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한경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2월
절판


아이라고 해서 세상은 봐주지 않는다. 아이라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해야하고,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며, 늘 나름대로의 고민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서 세상에 눈을 뜨며 다시 태어나는 첫출발의 순간부터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11쪽

나는 집으로 오면서 열망하는 마음과 두려워하는 마음 사이를 왔다갔다하느라고 잠들지 못했다. 전날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새날이 오고, 내가 바라는 변화와 놀라움이 내가 이미 극복한 체험이나 재난과 조금이나마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 생활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나는 지루함이 싫었다. 이 소도시와 집에서의 생활 중 가장 끔찍한 것은 매일 매일 똑같은 사건이 반복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사건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제 거의 손에 넣을수 있는 내 인생의 완전한 변화가 나를 겁나게 했다.-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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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왼손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구판절판


실제로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는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는 실제하지 않는 사람들의 존재를 믿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보로디노에서 싸우는 것을 본다. 심지어 나폴레옹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책장을 덮은 뒤에야 비로소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이다.-9쪽

어떤 소설이든지, 소설을 읽는 동안 우리는 그 전부가 허구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는 동안만은 그 속의 모든 말을 믿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 책을 다 읽었을때 - 그 책이 훌륭한 작품이라면- 그 책을 읽기 전에 견주어 자신이 약간 달라졌다는 것을, 이전에 전혀 다녀 본 적이 없는 낯선 거리를 지나가다가 문득 새로운 얼굴들을 만난 것처럼 우리 자신이 변한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정확히 뭘 배Ÿm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11-12쪽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실이라 할지라도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제대로 이해될 수도 왜곡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마치 내 고향 바다에서 나는 진주처럼. 그 보석은 장식하는 방법에 따라 무척 달라 보인다. 어떤 여인이 걸치면 한층 빛나 보이고, 또 어떤 여인이 걸치면 빛을 잃어 한낱 돌 조각에 지나치 않아 보인다. 진실은 이 진주보다 더 견고하고, 한결같고, 실체가 있는 것이다. 또한 둘 다 상처받기 쉬운 것이기도하다.-17쪽

지구인들은 남보다 앞서가는 것을 '진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늘 원년에 살고 있는 행성 겨울의 주민들은 진보보다는 현재가 중요했다.-78쪽

잘 모르는 낯선 사람은 손님이다. 그들의 적은 바로 그들의 이웃이었다.-136쪽

엔보이는 언제나 혼자 오지요. 한 사람의 이국인은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둘은 침입자로 간주되거든요.-267쪽

빛은 어둠의 왼손/그리고 어둠은 빛의 오른손/둘은 하나, 삶과 죽음은/케머 연인처럼/함께 누워있다./마주 잡은 두 손처럼/목적과 과정처럼-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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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의 명상으로 10억을 번 사람들
오시마 준이치 지음, 박운용 옮김 / 나라원 / 2002년 11월
절판


성공한 사람, 그들은 인생의 어두운 면보다 밝은 면을 보려는 성향이 강했다는 사실입니다.-21쪽

당신이 누리려는 이 세상에서의 행복은 도덕적으로 훌륭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도덕 위에 덧붙여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밝게 그릴 줄 아는 일입니다. 자신이 행복한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의 내면 세계를 어두운 것보다는 밝은 것으로 더 많이 채울 수 있을때 당신은 지금의 노력만으로도 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에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세상에는 불행한 의인도 많은 것처럼 말입니다.-23쪽

잠재의식을 배라고 한다면 당신이 의식하는 마음은 선장이다. 40만톤이 넘는 대형 유조선이라도 선장의 지시 하나로 방향을 바꾼다.-29쪽

우주의 보고는 당신 마음 속에 있다. 보물을 그 속에서 찾아라.-33쪽

당신을 만든 것도 당신이며, 당신을 바꿀 수 잇는 것도 당신이다.-67쪽

당신은 행복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또 행복을 당신의 습관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187쪽

인간이란 그 사람이 하루 동안 생각한 그 자체를 말하며, 사람의 일생이란 그 사람이 일생을 어떻게 생각했나를 보여주는 것이다.-189쪽

공포는 인류 최대의 적이다. 실패나 병이나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의 배후에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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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찬란한 내 안의 블랙홀
무라카미 류 지음 / 큰나무 / 2000년 2월
구판절판


대기에는 아직도 싸늘한 기운이 남아 있던 3월의 끝자락.......-13쪽

나의 세계에서 선택한 최고의 이미지 사진이 떠올라š? 죄수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있는 백치 간수의 싸늘한 미소. 이 사진의 해설란에는 지금 막 잠자리에서 뛰어나온 듯 부스스한 머리를 한 일본 소설가의 이런 글이 실려 있었다. '진정한 고문은 얼굴에 웃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36-37쪽

인간은 말이야. 요만한 25센트 동전보다 작고 뾰족한 금속 하나가 몸 속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눈 깜짝할 사이에 무의미한 존재로 변할 수 있어.-62쪽

그 여자나 마토 같은 여자들에게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조 관념이나 윤리 의식의 차원을 넘어 인생의 정수를 깨달은 사람들. 그들은 섹스와 마약, 술, 요리, 모든 것에 이이 통달해 있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법이 없다. 즐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 가지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는다. 정조 관념이나 모럴이란 본래 쾌락을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만 적요오디는 법칙이다.-131쪽

닌자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하루에 몇 밀리미터씩 자라는 나무를 이용했다고 한다. 도약하는 힘이 붙으면 나무도 함께 자라나고 닌자는 옆에서 강제로 훈련시키는 사람 없이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치든지 식물이 성장을 멈추든지 결론이 나기 마련이다.-157쪽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지. 하지만 별 하나하나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어. 반짝이는 밤하늘은 그저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세게일 뿐이지."-171쪽

모에코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겠지만 재능이란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소모된 후에는 절대로 다시 생산 되는 법이 없다. 더 이상 쓸만한 재능을 끄집어 낼 수 없을때 인간은 비로소 '포현'이라는 비상 수단으로 자신을 내보이게 되는 것이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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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구판절판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아오이가 그 날 밤의 일을 완전히 잊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해도...-5쪽

인간이란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잊지 못하는 동물이다. 망각에는 특별한 노력 따위는 필요도 없는 것이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새로운 일들 따윈, 거의 모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잊었다것조차 모르는 게 보통이다. 어느때 문득,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걸 또 머리 속에 새겨 두지 않으니, 기억이란 덧없는 아지랑이의 날개처럼 햇살 아래 녹아 내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11-12쪽

복원 일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돌이키는 세계에서 유일한 직업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작업...-21쪽

내가 복원한 작품이 천 년 후에 또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의해 복원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천 년 후의 사람들에게, 나는 배턴을 건네 줄 임무를 맡고 있다. 내 이름은 후세에 남지 않지만, 내가 품었던 뜻은 확실히 남겨질 것이다. 내가 되살려 낸 명화의 생명이 또 다시 후대 사람의 손에 의해 더 먼 미래로 이어져 가는 것을 꿈꾸어 본다. 그것이 지금 내 삶의 의미이다. 나는 화가가 살았던 먼 과거를 현대로 끌어와서, 다시 미래로 보내는 시간의 우체부인 셈이다.-22쪽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니까." 선생의 눈동자를 가만히 엿보았다.
"그렇지만 그 미래에는 희망이 별로 없어요."
선생은 미소를 거두었다.
"내게는 고통스런 미래지요."
"... 희마잉 적건, 고통스럽건, 가능성이 제로가 아닌 한 포기해선 안돼." 그렇게 말하고 내 어깨를 탁탁 쳤다.
"자아, 이 거리를 잘봐. 이곳은 과거로 역행하는 거리야. 누구든 과거를 살아가고 있어. 근대적이 고층 빌딩은 눈을 씻고도 찾아 볼 수 없잔니. 일본의 교토만 해도 새로운 빌딩이 있잔니. 파리도 그래. 그렇지만 이곳은 중세 시대부터 시간이 멈춰 버린 거리야. 역사를 지키기 위해 미래를 희생하 ㄴ거리."-50쪽

메미는 물결 치는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녀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의 충격을 상상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83쪽

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90쪽

나는 과거를 쫓아가도 좋은 건지, 또한 미래를 믿어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약속. 그 주술적인 올가미에 묶여 있는 나 자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과거에 발이 묶인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도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100쪽

사람은 모두 미래를 향해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140쪽

"그렇지만 난 예술가가 아닌걸요. 기술자지요. 예술가가 만든 것을 고치는 복원사잖아요." "그렇지 않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가 선택한 일은 예술을 단순히 소생시키는 마법의 지파잉 같은 일이 아닐거야. 시간을 만들어 내는 예술이라 생각해. 복원사는 멋진 예술가야. 그것도 시간을 소재로 하는."-176쪽

"얼마나 기다렸니?" 하고 남자가 물었다. 몇 시간 기다렸느냐는 의미이겠지만, 나는 10년,하고 대답했다. 두 사라므이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232쪽

두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끌어안고 있는 것일까. 내가 안고 있는 것은 8년전의 아오이였다. 아오이도 필시 8년전의 나를 아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과거와 잔 것이다. 1초라도 빨리, 현재를 과거로 물들이고 싶었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거대한 계곡을 메우고 싶었다. 임시로라도 다리 하나 놓고 싶었다. 그러나 계곡은 생각보다 깊고 험했다. 과거는 고통이나 증오심조차도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그래서 나는 아오리를 안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나의 눈물은 아오이의 어깨를 적셨다. 그러나 그녀도 울었는지도 모른다.-245쪽

왜..., 뭔가가 머리 속을 가로질렀다. 그렇다, 왜, 왜 아오이는 이 곳으로 왔을까.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이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런 바람이 광장을 불어 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돌 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 한다.-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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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05-01-0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준세이 이야기를 먼저 읽어서인지 저도 준세이 이야기가 좋았는데 2번째 읽을때는 아오이 이야기도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