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만났어요 - 가을 계절 그림책
한수임 그림, 이미애 글 / 보림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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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볕, 아침 저녁으로 코끝을 스치는 바람, 그 속에 여유로움을 담은 가을을 상상했다. 가을을 담은 동화책 한권을 들고 조카를 만나야지, 했다. 그런데 책 속의 가을은 너무 답답했다. 무거웠다. 가을을 너무 꾸며낸 탓이다. 말들은 시와 산문의 딱 중간에 있었고, 내용은 너무나 피상적이고 단조로웠으며, 몸짓을 흉내낸 말도, 소리짓을 나타낸 말도 모두 너무 어설펐다. 그림은 파스텔톤으로 한 편 한 편 참 잘 그린 그림인데, 답답하다. 가을을 갈색만으로 나타냈기 때문이다. 어느 해질 무렵 저녁놀이 진 때처럼, 낮에도 밤에도 모두 모두 갈색이었다. 가을은 눈부시게 푸르른 청명한 하늘색과 크게들 뭉쳤지만 아무리 봐도 무거움을 느낄 수 없는 구름색, 짙푸른 녹음에서 형형색깔의 잎파리로 변해가는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그런 색이 아닐까?  이 가을 나는 가을을 담은 동화책 한권을 들고 조카를 만나야지, 했다. 다른 책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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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를 먹는 불가사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
정하섭 지음, 임연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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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우리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상상의 동물 시리즈로 기획한 책들 중 하나인데, 내용도 그림도 훌륭하다. 전쟁이 잦던 고려 말기, 온갖 쇠를 다 먹어치우고 다니다가 조선이 세워지면서 사라졌다는 '불가사리'에 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몄는데, 감동이 짙다. 전쟁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달래던 시골 마을 어느 아낙. 밥풀떼기로 불가사리를 만들어 자신의 한을 달랜다.

밥풀떼기 불가사리야
너는 너는 자라서
쇠를 먹고 자라서
죽지 말고 자라서
모든 쇠를 먹어라
다 먹어 치워라

이 아낙의 바람이 밥풀떼기 불가사리에게 생명을 불러일으키고 바람대로 불가사리는 아낙의 집에 있던 바늘, 가위, 솥부터 시작해서 저 멀리 전쟁터에 있는 창과 방패까지 모두 먹어 치운다. 전쟁에 대한 한을 상상의 동물을 통해 풀어내는 힘이 놀랍다. 중간중간 리듬감 있는 가락들도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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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 온다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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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을 선물받은 아이가 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잘 담아냈다. 선물 받은 우산을 쓰려면 비가 와야 하는데, 왜 오지 않지? 이 소린가? 저 소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내 비가 내린다. 똑또닥 똑또닥 후둑 후둑 후두둑 토닥 토닥 탁탁탁 투둑 투둑 투두둑 쪼록 쪼록 쪼로록 톡 톡 톡 토독. 소리만 들어도 비가 내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소리말과 몸짓말을 잘 나타냈다. 조카에게 이 책과 함께 우산을 선물해 주고 싶다. 조카도 동화 속 '단이'처럼 비를 기다리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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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민들레 그림책 4
현덕 글, 이형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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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현덕의 그림책을 처음으로 읽었다.
고양이를 다룬 그림책이 여러 권 있어서 함께 읽어볼까 했는데 여의치 않아 일단 이것만 읽고 주절거린다. 이 책에서는 고양이의 몸짓과 소리짓을 흉내내며 노는 아이들, 그러다 어머니께 야단맞는 아이들 모습을 그렸는데, 그냥 그렇다. 수동태 문장이 많고 높임말 쓰임새가 바르지 않아 실망스럽다.
다만 이형진의 그림은 재밌다. 처음에는 그냥 그랬는데 아이들이 고양이를 흉내낸 몸짓과 실제 고양이의 모습을 한 컷에 담아 그 다음부터는 고양이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도 아이들 모습만으로 고양이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게 했다.
서양 그림책엔 돼지가, 우리 그림책엔 고양이가 종종 등장하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이들이 상징하는 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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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k 2004-09-0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책도 있었구나 ^^ 아주 흥미로움
 
나의 사직동 보림 창작 그림책
한성옥 그림, 김서정 글 / 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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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책 공부를 할까 하여, 읽게 된 책.
작가가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곳이 재개발되면서
그 나름의 맛과 멋이 없어졌음을 아쉬워하는 작품이다.
아주 꼬맹이들이 읽기엔 좀 어려울 것 같고,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이상,
그리고 도시나 재개발, 추억이나 느림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을 만한 책이다.
그림 동화책은 아무래도 읽는 대상이 정말 넓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들의 욕심과 내용의 무게가 책장을 그리 쉽고 재미있게만 넘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림도 새로운 시도이고, 내용도 아이들과 토론해 보기 좋지만
다섯 살 짜리 조카에겐 어쨌든 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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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아빠 2004-04-1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적에 살던 동네 이야기라서 더욱 좋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