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 - 미국 애팔래치아 산길 2,100마일에서 만난 우정과 대자연, 최신개정판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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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픈 것은 인간의 욕구중 하나다. 주말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  거친 음식 불편한 잠자리에도 캠핑을  가는 심리. 왜 사람은 자연에서야 활기를 얻는가? 

이 책은 전설적 트래킹 코스인 애팔래치아 트래킹을 시도한 빌 브라이슨의 쾌활한 경험담이다. 이유없이 이런 장거리 트래킹에 도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도 무어라 딱 부러지게 말하진 못한다. 자신의 땅에 돌아온 것에 대한 확인을 받고픈 마음? 그는 미국을 떠나 영국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이제 막 미국으로 옮겼다. 희귀한 체험에 대한 동경? 에베레스트는 아니더라도 [종주]라는 이 거창한 경험. 혹은 건강? 사진에서도 보듯 그는 마음 좋아보이는 체중이 좀 과해 보이는 아저씨다. 목표로 삼은 일을 이루고자 하는 도전정신과 그 확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을 얻고자 함? 이건 너무 한국사람들다운 사고방식이다.

그는 [산 속에서도 인간은 인간이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무런 문명의 도움과 안락함이 제공되지 않을 때 깨닫는 [오롯이 남게되는 생존의 욕구와 본능]인간이 원래 그러하듯 생존하기 위해 걸어야하고 먹어야하고 협동하고 위로해야 한다. 도시는 그런 인간다운 기회를 박탈한다.산행 속에서의 똑같이 반복되는 실수들-예견하지 않음, 다른 인간을 무시함, 여전히 인간과 부디낄 수 밖에 없음-은 인간은 그저그런 존재임을 보여준다. 타인의 허접함과 자신의 똑같음들.

그는 트래킹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가 목표의 완성보다 더 소중한 것을 보았을때 그만둘 용기가 생겼다. 어린아이와 같은 소유욕을 버린다. 종주했다는 훈장보다 중요한 자랑거리는 우리 안에 있다. 결국 자연 속에서의 자기 확인은 나를 제외한 세상이 얼마나 크고 강력한가를 아는 것이다. 드넓은자연 속에서 내가 작은 존재이듯, 인간 속에서도 나는 들풀같은 존재로 이 시간을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이다. 무어라 뻐기고 무어라 소리쳐도. 다른 인간을 조정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의미를 찾는 것도, 이 작고 결점투성이이며 한시적 존재인 나에게 얼마나 무리한 일인가? 자연 앞에서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지 실마리를 찾는다. 

*자연 앞에서도 이와 같다면 자연을 만드신 이 앞에서는 무얼 말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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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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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도피구로 사용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견디기 힘들거나, 혹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상이 나를 옥죄어온다고 느껴질 때 여행은 좋은 탈출의 기회다. 

이 유머러스하게 쓰여진 여행기는 여행을 [얻는 것의 연장선]에서 보려는 시도에 대한 통렬한 비꼼이다. 사진 남기기, 가서 보고 오기. 빡빡한 계획들.우리들의 여행계획은 흔히 우리가 살아오던 방식과 닮아있다.

그러나, 얻는 것으로의 여행이 아닌 잃는 것으로의 여행이 있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많은 움켜쥔 것을 놓음. 내가 내 생활 현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모습, 살아가는 나의 이유, 중요한 것에 대한 가치관. 이런 모든 것을 일단 잃음으로 얻게 되는 것으로의 여행이다. 그곳 여행지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서 내가 아둥바둥 살듯이 그곳의 다른 피부색, 머리색깔, 언어, 문화 속에서도 그들 또한 밥을 벌기 위해 아둥바둥산다. 이 모습 속에서 나를 본다. 그럴 필요가 없는 나. 그러지 않아야 하는 나.

더 포괄적가치관에 대한 반성이 그제사 고개를 든다. 나의 잘못된 판단들에 대한 후회. 점차 인간에 대한 기대를 버리게 된다. 진정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보인다. 그때야 여행은 비로소 내가 바뀌어지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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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 손쉽게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설계의 힘
칩 히스 & 댄 히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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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이유야 다양하겠지만,자기 자신의 행동의 변화를 만들고자하는 필요를 느낀다. 성격이나 운전 습관, 흡연, 과체중, 업무형태, 시간관리 등 여러가지 일에서 이런 변화를 시도하지만 대부분 처음에는 잠깐 효과를 보다마는 경험을 한다. 

이 책은 이런 변화를 이끄는 동력을 쉽게 분석하고 나름대로 목표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의 문제로 보이는 것은 종종 상황의 문제고, 게으름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탈진의 문제이며, 저항을 보이는 것은 종종 명확성 결핍의 문제임을 보이며 그 대안으로 명확한 방향과 시나리오 제시의 중요성, 감정과 작은 성공, 정체성을 동력으로 삼는 방법, 환경설계와 집단압력을 통한 수월성 확보까지를 보여준다. 탁월하고 총체적이며 실용성에까지 가닿는 좋은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나는 [누구든지 10kg을 뺄 수 있다]를 이 책과 같이 보며 체중감량을 시도했다. 그 책 또한 [스위치]가 제시하는 동일한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방법을 전체 스케줄의 곳곳에 활용하고 있었다. 물론 두 책이 서로 직접적인 활용자료가 아니었음에도, 동일한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긍정적 행동 포착하여 강화-계속 노출되면 그에 맞춰 행동-변화는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는 이 교훈은 결국 13kg의 체중감량을 성공하도록 도왔다. 내 삶의 다른 분야에도 적용
하고 다시 한번 이 효과에 대해 확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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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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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책인 [링크]를 통해 네트워크 시스템을 가진 사회관계, 생물학의 기본 원리가 멱함수 관계임을 보였던 바라바시의 두번째 책이다. [링크]가 그러했듯 이 책 또한 그가 진행하고 있는 전문적 연구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고 또 앞으로 일상에서의 적용점을 제시하고 있다.

바라바시는 2008년 Nature에 게재한 [Understanding individual human mobility patterns.]에서 10만명의 휴대폰 사용자의 이동 패턴에 대해 분석하고  그것이 항상 일정한 범위내에 있음을 보였다. 이것은 인간의 이동이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2010년 그는 다시 Science에 게재한 논문 [Limits of predictability in human mobility.]에서 그 엔트로피를 계산하여 예측가능성이 약 93%에 미침과 실제 64개의 다음 이동장소 선택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대부분 1.74개의 가능성으로 다음 이동 장소가 결정된다는 것을 보였다. 

이와 같은 그의 연구는 인간의 행동반경과 행동패턴의 무미건조함을 보여준다. 집과 일터를 오가는 생활, 비슷한 휴가지. 거의 같은 주말 휴식 패턴들은 우리 자신도 느끼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다. 이것은 인간이 자신의 삶의 터전을 중심으로 고착화되는 현대적 삶의 양태를 보여준다. 동물들과 자연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자유로운 선택의 패턴이 갖는 폭발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상실된, 현대적 효율과 필요에 의한 삶이다. 폭발성이 없는 이런 가우시안적 분포는 일정한 시간 일하고, 일정한 장소에 머무르고, 집중된 일처리와, 일정한 통화패턴, 러시아워, 고속도로 정체를 만든다. 

바라바시는 그의 다음 연구주제로 폭발성의 예측을 원한다. 더 정밀한 측정도구와 숨겨진 변수들을 모두 대입함으로써 인간의 행동이 결집되어 나타나는 사회에서의 폭발성까지를 예측해내는 것이다. 주식폭락도, 혁명도, 전쟁과 급작스런 인구이동, 트렌드의 변화도 예측하는 것이다. 폭발성이 예측되면, 결국 가련하게 지금도 선택할 것이 얼마없던 인간은 영원히 폭발성을 억압받는 계급 안에 굳어져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이 됨을 뜻한다. 인간이 꿈꾸던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회의 꿈이다. 하지만 이 꿈은 인간이 더 규제되고 사회까지가 통제될 수 있다면, 9.11 이후에서처럼 서로의 위협성이 극대화되어 모두 감시대상이 되고, 서로를 최대한 불신하여 통제기관에 의존하게 된다면 더 손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자유를 제한하고자는 인간의 이러한 경향은 현대인만의 특성은 아니다. 이것은 인간 본성 안에 있다는걸 우린 안다. 타인에 대한 규제, 타인을 조정하려는 의지는 인간이 타인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공통된 현상이었다. 중세와 고대에도 공산주의에도 근대 식민역사에도 타인을 통해 자아를 확장하려했던 강자들은 반드시 타인을 조작하고 자신의 뜻대로 24시간 움직여 주길 원했다. 이런 타인을 구속하려는 경향은 내면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속이는 욕구] 때문에 발생한다. 한 개인일수 밖에 없는 인간이 남보다 우월함을 타고 났다고 믿을 때, 스스로를 기만하는 자아 팽창감의 만족을 위해서는 남보다 우월한 소비와 우월한 지배와 다른 인간 위에 군림하는 느낌을 소유해야만 했다. 만족한다면 타인을 자기 의지로 조정하려는 조작을 멈추겠지만, 속이는 욕구는 만족을 모른다.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를 선호하는 또다른 이유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다. 결국 남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 생명까지를 위협하리라는 공포. 율법적 규약으로만 폭력과 공격성이 통제됨을 알기에 자신의 자유를 희생해서라도 제약을 받아들인다. 이런 의미에서 자유는 폭력이 사라질 때야 가능한 사치다. 서로를 믿으며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고자하는 꿈은 내가 남을 미워하는 현실에서는 결코  이루엊지지 않을 것이다. 

평화도 평등도 불가능한 세상에서 결국 내가 힘을 갖고 내가 안전의 우선권을 쥐는 것만이 현실적 해결책인가? 내가 먼저 폭발을 예측하고 게토화된 자유를 독점하는 것, 많은 링크를 선점하고 독점적 네트워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며 누리는 것? 나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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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3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링크의 저자군요! 이번에도 멋진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책 소개 넘 감사합니다. 이런 책 넘 좋아하거든요~^^

카를 2010-08-3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독후감마다 관심 가져주셔 고마운 마음입니다.

2010-09-01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를 2010-09-0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가장 의미있었던 고전은 칼빈의 기독교강요(크리스챤 다이제스트)와 바르트의 로마서 주해(한들)입니다. 아직도 읽고 있는 중입니다.^^

yamoo 2010-09-02 23:21   좋아요 0 | URL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베버의 신교윤리와자본주의정신 읽을 때 구해볼려고 했는데 구하지 못했습니다..이거 어케 구하죠?

그리고 바르트는 롤랑바르트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분이 로마서 주해도 했나요??

카를 2010-09-0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빈의 기독교강요(크리스챤 다이제스트)는 여러 인터넷 서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칼 바르트의 로마서 주해(한들)는 말씀사 인터넷 사이트에서(생명의 말씀사 http://www.lifebook.co.kr)구할 수 있고, 로마서 강해라는 책이름입니다.

yamoo 2010-09-03 10:12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칼 바르트군요~ 인터넷 서점 검색해 보니 기독교 강요는 죽~~뜨더라고요..ㅎ 칼바르트..아, 칼바르트 였군요~ 감사합니다~ 얼른 구해서 보겠습니다~~

아, 근데, 카를님 목사님이신가요??

카를 2010-09-03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니오. 아직 아무 임직도 없는 평신도입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27
장 자크 루소 지음, 주경복 옮김 / 책세상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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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시는 그의 최근 책 [버스트]에서 혁명 혹은 어떤 폭발적 사건은 답보되어 오던 어떤 느릿한 흐름의 갑작스런 행보라고 설명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행동의 배후에 존재하는 이러한 버스트는 때로 우리로 그 사건의 전후 맥락을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 이유는 똑같은 화합물을 섞었을때 한동안이나 발생치 않던 일들이 갑자기 어떤 상황에서는 폭발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혁명을 앞둔 18세기 중반, 프랑스는 여느 유럽 국가와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던 다른 국가들과 거의 같은 요소들을 갖춘 초강대국이었다. 이러한 국가발전과 맞물려 여러 문화의 진보와 각종 고급 사치 풍조가 왕궁을 중심으로 앙시앵레짐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그 한편에는 이러한 발전의 혜택에서 한걸음 뒤에 물러나 비판적 시각으로 이런 추이를 지켜보던 철학자들과 문인들이 있었다. 그들이 백과전서를 편찬하던 디드로와 달랑베르, 그리고 볼테르와 루소다.

루소는 1753년 디종 아카데미의 질문인 [인간 사이의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불평등은 본태적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먼저 타고난 것과 인위적인 것의 구분에서 시작한다. 타고난 인간의 원리로 그가 제시한 것은 두 가지, 안락을 포함한 자기보존의 욕구와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이다. 하지만 본태적 자기보존과 타인의 아픔을 피하고픈 욕구의 조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을 개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깨달은 인간은 자기보존과 타인보존의 조화에서 자기 보존만을 위한 존재로 바뀌어간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고 그런 자신이 더 많은 것을 누려야 한다는 감정을 만족시키려는, 속이는 욕구에 좌우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이성에 의한 추론화 과정은 연민을 눈에 보이고 느끼는 것이 아닌 관념으로 만들어 약화시키고 이기심을 합리화한다. 

자기 욕구를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할때 평등은 사라지고 私有가 도입되고 타인의 노동이 필요해 진다. 야금술과 농업의 발전으로 토지는 사유재산이 되고 이 사유재산을 보호코자 사회 법률이 교묘히 만들어지고 국가라는 형태로 강제화된다. 자연적 자유는 포기되고 소유와 불평등은 고착화 된다. 소유의 발생과 소유의 보호, 그리고 불평등의 심화는 사실 피지배층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또 다른 타인을 지배하기 위해 자신을 남에게 굴종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실패의 한 동인이었다, 자유만을 원하는 자에게는 강요할 수 없었던 상황이 이제는 일상이 된 이유는 인간이 자유를 팔아 지배를 산 때문이다. 

루소의 해결책은 원래 자연의 미개인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의 교육철학처럼 스파르타를 닮은 자연교육은 실현되어야 겠지만, 현재 프랑스를 뒤덮은 전제군주의 타도는 힘으로만 가능했다. 이것은 자연에 거스른 체제에 대한 합법적 행위다.  힘으로 유지되는 권력은 힘으로 타도하는 것이 자연질서임을 넌즈시 그는 내비친다. 루소의 디종아카데미의 질의에 대한 답변은 인간 사이의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인가?- 인간능력 발달과 정신진보에 따라 성장강화되어 소유권과 법률 제정에 따라 안정 합법화된다.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실정법의 도덕적 불평등은 신체적 불평등과 조화되지 못할때 자연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분명 그 시대가 도출한 것이며 이후로 36년이 지난 후에야 혁명 안에서 현실화되었다. 그의 이 책은 그의 백과전서 동료들이 시도하던 때론 중요한 것 같고, 때론 의미없어 보이던 수많은 글들과 넋두리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폭발의 시간에 이것은 그 연료가 된다. 그들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폭발, 혹 없을지도 모르는 폭발의 연료를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36년은 지루한 답보의 과정으로만 보였고 볼테르, 루소, 달랑베르, 디도로는 혁명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36년이라는 이런 답보의 과정들은 우리가 지금하는 모든 지지부진한 옳은 도전들,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모든 시도들이 비록 쓸모없어 보일지라도 또는 전혀 독창적이지 않아 보일지라도 그 방향이 올바르다면 때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다. 이것은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꿈과 옳음에 대한 믿음이다. 그들은 죽었으나 꿈은 남았으며 시대는 그들을 버렸어도 옳음은 그들의 편에 섰다. 이것은 계산대로만 돌아가는 것만 같은 세상에서 그래도 살만한 근사한 이유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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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0-08-1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래 본 사회과학 고전 리뷰 중 최고로 멋진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래 전에 읽은 건데 감회가 새롭군요! 카를 님의 리뷰는 언제나 봐도 최고입니다~

근데, 이 책의 번역은 괜찮은가요?

카를 2010-08-1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비교적 곤란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번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