한국의 비보이가 각광받는 지금이야말로 좀더 나은 작품으로 시장 선점 효과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스사이공> 등 뮤지컬 빅4 같은 작품을 만들지 않곤 비보이 퍼포먼스가 아무리 인기라고 해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작품성을 가미한 작품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퇴출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비보이 공연 제작 붐이 이는 것은 어찌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비보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앞으로 4~5년간 계속되리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지만 공연은 재미 위주로만 만들면 오래갈 수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비보이의 잠재적 가치는 엄청나다”면서 “결국 이들 비보이의 설자리를 어떻게 마련해 줘야 할 것인지는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비보이 자체가 오래 유지되는 트렌드라기보다 공연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작품이 롱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서 PMC프러덕션 공연제작부 부장

넌버벌 퍼포먼스(무언극) <난타>로 세계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PMC프러덕션 역시 최근 비보이 공연 트렌드에 동참했다. <난타>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인 후속작품이 없었던 PMC프러덕션은 비보이 공연을 통해 <난타>의 영광을 되살려 보겠다는 각오다.

PMC프러덕션의 비보이 퍼포먼스 <비트 앤 비보이>(Beat & B-Boy·가제)를 총괄하는 김찬서 공연제작부장은 “비보이와 타악을 결합해 상식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면서 “이제 막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단계인데도 벌써부터 해외 파트너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에 이미 비보이 댄스와 유사한 댄스 퍼포먼스를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야심차게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댄스공연이 지나치게 앞선 트렌드인데다 춤만으로는 15분을 넘기기 어렵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결국 어떤 넌버벌 퍼포먼스라도 드라마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부장은 “공연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꾸민 퍼포먼스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타> 해외투어로 유럽에 갈 때면 비보이의 거리공연이 활성화돼 있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이를 극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즈음 공연계를 이끄는 주요 세력인 젊은층의 춤에 대한 열기가 뜨겁더군요.”

특히 최근 해외 퍼포먼스의 흐름이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비보이와 국악, 마술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작품이 나오게 되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의 비보이는 일종의 역수출인 셈이죠. 한류가 항상 한국문화에 뿌리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보이는 한국에서 시작된 문화는 아니지만 좋은 콘텐츠로 가공해 내놓으면 해외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그는 그럼 비보이의 잠재가치를 얼마 정도로 보고 있을까.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짤막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부장은 “비보이의 테크닉만으로 어필하면 금세 한계가 드러나는 만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훌륭한 퍼포먼스를 완성해야만 그 가치가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성 익스프레션 크루 단장

“예전에는 친척집에 방문하면 ‘가수 사인 받아달라’는 소리만 들었는데 지금은 비보이 자체를 인정해 주더군요.”
9월 오픈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비보이 뮤지컬 <마리오네트>의 연출을 맡은 이우성 익스프레션 크루 단장은 비보이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이같이 표현했다. 92년에 프로댄서로 데뷔, 97년에 비보이그룹 익스프레션 크루를 결성한 이단장은 한국 비보이 1세대 멤버다.

“그동안 수준 높은 비보이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런 공연을 수용할 문화가 형성돼 있지 못했었죠. 그런데 최근 비보이 붐이 일면서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습니다.”
춤을 좋아해 댄서의 길에 들어서 10년 넘게 춤추는 것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단장은 2002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댄스대회인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에서 팀을 이끌고 아시아 최초로 우승하는 등 화려한 수상실적을 자랑한다.

그는 최근 브레이크댄스와 줄인형극을 결합한 퍼포먼스 <마리오네트>를 완성·공개하면서 새삼 떠들썩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익스프레션 크루가 선보인 <마리오네트>의 10여분간 동영상은 인터넷상에서 인기 콘텐츠가 됐다. 또 지난 5월에는 이 동영상 덕분에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투자자들이 참석한 세계 쇼 비즈니스 투자 포럼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이 퍼포먼스가 오는 9월에는 1시간20분의 단독공연으로 거듭나게 됐다.
“한마디로 인형사와 관객의 교감을 그린 작품이죠. 인형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인형이 춤을 추듯 구성할 예정이어서 춤도 음악도 모두 새로운 무대가 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공연에, 달라진 위상에 정신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이단장에게 비보이 붐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한국의 비보이 문화가 댄서들의 힘이 아니라 스폰서인 기업에 의해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비보이를 동경하는 이들은 부쩍 늘었지만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대형공연을 이끌어갈 만한 유능한 비보이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춤에 대한 기본 이해 없이 테크닉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에 따르면 한국 비보이 문화의 뿌리는 얕은 채로 줄기만 커져버린 꼴이다. 특히 각종 댄스 배틀 성과가 강조되면서 기술이 중요한 하나의 스포츠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보이가 지금 같은 일시적 붐보다 꾸준한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를 잡아야만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의 비보이에 대한 관심이 비보이가 문화코드가 되고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해 비보이 퍼포먼스가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공연이 되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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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일신문)

2007-03-02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최 모양(중3)은 지난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가까운 청소년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중 ‘실내디자이너’에 참가했다. 현직 실내디자이너에게 직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받고 평면도와 투시도도 직접 그려보고 미니룸을 만들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미니룸의 가구도 만들었다. 최 모양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내디자이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분야인 패션디자이너 프로그램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 백번 듣는 것 보다 한번 체험이 좋아 = 놀토나 방학을 맞이해 관내 청소년수련관이나 고용지원센터,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 등 에서는 청소년들의 자아인식능력을 향상시키고 일과 직업 세계에 관한 종합적 이해를 돕기 위해 진로체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는 2006년도에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많은 청소년들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다양한 직업세계를 소개함으로써 진로선택에 폭넓은 시각을 갖도록 했었다. 2007년에도 진로체험 클럽과 탐방, 체험교실 등을 운영한다.

서울강남종합고용센터에서는 학교와 대학, 기업과 연계하여 청소년직업체험프로그램(Job School)과 미래직업탐색교실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운영할 계획이며,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에서도 직업체험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 청소년진로체험클럽 =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는 3월~7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패션디자이너클럽과 만화일러스트에 대한 ‘청소년진로체험클럽’을 운영한다. 수련관에서 강의로 진행되면서 실습을 통해 간단한 작품 구성을 해 볼 수 있는데, 7회 이상 참석할 경우 자원봉사시간 5시간을 인정해 준다. 개강은 3월 10일이며 현재 접수 중이다.

수서청소년수련관 목적사업팀 김정하 씨는 “진로체험을 하기 전에 청소년 상담팀과 협력하여 MBTI를 통한 자신의 성격판단을 먼저 한다. 이는 단순한 실습위주나 체험보다는 자신을 먼저 알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7월 방학 중에는 현장체험활동 등과 연계한 진로체험활동을 통하여 진로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청소년체험탐방’을 법원과 경찰체험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9월~12월에는 강의형식의 ‘청소년진로체험교실’이 열리는데 전반적인 진로고민을 함께하면서 모듬별 진로설계를 통해 직업의 세계를 탐색하게 된다.

작년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수강한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모든 분야에서 프로그램 만족도는 80%이상이었으며, 직업을 이해하는 데는 거의 100%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문의 : 02-2226-6229)

◆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 = 하자센터(www.haja.net)는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자기 개발을 위하여 ‘자기주도적 학습’과 ‘프로젝트형 학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직업체험 교육 프로그램들을 기획, 운영 하고 있다.

하자센터에서는 현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3월~4월 ‘창의적 직업체험 프로젝트’의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직접 해보며, 경험을 통해 직업선택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주일에 1~2번의 참여로 진행된다. 이번 직업체험 프로젝트의 자기개발 프로젝트로는 힙합, 영상/디자인, 요리 등의 다양한 기획이 마련되어 있다.

힙합에서는 힙합을 자기개발과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힙합을 만들기 위한 기획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유명 힙합 뮤지션들이 직접 강사들로 참여한다. 영상/디자인에서는 최근 UCC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청소년들의 영상 제작 능력이 강조되고 있어 사진, 영상제작, 그래픽 디자인, 웹디자인 등 청소년들 스스로 비주얼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하자센터 기획부 한영미씨는 “이러한 직업 프로젝트가 단기적 강좌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강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관심분야의 영역을 심화하여 확장시킬 수 있도록 인턴쉽 프로젝트와 자기고용 프로젝트를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청소년들이 자신에 알맞은 직업들을 찾아가고 알아갈 수 있는 과정으로 활용된다”고 말한다.(문의 : 02-2677-9200)

◆ 청소년직업체험학습프로그램 Job School = 서울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현장직업체험교육을 제공하여 건전한 직업관을 형성할 수 있는 Job School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주로 학교와 연계하여 수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2일 동안 진행되는데 직업정보 및 진로탐색 강의 후 해당 학과 강의로 직업체험 후 기업체견학, 현장 직업인의 강의, 직업체험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도 한 학급 단위로 이어지는 ‘미래직업탐색교실’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 속 직업 찾기’를 통해 신문잡지 등을 이용해 우리 주변의 직업세계를 탐방한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민 속 직업 찾기’를 통해서는 청소년들의 직업 고민에서 출발하여 직업나무를 만들며 직업 간의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들로 구성된다.(문의 : 02-3468-4788)

김미성 리포터 miskim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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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강릉 정동진(〈모래시계〉), 춘천 남이섬(〈겨울연가〉), 제주 섭지코지(〈올인〉)…. 드라마에 나와 더욱 유명해진 관광 명소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인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티브이 덕을 톡톡히 봤다. 6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주몽〉의 촬영지인 전라도 나주도 마찬가지다. 6일 나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주몽 촬영지인 공산면 신곡리의 삼한지 테마파크를 찾은 관광객이 65만명에 달했다”며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73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티브이 홍보효과’ 덕분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드라마 협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과의사 봉달희〉(사진)에서 봉달희(이요원)의 고향이자 달희와 안중근(이범수)이 처음 만나는 곳은 왜 울릉도였을까. 울릉군청에서 장소 협찬과 제작비 4억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관광개발담당 이경철씨는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1년에 19만~21만 정도인데 올해에는 드라마 덕분에 23만~25만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1일 전파를 타는 〈마녀유희〉 제작사는 서울시와 업무제휴를 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인 제로원인터랙티브의 홍보팀 강관우 실장은 “서울시로부터 남산 타워 등 장소 협찬, 촬영 절차에 대한 행정적 지원 등을 받고 있다”고 했다.

국외 로케이션이 늘다 보니 관광청의 협찬도 많다. 〈나쁜 여자 착한 여자〉, 〈내 사랑 못난이〉는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 〈게임의 여왕〉 〈눈의 여왕〉은 뉴질랜드 관광청의 협찬을 받아 촬영을 했다. 북마리아나제도 관광청 홍보팀 한채희씨는 “방송을 타면 비수기 때도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협찬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1월9일 막을 내린 드라마 〈눈꽃〉의 박진우 작가는 “다미(고아라)가 아버지 유건희(이재룡)를 찾아가는 장면을 원작처럼 일본의 도쿄에서 담으려고 했지만 현지 사정상 어려웠다”며 “다행히 미야자키현 관광청의 협찬을 받아 그곳으로 장소를 바꿨다”고 말했다. 〈사랑에 미치다〉 역시 원래는 규모가 큰 인천이나 김포국제공항을 배경으로 그리려고 했다가 청주국제공항의 협찬을 받아 장소를 바꾼 경우다.

한편 협찬을 하는 업체와 제작사 간에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외주제작사 한 관계자는 “협찬 계약서 내용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해석상 모호한 점이 많다”며 “드라마가 시청률이 낮은 경우 지원금을 내놓으라는 곳도 있다”고 했다.

협찬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거나 제약을 받는 부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원 문화평론가는 “이야기가 비슷비슷한데 배경으로 차별화를 꾀하려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로 승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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