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 온 장미 도둑 - 터키 사진작가 아리프 아쉬츠의 서울 산책
아리프 아쉬츠 지음 / 이마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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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을 패러디한 지옥에 관한 농담을 한국판으로 만들어보기도 했다. (원래 이 농담은 터키 지옥에 관한 것이다. 한국과 터키는 비슷한 데가 많은 것 같다.)
(중략)
네번째 구덩이에 도달했을 때 여행자들은 악마를 찾을 수 없었다. 악마는 멀리 떨어진 나무 그늘에 누워 코를 골았고 그 옆에는 빈 막걸리 병이 뒹굴고 있었다. 구덩이 안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구덩이를 벗어날 때쯤이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밑으로 잡아당겼다. 이쪽 구덩이에서는 특별히 악마가 할 일이 없었다. "이곳은 한국 구덩이입니다."
-58쪽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의 인상이 어떠세요?"
그 사람들은 "저 어때 보여요?"라고 묻고 싶은 걸까?-63쪽

나는 한국말을 몰라서 포스터를 보고 무슨 일인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나는 노인들이 쇠고기를 반대해서 군부대까지 투입하려 한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젊은이들이 희화화된 미친 소 그림을 들고 다녔다. 노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다녔다.
'흠...... 한창 에너지가 필요한 젊은이들은 쇠고기를 먹지 말자고 하고, 콜레스테롤 걱정을 해야 할 노인들은 쇠고기가 괜찮다고 하고.......'
한국의 시위는 정말 재미있다.-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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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공부법
지쓰카와 마유 외 지음, 송태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품절


핀란드에서는, 예컨대 곱셈과 나눗셈을 초등학교 3학년, 즉 여덟 살에서 아홉 살까지 완벽하게 배우지 못하면 떨어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열 살이든 열두 살이든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까 완벽하게 이해하고 가자고 생각한다.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애도 있잖아요."하고 학교도 부모도 느긋하게 생각해서 "그럼 천천히 하자"며 그 속도를 아이에게 맞추려고 한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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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레시피
다이라 아스코 지음, 박미옥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절판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정말 아무것도 몰라. 그의 말투는 초지일관 이런 식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대화라는 것이 없었다. 그가 높은 단 위에서 강의를 하면, 사오리는 세 걸음 물러서서 경청했다. 사오리 쪽에서 무슨 말을 하면 그는 늘 냉당한 반응을 보였다. 강사라는 직업병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해봐도 슬픈 건 마찬가지였다.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28쪽

도오루는 의자에 기대어 시나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더니, 입술 한쪽을 끌어올리며 냉소했다. 이렇게 비딱한 얼굴은 처음 본다. 시나의 가슴속이 순간 얼어붙은 것 같았다.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았다. 아니, 지금까지도 금이 간 곳은 존재했다. 다만 못 본 척하면서 지내왔을 뿐.-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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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 온리 토크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4월
절판


"미오는 정말 남자 없어?"
"없어. 전-혀."
"인기 많을 것 같은데. 미인이잖아."
"전혀 없어. 전혀.
"너무 쌀쌀맞은 거 아니야?"
"단지 색기가 없는 거야. 뭐,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나도 당분간 남자는 필요 없어. 당분간 어쩌고 하는 사이에 서른이 될 테지만."-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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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스타덤과 팬덤
박은경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3년 7월
품절


god 공식홈은 싸이더스라는 연예기획사가 자금과 전문적인 기술력을 투자하여 만든 홈이지만 팬들이 만든 홈에 비해 호응도가 절대적으로 뒤진다. 정보도 늦고, 자료의 양도 적으며, 게시물을 쓰고 읽는 이들도 매우 소수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자본과 기술력을 이길 수 있는 요소, 즉 마음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돈은 사람에게 해야 할 최소의 것만 하게 하는데, 최소의 것만 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사람의 마음을 못 움직이면 연예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 반대로 마음은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을 하게 해주고, 금전적 대가 없이도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인적 자원을 투자하도록 하며,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러니까 연예인의 인기는 연예기획사의 돈에서 나오는 힘보다 팬들이 가진 마음의 힘에 의지할 때 더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팬 사이트는 바로 이런 '팬들의 마음'이 모인 결정체다.-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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