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님 드디어 이번 방학에는 세계사로까지 영역을 뻗쳐나가시는군요. 감탄 감탄....

근데 중학교 아이들을 위한 세계사는 참 어려워요. 좀 흥미있겠다 싶으면 지나치게 잡다하고 피상적이고, 역사적 관점이나 내용이 꽤 내실있다 싶으면 어렵고요. 이래 저래 저도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어쨌든 요즘 제가 아이들에게 적극 권하는 책은요.

  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 역사 이야기 1-4

  일단 글자 큼직 큼직, 내용은엄마가 얘기해주는 옛날 얘기처럼 쉽고요. 그러면서도 역사적 관점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보도 꽤 실려있는데 보통 화보라는게 그냥 있는 그대로의 그림이나 사진이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있는 그대로의 사진이나 그림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그런 그림들을 모두 단순화 시켜서 핵심만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모두 펜화로 다시 그린 것 같기도 하고...어쨌든 요란하지 않으면서 굉장히 좋은 삽화들입니다) 거기다 이 책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대부분의 세계사가 서양 중심인데 반해서 지구 곳곳의 역사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제가 지금껏 봐온 세계사 책 중에서 중학교 정도의 아이들이 읽기에는 최고입니다.

문제는 분량이 장난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권이 대략 600페이지 정도, 거기다 현재 나온 것만 4권입니다.  현대 부분이 나눠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일간 현대 -1이 나왔습니다. 일단 읽은 애들은 독서력이 어느정도 있는 아이들은 모두 재밌어 했습니다.

    

도저히 분량이 너무 많아서 안되겠으면 차선으로 이 책을 권해 드립니다. '곰브리치 세계사'

  2권짜리구요. 분량도 그런대로... 지금 제가 책을 안가지고 있어서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300여페이지 정도.. 곰브리치는 그 '서양미술사'의 저자 곰브리치 맞고요. 중학생들이 소화하기에 알맞게 쉽고 재미있습니다. 삽화도 그런대로 필요한 만큼 있고요. 근데 단점은 서양사 중심이라는게 좀 걸립니다.

만약 그림이나 사진 지도 자료가 필요하신거면 제게 다시 연락주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이 좀 있는데 이게 전부 컴 파일들이라 cd로 구워야 하거든요. 메일로 보내기에는 양이 좀... 꼭 필요하시다면 제가 우편으로 보내드리고요.  댓글로 필요하시면 얘기해주세요. (참 제가 3일간 놀러가서 목요일 이후에나 가능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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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7-18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제가 못 볼까봐 페이퍼로 올리셨네요홉!!
고맙습니다. 중학1년 한 팀이 다 정해놓은 한국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세계사책을 찾았어요. 발칙한 것들이^^; 한국사는 이제 제법 자신이 붙었기도 하고 2학기도 준비할 겸 그걸로 하고 싶다네요. 고민입니다. 중1이 읽을만한 쉬운 책이 없어서요..

자료들은 뭐라도 제게 무조건 대환영입니다. 국사든 세계사든, 며칠 걸려도 꼭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유..정말 바람돌이님은 저의 비빌만한 언덕이십니다^^ 방학 때 부산가면 맛있는 회를 사주겠다고 하신 거 저 기억하고 있거든요? 헤헤 정말 놀러가야 겠어요. 대신, 회는 님이 사주시더라도 저도 가만 못 있겠네요. 제가 부산 놀러가서 맛있는 거, 말만 하세요-귀여운 예린이와 해아도 데리고 나오시고 ㅎㅎ제가 맛있는 거 사줄게요^^

2005-07-20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7-21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저도 안 잊고 있어요. 회는 역시 부산이 제일 맛있고 싸더라구요. 이번에 서해안에서도 실감.... 진주님 계신곳에서 여기 얼마 안되잖아요. ^^ 예린이와 해아 끌고 나가는 건 어디든지 가능하답니다.
판다님! 여행은 잘다녀오셨나요. 지금 가서 주문할게요.
 

나와 여동생이 그토록 잔머리를 굴린게 쓸데없어져 버렸다. 엄마가 서울 병원에서 검사를 끝내고 토요일날 집으로 내려오셔 버린 것이다. 물론 다음주에 수술을 위해 다시 올라가야 하지만... 그래도 근 10일만에 엄마얼굴을 보니 너무 좋다. 우리집 아이들 둘 역시.... 예린이는 이제 생각이란게 좀 있어서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가신 상황을 이해하지만 해아는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 그동안 어린 마음에 우는 저를 버려두고 갔던 할머니가 참 야속했던가 보다. (할머니 서울 가시던날 죽는다고 두녀석이 울어제껴서 결국 내가 조퇴하고 집에 와서 애들을 달래야 했었다. 내가 집에 왔을 때 두녀석의 몰골이란...)

토요일 저녁 역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할머니 마중을 갔는데 할머니를 보자마자 "할머니 싫어!" 한다. 그러고는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40분동안 한번도 할머니쪽을 안보고 외면한다. (아니 뭐 저런 녀석이....)

겨우 집에 와서야 맘이 좀 풀린 해아 !  할머니 품을 안떨어진다. 이제 "엄마 싫어"를 외치며 할머니 품만 파고든다.(이런 배신자 녀석!)

일요일은 하루종일 친정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놀았다.

그리고 내일 원래 예정했던 태안반도, 안면도로 떠날 예정.

전혀 준비를 안했던 관계로 오늘밤 이시간까지 여행준비한다고 정신이 없다. 도로 숙소 볼곳 먹을 곳 등 체크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애들 데리고 가는 여행의 단점이다. 우리 둘일때는 지역만 정하면 아무데나 싼 여관 들어가서 자고 아무데서나 먹고 그만이었는데...그래도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어서 숙소는 여러군데 방이 있다. 다행 ^^

일단 이틀은 태안반도와 안면도에서 보낼 예정.. 해수욕장과 갯벌체험, 안면도 자연휴양림, 그리고 가능하면 부티나 보이는 온천까지.... (돈이 꽤 들겠군.... 그래도 나에겐 든든한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서산과 시간이 되면 해미까지 오랫만에 들러볼까 싶다.

가끔 여름에 이런 바닷가로 놀러가면 사람들이 묻는다. 부산에 해운대 놔두고 왜 이런 먼곳까지 오냐고? 하지만 휴가철에 자기 동네 가는 사람 잘 없지 않을까? 게다가 나는 여름에는 해운대 절대 안간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해운대 바다 보면 이건 숫제 바다가 아니라 국에 밥말아 놓은 것 같아 사람들이 둥둥 뜬 밥알 같다. 오늘도 낮에 잠시 해운대랑 송정 바닷가를 지나는데 벌써 사람들이 장난아니게 많다.

이제 다른 준비는 끝났고 가서 짐싸야 한다. 이건 가장 간단한 작업. 워낙에 짐싸는데 숙달돼서 10여분이면 짐 끝이다. 물론 문제는 가보면 꼭 안가져온게 있어서 곤란해지지만... 뭐 없으면 그만이다.

앞으로 사흘간 알라딘 식구들 못보겠네요. 다녀와서 뵐게요. 염장 지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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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7-18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놀고 오세요^^ 염장질 충분합니다.
그런데 마이너스 통장 부분에서 공감이 팍팍...ㅋㅋ
저도 언제 플러스 인생을 살런지..

바람돌이 2005-07-18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플러스 인생요 포기했어요. 이거 생각하면 암것도 못해요. 그냥 일단 쓰고 채워넣자 ^^;;

sooninara 2005-07-1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저희가 마이너스 대출금을 꽉채워서 살기에..
매달 마지막이 불안하거든요^^

바람돌이 2005-07-18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건 좀 불안해요 ㅋㅋ... 그럴 때는 저도 어쩔수 없이 긴축을...

울보 2005-07-18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았게 놀다가 오세요,

바람돌이 2005-07-18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울보님 ^^

진주 2005-07-1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염장 질린 진주

잘 다녀오세요. 다녀오셔서 후기 꼭 올려 주세요. 저는 휴가때 집에 있는 게 젤 좋던데 애들은 바다 안 가면 죽는 줄 알아요. 남편이 이번에 서해안으로 가서 갯벌에서 조개같은 살아있는 걸 잡고 싶대나요...바람돌이님은 해운데를 끼고 사셔도 서해안으로 가시는군요 ㅎㅎㅎ저도 동해안은 늘 가지만 서해안은 안 가봤거든요. 잘 다녀오셔서 또 요모조모 알려주세용~~

조선인 2005-07-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바람돌이님의 이어지는 염장에 ㅠ.ㅠ
전 방학도 없고, 휴가도 없고. ㅠ.ㅠ

클리오 2005-07-1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놀러가시는군요... 저는 8월 두건 때문에 7월은 근신해야 합니다.. ^^

바람돌이 2005-07-21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왔습니다. 오늘밤 12시가 다되어서야 도착! 애들 씻기고 재우고 에구 힘드네요!
짐도 제대로 다 안풀고 알라딘부터 들리다니 이거 중독 맞는 것 같아요. ^^
 

방학이다. 기분 무지하게 좋다. 기냥~~ 봉숭화 학당에 인사했다. 제발 나한테 전화하지 말고 찾아오지도 말것이며 너그들끼리 잘 지내라...^^(그래도 전화번호는 할 수 없이 가르쳐 준다. 주소는 절대 안가르쳐준다. 가끔 집으로 아주 곤란한 선물들이 날아들기 땜시...)

예전의 방학, 즉 우리집 딸래미들이 없던 시절의 방학. 먼저 방학 시작하면 한 일주일 정도 남편과 둘이서 집에서 뒹군다. 밥은 대충 하루 2끼정도...라면 짜장면, 가끔 지겨우면 해먹고...대신에 그동안 못본 수백권의 만화책과 비디오가 우리들의 친구였다. 음~~ 그러고 나면 만화도 좀 지겨워지고 정상적인 생활로.... 못갔던 여행을 떠나고, 공부도 가끔 해주고...

지금의 방학, 완전한 주부다. 남편은 계속 출근이고...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밥해서 아그들 먹이고 9시 반되면 예린이 어린이집 보내고 1시간 정도 설겆이 청소.(이거 옛날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하던건데...) 그러고 나서 해아랑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고... 그러면 12시쯤 해아 낮잠잔다. 보통 2시간 정도... 이 시간이 낮에 유일하게 있는 내 시간.. 보통 책본다. 해아 옆에 엎드려서(안그러면 해아가 금방 깨기 땜시)... 그러다가 가끔은 나도 같이 낮잠. 2시쯤 해아 깨면 점심 먹이고 조금 놀고 있으면 3시에 예린이 집에 온다. 그럼 또 셋이서 집앞 시민공원(걸어서 1분이다. 이거 진짜 좋다) 또는 놀이터 너무 더우면 집에 들어와서 베란다에 만들어 놓은 풀장에서 신나게 논다. (솔직히 나는 재미없다.) 이제 아이들 목욕...(헥헥~~~)  에구 저녁밥 해야 된다. 남편돌아와서 같이 밥먹고 치우고... 그동안 아이들은 또 집안을 난장판으로...(내가 별로 깔끔한 성격이 아니라서 대충 어지르는 것 놔두고 길렀더니 이것들이 갈수록 도를 더한다.) 밤 9시 애들재워야지...그러고나면 겨우 내 시간이다. 알라딘 접속, 책읽기 거의 이시간대 이후라야....

앞으로는 밤에만 뵈어요. 여러분~~~ ^^

근데 딱 한달 반이니까 이 생활 그런대로 재밌다. 일년 내내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잠시 아이들과 완전히 놀아주고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서 참 좋다. (다른 직업 가지신 분들 돌 날라올라! ^^;; 도망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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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7-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매일 하는일인데,,
그래도 그 시간이 너무 좋은것 아닌가요,
방학을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05-07-1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울보님! 애들한테 제일 미안하건 엄마가 일한다고 평소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거예요. 그래서 방학이 정말 좋아요! ^^이전처럼 만화를 못봐도 여행을 좀 못가도 말이예요. ^^

진주 2005-07-15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상적인 직업입니다. 더구나 부부가 함께 방학을 맞을 수 있다는 게 더 부럽습니다.
같은 선생인데 저는 방학이 더 힘들어요. 특강해요 엉엉엉엉

비로그인 2005-07-16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정말 부러워요..;;;;

chika 2005-07-1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래서 제가 머리 커지고 난 후의 장래 희망이 선생님, 이었어요!!! ㅠ.ㅠ
아버지 말씀들어서 사범대 갈껄 그랬나봐요~ 엉엉~

날개 2005-07-1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겠어요~~! 전 방학이면 더 죽을맛입니다...ㅠ.ㅠ 하루종일 애들이랑 부대낄 생각을 하니~

진주 2005-07-1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도움이 급해서 왔어요.
중학교 1학년(독서력 중,상)학생들이 공부할 <세계사>책을 추천 좀 해주세요.
이왕이면 쉬운 책이면 더 좋구요. 박은봉의 <엄마의 세계사편지>는 문장은 읽기 수월한데 화보가 너무 부실해요. 연필로 그린 그림밖엔....

바람돌이 2005-07-1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이 급하대서 급히 글올린다고 다른 분들께 인사 못했네요. 근데 이게 염장 지르는 페이퍼라 뭐라 드릴 말씀이.... ^^
 

오늘은 무지하게 갑자기 슬퍼졌다. 왜냐고~~ 세상에 우리반에 나도 모르는 일이 있었다. 물론 내가 이녀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에 고자질에 일가견이 있는 이 녀석들이 무려 51일간이나 나에게 비밀을 지켰다는건 충격적이다.

오늘 종례시간 - 그렇게 종례시간에 어디 가지 말고 교실에 앉아 있으라고 입이 마르고 닳도록 얘기했건만 오늘은 무려 10명 정도나 없다. "뒷문 닫아!" 5분여를 기다려서야 녀석들이 앞문으로 슬금 슬금 들어온다. 그 중에 1명은 무리들 속에 섞여 기어서 도망가다가 잡힘.

이유를 들어본즉 5명 화장실에서 놀았단다. - 도저히 이해 안되는 행동 얘들은 왜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맨날 놀까? 다른데도 천진데.... 아직 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고... 쌈도 화장실에서 하고 장난도 화장실에서 한다.

나머지 5명, 과학샘이 불렀단다. 그래? 하고 넘어가려는데 애들이 또 일러준다. "선생님 과학샘이 2시 45분까지 오랬는데요." 시계를 보니 2시 30분이다. 칠판에 대빵만하게 2시 45분이라고 적혔다.

"이것들이... 야! 빗자루 가져와!"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 녀석 잽싸게 뛰어가서 열심히 빗자루를 가져온다. 제일 아픈 나무 막대놈으로...(우리 교실의 빗자루는 하도 녀석들이 갖고 험하게 놀아서 늘 부러져 바꾼 탓에 구입시기에 따라서 자루의 모양이 세가지다. 맞는 강도도 다 다르다. 내가 가끔 이용하는건 그중 소리 가장 요란하고 아프기는 제일 덜 아픈 플라스틱 막대자루이다.)

걸린 녀석들의 원성. 나는 "이런 인정머리 없는 놈, 친구가 맞는다는데 이걸로 가져오냐"

"이게 제일 아픈데요. 쥑이는데요 샘!" "시꺼 임마~~ 의리없는 놈! 새로 갖고와"

10명이 모두 손바닥 한대씩 맞고 들어가는데  마지막 여학생이 맞는 순간 어느 녀석이 실수로

"선생님 **이 가슴 찢어지는데요"

엥! 이게 뭐야!  "야 너네 둘 연애하냐?"

그제서야 봇물이 터진듯이 "쟤들 50일 됐대요, 사귄대요. 어디 사이트에서 채팅하고 난리래요. **이가 ㅇㅇ보고 이세상에서 제일 예쁘대요"  "눈꼴 시어요"등등등....

순간 황당하고 슬퍼진 나! 이런 젠장! 50일이나 됐는데 내가 몰랐단 말야!

잠시 슬퍼하다가 분노했다.

청소시간에 잠시 둘을 불러서 추궁하니 둘보다도 더 많은 녀석들이 주위에 모여 일러주기 바쁘다.

한 녀석은 계속 내 옆에 붙어 "샘 51일 51일...." 노래를 부르고 이 둘이 모 싸이트에서 만나 나눈 얘기가 모두 폭로돼고 나는 "그래 너그들이 내 몰래 연애를 했다 이거지... 너희둘다 내일 부터 다른 반으로 가!"

순진한(?) 남자애 "진짜요!"

그옆에 우리반 무리들"빙시 아이가? 야 13반 가라 13반"(우리 학교는 1학년이 12반까지다)

나의 분노겸 놀림에 고개도 못드는 녀석들.. 흥 귀엽군...

그래도 우리 때는 꿈도 못꾸던 것들인데 요즘 애들은 참 연애도 잘한다. 대부분 얼마 못가긴 하지만... (하지만 이 나이때야 뭔들 어떠랴!)

그래도 조금 슬퍼하면서 교무실로 내려왔다. 근데 조금후에 우리반 여학생 한명이 쪼르르 내려와서 나더러 "선생님 3학년에 ***오빠 알아요" 한다. "응 알지 근데 왜"

" 그 오빠 너무 잘생겼어요. 그 오빠가 너무 좋아요"

엥! 이건 또 뭐야! 아무리 잘봐주려고 해도 이놈의 짝은 무조건 내 딸래미가 아깝다.

"야 왠만하면 내가 다른 오빠야 소개시켜 줄게. 짝사랑의 대상을 좀 바꿔라..."(그 반 담임에게는 비밀이다)

바야흐르 꽃피는 청춘들이다. 아직은 어린 녀석들. 연애마저도 참 귀엽다.

그래도 나를 50일동안이나 아니지 51일이지 어쨌든 괴씸하다. 방학하기 전까지 계속 괴롭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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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7-1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러워라~~
우리땐 대학가야 연애하는건줄 알고 꾹꾹 참았는데..
얼마나 갈지 궁금한걸요? 100일이면 기념식도 하겠네(별게 다 궁금한 아짐)

클리오 2005-07-1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그래도 다행이여요.. 저는 도망간 놈들이 뭐 안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게 비밀인가 했더니만, 아이들 사귄지 51일째 정도를 모르셨다니.. 그 정도야 뭐.. ^^ 나쁜 일이 아니라 다행이여요... 호호.. 걔네들은 50일째에 50원씩 걷으러 안다녔나요??

파란여우 2005-07-1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뭐든지 일찍 터득하는게 좋지 않나요?
쿨럭!(오늘 왜 기침을 이렇게 자주 하게 되지?^^)

날개 2005-07-1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애들이 그런거 시시콜콜이 다 얘기를 한다는 말씀? +.+ 전 그게 더 놀라와요~

조선인 2005-07-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에요. 흐뭇~

바람돌이 2005-07-1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죠. 100일 기념식 그런건 하겠죠. 그 때 가서 나도 기념 사탕이라도 내놓으라고 해서 뺏어 먹어야지~~^^
클리오님/ 이녀석들은 좀 순진한 아니 아직 어린 구석이 있어서 50원씩 걷지는 않았더라구요. 100일되는 날은 모르죠 어쩔지... 근데 제 생각에는 이놈의 봉숭화 학당 100원 내놓으란다고 내놓을 놈이 없지 않을까....
파란여우님 감긴간요? 약드세요. 초장에 잡으세요. 아님 젊은 애들 연애에 혹 질투하는건 아니신지...^^
날개님/중학교 1학년은요. 특히 남자애들은요. 수다가 끝내줘요. 절대로 비밀이 없어요. 얘들이 선생님에게 입을 닫는건 2학년은 되어야 하죠. 사실 어떤 때는 내가 모르고 넘어갔으면 싶은 일도 너무 일러줘서 미칠 때도 있어요.
조선인님/맨날 소리지르고 빗자루나 휘두르는 깡패 선생입니다. ^^

chika 2005-07-13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50일... 바람돌이님, 좀 무디신게..... ^^;;;;;;;
'니 13반 가라~' 한 녀석의 센스를 배우심이...(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

바람돌이 2005-07-1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글세말예요. 제가 화나는 것도 바로 그거라구요. 제가 언제 이리도 무뎌졌느냐 말예요. 옛적에는 한 눈치로 날렸었는데....

진주 2005-07-1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갸들이 100일까지 갔으면 좋겠네요? (헐? 이건 또 모야?)

바람돌이 2005-07-1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나중에 100일되면 알려드립죠! ^^
 

친정 엄마가 서울 병원에 입원했다.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 할 듯. 그래도 걱정했던 최악의 간암이나 이런 건 아니라서 한시름 놓았다. 그래도 수술하고 꽤 입원을 해야 할 듯하여 혼자 간병하는 올케가 고생이 많을게다. 동생과 오늘 둘이서 서울에 갈 일정을 얘기했다.

근데 문제가 꽤 있다. 일단 제부는 토, 일요일 밖에 시간이 안되고 우리집 서방은 이번 방학에 휴일이라고는 다음주 월화수 사흘 뿐이라는 거다.(제주도 여행을 위해 억지로 뺀 이틀을 제하고는...)

거기다가 우리 둘다 딸린 애들을 떼놓을 수가 없다는 것 - 동생과 나는 해마다 번갈아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모두 5살, 4살, 3살, 2살이다. 우리집 5살, 3살, 동생네 4살, 2살 - 이것들이 한꺼번에 병원에 가면 간병이고 뭐고 날샜다.

둘이 오늘 머리를 맞대고 쿵짝쿵짝 - 우리끼리 결론을 냈다.

방법 -1.  토요일에 동생네 식구랑 나랑 우리집 아이들이랑 같이 동생네 차로 서울 간다.우리집 서방은 빼고...

          2. 토요일 오후, 일요일 나는 동생네 막내 돌박이를 업고 엄마 간병을 혼자서 한다. 그동안 동생네 식구와   수원 막내 남동생네 그리고 우리집 아이들 놀러다닌다.

         3. 일요일 저녁 - 제부 혼자서 기차 타고 부산 내려가라

         4. 월요일 오전 - 우리집 서방 혼자서 기차 타고 서울 오다

         5. 월 화요일 - 여동생 혼자 2살 막내 업고 엄마 간병, 동생네집 아이랑 몽땅 데리고 나 놀러 다니다.

         6. 수요일 오전 -부산으로... 나머지 날은 다시 올케가...

이 방법의 유일한 걸림돌 - 동생네 제부, 우리집 서방이야 애들 안 맡기고 혼자서 지내라면 좋아서 미치는 사람이니 상관없고, 제부는 마마보이는 아닌데 와이프 보이 기질이 농후, 마누라 없는 사흘을 영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건 동생이 해결해야 하는데 내일까지 지켜봐야 할 듯...

오늘 우리의 계획을 들은 우리집 서방 - 한마디만 했다. "잔머리 하나는 자매가 똑같이 끝내준다"

어쨌든 서울 근처는 잘 모르는지라 이 어린애들을 데리고 놀러가기 좋은데 어디 없을까요? 에버랜드 빼고요. 에버랜드는 제가 워낙에 좋아하는지라 갈거거든요. ^^

서울 근처에 사시는 알라디너 여러분 도움 부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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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7-11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느 집 '서방' 분이 더 와이프에게 호평을 받나요...? ^^ 그래도 잠시나마 좀 마음을 돌리고 놀 수 있는 날들이 있으니 다행이여요...

바람돌이 2005-07-1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다 장단점이 있어요. 근데 중요한건 전 우리 제부같은 사람하고 살라면 아마 미쳐버릴겁니다. 그건 동생도 마찬가진데요. 우리집 서방 같은 스타일이면 아마 동생 날마다 울고 지낼 겁니다. 역시 사람은 각자에게 맞는 짝이 있는 것 같아요. ^^

울보 2005-07-12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야기는 모두가 남편분이야기인데,,
어머님이 많이 아프신것이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착한 남편분들이네요,,

진주 2005-07-1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보님과 같은 생각이어요. 착한 남자들이네요...
아 참, 보내주신 책 잘 받았어요. 제가 페이퍼로 올렸습니다.^^ 고마워요!

바람돌이 2005-07-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주제는 엄마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놀 궁리에 열심인 두 딸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왜 주제가 서방들쪽으로 돌아갔을까? ^^

진주 2005-07-1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에 빗나가는 건 알라디너들의 특징 중 하나랍니다 크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