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야나기다 구니오 지음, 한명희 옮김 / 수희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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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아이들이 있어서 그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살았던 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가를 생각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아이들이 손에 들고 읽은 만큼 나 자신도 그 아이들의 책을 손에 들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보는 책들의 분량이 늘어서 그 내용들을 차분히 다 음미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볼 책은 꼭 나도 읽어보고는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책속을 거닐면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구나, 아이들 책에도 깊은 감동과 의미를 느낄 수 있네.... 등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가지곤 하였던 기억입니다. 한데, 이 책을 보면서 그런 나의 감상보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어른들에게 그림책의 세계로 돌아갈 것을 권하는 작가의 열정을 보게 됩니다. 그림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글만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그림을 곁들인 보조적인 의미의 책이 아니고,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세상을 멋지게 표현하고, 또 하나의 생각을 훌륭하게 빗어낸 완성된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그래서 그 그림책을 나이가 들어서 인생의 경험을 쌓고 나서 찬찬히 읽으면 실로 또 다른 깊은 맛을 찾아낼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열정을 말입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NHK의 사회부 기자, 논픽션 작가로 일하였으며, 위기관리 분야에 관한 저서를 집필하고 그외의 종말 의료 등의 다양한 분야의 책도 써 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그림책에 관한 에세이와 캠페인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 것은 아마도 그의 삶속에서 그림책을 재발견한 것이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죽음을 앞둔 한 첼로 연주자의 마지막 공연모습에서의 인상과 자신의 어린시절 읽었던 플란다스의 개의 소년 네로의 마지막 죽음의 과정속에서 겹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인생과 그 종결에 대한 긍정적인 납득의 모습을 보고서는 새롭게 그림책에 대한 관심을 가진 듯 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점에서 차례로 발견해 가는 그림책 속의 깊은 세계와 또 다른사람들의 활동을 통해 보게 되는 그림책의 가치를 느끼면서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을' 읽어야 할 때라고 확신하고 자신의 확신을 따라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바로 저자가 그림책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깨달아가는 과정과 그런 자신의 깨달음을 도한이라는 대형 출판도매회사와 요미우리 신문사, 하쿠후토라는 광고대행사를 통하여 전국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마음의 사막에 물을~'이라는 테마의 1차 프로젝트와 '마음과 언어의 위기 시대'라는 주제의 2차 프로젝트에서 소개했던 각각의 책들에 대한 자신의 감상과 포인트를 정리하였고, 그러한 책들속에 담긴 글과 그림의 주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정리, 그리고 두차례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편지를 보내온 이들의 사연속에서 그러한 활동의 성과와 실질적인 의미를 되짚어 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은 그림이 고운 책, 이 책은 내용이 좋은 책, 이 책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하는 깊이 있는 책 등등의 느낌을 가질 때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 그림책의 매니아가 되었노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는데, 저자와 같은 안목과 깨달음을 가졌던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나나 그들보다 더 나아간 점은 그러한 가치를 혼자서만 간직하지 않고 자신의 활동을 통해서 그리고 이런 책을 통해서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요즈음 우리 서점가를 보면 어른들에게 히트를 쳤던 자기계발서류의 책들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어른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책들이- 앞에 '어린이를 위한~ '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어린이용으로 발간되는 것이 붐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 몇몇은 잘 팔리는 책의 앞자리를 버젓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러한 흐름이라는 것이 결국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어른들이 달려가는 길에 대한 축소판으로서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자기고백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이런 처세술이나 지식, 지혜를 미리 배워서 성공을 향해서 발빠르게 경주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욕심이 숨어 있기도 하겠구요. 이 책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그런 모습이 더더욱 건강해 보이지 못한다고 한다면 너무 과한 비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보던 베스트셀러들을 미리 탐독할 것을 권하는 세상을 보는 외눈박이 시각에서 벗어나, 물이 말라 사막이 되어버린 마음 밭을 애처롭게 가꾸고 있는 마음과 언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어른들이 먼저 지금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책에 다가가 잃었던 감성과 눈물과 순전함을 회복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자의 말처럼 앞만보고 달려가던 우리에게 잊어버리고 있던 삶의 감성을 채워주는 샘이 거기에 숨어버린 듯 하니까요. 책의 제목처럼 이제는 마음이 울적한 날엔 그림책을 펴 보아야겠습니다. 인생에 적어도 세차례 -어렸을 때, 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그리고 노년에 (이때는 손자와 함께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림책을 펼치자는 저자의 말처럼 그 안에 담긴 세상은 내가 세상에서 다 배우지 못한 것들, 세상에 다 펼치지 못한 것들을 아직도 가득 품고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음을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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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
안세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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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의 매일의 삶이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협상과 타협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본다면, 아마도 이 책은 모든 이들에게 귀기울여 들을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저자가 우리나라 최고의 협상전문가라고 하고,  그런 저자가 일반인들이 부담감 없이 읽기에 알맞게 썼다는 관심을 끄는 말들을 제외하고 순전히 책의 내용만 가지고 우리의 삶을 비춰보더라도 분명 우리가 알지 못하고 당했거나 써먹었던 수법들의 일부를 깨달을 수가 있고, 그런 때는 이렇게 처리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클린 트릭'-멋지게 해치우는 재치-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소개하는 이 책은 여러가지 협상에서의 요령과 기법, 그리고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달리 적용되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개론서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상의 비지니스를 하는데 도움이 될 쉬운 책이라는 의도로 씌여졌기 때문에 체계적이라기 보다는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는 실례를 통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그 스토리 속에서 각자가 주워담아야할 묘수들을 차분히 풀이해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일의 생활속에서, 이 책의 관점에서 보면, 협상이라는 크고 작은 일들을 치뤄내면서도 그러한 일들의 의미나 또는 그러한 일을 다루는 방법이나 기법 등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나 고민이 없이 지나치곤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이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겠지요. 물론 그 중에는 세상사는 이치를 조금 더 깨닫거나 약삭빠르게 이용하여 조금의 이득을 더 보거나 손해를 줄이는 정도의 일처리는 있었겠지만, 그것들이 어떤 논리적인 체계나 설명 아래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구요. 하지만 저자의 실례를 통한 이야기들이나, 특히 역사속에 흐르는 협상 이야기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이나 서희 장군,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기관총을 구하기 위한 협상의 모습을 보노라면 클린 트릭을 통한 협상의 승리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멋지게도 하고 통쾌하게도 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에서 승리한다는 것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날마다 우리가 하는 협상이 야누스의 모습을 가진 야수라는 말과 밀고 당기며 이 야수를 다뤄야 하는 과정에서 설득과 배려만으로는 어림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에 저자가 말하고 있는 클린 트릭을 통해서 멋지게 제압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요즘 시중에 나오는 '설득', '협상', '처세'에 관한 많은 책들이 착한 선비의 모습을 가진 협상밖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타박이 결코 부끄럽지 않을만큼 다양한 협상의 방법과 그 이면에 도사린 함정이나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 분야에 대한 많은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고 참 유익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협상에 대한 원칙들과 이야기들은 살면서 두고 두고 내 삶을 지혜롭게 할 만한 것들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 되고, 때로는 돈이 되지만 더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를 지혜롭게 해 준다는 것이겠지요....아마도 뱀같이 지혜롭고 또 한편으로는 비둘기처럼 순결한 삶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한번 쯤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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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젖소를 떨어뜨린 이유
알지라 카스틸유 엮음, 임소라 옮김 / 좋은생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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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과 제자가 한 농장을 지나다가, 스승이 제자에게 그 농장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까지 제자에게 알려 주지는 않고, 시간이 흐른 후에 아름답게 변한 그 농장과 풍요롭게 살고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깨닫게 됩니다. 젖소가 가족의 먹고사는 문제를 좌우할 만큼 커보이지만, 때론 그것이 하찮은 대단한 것일뿐이라는 것과 더 큰 비젼과 능력을 펼치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그 가족은 계속 그렇게 젖소가 공급해주는 우유로 근근히 생활을 영위해 갔겠지만, 그 장애물이 제거되었을 때, 잠깐의 위기가 왔지만 결국은 노력하여 더 풍요로운 삶을 이루어 내었으니까요.....'사람이 저지르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실수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믿고 용기 있게 행동하라' - 시드니 스미스 

 세상을 깊게 보는 비결 - 지혜, 삶을 기쁨으로 이끄는 비결 - 사랑, 흔들리지 않는 삶의 비결 - 믿음, 세상 모든 깨달음의 시작 - 인생, 이렇게 네 꼭지의 이야기 모음으로 꾸며진 이 책은, 우리가 어렸을 적에 이솝우화를 읽으며 세상사는 지혜와 이치를 깨달았던 것처럼, 어른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그러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삶을 근근히 이어가며 자신의 능력을 한정지어 버리는 못된 습관을 지닌 우리에게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라"고 권면하기도 하고, 인생의 많은 안타까운 일들에 낙망하는 우리에겐 거듭되는 불행뒤에 결국 그 불행이 행복의 이유가 되는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으니 힘내라고 위로하기도 합니다. 종업원에게 팁을 주고 싶어서 그 종업원의 불친절을 감수하면서 까지 기어이 좀더 싼 아이스크림을 먹고 탁자위에 조용히 팁을 두고 간 소년의 작은 배려속에서는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를 보게 되기도 하고, 탐욕으로 바닷물에 몸을 던지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우리안에 감춰진 탐심의 악취를 고스란히 맡아보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책속에 담긴 이야기 하나하나가 깊이 음미하고 되새겨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들입니다. 인생을 좀 더 지혜롭고, 사랑이 넘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충분히 도움을 줄만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입니다.....'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희망을 버릴 뿐이다.' - 리처드 브리크너

 그렇다면 '나의 젖소는 무엇일까요?' 이것 저것 생각을 해보지만 딱히 무어라고 하나로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농장의 주인처럼 내가 젖소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절벽에 떨어뜨려 버리면 당장 눈앞의 삶이 막막해 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그런면에서 그 스승은 젖소를 지적해 낸 안목도 지녔지만, 그 농장의 가족들이 젖소를 잃어버리는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만한 능력을 지닌 것을 직감한 통찰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지혜라는 것은 결국 그런 것이겠지요. 어느 단편적인 것의 모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조화롭게 아우를 수 있는 능력...... 결국 스승의 그러한 모습과 이야기 속의 많은 가르침들을 읽으며, 삶의 많은 부분을 허덕이는 이유가 바로 세상에 지혜가 부족함이 아니라, 그 지혜를 들을 만한 귀가 부족하고, 그 지혜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들은 것을 정직하게 행할 만한 발길이 부족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쯤에서는 나도 젖소를 절벽에 떨어뜨리러 가야 하는 것이 맞는 순서일텐데, 아직도 '나의 젖소는 무엇일까?'하며 물음만 되뇌이고 있으니..... 부디 제대로 된 젖소를 찾아 절벽아래 깊은 계곡에 용감하게 밀어버려야 할 텐데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시에 장미가 있다고 투덜거리지만 나는 나무 가시에 장미가 달린 것에 감사한다.' - 알퐁스 카

'아무리 하잘것 없는 인생이라도 거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이유와 가치가 있는 법이다' -미치 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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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크릿 -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의 조건!
마담 호 지음, 임수택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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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누구나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렇게 하면 당신도 곧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책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 책은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진정한 부는 돈이 아니다'라는 도발적 질문으로 진정한 부가 무엇인가를 저자의 경험을 통해 잔잔하게 전해준다...." // "사람은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른다. 이 책에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돈을 현명하게 쓸 줄 알며, 먼저 베푸는 사람들의, 그들만의 성공 방법이 담겨 있다...."

 제목을 보면서 최근까지 각종 베스트셀러 목록의 제일 앞자리에 -요즈음은 해리포터 시리즈와 마법 천자문에 밀리는 듯 하지만 그래도 두세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시크릿'이라는 책의 유사품(?)이 아닐까 하는 진한 의심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시크릿'이라는 책에 대한 평가가 양극단을 달리고 있는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비판적인 편에 서 있습니다-, 하여간 엄청난 인기(?아니면 일종의 미신적이거나 광신적인 기대)를 누리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고, 이 책은 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분명 책 표지의 디자인이나 각 페이지를 갈색톤으로 처리한 형식면에서 만큼은 '시크릿'이라는 책의 유명세를 활용하고자 하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굳이 이 책을 한 번 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한 것은 위에 소개한 두 사람의 추천사 때문입니다. 요즘 넘쳐나는 '부자되세요' 식의 책이 아닌 진정한 부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신선함을 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 때문이지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만났던 화교나 유럽 그리고 유대인 대부호 등에게서 배웠던 대부호들의 일하는 방법, 인생철학, 바람직한 인생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적으로 독자인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 두가지를 말하는데, 하나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되찾을 것, 그리고 두번째는 '진정한 부'란 무엇인지 재구축할 것 입니다. 아마도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기 스스로와 자신이 속한 민족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있을 때 그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풍부한 인간성과 품격있는 국가, 아름다운 나라가 형성되는 것이고 그러한 바탕에 기초한 것이 자신이 만난 대부호들의 '진정한 부'라는 사실인 듯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대부호들의 밑바탕에 있는 것은 부모자식 간의 따뜻한 의사소통이나 사회생활 속에서 배우는 현명함, 강함, 그리고 아름다움이고 이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생활문화였습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즉 '진정한 부'에 대한 강조점은 물질적인 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이루고 지탱하고 있는 정신적인 부요함에 있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저자의 그런 의도에 부합되게 책의 내용은 부자들이 어떤 투자를 하고 어떤 식으로 재산을 증식하여 거대한 부를 이루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 교육관, 학습관, 성공관, 그리고 연애관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과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즉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100원을 200원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2000원이 되게 하고 ... 식의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돈에 대한 철학, 그러니까 돈에 이끌려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의 주인이 되어서 존경받게 돈을 쓰는 방법이라든가, 실패를 통해 더 큰 것을 배우는 자세, 관대함과 친절 그리고 인품에 대한 강조, 미래를 계획하고 인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등 가치지향적인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뒷부분 '돈의 파동'에 대한 이론(?)은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던 '진정한 부'에 대한 가치지향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게 만드는 의아함을 주기도 하지만-솔직하게 이 부분만큼은 이 책이 형식적으로 닮고 싶어한 '시크릿'이라는 책의 의도와도 부합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돈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단지 '돈을 많이 모아야지'라는 욕심에서가 아니라 돈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어찌보면 양쪽에 한다리씩 다 걸치고 싶어하는 욕심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책의 제목에서 기대한 부와 성공에 대한 특별한 비법보다는 위의 두 사람의 추천사에 들어있는 내용처럼 우리가 이미 들어왔고 또는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가 '진정한 부'를 위한 바탕이 되는 소중한 것들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2% 부족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간중간에 세상을 살면서 밑줄을 그어두고 참고하고 싶은 내용들도 여럿이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남는 아쉬움 중의 한가지는 이런 책의 내용을 출판사는 왜 당당한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지 않고 형식적 면에서의 카피를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나만의 오해라면 할말이 없겠지요^^

 "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해. '해서는 안 된다'고 알고 있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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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
홍춘욱 지음 / 원앤원북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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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를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를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큰 실수다." -피터 린치

 미래를 위해서 이제는 저축이 아닌 투자를 해야한다는 말이 너무나 당연시 들리는 요즈음, 피터 린치의 위의 말은 흘러간 노래를 듣는 듯한 느낌마저도 줍니다. 그리고 2007년은 아마도 투자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펀드를 통한 상당한 수익이 뿌듯함마저 주었을 듯 한데, 그것은 곧 주식시장의 상승과 맞물려 있기에 이 책이 말하는 주식투자와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일 듯 합니다. 물론 그것이 직접투자인가 간접투자인가의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이제는 투자의 시대에 들어선 것도, 그리고 앞으로 투자의 중심은 부동산 보다는 주식으로 더 기울것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고, 주식투자가 미래의 자산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년 연말마다 반복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형편없는 투자결과에 대한 뉴스를 대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주식시장이 그림의 떡 정도 밖에 되지 못하거나, 투자의 성공에 대한 단열매보다는 실패의 두려움에 압도 당하기에 딱 알맞는 모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기도 합니다. 올해처럼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를 통해서 기대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겠지만, 평생에 한두번 올까 말까한 기회였다는 말들도 많이 들리니, 내년에도 그런 단열매를 딸수 있다고 할 수 없겠구요.

 책의 처음에서 저자는 노령화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사회가, 은퇴 이후 30여년을 버텨야 하는 현재의 세대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수단으로서는 주식투자가 가장 유망하며, 그 투자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 시장이 유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반복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실패에 대한 분석도 저자의 관점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의 논점은 결국 미래의 부를 위해서는 주식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적인 가정하에, 다가오는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반복되는 실패를 극복하고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과 투자의 핵심을 전달하는 것에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저자도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고, 내용의 많은 부분을 여러 통계와 비교 자료 등을 통하여 그러한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주식 투자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가치 투자니 기술적인 투자니 챠트 분석이니 하는 그런 지엽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근본적이고 큰 그림 속에서 시장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이야기하는 주식시장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해하기 위한 바탕은 주식시장의 추세 파악과 그보다는 더 단기적인 시장의 순환에 대한 예측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구체적으로 이 두가지 사항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실제적인 지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장기 추세 파악을 위해서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경상수지 추이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과거 주식시장 흐름을 볼 때, 경상수지의 흑자전환과 저물가 현상의 시기에는 주식시장의 강력한 상승을,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불안해지면 외면상 경제가 좋아보이더라도 주식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여러 자료를 근거로 한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주식시장의 이러한 장기 추세가 아닌 수개월 단위의 짧은 순환을 예측하게 위해서는 경기선행지수와  이에 대한 보조지표로 경기확산지수, 재고순환지표를 활용하고, 이에 덧붙여 미국 및 우리나라 시장의 금리 변화와 교역조건 변화율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용어들이 생소하고 경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더라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또한 노후를 위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인내하며 이정도 수준에서 시장을 읽고 예측할 만한 내공을 쌓으라는 이야기겠지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주식투자가 우리 각개인의 미래의 부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될거라는 저자 나름의 확실해 보이는 근거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저자가 시장의 분석을 통해 갈고 닦은, 그 자신이 말하는 기회가 있는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들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인 독자들에게 물고기를 준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도구가 무엇이라고 말해준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낚시 도구를 들고 어떤이는 그물가득 고기를 담겠고, 어떤 이는 조금 채우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빈 그물로 돌아와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도구를 낚시에 알맞게 갈고 닦는 일은 책을 읽은 나를 비롯한 독자들의 몫이겠지요. 다만, 결과에 상관없이, 저자가 말하고 알려준 낚시 도구가 다른 여러 책에서 담아들었던 도구들에 비해서 훨씬 그림을 크게 그리고 시장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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