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2. 20

아흠. 또 금요일이네.
한동안 몰아닥친 태풍이 지나간 자리.
여전히 할 일이 차곡히 쌓여 있음에도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에고고고. 다시 요이~땅을 외쳐야 하는데
왜 이리도 정신은 산란하기만 한지.
시나브로 봄인가보다.

얼마전 읽다 만 책 하나. [어른의 학교]가 생각났다.
이윤기는 이 책에서 지기 김명곤이 한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옮겨썼다.
"...소리를 하든, 연기를 하든, 연출을 하든, 자기가 하는 일에 깨어 이써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 아니다. 나는 직업상 많은 사람들 만나고 다니는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더라. 자기 하는 일에 깨어 있더라는 것이다. 저금하는 놈과 공부하는 놈에게는 못 당한다는 옛말이 있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조금씩조금씩 쌓아가는 전문성, 그걸 무슨 수로 당하겄냐...."
한동안 나의 무기력함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말. 조바심 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무작정 해 치우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야금야금. 그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나만의 전문성이 길러지겠지, 생각했다.
조바심을 버리고, 다시 요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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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난 독서일기 25

2004. 2. 19

(으악~ 벌써 글을 올린 지 열흘이나 되었단 말이쥐.. 언제 이리 시간이 많이 갔다냐..ㅠ.ㅠ.)
[독서일기 24]를 쓰면서 다시 끄적거리기를 일상화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아직은 시기상조였나보다.
앞으로는 그런 생각을 지.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만화책.
애장판으로 나온 여덟권짜리 [기생수] 를 마무리짓고
요즘은 [블랙잭]이란 만화를 보고 있다.

1. 기생수
하암. [바사라]와 [명가의 술]에 이어 만화가들에 대한 환상이 지속되고 있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역시나 남다른가 보다.
앞서가는 사회의식, 한 개인 뿐 아니라 한 시대와 사회를 꿰뚫는 철학들이 베어 있다.
혁명의 단호함을 다시금 일깨워준 [바사라]
장인 정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명가의술]
그리고 이번엔 인간 중심주의를 역으로 생각케 만드는 [기생수]
만화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고 화려하다. 그리고 그 속에 삶의 철학이 있다.
인간을 잡아 먹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으로 떠들썩한 세상.
그러나 알고 보면 인간의 잔혹함과 이기심은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외계 생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을 먹지만
인간은 탐욕을 채우기 위해 사육을 하고 온갖 것들을 잡아 먹지 않느냔 말이지.
게다가 재미로 사람을 죽이는 인간, 그속에서 누가 더 인간적인 것인지,
아니 인간적인 것이란 게 뭔지를 끊임없이 생각케 한다.
먹이사슬의 관점으로 보면, 인간은 천하무적. 이런 인간에게도 천적이 있다면, 인간들의 이런 못된 짓꺼리들은 좀 줄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발상에서 이 책이 시작됐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화두를 던져주는 것 같다.
무엇인 인간적인 것인가.
더불어 사는 삶만이 지구를 구원할 것이다.

2. 블랙잭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집어든 책.
무면허지만 수술의 천재라 불리는 주인공이 펼치는 수술 이야기이다.
이제 3권을 집어든 터라, 모라 딱히 이 책을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그리 재밌거나 끌리는 만화는 아닌 것 같다.
스토리가 약하고, 묘사가 거칠다. 상황상황을 꼼꼼히 기술하지 못하고 휘리릭~ 하면 모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버리는 터에 비슷한 상황들의 연속으로 지루하기도 하다.
사건 위주여서, 군데군데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개인사들이 좀더 추가되었다면 감흥도 있었을 듯한데, 많이 아쉬운 책이다.
누군가는 [헬로우 블랙잭]이 더 재밌다던데, 좀더 읽고 [헬로우 블랙잭]이나 [닥터 노구찌]로 들어가야겠다.

3. 파파톨드미 25~26권.
한 달에 한 권 정도 찔끔찔끔 나오고 있다. 드문드문 읽는 게 체질에 맞지 않는데
그래도 끊어지는 사건별로 이루어져 있어 한권씩 읽는 게 어렵지 않은 만화다.
초기에 주인공 여자애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요즘은 좀 형식적으로 흐르는 듯하다. 아쉽다. 그래도 나오면 또 보겠지.. 헤헤

독서공책을 하나 만들어 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하자마자 철회했다.
역시나 너무 구찮을 것 같아서가 이유.
그래도 언젠간 함 해 볼만한 짓이긴 하지.
차곡차곡 쌓여가는 아날로그 공책위에 다듬어지지 않은 글줄.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베어날 먼지 쌓인 공책.
캬~ 생각만해도 죽이는데, 헤임.. 이노무 구차니즘..ㅠ.ㅠ.
그래도 올해는 독서 계획을 좀 잡아보고 책을 읽도록 해봐야지.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간 읽어야 할 책 못읽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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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k 2004-02-19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잭은 데스카오사무가 70년대에 발표한 작품이라 지금의 감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많지. 하지만 그 시절에 만화에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 전개한 작가는 없었다고 생각해. 블랙잭의 경우, 인간과 인간이 가진 기술에 대한 고민은 그 시절 팽배했을 기고만장한 기술주의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지.
핼로우 블랙잭은 어느정도 블랙잭에 대한 오마쥬에서 시작하지만, 확실히 시대와 사회에 비판적 관점이 강했던 것에 비하면 개인에게 촛점이 맞춰져, 인술을 펼치는 의사인 블랙잭과 그 인술에 숨을 놓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과의 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재미를 불러일으켜. ^^

ceylontea 2004-02-20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열흘이 지났군요...
저도 요즘 일이 바빠.. 시간이 그리 흘렀는지 몰랐답니다.

찬타 2004-02-2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바쁜 가운데도 여전히 폐인 놀이를 즐기시나 봅니다. 배워야 할텐데, 차곡차곡 쌓아야 할 텐데, 요즘 문뜩 뒤쳐지고 있는 듯한 불김한 감이 들어 스스로를 달래고 있숨돠.. 그래도 별수 있나요.. 찬타인 것을..ㅎㅎ
 

2004. 2. 10

에고에고, 안되겠다.
일단 한 줄이라도 써 보자.
새해가 시작된지 어언 두달이 다되어 가도록 글을 올리지 못했다.
누군들 바쁘지 않고, 누군들 분주하지 않을까.
그래도 그 누군가들의 누군가는 끊임없이 자신을 기록하고 또 짖꺼리고 있다.
바쁨을 핑계삼지 말지어다.
한줄한줄 쓰다보면 이것 또한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되겠지...
다시, 요이땅~!

올해는 이것저것 그냥 눈가는 대로 읽고 있다.
최근 읽고 있는 건 <기생수>
인간의 몸에 침투해 기생하며 인간의 두뇌를 장악하고 인간을 잡아먹는 외계 기생생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책 서두에서 그동안 인간이 저질러 왔던 생태 파괴, 환경 오염 등의 문제를 저질러온 인간의 수가 100분의 1로(10분의 1이었나? 가물가물) 줄어든다면, 이라는 물음 통해 인간의 대체 모냐는 질문에 다가간다. 3권까지밖에 아직 읽지 못했지만, 허엄.. 이상하게도 끌린다. 자신의 뇌를 점령하려다 실패한 기생생물을 오른손에 넣고 사는(?) 주인공의 변화 때문이려나. 점점 강해지면서, 우리가 보통 인간적이라고 했던 본성들을 조금씩 잃어가는 주인공이 앞으로 어찌 될지 몹시 궁금타.

또 <딥스>라는 책도 읽었다.
자폐증을 보이는 한 아이를 놀이치료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고 타인과 자신을 인지하며 소통하고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세세히 관찰해 쓴 책이다. <한 아이> 만큼의 감동은 덜하지만, 여전히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책이다. 한부로 아이에게 맞장구를 쳐 주거나 칭찬을 통해 어떤 행동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행동도 그 아이에게 꼭 맞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아이의 가능성을 제약할 수 있는 행동들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 어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민케 만들어서 이레저레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간디학교의 행복 찾기>
조한혜정 교수가 추천 글을 잘 써서 계속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어 버렸다. 대안학교, 하면 무조건 좋은 교육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돈많은 사람들을 위한 교육 쯤으로 신비화되거나 부정적으로 다가왔던 측면들을 저자가 오랜시간 지켜본 것을 토대로 기술해 내고 있어 신뢰가 간다.
공교육의 비판 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가는 과정으로서의 대안학교, 쓰리고 안타까운 현실 때문에 다시 또 우리 사회를, 그중에서도 교육 관료들을 욕하게 되지만, 여전히 한땀한땀 일구어 가는 애씀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여전히 우리 교육의, 우리 사회의 희망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아이들을 어떤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가, 우리는 다음 세대들에게 무엇을 전해 주어야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통해 1%의 엘리트, 잘난 사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정말 자신을 존중할 줄 알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아이들, 그 속에서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케 만든다.

또 <성공한 괴짜, 천재, 리더들의 유쾌한 역발상 73가지>
누드 양장이라는 컨셉의 책 모양이 특이해 무조건 샀다. 북아트의 개념으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참 재밌겠단 생각도 잠시 했는데, 내용이 너무 후저서, 전시용으로 갖고나 있어야 겠다. 어느 일본인이 쓴 짧은 글들의 모음인데,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시대에 잘 알려진 사람들을 수박겉핥기 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신문 등지에서 한두 줄 인터뷰했던 내용 정도가 다여서리 이런 내용으로도 책을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 돈은 좀 아까웠지만, 이쁜 책이니까 봐준다.. 에헴.

또 몰 읽었지.. 엄.. 기억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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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2-1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찬타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잠시 서재를 비워두었던 서재 주인들이 돌아오는 날인가봐요...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서재들이 오늘 약속이나 한듯이 글들을 올려주시네요.. ^^
점심 먹기전에.. 찬타님 서재 들어와서 코멘트 적다가... 점심 먹고와서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

찬타 2004-02-1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진짜 지켜보고 계시는 분들이 있었네요.. 쥔장도 방치해 놓은 공간을 이리 글 올리자마자 짠~하고 답글을 달아주시다니.. 감계무량입니다요.. 다시 필받아서리.. 열라리 적어내려가야겠어요.. 신난당~ 실론티님 캄솨해여~

카르페디엠k 2004-02-1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드 양장은 모꼬? 크허허 기생수 지금쯤은 다 읽었겠쥐? 고맙쥐

찬타 2004-02-19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드 양장은 책등을 커버로 씌우지 않고 그냥 접지 상태에서 실로 꿰매놓은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표지를 이야기 한대.. 북공방이었나, 하는 데서 특허도 냈다네.. 함 와서 보구려.. 북 아트란 개념에서 보믄 디자인 감각면에서는 꽤 뛰어난 듯혀.. 내용은 구리지만..ㅠ.ㅠ. 기생수는 다 읽었음.. 재밌었음.. 물론 땡큐함..ㅋㅋ
 

2003. 12. 20

우앙~ 얼마만에 쓰는 독서일기냐..
3주는 지났네..
그동안 여유가 별로 없었는지,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이 없었던지 암튼간 이레저레 분주했다.
우리 나이로 내년이면 서른.
사회인으로 나선지 다섯 해 쯤 됐는데도 모아 둔 돈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재테크와 관련된 것들에 눈 돌아간 시간이었다.
늦게나마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2]를 읽고 나서 80세까지의 나의 머니 스케줄을 세웠고,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들이 쓴 [돈버는 투자 방법]인지 모시껭이지에 관한 책도 사 봤다.
읽고 나니 분명 돈 버는 사람들은 정말 따로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하여.
앞으로 딱 7년 동안만 직장을 다닌 후에도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가능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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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2-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샐러리맨으로 돈 모으기 참 힘든 세상이죠?
세금도 정말 제대로 꼬박꼬박 많이두 내고.
은행금리는 낮고, 주식도 영 그렇고... 부동산 투기할 돈도 없지만... 어쩌다 집 사고 파는 것도 남는 것 없게 되버린 세상이네요.
여튼... 안쓰고 모으는게 그나마 최선인듯 하네요.. ^^

오래만에 찬타님 독서일기 반갑습니다.. ^^

찬타 2003-12-2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쓰자 마자 반가워해 주는 이가 있으니 힘이 불끈불끈 솟사옵니다..^^

카르페디엠k 2004-02-1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근데 그 리스트 보고 있자니 왠지 더 처량맞은 느낌이든다.
일은 하고 또 하는데..어째 하나도 안한거 같이..느껴지니 말이다..
 

2003. 12. 1

새로운 달,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요즘은 이상시리 책으로 손길이 잘 가지 않는다. 피곤해서 그러려나. 아니 아침에 집어 드는 <am7>이라는 무가지가 출근길에 따라 붙기 때문인 듯하다. 읽어야 하거나 읽고 싶은 책이 주루륵 쌓여 있는데, 거참 곤란하다. <am7>은 문화일보에서 수도권 도시들을 비롯한 지하철역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겨냥해서 만든 타블로이드 판 신문(?)인데, 언론이라고 하기엔 좀 뭣하긴 하지만, 문화나 연예계 소식, 짤막한 정치,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도 종종 즐겨 읽고 있다. <metro> 보다는 보수적인 성향이 덜하고 아는 이가 쓰고 있는 문화 기사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늘은 월요일. 포천에서 홍대로 출근을 하면서 <am7>을 다 읽고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들어다 놨다 했다. 지금은 꽤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있는 부분이어서 그런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책을 바꿀까 끝까지 읽을까 고민중이다. 이 책을 읽어야 이이의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있을 텐데, 거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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