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오스트리아 엘프리데 옐리네크 수상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스트리아의 여성 소설가 겸 시인 엘프리데 옐리네크(57)가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옐리네크가 "소설 등의 작품을 통해 비범한 언어적인 열정으로 사회의 진부한 사상과 행동, 그리고 그것에 복종하는 권력의 불합리성을 잘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 문학상을 여성이 수상한 것은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이후 처음이며 옐리네크가 통산 10번째 여성 수상자다.
한림원은 옐리네크 작품들의 중요한 주제는 "진부한 이미지들로 가득찬 세계에 완전히 군종하는 여성의 무능력"이라면서 대표작인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The Piano Teacher)'에서 폭력과 굴종의 냉혹한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노 치는 여자'는 2001년 `피아니스트'라는 영화로 제작돼 전세계 영화평론가들을 격론의 장으로 이끌었다.
옐리네크는 스웨덴 라디오 방송에 이번 수상은 "놀랍고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몸이 아파 문학상을 수상하러 스톡홀롬에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사람들을 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노벨 문학상이 "오스트리아라는 모자에 꽂히는 깃털(장식)"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옐리네크는 1946년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 주에서 출생, 빈에서 자랐으며 연극학과 미술사, 음악을 공부했다. 60년대 중반 글을 쓰기 시작해 1967년 `리자의 그림자(Lisas Schatten)'로 데뷔했다. 이 후 `욕망(Lust)'과 `피아노 치는 여자'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녀는 1974년 오스트리아 공산당에 입당했으나 1991년 탈당한 이력이 있다. 또한 1986년 하인리히 벨 상과 1987년 슈타이어마르크 주 문학상, 1989년 빈 시 문학상, 1994년 페터 바이스 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옐리네크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상금으로 1천만크로네(약 15억원)를 받는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J.M.쿠체가 수상했다.
올해 노벨상은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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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국은 언제쯤…] <하> 숨겨진 뒷 이야기

노벨 문학상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수상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도 무성했다. 1901년 첫 문학상이 프랑스 시인 셜리 프뤼돔에게 돌아가자 스웨덴 한림원에는 항의와 분노의 편지가 줄을 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가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르셀 푸르스트(프랑스)·제임스 조이스(영국)·프란츠 카프카(체코)·베르톨트 브레히트(독일) 등도 수상자 명단에 없다. 이런 까닭에 1974년 수상자인 미국 작가 솔 벨로우는 “노벨상을 받은 무명작가의 대열에 끼기보다는 차라리 상을 받지 못한 거장들의 대열에 참여하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선정 경향=역대 수상자 100명 중 88명이 유럽과 미국인들로 서구 중심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의 수상자는 타고르(인도, 1913)·가와바타 야스나리(일본, 1968)·오에 겐자부로(일본, 1994)·가오싱 젠(중국, 2000) 등이다.

매년 문학상 발표가 날 즈음에는 스웨덴 한림원 주변에는 갖은 추측과 리스트가 난무한다. 한림원의 결정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 선진국들이 독식한다는 비판이 일자 60년대부터는 제3세계 국가에 대한 `쿼터'를 늘리기도 했다. 일반 대중의 독서 성향과 동떨어진 무명의 엘리트 작가를 선호한다는 지적도 있다. 1974년에는 공동수상자인 스웨덴의 예빈드 욘손과 해리 마르틴손이 한림원종신회원(18명)으로밝혀져물의를빚기도했다.

영어나 스웨덴어로 번역된 작품, 스웨덴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중국작가 가오싱 젠의 책도 종신회원 중 한 명이 번역했었다.

▲수상 거부자들=1964년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내 작품을 상으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수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닥터 지바고'를 쓴 파스테르나크는 정부의 협박을 못 이겨 상을 받지 않았다. 그는 1958년 수상자로 결정됐으나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어, 러시아 작가동맹으로부터 제명처분됐다.그는 흐루시초프 서기장에게 “러시아를 떠나는 것은 죽음과 같다. 부디 엄한 조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보내 국외추방을 면했다.

(광주일보 채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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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국은 언제쯤… <상> 한국작가 가능한가 [04/10/04]

▲선정기준과 시상=노벨 문학상의 기준은 `문학 분야에서 이상주의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주의적인 방향'이라는 모호한 표현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보편적으로는 인류가 공감하는 가치관과 미학을 추구하는 쪽에 무게가 주어지고 있다. 1901년 제1회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의 시인 셜리 프뤼돔이 수상했다. 문학상은 스웨덴 아카데미(한림원)에서 수여한다. 상은 금메달과 상장, 노벨 재단의 수입에 비례해 책정되는 상금으로 구성되는데 2003년 수상자인 존 맥스웰 쿳시(남아프리카)의 경우 약 15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국작가 중 추천자는?=노벨 문학상 후보로 공식 추천됐던 우리나라 작가는 김은국(미국거주, 69년), 김지하(75년), 김동리(81년), 서정주(90,94,95년), 최인훈(92년), 한말숙(93년), 구상(99,2000년) 등이다. 이외 황순원·박경리·조정래·황석영·이문열·고은 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첫 수상자는 누구?=인터넷 서점 YES24는 포털사이트 엠파스와 공동으로 지난 7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네티즌 4만2천80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1위는 대하소설 `토지'의 박경리(2만2천320표)가 뽑혔으며, 조정래(1만889표)·이문열(7천58표)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02년 12월 인터넷 교보문고가 네티즌(2천237명)을 대상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한국 작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도 박경리씨( 32.5%)로 나타났다. 다음은 조정래(16.5%)·이문열(14.7%)이었으며, 시인으로는 고은이 꼽혔다. 1950년대에는 백운학이라는 유명한 역술인이 “김동리씨가 맨처음으로 노벨상을 탄다”고 예언, 문단의 화제가 됐었다.

▲가능성은 있는가?=문단 관계자들은 한국의 문학작품 수준이 세계적이라는 점에서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을 타기 위한 토대는 이미 조성됐다는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작품을 `훌륭한 외국어'로 번역, 외국의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일. 외국어에 능통하고 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을 키우는 `번역자 양성 프로그램'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개원한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진형준)은 올해 8월 말까지 170건의 해외번역을 지원했다. 노벨상 수상 등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겨냥한 포석이다. 작가별로는 황석영이 `무기의 그늘' `삼포가는 길' 등 8건으로 최다(最多)를 기록했다. 해외출간 지원은 소설의 경우 이청준과 황석영(각 5건)·박경리와 최인훈(4건)의 순이고, 시 부문은 이상(4건)·한용운(3건)·고은(2건) 등이다.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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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는 세상] ‘헌책 축제’의 날을 꿈꾸며  [04/10/06]
 
일본 도쿄 시내의 간다(神田) 지역은 도쿄대학을 비롯한 학교와 서점·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일본 교육·문화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습니다. 특히 진보초(神保町) 일대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서점가로 150여개의 헌책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10월 말이면 ‘헌책 축제’가 열리는데, 이 행사는 올해로 벌써 45회를 맞는다고 합니다.

이 거리에는 물론 헌책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최대의 서점인 6층짜리 ‘산세이도(三省堂)’ 건물도 있고, 일본 정신 문화의 산실이라는 출판사 ‘이와나미(岩波) 북센터’도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출판 왕국 일본의 저력과 자긍심을 보는 듯하여 부러운 기분마저 들기도 합니다.

일본에 갈 때면 이곳에 들러 책을 구경도 하고 사기도 하는 것이 즐거움인데, 몇 해 전의 한 장면을 나는 지금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책방 저 책방 들락거리며 한나절을 보내고 어느 한 책방에 들어갔습니다. 허름한 2층 목조 건물, 20평 남짓한 매장에는 그윽한 헌책 내음이 가득했습니다. 사람 하나 간신히 지나다닐 만큼 비좁은 통로, 즐비하게 늘어선 책꽂이들, 그 칸칸에 빼곡히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 그 책들을 눈으로 가볍게 훑으며 이 통로 저 통로로 걸음을 옮기던 내 시선 끝자락에 한 정경이 잡혔습니다.

-출판왕국 日의 헌책방 정경-

책방 한쪽 구석에 카운터 책상이 놓여 있고, 그 안쪽 테이블에는 돋보기를 걸친 노인네 하나가 어깨를 잔뜩 구부린 채 무슨 작업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대뜸 나서 빤히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 나는 책을 펴들고 읽는 체하면서 노인에게 곁눈질을 보냈습니다.

노인은 책을 앞에 놓고 화필 같은 솔로 겉먼지를 쓸어낸 다음,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거기에 묻어 있는 손때를 벨벳 헝겊으로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읽고 난 책을 사들여 그렇게 정성껏 쓸고 닦아, 비록 헌책이나마 가장 깨끗한 상태로 다듬어내는 것이겠지요. 그런 다음 그 책에 나름대로 적정한 가격을 매길 것이고, 가격표가 붙은 책은 책꽂이에 꽂힌 채 또 다른 누군가의 눈길을 기다리다가 마침내는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다시 팔려나갈 것입니다.

게다가 그 책방에 있는 수천권의 책들 모두 그 노인의 자상한 손길을 받았을 것이고, 또 그 노인은 이제까지 수십년 세월을 그렇게 해왔을 테니, 그동안 그 책방을 거쳐서 나간 책들까지 합하면…. 나는 그만 상상을 접고 말았습니다.

또 몇 해 전에 텔레비전에서 본 장면이 겹쳐서 떠오릅니다.

어느 지방 도시의 제법 유명하다는 헌책방에 몇 사람이 모였습니다. 헌책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의 정기 모임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저마다 헌책을 사랑하는 이유를 늘어놓았고, 헌책방이 점점 사라지는 우리나라 현실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에 한 회원이 도착하여, 늦어서 미안하다면서 들고 온 비닐봉지를 풀었습니다. 내용물은 소주와 돼지 삼겹살. 책방 주인은 익숙한 솜씨로 탁자를 대충 치우더니 그 위에 휴대용 가스버너와 불판을 올려놓았고, 회원들은 저마다 책묶음 한 뭉치씩 옮겨다가 엉덩이로 깔고 앉았습니다.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고, 고기 굽는 연기에 헌책들은 질식할 것만 같았습니다.

-많은 지방축제중 하나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책에도 유전(流轉)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책도 하나의 생(生)이라는 뜻입니다. 주인을 잘 만나 평생을 함께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손 저 손 떠돌다 파지로 전락하여 운명을 다하는 책도 있지요. 헌책방은 책이 책으로 생존해 있는 마지막 거처입니다. 헌책방이 고물상과 다른 이유입니다.

가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온갖 축제와 행사가 열립니다. 국제적인 영화제부터 각 지방의 문화제까지, 민속의 향연에서 먹거리의 난장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내용도 다채롭습니다. 특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책과 관련한 행사도 적잖게 마련되어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헌책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김석희/ 번역가·소설가)=경향신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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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출판인 독일서 모인다  [04/10/03]
 
국내 13社오는 6일`프랑크푸르트도서전`합류

전 세계 출판ㆍ문화인들의 축제 `2004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메세ㆍMesse)에서 열린다. 이번 도서전에 1210종 2080여권의 책을 출품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 사계절 출판사, 웅진닷컴 등 13개 출판사가 한국관에 직접 참가하고 창비, 돌베게, 문이당 등 34개 출판사가 위탁 전시의 형태로 서적을 소개할 예정이다. 문화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세계 110여개국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도서 박람회로, 각국의 출판 관계자들이 출판 정보를 수집함과 동시에 저작권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서전 주빈국으로 선정되면 독립적인 주빈국가관 운영 및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 진행을 통해 문화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지난 1961년 첫 참관 후 98년 제50회 도서전부터 전시관을 설치한 우리나라는 내년 도서전 주빈국으로 선정돼 이번 도서전 기간을 이용해 기자회견 등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9일에는 황지우 신경숙 고은이 참여하는 `한국 작가 낭독회 및 토론회`를, 10일엔 박희진 이영우 등이 한국 대표 만화가 사인회를 마련한다.

지난해 러시아에 이어 올해는 이집트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 연합이 주빈국으로 초청돼 현대 아랍 대표작가와 시인 사진전, 갈라콘서트, 정보화시대 아랍문화전, 북아트 전시회 및 `아랍 세계에서의 언론의 자유`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는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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