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민보고서’는 내가 그동안 만든 80여 권의 책 중 내 삶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책이 될 듯하다. "

이재원·그린비 편집장


 

 

 

 

"추리소설+익살극+가족소설=말로센 시리즈.’

편당 100만 부 이상 팔리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최고 인기 시리즈가 바로 ‘말로센 시리즈’다. 이 책은 말로센 시리즈의 첫 권. 말로센 가족은 사랑에 빠질 때마다 집을 나갔다가 임신한 채로 돌아와 아이를 낳은 엄마와, 그렇게 태어난 자식들로 구성돼 있다. 책마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주인공을 맡아 이야기를 펼친다. "

 

 

 

 

 

 

"저자는 아바나, 비날레스, 바라데로, 트리니다드, 산티아고데쿠바, 시엔후에고스 등 쿠바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풍광, 건물, 골목, 사람 등을 찍은 사진과 함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올 한올 풀어내고 있다. "

 

 

 

 

 

 

"진화발달생물학자인 저자는 수정란 배아 단계에서부터 기관 형성, 골격, 성장, 성기, 피부, 노화까지 인간의 돌연변이와 기형을 살핀다. “돌연변이는 인간 유전자의 비밀을 푸는 열쇠인‘로제타석’이다.” 도판이 끔찍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형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고, 유전자 연구의 미래까지 가늠케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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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7-1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책 만드는 일 하세요? 전 막연히 IT관련 일을 하지 않을까 추측했답니다. ^^;;

라주미힌 2006-07-16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제대로 보셨네요. IT 노가다꾼입니다 ^^;; 우찌 아셨을까..
냄새라도 나나봐요. ㅎㅎ

라주미힌 2006-07-1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재원·그린비 편집장 '
이걸 빼먹어서 ... ... 그런 오해가...
사기꾼 될 뻔했네욤.. 그동안 80권의 책을 만들다니 ㅎㅋㅋㅋㅎㅎ

여기는 신문기사에서 다 스크랩해오는 거라.. 흡...

마노아 2006-07-16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예요. 어떻게 알았을까^^;;; 저도 지금 의아해 하는 중이에요...;;;
 

 

나치를 피해 망명을 시도하다 자살한 비극의 유대인 지식인 발터 벤야민(1892~1940). 구미 지성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그의 필생의 역작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완역됐다. 새물결출판사 조형준(42) 주간이 지난해 1권에 이어 최근 2권을 번역, 3일 출판했다. 2,500여 페이지나 되는 이 책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서사시’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마르크스가 외부에서 X레이로 자본주의를 촬영했다면, 이 책은 내시경을 밀어넣어 자본주의 몸통 내부를 촬영한 것입니다.”

1920년대 유럽은 제국주의, 나치즘, 전쟁 등 자본주의의 폭력적 모습을 목격한다. 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루카치 등이 자본주의의 성격 분석을 시도하지만, 벤야민은 이들과 다른 방식을 취했다. 워즈워드의 시 ‘무지개’의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란 구절처럼, 광기와 광포함이 극에 달한 ‘어른 자본주의’를 분석하기 위해 ‘자본의 유년기’로 눈길을 던진 것이다. 이때 벤야민이 택한 지역은 19세기의 파리.

프랑스혁명과 파리코뮌으로 대변되는 혁명의 도시가 바로 파리였다. 벤야민은 도서관에서 13년 동안 아케이드(arcade), 패션, 권태, 박람회, 광고, 매춘, 도박, 회화, 신문, 조명, 철도, 사진, 증권, 광고 등 자본주의 탄생기의 파리 모습을 찾아낸다. 책의 절반이 이런 내용이니, 자본주의의 육아일기로 보아도 무방하다.

“벤야민은 자본주의가 사회에 꿈과 환상을 심어주었다가 한 순간 그것을 쓰레기 혹은 물거품으로 만들고 다시 꿈과 환상을 부추기다가 또 다시 쓰레기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케이드만 해도 초기에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석조 건물만 보아온 파리 시민에게, 철과 유리로 만든 아케이드는 산업이 만든 새로운 발명품이자 가스등을


처음 선보인 새 도시, 새 세상이었다. 그러나 그런 아케이드는 불과 20, 30년 만에 갑자기 폐허가 되고 만다.

조 주간은 “벤야민이 파악한 자본주의의 동력을 지금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화소 카메라 기능을 갖춘 첨단 휴대폰이 나오면서, 아직 충분히 쓸 수 있는 제품이 쓰레기로 변하는 것 등이 그 보기다. 그는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의 멸망을 점친 마르크스와 달리, 이 책은 자본주의의 내밀한 부분을 가장 깊숙한 곳에서 들여다 본 책이라고 평가한다.

원서는 1980년 독일에서 나왔는데 절반은 독일어, 절반은 프랑스어로 돼 있었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독일어 프랑스어에도 능한 조 주간은 “분량은 방대했지만 번역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주(註)가 하나도 없어 애를 먹었다. 예를 들어 “블랑키가 정부 대표로 노동자 대표단을 이끌고 런던 만국박람회에 갔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조 주간은 이를 폭력혁명을 주창한 공산주의자 블랑키(1805~1881)가, 자본주의의 잔치인 만국박람회에, 그것도 (프랑스) 정부 대표로 갔다는 것으로 해석하고는 매우 난감했다. 하지만 박람회에 간 사람은 그의 형인 제롬 블랑키(1798~1854)였다. 경제학자로 정부 관료를 지낸 형은 동생과 성향이 크게 달랐는데, 원서에는 동생인지 형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초기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이지만 딱딱하거나 어렵지는 않다. 조 주간은“책이 두껍다고 독자들이 너무 겁 먹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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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7-0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았어~!
 

 

 

 

 

 

이 책을 뉴욕타임스는 “핵심을 찌르면서도 반전의 재미가 있는 완벽한 남녀 보고서”라고 했고, 잡지 '엘르'는 "우디 앨런의 희·비극과 브리짓 존스의 예리한 풍자 감각을 연상케한다"고 극찬했다.

'폭발 직전의 여자', 그 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인 이 책은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여자들만의 독특한 정신세계와 미묘한 감정 변화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꼼꼼하고 정확한 관찰력으로 절묘한 반전을 곁들여 그려내고 있는 '만화책'이다.

엇? 만화책이라고?

그렇다. 이 책은 만화책이다. 하지만 22개국에서 출간돼 수백만의 성인 남녀들을 울리고 웃긴(?) 밀리언셀러다.

몸짱, 얼짱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다이어트 증후군부터 인간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과 이별 이야기, 성에 관한 시대별 변천사,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의 버거움, 자녀들의 성정통 및 문화적 충격까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살갑게 싣고 있다.

저자 마이테나(maitena)는 '폭발 직전의 여자'를 통해 지치고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랑을 위해, 우정을 위해, 늘씬한 몸매를 위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한 방 날려주기 위해 애쓰는 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 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아르헨티나의 최고 인기 만화가, ‘마이테나’의 작품

최근 들어 코엘료를 비롯한 제3세계의 작가들이 우리나라에 속속 소개되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라틴아메리카 문학계의 스타는 몇 세대 동안 스페인어 문학계를 지배해온 유명 소설가들이 아니라 금발에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닌 40대의 여성 마이테나이다.

그녀의 말 한 마디, 그녀의 그림 한 컷은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전 세계 여성들의 친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었다. 독자들의 희망과 근심을 재치 있게 풀어냄으로써 수많은 독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테나는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유명인사다. 뉴욕 타임스 를 비롯해 파리마치 , 엘르 , 마리끌레르 등지에서 앞 다퉈 인터뷰하고 있으며, 그녀의 칼럼이나 만화 작품을 받기 위한 에디터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미국, 프랑스 등 22개국에 번역된 밀리언셀러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폭발 직전의 여자'는 마이테나의 베스트셀러로,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그리스, 브라질 등 무려 22개국에 번역 출판되어 수백만 명의 독자들을 울리고 웃긴 검증된 작품이다. 주된 독자층은 여성이지만 여성을 알고 싶어 하는 남성에게도 더 없이 좋은 ‘남녀 보고서’이다.

# 앞은 한글판, 뒤는 영어판

베스트셀러 만화를 한글로도 읽고, 영어로도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떻게 번역되어 감칠맛을 내는지, 미국의 젊은 여성들과 남성들은 어떤 영어를 사용하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생각보다 꽤 괜찮다.

# 3권 동시 출간

'폭발 직전의 여자'시리즈는 1993년 첫 번째 책이 나와 백만 부 이상 팔렸으며, 10여 년 간 연재한 만화를 기다리고 기다리며 책으로 묶어 모두 5권으로 완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5권 가운데 3권을 먼저, 동시에 출간한다.

#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사람들

1. 매일 쉼 없이 전쟁을 치르며 세상을 향해 시원하게 한 방 날리고 싶은 여자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여자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나뿐만 아닌 모든 여성들이 나처럼 느끼고 있다는 연대감과 함께 위로가 마구마구 된다.

2. 죽었다 깨어나도 여자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꺄우뚱하는 남자들

흔히 여자는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을 해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한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여자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는 멋진 여성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3. 다시 태어난다면 여자로 절대 태어나고 싶지 않은 여자들

여자라는 십자가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여자라는 운명’이란 어떤 것일까? 왜 여자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그렇게 힘들고 버겁다고 생각하는 걸까? 여자 자신도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4. 드세지는 여자가 무서운 남자들

남자들도 위로 받고, 남자들도 자신의 속내 열어 보이고 싶은 세상이다. 남자만 여자를 모르는 게 아니라 여자도 남자를 모른다. 가면을 벗어던진 남자들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만화다.

5. 사랑과 꿈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모든 남녀들

늘 사랑을 갈구하고, 손에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꿈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는 인간들. 남자와 여자, 더 이상 갈등의 대상이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행복을 가꿔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 저자 : 마이테나 부룬다레나 글·그림 / 옥지윤 옮김

■ 발행 : 에디터

■ 정가 : 각권 8,800원, 판형: 신국판/ 160페이지/올컬러

 

 

 

광고 한 번 거창하네.... 과연???

궁금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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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는 ‘대화’다.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금의 내 모습보다 더 성숙하기 위해서도 대화가 필요하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대화다. 얼핏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짝패’가 만나 어떻게 서로 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정교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고민했다. 10명의 인문학자들이 10명의 자연과학자들의 연구실을 각각 찾아가 대화를 요청했고 인문학자들이 글을 썼다. 대화들 중에 이진경 교수가 황우석 박사 연구실을 찾아가 방진복을 입고 생명의 존엄성, 복제의 문제점 등을 따져묻는 장면과 숫자를 두려워 하는 인도철학자 이거룡 교수가 ‘십의 마이너스 십팔승’을 예사로 부르는 입자물리학자 손동철 교수를 찾아가 ‘근원을 쪼개고 쪼개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신문에 10차례 연재된 글을 수정·보완해 책으로 펴낸 글이어서 읽기에 어렵지 않지만 야심찬 프로젝트를 짧은 글들 10편으로 끝낸 것이 못내 아쉽다.

 

 

 

 

 

[한겨레] 아깝다 이책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는, 그것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자기 속에 강렬하고 이상야릇하면서도 완벽한 색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열림원 외국문학시리즈인 ‘이삭줍기’ 열두 번째 작품, 카슨 매컬러스(1917~1967)의 <슬픈 카페의 노래>는 이렇게 사랑의 본질을 읊조리면서 삶의 깊이를 신비롭게 꿰뚫고 있는 매혹적인 명작이다.

미국 남부의 황량한 시골 마을. 6척 장신에 힘세고 인색하고 때때로 야비하기도 한 여자 아밀리아. 남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뻔뻔스러우면서도 누구나 끌어당기는 힘을 지닌 꼽추 라이먼. 아밀리아를 사랑하다 버림받은 잔인하고 이기적인 성격의 범죄전과자 메이시. 이 ‘이상하고 비범한’ 사람들의 기이하게 엇갈린 사랑. 그 중심에 카페가 있다.

미국 남부에서 태어나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온갖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여성 작가 카슨 매컬러스는 사회에서 극단적으로 소외된 이들, 범죄자·난쟁이·벙어리·꼽추·거인·성불구자 등을 작품의 주요인물로 무대에 세웠다. 이 인물들은 작품의 맥락 속에서 ‘비정상적인 광기’의 캐릭터로 읽히기보다, ‘보편적으로’ 소외된 인간 군상의 대표로서, 우리 자신의 분신(Alter ego)처럼 다가온다. 매컬러스는 그들의 사랑들을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그려낸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똑같은 정도로(혹은 그 이상으로) 인간의 열망과 고독을 이야기한다. ‘아픈 자’가 ‘아픈 자’들의 드라마를 형상화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아픈 자’임을 환기시키는 문학인 것이다.

극도로 절제된 문장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한 편의 픽션이, 놀라운 솜씨로 인간의 감수성을 파고들면서, 마치 계시처럼 갑작스레 생을 심상으로써 이해하게 한다면, 독자들이 놓치기에 ‘아까운’ 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매컬러스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이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에도 작업에 대한 의지를 불살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던 장영희 교수는 매컬러스의 이 최대 걸작을 주옥같은 우리말로 옮겨내었다.

‘이삭줍기’는 <슬픈 카페의 노래>와 같은, 세계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면서도 국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거나 소개되지 못한 수작들을 이삭 줍듯 담아내는 시리즈이다. 첫 출간 당시엔 매스컴과 독자들의 수많은 주목과 독려를 받아 백상출판문화상 기획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욕에 넘친 첫발을 내디뎠음에도 안타깝게도 판매가 부진하여 시리즈 전체가 ‘아까운’ 책들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는 상당 기간 동안 편집 진행이 지연되었고, 이 시리즈의 존속 자체를 두고 회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몸살 끝에 편집위원들과 출판사가 내린 결정은 ‘처음의 기획 취지대로 계속 가자’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시리즈물 진행에 있어 위험한 시도가 될 수도 있을, 판형과 디자인 변경을 감행하였고 그 시도의 첫 번째 성과물이 <슬픈 카페의 노래>이다. 외국문학 ‘클래식’ 편식 경향으로 인한 판매 부진, 그로 인한 제작 지연, 또 그로 인한 시리즈 홍보 미진, 이런 식의 연쇄 악순환도 ‘이삭줍기’가 활기를 얻지 못한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이삭줍기’는 이미 출간된 작품보다, 준비된 쌓인 원고들, 기획들이 더 많다. 낭만주의 문학의 효시, 범죄추리소설의 원형, 환상소설의 선구작, 페미니즘 논쟁작, 고딕소설의 고전, 유령소설의 대표작, 악마주의 대표작, 성적 상상력의 최고작, 아프리카 전승문학, 하이퍼픽션의 대표작…. 이 모든 작품들이 독자들과 더 많이 혹은 더 빨리 만나게 되기를 내가 염원하는 것은, 이 시리즈의 담당 편집자로서가 아니라, 이 책 혹은 원고들을 읽은 독자 입장에서다. 외국문학 독서 시장에 또 다른 물결을 일으키리라는 기획의 초심을 기꺼이 이어받고 있는 걸 보면, 의미 있는 책 만들기에 대한 욕심은 역시 쉽게 포기되지 않는 것이다.

박은경/열림원 편집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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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1949년 38선 충돌 통해 형성됐다"
 

 

[화제의 책] 정병준의 <한국전쟁>, 25년 만에 '커밍스 아성' 허물다

미국 워싱턴 근교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가면 세계적 자료수집가이며 국보급 연구자인 재미 사학자 방선주(73) 박사를 만날 수 있다. 깡마른 체격에 평안도 사투리가 인상적인 노인이다. 평소 방 박사와 같이 문서 속에 파묻혀 정년 없이 연구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소원이었는데 언제나 실현이 가능할지 꿈만 꾸면서 게으름을 탓하고 있다.
  
  방 박사는 한국 현대사의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에 기여하신 어른이다. 이번에 간행된 노작 <한국전쟁 : 38선 충돌과 전쟁의 형성>(돌베개 펴냄)을 지은 정병준 목포대 교수도 방 박사의 노고와 인도가 없었다면 아마 이러한 역작을 산출해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25년 만에 '커밍스의 아성'을 무너뜨리다
  

▲ <한국전쟁 : 38선 충돌과 전쟁의 형성>(돌베개 펴냄) ⓒ프레시안

  한국전쟁 연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국학자를 들라면 단연 브루스 커밍스 교수를 첫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1981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에서 간행된 <한국전쟁의 기원> 제1권은 국내의 연구자들이 오를 수 없는 거대한 성벽이었다. 식민지 시대와 광복 직후의 혁명적 상황을 연결시킨 탁견이나 인용한 자료들의 방대함을 보면서 경탄해 마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970년대에 비밀 해제된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미국 문서뿐만 아니라 북한 노획 문서까지 폭넓게 활용하여 자료에 목말라 있던 1980년대 국내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전범으로 간주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의 연구에서도 당연히 허점은 있었다. 사료는 누구보다도 많이 보았다지만 이를 하나의 시각으로 재단하면서 취사선택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1981년의 시점에서 이렇게 훌륭한 저작을 내놓았다는 점에 그 허점들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었기에 오랫동안 최고의 권위를 지켰다. 그러다가 1990년 <한국전쟁의 기원> 제2권을 역시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간행하면서 그의 명성이 무색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정병준 교수의 최신 저작에 의해 그의 아성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선언해도 될 듯하다.
  
  정병준 교수는 커밍스 교수가 1990년대 중반에 비밀 해제된 구소련 문서를 연구에 반영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 이전에 간행되었으니 당연한 이런 한계는 커밍스 교수의 연구에서 한국전쟁과 관련된 소련의 입장과 역할에 대한 큰 공백으로 남았다. 정 교수는 커밍스 교수의 연구에 대해 "미국의 역할과 입장에 대해서는 가설-추정은 물론 심지어는 모자이크까지 동원하여 규명하려고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입장과 역할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북한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구소련 문서는 그간 은폐되어 왔던 김일성의 남침에 대한 스탈린(과 모택동)의 승인과정에 대해 밝혀주고 있다. 물론 구소련 문서는 김일성의 역할을 과장하고 스탈린의 역할을 회피하려 했지만 행간에 숨어 있는 소련의 개입 흔적을 다 지울 수는 없었다. 스탈린은 김일성의 도발을 제어했으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김일성의 전면 남침을 승인하여 최종 결정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개입을 철저히 은폐하는 데에 성공했다.
  

  남이 북의 남침을 유도했다?…"사료에 근거 두지 않은 부실한 주장"
  
  정병준 교수는 "남이 북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커밍스 교수의 또 다른 핵심 주장도 반박하고 있다. 커밍스 교수는 <한국전쟁의 기원> 제2권에서 김백일과 백인엽이 '반격'이 아닌 '점령'을 목표로 1950년 6월 24~25일 저녁 해주를 공격했다는 추정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었다. 남한의 정보당국이 늦여름 북의 기습 공격을 인지하고, 국경선을 침범해 북의 기습 공격을 앞당기는 한편 한국군의 신속한 철수를 꾀했다는 것이다. 즉 선제공격으로 북한군을 끌어들인 후 신속하게 군대를 철수하고 미국의 개입을 획득하려 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정병준 교수는 "문서를 통해 보건대 당시 남한은 자신의 공격 의도에 스스로 오도됨으로써 북의 대규모 공격 징후를 무시했다"며 커밍스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남한은 신속하게 철군을 하기는 했지만 선제공격을 가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함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획득할 만큼 명민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정병준 교수에 따르면, 당시 미국의 고위 당국자는 김일성이 1950년 6월 25일 남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결국 정보부서의 수많은 남침 경고를 무시하는 우를 범했다. 또한 1949년 1월부터 7월까지 군사력 면에서 북에 비해 우위에 있던 한국군은 38선에서 북을 자주 공격했으며 따라서 그 관성 때문에 북의 남침 징후 역시 무시했다.
  
  정병준 교수는 "커밍스가 핵심적인 주장을 가설, 잘못된 자료 인용, 오독에 기반을 둔 추정에 의지했다"고 평가했다. 커밍스 교수는 그간 남한의 공식 전쟁사를 진실을 왜곡한 엉터리라고 비웃었지만 정작 커밍스 교수의 남침 유도설 역시 그것을 지지할 만한 사료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소련 문서, 선별노획문서 등을 접할 수 없었던 커밍스 교수의 근본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방선주 박사의 기여가 빛을 발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정병준 교수는 미국 문서와 소련 문서는 물론 방 박사에 의해 1990년대 초 발굴된 신노획문서(선별노획문서)까지 포함한 북한노획문서를 다각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해 균형 잡힌 서술과 평가를 기하고 있다. 이로써 그는 커밍스 교수의 권위를 일거에 무너뜨리며 "1949년 38선 충돌이 전쟁을 형성했다"는 주장에 이르게 된다. 그럼 1949년 38선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 국방군 포로수용소포로병 궐기대회 ⓒNARA

  1949년 38선 충돌이 전쟁을 형성했다
  
  1949년 1월부터 7월까지 병력과 무장력 면에서 앞서 있던 남한은 38선에서 주도적으로 공격했으며 북한은 비교적 소극적으로 응전했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소규모의 병력이 충돌했으며 5월부터 7월까지는 연대급 전투도 발생했다. 1월 15일 시작된 남한의 초기 공격에 대해서 당시 주한미군 정보당국은 당시 방한한 유엔한국위원단과 세계 앞에 북한의 호전적 대응을 노골적으로 유도해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고 미국의 지원을 유지·확대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대규모 북침을 계획했다는 근거는 없다.
  
  1949년 6월 미군이 철수하자 완충지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1949년 7월 남한의 대북 공격설이 유포되었고 북한은 남조선인민유격대를 조직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소위 7월 공세와 9월 공세라는 대규모 무장 유격전을 전개했다. 이러한 무장유격전은 민중봉기를 유도하는 한편 정부병력을 공비준동지역에 고정배치토록 함으로써 38선 지역의 국군병력이 약화되도록 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었다. 내부 전복을 위한 게릴라였던 것이다.
  1949년 8월 북한이 대한민국과 병력 및 장비 면에서 대등한 수준에 이르자 38선 부근에서 주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수세적 입장에서 공세적 입장으로 급격하게 변화된 것이었다. 이때부터 남한의 북침 가능성과 공격 징후에 대한 소련의 보고는 뚝 끊겼다. 8월 4일 북한은 3개 대대 병력을 동원해 옹진을 공격했으며 대한민국 국군은 옹진에서 궤멸 직전까지 몰렸다.
  
  소련은 평양 주재 슈티코프 대사를 통한 김일성의 8월 12일자 개전 요청에 대해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차원에서 심각하게 검토했다. 9월 24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현 시점에서의 남침을 승낙하지 않으면서 북한 인민군을 강화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에 슈티코프는 10월 4일 김일성-박헌영에게 이런 결정을 통보했으며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북의 전쟁 개시에 대해 검토할 정도로 사안이 구체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다. 북한은 1949년 10월 38선 이북에 있는 은파산 탈환에 나서는 등 이 지시에 완전히 복종하지는 않았으나 미-소 양국의 강력한 제어로 인해 더 이상 확전되지 않았으며 1949년 12월부터 1950년 5월까지 중대급 이상이 동원된 충돌은 없었다. 1950년 3월부터 38선 분쟁이 재개되었고 5월 5일부터 6월 16일 사이에 주당 평균 약 14건의 충돌이 있었으나 회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충돌은 없었다.
  
  1950년의 38선 충돌은 대부분 정찰과정에서 일어난 소규모 충돌과 총격전 수준이었다. 따라서 국군은 38선 충돌이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6·25 직전까지 남한 내부의 게릴라 소탕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반면에 1949년 5월부터 8월까지 38선 무장 충돌은 실질적으로 '작은 전쟁' 수준까지 고조되었다. 중대급 이상의 38선 충돌이 잠시 주춤하여 전쟁으로 바로 직결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소규모의 38선 충돌 지속을 통해 병력 증강, 실전급 훈련, 무장 강화를 이루었으며 웅진 반도에서의 전투 경험을 토대로 '도발 받은 정의의 반공격전'이라는 개전 형식을 창출하는 등 핵심적인 전쟁 계획과 전쟁관을 수립했다. 따라서 6월 25일 북한의 공격은 38선 충돌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 노획된 북한군의 T-34형 탱크 ⓒNARA

  소련의 깊숙한 개입 증명한 부분 백미…한국전쟁 연구의 한 귀결
  
  이 책의 압권은 북한이 전쟁 직후 공개해 선전에 활용했던 '경무대에서 노획한 문서철'과 북한의 공격 명령서 수 종류를 한 곳에 모아놓고 분석하면서 북침이 아닌 소련의 깊숙한 개입을 증명한 부분이다. 소련이 작전 명령을 직접 작성하면서 한국전쟁에 깊숙이 개입한 것을 매우 균형 잡힌 분석으로 만 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한편 정병준 교수는 그간 국내의 다른 한국전쟁 연구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커밍스 교수의 연구 성과를 넘어섰다고 주장해 온 박명림 교수의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나남 펴냄)에 대해서 "전통주의에 입각해 결론을 맞추고 사실을 분석했으며, 정보 자료를 다루면서 정보원의 가치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등 자료를 다룬 방법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김영호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과정>(두레 펴냄)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인식하는 데에 사용되어 온 '롤백'이라는 개념을 스탈린의 대한정책-대미정책에 적용한, 설득력 있고 독특한 연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정병준 교수 본인의 연구에는 약점이 없는가? 자료에 의해 치밀하게 논증되다 보니 이 책에는 허점이 거의 없다. 전통주의나 수정주의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니 더 이상 이념 논쟁의 대상이 될 여지도 거의 없어 보인다. 단지 미국 고위 당국자가 남침 정보를 무시한 것이 음모가 아니라 오판이며 결국 북한에 의한 불의의 기습 남침으로 이어져 미국의 '정보의 실패'가 초기대응 실패로 귀결되었다는 부분은 음모설과 마찬가지로 자료적 근거가 확고하지는 않으며 역시 추론에 불과한 측면이 있어 더 세밀한 논증이 필요하다.
  
  정병준 교수는 특정 이론이나 가설, 방법론보다는 자료에 근거해 사실을 규명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이론과 자료에 오도되거나 미혹되지 않고 역사적 진실 규명을 최우선에 둔 것이다. 빛바랜 자료들에서 역사의 진실을 추구하는 정 교수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1950년 한국의 비극을 느끼면서 잠 못 이뤘다는 정병준 교수의 노작을 읽으며 이제 독자들이 불면의 밤을 보낼 때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불면의 밤을 통해 역사를 재평가하고 과격한 행동가나 무고한 희생자 모두를 한 곳에 모아 해원해야 한다.
   
 
  이완범/한국학중앙연구원

 

근데 이게 새로운 이야기인가?
노무현 / 2006-06-23 오후 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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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커밍스이론은 90년대에 옐친과 영삼이가 손 잡은 시점에서 유효기간이 지났다. 그 때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난 일이다.

아직 정병준씨의 해당 저서를 읽지 못하고 여기에 글을 쓴다는 것이 약간 무안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주장들의 골자는 이미 신복룡 교수 등에 의해 몇 차례 제기된 것들이고 저서로도 적잖이 나와있다고 본다.

사료가 많이 보완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논점이 부각된 것인지..
적어도 위에 나온 내용들만을 놓고 본다면 새삼스럴게 없다는 느낌이다.

해원이라니, 노무현 따라하니?
회색분자 / 2006-06-23 오후 10:34:22    
추천 2,    반대 2  
서평 잘 쓰다가 끝에 가서 갑자기 해원 얘기는 왜 하는가?
노무현이 해원 얘기하면서 과거사 파헤치니 거기에 영합해서 감투라도 하나 쓰고 싶은가?
그러니 인식과 재인식 사이에서 박쥐 같다는 소리나 듣지?
반성해라, 무소신 학자여!
보위부 문서가 다 밝혀져야지
타공 / 2006-06-23 오후 10: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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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부 문서에 당시 누가 간첩이고,
지금도 그런지 써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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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6-24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릴케 현상 2006-06-24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박태균씨 한국전쟁 읽었는데 굳이 또 읽을 필욘 없겠죠^^

balmas 2006-06-2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기껏 퍼왔는데, 벌써 여기 있었네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