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족주의의 신화 - 인종.신체.젠더로 본 중국의 근대
사카모토 히로코 지음, 양일모.조경란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12월
절판


"생존 경쟁의 학설이 생기고 나서 인종의 흥망성쇠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진화론은 실로 민족주의의 원천이다." ~ 민족주의는 생존 경쟁과 우승열패의 진화론을 응용한 것이며 인종 퇴화의 공포와 함께 인종의 서열이나 차별과 구별되지 않은 채 형성되었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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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1.5평 청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절판


노노무라는 내게 있어 긴 세월 동안 신어온 낡은 신발과 같은 존재다. 닳고 닳아 누가 봐도 명이 다 했다는 걸 안다. 버려 마땅하나 내 발에 너무나도 길이 잘 들어 있어서 버릴 수가 없다. 너무 완벽히 밀착되어 있어 다른 것들이 이물질로 생각되는 것이다.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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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헤 1
미카 왈타리 지음, 이순희 옮김 / 동녘 / 2007년 8월
품절


아케나톤은 그 신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자주 이야기해.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새로운 신과 연결시켜서 주변 사람들을 자기보다 더 열광하게 만들어. 파라오는 자신은 진리에 의지해서 산다고 하더군. 하지만 진리는 어린아이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칼과 같은 거야. 칼은 칼집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만 꺼내야 하네. 진리도 마찬가지야. 특히 통치자에게는 진리는 무엇보다도 위험한 칼이네. -187쪽

인생이 뜨거운 여름날이라면 죽음은 아마도 시원한 밤이겠지요. 인생이 얕은 시냇물이라면 죽음은 맑고 깊은 바다랍니다.-120쪽

나는 병을 치료하고 목숨을 구하려고 의사가 되었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의 사악함 때문에 돌아가셨고, 미네아는 나의 나약함 때문에 죽었고, 메리트와 어린 투트는 나의 그릇된 판단 때문에 죽었고, 파라오 아케나톤은 나의 증오심과 우정, 그리고 이집트 때문에 죽었다.-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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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06년 6월
구판절판


루이14세 시대의 베르사유는 외양처럼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복도마다 오줌 냄새가 진동했고, 가발에서 나온 비듬과 벼룩이 반질한 대리석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루이 14세는 유럽의 태양이라 불렸지만, 평생 목욕한 횟수를 꼽으면 20번 정도에 불과하다. 3~4일도 아니고, 3~4년에 한 번씩 목욕을 한 셈이지만, 이마저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놀라운 기록이다. 보통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목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4쪽

루소는 남다른 통찰력으로 음식 사치의 풍조는 하층민의 피와 땀을 짜내어 생겨난 것이며, 음식에 대한 사치는 곧 전쟁이 아니고서는 채울 수 없는 사회적인 손실을 의미한다고 여겼다.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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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7-09-0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죠^^ 저도 첫번째 밑줄긋기 보고 그 시대에 대한 환상을 버렸답니다 ㅋㅋㅋ

red7177 2007-09-03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에서 향수가 발전한 이유는 바로 그 이유였다고 하더라구요. 워낙 수질이 좋지 않아서 목욕을 하기도 쉽지가 않았고 그래서 대충 역한 냄새를 향수로 대신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은 다 그랬기 때문에 옆에 사람 냄새는 잘 몰랐을 거에요. ㅋ

라주미힌 2007-09-0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답니다.. 읽어보셔요 :-)
 
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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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제 내가 때국물이 빠져서 얼굴이 허여멀건 게 도시 티가 난다고 했지만, 나는 햇빛을 못 봐서 허옇게 뜬 얼굴을 볼 때마다 설움이 왈칵 솟고는 했다.
회사 옥상에 높다랗게 붙어 있던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큰 간판이 언젠가 ‘수출강국’으로 바뀌어도 전혀 강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그 간판 아래 짓눌린 채 버려진 배추 잎사귀처럼 누렇게 시들어 가고 있었다.
욕먹는 일, 매 맞는 일, 개중에 예쁜 아이들 엉덩이 주물리는 일, 매일 목표량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일, 수당도 없는 연장 작업을 거의 매일 하게 되는 일, 그런 일이 부당한 일이라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지만, 점심 시간 줄 서 있다 어쩌다 한 번씩 하늘과 눈이 마주치면 갑자기 편도선이 부은 것처럼 목울대가 뻑뻑하게 아파서 밥이 잘 안 넘어간다든지, 집에 편지를 쓴다고 화창한 일요일 기숙사 창문 아래 배를 깔고 엎드려 ‘머니 아버지 보세요.’ 한 줄만 써 놓고는 편지지에 눈물 콧물 칠갑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든지, 그럴 때는 뭔지 모르게 자꾸 억울하다는 생각이 치밀고는 했다. -39쪽

참 사는 것 같았다.
싸워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노동자들의 투쟁은 위험해 보인다. 싸워서 얻은 해방감을 단 하루도 누려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노동조합을 지키겠다고 목숨까지 거는 이들은 무모해 보인다. 그들은 아직도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이 만들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북선은 우리가 만들었다. -57쪽

이제 아무도 기적을 말하지 않을 때
온몸으로 기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우리가 단지 역사를 추억할 때
스스로 역사가 되어 가는 사람들.
서러움이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을 보라.
우리가 잃은 게 뭔지를 알려거든 그들의 눈빛을 보라.
연대를 말하려거든 100일째 펄럭이는 천막엘 가 보라.
우리들의 미래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몹시 궁금하거들랑
비정규직이라 불리는 그들을 보라. -149쪽

"나는 교향악단을 구경한 적도 없고 오케스트라 같은 건 지나가다라도 본 적이 없다. 내가 만약 단 한 번만이라도 여러분들의 연주를 듣고 노래를 듣고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나는 엄청난 죄책감에 사로잡혔을 거다. 한 달에 70만 운을 받고 그마저도 잘릴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그 음악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하면 누가 그 음악을 듣고 행복할 수 있겠는가. 모멸감을 느끼면서 만들어진 음악이 도대체 누구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겠는가." -169쪽

"매일매일이 유서 같았던 일기장을 몇 권이나 남겨 놓고 공장 옥상에서 고단하기만 했던 스물두 살의 몸뚱이를 끝내 날렸던 미경이의 유서는 그러나 막상 짧기만 했습니다.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라고 외쪽 팔뚝에 볼펜으로 비명처럼 새겨넣고 갔습니다.
~
작가가 되는 꿈을 꾸었으나 살아서는 도저히 그 꿈을 이룰 수 없었던 미경이가 선생님 곁으로 갔습니다. 수만 벌의 옷을 만들었지만 단 한 벌의 주인도 될 수 없었던 미경이의 소원은 제비꽃 한복을 입어 보는 거였습니다. 여기저기 터지고 부러진 스물두 살 몸뚱이 여며서 그 옷을 수의로 입혀 보냈습니다. 비록 눈으로 보실 수는 없더라도 제비꽃 향기가 나는 아이가 있거들랑 시도 읊어 주시고 문학도 가르쳐 주시구료."-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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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구니 담아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