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의 서울 나들이'  

화가와 그 작품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디오를 이용한 감상이라 그림들이 눈 앞에 가물가물~~뜻밖의 이벤트 담첨,아까운 표 썩히기 싫어 딸과 서울행. 2008년을 그림감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성모자' 와 '성가족'의 그림이 맘에 와닿았고, 전체적으로 17c의 그림들이 보기 편했습니다. 감사감사, 자주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알라딘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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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날 동생과 서양미술거장전에 다녀왔습니다.   

무척 기대하고 있던 전시회인데, 이렇게 다녀올 수 있었네요!  

 렘브란트의 에칭작업과 TV 선전으로 보던 수많은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니! 

렘브란트 뿐 아니라, 새로운 작가들을 아주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은 브뤼겔의 '겨울', 목욕탕 '테르메' 그리고 바다를 그린 풍경화, 정물화 등 모두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자애'란 그림도 인상이 깊었습니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도 참 좋은 전시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일이 찾아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이번에 알라딘에서 준 기회로 이렇게 보고 오니,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자주 이런 문화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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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은 언제나 2008-12-2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간다.
당첨만 된다면..
 


서양미술거장전
 

거장들의 작품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맘으로 추운 날씨를 뚫고  

잘 다녀왔답니다. 

책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설명을 들으니 귀에 쏙쏙... 

풍경과 인물 그리고 꽃같은 정물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네요. 

사람들이 많아서 작품에 대해 아들과 이야기를 자세히 못 나눴지만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인 명화를 직접 눈앞에서 봤다는 것만으로도  

울 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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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연은 가수가 앨범을 내고 홍보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알라딘의 인문, 사회분야 <작가와의 만남>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박은봉, 고미숙, 김훈 선생의 강연에 참석했지만 책을 홍보하러 나왔다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하는 강연자는 탁석산 선생이 처음이었다. 이번 강연은 2008년 11월 10일에 창비에서 출간(알라딘 상품 검색)한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출간 기념 강연이었다. 탁석산 선생은 “이번에 낸 책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내용은 없지만 의도는 있다”고 말한다.

그 의도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되고 목적이 됐을 것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 이후로 줄곧 한국에는 왜 철학이 없을까? 한국의 문화는 정말 천박한가?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철학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었고 한국에 철학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서양과 조선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지금, 여기의 문제”를 직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철학이다.

탁석산 선생은 “조선과 한국의 단절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들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말하는 단절은 제도나 사상 같은 큰 틀의 단절을 말하는 것이”며,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조선과 단번에(조선의 주자학이 통합적이므로-탁석산) 단절을 이루었기 때문에 한국이 근대화 되었”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이 일본이나 군부독재로 인해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말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한국은 조선과 단절한 이후로 100년간 꾸준히 발전했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국의 철학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탁석산 선생은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인 한국인의 철학은 서양의 철학과 다르게 한국인의 삶 자체이고 문화였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인은 ‘인생주의’, 즉 삶의 쾌락과 즐거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생 뭐 있냐는 ‘허무주의’를 안고 살지만 철저히 현세적이어서 내세는 없고 지금, 여기서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산다. 이런 인생관(?), 철학(?)때문에 한국인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탁석산 선생은 인생주의, 허무주의, 현세주의를 통합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는 한국인의 철학을 “실용주의”라고 개념 재 규정한다. 그리고 그는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그 실용주의 개념에 맞게 엘리트주의적이고 지식인층에서 주장하는 한국인의 모습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한국인의 일상적 소재를 예로 들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서 그 질긴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논박의 여지와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에서 최준식 선생이 말하는 일제에 의한 강제적인 조선과 한국의 단절에 대해 생각했다. 확실히 조선과 한국에 어떤 단절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탁석산 선생은 강연을 시작하며 책을 홍보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고의적이든 아니든 촘촘하지 못한 주장을 했다. 설득력이 없었다. 그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을 읽고 싶어졌다. 홍보 전략(?)의 성공이랄까.
 

  

 

<작가와의 만남 1기 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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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2-24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석하고팠지만 못한 이로서 이렇게나마 소식을 접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역시 탁선생님 답네요. 하하. 개그를 잘 하시죠. ^^

legows 2008-12-2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 투덜이 같다고 할까요? 강의가 아닌 티비 프로그램 방청 자리에서도 한 번인가 본 적 있는데 제 기억에 따르면 저자를 앞에 두고 저자의 책 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 솔직한 건지 당돌한 건지. 당돌하다고 표현하기엔 연세가 많으시지만요.
 

#. 1

‘바다의 기별’에 김승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김훈의 아버지 김광주와 문인 친구들이 ‘김승옥이라는 벼락에 맞아서 넋인 빠’졌다는 이야기. 그래, 김승옥은 60년대 문학계의 신화였다. 《무진기행》(1964), 《서울, 1964년 겨울》(1965)로 이어지는 소설들로 김승옥은 전후 우울증에 빠져있던 한국문학계에 패러다임 쉬프트를 일으키며 한 시대를 석권했다. 이후 절필을 선언하고 방황하던 김승옥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이어령이 그를 잡아다 호텔 방에 가둬두고 강제로 글을 쓰게 했는데, 그때 나온 단편이 제 1회 이상문학상을 탄 ‘서울의 달빛 0장’(1977)이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승옥 곁에서 김광주를 비롯한 동시대에 살리에리들은 머리칼이 남아나지 않았다.

김승옥은 전설로 남았고, 살리에리들에겐 벗겨진 머리만 남았다. 하지만 김훈의 아버지, 김광주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그 당시보다 좀 더 흐뭇한 기분으로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바로 그 곁에서 지켜 볼 수 있었으리라. ‘한국 문학에 벼락처럼 떨어진 축복’. 2001년 아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가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것. 이후 한국 문학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훈의 등장이었다.

오바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나, 나는 김훈의 문학이 오래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팬으로서의 주례사 비평이 아니고 새로운 물건에 대한 평가자로서 얼리 아답터의 안목이다. 그의 문장은 확실히 전례가 없던 것이고 전의 것들을 대체할만한 물건이다. 

요즈음은 김훈을 둘러싸고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하긴 현의 노래 이후 그의 문장은 매너리즘의 징후를 보였다. ~했는데 ~하는 것이어서 ~했다. 류의 사실을 나열하는 문장이 패턴을 보이기 시작한 것. 내가 생각하기에 글의 바다에서 패턴은 주적이다.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문장에 내용을 맞춰가는 문장은 글을 푸석하게 만든다. 김훈도 그 위협을 감지했기에 문장을 협소하게 만드는 빈약한 한국어 조사에 대해 탄식하고, 없어진 훈민정음의 몇 글자를 아쉬워 하는 걸 거다.

하지만 김훈의 글쓰기는 이순신의 배 처럼 쉬임 없이 나아가리라. 그래야 할 것 같고 왠지 그럴 것 같다. 나는 김훈의 저력을 믿는다. 이건 얼리 아답터의 비평이 아니라 확실히 팬으로서의 주례사 비평이겠지만.

#. 2

지하의 카페 이리, 넓직한 공간에 사람이 가득 들어찬다. 녹차 한잔을 홀짝거리며 그를 기다렸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이 불어났고 늦은 사람들은 앉을 자리를 구하지 못해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온다. 백발, 초로의 남자. 차마 ‘신사’라고 까지는 쓰지 못하겠다. 스포츠형에 가까운 머리, 별 고려 없이 걸쳐입었음이 분명한 체크무늬 남방에 면바지, 어정쩡하게 다리를 꼬고 앉은 폼은 사실 문단의 거목이라고 하기엔 어딘지 좀 매치가 안 된다. 어쨌든 좀 갖춰 입고 나올만한 자리가 아닌가. 그래, 그 이상한 야구모자 안 쓰고 나타난게 어디냐. 길에서 나타난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것 같은 패션 센스다. 그는 김승옥이랑은 좀 다른 의미로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조명이 켜진다. 마이크가 세팅되고 사회가 익숙해 보이지 않는 한 남자가 김훈의 옆자리에 앉는다. 김훈을 둘러싸고 반원형으로 구성된 객석들에서 이목이 동시에 집중된다. 그냥 원체 그럴 거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역시 별 감흥 없어 보이는 표정이다. 카페가 조용해지고 김훈의 목소리가 울린다. 묵직한 탁성. 마땅히 흘러 나와야 할 것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만남은 짧았다. 한 시간 반 남짓. 사람들은 질문했고 김훈은 답변했다. 그는 글처럼 말도 단문이어서 알아듣기 수월했다. 사회자가 물은 물음에 김훈은 대체로 책의 내용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다시 말 했다. 나는 나름 낭독회 온 기분으로 즐겁게 들었으나, 데려간 라캉주의자 한 녀석은 지루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대체로 김훈의 팬 분들이 온 자리라 그런지 장내는 진지했다. 그들은 비록 책에서 본 유머가 그대로 나오더라도 호탕하게 웃어줄 만큼 교양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도 그랬다. 하하하.

알려졌듯 김훈은 서울 토박이다. 서울 토박이가 아니고서는 종결어미 ‘이지요’를 그렇듯 어색하지 않게 구사할 도리가 없다. 그는 중요한 대목에서는 연설 투로 방점을 찍듯 억양을 주어 말한다. 가볍지 않은 화법이다.




말미잘은 이렇게 질문했다. “장편소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 산성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속에 소설의 국면을 밀어 넣는다. 왜 그랬나”  김훈은 이렇게 말했다. “악, 폭력, 인간의 야만성은 청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것은 인간의 몸에 고유하게 내재하는 특성이다. 나는 앞으로 그런 소설을 쓸 생각이 없다. 인간의 일상에 대해 쓸 생각이다.” 그의 답변은 짧았다. 툭 날고기만 던져놓고 네 마음대로 해 먹어라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알아서 이해하기로 했다. 전쟁은 인간 역사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이며 그러한 야만적 상황 속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꿈보다 해몽인걸까?   

김훈의 답변은 대체로 책에 씌여 있는 얘기가 많았다. 책에 소개되지 않은 말 위주로 인상 깊은 몇 구절만 소개한다.

-밥을 먹는 세대와 못 먹는 세대로 역사는 이분됩니다.

음..
 
-나는 현세적 가치를 경멸하는 놈들을 쓰레기처럼 경멸합니다.

끄덕끄덕

-나는 돈을 존귀하게 여깁니다. 근데 이렇게 말하니까 김훈은 배금주의자라고 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ㅋㅋㅋ

ㅋㅋㅋ

-주입식 교육은 좋은 교육이지요. 시 외우는 거 좋습니다. 그것은 인간 창의를 말살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 창의의 토대이지요. 다만 뭘 집어 넣느냐에 따라 나빠질 수 있지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저는 카드를 싫어합니다. 만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계산해야 돈 쓰는 맛이 납니다. 또 카드는 긁으면 내역이 아주 자세하게 집으로 가기 때문에 의심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대나 빵 같은 건 카드로 긁고 다른 건 현금으로 계산합니다. 그럼 집 사람이 이 사람은 소비생활이 건전하구나 생각하는 겁니다.

오오, 메모.

또 김훈은 칼의 노래와 이순신에 대해 이렇게 말 했다.

-당시 노론과 소론은 당파에 입각했지요. 사실에 입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입각했지요.

칼의 노래에서 보여준 김훈의 문장, 끔찍한 사실을 수식으로 우회하지 않는 문장은 그러한 이순신의 삶 자체에 입각했으리라. 그가 쓴 여러 편의 글과 인터뷰등의 자료에 의하면 그는 이순신과 난중일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단다. 그가 난중일기를 읽고 대학을 그만 두었을때 부터 시작한 리얼리스트로서의 삶도 어쩌면 한권의 책에서 시작한 것이었으리라.

#. 3

바다의 기별은 쓴지 오래 된 글을 묶은 산문집이다. 최근의 글 보다 조금은 더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때로는 동네 할아버지의 이야기 같은 글 들이 많다. 곰곰히 생각하며 읽어야 할 바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산문집은 치열한 사색에서 약간은 비껴서 있는 지점이리라. 지금까지 김훈의 글이 에스프레소에 가까웠다면 바다의 기별은 부드러운 카푸치노쯤 될 거다. 이제, 한 숨 쉬고 다시 제 길 걸어갈 김훈을 기대한다.

 -뷰리풀말미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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