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 아버지와 함께 읽는 세상 이야기 1
데이비드 스미스 지음, 셸라 암스트롱 그림, 노경실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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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세계화 의식을 갖도록 안내해 주는 책. 60억이 넘는 세계 인구를 100명이라고 가정하고 인구, 나이, 종교, 나이, 식량, 교육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100명 밖에 안 되는 사람들 중에 누구는 부자이고 누구는 가난하고, 또 누구는 교육을 잘 받고, 누구는 못받는 모순적인 사회상도 간략하게 담겨 있다. 출간 후 꽤 큰 주목을 받았는데, 글쎄... 이제까지 없던 책이고, 세계를 한눈에 보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으나 너무 단조롭다. 의도도 시도도 무척 의미있지만, 솔직히 재미를 얻거나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림은 꽤 강한 인상을 풍기지만 모든 컷이 전경을 다루는 식이어서 역시 단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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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번이나 산 고양이
요코사노 / 종이나라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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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의 <고양이>, 에릭 바튀의 <빨간 고양이 마투>에 이어 요코 사노의 고양이 그림책을 읽었다. 우리 삶과 친숙한 고양이를 끌어들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동서양이 모두 비슷한 것 같다. 오늘 읽은 요코 사노의 그림책은 음... 잘 모르겠다. 전쟁을 좋아하는 왕이든, 서커스단 마술사에게, 그냥 여자아이든, 도둑이든 언제나 누군가에게 속해 있으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고양이. 처음엔 고양이를 소유한 사람들의 죽음을 예견하는가 싶었는데, 아니다. 각기 다른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전쟁을 좋아하는 왕과 함께 있던 고양이는 화살에 맞아 죽고, 마술사와 함께 있던 고양이는 마술사의 실수로 죽는다. 도둑과 함께 있을 땐 털러 간 집을 지키고 있던 개에게 물려 죽고.... 100만 번이나 죽어 죽음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또 다시 태어난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속해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그냥 스스로의 주인인 멋진 도둑 고양이로 태어나고 제 짝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나이가 들어 제짝의 죽음을 처음으로 대하면서 슬픔을 느끼고 결국 자신도 진정한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흐음...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여전히 아리송하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보다, 누군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존재가 더 아름답다는 건가? 아니면 세상에는 다양한 죽음이 있고, 누군가 그의 죽음을 슬퍼해 줄 때 행복하다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역시나 잘 모르겠다. 요코 사노의 명성은 꽤나 높고 이 책도 일본 전국학교 도서관 선정 도서라고 나와 있는데, 어려운 것인지 작가의 의도가 불명확한 것인지...
아무튼 죽는 방식은 다양하고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슬프게 받아들인다는 것만 확인하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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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고양이 마투
에릭 바튀 글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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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친구가 된 빨강 고양이 마투
얼마전 자료실 책장에서 현덕의 <고양이>를 꺼내들며, 고양이 관련 그림책을 몇 권 더 뽑아 두었다. 오늘 읽은 책은 <빨간 고양이 마투>. 너무나 평화로운 일상에서 새알과 마주친 마투가 처음에는 그 새알을 먹을거리로 보다가 나중에 새알이 부화되어 생명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소중한 친구로 거듭나는 모습을 담았다. 지금 내 나이에 보기에는 꽤 평범한 이야기 같은데, 왜 알퐁스 도데 어린이 문학상까지 받았을까 곰곰 생각했다. 그림도 고양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투박하고.... 아마도 이 책에 담긴 철학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와 내 시간을 나누기 이전에는 모두 하나의 의미없는 물질이었다가 무언가를 나눈 이후 소중한 무엇이 되는 그 과정. 그래서 이 책은 <어린왕자>를 닮았다. 그래서 빨간이 중요한 색깔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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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따로 행복하게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5
배빗 콜 지음 / 보림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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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가정 이야기를 다룬 <따로 따로 행복하게>는 참 유쾌한 책이다.(뭐? 이혼이 유쾌하다고?)
성격이 달라 만날 으르렁거리는 부모가 아이들의 주선으로 '끝혼'에 이르고, 엄마 아빠는 물론, 아이들까지도 모두 따로 따로 행복하게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허황되지 않게, 우울하지도 않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나 이혼에 이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많은 책들이 음울하고 심한 갈등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고, 배제되기 쉽상인데 반해 이 책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끝혼'식을 열어 줄 만큼 열린 자세로, 주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
영국의 그림책 작가 배빗 콜은 매우 현대적이며 고정관념을 깨는 독창적인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단다. 생활습관, 예이야기, 성교육, 이혼, 죽음 등 다양한 소재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정면 도전하며, 역설과 웃음으로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작가라면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다뤘을까, 또 다른 문제들은 어떻게 그려냈을까 정말 궁금하다.

책 끝머리에 아동문학 연구가 김세희 씨가 이혼 문제를 다룬 그림책을 내며 쓴 글도 의미가 깊다. 이혼을 주제로 한 어린이 문학 작품을 기획하거나 선택할 때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할 점에 관한 것이다.
1. 이혼을 격하하거나 나쁘게 말해서는 안 된다.
2. 어린이가 부모의 이혼에 대해 죄책감을 갖도록 해서는 안 된다.
3. 어린이가 이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잘 표현되어야 하며, 그런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다.
4. 어린이의 감정이 긍정적으로 수용되어야 한다.
5. 어린이의 행동에 의해 부모가 재결합하는 식의 상투적인 '행복한 결말'은 피해야 한다.
6. 이혼과 관련된 사람들 모두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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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테오
디터 콘제크 글 그림, 김라합 옮김 / 웅진북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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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무진장 잘하던 주인공 테오는 언제부턴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이야기를 잃어버린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해 고통스러워한다. 아이들이 놀려대는 마을에도 가기 싫고... 테오는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날 테오는 난장이를 만나고 그에게서 요술 단추를 선물받는다. 이 단추만 있으면 이야기를 술술 잘할 수 있을 거라 말하는 난장이. 그 단추를 손에 쥐고 테오는 다시 예전처럼 이야기를 잘하게 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뭐 이런 단순한 그림책이 다 있나, 정말 재미없군,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어느날 테오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니, 그 요술 단추가 없어진게 아닌가. 테오가 허둥지둥하고 있는데 난장이가 나타나서 말한다. 당신에게 준 단추는 그냥 평범한 단추라고. 그 단추 때문에 당신이 예전처럼 이야기를 잘할 수 있게 된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 한 일이라고. 정말? 정말! 그래서 테오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들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꽤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지녔지만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떠올리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주인공 '테오'보다도 잠깐 등장한 '난장이'가 참 매력적인데, 작가는 어쩌면 어른의 역할을, 가르치는자의 역할을,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남들을 도와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스스로를 바꾸는 것은 자신일 수밖에 없는 것,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도움이 필요한 자들이 스스로에게 눈뜰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일 것이다. 또 문제를 가진 내겐, 자기 최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평범한 단추는 스스로의 능력에 눈뜨게 하나 보다.
p.s. 독일 그림책답게(?) 그림이 독특하다. 꽤 굵은 선과 탁한 색채로 나타낸 그림들이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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