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했습니다. 뭐 방학동안 탱자 탱자 놀아서 무지 좋긴 했지만 너무 너무 슬프게도 시간은 가더군요.

뭐 좀 많이 바쁠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좀 심하게 바쁘군요. 학교에서 맡고 있는 업무가 요 시기에 바빠지는 일이긴 한데 예상치 못하게도 업무 시스템이 허락도 안받고 바뀌는 바람에 혼선이 많이 생겨 같은 일도 평소보다 시간이 거의 3배 이상은 걸립니다. (그놈의 업무 시스템은 늘 좀 익숙해질만하면 바뀌어요. 게다가 이번건 제대로 완성도 안된 시험판인지 도대체가 제대로 안되는게 너무 많습니다. 미치겠어요. )

해야 될일의 진도는 안나가고, 하루종일 버벅거리며 일은 하는데 되는 일은 업고....짜증 만땅이네요.

게다가 오늘은 내년도 교과 수업시수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진전없이 끝나네요. 작년까지 같이 계셨던 선생님들은 이런거 짤때 서로 배려를 많이 해주면서 되도록 공평하게 짜고 효율적으로 짜자는 모드였는데.... 올해 대거 바뀌신 분들은 좀 아니네요. 뭐 "나는 이렇게 꼭 하고싶다."를 주장한다고 할까요? 자기가 편한걸 먼저 생각하고 그걸 양보하지 않으니까 방법이 안나와요. 한 분만 그렇다면 괜찮겠지만 여러명이 그러니.... 휴~~~ 솔직히 정나미가 똑 떨어집니다. 그 판에서 얘기해 봤자 답이 안나올것 같아서 그냥 끝내고 집에와서 열심히 잔머리 굴려 대충 3가지 방안을 짰는데 그냥 내일 던져주렵니다. 셋중에서 알아서 고르고, 골라지면 먼저 선택하시라 하고 나는 남는거 그냥 하겠다고 해야지요. 모여서 말 길게 하다가는 그냥 맘만 상할것 같네요.

내일부터는 아이들 생활기록부 점검 들어갑니다. 1200명쯤 되는 아이들 생활기록부를 두명이서 점검해야 하니까 아마도 눈알빠지는 나날이 될 것 같습니다. 좀 남아서 하더라도 집으로 왕창 들고오지만 않아도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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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6-02-1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교과 시수 나눌 때보면 '와, 저 사람 다시 보게 되네(나쁜 의미로)'할 때가 많죠. 저 있는 학교는 사립이라 앞으로도 주구장창 볼 사람들인데도 어찌나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자기 것만 챙기는지.....
성적처리 업무를 맡으셨었나봐요. 에구, 그것도 머리 아프죠.... 바람돌이님, 빠이링!

바람돌이 2006-02-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가끔 그런 사람들 보면 신기해요. ^^ 글구 성적 아니구요. 학적인데요...^^

BRINY 2006-02-1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적하시면서 담임도 하시는군요. 많이 바쁘시겠어요.

바람돌이 2006-02-16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많이 바빠요. 게다가 올해는 지금 유난히 전학도 많이 가네요. 에휴~~ 오늘도 파김치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
 

진주님이 보내주신 책이 벌써 도착했어요. 오늘 집에 들어오다가 경비실에서 받아왔는데요. 일단 익숙한 알라딘 택배를 보자마자 예린이와 해아는 흥분!!!

집에 와서 상자를 풀어보고는 먼저 진주 이모한테 인사하자는 저의 말을 완전 무시하고....


후다닥 택배를 뜯고는 일단 책부터 봅니다. 제법 진지하죠? 결국 일단 책을 쭉 다 보고....


좋아서 소파 위에서 펄떡 펄떡 뛰기까지 한 판 하고....


겨우 인사라고 하네요. "진주 이모 고맙습니다."

밤에 잠들기 전에 한 번씩 더 읽어주고 더 보고싶다는걸 억지로 말리고는 재웠습니다.

아! 그리고 세상에나.... 제것까지 챙기시다니요. 이 책 제가 오늘 낮에 주문하려다가 시간이 없어서 저녁에 주문할려고 했던 건데.... 주문했으면 또 주문 취소하고 할 뻔 했습니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그럼 너무 좋아하는 저의 가증스런 사진 한 방


저 책 뒤에서 너무 너무 좋아서 입이 완전 찢어진 저의 가증스런 사진이었습니다. ^^

다음에 제게도 꼭 갚을 기회를...... 잘 읽을게요. 예린이 해아 저까지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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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02-15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자매들^^
마지막사진 얼굴 공개하시지요^^

아영엄마 2006-02-15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왕이면 그 가증스러운 모습도 공개하시지...^^;; 축하드립니다.

서연사랑 2006-02-1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마지막 사진...얼굴 공개만 하셨어도 추천 백만개인데 공개를 아니 하셨으니 일단 한 개만 드립지요.ㅋㅋ

바람돌이 2006-02-1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아영엄마님, 서연사랑님 님들의 반응은 이미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기에 전혀 저에게 압박이 되지 않습니다요. ^^;; 그저 사람이란 뭔가 신비한 구석을 남겨야 하는 법이라고 굳건하게 믿고.....(에고 에고~~ 이게 말이 돼냐? 돼?... ^^;;) 하여튼 저의 팬클럽 관리를 위한 전략이라고 봐주시어요. (갈수록 말이 안되는구만....)

진주 2006-02-1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으셨군요. 그림책이 꼬맹들한테 가니까 무지무지 크게 보여요^^;
오주석의 책-역시! 그러셨군요. 다른 두어 권의 책을 집적거렸었는데 왠지 벌써 소장하셨을 것 같아서-이번주의 신간에서 골랐거든요. 오주석1을 빌려 봤었는데 너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나서 바람돌이님도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바람돌이 2006-02-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꼬맹이들은 둘다 오늘 아침에 눈뜨자마자 각자의 책을 찾더니 할머니집에도 들고갔답니다. 거기는 책 읽어줄사람도 없는데 말예요. ^^ 책이 정말 마음에 드나봐요. ^^ 저는 말할것도 없고요. 저에게는 이 책이 소장용이라 꼭 사볼 책이었거든요. 잘 읽을게요. 고맙습니다. ^^
 

바보아빠 일기 ( 2004.12.29 12:12 )
 
 
어제는 해아가 할머니 집에서 자고 예린이만 데리고 왔다.
차에서 잠이 든듯 하더니 집에 눕힐려니 행패를 부린다.
더 놀고 싶은데(8시쯤 됐다) 잠은 오고 그러니 어찌 행패가 나오지 않겠나?
예린이의 행패는 오직 엄마만이 커버할 수 있다.
엄마의 품에서 겨우 잠들어 있나 싶더니(엄마도 함께 잠들었다)
11시쯤 깼다.
그런데, 이마가 뜨겁다.
왜이리 이녀석은 열이 잘나는지 ㅠㅠ
열을 재보니 38.5도
열때문에 힘들어 해서 일단 해열제를 먹이고 다시 재웟다.
그리고 새벽1시까지 칭얼거림이 이어지고
엄마는 잠결에도 아이를 달랜다. 위대한지고 엄마의 마음 ^^
그리고 나도 잠들었는데
예린이의 울음섞인 소리에 잠이 깼다.
예린이가 배가 아프단다.
가슴이 철렁했다.
'열에 이어 배가 아프다'
장염증세가 혹시 또?
예린이의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 뜨겁다.
열을 재보니 39.2도.
급히 엄마를 깨웠다.
잠결에 엄마가 예린이 이마를 만져보더니
"그정도 안된다"하며 돌아눕는다.
하지만 아빠의 호들갑은 계속된다.
다시 한번 열을 재보았다.
38.2도(대단한 엄마의 손온도계다 ^^;)
이 결과는 엄마에게 비밀로 숨겼다. ^^;
아이를 무릎에 누이고 배를 어루만져주니 좀 편안해 한다.
하지만 손만 떼면 배가아프다고 한다.
'응'은 하고 싶지 않단다.
계속 배를 주물러 주니 편안한 얼굴로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무릎에 누워있는 이 작은 천사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주고하면서 '아이 아플때 병간호하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에 뿌듯해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린이의 배아프다는 소리는 계속
나의 뿌듯함도 계속
이어지는 엄마의 결정타
"예린아 너 배고프지?"
"응 "
바보같은 아빠...... 낭만은 무너졌다. ㅠㅠ 

--------------------------------------------------------------------

그래서 결국 자다가 일어나 우유 한잔 먹고 예린이는 푹잤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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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2-13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도 가끔 자다가 열이 오르는 경우가 있어요. 전 옷 벗겨서 물수건 해주고는 바로 그냥 자버리는데, 참 자상하시네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6-02-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옷 벗겨서 물수건 이런것도 안해주고 그냥 해열제만 먹이고 자버리는데요. ^^

미설 2006-02-1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는 물수건 몸에 대지도 못하게 하는데요..
마지막에 낭만 무너지는 소리에 쓰러져 웃었습니다.ㅎㅎㅎ

바람돌이 2006-02-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나 해아도 처음에는 몸에 못대게 했는데 그게 해보니까 시원해진다는걸 안 이후로는 열나면 당연히 해달라 그러더군요. ^^
 

당연히 서재의 달인에는 못올랐습니다. 아까운 5,000원.....^^;;

이 일주일동안 먼저 친구들이랑 경주에 콘도 하나 빌려 놀러갔었고요.


총 8명의 아이들 중 예린이 해아와 짝맞춰 놀았던 아이들. 공교롭게도 양쪽의 저 두 아이의 이름이 모두 서연이라지요. 알라딘에는 서연사랑님도 있구요. ^^ 근데 애들 표정이 모두 왜 저모양인지...쯧쯧~~~ 제대로 나온 놈이 하나도 없군요.


콘도 안에서 다시 찍은 사진. 해아가 빠지고 대신 간 애들중의 막내 녀석이 들어갔네요. 왼쪽엔 두명의 서연이랍니다. ^^ 막내 남자아이는 누나들이 뛰어노는걸 보고 "언니들이 너무 무서워"라는 말을 날려 모두를 웃겼다지요. ^^

놀러갔다온 중간에는 만화책과 함께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엄마가 만화를 좋아하니 예린이도 좋아하더군요. 다만 좋아하는 방법이 좀 달라서 그렇지....


34권으로 저렇게 쭉 펼쳐놓고 다리랍니다. 그러고는 저렇게 바닥을 질주하며 놀기....


드이어 윙크를 할 줄 알게된 해아. 전에는 두 눈을 다 감았더랬어요. 저도 신기한지 "엄마 내가 아기때는 (두 눈을 찔끈 감으며) 이렇게 했는데 그치!!"하며 자랑스러워합니다.

그 외는 생전 처음으로 우리 부부둘의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돈은 좀 많이 아까웠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들이 아직 많이 어리니 점점 몸도 걱정이 되네요. 그리고 어제는 시아버님 생신이라 시댁에 늦게까지 다녀왔고요. 어쨋든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고 이제 방학 마지막날도 다 지나갔습니다. 내일은 개학... 근데 왜 몸은 아직도 방학이라고 외쳐대는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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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6-02-12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전국의 서연이가 다 모였군요. 말로만 듣던 서연이들이네요^^
서연이 이름 지을 때 '서' 들어가는 이름이 유행이었나봐요. 서연이 유치원에도 '서현' '서영'....그래도 딸 이름은 잘 지었다고 생각한답니다.(딸자랑에 여념없는 서연사랑....)

바람돌이 2006-02-1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무슨 필이 꽂혔나? 아님 서연이들이 불렀나... 서연사랑님이 제일 먼저 와주셧네요. 헤헤 ^^ 저 서연이들 이번에 사진이 영 안나왔는데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답니다. ^^

chika 2006-02-1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첫번째 사진의 해아에게서 심오한 표정을 보고 있는데 말이죠... ;;

아영엄마 2006-02-13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라~~ 저도 친구든 남편 회사 가족중에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가족과 함께 영행가서 쉬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하면서 보내보고 싶어요. 근데 울남편 회사는 맨날 바뻐...ㅡㅜ

세실 2006-02-13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즐거운 여행 되셨군요~~ 모두모두 핑크공주네요.
저도 날 풀리면 경주 다녀오려구 합니다. 전 우리나라 여행지중 경주가 젤 좋아요.
~~
한동안 휴가때마다 경주에 갔었어요. 감포해수욕장까지~~~

조선인 2006-02-13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까지 드레스를 챙겨갔군요 @,@

바람돌이 2006-02-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ㅋㅋㅋ 심오하긴 합니다그려.... ^^
아영엄마님/아니 그놈의 회사들은 왜 그리들 다들 바쁘답니까? 에고 에고....
세실님/경주야 좋죠.. 다만 저희는 너무 가까워서 늘 가는곳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예린이가 말하기를 "엄마 경주는 가까운데 왜 자고와?"
조선인님/아 저 드레스는 집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놀러가는데까지 가져가는건 정말 싫어요. ^^

물만두 2006-02-1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천원 포기합니다. 저리 귀여운데요^^

바람돌이 2006-02-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주급을 따쓰는 물만두님!!! 그래도 아까워요. ^^

날개 2006-02-1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셨군요...^^
예린이가 만화책 갖고 노는 모습에 추천~ ㅎㅎ

클리오 2006-02-1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저는 지금도 윙크 못하는데... 엉엉... ^^;

바람돌이 2006-02-1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어쨌든 추천은 즐거워요. 헤헤~~
클리오님/아니 아직도 못하신단 말입니까? 우리 해아를 보고 잘 따라 해보세요. 헤헤~~~ ^^
 

응급실에서 (2004.12.13 10:00 )

 
바쁜 주말이었다. 계획상으로 토요일 가족모임(동생 시집보내기), 일요일 회갑잔치 및 결혼식 참석......
역시 해아의 힘은 대단했다. 모든걸 무위로...
툐요일 할머니 집에 가서 잘 놀다 해아가 기침을 시하게 하더니 웩 하고 토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웩', 아빠가 방심한 틈에 이어진 공격, 옷을 다 벗어야 했다. 그래도 애들과 잘 놀아서 괜찮으려니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웩, 물만 먹어도 웩
혹시 장염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증세가 차이가 있어서 일단 재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아를 보는데, 힘이 좀 없을 뿐이지(힘이 있으면 이상하지) 괜찮아 보였다.
근데 또 '물' 해서 물을 줬더니 또 웩한다. 안되겠다 싶어 일단 해아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엄마는 예린이를 씻기고, 밥을 먹이고 오라고 하고....
광혜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해아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여럿 누워있다. 해아가 불안한지 나를 꼭 안고 떨어지지 않는다. 체온을 재고, 사진을 찍고, 일단 탈수증에 대비해서(워낙에 웩을 많이 해서) 수액을 맞기로 했다.
아기에게 수액을 맞히는게 부모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간호사들은 알까? 발버둥 치는 해아를 꼭 잡고 그 작은 손에 수액 주사기를 넣는데....ㅠㅠ. 근데, 간호사 왈. "잘못 찔렀네요" 하며 다른 손을 찾는다. 애는 아프고 무서워 발버둥 치는데 곧바로 다른 손을 찾는 간호사를 막으며 "애가 잠시 진정된 뒤에 하죠"라고 말했다. 이 간호사 분명 처녀일꺼야.
수액을 맞히는 동안 해아는 두려움으로(생전 처음이니까) 계속 울며 내 품만 파고든다.
한동안 보채던 해아가 잠이 든 틈에, 가게로 뛰어가서 기저귀와 물티슈를 사서 장기전에 준비했다.
근데.... 엄마는 왜이리 늦는거지? 아침 점심을 굶은 채로 4시가 되어가는데. 하긴 예린이 챙겨서 나오려면...
드디어 왔다. 엄마와 예린이가. 때에 맞춰 해아도 눈을 뜬다. 예린이를 데리고 작은아버지 회갑연에 갈려고 하니, 해아가 울기 시작한다. 제 엄마한테는 갈려고도 않고 아빠만 찾는다.
뿌듯하다.^^.
할 수 없이 응급실에 남았다. 배가 고파 예린이를 데리고 나가서 근처 분식점에서 라면을 먹었다. 예린이를 좀 주고 나니, 왜이리 양이 적은거야?
라면을 먹고 들어가다, 예린이를 병원 문안에 있으라 하고 담배를 한대 폈다. 그리고 응급실에 예린이를 들여놓고 화장실에 들렀다 들어가니, 엄마왈, 예린이가 들어오면서 "아빠 밖에서 또 담배폈어요"하고 큰소리로 외쳐 응급실에 있던 사람들을 웃겼단다. ^^;
오후 7시반쯤 해아도 어느정도 진정이 되어서, 수액을 뽑고, 집으로 데려왔다. 외할머니네로 가니 이제야 해아가 힘이 솟기 시작한다. 수액의 힘인지, 할머니의 힘인지.
해아를 두고 가라는 할머니 말에 마음에 걸리면서도 예린이만 데리고 집으로 와서 잘려는데, 예린이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놀아줘 아빠', 하긴 그 재미없는 병원에서 죽치면서도 징징거리지 않고 잘 버텼는데. 엄마아빠 놀이터를 한번 해주고, 예린이와 즐겁게 놀다가 10시쯤 잠이 들었다.
아침에 전화해보니, 다행히 해아는 멀쩡하다. 잠도 잘 자고, 먹기도 잘먹고, 전화로 '아빠'하며 소리를 지른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근데, 해아와 뽀뽀를 많이해서 그런지 내 속도 좋지 않다 ㅡㅡ; 
 

응급실에서2  (2004.12.17 09:26 )
 
 
저녁에 처가로 가니 예린이는 잠들어 있고,
해아가 갖은 재롱을 부리고 있다. 에그 귀여운 것
해아와 노는 동안 여전히 예린이는 꿈나라. 한번 잠들면 좀처럼 깨지않는 잠 습관을 가진 예린이
저녁을 먹고, 잠시 쉬려는데, "아빠 예린이 울어요"하는 엄마의 말.
엄마는 아직 식사중.
뛰어가니..... 이런 예린이가 토하고 울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예린이를 안고, 편하게 토할 수 있도록 했더니
오늘 뭐를 먹었는지 아빠보고 확인하라는 듯, 모두.... ㅠㅠ
머리를 만져보니 열도 있고, 이건 장염증세다.
예린이 잘 가는 소아과에 갔더니 간발의 차로 끝났단다.
할 수 없이 해아가 갔던 광혜병원 응급실로.
당직의사 하는 말, '이녀석 며칠전에 오지 않았나?'
"그때는 동생이 아파 놀러왔죠"
이래저래 검사를 하고 나서 의사의 진단
"목에 염증이 심한데, 이것이 장염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 것 같네요. 그래서 목 점막을 계속 자극하면서 토한 것 같습니다. 장염은 아닌 것 같네요"
휴~~~
주사한대 맞고(우리 예린이가 주사를 맞으면서도 울지도 않고 잘 참는다. 눈에 눈물만 맺히면서, 근데 이것이 참 맘이 아프다. 병원에 익숙해진 예린이가) 약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째 이녀석들은 병에 관해서는 이렇게 사이가 좋은지 모르겠다.
한놈이 걸리면 꼭 자기도 걸려야 한다.
어쨋든 가볍게 넘어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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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응급실 한번 데리고 가고 생색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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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바람돌이 2006-02-09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애들 아플때 전 왠만만 하면 담담한 반면에 울집 서방은 좀 호들갑입니다. 아마도 그게 저는 늘 병원에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좀 단련이 된게 아닌가 싶은데.... ^^

세실 2006-02-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러고보면 딸기아빠님들이 참 가정적이예요~~
바람돌이님 부근은 더욱 그러하신듯 ^*^ 그저 부러울뿐입니다. 어흑.....

바람돌이 2006-02-10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성격문제인듯.... 원래가 저보다는 훨씬 다정다감한 성격이라 걱정도 저보다 많다죠. ^^

조선인 2006-02-1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응급실까지 가고! 정말 놀라셨겠어요. ㅠ.ㅠ

바람돌이 2006-02-12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그 응급실이 엄청 급해서 간거라기 보다는 시간이 늦어서 문을 연 병원이 없다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