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맨서 Neuromancer 윌리암 깁슨 William Gibson,
번역: 유인경 /출판사: 청담사/발행일:1992.11.20/가격: 5000, ISBN: , Pages: 367쪽


사이버스페이스, 매트릭스, 마약, 폭력, 섹스, AI, 거대 도시. 사이버 펑크라는 새로운 문화 코드를 개척한 혁명적인 소설 3대 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 딕 상을 석권한 최초의 작품 마약, 섹스, 컴퓨터가 지배하는 미래에서 케이스는 사이버스페이스로 접속해 기업 비밀을 훔치는 카우보이였다. 그러나 과욕을 부려 고용주의 물건을 훔치다 능력을 잃고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졌다. 매트릭스와 사이버스페이스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던 중 케이스에게 몰리라는 여검객이 접근한다. 몰리의 고용주인 아미티지는 케이스의 능력을 되찾아 주고, 전자 AI로 침투를 의뢰한다. 그러나 아미티지 또한 또 다른 AI가 내세운 꼭두각시이다. 2000년을 훌쩍 지나 버린 지금에 와서도 우리는 사이버펑크물의 편린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영화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흥행작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뉴로맨서 및 대표적인 사이버펑크 과학 소설들에 비하면 가볍고, 몇 몇 소재만을 부풀려 스타일을 우려먹기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시각성이 강한 매체의 특성상 폭력적인 면을 주로 부각시켜 볼거리를 제공하고, 주제나 경이감의 측면에서는 모호한 단어를 나열하는 대화로 일축해 버리려는 경향이 많아 보인다. 로저 젤라즈니의「앰버 시리즈」를 읽어 보신 분들에게라면 이런 표현도 가능하리라 본다. '뉴로맨서가 앰버라면 이러한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은 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출처:kbs책을 말하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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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한창 출판사에서 sf소설들을 출판하고 있을 때 청담사에서 sf소설 4권을 발행하였다.

솔라리스-청담사
핸드메이드-청담사
뉴로맨서-청담사
타이거 타이거-꿈이 있는 집
화성 연대기-근간

재미있는 것은 시리즈 도중에 청담사가 꿈이 있는 집으로 사명이 변경된 점이다.
화성 연대기는 근간이라고 했지만 결국 출판되지 못했다.
'청담사'판의 sf의 문제점은 번역인데 솔라리스는 "폴란드어 -> 러시아어 번역 -> 일어 번역 -> 한국어 번역"의 과정을 거친 책인데 90년대 당시 폴란드어 전공자가 있을리 없으니 그당시에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여겨지지만 거듭되는 중역의 결과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타르코프스키 영화에 맞추어 원작과 다르게 바뀐 것이 문제로 예를 들면 주인공이 부인의 이름이 레야에서 영화에서의 이름인 하리로 바뀐점이다.
뉴로맨서는 일어 중역이라는 의심을 받았는데 후에 열음사판의 역자에 따르면, 뉴로맨서을 정식으로 계약하여 번역 출간하려고 했는데 청담사 판이 먼저 나왔고, 알고보니 청담사 판이 일어판을 중역했다는 사실이 알게됬다는 것이다.
핸드메이드는 '외문기획'이라는 정체불명의 집단이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리 평이 좋지는 않았다.
청담사판 타이거 타이거는 기존에 출간되었던 동서 출판의 타이거 타이거가 일어 중역번인데다가 일부 챱터가 빠진 것을 영문판을 토대로 보완한 완역본이어서 유일하게 번역 문제가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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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사이로 달리는 기분 AZAZEL 아이작 아이시모프 Issac Asimov
번역: 김승욱 /출판사: 작가정신/발행일:1996.12.11/가격: 6000, ISBN: , Pages


흰눈사이로 달리는 기분의 원제는 아자젤이다.
아자젤이란 성서 외경인 에녹서에 등장하는 타락 천사인데 신이 인간을 감시하기 위해서 파견한 200명의 천사중 하나로서 이들은 인간의 딸과 결혼하고 인간에게 신이 금지한 여러 기술을 가르쳐줘 신의 분노를 사게되어 천사의 직위를 박탈당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이런 섬뜩한 본래의 의미와는 무관한 성격의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단편집으로서, 아자젤은 작은 악마로써 인간들의 헛된 소망을 들어주면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아자젤에게 소원을 빈 사람들은갑자기 소원이 성취됨으로서 얻게 되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혼란뿐인데 이는 아자젤이 상대방의 소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소원을 들어줌으로써 언제나 엉뚱한 결과를 유발하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농구 선수는 언제 어느 때나 정확한 슛을 던질 수 있는 소원을 비는데 아자젤을 그 소원을 들어주나 아무 골대나 골인을 시키게 함으로써 농구선수는 농구를 그만두게 된다.
이런 혼란들은 결국 아자젤이나 조지의 선의와는 무관하게 소원을 성취한 자를 불행하게 만들뿐이다.
흰눈사이로 달리는 기분은 sf소설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작품이 고려원에서 나온 <코믹 SF 걸작선>에서 이미 소개된 바 있기도 하다.

◆차례
세기말적 해결사
단 한 번의 노래
아인슈타인도 몰랐던 원리
악마의 숲
흰눈 사이로 달리는 기분
제눈에 안경
운석에 맞아 죽은 최초의 인간
0.5급 수사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거야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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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폴 Nightfall 1~2 아이작 아이시모프 Issac Asimov & Robert Silverberg
번역: 김승욱/출판사: 작가정신/발행일:1995.01.10/가격: 6000 /ISBN: , Pages: 30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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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로의 여행 Fantastic Voyage II : Destination Brain 1~2 아이작 아이시모프 Issac Asimov
번역: 강무환/출판사: 작가정신/발행일:1992/가격: 4500/ ISBN: , Pages: 282/288



◆작가소개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소련에서 태어나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했으며 잠시 보스턴대 의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전업작가로 나섰다. 타계하기 전까지<천문학입문><유전자암호>등 350권 이 넘는 과학저서를 남겨 초인적인 집필력을 과시했고, 그 방대한 저술량 못지않게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펼쳐보였다. 21세 때 단편,<밤이오다>를 시작으로 <환상여행Ⅰ:마이크로 결사대><환상여행Ⅱ:두 뇌로의 여행><파운데이션><로봇>에 이르기까지 현대SF의 기틀을 다진 위대한 과학소 설 작가로서 여러차례 SF의 최고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1976년에는「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잡지」를 창간하여 후진 양성에 힘썼고 교 양과학 저술 및 편집자로서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 없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다가 1992년 4월 초 심장 및 신장질환으로 타계했다.

◆옮긴 이의 말
신비한'두뇌와의 대화' 때는 21세기 미국 워싱턴. 신경물리학 분야에서 독특한 뇌이론으로 세상의 비웃음과 학계의 조롱을 사오던 알버 트 죠나스 모리슨 박사는 어느날 한 소련 여인의 방문을 받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이 엉뚱한 이론의 도움이 소련에서 필요하다는 것. 세계적인 석학 샤피로프 박사의 이론에 따라 축소화 연구가 진행중이던 소련에서는 말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축소화 연구가 중단될위기에 놓이자, 결국 모리슨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우여곡절 끝에 모리슨 박사는 소련으로 납치당하여 축소화 실험에 가담하게 되었다. 실험은 축소화 이론의 창시자 샤피로프 박사의 뇌혈관 속으로 들어가는 두뇌로의 여 행이었다. 소련 학자 셋과 술꾼 조종사, 그리고 모리슨 박사까지 모두 다섯 명이 특 수 제조된 배를 타고 축소된 채 샤피로프 박사의 뇌혈관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었 다. 요컨대 그 이론을 말로 남겨 놓지 않은 그의 생각을 알아내서 중단 위기에 놓인 축소화 이론에 쓰고자 하는 의도였다. 실험과정에서 부딪히는 예기치 않은 사건 속에 이들 일행이 적혈구와의 싸움, 신경세 포 속에서의 방황을 거치면서 작가 아시모프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신비한 두 뇌와의 '대화'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생각만 해도 신비로운 이《두뇌로의 여행》은 미국에서 발간 즉시200만부가 팔려 나 갔다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세포 크기로 축소되어 두뇌 속으로 들어간다는 가정 자체가 이미 독자의 흥미를 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계역'으로 설정된 모 리슨 박사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혼수 상태에 빠진 샤피로프 박사의'축소화 이론 '에 대한 생각을 집어 낸다는 것도 여간 흥미진진한 요소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느끼게 되는 것은 과연 이것이 소설인가, 다큐멘타리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과학적 사실에 대한 안내와 거의 High Commedy에 가까울 만큼 번 뜩이는 작가 아시모프의 소설적 재치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에도 모리슨의 뚱딴지 같은 생각과 너무나 잭재적소에 튀어 나오는 데즈네프 1세의 놀라운'혜안'을 접하면서 도무지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드는 아시모프의 기지와 재치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책이 있을까 싶고, 또 어떻게 보면 이렇게 과학적 인 고급소설이 있을까 싶을 만치, 이 책은 철저히 '과학적 오락성'을 담고 있는 작품 으로서 독자들을 사로 잡는다.
그러나 아시모프느 역시 아시모프다. 추리와 반전의 명수로서의 소설가적 진가는 결국 끝 부분에 가서 절정에 달한다. 젊 은 연인 박사 코네프와 캘리닌의 감춰졌던 사랑과 그 갈등의 끝, 모리슨 박사의 멍청 한 진실과 그를 체포하러 나타난 여 종업원 발레리 팔레론의 재등장은 머리털이 쭈빗 거리만치, 아시모프 특유의 추리적 재미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과 학소설에서의 그 명성이 결코 거저 얻은 게 아님을 그 해박한 과학적 안내로서 증명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아마도 인체에 대한 신비나 궁금증을 풀 길이 없어 갈증을 느끼던 과학 독자 들에게 소설의 재미와 과학의 지혜를 함께 선사해 주고, 또한 격조 있는 고급 소설을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나름대로의 추리와 반전의 재미와 더불어 작품 곳곳에 숨어 있 는 작가의 따뜻한 '인간애'와 타고난 기지를 함께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1992년 10 강무환

◀ 차 례▶
上.
* 1장.요구 - 닥터 보라노바의 출현 .15
* 2장.수용 - 산타클로스에게 납치되다.44
* 3장.말렌키그라드 - 모리슨,'꼬마동네'에 와서 울다.66
* 4장.그로토 - 축소화의 요새.88
* 5장.혼수 상태 - 기절하다.112
* 6장.결정 - 축소되는 것에 동의하다.140
* 7장.배 - 배와 함께 시험축소되다.167
* 8장.준비들 - 최후의 만찬.192
* 9장.동맥 - 샤피로프의 뇌동맥으로 들어가다.219
*10장.모세혈관 - 외톨이가 되다.252
下.
*11장.목적지 - 뇌파를 찾아서 .15
*12장.세포 사이에서 - 뇌 속으로 들어가다.46
*13장.세포 -스켑틱 파를 잡아라.76
*14장.축색돌기 - 두 여자와 두 남자.107
*15장.혼자 남다! - 생명줄을 놓치다.139
*16장.죽음 - 구출된 사람,죽은 사람.168
*17장.탈출 - 몸 밖으로 탈출하라.195
*18장.귀향? - 말렌키 그라드를 벗어나다.226
*19장.전환 - 마지막 승리.256

◆작가 및 작품해설
거장이 남긴 전통적SF의 모범작<두뇌로의 여행>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시모프의 작품들 중에는 이른바 시리즈물, 즉 같은 배경을 채 택하는 연작 장편소설들이 많이 있다.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파운데이션>이나<로 봇>시리즈들이 모두 그렇다. 게다가 또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그러한 연작 장 편들의 상당수가 매우 긴시간 간격을 두고 집필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파운데이션> 의 첫 작품이 단행본으로 나온 것은 1951년이었으며, 그 연작물의 마지막 편이자 사 실상 아시모프의 유작이 된<파운데이션을 향하여(Forward the Foundation)>는 장장 41년 만인 1992년에 간행되었다. 또 <로봇>시리즈의 제1편인<강철도시>가 1954년에 나온뒤, 마지막 <로봇과 제국>은 31년 만인 1985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우 리 나라 독자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두뇌로의 여행>도 1편인<마이크로 결사대(1966)> 이후 21년 만인 1987년에 발표한 것이다.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연작들의 집필 간격이 벌어지게 된 것 은 전적으로 탁월한 SF작가인 아시모프의 명성에 힘입은 바이다.
그 스스로도 토로한 바 있듯이, 처음 3부작(1953년에 완간)으로 일단 이야기가 종결되는 <파운데이션>시 리즈를 29년 만에 다시 집필하게 된것도 (제4편<파운데이션의 끝>을 1982년에 발표) 독자들과 편집자들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긴 결과였다. 마찬가지로 1980년대 이후 아시모프가 집필했던 여러 작품들은 대부분 같은 동기로 다시 이어쓰게 된 연작 장편들의 후속편이었다. 그러나<두뇌로의 여행>처럼 후속편이 전편보다 확연하게 돋보이는 경우는 그의 다른 작품들에선 달리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같다.
독자들 중에서는 <파운데이션>이나<로봇 >의 후속편이 전편에 비해 그다지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고 얘기하는사람들도 꽤 있지만, 아마<두뇌로의 여행>을 읽은 뒤에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과연 아시모프다'라 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두뇌로의 여행>은 우선 이처럼 전편을 능가하는 탁월함에서 아시모프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된다. <마이크로 결사대>와 <두뇌로의 여행>의 집필 배경에는 21년이라는 시간 간격 외에도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마이크로 결사대>가 원작 영화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인 반면에, <두뇌로의 여행>은 전적으로 아시모프의 창작품이라는 점이 다. 글쓴이는 <두뇌로의 여행>을 읽으면서 아시모프가 반드시 후속편을 쓰겠노라고 별렀음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작가적 역량을 얼마나 발휘했 는지 따져본다면,<마이크로 결사대>는 사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파운데이션>이나 <로봇>시리즈가 머나먼 미래를 배경으로 장대하게 펼쳐지는 서사시 적 구성을 취하는 것과는 달리,<두뇌로의 여행>은 현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채택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느끼는 리얼리티는 훨씬 생생하다. 게다 가 그의 전공인 생화학과 생리학 지식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어서, 아마 아시모프의 숱한 작품들 중에서도 몇 안 되는 본격 하드(hard)SF로 꼽히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 다. 그런가 하면 아시모프 특유의 위트와 유머는 전편에 걸쳐 일관되게 빛을 발하고 있고, 또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추리소설적 반전구조는 이미 그의 작품을 몇 편 읽 은 독자들이 정신을 바짝차리고 마지막 장을 펼치더라도 결국은 허를 찌르고야 만다.
우스개 소리를 하나 하자면, 글쓴이는 어느 독자가 아시모프의 작품을 읽으면서'이번 엔 아시모프의 막판 뒤집기에 절대 안 속는다'라면 책을 들었다가 다 읽고 난 뒤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또 속았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과학 기술적 논리 구사의 정밀성에 중점을 두는 하드 SF로서 <두뇌로의 여행>이 주목 받는 점은, 인간 두뇌의 사고 과정을 생화학적 차원에서 매우 치밀하게 묘사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딱딱한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차라리 <두뇌로의 여행>을 일독하고 나면 뇌생리학의 상당 부분은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거기에 더해서 작품의 결말 부분에는 인간의 사고 과정이 한 차 원 더 전개된 새로운 이론으로 제시되지만, 그 부분은 독자 여러분들의 읽는 즐거움 을 위해 언급을 유보하고 싶다.
아시모프 작품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정형성은 <두뇌로의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 니다. 주인공 모리슨 박사는 사상도 주관도 없는 겁 많은 학자일 뿐이지만,작품의 마 지막에서는 엿새 만에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고 일곱째 날에 휴식을 취하는 창조주로 (아시모프 특유의 상징적 위트가 돋보인다)부각된다. 그의 또 다른 연작 작품들인<로 봇>시리즈의 주인공 형사 베일리도 원래는 소심하고 현실 안주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구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뛰어난 선각자로 거듭 태어난다 아시모프가 창조하는 인물들의 변신은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이율배반적일 정도다.작품의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슈퍼맨'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글쓴 이는 이러한 점을 흠으로 지적하기보다 아시모프 나름의 교훈적 구성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즉, 흔히 하는 말로 우리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을 주인공 으로 등장시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오히려 독자들이 답답할 정도로 우유부단 하고 별 볼일 없는 인물로 묘사한다. 그러는 가운데 독자들은 어느덧 주인공을 자신 과 별 차이없는 평범한 인물로 동일시하기 마련이며, 결말 부분에 이르러 주인공이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면 그만큼 독자들이 느끼는 뿌듯함도 배가되는 것이다. 이러 한 기법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 갖는 캐릭터의 인상을 독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며, SF작가들 중에서는 특히 아시모프가 즐겨 구사하는 방법이다. 근현대SF의 시조격으로 추앙되는 휴고 겐즈백은, 일찌기 SF를 가리켜 '과학적인 이론 과 미래의 전망이 허구적인 이야기로 결합된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SF의 정의 로서는 오늘날 색이 바래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SF관으로서 일반인들의 인식을 점유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아마도 이러한 SF관에 입각 해서 볼 때 아시모프의 작품들, 특히 그 중에서도<두뇌로의 여행>은 일종의 교과서적 모범을 보인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한 편의 유익한 오락 소설로서 이 민한 작품을 접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두뇌로의 여행>은 연초에 타계하고 만 SF의 거장 아시모프가 만년에 이르러 축적된 과학 지식과 완숙한 글솜씨로 깔끔하게 버무려 낸 걸작으로서, 이제 우리나라 독자들 에게도 선을 보이게 된 것은 정말 바람직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처:1992년 11월 SF 동호인 모임 「멋진 신세계」 박상준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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