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드높았던 지난 10월 17일,  황금같은 주말 토요일 오후 2시에 우리 가족은 <매우 잘함 초등수학사전> 강연회를 찾았다. 요즘 수학강연계의 핫한 최수일 선생님을 만나뵈러 마포평생교육관을 가보니, 강당이 꽉 차 있어 깜짝 놀랐다.

 

 이렇게 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가. 한편으로는 놀라웠고 수학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과 그 열기가 뜨거웠다. 시간이 되자, 강연자인 최수일 선생님께서 나오셨다.

 

 

 

 

 수학은 국어, 영어처럼 사전이 왜 없을까요?

 

첫 질문은 책제목을 의식한 질문같았는데,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신기했다. 진짜 왜 수학사전은 없는 것일까. 문제만 잘 풀면 되는 것인가?

 
사전이 필요한 지점이 분명히 있다. 초등학생들부터 수학사전이 있다면 그것을 직접 찾아보고 문제유형을 연습하는 것이 수학공부가 아닐까 싶었다.
그것이 바로 사전이 가진 장점이라고 말씀하셨다.

 

국어, 영어 공부와 수학 공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저자가 소개해주신 양영기 선생님은 학교공부만으로도 충분한 수학공부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초등 교과서를 잘라서 묶어도 수학사전이 된다. 이렇게 만들기 힘드니 <매우 잘함 초등수학사전>이 나온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수학사전용도1


 부모가 아이의 학습을 도와줄 때 해당 주제를 읽히면서 아이의 수학 이해 상태를 살피라고 하셨다.
 요즘 수학 문제 경향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역시 요즘 아이들 힘들겠다 싶었다.
 

 

 예를 들어 2학년 셈 문제도 세 가지 유형으로 풀어라. 가로셈 세로셈 곱셈 세 가지로 풀어야 다 맞는 것이다.
 또한 5학년넓이 문제도 곱셈으로 풀게 아니라 면을 나누어 푸는 방법을 알고 풀면 나중에 적분 문제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결국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수학의 연결성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수학사전용도2

좌우뇌 통합 발달기인 15세까지 계속 뇌가 발달되는데, 연산만하면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사실 요즘은 일찍부터 연산학원을 보낸는데, 의외의 설명이라 놀랐다.
차라리 빵점을 받더라도 문장제 문제위주로 풀어라. 바로 이게 핵심이었다. 문제만 빨리 풀 줄 알았지 왜 그 답이 나왔는지 설명을 잘 하지못한다는 것이다.


 

 

 

수학사전용도3

0.1%공부방법을 EBS에서 방송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방송의 일부를 보여주고 난 뒤 설명을 시작하셨다.

출연자들이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선생님 놀이를 하기 때문이었다. 그냥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면서 머리에 개념을 정리하는 방식이 훨씬 공부효과가 높다는 놀라운 결과였다.

예를 들어  공부와 설명 사이의 간격을 두고 후에 다시 확인해봐야 그것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작업기억속에 있는걸 설명한건 거의 잊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 간격은 오늘 낮 4교시 12시에 공부했으면, 5시간간격주고 집에 5시에 왔을때 엄마에게 오늘 배운 수학을 설명을 할 수 있다는 건 장기기억화된것이므로 공부한 것이 오래간다는 원리였다.
즉 간격을 두어 작업기억 속에 있는것,  장기기억화시킨 것을 설명할수있으면 반드시 평생 기억한다고 했다.

역시 복습은 예습보다 15배이상 중요하니까 집에 와서 매일 그날 배운 건 복습하라고 시켜야겠다. 
또한 수학공식은 끝이 있지만, 개념은 초등학교까지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집 아이들도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 수학개념을 연결시킬 수 있는 공부잘하는 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생겼다. 강연을 열심히 해주신 최수일 선생님과 비아북 출판사 관계자 분들, 알라딘 문화 이벤트 초대담당자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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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가 황현산 선생님의 신간 <파리의 우울> 출간에 맞추어, 문학동네와 주한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하고 후원한 <보들레르 낭독의 밤>에 다녀왔다.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국문학 전공자라 프랑스 문학에는 무지하기도 하고, 이참에 보들레르라는 지성사에 오래 남을 그 이름에 조금 더 가까이 가는 계기를 만들고 싶기도 했다. 평소에는 이런 낭독의 밤에 친구와 같이 가기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혼자 가고 싶어 혼자만 신청하였다. 시는 등 따뜻하고 배부른 자의 것이 아니라고 했던 예전 은사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파리의 우울>이라는 제목에 맞도록 보들레르의 글을 고독하게 받아들이고 또 읽고 싶었다.

 

  황현산 선생님의 낭독은 그윽하고 진지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일찍이 시인이 자기 자신의 시를 읽을 때의 아름다움은 본 적이 있으나, 번역가가 자신이 번역한 시를 읽으며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한 문장 한 문장 공을 들여 번역하셨다는 것을 그 시공간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낌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산문시라 더욱 이해하기 난해하겠구나, 걱정했던 것은 잠시. 황현산 선생님께서는 그(보들레르)가 인간의 유한함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동안 감각을 통해서 인생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하였다는 점을 음성으로, 또 표정으로 말씀해 주셨다. 시를 낭독할 때면 앉아 계시다가도 일어나 읽어주시는 면이 무척이나 감동스러웠다. 프랑스어 원문을 읽어주시는 여자분 발음도 유려하여,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프랑스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감명받았던 시는 아래의 <창문들>이라는 시였다.

 

 

열린 창문을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결코 닫힌 창을 바라보는 사람만큼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한 자루 촛불로 밝혀진 창보다 더 그윽하고, 더 신비롭고, 더 풍요롭고, 더 컴컴하고, 더 눈부신 것은 없다. 태양 아래서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나 한 장의 유리창 뒤에서 일어나는 것만큼 흥미롭지 않다. 이 어둡거나 밝은 구멍 속에서, 생명이 살고, 생명이 꿈꾸고, 생명이 고뇌한다.
지붕들의 물결 저편에서, 나는, 벌써 주름살이 지고 가난하고, 항상 무엇엔가 엎드려 있는, 한 번도 외출을 하지 않는 중년 여인을 본다. 그 얼굴을 가지고, 그 옷을 가지고, 그 몸짓을 가지고, 거의 아무것도 없이, 나는 이 여자의 이야기를, 아니 차라리 그녀의 전설을 꾸며내고는, 때때로 그것을 내 자신에게 들려주면서 눈물을 흘린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좋은 글을 낭독하면, 내면에 어떤 문이 열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것을 짧은 섬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어렵기만 했던 보들레르가 내 안에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황현산 선생님께서 해주신 낭독의 힘을 자명하게 느꼈다. 이 낭독의 밤에 참여할 수 있어서, 알라딘과 문학동네, 그리고 황현산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덕분에 마음껏 고독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결코 닫힌 창을 바라보는 사람만큼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한 자루 촛불로 밝혀진 창보다 더 그윽하고, 더 신비롭고, 더 풍요롭고, 더 컴컴하고, 더 눈부신 것은 없다. 태양 아래서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나 한 장의 유리창 뒤에서 일어나는 것만큼 흥미롭지 않다. 이 어둡거나 밝은 구멍 속에서, 생명이 살고, 생명이 꿈꾸고, 생명이 고뇌한다.
지붕들의 물결 저편에서, 나는, 벌써 주름살이 지고 가난하고, 항상 무엇엔가 엎드려 있는, 한 번도 외출을 하지 않는 중년 여인을 본다. 그 얼굴을 가지고, 그 옷을 가지고, 그 몸짓을 가지고, 거의 아무것도 없이, 나는 이 여자의 이야기를, 아니 차라리 그녀의 전설을 꾸며내고는, 때때로 그것을 내 자신에게 들려주면서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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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작가도 별로 없지만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정혜윤작가를 말한다. 그녀를 처음 안 것은 책이 아니라 인터뷰 기사에서였다. 배우 문소리가 궁금해서 검색했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인터뷰에서, 문소리보다 문소리를 인터뷰하고 있는 정혜윤이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졌다.

 그녀는 가감없이 담백하고 자신의 고유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알게 된 그녀의 책들을 한권 두권 읽어가면서 그녀가 더 좋아졌다. 텍스트를 넘어 전달되어지는 그녀의 삶에 대한 진솔한 에너지와 감성이, 읽고나면 내 삶을 더 사랑하고 싶게 만들어서, 그래서 그녀의 책들이 좋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를 만났다. 우연히 알라딘 이벤트를 발견하였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당첨되었다는 문자에 어찌나 설레이던지. 좋아하는 작가를 처음 만나러 가는 길의 설레임을 느끼며, 이래서 북콘서트를 가려고 하는 구나 싶었다. 이번 북콘서트는 그녀의 신작 <스페인 야간비행>에 관한 북콘서트였지만 그녀의 책 중 내가 처음 읽었던 <침대와 책>을 가져가고 싶었다. 이 책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며 출발을 함께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정혜윤 작가.

 

 

 

 

 

 

 

 

 

 

 

 

 

 

 

 

 그녀의 책으로부터 얻는 즐거움과 감동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악수를 청한 손에 진심을 가득 넣어 감사함을 전했다. 좋아하는 작가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와 눈을 마주친다는 것. 책 속에서 만난 작가와 독자가 책 밖에서 다시 한 번 더 교류한다는 것.

 

 앞으로는 북콘서트에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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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알라딘에서 [걸어도 걸어도] 시네마톡 초대 이벤트에 처음 참여하게되었는데

 이렇게 당첨되서 너무 기쁩니다 ㅠㅠㅠ알라딘과 문학동네 감사합니당

 이동진평론가님 블로그를 자주가는데요 걸어도걸어도 시네마톡 하신다고해서 

 예매하려고하니 이미늦은상태 ㅠㅠ 이동진평론가님께서 알라딘이벤트를 올려주셔서

 참여하게되었습니다^_^

 사실 걸어도걸어도라는 작품은 1년전에 유료결제로 다운받아서 보긴했는데

 좀 어렵게 느껴지고 그래서 보다가 말았거든요

 이번에 제대로 보고 제대로 설명도 듣고싶었습니다.

 30분에 도착~!! 문학동네 부스가있어서 표받구요 옆에 책도있어서 한권 구매했습니다^^

 책표지가 정말이뻐요 ^^* 아직 읽진못했네용 ㅋㅋ

 자리도 중간자리여서 너무좋았어요^^ 영화시작은 가족들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가족도 한국가족과 굉장히 비슷해서 정말 많이 웃었어요 

키키기린 이라는 일본배우분은 앙 단팥이야기에서도 느꼈지만 연기내공이 정말 장난아니었구요

가족들은 정말 가족같은? 우리친적중에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었어요..

특히 인상깊었던 장면은 아무래도 형이 구한 소년이 집에왔을때의 상황과 돌아가고 어머니가 차남에게 고통을 줄수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1년에 한번인데 괜찮지않냐고..앞으로 계속 오게할꺼라는 부분과 연기가 인상깊었습니다.

상처라는거..어떻게서든 버티기위해 어머니의 안간힘을 쓰고있는것같아 마음도아프고 여운이 남네요..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그상처가 느껴졌구요..

걸어도 걸어도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 억지감동이 없고 잔잔하게 삶은 흘러간다는것을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짜 인생은 사실 크게 드라마틱한 일은없잖아요..그래서 전 이영화가 좋았어요..

절제와 집중을 잘하는 감독님이시구나 생각했습니다.배우분들 연기력 아역들 연기력도 다들 훌륭했구요

이동진 평론가님 말씀처럼 대사도 참 어렵지않으면서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아서 좋아요

이영화 마지막에 계단이 나오면서 차남의 나레이션으로 끝나죠..그나레이션이 슬프지만 슬프지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도 생각하게 되네요^^

영화를보고  이동진평론가님 께서 설명역시 이해되도록 재미나게 해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큐멘터리영화감독이셨다고하셔서 놀랐어요 전작들 몇개안봤지만 생각해보니 그런느낌들이

조금은 있었네요^^ 그래서 더 사실적인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영화에서 딱 대본만 그대로 영화에 나오게하신다고 들었는데 그부분도 의외였어요

전왠지 즉흥적인 부분?이 많을꺼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ㅋㅋ

관객분들의 질문들도 다 심도있고 저도 궁금했던 점이라 이야기 듣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아역부분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님의 연기를 이끄는 법이나 아역들의 비중에관한 질문은 저도 궁금했던점인데

이동진 평론가님 설명으로 이해되었습니다.아마도 감독님의 아역을 보는 눈이 있는것같다고 하셨어요.

아이는 아이답게 연기해줘서 오랜만에 보기 편했네요^^


걸어도 걸어도 라는제목 이동진 평론가님 말씀처럼 무력감같은게 느껴지는 제목이죠.계속 걷는다는 느낌

그끝을 알수없다는 느낌..하지만 그래도 계속 걸어도걸어도 걷게만드는 삶의 무언가가 다들있는거겠죠

영화를 보며 오랜만에 감동을 느꼈습니다.저희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도 많이나구요^^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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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고전 읽기 프로젝트05

 

 《조지오웰의 동물농장》편 강연후기

 

 

 

  가을 문턱에 접어든 9월 7일, 명동 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는 알라딘 고전 읽기 프로젝트05 《조지오웰의 동물농장》편 강연회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그 넓디 넓은 씨네라이브러리 전체를 채운 참석자들의 열기는 대단했답니다.

  작가 조지오웰의 글을 좋아하고 《동물농장》에 영감을 받은 참석자들은 《동물농장》번역자 도정일 선생님의 명강연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고인이 된 조지오웰도 아니었고, 동물농장의 스노볼도 아니었고, 번역자 도정일 선생님의 고전을 바라보는 시각, 불평등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고 감히 적어봅니다.  

 

  우선 일찍 나섰던 강연회가는 길, 처음 가본 씨네라이브러리를 착각하여 명동역에서 내리고도 을지로입구역 근처 CGV 명동까지 열심히 향했던 게 기억에 아주 씁쓸하게 남네요. 직원 께서 친절하게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로 가셔야합니다.”…”저 방금 명동역에서 왔는데요. 유니클로 건물 말씀하시는건가요?”…”네. 고객님…” 장장 왕복 10분 넘는 거리를 두번이나 왔다갔다 했네요. 앞으로 씨네라이브러리 강연회 들으러 가실 분들은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로 가심됩니다. 명동역 유니클로 건물 10층으로 기억하시면 되겠네요. ^^;

 

  우여곡절 끝에 겨우 도착한 씨네라이브러리 안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꽉 차서 강연이 시작된 지 5분여가 지났더군요. 그 조용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저도 바로 집중해서 강연에 빠져들었습니다.

 

 

 

  역시 고전은 클래스가 영원한 거 같네요. 조지 오웰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현재에도 영감을 주며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가 고전이 위대한 이유라는 말씀에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역시 원작 《동물농장》과 존 리드의 《자본주의 동물농장 》까지 현대에 꼭 필요한 사회풍자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도정일 선생님이 독자들에게 던진 질문들이 몇 개 기억에 남는데요.

 

도정일 님 질문1 :

어떤 책이 오래가는 책인가? 생각해보세요.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책을 아시나요?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의 책이 바로 고전이 아닐까요?

  아직 할 말이 다 끝나지 않은 책이 고전입니다. 생물학적 연대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책이 고전이 아닐까요.
  작가가 기준이 아니라 그 독자가 풍요롭게 해석하거나 그렇게 읽어내는 게 고전이 되는 기준입니다.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이 나에게 하나의 사건이 되는 책이 고전입니다. 이 책을 읽고 좀 바뀌었는가. 이 책이 변화를 일으켰는가. 변모가 일어났는가. 어제의 내가 아니라 놀라운 변모를 일으켰는가를 기분으로 책을 골라 읽으십시오.

 

  머리를 한방 내려치는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에 책은 풍족하나 뭐하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도, 나에게 하나의 사건이 되는 책, 나를 변모시킨 책이 있었나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내가 아니라 놀라운 변모를 일으켜 나를 변화시켰나가 기준이 된다니 앞으로 나의 책 선정에 큰 기준으로 작용될 듯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나를 변모시킬 책인가를 생각하며 신중히 골라보시고 다시한번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재독하시길 권해봅니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앞으로 다시 읽어봐야 할 멋진 리스트가 아닌가 생각해보며 다시 강연에 집중했습니다.

도정일 님 질문2 :

모든 사회는 평등해질 수 있을까요? 불평등한 사회야 말로 자본주의사회가 아닌가요?
동물농장의 7계명도 나중에 변질되게 되었죠.

 

동물농장의 7계명

1.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누구든지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우리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권력을 맛본 돼지들이 결국엔 동물농장의 7계명을 깨뜨리고 변질되고 말죠.

  이것이 인간사회의 딜레마입니다. 평등의 이상은 명료하지 않고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동물도 이해 없이 평등이 변질되어선 안됩니다. 많은 소설가들이 그동안 이상향 그린 유토피아 세상을 그려냈습니다.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가.
정의가 없는 곳에 정의를 세우는 것.
의미가 없는 곳에 의미를 세우는 것.

그것이 문학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 아닐까요?

 

  역시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질문을 하시고 스스로 명쾌한 답변을 해주신 도정일 선생님의 말씀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인간사회의 딜레마…오웰이 말하고자 한 건 다 알다시피 돼지들이 동물농장을 지배하게 되고 평등하자던 7계명을 변질시킨 모습에서 결국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동물농장》을 통해 사회에 알리려고 했던 것인 듯 하네요. 결국 인간의 탐욕 때문에 유토피아는 있을 수 없는 걸까요? 가장 불평등한 사회는 바로 자본주의니까 말입니다. 《동물농장》을 통해 현대사회의 병폐를 바라보게 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건 역시 조지오웰의《동물농장》은 고전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주셨습니다.


질문1 (사회자 금정연 님 질문)

당나귀 벤저민의 대립항이나 풍자하고 있는 인물이 있는 건가요?

도정일 님 답변 : 《동물농장》에 오웰이 풍자하고자 했던 인물이 다 나오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이 사회엔 벤저민 같은 인물도 있지 않았을까요. 오웰은 그런 인물을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그게 당나귀 벤저민으로 나온 거죠.

질문2 (독자1)

현재 문학이 의미가 없는 곳에 의미를 세우고 있는 건가요?

도정일 님 답변 : 굳이 의미를 줘야 하는가요. 문학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일 뿐입니다.

 유레카…솔직히 우문현답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자는 아마도 요즘 문학에 일어나고 있는 자정문제를 거론한 거겠죠. 표절문제가 심각한 현 사태를 꼬집어 말했으나, 문학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그냥 거기에 있었던 거죠.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옛날 시골에 가보면 마을어귀에 떡 하니 몇 백년 버티고 있는 큰 고목들처럼 문학도 그 긴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저도 모르게 숙연해졌습니다.

질문3 (독자2)

오웰은 트로츠키파인가요, 막시즘주의자인가요?

도정일 님 답변 : 조지 오웰은 트로츠키파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민주적 사회주의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일을 알려주면 따로 그 답변을 더 해주겠습니다.

 

질문4(독자3) 

저희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은 어떤 작품이 있나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존 쿠시를 소개해주고 싶네요.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읽어보면 좋겠네요.

 

질문5(독자4)

문학의 현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도정일 님 답변 : 전 소설이 문제가 아니라 비평이 문제인 거 갔습니다.
비평은 그 자체가 인문학의 일부입니다. 앞으로 비평계가 저도 포함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의 질문에 응하는 도정일 선생님의 솔직한 답변이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존 쿠시 작품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알라딘 직원 분이 조용히 아까 질문3을 했던 그 독자 분의 메일을 적어가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질문을 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어 손을 들려고 준비하던 차 아쉬운 질문시간이 끝나버렸습니다. 마지막 아이고 아쉬워라…앞으론 더 빨리 손을 들어야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질문은 이거였습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후 나온 존 리드의 『자본주의 동물농장』을 보셨나요? 동물농장에서 쫓겨난 스노볼이 다시 동물농장으로 돌아와 자본주의로 불평등해진 현대를 풍자하고 있는대요. 선생님께서는 『자본주의 동물농장』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아. 도정일 선생님의 답변이 궁금하네요.

  강연이 끝나고 돌아 나오는 길, 동물농장의 돼지들도 스노볼도 벤저민도 생각났습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고전인 이유는 여기에 있는 거죠. 아직도 그 이야기에 주목하고 현대에 이슈를 던지는 책이 몇 권이나 될까요. 그래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주목 받고 회자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다음 알라딘 고전 읽기 프로젝트06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좋은 강연은 계속 되어야합니다. 알라딘 고전읽기 프로젝트 영원하라…브라보!!

 

  마지막으로 최근에 읽은 존 리드의『자본주의 동물농장』도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동물농장》에서 쫓겨난 ‘스노볼’이 전하는 메시지『자본주의 동물농장』에 주목하라! ‘동물농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게 되고 만다. 요즘 세상이 다 그런 것처럼 자본주의에선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던가! 역시『자본주의 동물농장』에서도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스노볼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결국 이 책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권력싸움에서 밀려나 쫓겨났던 스노볼이 재등장하면서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점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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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5-09-2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연 참석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해주셨네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시여행자 2015-09-2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velydew님도 그곳에 계셨었군요. 저도 알라딘 고전읽기 조지오웰 편에 참석해서 좋은 공부하고 왔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