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18

큰 맘 먹고 결국 이승환 콘서트를 보러갔네...
풍문에 그의 콘서트가 화려하다 하여, 지칠 때까지 그야말로 환장하며 끝장을 본다는 입소문을 듣고서..

말 그대로 정말 지칠 때까지 끝장은 보고 왔는데, 콘서트를 다녀왔다는, 그래서 뭔가 환장하여 배설한 후의 카타르시스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발바닥과 발목, 허리, 목 등등이 결려올 뿐이다..

이번 공연은 4월부터 다섯 개 지역이었던가를 순회공연하고 나서 앵콜로 서울에서 다시 한 번 했던 건데, 자리가 안 좋아서 인지, 콘서트 만의 그 왕왕거림, 스피커 우퍼의 진동이랄까,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이크 상태도 볼륨이 적어 연주음에 비해 보이스가 약했고.... 스피커가 앞쪽에만 있어서 뒷쪽에 있는 내게는 음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느낌이다. 더구나 스탠딩 공연(내 다시는 스탠딩 공연은 안 가리..)..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그곳에서 무려 다섯 시간 여를 버티고 있잖니 지치기도 하고... 뭐낙 제대로 즐기지 못한 느낌이다..

락발라드가 이승환의 주 무기인지라 크게 지랄발광할 일도 별로 없었고.. 음.. 담에 제대로 다시 한 번 이승환 공연을 즐겨보고 싶긴 한데, 장시간의 공연이 많이 부담스럽다..

신해철이 말했듯, 네 시간 이상의 공연은 현격히 만족감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본전을 뽑아다는 생각과는 별도로...

아무튼 가 보고 싶었던 콘서트를 다녀와서 일종의 성취감, 따위라 조금은 느껴진다..

아 졸라 졸립군.. 이젠 고스 들으면서 자야쥐.. 6월 13일 신해철 콘서트를 기다리면서.. 아~ 이승환 콘서트의 이 불만족스러움을 신해철 콘서트에서는 모두 풀어버리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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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6

젼, 상영형과 씨네코아에서 보다..
<살인의 추억>뒤로 하고 <별>을 가슴 한편에 묻어두고 <화성에서 온 사나이>를 만날까 하다가 <와일드 카드>의 유혹까지 뿌리치면, 여차저차하여 보게 되었다..

원제 :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주연 : 케이트 허드슨, 매튜 매커너
감독 : 도날드 패트리
장르 : 로맨틱 코미디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봤던 건, 어느 일요일 12시에 하는 영화 소개 프로에서. 시간 날 때, 심심할 때 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은 한국영화 보기만 고집했었는데, 볼만한 것들은 다들 봤대구, 볼려그러던 건 재미없대구, 이러저러하여 보게 되었다.
내용이야 모.. 새로울 것 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이런 류의 영화를 언젠가 봤었는데.. 제목이 뭐였을까.. 뭔가의 2003년 버전일 터인데..(오죽하면 헐리우드에서 영화 소재 고갈로 <선생 김봉두>를 사갔을까만은)
암튼간 미치도록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즐겁게 봤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면 욕먹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는 영화.
내용인즉 정치, 경제 등의 '무거운' 주제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여성 잡지사 기자(앤디)와 광고 회사 직원(벤자민)과 부적절한 의도로 만남을 갖은 후, 예상에서 벗어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됐는데, 둘의 부적절한 의도를 서로 알게 되면서 파경에 이르는 듯 하다가, 결국 진심을 알아채고 해피해진다는 거쥐 모.. 특면한 거 있겠어..
별로 기억에 남는 장면 같은 건 없구.. 케이트 허드슨이 때때로 예뻐 보였다는 거, 매튜 매커너히는 전형적인 영국풍의 얼굴을 가졌다는 것 정도.
아, 한 마디 기억에 남는 대사.
"난 당신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미워요 !"
부부 싸움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가 틀어지거나 등등의 상황에서 매우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사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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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어제 비몽사몽하며 유선방송에서 재방하는 타이타닉을 봤지..
올만에 보니까.. 음.. 꽤.. 재밌더라구..

98년인가에 본 영화였는데, 그 당시에는 디카프리오의 그 매력적인 얼굴과 그 뱃머리에서 둘이 멋찌게 포즈 취하며 '날라간다'는 조금은 유치한 장면, 그리고 난파된 배 옆에서 물 속으로 깊이 사라져 가던 디카프리오의 모습 정도밖에는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음... 꽤 의미있는 장면들이 많아 보이더라고..

죽음을 맞이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부족한 구명보트 탓에 결국 피신하길 중단한 두 아이의 엄마는 객실에서 아이들을 안정시키면 따뜻한 최후를 맞이하고, 침대 위에서 꼭 끌어 안고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최후를 맞는 노부부의 모습도 인상 깊었지.. 마지막까지 캡틴으로서 키를 잡고 운명을 맞는 선장과 배의 종말을 맞는 순간의 시계의 정확함을 위해 시간을 다시 맞추는 배 설계사... 그리고 끝까지 살아 보겠다는 의지로, 조금도 오래 버티기를 갈망하는 두 주인공...까지...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 누가 듣든 말든 연주를 즐기던 그 멋찐 악사들이다.. "언제 저들이 우리의 음악을 들었던가." 거꾸로 보면 자족적인 예술가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나쁙 해석하기에는 음.. 그들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1등 실의 사람들과 저 뱃바닥에서 화로속에 석탄을 퍼 붓는 노동자들의 상반된 모습, 그리고 자신의 삶을 조금도 챙피하게 생각지 않는 디카프리오.... 그리고 한 마디의 명언. "순간을 소중하게..."

요즘은 저 말이 유독 잘도 눈에 띈다.. 순간, 찰나, 지금, 여기... '다음'이라는 이름으로 현재를 희생시키지 말 것을, 현재를 수단화시키지 말 것을.. 요즘 읽는 책에서.. 그리고 이 타이타닉이란 영화 속에서 자꾸만 만나게 된다.

좋은 영화는 오래 남겠지..
영화든 책이든... 단 한 번의 만남으로는 너무 놓치게 되는게 많은 것 같다.. 그땐 몰랐던 것들을 다시 만나게 되며... 어젯밤 조그만 즐거움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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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4

기록을 보니, 2003년 4월 12일 종로에 있는 씨네코아에서 젼이와 상영형과 함께 본 영화군. 어찌했든 얼마 되도 않는 문화생활을 했다는 것을 증거하기 위해, 생각나는대로 몇 자 적도록 한다.

에...이 영화의 줄거리는..(긁적긁적)
촌지를 무진장 밝히고, 수업시간에 걸핏하면 자율학습을 시키는, 촌지에 따라 차별은 물론, 직원회의 때마다 항상 늦는 불성실함을 그야말로 성실하게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교사 김봉두가 참교사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김봉두가 근무하던 학교는 물좋고 쏠쏠하기로 이름난 강남. 이곳에서 결국 촌지에 의한 애들 차별로 문제가 불거지자, 저어기 강원도 산골의 폐교되기 직전의 분교로 전근을 가게 된다. 이곳에서 무슨 짓을 해도 "샘 저희는 샘이 참말로 좋아요~"하는 아이들과 이러쿵저러쿵하다가 정이 들고, 결국 정신을 차려서 좋은 선생님 된다는 그야말로 착한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때때로 눈물이 주르르 흘려내렸는데, 이유는... (잘 생각이 안나네.. 그러니까 이유는...) 나쁜 선생 김봉두가 착한 선생 김봉두로 '변화'되는, 그 인간적임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순간순간 김봉두의 어릴적 배경을 보여주는 기억 속의 김봉두에 대한 연민도 한 작용했을 법 하다.(김봉두의 아버지는 학교에서 정원을 가꾸고 허드렛일을 하는 그 모라고 하지? 축사? 아닌데.. 교사? 아닌데.. 무슨 산데.. 기억나면 다시 넣어야 겠다.. 아무튼 같은 학교라는 공간에서조차 천한 직업으로 여겨지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나름대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더군다나 그가 현재에 이르게 되기 까지 그의 선생들이 보여준 문제교습법들도 간간히 나온다.)

아무튼 간간히 웃음도 있고, 또 감동도 있는, 휴먼 드라마인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영원히 나쁜 인간은 없다."는 거 아닐까. 어떤 특정한 '계기'만 주어진다면, 누구도 선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건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받아들였고,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는 교육의 필요라고나 할까, 교육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교육 영역에 들어온 '교육 영화'(아.. 왜 이리 '교육'자만 붙으면 모든 것들이 맛없어 보일까..)로 분류될 수 있겠다.. 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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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1

장혁과 조인성이 나오는 영화, 라고만 알고 갔다..
개봉 첫날인데, 어째 상영관이 없다 했다..
메이드 인 홍콩을 만들었던, 아시아의 떠오르는(?) 감독 프루트 챈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공중 화장실(public toilet)을 통해 감독이 말하려고 한 게 도대체 모인 건지...
얼핏 보면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만든 영화인 듯 하기도 하고.. 각 나라마다의 문화적 차이를 드러낸 듯 하기도 하고.. 똥에 대한 이미지 반전을 시도한 것 같기도 하고..
에휴.. 모르겠다..
예전에 메이드인홍콩도 잘 이해 못했었는데..
암튼간 이 감독의 영화엔 환자들이 많이 나온다.. 질병.. 감독의 주변에 질병으로 죽은 사람이 있나...
화려하고 대중적인 배우들에 비해 영화는 꽤 어렵게 느껴졌다.. 뭔소리였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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