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통신]‘개인 아젠다’ 형식 책 인기  [2005. 1. 21]

‘10년 후, 한국’ 30만부 불티 / 팩션류도 큰 유행

올해 출판계의 화두는 아젠다

출판 트렌드로 살펴보면 2003년과 2004년의 최대 키워드는 각기 ‘절박한 개인의 부각’과 개인의 자기 상상력 추구였다. 특히 작년에는 ‘다 빈치 코드’와 같은 팩션이 대대적인 유행을 했다. 팩션은 사실(역사)적 상상력인 팩트와 허구적 상상력인 픽션이 결합된 것을 말한다. ‘다 빈치 코드’는 지금까지 160만부가 팔려 나갔는데 3월 초면 100만질(200만부)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은 이런 소설을 읽으며 ‘밥’과 ‘상상’의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팩션의 인기가 아니더라도 ‘개인’은 최고의 ‘상품’이 되고 있다. 능력 있는 개인은 초강대국가나 초강대자본에 맞먹는 힘마저 발휘할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지 않은가? 익명성이 난무하면서 집단 커뮤니티가 주류를 이루던 인터넷에서는 싸이월드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개인 중심 실명제 인맥의 가상사회가 형성되고 있다. 블로그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 블로그는 개인의 생활 속에 침투한 정보교환의 수단으로서는 최고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인 뉴스에서부터 사소한 개인사까지 ‘사건’에 해석을 더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기업도 기업의 이미지인 CI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기업의 CEO나 주요 간부들의 개인 이미지인 PI가 오히려 기업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그래서 올해는 개인이 스스로 아젠다를 만드는 주체로 올라서고 싶은 욕망이 표출될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언제나 양분된 비판세력은 넘쳐났지만 정작 스스로 조직하고 작으나마 실제적인 성과를 이뤄내려는 세력은 많지 않았다. 국가적 중요 사안이 등장할 때마다 국론분열적 양상이 표출되기만 했다.

궁하면 통한다 했든가? 이제 우리 개인들은 그런 ‘무정부’ 상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징후는 작년 6월 출간된 ‘10년 후 한국’(공병호ㆍ해냄)의 인기에서 읽을 수 있다.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이 책은 6개월 만에 30만부가 팔렸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 ‘10년 후 세계’가 출간됐고, 조만간 ‘10년 후 일본’ ‘10년 후 중국’의 출간도 이어질 것이다.

개인의 아젠다 설정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책의 출간도 이어질 것이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는 50년 이후 세상의 변화를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 과거에 책을 통해 세상의 큰 흐름을 제시해 줬던 저자들의 신작인 피터 드러커의 ‘실천하는 경영자’, 네그로폰데의 ‘GO 디지털’, 잭 웰치의 ‘Winning’,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8가지 습관’ 등이 올해 일제히 출간돼 개인의 아젠다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을 제시했던 스티븐 코비는 이번 책에서 ‘자기 목소리를 발견하라’는 습관을 새로 추가했다고 한다. 이 또한 개인의 아젠다 발견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닌가?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헤럴드경제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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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때말' 공부방 태백서 문연다  [05/01/20]
 
김혜자씨 후원금등 모아 21일 개방

탤런트 김혜자씨가 아프리카 봉사활동 경험을 토대로 펴낸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인세로 강원도 태백에 ‘꽃때말’ 공부방을 지어 21일 문을 연다. 19일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에 따르면 이 공부방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인세 5,000만원과 월드비전 후원금 등으로 MBC 러브하우스 제작팀이 태백에 지은 것이다.

100여평 남짓의 2층 건물인 ‘꽃때말’ 공부방은 공부방 외에 독서실ㆍ식당ㆍ놀이방ㆍ인터넷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태백의 유아, 초등학생, 중ㆍ고등학생 등에게 개방된다.

김씨는 석탄산업이 사양화 길을 걷고 있던 지난 94년 태백을 방문했을 때 경제적 문제로 아이들이 사회의 관심대상에서 멀어진 것을 보고 이곳에 공부방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월드비전이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아프리카 등지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10여년간 봉사해온 경험을 토대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을 출간했고 향후 10년간의 인세를 월드비전에 기부하기로 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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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세계문학전집’ 10억대 팔렸다  [05/01/20]
 
홈쇼핑서...출판계 불황 ‘탈출구’평가

출판계가 깊은 불황에 빠진 가운데, TV의 홈쇼핑에서 100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이 10억원 대 이상 팔려 화제가 되고 있다.민음사(대표 박근섭)는 지난 17일 밤 케이블TV LG홈쇼핑에서 1시간 동안 50만원짜리 1000여 세트의 세계문학전집(세트 당 100권·사진)을 판매, 5억여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3주전에 있었던 첫 홈쇼핑 판매에서는 이보다 많은 1300여 세트, 6억5000여만원을 팔아 모두 11억50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V의 홈쇼핑에서 아동 전집류와 학습교재는 이미 연 수백억원 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문학전집류가 이처럼 많이 팔린 것은 처음이다.

1998년 8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로 1권이 나온 민음사의 이 전집은 지난해 4월 100권(춘향전)을 돌파했고 현재 111권째 출간돼 있다. 기존의 세계문학전집과는 다른 관점에서 작가들을 선정했고, 현대어법으로 새로 번역해 호평을 받았다. 이 전집은 서점에서 낱권으로는 평균 8000원 수준에 판매돼 왔다.

홈쇼핑의 한 세트 당 50만원은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되던 62만원보다도 낮은 가격. 민음사는 인터넷 판매에선 보너스로 책을 더 주고 6만원이 넘는 마일리지 혜택 등이 있어 실제는 홈쇼핑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주부들이 주요 시청자인 홈쇼핑에서 문학전집이 이처럼 많이 팔린데 대해 독자층 및 시장의 확대란 측면에서 ‘사건’이란 평가도 있다. 또 겨울방학을 맞아 수능과 논술에 대비해야 하는 학생을 둔 주부들이 주로 지갑을 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에 이어 홈쇼핑에서마저 서적의 할인공세가 이어져 일반서점의 설자리를 더욱 좁혔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민음사 박상순 주간은 “주로 주부들이 홈쇼핑을 이용한다고 볼 때 기존 독자층의 분할이 아니라 구매력이 있는 새로운 독자층을 창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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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치며] 술 취함은 작은기쁨, 책에 취함은 큰기쁨 [2005. 1. 20]

지금은 개인적인 이유로 술을 멀리합니다만 저도 한때는 말술을 마다하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 막걸리 서너말을 지고 갈 수는 없어도 먹고 갈 수는 있다는 말을 흔들림없는 진리로 받들었습니다. 근데 저는 사물에 어두운 무지렁이인 까닭에 술에 취할 줄만 알았지 이를 계기로 자신을 추스를 수 있는 지경에는 오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하면 최근 한양대 정민 교수가 쓴 '죽비소리'(마음산책)란 책에서 뒤통수를 두들겨 맞는 듯한 글들을 본 때문입니다.

'대저 사람의 취함은 어떻게 취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반드시 술 마신 뒤를 기다릴 것은 없다. 붉은 꽃과 푸른 잎이 눈앞에 어질어질하면 눈이 혹 꽃과 버들에 취한다. 곱게 단장한 여인이 정신을 어지럽게 하면 마음이 혹 어여쁜 여인에게 취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사람을 달콤하게 취하게 하며 몽롱하게 만드는 것이 어찌 한 섬이나 다섯 말 술만 못하겠는가'.

조선 중기의 문인 이옥 선생의 '묵취향서(墨醉香書)'에 나오는 글이랍니다.

정 교수는 '술 먹고 취하는 것만이 취하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에 취하는 것도 취하는 것이지만 이토록 책에 달게 취해 몽롱한 흥취를 느껴보는 것이야말로 정말 거나하게 취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매일 술에만 취하고 여색에만 취하는 주정뱅이 호색한은 이 거나한 흥취를 알 길이 없으리라'는 주석을 달아 놓았습니다.

뼈마디가 섬뜩하지 않는지요. 저는 다섯 말 술을 먹고 갈 궁리만 했고 그냥 대책없이 취할 생각만 했지 책을 읽어서 다섯 말 술에 취한 것만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송시열 선생은 '서화상자경(書畵像自警)'이란 글에서 처절한 책읽기 자세를 보여줍니다.

'고라니와 사슴의 무리. 쑥대로 지은 집. 창 밝고 사람은 고요한데 배고픔을 참고서 책을 보노라'라고 썼습니다. 그대로 자리에 앉아 책만 읽으며 한 생을 마치리라는 비장한 각오가 엿보이는 듯합니다. 딴은 고등교육을 받았답시고 책읽기를 과시용으로 여기는 저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자세입니다.

김굉 선생은 또 어떻습니까. 선생은 '책 속에 엄한 스승과 두려운 벗이 있다. 읽는 사람이 진부한 말로 보아버리는 까닭에 마침내 건질 것이 없을 따름이다. 만약 묵은 생각을 씻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가만히 보면 넘실대는 성인의 말씀이 어느 것 하나 질병을 물리치는 영약이 아님이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눈 앞의 영약을 던져두고,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처방만 찾아 이리저리 우루루 왔다갔다 했다는 반성이 듭니다. 배울 자세는 갖추지 못한 채 '저 책은 너무 관념적이야' '요즘 책은 알맹이가 없어'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책을 멀리한 것도 부끄럽게 여겨집니다.

그래서 학문에만 몰두했던 조선시대의 유생들과 현대사회 구성원들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또 모두가 목숨을 걸고 책읽기를 할 필요는 없다라는 자위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선인들의 저런 자세만큼은 꼭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은 감출 길이 없습니다.

(국제신문 염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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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출판자본이 다양성의 후원자라고?  [05/01/20]
 
최봉수씨 기고에 대한 반론

문화일보 북리뷰 ‘이 책 어때요-출판편집자의 선택’ 필진 중 한 명인 최봉수 랜덤하우스중앙 사업운영부 실장은 지난 7일 게재된 ‘2005년 출판계 화두는? ’이란 글에서 근래 논란이 돼온 출판계의 자본 집중을 출판 다양성의 장애요소로 보는 것은 편견이며, 오히려 대형 출판 자본의 형성이 출판의 다양성은 물론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문학과지성사 김수영 주간이 반박의 글을 보내와 게재한다. [ 편집자 ]

지난해 출판계 이슈 중 하나는 몇몇 출판사들이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형 출판사 시대의 막이 올랐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출판계에선 빈익빈·부익부 현상의 가속화, 소형 출판사들의 생존 위기, 특히 인문학 분야에서 출판 다양성의 희생 등 여러가지 우려가 나왔다. 반면에 대형 출판 자본의 출현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는 너무 드물었던 것일까? 최봉수씨는 문화일보에 거대 출판 자본을 변호하고 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글을 실었다.

먼저 최씨의 논지가 매우 혼란스럽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는 랜덤하우스가 미국에서 누리는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인용하며 “출판 자본의 집중화로 출판의 다양성을 잃는다는 것은 아직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다”고 썼다. 이같은 미국의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예외적인 경우지만 어쨌든 사실 관계는 맞으니 그의 말을 인정하기로 하자. 그러나 최씨는 다양성의 위기가 ‘아직 우리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는 데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출판 자본의 대형화가 오히려 출판의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한 출판사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베스트셀러 ‘한 방’으로는 불가능하고, 주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다양한 장르를 개발해야 한다며 대형 출판 자본은 ‘다양성’을 통해서만 유지된다고 했다. 이 논리에 따르면 거대 출판 자본은 다양성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후원자인 셈이 된다. 과연 그럴까?

아마 그는 출판의 다양성 문제를 오해한 듯하다. 출판의 다양성은 출간 장르, 종수와 같은 양적인 지표와는 관련이 없다. 다양성은 양적 가치가 아니라 질적 가치며, 사람의 다양성, 자본의 다양성, 개별 출판사의 조직 문화와 출판이념의 다양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 집중은 다양성의 장애 요소가 아니라는 그의 주장과 달리, 자본의 집중이야말로 다양성의 큰 장애 요소다. 물론 자본 집중이 절대악이 아니듯 다양성 역시 절대선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출판 자본의 집중이 출판의 다양성에 커다란 위협임은 인정해야 옳다. 출판은 자본을 통해 자본에 대항하는 문화 영역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스스로의 존재 증명을 완수할 수 있다.

최씨는 또 자본의 집중화가 출판계의 세대교체를 가져올 것임을 암시하고 옹호했다. 시의적절한 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그의 주장처럼 “출판계에 ‘군림’하고 있는 사람들이 90년대 초반에 들어온 운동권 출신”이기 때문은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이는 세대교체의 아무런 명분도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월 1~2종 내는 출판사가 국내에 300개 정도에 불과하다며 전체의 10% 출판사가 총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셈이므로 출판 자본의 집중화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고 말했다.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계산법이다. 출판 통계에 의하면, 연간 16종 이상을 출간하는 출판사 수는 462개, 연간 21종 이상을 출간하는 출판사는 349개이다. 그는 아마도 대략 연간 24종 이상을 출간하는 출판사만을 언급한 듯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연간 24종 이하를 출간하는 출판사를 출판 통계에서 제외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오히려 1년내내 책상 앞에 앉아서 원고와 씨름하면서 고작 서너권밖에 책을 내지 못하는 많은 출판인들, 그들의 가난한 분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수영 / 문학과지성사 주간 )=문화일보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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