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최재봉 지음 / 비채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 주 언제 어디서든 빼 놓지 않고 읽는 기사는 문화면으로 주요 일간지 문학부분 담당 기자들의 기사들 중에 한겨레 신문의 최재봉 기자의 이름을 발견하면 글의 주제와 상관 없이 무조건 읽었다.

몇 해전 부터 한겨레 신문 칼럼에 '최재봉의 탐문'이라는 칼럼이 실렸고 나는 매주 이 칼럼들을 스크랩 하며 기자가 읽고 있는 책들을 찾아 읽어나갔다.

2022년부터 연재 되었던 최재봉 기자의 칼럼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지난 30여 년 동안 문학 전문 기자로 열띤 취재를 벌이며 목격하고 만나고 탐문했던 문학계의 사람과 작품 그 이면에 관한 글들로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최재봉 기자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단 문제를 파고 들어서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 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의 이야기에 대해 광활한 탐구를 펼쳐 보인다.


한국 현대문학계의 순혈주의에 대한 문제는 오래도록 지적 되어왔고 여러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온갖 시끄러운 잡음으로 인해 수상을 거부하는 일련의 사태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학계는 그들만의 제자와 후배들 끼리 주고 받거나 한 작가가 주요 문학상을 싹 휩쓰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각 신문사와 대형 출판사가 주관하는 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은 소위 오랫동안 문학계에서 [선생]으로 군림하며 각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제자들을 양성하며 등단과 수상작들을 결정하는데 보이지 않는 입김과 역할을 해왔다.


기자 출신의 작가 김훈과 오랫동안 영화 쪽 일을 하다 장편 소설<고래>로 문학계에 등단한 작가 천명관 모두 한국 문단의 중심이면서도 여전히 '선생님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쓰는 동안 선생님들의 엄한 눈이 등 뒤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거다. 출발부터 그렇다. 대학을 다니며 교수들의 지도 편달과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등단을 할 때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심사, 청탁을 받을 때도 편집위원 선생님들의 평가, 문학상 후보에 오를 때 또 심사위원의 평가, 하다못해 문예창작과 관련한 지원금을 받을 때도 누군가의 심사를 받는다. 그러니까 문단 생활을 한다는 건 내내 선생님들의 평가와 심사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한국 문단만 '선생님의 시선'이 있는 게 아니다. 미국 문단 역시 대학의 문예창작과에서 기성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업이 소설가인 교수들에게 지도를 받고 작품을 쓴 학생들은 공식화 되고 이론화 된 창작의 이론을 습득해서 잘 팔리는 작품과 문학상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작품들을 써내고 이들의 작품 추천서를 지도 교수들이 써주고 상을 주며 문학성이라는 후광을 씌워준다.

옆 나라 일본 문학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등단절차와 문예지의 원고 청탁, 각종 문학상 심사와 시상 등 문학 작품이 시장에서 나오기 까지 발행하고 유통하는 전반 과정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출판사와 손을 잡은 '선생님의 시선과 입김'이 크게 좌우 되어 그들만의 폐쇄적인 구조로 고착 되었다.


읽혀지고 팔려지는 작품의 전반적인 과정과 문학계 이면의 모습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의 숫자가 왜 감소하고 있는지, 작가들의 일상사 그리고 개인 작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최재봉 기자는 한 시대. 한 세대에 중심에 있었던 이들이 남기고 간 글과 작품에 대한 촘촘한 취재 기록과 순수한 독자 입장에서 비밀을 탐문 하듯 파고 들었다.


탐문 과정에서 양념처럼 등장하는 문학이 탄생하는 작업실의 조건과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의 비밀 등 작가와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부터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고전과 현대문학을 잇는 각각의 주제를 흥미롭게 비교하며 작품 안팎으로 문학을 구성하는 존재들에 대해 밀도감 넘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 책의 첫 시작은 '총의 노래가 될 뻔 했던 하얼빈'에서 시작해서 '사라진 원고'로 마무리 된다.

소설을 쓰는 작가는 개인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발언자이고 이들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목격자이자 증언자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기억을 되새기게 되고 현실의 삶을 돌아 보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삶과 세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바뀌고 있지만 결국 생태계에서 유일하게 읽고 쓰고 말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영장류인 인간은 비록 현실은 고단하고 끔찍하고 비참할 지라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더 나은 삶과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게 된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최재봉 기자가 칼럼을 쓰는 동안에 인용하고 참조한 책들의 목록이 실려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마지막 탐문 하듯 책 뒷 장에 빼곡하게 적혀 있는 책들을 찾아 읽는 경험을 해본다면 결국 글이란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임을 책을 읽고 탐구하며 탐닉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문학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시나 소설을 진지하게 읽는 독자도 갈수록 줄어드는 시대이지만 결국 인간은 영원히 읽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야기의 힘은 인간의 한 생애보다 훨씬 더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4-03-30 0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님은 최재봉 기자가 이 칼럼을 쓸 때부터 봤군요 저는 이름 처음 알았습니다 기자는 이름 알기 어렵기는 하죠 아니 저만 잘 모르는 걸지도 신문을 안 봐서... 김훈 작가는 기자였다가 작가가 돼서 이름 알기는 하는군요 작가와 글 그런 이야기가 담겨서 관심 있는 사람은 즐겁게 보겠습니다 여전히 책은 나오는데 읽는 사람은 적다고 하고... 나오는 책이 얼마 안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 한 책은 나오겠죠 여러 가지...

scott 님 벌써 주말이네요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4-03-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재봉 기자는 처음 들어보고, 저자가 생각하는 문단의 문제? 이런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폐쇄적인 구조가 되면 점점 나빠질수밖에 없는데 안타깝네요. 문학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아도 북플에서는 여전히 문학이 👍 인거 같습니다~!!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할로 베리티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6월
평점 :
품절


봉지를 뜯으면 은은한 꽃향기가 풍기고 30초씩 나눠서 두 번 드립을 150ml(200ml양은 예가체프 고유의 풍미를 느끼지 못함)으로 마시면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느껴집니다. 3월에 마시기 딱 좋은 예가체프 할로 베리,원두 알보다 드립백 원두향이 더 좋아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4-03-04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안 샀는데, scott 님이 글을 써서 잘됐네요 그러고 보니 지난달에도 했군요 땡스투... 얼마 안 되지만... 삼월이어서 꽃인가 싶기도 하네요 지난달에 나오기는 했지만...


희선

2024-03-04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3-05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커피를 사려고 했더니 일시품절이에요 지난달부터 나왔으니 그랬겠네요 이 커피는 나중에 사야겠습니다 어제 새벽에는 있었는데, 어쩌면 그때도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쉬는 날이니 일시품절 표시를 못 했겠습니다 제가 사려는 책이 등록이 안 돼서 그걸 해달라고 해야 했는데, 그것도 어제 새벽에 썼어요 이 커피하고 사려고 했는데... 새로운 커피가 나왔지만, 사람이 없어서 땡스투는 못했네요 커피는 거의 모르는 사람한테 땡스투 했는데, 이번에는 못했네요 책만 사도 됐는데... 사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다니...

말했으니 이건 다음에 나오면 사야겠습니다


희선
 
풀코스 창작론
미우라 시온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세다 대학 문학부에서 연극을 전공한 작가 미우라 시온은 졸업을 앞두고 출판사에서 편집 보조일을 하던 중 그녀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편집자의 권유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2000년에 발표한 첫 장편<격투 하는 사람에게 동그라미>는 원고를 들고 가자마자 편집자가 그 자리에서 단행본 출간을 결정 했을 정도로 신인의 미흡함이 거의 없는 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으로 출간 즉시 단숨에 독자들을 사로잡아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미우라 시온은 습작 시절이나 출간 거절의 경험 없이 곧장 베스트 작가 대열에 들어가서 2006년에 발표한 장편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 했고 2012년 <배를 엮다>로 서점인들이 주는 대상을 차지 하며 문학성과 대중적 인기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이후 발표하는 장, 단편 작품들 모두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데뷔 5년 차 부터 단편 소설 부분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굵직한 문학상을 두루 심사하며 데뷔 20년 만에 2020년 나오키 상 심사위원으로 위촉 되었다.

미우라 시온은 20년이 넘는 창작 기간 동안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소설 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한 에세이, 여행기, 서평집을 출간하며 데뷔 이후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글을 출간하고 있다.

이 정도의 글쓰기 살력이라면 당연히 창작론, 작법서를 출간해도 될 정도이고 주변의 강력한 바램으로 드디어 전방위적인 글쓰기 실력으로 무장한 미우라 시온의 <풀코스 창작론>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창작의 비결을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 했다.

미우라 시온은 가장 먼저 창작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우선 순위에 '퇴고'를 '풀코스 창작론'의 첫 번째 접시에 담았다.

창작물을 완성본으로 세상 밖으로 내놓기 전에 반드시 여러 번 해야 하는 건 '오탈자' 수정으로 작가들 대부분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야가 좁기 때문에 원고를 여러 번 수정하고 퇴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 코스 접시에 담기는 건 '매수 감각'으로 그녀가 제시하는 단편의 기준은 원고지 60매다.

이 분량을 단숨에 쓸 수 있는 창작자들이 있을 테지만 쓰지 못하는 이들은 매일 원고지 10매를 채울 정도의 끈기와 성실함,포기 하지 않는 근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원고지 10매는 A4 용지 10장 분량으로 보통 출판사에서 소설이나 에세이를 의뢰하는 기준이 150매(소설), 20매(에세이)다.

단편 소설 신인 응모작의 기준이 50-60매이니 창작자는 원고지 1매에 어느 정도의 스토리 분량을 담을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연습, 쓰고 또 써야 한다.

작가가 강조하는 매수 분량 감각을 키우는 연습이 왜 중요하냐면 아무리 정교하게 구성한 스토리도 매수에 차지 않으면 스토리의 전체적인 서사와 균형이 맞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도중에 툭 끝이 나기 때문이다.


창작 코스 세 번째 접시에 담기는 건 '단편 소설'의 상황과 감정을 문장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이야기의 영감이 떠오르는 방식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눠진다.

  1. 등장 인물 간의 대화, 처한 상황등이 떠오른다.

  2.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나 내용이 아닌 어떤 감정이나 작품의 분위기, 주제 같은 것이 떠오른다.

미우라 시온은 글을 쓸 때 2번에 해당되는데 단편의 경우 도입부의 시작이 결말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결말을 구상했다면  구성 단계부터 지나치게 세세하게 묘사하지 말아야 한다.

허구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현실감을 불러 일으키려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문자화 시키지 말고 그려내고 싶은 감정이나 주제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장면을 구성해서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유려하게 이끌고 가야한다.

60매 기준의 단편은 도입부(독자들을 단숨에 작품 세계로 끌어당기는 부분)-심장(이야기 전개가 물살을 타는 부분)-결말(여운을 자아내거나 웃음, 슬픔, 연민의 감정으로 마무리)인 3단 구성으로 진행 마무리 해야 한다.

그럼 네 번째 창작 코스 접시에 담겨진 미우라 시온의 단편 <작은 별 드라이브>의 첫 도입부를 읽어보자.


[정말로 물정 어둡게도, 나는 가나의 죽음을 한동안 알아채지 못했다.]


첫 문장을 읽은 독자들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1인칭 시점, 화자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아채고 <가나>라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다음 이야기의 중심부를 읽어 보자.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길 가다 만나도 유령처럼 서로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고 내게 있어 그들도 마찬가지다. 밤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벌써 저승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유령-죽은 사람-밤의 거리-저승 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야기의 첫 도입부에 등장한 화자인 '나'와 '가나'라는 두 인물 중에서 누군가는 유령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


[가나에게 남은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젠가 옅어질까? 감정이 사라지면 가나도 완전히 사라질까?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라는 것 같기도, 내 심장 박동이 멈출 때까지는 사라지지 않고 있어주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두 가지 마음을 품은 채 별 하늘 아래서 차를 몰았다.]


읽혀지는 이야기마다 각기 다른 리듬이 있는데 첫 문장에서 시작된 리듬이 이야기의 실타래를 따라 마지막 결말에 다다랐을 때 여운이 느껴지게 되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면 독자들은 다시 맨 첫 페이지로 돌아가 책장을 넘기게 된다.

미우라 시온의 창작 풀코스는 퇴고 부터 시작해서 매수 감각 능력을 키우는 것, 단편의 완성도를 높이는 법으로 진행되어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작자가 자신의 이야기 속에 매몰 되어 시야가 좁아져 이야기 전체의 흐름을 일탈 하지 말아야 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장편의 매수는 1000매가 기준으로 이 정도 분량에서 시점을 정확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전체 이야기가 무너져 버린다.

따라서 미우라 시온은 일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시작 할 때 상황 별, 장소별, 인물 별 묘사를 뒷받침해 줄 양념 같은 요소를 알려준다.

소설을 쓰는 방법은 저마다 제각각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과 형식이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요령이 있어야 하고 말과 글에는 논리가 정연 해야 읽혀지기에 그저 어떤 규칙이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두루뭉술하게 써나간다면 그 글은 한 편의 읽혀지는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미우라 시온은 일본에서 작가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와세다 대학 문학부 출신으로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문학부에서 영화(시나리오)를 전공했고 오가와 요코도 같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타 대학에 비해 와세다 대학 출신 문인들이 많은 이유는 이 대학에 특별 영상관이 있는데 이곳은 유명 고전 명화부터 영화사에 기록되는 훌륭한 영화나 영상 자료를 전부 볼 수 있고 아카이브 도서관까지 있어서 미우라 시온도 오가와 요코도 무라카미 하루키도 대학 시절에 엄청난 양의 영화와 영상물을 보았고 이는 후에 글을 쓰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미우라 시온은 영화를 통해서 장면 전환과 사건의 실마리를 부각 시키는 법과  대사 처리하는 법을  배웠고 거리나 실내를 묘사 할 때는 도로의 상태와 가구의 배치 위치등을 종이에 그린 후에 그 그림을 보며 글로 스케치하는 연습을 하며 터득해 나갔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단 한 번에 시작 한다 해도 원고지 20매를 채우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서 다양한 작품을 읽고 거리나 특정 장소에서 사람들이 어떤 대화를 하고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분석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런 습득 과정이나 연습 없이 곧바로 휘리릭 써내는 작가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읽어서 재밌는 글이 다른 이들이 읽어서 재밌어 한다는 보장이 없다.

소설가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주제와 인물의 형태가 잡히면 그 안의 세상을 창조 해나가야 하고 그렇게 완성된 글에 전체 스토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제목을 제대로 붙여야 이야기의 생명력에 색깔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현재 미우라 시온은 연재 작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는 즉시 검토와 수정 편집이 완성되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작가로 출판계에서 흥행 보증 탑에 들어가는 몇 안되는 스타 작가다.

일본의 문학 시장은 연재의 시험대에 여러 명의 작가들 작품을 올려 놓고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 보고 나서 정식으로 종이책으로 출간이 확정하는 시스템으로

이름이 잘 알려진 유명한 작가도 연재 제의를 주저 하지 않는 이유는 독자들의 반응을 실시간 확인하며 작가의 좁은 시야가 아닌 읽혀지고 팔리는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우라 시온이 대학 졸업 전에 완성한 첫 장편 <격투 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는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서점 주인이 어느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마라톤이 열리는 곳으로 달려가 눈과 귀로 경기 상황을 스케치하고 나서 쓰기 시작했다.

그녀의 원고를 처음 읽은 출판사 편집부는 출간을 결정하고 나서 여러 부분을 지적을 했다.

처음으로 글을 썼던 미우라 시온은 모든 걸 묘사해서 늘어지는 문장, 모든 걸 설명해서 지루해지는 문장,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문장을 쳐내고 잘라내고 수정하면서 문장을 지속적으로 다시 쓰고 또 쓰는 동안 불필요하게 이어진 여러 문단을 간결하게 줄여서 그 안에 상황과 인물의 심리, 이야기의 전개 방향을 한 번에 쓰는 법을 배워 나갔다.

작가는 그렇게 고쳐 쓰는 동안 등장 인물의 생각과 감정 , 행동을 떠올리며 독자는 이 문장을 어떻게 읽을지 상상하면서 쓰기 시작하자 묘사의 정도나 분량, 빈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지금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허구의 이야기를 쓰는데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어떤 환경과 마음 자세로 글을 쓰는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나와 다른 이들의 삶을 헤아리고 이를 글로 표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끈기가 창작을 하는데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 생각한다.

한 인간이 실제로 경험 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적이고 자료 조사 할 수 있는 능력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글 쓰는 이들은 무한의 상상력을 펼쳐서 자신이 있는 장소를 너머 시 공간을 넘나들며 타인의 인생을 제 2의 창작의 시선으로 보며 쓸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 음악, 수학 같은 경우 어린 시절 부터 뛰어난 재능을 발휘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십 대 나이에 영원불멸한 작품을 써내는 이들은 극 소수 이고 십 대 초반부터 출판 시장을 장악하는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들 역시 드물다.

글을 쓰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언어 능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습득해서 글 쓰는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만일 톨스토이가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일찍 여의지 않고 전쟁터를 나가지 않았다면 불멸의 작품을 써내지 못했을 것이고 창창한 미래를 앞두었던 도스토옙프스키가 사형 선고를 받고 시베리아 유형지로 끌려가지 않았다면 그는 작가의 길이 아닌 군인의 길로 갔을 것이다.

보이는 풍경, 경험한 일들에서 일어난 다양한 감정들 모두 언어화 되어 문장으로 빚어 져서 깊이 있는 사고와 감정을 성숙 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고 상상력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과 폭넓은 독서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쓰기는 어떤 분야보다 더 많은 시간과 다양한 경험의 축적 되어야 가능한 분야로 수학의 공식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법칙도 규율도 형식도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쓴다고 해서 읽혀지는 글로 완성되지 않는다.

목표가 없으면 달리기에 기록을 낼 수 없고 목적이 없으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나는 2024년 2월 1일 부터 생애 두 번째 창작 소설 <굿바이, 부다페스트>을 쓰기 시작했다.

https://tobe.aladin.co.kr/s/9373


두 번째 창작 소설을 써 나가면서 미우라 시온이 차려 놓은 글쓰기 코스 요리를 하나 씩 맛보고 나만의 창작 접시에 담아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서 창작의 완주를 마치기로 결심했다.

창작론에 관한 비법을 알려주는 책과 영상물, 글쓰기 훈련 클래스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넘치지만 직접 써보지 않고는 창작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쓴다고 해서 창작이 완성 되지 않는다.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은 항상 열려 있고 누구든지 쓸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자신만의 이야기의 우물이 차 올랐다면 프로 작가의 글쓰기 비법도 참고 하면서 창작의 우물을 퍼 올려 보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4-02-20 0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이 책 나온 거 봤는데, scott 님은 벌써 보셨군요 이 책이 scott 님이 글 쓰기에 도움을 주겠습니다 한국은 이백자 원고지지만 일본은 기본이 사백자 원고지였던 것 같은데... 그런 거 생각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은 원고지는 별로 말 안 하는 듯하지만... 지금은 거의 A4로 말하거나 몇 자라고 하는군요 영어는 글자수(낱말수)로 말하는군요 이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거네요 쓰는 게 중요하지...

새로 쓰시는 소설 끝까지 쓰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4-02-24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립백 콜롬비아 몬테 블랑코 퍼플 카투라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월
평점 :
품절


봉지를 뜯자 마자 원두 가루에서 올라오는 상콤하고 고소한 향이 뜨거운 물 150~200ml 를 2~3회 나눠 부어마시는 동안에도 입안 가득 풍미가 느껴집니다 무산소 발효 가공으로 원두 가루에서 신선함이 유지 되어 마시는 동안에도 갓볶은 고소함이 사라지지 않는 비싸도 제값을 하는 몬테 블랑코 퍼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2-16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24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립백 카페 테일 하프카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0월
평점 :
품절


봉지를 열면 고소한 아모든 향이 올라오고 첫 브루윙을 하고 나면 카카오 향이 올라오고 110리터 물을 붓고 나서 마시면 혀끝이 시럽의 단맛이 올라오지만 5봉지 다 마셔도 메이플 향과 맛은 나지 않은 신기한 하프카프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4-02-01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0리터 너무 많아요. 110밀리리터만 ㅋㅋㅋㅋㅋㅋ

scott 2024-02-02 00:11   좋아요 1 | URL
110개 드립백으로 줬으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