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두 얼굴 - 무엇이 보통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김지승 외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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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한아름 안고 길을 가던 여학생이 그만 실수로 그 많은 책들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당신이 옆에 있다면 그 학생에게 도움을 줄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을 듣게 되면 당연히 도울거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나 역시 당연하게 그럴거라고 말하겠지요. 하지만, 정답(?)은 아마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일 것 같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 당신이나 나는 그 여학생에게 눈길 한번 주고는 지나쳐 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고 당신과 그 여학생만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그 학생에게 당연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것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똑같은 사람이 이럴 때 이랬다가, 저럴 땐 또 저랬다가 하다니.....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가 바로 그렇다니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상황에 지배 당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바로 이 책의 주제입니다. 상황에 지배당하는 인간과 그런 상황을 지배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거기에서 인간의 전혀 다른 두얼굴이 나타납니다. 어떤 모습이 우리의 참모습일까요......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한다.  21페이지의 연기가 자욱하게 깔린 지하철 객차안에서 사람들이 태연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의 사진입니다. 그 많은 중 누구하나 나서지 않고 그렇게 10분간을 순한 양처럼 앉아서 기다리다가 엄청난 사고를 당합니다. 10분이라면 모두가 안전하게 대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너무도 명백해 보이는 이상징후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 것-에도 불구하고, 그리 가만히 앉아 있었던 것일까요? 여기서 문제는 바로 여러 사람이 함께 있었던 상황에 있었다고 이 책은 실험을 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혼자만 있었다면 당연히 무언가 행동을 했을텐데, 다른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니까 스스로도 그리 기다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상황이 결국은 대규모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이유가 되었을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전반부는 바로 이런 상황의 힘에 휘둘리고 지배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여러 실험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정말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들이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상황의 힘에 굴복당하고 마는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권위에 복종하고, 다른사람에 동조하고, 집단의 힘에 굴복하는 우리의 나약한 모습.... 바로 여러 실험들을 통해서 보여지는 상황에 지배당하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인간은 상황을 지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상황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우리 삶의 결과 또한 그렇게 정해져 버렸다고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이 책 후반부의 주제입니다. 즉 우리가 상황을 좌우하는 사소한 포인트를 찾아내 바꾼다면 우리를 지배할려고 하는 상황을 멋지게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지하철 선로에 끼인 사람을 모두 힘을 함쳐 구해내는 장면이나 작은 화단으로 무단 쓰레기가 가득했던 골목길을 깨끗하게 바꾸는 과정, 가로등 불빛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범죄율을 경이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었던 이야기 등을 통해서 상황을 어떻게 멋지게 지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상황속의 인간이 무척이나 나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도 결국 인간들이기에 상황이 사람들을 바꿀 수도 있지만, 사람이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의 법칙이라는 동조자 3명을 모으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손가락을 가르키며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이 한사람 또는 두사람이었을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시했지만, 세사람이 되었을 때는 구름같이 모여서 세사람이 가르키는 쪽을 쳐다보는 실험을 통해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사람의 동조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선로에 끼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이 하나 또는 둘일때는 그저 무심히 바라보지만 세사람이 나서서 밀기 시작하면, 주변사람들이 모두 달려들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지하철 역에서 있었던 객차를 밀어 사람을 구하는 모습이 바로 처음 세명에 의해서 멋지게 상황을 지배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나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상황에 지배당하는 인간, 그리고 상황을 지배하는 인간. 이 두얼굴의 사나이가 항상 상황의 지배를 피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질문입니다. 즉 '나라면 안 그럴텐데'라는 교만한 생각보다는 결국 상황에 지배당하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에 대한 겸손한 인정은 상황의 지배를 당하는 방관자나 외부인으로서의 우리 자신을 일깨우고, 그러한 상황을 깨뜨리고 행동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결국 인간이 상황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그로 인한 부조리들을 더 많이 배우고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러한 배움과 지식은 또 다른 환경의 지배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는 토대가 되겠지요.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하는 방법, 선이 선을 부르는 사회를 위한 방법, 그리고 이수현씨 같은 작은 영웅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 바로 우리를 지배하려고 달려드는 상황의 힘을 깨뜨리게 될 때, 당신도 그리고 나도 세상의 작은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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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 유전과 생명공학 -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쇼, 유전의 비밀 하리하라 사이언스 시리즈 2
이은희 지음 / 살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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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 DNA 감식을 통한 범인의 식별, 복제 동물의 탄생...., 지금의 우리 세대에겐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그리 낯설지 않은 용어들입니다. 그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 말인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희망을 말하는 것인지 등을 많은 이들이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한여름밤의 꿈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르르 무너져내린 황우석 박사의 행적이, DNA나 염색체라는 용어정도를 이해하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사건의 요란스러움만큼이나 크게 생명공학의 최첨단에 나서있던 용어들을 각인시켜 놓았을 뿐더러, 인기있는 미국드라마 CSI가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단서들을 통해서 정말 환상적으로 범인을 잡아내는데 사용되던 감탄을 자아내던 방법들의 주축이 바로 생명공학과 연관된 분야였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린 학생들조차도 이러한 용어들이 유전학의 처음을 알렸던 멘델이 주창한 우열의 법칙이나 분리의 법칙, 독립의 법칙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보다도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기초없이 모래위에 지은 집은 미래가 뻔한 법..... 유전학이나 생명공학에 대한 기초가 없이 그러한 개념을 안다는 것은 아주 멀리서 또는 텔리비젼의 모니터를 통해서 방송되는 단풍을 바라보며 아주 멋있다고 감탄하는 것과 다를바 없지 않을는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러한 안타까움을 해소해 주는, 즉 단풍이 든 숲을 마음껏 거닐어 보면 알수 있듯이, 유전학과 생명공학에 대한 기초와 시작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의 발전 과정과 현주소,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 또는 절망에 대한 내용까지 이 분야에 담긴 줄기를 따라가며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진면목을 가늠케 해주는 흥미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전과 생명공학, 그리고 생명체를 논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DNA 일 것입니다. DNA의 역할이 규명되고, 구조가 밝혀지면서, 생명공학이라는 분야의 매력이 시작되었을 것이고, DNA에 대한 자유로운 조작과 이해가 더해지면서 이 분야는 이제 인류의 미래의 한 축을 책임지리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순전한 지적 호기심에서 바라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멘델에서 시작한 유전학이 더디게 발전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며 생명의 신비를 하나씩 벗겨가는 과정, 그리고 이 과정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왓슨과 크릭, 윌킨스와 프랭클린, 그리고 폴링의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내기까지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훨씬 매력적이고 극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그 이후의 PCR법의 발견이라든가, 유전자 치료의 시도와 성공 등에 대한 이야기들 속에도 흥미롭고 매력적인 부분들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이미 그 분야들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 되어버려 따뜻한 사람의 온기보다는 딱딱하고 차가운 테크놀러지의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는 편견이 그러한 생각의 근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로 DNA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멘델 이후 유전학이 태동하고, 외면받던 DNA가 유전물질로 규명되고, 그 구조가 극적으로 밝혀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염색체와 돌연변이, 유전자속에 숨은 질병들과 우생학이라는 괴이한(?) 학문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유전학과 생명공학의 더디지만 꾸준한 발전과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과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면과 해악들에 대해서 반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 '유전자가 약속한 미래'를 통해서는, DNA가 RNA를 만들고, RNA를 통해서 단백질이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이론인 센트럴 도그마의 확립과 함께 유전자 조작이 시작되고, 그러한 기술적인 진보를 통해서 유전자 치료나 줄기세포의 배양 등에 대한 가능성이 하나씩 현실의 이야기가 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희망과 절망의 메시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DNA 라는 줄기를 따라가며 유전학과 생명공학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기초지식의 차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난이도의 차이를 만들어내기는 하겠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어렵지 않게 저자가 말하는 내용들을 알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의 의미는 DNA 감식,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치료, 유전자변형식품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가까이에 다가온 생명 공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사실 뿐 아니라, 조금더 생각해 보면 우리의 근원인 생명 자체에 대한 비밀과 의미,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가질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유전과 생명공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많은 이들-특히 청소년들-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서 생명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신비로움을 깨닫고, 그 소중함을 더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알찬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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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끈이론: 아인슈타인의 꿈을 찾아서 살림지식총서 126
박재모.현승준 지음 / 살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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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눈을 돌리게 되면, 그리고 현재까지 밝혀진 많은 사실들을 읽다보면, 결국 우주만물의 질서나 규칙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가 물리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하나 둘 다시금 얼굴을 내밀며, 베일에 싸인 우주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단상에 등장합니다. 고전적인 뉴턴의 중력이론을 시작으로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과 불확정성의 원리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물리학적인 성과들이, 관찰된 우주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등장합니다. 뉴턴의 중력이론이 우리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느끼고 관찰하며 살던 세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담고 있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사람들이 체험하거나 생각하기 어려운 매우 빠른 속도 (빛처럼)로 움직이는 거시세계에서 관찰되는 시간과 공간등의 세계와 중력이 작용하는 세계에 대한 설명들을 멋지게 해냅니다.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와는 반대편의 미시세계 (원자와 전자, 소립자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 물리학은 각각의 분야에서는 세상에 대한 성공적인 설명을 통하여 확고한 이론으로서 자리를 잡은 듯 하지만, 만물의 질서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의 관심이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의 규칙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통합 이론에 대한 탐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더더구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한 양자중력이론은 곧 우주에 존재하는 중력과 전자기력, 강력과 약력이라는 네 힘을 통일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그것은 멋지게 이 우주만물의 신비를 벗겨낼 마법의 반지같은 역할을 해 줄지도 모르니, 호기심과 탐구욕이 넘치는 과학자들이 가만 있질 않겠지요.....^^

 초끈 이론이란 기존의 물리학에서는 질량을 가지는 점으로 생각하던 소립자를 끈이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특별한 파동으로서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중력을 매개하는 중력자도 끈의 진동에서 나오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끈의 크기가  10-31 cm 정도로 작아서 지금까지의 물리학이 그러한 끈을 소립자로 관찰한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고, 초끈 이론의 '초'가 뜻하는 것은 자연계에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중요한 대칭성의 하나인 '초대칭'을 갖는 끈이론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책은 현재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한 양자중력이론의 유력한 후보로 생각되고 있는 이 초끈 이론에 대한 일반인을 위한 대중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끈이론이 탄생한 배경에서 시작하여, 초끈 이론의 구조와 이론적 결과들, 끈이론의 기본적인 개념들과 난해하게 얽혀있던 여러 물리학의 난제들을 유용하게 해결한 경우, 그리고 끈이론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쉽고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는 쉽고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초끈 이론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끈은 열린 끈 (open string)과 닫힌 끈 (closed string)이 있고, 각각의 진동모드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양자로 존재하게 되고, 중력자의 경우는 닫힌 끈의 모드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해가 쉽지 않아 그려려니 넘어갑니다.^^ 양자적 정합성을 요구할 경우, 끈이론은 오직10차원의 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고, 또한 10차원의 공간에서는 서로 다른 초끈 이론 다섯가지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다섯가지 형태의 초끈이론은 11차원의 M 이론에 의해 모두 설명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지만, 물리학자들도 그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탐구중(?)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 듯 합니다. 뒤에 이어지는 초끈이론을 통한 블랙홀의 엔트로피 문제의 해결 등을 설명하는 부분은 물리적 지식이 바닥 수준인 내겐 너무 어려웠다-는----.

 우연히 아이들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 담긴 책을 읽다가, 우주의 여러가지 사실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된 무수한 과학적인 지식들을 대하게 된 것이, 초끈 이론이라는 생소하고 난해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상대성 이론까지는 들은 풍월이 있었지만, 초끈이론이니 M이론이니 하는 말들은 처음에는 생소한 용어들이었고, 그런만큼 호기심도 컸다고 해야겠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관심의 표현으로 시작한 것인데..... 솔직히 일반인이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이나 지식이 많지 않기에, 읽고 이해하기는 상당히 난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주 만물의 질서에 대한 탐구의 여정이 물리학적으로는 뉴튼 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이제는 초끈이론이라는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과 초끈이론이 말하는 끈이 무엇인지, 그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 더 지식을 더 한 것만으로도, 내가 좀더 세상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비록 아직까지는 초끈이론이 많은 풀어내고 설명해야 할 부분이 남은 이론일 뿐이지만, 우주 만물의 질서에 대한 인간의 탐구는 그 너머로도 계속될 것이고, 어느 단계에서 멈춰선 대단치 않은 내 지식에 계속되는 그러한 탐구에 대한 관심의 이음새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두고두고 의미있는 일이 될테니 말입니다.....^^  '세상은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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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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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 공간.....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이것들의 절대성을 의심해 본적은 별로 없었던 듯 합니다. 시간이 빨라진다거나 느려지고 공간이 굽어진다거나 변형된다는 것 등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생활을 하면서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이고, 실제로 시공을 인간의 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있으리라는 것은 비록 마법사들의 이야기나 상상속의 이야기나 영화 속에서는 나오겠지만 현실적인 것처럼 생각되지는 않는 부분입니다. 현대물리를 배운 적이 있고, 상대성 이론을 접하며 시공간의 변형에 대해서 약간 배우다가 끝나기는 했지만, 그것 역시 물리학으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냥 한번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지식이었지 결코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지식으로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상대성 이론이 더 진일보한 내용이지만 뉴턴의 역학이 말하는 법칙들이 여전히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훌륭하게 설명해 내는 것처럼, 시공간의 절대성을 인정하며 사는 것이 인간의 현실 감각에는 더 적절한 이해의 방식인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안일한(?) 자세에 현대 물리학이 밝힌 놀라운 사실들로 지적인 폭탄세례를 퍼붓고 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나 나름의 엉뚱한 상상을 보탠 우주를 그려보게도 합니다.

 '우리가 우주에 관해서 정말로 아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주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핵심이자 초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어른이 된 후에는 이러한 질문들이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이나 학생들에게나 어울릴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을 읽다보면 어른들도 심지어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진지하게 묻고 답을 찾아볼 수 있는 질문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깊이있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구는 평평하고, 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고대인의 생각에서 시작하여, 아리스토텔레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 모형을 거쳐,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 뉴턴의 역학에 의거한 우주 이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한 이해의 확장, 양자이론의 등장과 불확정성 원리, 그리고 양자중력이론(양자론과 상대성 이론을 결합 시킨 이론)의 필요성과 최근의 초끈이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인간이 주변세계와 우주에 대한 이해의 폭과 넓이를 확장해온 과정을 우주에 대한 이해의 발전과 연관시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읽는 이로 하여금 더 깊은 호기심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것들에 대한 질문과 탐구를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대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주라는 이 공간이 어떤 형태를 지니고, 어떻게 진화해 가고 있는며,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속한 은하계와 그 안에서의 지구의 존재는 어떤 모양인지, 우리의 머리 위를 덮고 있는 저 우주가 얼마나 광대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탐구는 분명 우리를 현재와는 조금더 다른 삶을 살도록 자극할테니까요. 또한 그러한 지식이 우주가 왜 생겼는지, 그러한 의미가 무엇인지 등 우리가 더 관심있어하는 근본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우주와 지구, 그리고 우리의 모습에 대한 지식의 축적은 다른 면에서는 그러한 근본에 대한 질문에 한발짝 가까워진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구요. 그래서 호킹 박사는 언젠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통합되어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영역이 생성되고 통일이론을 만들어 내게 된다면, 그리고 그러한 이론에 대한 교육으로 사람들이 통일이론에 대해 대략적인 이해에 이를 수 있게 된다면, 현재는 과학이 너무 전문적인 것이 되어버려 철학자와 일반인에게서 분리된 채 우주와 만물이 무엇인가를 찾고 있지만 그러한 탐구가 완료(?)되고 대략적이나마 일반인들이 그러한 통일된 이론을 이해하게 된다면, 다시금 철학자와 과학자와 일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우주와 우리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답을 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통찰력을 담은 말로 책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빅뱅, 블랙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웜홀.... 가끔씩 듣는 말들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들려주다가 그러한 책들을 통해서 좀더 가깝게 대하게 된 용어들입니다. 그리고 내가 관심의 한 발짝을 더 내딘 것이 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관심과 호기심으로 읽었지만 이러한 노력이 시간과 우주의 시작과 현재 모습, 그리고 우주에 대한 살아있는 지식을 얻은 유익한 시간이었고, 더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시간과 우주에 대한 탐구가 우주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주와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에 대한 근본에 대한 물음에 이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단순한 신앙적인 믿음이 아닌 영역에서도 신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책속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 안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머리위의 광활한 우주와 시간,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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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물리학 - 탁상 블랙홀에서 양자 텔레포테이션까지 상상 초월 물리학의 세계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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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리학에 대해서 듣거나 말할 때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먼저 떠오르는 것은..... 뉴턴 역학과 상대성 이론, 그리고 요즈음 한창 유행하고 있다는 초끈 이론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 내용을 다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용어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뉴턴 역학은 그래도 고등학교때 물리시간에 열심히 배운 덕에 조금은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부분이고, 상대성 이론은 대학교때 물리학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어서 잠시 대하긴 했지만, 몇가지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지식이 있을 뿐, 그 본질을 알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분야이고, 초끈이론은 그야말로 말로만 들어보던 것을 최근에 Science TV에서 이에 대한 소개 프로그램 하나를 보았을 뿐입니다. 입자가 아닌 끈의 진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것까지는 알아 듣겠는데, 10차원이니 11차원이니 하면서 설명하는 그 이상의 내용들에 대해서는 그냥 하얀 백지장 상태라고 고백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시절엔 뉴턴 역학을 배우면서 매우 흥미롭고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만나게 되는 현대 물리학은 평범한 범주의 일반인들의 접근 자체를 거부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각하는 시간과 공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접힌다는 개념에서 시작하여, 현대 물리학과 관계된 여러 개념이나 실험결과, 관측결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미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 탓이겠지요. 이런 물리학에 대해서 일반인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해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다가오는 녀석이 바로 이 책 '밤의 물리학' 입니다.

 물리학이면 물리학이지 밤의 물리학은 또 뭔가? 저자는 Night Science(밤의 과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논리와 합당한 이론에 근거를 둔 방식이 아닌' 갑자기 번득이는 아이디어 등의 논리를 찾기 힘든 생각에 근거한 연구와 주장, 두번째는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들과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 하지만 여기에 엉뚱함이 같이 묻어난 경우, 세번째는 순전히 허구나 공상, 소설적인 설정이 뒤엉킨 전혀 과학답지 않은 수상한 이론이나 주장..... 한마디로 주류 과학에 속하여 정설로 취급되지 못하고 이단시 되거나, 정설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증명되지 못한, 아직까지는 허황된 생각이나 주장에 머물러 있는 주장과 이론들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밤의 물리학에 속한다는 말이 틀렸다거나 바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정설로 인정받지 못한 소수 의견이라거나 현재까지의 물리학의 단계에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어느 순간에는 화려하게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내용들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다소 엉뚱하고 괴이한 부분들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책 내용이 물리학의 역사에 담긴 단순한 에피소드나 담소거리를 풀어낸 것이 아니라, 난해한 물리학 자체에 대한 이론과 주장들을 우리의 현실이나 미래의 흥미와 연관시켜 설명한 내용이기에, 저자가 아무리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물리학적인 의미를 다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말로는 쉽게 탁상 블랙홀이니, 호두 껍질 우주니, 킵 손형 타임머신이니, 진공 에너지니 하고 있지만, 그러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물리학적인 이야기들은 이해하기가 쉽지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는 이해되지 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과감히 무시하고 물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버리는 것이 이 책을 즐길수 있는 -저자도 그것을 바라겠지요-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이해되지는 않더라도, 밤과 낮 사이에서 서로 교차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대하는 물리학이라는 학문과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실체에 대한 여러가지 상상을 더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말 중요한 것은 물리학 속에 담긴 여러 가능성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우리를 감싸고 있는 세상- 물질과 생명과 우주 등-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과 최근에 여러 매체에 보도 되었고 역자들도 소개한 '투명 망토'에 대한 이야기처럼, 단순히 해리포터와 같은 마법사들의 세계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들도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언젠가는 눈앞의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상상과 미래에 대한 열린 자세를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현재는 밤의 과학이라고 불리우지만, 저자가 소개한 여러 내용 -양자 텔레포테이션과 순간 이동, 탁상 블랙홀, 타임머신, 우주 동물원, 아기 우주 등-이 그런 열린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설지 모를 일입니다. 지금의 지식의 한계로는 아닌 듯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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