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만 파는 아름다운가게 문열어  [04/10/31]
 
헌 책만 취급하는 아름다운가게(공동대표 손숙 박성준 윤팔병)가 파주 출판도 시에 '보물섬'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 31일 교보문고와 공동으로 '책 벼락 떨어지다'는 이벤트를 펼치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헌책방 '보물섬'은 각계에서 기증받은 도서 3000여 권 을 전시 판매한다.

보물섬의 명예점장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이다 . 매일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까지 영업하는 보물섬은 내부면적 30평 에 외부에는 80평 규모의 책공원까지 조성되어 있다. 책공원에는 유럽식 무인 서가와 벤치가 있어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전시공간에는 일반도서 이 외에도 명사들이 기증한 책을 모은 '지혜의 등대', 주제별로 정보를 모은 '테마 창고', 초판본 절판본 등 희귀본을 모은 '보물창 고'등 특별 전시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넓직한 파주 출판도시 한 가운데 있어 주차공간이 넉넉한 것도 장점이다.

보물섬은 앞으로 책과 관련된 나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며 수익금 은 모두 출판관련 공익사업에 사용된다. (031)955-0077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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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는 왜 서재가 안 보입니까 [04/10/30]
 
[편집자레터] 드라마에는 왜 서재가 안 보입니까

이런 외국 만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책이 가득 꽂힌 서재 앞에서 한 남자가 술잔을 든 채 여인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이 책들에는 한때 내가 되고자 했던 모습들이 담겨 있어요”라고. ‘신유목민’시대라 부피가 많이 나가는 책이 이동에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 남자의 말은 맞습니다. 처음에는 큰 포부를 지녔다가 차츰 현실과 타협하면서 샐러리맨 등으로 작아진 그 사람의 영혼의 궤적이 그 서재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누군가의 집으로 초대받아 가면 뭐부터 살핍니까. 예의는 아닐지 몰라도 기자는 집주인이 눈치 채지 못하게 그 댁에 책이 어느 정도 있는지, 그리고 어떤 장르의 책이 많은지를 살핍니다. 북섹션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아마 저처럼 책을 유심히 살필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책을 읽지 않는 댁이라 해도 어느 한구석에는 책이 놓여 있게 마련입니다. 별도의 서재를 갖출 공간이 없는 가정이라도 소파 옆의 테이블이나 침대머리맡에는 한두 권의 책이 놓여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기자는 개그맨 전유성씨의 집을 찾았다가 화장실에까지 책 몇 권을 두고 그 짧은 시간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적이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TV는 책에 너무 인색합니다. 아무리 영상매체라 해도 읽기 문화를 진작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의도적으로 서재를 꾸며 보여줘야 할 판에 많은 사람이 혼을 놓고 보는 드라마에서조차 책을 보여주는 예가 드뭅니다. 그나마 책을 소품으로 이용한 프로그램으로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세계 10위권 출판 강국의 지위는 그대로이고, 신간 종수도 예년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책을 내는 사람은 여전히 많은데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 적어졌다는 말이겠지요. 책을 내려고 애쓰기에 앞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게 학자이고 지식인이 아닐까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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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03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 안보입니까? 책상 있는 집도 없습니다. 잘 산다는 사람들 서재에 꽂힌 책들도 가관도 아니구요. 근데 이제 사실감이 있나 봅니다. 하지만 책꽂이나 서재를 잘 만들고 주인공이 책을 많이 읽게 설정하면 독서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들의 생각이 어떨지...

아영엄마 2004-11-0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른 분 집에 가면 책꽂이부터 살핀답니다. ^^
 

별빛이 길을 밝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04/10/30]
 
별빛이 길을 밝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왠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죄르지 루카치의 초기작 <소설의 이론>에 나오는 구절이다. 책 내용은 내 기억 속에서 산산히 흩어져버렸지만 이 구절만큼은 항상 내 삶의 좌표 구실을 해왔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책을 만들면서 어려울 때 나를 지탱해준 버팀목이었다. 지난해, 새롭게 출판일을 시작하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걱정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었지만 아무래도 그들의 말이 내가 겪는 고통만큼은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삶의 현실이라면, 그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출구로 나는 이 구절을 되씹어보곤 했다.

아울러 내가 책을 만드는 행위는 무엇을 소유하거나 업적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문정신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그 일은 결국 남들이 보기에 위태롭고 불안하기 짝이 없지만, 그럼에도 길없는 길 위에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행위라고 한다면 기꺼이 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더욱 그랬다. 때로는 이 구절이 너무 투명해보여 몸서리쳐지기도 하지만 너무도 혼탁한 우리의 삶을 생각해보면 가끔은 처절하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절박한 계기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지나치게 이상향을 꿈꾸다보면 현실을 무시하고 형이상학적 세계에 빠지겠지만, 항상 현실과 연결시키면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이상향이라면 그것만큼 건강한 사유도 없지 않을까.

이승우/도서출판 길 기획실장 =(한겨레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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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기자의 출판 25시]서서히 자리잡는 파주어린이 책잔치                    [2004. 10. 30]

진행-안전면에서 올해는 높은 점수
전시보다 판매에 치중한 운영 아쉬움

경기도 파주에서 펼쳐진 어린이 책잔치가 일요일인 지난 24일 열흘간의 일정을 소화하며 끝났다.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이 도서전을 비롯해 체험 프로그램인 어린이 건축학교,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헌책 전시회 등이 선보였고 27개 출판사별로 5000여종의 다양한 책전시회가 펼쳐졌다.

책 만들기와 종이접기, 헌책 전시회, 출판사와 인쇄소 견학, 어린이 건축학교 등 체험 프로그램도 소개됐으며 음악공연과 영화축제, 별자리여행 등 볼거리도 많았다. ‘자연과 놀아요’라는 주제로 행사를 치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출판도시에서 놀며 배워요’라는 주제로 행사가 열려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린 출판문화정보센터 앞에는 구급차와 소방차가 서 있고 보건소에서 나온 의료진이 상주해 어린이를 손님으로 맞은 주최측이 안전문제에도 꽤 신경을 쓴 모습이 드러났다. 운영상의 미숙한 부분도 많이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책의 문화’를 보여주며 책과 친하게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대로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책잔치 현장을 지킨 이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행사의 운영위원장인 이건복 동녘출판사 대표는 “어린이 책잔치는 국내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로, 이들이 성인이 될 때쯤에나 행사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쯤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행사는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올 연말쯤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내년 어린이 책잔치는 보다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내년 말쯤에는 100여개사가 파주출판단지에 입주하게 되므로 단지 전체를 개방해 명실상부한 책잔치로서의 큰 그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먼저 지난해에는 ‘자연이랑 놀아요’라는 주제어처럼 주변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가을 분위기를 만들어 냈으며, 일부 관람객들은 인근 옥수수밭과 들녘을 산책하기도 했다.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전시된 책의 양도 줄어든 느낌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어린이 책잔치인데도 오후가 되면 어른들의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 주 관람객인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비난을 산 것은 ‘책잔치’가 ‘책장사’로 둔갑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시 기간 중 많은 출판사에서는 도서를 판매했으며, 어른을 위한 인문도서 판매도 겸해 어린이 책잔치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하지 못했다. 주 전시장을 제외하고는 카드 결제가 안 돼 그나마 책을 사려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문화관광부와 파주시에서 각각 2억원과 4억원을 지원받고 참여 출판사가 8억원을 출연해 만든 전시회 치고는 너무 판매에 치중했다는 것이다. 전시 기능보다는 판매 기능에 비중을 둬 비룡소 사계절 열화당 등 개별 출판사가 공들여 기획한 전시회의 노고마저 퇴색됐다. 그러나 이건복 대표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전시회가 나아졌다”며 “어린이 책잔치가 저작권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주로 찾는 이들이 어린이 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 기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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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날'에 대한 단상 [04/10/29]
 
[책@세상] '만화의 날'에 대한 단상

다음달 3일은 ‘만화의 날’입니다. (사)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 등 관련 단체가 주최가 되고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 굵직한 기관들이 후원으로 나서는 만화축제의 날이죠.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일대 명동거리를 ‘만화의 거리’로 지정하는 선포식을 비롯해 만화가와 팬의 만남, 코스프레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명동입구나 밀리오레 등에서 열립니다.

잠깐 옆길로 샐게요. 요즘 들어 무슨 무슨 ‘날’이 무척 많아졌죠. 1년 365일 중에 무슨 ‘날’이 안 걸리는 날이 오히려 며칠 안 될 거예요. 그런데 그 날들 중 꽤 많은 날들이 진정한 축제의 하루라기 보다는 제발 이 날을 좀 기억해 달라는 안간힘이 담겨 있습니다. 제발 노인들을 생각해달라고, 제발 저축을 해달라고 등 사연도 다양합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만화의 날’도 사실은 만화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실 국내 만화시장은 인터넷과 게임 등의 급성장과 대조적으로 급격히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에 쫙 깔렸던 만화대여점은 PC방에 자리를 내주며 만화단행본 시장을 단군 이래 최대 불황에 빠뜨렸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그렇게 잘 된다는 만화잡지도 국내에서는 폐간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만화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긴 했으나 사실 만화가들이 인터넷에 만화 그려 먹고 살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입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일을 해서 생계가 막연하다면 누가 그 분야에 남아있겠습니까.

당연히 만화계가 생존에 전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가공할만한 적수를 만난 시대변화 탓도 있겠고 만화 원작을 쏙쏙 빼먹기는 하면서 정작 만화계에 대한 투자는 생각조차 않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장르의 얄팍함도 있겠지요. 최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이 적극 나서고 있으나 잘 하면 ‘한국의 대표 콘텐츠’가 될만한 만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을 ‘남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겠지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만화계의 스타 부재’입니다. 만화가 하면 누가 떠오르세요? 대부분은 50 고개를 넘어선 이현세며 허영만 등을 떠올립니다. 최근 젊은 만화가들이 알려지고 있으나 대선배들만한 ‘스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역량 부족탓만은 아닌 듯 합니다. 만화가들의 특징 중 하나인 ‘조용히 일만 하기’가 빚어낸 부분도 큽니다. 팬들과의 만남도 자주 갖고 사회적 활동에도 모습을 보이며 ‘만화가’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 만화가들의 자선 파티나 만화의 날 축제 등은 좋은 자리라 생각됩니다. 주말 명동에도 들러보시고 다음달 종로 호프집도 찾아보시며 ‘만화가들의 세상나들이’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면 이들이 부쩍 힘을 얻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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