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그리고 70명의 또 다른 김연수들

 

1. 거짓말처럼 문이 열리고

 

김치볶음밥을 하려고 김치를 송송 썰어 프라이팬에 볶는데 숨이 잘 죽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달궈지지도 않은 프라이팬 위에 기름을 들이붓고 찬 김치를 볶으려했으니, 김치 숨이 잘 죽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17개월 된 딸래미는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허둥지둥대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맘마 줘! 맘마 줘!" 외치는 아이 손에 숟가락과 포크를 쥐어주며 말했다.

 

"아가야, 엄마는 오늘 저녁에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 꼭 나가봐야 한단다."

 

아이가 혼자 밥을 먹게끔 상을 차려주고, 남편 저녁으로 만든 김치볶음밥을 보기좋게 접시에 담아 랩을 씌워두고 안방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들여다봤다. 질끈묶은 머리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 휴, 저 아줌마는 정말 누구지?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 위로 분을 찍어바르는데, '삑삑삑삑'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왔다. 남편이 왔다. 오늘 밤 나를 외출하게 해 줄 남편이 왔다!

거짓말처럼 문이 열리고, 나는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아이없이 홀로 밤거리로 나왔다.

 

 

2. 밤거리는 아름다웠다

 

얼마만에 맡아보는 밤공기인가. 게다가 겨울비가 추적추적, 언제 눈송이로 바뀔지 모르겠다는 듯 사뿐히 내리고 있는 밤 거리. 나는 오늘 '엄마'가 아닌 '소설가지망생'이 돼 홍대 밤거리로 간다. 동행한 여동생은 뭐가 그렇게 신나냐며 들뜬 내 모습을 신기해했다. 나로선 17개월만에 첫 저녁외출이고, 그 외출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의 북토크이니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어떤 목소리, 어떤 눈빛으로 사람들을, 또 나를 바라볼까. 김연수 작가라는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줄치며 읽고 눈물 흘리던 그 글을 쓴 작가와 한 공간에 앉아 이야기나누고 바라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같았다.

 

 

 

3. 따듯한 시선

 

나는 10분쯤 늦었다. 북토크는 이미 시작돼있었다. 헐레벌떡 빈자리를 찾아 들어가 앉으니, 새로 들어온 이의 얼굴을 보고싶었던지 김연수 작가가 내쪽을 바라봤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검은 뿔테안경 너머로 보이는 조그만 눈에서 따듯한 빛이 나는 것을 봤다. 나의 독자인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말하듯이, 아주 짧은 시선이었지만 부드럽고 따듯했다. 북토크에 늦어 급한 마음으로 달려오고, 이미 행사가 시작된 공연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느라 조금 위축됐던 마음이 일순간 편안해졌다. 

 

 

4. 열 개의 구름, 그 중 아홉번 째

 

행사는 매일경제 김슬기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번에 재출간된 '스무 살', '사랑이라니, 선영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을 댓글로 질문받았는데, 그 중 주최측에서 추린 10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형식으로 공연은 진행됐다. 사람들은 김연수 작가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스무 살 시절이 그리운지, 특별히 기억나는 해가 있는지, 또 제목은 어떻게 정하는지, 글을 쓸 때 구상을 먼저 하고 쓰는지, 어떻게하면 그렇게 다양한 주인공들을 내세울 수 있는지, 늙는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 좋은지 등등.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작가의 고향 김천에 관해 묻는 아홉번째 질문이었다. 작가에게 고향이란 어떤 존재인지, 나고 자란 곳의 환경이 글을 쓰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런 것들이 너무 궁금하다는 질문, 자신 또한 김천이 고향이라며 김연수 작가가 동네오빠같다는 애교까지 덧붙인 그 질문.

왜냐하면 그 질문은 바로 내가 한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동네오빠란 말에 김연수 작가가 웃었다. 대형스크린에 커다랗게 비친 내 질문을 보며. 그 웃음을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김연수 작가는 10년마다 한번씩 정리하는 김천문학사(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한국전쟁 시대 이후 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ㅋㅋ)에 "드디어, 김천인에 의한, 김천을 배경으로 한 '본격 김천소설'이 나왔다"는 내용이 실렸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며,(김연수 작가의 이런 식의 유머코드가 너무 좋다. 정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사실그대로 말하는 것일 뿐인데, 타이밍이라던가 문장의 배치를 통해 세상에 둘도없는 유머를 만들어내는 그런 천재적인 재미있는 사람) 이렇게 말했다.

 

"역전 앞 조그만 가게들이 모여있던 그 골목의 풍경들이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됐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자영업자들의 삶을 보면서, '과장된 꿈을 꾸지 않아야 한다'거나 '절대 빚을 지면 안된다'거나 매일매일 일을 해야한다는  철칙을 배우게 됐는데, 글을 쓰는 태도에 있어서도 그러한 부지런한 자영업자의 삶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나도 역전 앞 조그만 가게들이 모여있던 그 거리를 안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걸어가는데 채 몇분이 걸리지 않던 조그만 거리. 그 거리에서 나온 저 작가가 지금 내 눈앞에서 몸을 비스듬히 왼쪽으로 기대고 두 발을 (세상에서 둘도 없이 겸손한듯) 가지런히 모은 채 앉아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나는 너무 벅차 행복했다.

 

 

 

5. 서른 살

 

작가는 늙어감에 대해 관심받고자 하는 욕망으로 부터 자유로워 진다는 점이 좋다고했다. 그리고 20대에는 뭔가 일이 잘 안풀리고 안되는 사람들이 많은 나이라며, 그 20대를 넘어오느라 수고했다고도 말했다. 서른 살이 되면 세상 쓴맛을 조금 더 알게 만큼 강해져있을 거라는 뜻으로, '서른 살'이라는 소설을 쓰게 된다면 칠테면 더 쳐봐라 식의 용감무쌍한 주인공이 나올 것 같다고도 말했다.

 

질문 하나 하나 경청하고, 관객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던 김연수 작가는 "글 쓰느라 바쁘실텐데 이 자리에 나오는 것이 귀찮으신 것은 아닌지, 이렇게 독자들을 만나고 돌아갈 때에는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는지"를 묻는 내 동생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뭔가 연결돼 있는 느낌이 든다.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지만,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몇번이나 '연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이 좋았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9시가 됐다. 나는 엄마가 없으면 잠못들며 투정을 심하게 부리는 딸을 재우기 위해 9시가 되면 집으로 떠나야만 하는 신세였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신데렐라처럼 공연장을 허겁지겁 빠져나왔다. 김연수 작가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사람들은 모두 한 곳, 김연수 작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가는 문을 열려다 말고 나는 공연장을 다시한번 뒤돌아보았다. 그 곳에 김연수 작가가, 그리고 그 작가와 연결된 70명의 또다른 김연수 작가들이 앉아있었다.

 

지하공연장 검은색 문을 열고 나와 지상으로 올라가기전, 나는 나의 유리구두 한 짝을 거기에 두고 나왔다. 왕자님이 발견해주지 않을지라도, 나의 유리구두는 그 공연장 안에 나 대신 앉아 오래도록 북토크의 여운을 느낄 것이다. 나는 웃으며 지상으로 올라왔다. 차가운 겨울비가 조그만 진눈깨비가 돼 흩날리고 있었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내 딸을 생각하며 지하철 입구를 향해 뛰었다. 마치, 김연수 작가가 아직 쓰지 않은 '서른 살'의 세상풍파에 익숙해진 씩씩하고 용감무쌍한 주인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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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금요일 저녁 7시에 벌어지는 이벤트를 꺼려하는 편이다. 유난히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변수가 잦아지는 시간대를 뚫고 제 시간에 도착하려면 마음 뿐 아니라 몸도 지쳐버리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 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귀한 이벤트였긴 했지만. 


7시를 약간 넘겨 이벤트 현장인 페럼타워의 페럼홀에 도착했을 때는 초대 가수인 이란의 공연이 시작된 후였다. 이란의 말 그대로 솔직하고 담백한 노래를 들으며 점차 정신을 수습하게 되면서, 30분의 짧은 공연이 실은 먼저 와있는 사람들의 무료함을 달래고 한편으로는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시민 선생(이하 모두 존칭 생략)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었던 토크쇼는 진중권, 김남희의 참여로 글쓰기에 관해 다양한 의문과 요구에 답할 수 있는 유용하고도 흥겨운 잔치가 되었다. 성실하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보여주는 유시민, 다분히 감각적이면서도 전투적인 글쓰기로 유명한 진중권, (유시민이 보병에 비유했던 것처럼) 고단한 순례가 불러낸 내면의 성찰을 글로 담아내는 김남희는 우리가 상정할 수 있는 필자들의 다채로운 전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었다.


의외로 (이성보다는) 감성을 강조하던 '따뜻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이 가끔 정치적 사안에 개입할 때의 적당한 긴장감도 좋았다. 새삼 <백분토론>의 진행자였던 그의 사회자로서의 능력을 재확인하듯 적절히 내용을 안배하고 흐름을 어색하지 않게 끊어주는 솜씨는 여전했다.


진중권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기발랄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청중을 즐겁게 했다. 근래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는 다소 숨기고 있는 감각적인 말솜씨는 물론이고 (유시민이 중간계급의 천재라고 상찬한 것처럼) 검색기술의 발달과 이미지를 매칭하여 글을 써나가는 등 그의 천재적인 글쓰기 방식은 자주 청중을 놀라게 했다.


약간은 낯설었지만 조용한 듯 하면서도 적재적소 대화의 여백을 채워나갔던 김남희 역시 그의 삶과 글에 신뢰를 주었다.


하지만 더 이상 토크쇼의 내용을 되새기듯 그대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토크쇼 초입에서 밝힌 것처럼 <노유진의 정치카페>의 주말호외로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토크쇼는 영상으로 제공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선물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세 분의 작가와 함께 공명했던 청중들의 추억이 흔한 경험은 아니었음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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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3일 금요일 저녁 7시30분 홍대 살롱드 팩토리에서《빨간구두당》구병모 작가와의 만남은 즐거웠습니다.
저자님 진중하시면서도 재미있으시더라구요.

시간맞추어 갔는데도 이미 강연장 안은 꽉 차서 구병모 작가님의 인기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님은 서유미 작가님이셨는데, 목소리가 시원시원해서 귀에 쏙쏙 잘 들리더라구요. 

먼저 사회자님이 "올해는  구병모 작가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이 오늘의 작가상과 황순원 신진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점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동화도 잘 쓰시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도 잘 쓰시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어떤 책인지 나중에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는 구병모 작가님의 <위저드 베이커리>와 <빨간구두당>만 알고있었는데, 대단하신 거 같아요.

저자님은 육아와 글쓰기 병행하면서 소아과, 마트밖에 못다녔다고 하시네요.
주거지를 벗어나기어려워 소재가 고갈될까봐 걱정하셨는데 다행히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셨답니다. 

 

서유미 작가님께서 질문을 하시고 구병모 작가님이 대답하시는 것으로 북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1. 사회자질문 :  팬층이 다양해 부럽습니다. 어린 학생과 학부모부터 고등학생까지 팬층이 다양해서 부럽네요.

   저자님답변 : 부끄러우셨는지 웃기만 하셨어요.
  

   전 전작인 위저드베이커리의 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2. 사회자질문:  어린시절 좋아했던 동화는 어떤게 있나요?

   저자님답변: 그리스로마신화, 일리아드, 셰익스피어의 소설입니다. 물론 그 당시엔 문고판 같은 어린이 단행본으로 읽었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잔인한 장면들이 기억에 오래 남았구요. 특히 살 한덩어리 무게 재는 장면 인상깊었어요. 잔혹동화를 쓰려고 했던건아니지만, 그게 당시 민담이 당시 사회상을 드러내고, 민중은 그걸 견뎌내고, 그 결과물로 나온게 민담이 아닐까요. 그래서 안데르센의 분홍신을 모티브로 한 빨간구두당이 나온거죠.

   저자님은 왕자공주이야기는 거리감이 느껴지고 현실의 인물이 주인공인 경우가 매력적이라고 하셨습니다. 주제적으로 반전이 있어서 색깔이 없는 세계에 생성의 이미지로 빨간색이 쓰였다고 합니다. 소설의 빨간색 반드시 긍정적으로 볼수만은 없다고 하셨어요. 그것을 보는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도 말씀해주셨구요. 분홍신의 관점은 원래 교회의 엄숙주의가 반영된거라 마음에 안드셨다고 하시네요. 주인공 카렌이 성당에 분홍신을 신고 가자, 발목을 잘라해 버리는 그런 단죄하는 결론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그런 사고의 역발상에서 빨간구두당이 탄생했구나 싶었습니다.

3. 사회자질문: 개구리왕자 신하인 하인리히의 관점으로 그려진 것도 그런점에 착안한 것인가요? 소설의 주변부가 주인공인 소설집도 재미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저자님 답변: 19세 이상인 방자전 같은 영화있었죠.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니 인생의 주인공은 너야.˝ 이 말이 현 사회에 중요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4. 사회자질문: 소설을 쓸 때 페미니즘 시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자님답변: 잘 알려지지않은 작품 선택한 이유는 똑똑한 엘제 때문이었습니다. 그림형제동화였는데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달고사는 엘제가 재미있었습니다. 엘제가 게으른 아이로 나오는게 여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게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페미니즘 시각이야기가 나온 거구요.

5. 사회자질문: 성냥팔이소녀는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낸 겁니까? 삼성반도체 상황들 같은 거 말이죠.

    저자님답변: 해석하기나름인거 같습니다. 인간을 기계의 부속품으로 써버리는 성냥보다못한 현 사회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봐야하지않을까요.

  이 때 서유정작가님께서 독자들 바라보시다가 "초등학생인데 뭐가 가장 재미있었나요?" 질문을 던졌습니다. 독자 중 초등 5학년인 학생도 있었는데, 구병모작가의 위저드베이커리가 재미있었다고 하더군요. 역시나 위저드 베이커리의 인기는 여전하더군요.

6. 사회자질문: 빨간구두당은 신화적인 비유를 사용해서 어려운 비유가 많습니다. 문장이 이번 작품에선 길어져서 어린 친구에게 어려운 내용이 있을 듯 하네요.

   저자님답변: 외국근대문학에 발자크나 프로스트 이야기를 언급하거나 성경이야기가 노출이 많이되었습니다. 이것이 서양인에게는 익숙한 방식이 아닌가싶었구요. 이 책에 서구문학의전통을 차용해 가져온것입니다.

7. 사회자질문: 청소년문학으로 데뷔하셨습니다. 빨간구두당은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저자님답변:  <파란아이>는 청소년을 위해 고민해서 썼으나 단칼에 짤렸었습니다.교복 입은 아이들이 치고 싸우는 이야기라서 그랬나봅니다. <화갑 소녀전>  이야기가 반응이 좋았습니다~거기에서 발전한 것이 <빨간구두당> 책의 컨셉이었습니다.

 

8. 사회자질문: 8편 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요?

    저자님답변: 원래 7편이있었고 나중에 추가된 작품이 <빨간구두당>이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타임에 맞추어 사회자님께서 "구병모작가님 가장 좋아하시는 구절을 낭독해주세요." 하니, 구병모작가님 매우 쑥쓰러워하시더군요. ^^추천 글은 빨간구두당, 92쪽에 있는 글이었습니다. -중략-저자님께서 천천히 그리고 담담히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9. 사회자질문: 책을 많이 읽는작가이시니, 평소책읽기를 어떻게 하고있으신가요?

    저자님답변: 색연필로 그어놓고 포스트잍을 붙여놓습니다. 좋은 부분의 느낌이 들면 ˝나를 스치고 지나갔구나.˝ 책을 보는 이유입니다.

10. 사회자질문:  위저드베이커리 독자에게 해주고싶은 말은요?

      저자님답변:  이제 그들도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성인소설이라고 해도 로맨스가 거의 없어 차이를 거의 못느끼십니다. 그냥 제 소설은 그냥 신작소설로 다가가는거 같아요.

11. 사회자질문:  장편 5편, 단편 3편 대단한 작품생산력을 보이고 계십니다.

     저자님답변:  파괴적인 추진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약속을 잘 지키는 편입니다. 그래서 출판사와의 약속을 지켰더니 책이 꾸준히 나올수 있었습니다. 어린왕자에 보면 ˝네시에 너가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할거야.˝ 그럼 전 세시부터 가는 성격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유미작가님은 구병모 작가님께 하고 싶은 독자들의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1. 독자질문: 언제부터 소설을 쓰셨나요?

 

   저자님답변: 18살때부터 신춘문예 도전했으니 그때부터 소설가가 아니었을까요.

2. 독자질문:  가장 좋아하는 외국작가는요?

   저자님답변:  모든창작물을 다루는 작가는 다 존경스럽습니다. <보르헤스의 말>,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몸의 일기> 요즘 재밌게 읽었습니다.

3. 독자질문: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요?

   저자님답변:  지금 여기가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서 거짓말의 기록이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말로하면 그렇고 사실 다 허구죠.

4. 독자질문:  힘들텐데 왜 계속 쓰는지요?

   저자님답변: 34살에 등단했습니다. 오래 걸린 만큼 못쓰겠다 그런 마음 들다가도 이렇게 힘들게 써왔는데 멈추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5. 독자질문: 소설을 잘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나요? 그래서 직업이 되었나요?

   저자님답변: 소설가는 직업으로 삼기엔 에로사항이 많습니다. 원고지분량이 감당안되서 대학노트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노트가 쌓이는 높이가 칭찬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멋진 구병모작가님이시네요. 팔린 책  판매량이 아니라 원고지노트가 쌓이는 높이가 소설가에게 칭찬이 된다는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빨강구두당 당원을 인증하는 도장도 받았습니다. 앙증맞은 도장은 아이들에게 빼앗기고 사진 몇 장만 남았네요. 살롱드팩토리 안이 너무 조용해서 조용히 찍느라 이것도 몇 장 못건졌네요. ㅠ.ㅠ

다음 책도 기대되는 <빨간구두당> 작가 구병모작가님의 북토크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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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목) 오후 7시 30분, 홍대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하상욱 시인의 <시읽는 밤 시밤>의 북콘서트가 열렸다.

홍대에서 하상욱 시인을 만난 것은 두번째이다. 그리고 지난번 네이버에서 한 집콘에서 보았으니 세번째이다.

 

페이스북은 정말 열고 볼줄만 아는 나에게 하상욱 시인을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알게 된 것은 <인간의 조건>에서 책을 읽자라는 주제로 방송을 할때였다.

은지원과 다른 게스트들이 시인을 만나려 갔는데 글쎄 추운 계절이라고 침대에 극세사 이불을 덮고 있던 그를

보았을때 뭐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말장난 같은 것을 시라고 명명하고 있는 사람인가 했으나 삶의 코드가

맞았다.

 

내가 좀 다른 사람이지는 않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수를 향한 삶을 사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고

그가 펴낸 두권의 시집 서울시1,2권을 빌려서 읽고 아이들과도 읽었다.

아이들이 참 재밌어 했다. <시>라는 것을 학교에서 국어선생님께만 배운 나에게는 그의 시는 남달랐다.

그러나 두어줄의 짧은 시가 주는 임펙트가 좋아서 사실 아이둘과 10000원씩 입장료를 내는 한겨레미디어 카페 휴에서도

하상욱 시인을 만났다. 그의 새로운 시집에 대한 이야기도 그때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고 나오자마자 시집을 샀다.

 

주제가..서울시랑 비슷한 줄 알았는데 <사랑>이라니 했다.

하상욱 시인도 살아가면서 사랑만 할 수 없다고 했고 나는 세아이의 엄마로 사랑, 연애, 이별의 기억은 이제 희미하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남자 한명과 나의 아이셋~~그렇게 고정으로 사랑할 사람만이 존재한다.

 

 

그래도 그는 시인이고 그의 당당함이 그의 재미난 일상이 좋아서 그를 만나면 이상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10월의 어느 목요일 저녁 하상욱 시인을 만나려 갔다. 역시 인기가 아이돌이다.

그리고 하상욱 시인의 실물크기의 입간판마저도 아디다스 세줄 트레이닝복을 입고 슬리퍼까지 그는 괴짜다.

 

하시인이 패션과 노래에도 참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저번 만남에서 알았지만 그 자신감이 더 돋보이는 날이였다.

많은 분들이 하시인을 만나려왔고 아마 그곳에서 내가 제일로 나이가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역시나 하상욱 시인..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도 취해주고 직접 좋아하는 시도 낭송해주고 또 옥상달빛을 초대해

좋은 노래도 추억으로 같이 선물해주었다.

 

옥상달빛의 노래가 끝나고 음원을 내고 싶다면서 들려줄 3곡의 노래는 좀 더 연습이 필요해보였다.

 

 

질문을 입장전에 받아 고민상담을 해주는 시간은 참 따뜻하다. 이런데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는 입시라고 그 힘듬을 이해한다고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에게 이야기하는 꿈을 안꾸었으면

한다고 했다. 크리스마스에 사람이 제일 많은 곳은 집이라면 올해 크리스마스 계획을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좋은 남자가 어떤 남자냐는 질문에는 좋아하는 남자가 좋은 남자라고 했다.

 

늘 빠지지 않는 그의 화장법에 관한 질문과 패션 포인트에 대한 질문..나보다도 화장품을 더 많이 안다.

오늘의 패션포인트는 발목이 보이는 코디인가? 그러나 오늘은 힘을 많이 준 듯 그리고 하시인을 응원하는 팬들이

가득 자리를 채워줘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가 제일로 좋아하는 시는 <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였다.

그리고 오늘 만남이후로 이 가을 지난 슬픔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말을 남겼다.

한동안 나도 지난 과거를 한번 생각해보았다. 왠지 가을에 그런 생각이 겹치니 이상하게 마음이 쓸쓸했다.

 

사랑, 이별, 첫만남, 설레임, 관계, 시작과 끝에 대해서는 언제나 서툰 우리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삶은 우리에게 수많은 반복과 연습으로 그것들에게 익숙하게 하는 것이라 여겨졌다.

사랑만으로 살 순 없지만 사랑이 없이도 이 세상은 너무 건조할꺼 같다는..

 

 

 

마지막으로 하상욱 시인의 명곡 <축의금>을 들었다. 노래를 하는 시인은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립싱크여서 정말 마이크도 입에 대지 않고 메인리듬을 부르지 않고 후렴구를 따라부르던..그의 다음 시를 또 기다려본다.

아직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아 그가 올리는 일상을 보지 못하는게 아쉽다는 생각도 덩달아 해본다.

 

 

내가 맘에 들었던 시읽는 밤에서의 시들..하상욱시인이 좋아한다는 시가 나도 젤로 맘에 든다.

그리고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배운다는 말에도 참 공감했고 내가 상처주었던 집중하지 못했던

연애의 대상들에게 왠지 그때는 내가 너무 미안했다는 말도 하고 싶었다.

 

티비에 나오는 하상욱 시인도 꼭 보는 나다..그는 시팔이고 그의 목차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고 그의 시를

읽으면서 나라면을 생각해보는 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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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6일 오후 7시 30분 하상욱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조기 퇴근 후 저녁도 거른 채 홍대로 달려갔다.

 

짤막하지만 인상깊은 시?아닌 시들로 SNS를 섭렵했던 하상욱 시인.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로만 짜내어진 그의 책.

 

이번 시밤도 기대가 되었기에 북콘서트 당첨이라는 문자가 왔을 떄 정말 기뻤다.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와 있었나보다 홍대 레진 코믹스 브이홀에 가득찬 사람들~

 

7시 경 도착하여서 앉은 자리 B19,B20  7시 입장이라고 해서 일찍온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였다.

 

그렇게 10cm의 노래도 들리고 달달한 노래도 들리고 그러다 7시 30분 경 무렵 하상욱시인님 등장!!

 

환호성이 환호성이 팬클럽에서 온 줄 알았다.

 

그 날 인스타**에 하상욱시인님이 유아인이 팔로우 한 남자라며 글 올렸는데

 

오자마자 저 이야기 할 떄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역시 유쾌하신 분이다.

 

 

 

여기 저기서 사진 찍으니까 포토타임가지자는 하상욱님 멋진 포즈 감사합니다.

 

 

 같은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소속사 프렌이라는 옥상달빛 옥상달빛

 

하상욱 신간인 시밤 몇 구절 읽어 주는데 정말 달달하면서도 슬프면서도..

 

노래도 정말 좋았다. '수고했어 오늘도' 뭔가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책도 읽어주고 시팔이님과 토크쇼까지!! 그쵸 연애는 져주는게 이기는 겁니다. 연기가 필요해요.

많은 걸 배워가는 느낌.

 

 

 

질의응답시간

 

노래 3곡을 가지고 나오셨다..회사는 가야지와 축의금을 뛰어넘는 노래가 더 나오길 바라며

 

여러가지 질문에 답도 해주시고 때론 빵빵터지게 때론 감성적이게..멋지다

 

전송을 누를까 마음을 눌러야겠지..

 

 

 

마지막에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

 

진짜 두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만큼 재미있었다.

 

하상욱님의 연애 스토리와 메이크업화장품 관련 ㅋㅋ

미샤 비비 21호와 아이오페 포맨!!! 강추하신 맥 브러쉬

패션은 에이 비 씨 디로 나뉜다고 ㅋㅋㅋ

오늘은 흰색으로 포인트 4개 준거라던 패피님

 

이렇게 시인과의 자리를 마련해준 알라딘과 출판사인 예담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에 모두 감사하다.

 

이날 하루만큼은 머릿 속 잡생각도 생각나지 않을만큼 유쾌하고

의미있는 하루였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많이 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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