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1. 13

1.
엊그제 사고 친 황석영의 삼국지를 취소시켰다.
적어도 10%는 할인된 가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정가대로 다 받는 가격에 황석영 전집 3권만 더 끼워 팔았던 거다.. 우씨..
아름아름 아는 사람한테 사믄 70% 가격에 살 수 있단다.
그래서 냉큼 취소했다. ㅎㅎ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참. 창작과 비평사가 아예 이름을 '창비'로 고쳤다네. 것도 오래전에.
왜 이런 짓을 했을까. 궁금타

2. 엊그제 저녁과 어제 아침, [파파 톨드 미] 22권과 23권을 읽었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맹랑한 초등학교 5학년 치세가 여전히 귀엽다.
오랜만에 읽어서인지, 재미는 좀 떨어진 느낌.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와 언제나 즐겁게 읽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24권이 기다려지는 만화다.
오늘은 만화잡지 두 권을 얻었다. <팡팡>과 <이슈>란 잡진데, 첨본다.
얼마전에 창가된 격월간 <오후>라는 잡지도 거의 손 못대고 있는데,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3. 언젠가 읽다만 러셀의 <행복론>을 다시 집었다.
훌륭한 사람이 썰렁한 소리를 하면 사람들은 '위트가 넘친다'고 말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행복하기 위해선 불행한 요소를 줄이라는 건데, 또 그 불행의 대부분은 개인의 생각과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러니 맘만 고쳐먹어도 삶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소리.
어찌 보면 하나마나한 소리 같기도 하고, 그게 본질인 것 같기도 하고, 꽤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책이다. 아무튼 난 러셀이 좋다. 계속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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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2003-11-21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군 도서관에 황석영 삼국지와, 김구용 삼국지 1질이 새로 들어 왔더군요.
고우영 수호지도 1질 들어왔고 삼국지는 한번 비교하면서 읽어 봐도 되겠더라구요 ^^
 

2003. 11. 11

또 사고를 쳤다.
대장금을 보고 나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 TV를 30초 이상 본 것이 화근이었다.
황석영의 삼국지 세트를 홈쇼핑에서 판매하길래
창비의 그 마케팅 정신이 놀랍기도 하고
(그 이전에 그런 책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부럽기 그지 없지만)
홈쇼핑에선 책을 어떻게 파나 궁금하기도 해서
몇 분간 지켜봤다.
결과는...
마케팅 노하우는 캐지 못하고
신용카드를 찾아 전화를 걸어 버렸다..ㅠ.ㅠ.
모 좋은 책이니까, 적어도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 봐야할 삼국지니까
두고두고 아까울 것 같지는 않다고 위안을 하는데...
흑.. 이 찝찝한 기분은 몰까...ㅠ.ㅠ.
책을 충동구매하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렇지만 모... 황석영 전집까지 준다는데 내 어찌 안 넘어가냐고..ㅠ.ㅠ.
암튼간 오늘도 이렇게 사고를 쳤다.
3개월간(무이자 3개월로 끊었다..) 알라딘 지출은 대폭 줄여야겠다고 맘 먹었다.

오늘 출근길엔 아멜리 노통의 [시간의 옷]을 다 읽었는데, 며칠에 걸쳐 봐서 그런지, 뒤맛이 찝찌름하다. 한마디로 좀 산만하다고나 할까? (두 사람밖에 안 나오는 책이 왜 산만하게 느껴지냐고요...ㅠ.ㅠ.)
참 아리송한 책이다.
기발하지만 다소 지루하다.
논쟁이라고 하기엔 2% 부족하고
그렇다고 의미없는 말싸움이라고 매도하기에도 모하고.
세기를 뛰어 넘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진행이 흥미로운데, 그 기발함 뒤엔 아무것도 없다.
일상적인 대화체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서일까.
모든 문장이 의미 있기는 힘들겠지.
의미 없는 문장들에, 다소 맥락을 벗어나거나 논의가 더 넓은 장으로 가는 것을 가로 막는 장치들 때문에
경계지어진 상상력 속의 글 읽기는 사실 별로였다.
당분간은 다른 책들을 읽으며 위안 삼아야겠다.

오늘 [파파톨드미] 22권과 23권을 명희에게 받았다.
퇴근 길에 22권을 읽어 치우고 23권을 읽을까말까 고민중이다.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감동이 덜하긴 한데, 그래도 좋다. 내일 출근길을 위해 23권을 남겨둘까 말까 저말 고민이다.

[20세기 소년] 13권을 사야 하는데... 에고고고.
허리가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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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11

오늘은 무지 피곤하다.
어젯밤에 네모가 칭얼거려 잠을 설쳤기 때문이려나.
아님 출근길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그랬으려나
아니면 월요병인가.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9시를 넘어 버렸다.
시간이 잘 가 다행이다.
회사원에겐 시간이 잘 가는 것보다 다행스런 일은 없다.
오늘은 무지 피곤해서
책 읽고 싶은 욕구가 사라졌다.
푹 자고 낼은 열심히 읽어야지.
노통의 책을 오늘은 다 끝낼려 그랬는데
피곤해서 지하철에서 눈을 감아 버렸다.
몇 페이지 남지 않았는데, 젠장.
감은 눈 사이로 지하철 역이 휙휙 지나갔다.
5호선으로 갈아타곤 그래도 좀 읽었는데
다행히도 짧은 대화체여서
읽은만은 했다.
근데, 이번 책은 좀 산만하다.
낼은 다시 러셀의 책을 들고 출근해야겠다.
다시 행복을 찾아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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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7

아멜리 노통의 <시간의 옷>을 결국 집어 들었다.
어제 집에 가는 길에 읽을 거리를 찾다, MBC 느낌표에도 선정된 <백범일지>을 들고 가며 40쪽 정도를 읽었는데, 아직은 약간 부담스럽다. 빽빽한 편집에 작은 글씨. 400쪽도 넘는 분량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엔 조금 망설이다 노통의 책을 집어 들었다. 어차피 몇 달 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했던 책이 아니었던가.
그리하여 첫 페이지를 넘기는데, 아휴~ 역시나 노통이다.
노통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발랄한 대화체.
거기에 폼페이가 화석화된 이유가 미래 고고학자들의 의도된 장난일지도 모른다는 기발한 의혹으로 시작되는 소설.
더 읽고 싶은데, 일이란 걸 해야 해서리..
잠시 멈추고 퇴근 시간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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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4

어제는 송언 선생의 <선생님, 쟤가 그랬어요>를 다 읽고 알라딘에 리뷰를 올렸다.(그제였나? ㅠ.ㅠ.)
그리고 나선 다시 읽을 거리를 찾아 이것저것 찾다, 송언 선생의 글과 같은 컨셉의 보리에서 나온 윤태규 샘의 <선생님, 나 집에 갈래요>를 읽었다. 송언 선생 글의 여운이 깊어 괜찮은 책인데 재미없게 읽혀 책에 저쪽에 잠시 모셔두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읽다만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마저 읽기로 결심했다. 중간 부분부터 읽는데도 여전히 재밌다. 중간중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나 작가들에 혹독한 비평가들에 대한 비판도 재밌고, 소설이란 플롯을 구성하고 스토리를 덧붙이는 게 아니라 이미 어딘가에 있을 소설을 작가가 신내림받듯 줄창 써대는 거란 스티븐의 이야기가 재밌다.
후진 작가, 괜찮은 작가, 훌륭한 작가는 절대로 바뀔 수 없다는 스티븐은 후진 작가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괜챃은 작가까지는 될 수 있지만, 훌륭한 작가는 정말 타고난다고 못을 박아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소설을 쓰기 위해선 한 단어부터 차곡차곡 써내려 갈 수밖에 없다는 말, 하루 2000단어씩을 꼬박꼬박 써대야 한다면 글쓰기 역시 노동(우리는 얼마나 글쟁이들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었더가..)임을 말하는 스티븐이 이쁘게만 보인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하루 2000단어 씩의 꼬박꼬박 써 보면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욕망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큰일이다.
아무튼 천재성 어쩌구 운운하느니, 이렇게 괜찮은 작가는 결국 노동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읽으면서 내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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