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수업 -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지혜
제럴드 G. 잼폴스키 지음, 막시무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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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는 '영적 빈곤 spiritual deprivation' 상태, 즉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가정에서 물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마음 깊숙이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박탈감을 느끼'는 상태는 우리가 살다보면 반복해서 겪게 되는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의기소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명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위해서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얻거나 채우지 못했을 때 가지게 되는 좌절감, 그리고 그런 상태의 반복속에 마음이 지치고 영혼이 상처받았다는 느낌이 들고 모든 것에서 분리되고 진정으로 삶에서 필요한 무엇인가가 빠져버렸다는 느낌이 밀려올 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저자 자신의 생각으로는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한 사랑에 이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사랑'이란 단어만큼 광범위한 의미를 품고 있으면서 -광범위하다는 말은 그 만큼 이 단어가 오염된 언어라는 사실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문화와 지역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단어도 많지 않을 듯 합니다. 어떤 공동체 안에서 이 단어가 말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범위가 있기는 하겠지만, 또한 말하는 사람들의 관계나 시간, 장소와 매체 등에 따라서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어원은 육체적인 의미가 강한 '에로스', 인격적인 교제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아가페', 그리고 친구사이의 우정을 의미하는 '필로스' 등으로 말하곤 합니다. 동양에서는 아마 유교의 '인', 그리고 불교의 '자비' 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익숙하게 전달되는 의미일 듯 하나, 사전적인 의미는 훨씬 어렵고 심오함을 담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인류에게 보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미들 중에 저자가 말하는 사랑은 아마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 타령이 아닌, 아가페나 인, 또는 자비라는 개념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저자가 사랑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해서 '사랑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 '이 세상의 많은 가치들 중에서 영원불명의 정의에 들어맞는 것', '우리 존재의 본질' 등으로 설명한 것을 고려한 한다면 그리 이해해도 될 듯 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두려움에 무릎꿇지 않고 온전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그러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들입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는 삶의 태도 12가지 - 베풀기, 용서하기, 마음 다잡기, 결심하기, 공격하지 않기, 피해의식 버리기, 비판하지 않기, 현재에 살기, 과거 흘려보내기, 인식 바꾸기, 자유로워지기, 책임지기-를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의 삶의 방식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서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한 예시를 보여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가 들려주는 예시는 대부분 저자 자신의 경험들이고,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개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자가 언급했듯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아마 많은 이들에게는 익숙한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의 많은 자기계발서들이나 방송프로그램, 전문가들의 의견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내용들과도 겹치는 내용들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오래된 테이프를 다시 듣는 느낌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현대인의 삶이라는 것이 여러 문명의 이기들로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육체적으로 편안해지긴 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저자가 처음 이 책을 쓰며 고민했던 문제들이 더 심각해지고 더 광범위하게 퍼진 면이 있다고 인정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가치와 그것을 마음속에 이루기 위한 방법들이 더 필요한 시대라고 감히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문답이나 뜬구름 잡는 식의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제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본을 강조하고 그 기본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유익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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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를 리뷰해주세요.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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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적으로 음악적 재질을 타고난 사람은 매우 드물듯이, 언어적 재능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독서나 글쓰기 같은 언어 훈련을 특별히 경험한 적이 없다면, 당신은 언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신이 비록 얼마간의 독서나 학창시절의 문예반 활동을 통해 약간의 글을 끄적거려 본 경험이 있다 해도 당신의 언어 연주력은 아마도 고작 내 음악 실력에 비견될 만큼, 엉터리 수준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수나 성악가들처럼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겠지만, 저자가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자신이 말을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언치라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언치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많은 초보자들이 능숙하게 언어를 다루는 관록있는 작가들처럼 글을 써 낼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굳이 지적하지 않았더라도,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정말로 스스로가 언치라는, 언어의 미묘한 차이와 감성, 의미의 다양함과 내포된 다의성 등에 얼마나 무디어진 상태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아마도, 진정한 글쓰기는 바로 거기서, 즉 스스로가 언어를 제대로 다룰지도 모르는 언치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라면서 한때, 문득 만난 소설의 한 장면이나 시의 한 구절, 책속의 몇몇 주장에 마음과 영혼을 빼앗겨보지 않은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거기서 더 나아간 이들이라면 스스로 멋진 글을 써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문득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 대한 방식이나 기교가 서투를지라도 마음 하나만은 멋진 작가가 되기에 충분할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 지점입니다. 바로 저자가 말하는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서 남다르게 고민하고 자신의 시점을 만들어 낼'만한 열정을 지닌 시기였을테니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정직해지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무 사심없이 써내고자 하는 정신만은 살아있는 그런 시기였을테구요..... 이 책은 글쓰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글쓰기라는 작업의 기교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작업자체의 의미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즉 기교로서의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 또는 방식으로서의 글쓰기, 미사여구로 도배된 그럴듯한 글쓰기가 아니라 진솔한 감정과 자신만의 삶의 관점이 살아있는 글쓰기, 남의 언어와 표현방식을 빌어다 쓴 겉멋을 낸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숨결과 리듬이 담긴 창의적인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 그러한 삶을 먼저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더 근본적인 의미이자 가치입니다. 글쓰기라는 것이 신춘문예에 작품을 보내고, 문학지나 출판사에 작품을 보내 출간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는 나와 삶을 가꾸고 더 풍성하고 한편으로는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그러한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글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글쓰기라고 정의한 저자는 그러한 글쓰기에 이르기 위한 여러가지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글의 대부분은 글쓰기의 기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삶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라는 의미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진정한 글쓰기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4장 언치와 언어적 감수성, 7장 주인공 및 화자 되기, 8장 다수언어와 창작언어에 대한 부분이 나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와 자세, 습관 등에 대한 신선하고 따끔한 지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소한 글 하나를 쓰더라도 어떤 자세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은 글쓰기에 대해서 가르치기도 하지만, 정작은 글쓰기에 대해서 정말로 모르는 것 같다고 겸손해하지만, 그 겸손 속에서 무르익은 글쓰기에 대한 통찰력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기쁘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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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글쓰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모든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첫번째 행동은 아마 꿈을 꾸는 것이리라. 가장 빠른 첫번째 변화는 마음의 실질적 상태를 바꾸는 것이리라. 그리고 가장 빠른 첫걸음은 이제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리라 -에필로그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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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오바마,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리뷰해주세요.
대통령 오바마, 백악관으로 가는 길
TIME 편집부 지음, 정상준 옮김 / 조선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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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오바마!' 지금은 너무도 당연시 여겨지는 표현이지만,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의 현실처럼 여겨졌던 표현입니다. 그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색다른 삶의 여정을 지닌 사회 운동가 또는 정치 신인이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적어도 아직은 아닐거라고 생각했고, 그의 두번째 책 '담대한 희망을 읽었을 때는 이 사람이 정말 미래를 바꾸고자하는 참된 비전을 지녔고, 또한 그러한 비전을 이룰만한 준비된 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의 벽을 넘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기존의 정치가와는 다른 지도자를 원하고 있었고, 대통령 오바마의 이야기는 그렇게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과 함께 그렇게 시작되고 또한 그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세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또한 사람들이 정치가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가장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는 그는 또한 그러한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가장 과감하게 현실 정치에 접목시켰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캐리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좀더 담대해질 것을 요구하며 미국인들의 눈앞에 나타났던 무명의 버락 오바마가 하원의원 선거에 실패하고, 초선의 연방 상원의원이 되고, 다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고, 미국의 44대 대통령에 뽑히기까지의 드라마같은 과정을 여러 사진과 함께 간추려서 전하고 있는 것이 이 책입니다. 어떤 주제의식을 굳이 찾으려고 한다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삶의 중요한 궤적들을 간단하게 정리하는데 있는 정도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고, 또 다른 주제의식이나 체계적인 정리나 해석을 곁들이고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오바마 대통령을 다루었던 책들에 비해 생생하고 시원스런 화보들이 더 많이 곁들여져 있다는 것과 그 화보들 중에 몇몇이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면이 있고..... 여하간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까지의 삶의 여정은 여는 정치인과 비교했을 때 정말로 색다른 부분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 중서부 중산층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고, 얼굴도 모르는 채 이혼한 아버지를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딱 한번 제대로 재회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두번째 결혼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삶을 체험했고, 그의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의 많은 부분은 하와이의 조부모와 함께 하였던 것 같습니다. 여느 흑인들처럼 차별을 받고 방황하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여느 흑인들과는 다른 혈통의 문제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혼돈을 낳기도 하였던 듯 합니다. 하버드에서의 법학 공부와 시카고에서의 지역사회 활동가로서의 삶,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방문하였던 이야기들..... 어느 것 하나 평범해 보이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여정은, 그가 백악관으로 향하기 위한 과정이었따고 할 수도 있게지만 더 크게 생각한다면 그가 백악관에 다다른 뒤에 세상사람들에게 펼쳐 보이고자 했던 담대한 희망과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입니다. 단순히 과거가 아름다웠던 사람이 아니라 미래에도 지금까지 꿈꾸어왔던 그의 담대한 희망들이 아름답게 열매맺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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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느낌이 있는 사진들이 담겨 있다는 점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한핏줄 도서) -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담대한 희망>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 책속에 담긴 사진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이 책은 한 구절보다는 사진(화보)가 더 어울릴 것 같다 .....1) p36-7 : 연설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두 흑인 어린이의 사진, 2) p53 : 첫번째 악수, 3) p57-8 : 금발의 어린 백인 소년과 마주보고 있는 사진, 4) p88-89 : 산책하다가 앞뜰에 나와 있는 백인 가족과 대화하고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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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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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찍기에 대한 책..... 당연히 그러한 책에서 그럴듯한 사진 몇장쯤은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없습니다. 흑백이든 칼라든 사진이라곤 앞표지에서 뒷표지까지 아무리 뒤져도 하나도 나오질 않습니다. 대신 사진보다 훨씬 정감이 가는 손으로 그린 그림들이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다정스럽게 읽는 이를 맞이합니다. 굳이 책을 읽겠다고 자세를 잡을 필요도 없겠고, 중요한 팁을 정리할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을만큼 간단한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책. 그런 이 책에 대한 변명으로 저자는 '이 책은 사진을 잘 찍기 위한 팁을 끌어 모은 것만은 아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사진 잘 찍는 팁은 아주 많다. 심지어 서로 상충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선 팁을 뛰어넘는 개념, 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원리를 설명하려고 애썼다. 동네 골목이든 산이든, 출사 나가기에 앞서 책의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 페이지나 열어 보더라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 사진에도 힘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집어든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마음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안내서입니다.  

 사진은 곧 삶, 삶에 우선하는 그 무엇은 아니다. 11번째 팁의 물 속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진기를 던져두고 다이빙하는 사람을 그린 그림과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가 있다면 사진을 찍을 것인가? 그 어떤 명분도 사람의 목숨만큼 소중하진 않다. 아이를 구할 수 있다면 사진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내가 나의 가족 사진을 찍을 때, 또는 멋진 풍경을 좀 찍어보려고 낑낑거릴 때, 무엇을 위해서 그리하였던 것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지하고 진솔한 삶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듯 사진도 우리의 그런 삶을 담는 것이라는, 그럴듯하게 꾸미고 채색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사진은 삶자체가 오롯이 담겨 있는 그런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사진속에 담긴 모습과 풍경이 찍은 이의 삶의 방식이나 관점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한다면, 결국 내 사진에 힘을 주는 팁 하나는 꾸미지 않은 진지한 내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진은? 저자는 '가장 좋은 사진은 재미있는 사진이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본인에게, 사진을 보는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사진은 없다.' 책 중간에 어떤 이는 일년에 마음에 드는 사진 한장을 건질 수 있다면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지만, 가족들이 둘러앉아 빛바랜 사진첩을 보면서도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것은, 앞에서의 저자의 말처럼 그 사진을 찍은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는 좋은 사진들이기 때문이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나같은 초보자에게도 참으로 많은 좋은 사진 -물론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가족이나 친구 또는 친척으로 한정되긴 할지라도-들이 있다는 허풍선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 사진들에는, 나와 가족들에게만 통하겠지만, 그래도 나만의 힘이 팍팍 들어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진을 잘 찍는 팁은 수도 없이 많다.' 여러 사이트 중에서 가장 유용한 곳은 코닥사 (www.kodak.com)이라고 저자는 친절히 알려줍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면서 얼른 설익게 배워서 그럴듯하게 찍은 사진보다는, 조금 세련되지 못했더라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웃을 수 있는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더더욱 잘 찍는 팁에 대한 애착보다는 저자가 곳곳에서 말하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흥미롭고 또한 애착이 갑니다..... 그런다면 영영 초보자 딱지를 떼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가족들에게만큼은 영원히 좋은 사진들을 보여줄 수는 있겠지요. 결코 다른 사람들은 해 줄 수 없는 이야기와 웃음을 담은 좋은 사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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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미쳤다>를 리뷰해주세요.
스타는 미쳤다 -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 리포트
보르빈 반델로 지음, 엄양선 옮김 / 지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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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 -'스타'라고 일컫는 사람들로 요즈음은 연예계만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선두주자들을 '스타'라고 지칭합니다. 예를 들면 '스타' 변호사니 '스타' 의사니 하면서 말입니다- 의 삶을 동경하고 부러워합니다. 물론 그들의 삶에서 흘러나오는 긍정적인(?) 면에 대한 부러움일 것입니다. 한편으로 그들은 기대에 어울리지 않게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어두운 면보다는 밝은 면에 주목하는 듯 합니다. 이 책은 주로 성격장애, 특히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한  정신의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우리가 말하는 스타들의 명암이 뒤얽힌 극단적인 삶과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하여 고찰함으로써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는 독특한 책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많은 돈과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서도 결국은 그러한 호사를 감당하지 못하는 듯, 마약과 술과 섹스, 폭력과 극단적인 행동이나 우울증 등에 파묻혀 파멸로 치닫곤 하는 스타들의 삶에 대해 성격장애라는 정신 병적인 상태를 통해 분석하여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성격장애라는 정신의학 분야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스타들의 유별난 삶과 죽음을 성격장애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낸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저자에 의해서 소개되는 스타들은 대부분 그 자신의 분야에서도 유별나게 특출했던 수퍼스타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유별난 삶을 살고 죽음을 맞이했던 이들 -에디트 피아프, 매릴린 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 로비 윌리암스, 앨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등- 입니다. 어찌보면 영화같은 삶을 살았던 이들이라 하겠고, 그래서 더더욱 흥미롭고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성격장애라는 정신의학적인 렌즈를 통해서 들여다 보면 많은 부분을 더 잘 이해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즉 그들의 삶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성격장애에 대해서 알게 되면, 단순한 신문기사나 뉴스 속에서는 맥락을 알 수 없었던, 그리고 설명할 수 없었던 많은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집요하게 정상의 자리에 서기까지 아끼지 않았던 성공과 명예를 얻기 위한 노력,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카리스마와 능력, 성공의 정점에서의 추락과 자기파괴, 그리고 반복되는 파멸의 악순환 등도 경계성 성격장애나 자아도취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그리고 반사회성  성격장애라는 여러 성격장애의 유형들에 비추어 보면 너무도 적절하게 설명할 수가 있음을 실제 여러 스타들의 삶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그들이 모두가 선망하는 정점에 오를 수 있게 한 것도 성격장애의 역할이고, 또한 그 정점에서 파멸에 이르는 악순환과 불행한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도 동일하게 성격장애에 의한 결과라는 사실을 여러 수퍼스타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스타들의 불행한 삶을 보면서 '명성과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과  유명해지고 나서는 결국 불행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곤 하는 스타들의 모습에 대해 '명성이 그들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명성을 얻은 것이다'라고 변명(?)을 해 주는 이 책은 먼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스타들의 삶의 이면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동경하곤 하는 스타의 삶과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던 그들의 음악이나 기타 작품들이 한편으로는 성격장애라는 병적인 상태의 산물 -물론 이러한 사실이 그러한 음악이나 작품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라는 사실과 어느정도의 정신적인 장애가 남다른 인간적인 매력, 사회에의 헌신, 남다른 창조성과 성공을 향한 굳은 의지와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수가 있고 그러한 의미에서 정신적인 장애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될수도 있으리라는 사실에서는 우리의 삶에 담긴 아이러니를 생각하게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스타들의 열정과 매력 그리고 카리스마 역시 성격장애와 같은 정신적인 장애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과 많은 이들의 열광의 이유가 우리가 하지 못한 대담한 것들을 그들이 대신해 행하고 보여주는데 있으리라는 분석은 스타들의 삶 뿐 아니라 우리 자신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게 하기도 합니다. 스타들은 미쳤지만, 그에 열광하는 우리들은 잠시라도 그들처럼 미치고 싶은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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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성격장애라는 틀을 통해  스타들의 삶의 실상에 대해서 이해 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면과 그러한 사실을 조금 더 확장하면 우리의 삶 자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도 있으리라는 점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스타들에게 열광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스타가 되기 위해 땀을 쏟고 있는 이들 또는 이미 스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누구나 어느 정도 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다. 통제할 수 있는 강박증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일 수 있다. 그것은 남다른 인간적인 매력, 사회적 헌신, 섹스 어필, 남다른 창조성, 성공을 향한 굳은 의지 같은 긍정적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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