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사랑하면 365일 싫은 계절도 싫은 날도 싫은 시각도 없다. 사시사철 시시각각, 어떤 날씨에서든 모든 풍광은 그 나름대로 최적의 아름다움을 지닌다.
사진적 관점에서는 특히 아침 무렵과 황혼 무렵이 좋다. 한적해서 좋고, 빛이 부드러워서 좋고, 그림자가 길어서 좋고, 무엇보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분명해서 좋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빛의 강약이 적절해야 한다.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강한 시각이고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끝이라는 정황이 사진에 진한 존재의 냄새를 남기게 한다.-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