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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 스스로의 세상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 우선 우리는 우리 이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한, 우리는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해서 살 수 밖에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먼저 프롤로그 - 이슬람 이전의 중동 - 이란을 중심으로(우리가 흔히 아는 페르시아라는 말은 페르시아인들 스스로는 쓰지 않았던 말이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란'이라 불렀다고...)

이 장을 통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진행된다. 중동지역의 역사가 서구인들에 의해 왜곡되어진 과정, 그리고 이유들, 헬레니즘 문화를 중동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볼것인지... 이 지역의 역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역시 서구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을  뒤집어 놓은 작가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통쾌하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을 역시 느끼게 해준다.

본격적으로 십자군 전쟁이 시작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1096년 부터 1106년까지 1차 십자군 원정대가 예루살렘을 정복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차 십자군 원정도 2권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으니... 다만 다행인건 작가가 중간중간에 '몇권에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을 보면 다음권들의 대충의 아우트라인은 만들어놓은 것 같으니까 2권만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거다. 하기야 이것도 나 혼자 생각이지, 알수가 없는 거지만...)

본격적인 십자군 전쟁을 다루다보니 1권처럼 직접적인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개입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십자군 전쟁의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 자체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수많은 자료를 인용하며 각각의 상황을 서구인이 보는 시각과 중동지역 사람들이 보는 시각의 차이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이런식의 자료제시가 맹목적인 객관성(사실은 자기 생각이 없는 것에 불과한)을 추종한 결과일 때가 많지만 저자의 자료 제시는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봐라! 누가 옳은지... 너도 생각이 있으면 알 수 있겠지"라며 들이대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저자의 저돌성이 맘에 든다.

여전히 2권에서도 역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정도로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오늘날의 현실과 미래와 연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꽤나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건 쉬워보이지만 사실 만화든 문학이든 이런 장르에서 자칫하면 도식화나 뻔한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 오히려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작가가 이야기와 역사적 전망, 비판을 결합시키고 있다는데 작가의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작가의 말에서 스스로가 말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완결을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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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8-11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벌써 보시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저는 1권을 보다 덮어 놓은 상태입니다. 부끄..^^*

바람돌이 2005-08-1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벽이 되면 님을 뵐 수 있네요. 바쁘고 힘드신거 다 아는데 무슨 부끄 모드랍니까? ^^
저야 요즘 완전 주부라 괜찮지만 아영엄마님 이렇게 밤늦게까지 계시면 건강 해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네요.

클리오 2005-08-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권 읽어봐야 되는데 말이죠... ^^

Common 2005-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저보다 잘 쓰시네요. ㅠㅠ 저는 수양(침대에 누워 책을 보면서 킬킬거리기)이 더 필요한듯.

바람돌이 2005-08-1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1권보다는 박진감이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빨리 읽으세요.
Common님/ 님의 리뷰도 좋았어요. 제가 그 나이 때 생각하면(아직 학생 맞죠) 비교도 할 수 없다니까요. 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수양(저의 경우는 소파에 누어 책보며 킬킬거리기)은 저 역시 더 필요한 거 맞아요. ^^

히피드림~ 2005-08-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여간 재밌지 않으면 계속 속편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래 기다려서 읽으시는 바람돌이님의 그 정성과 안목이 더 대단하세요.^^

바람돌이 2005-08-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punk님! 정성이라기 보다는 이게 제 성격인데요. 한 번 잡은건 왠만해서는 끝을 봐야 한다는... 진짜 그 책이 허접한 쓰레기가 아닌 이상은요. 보면서도 내가 이걸 계속 왜보지하는 것도 많아요. 물론 이 책은 아니지만...(이것도 편집증의 일종이 아닐까...^^)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잭 웨더포드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이론과실천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일반적인 현대인들이 부족문화, 원주민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

더 이상 어느 정부의 국가적인 운명에 위협이 되지 못하는 패배한 부족민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급속도로 현대화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살아남아 과거의 낭만을 전해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 초창기에 원주민을 낭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기에는 주로 모험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점차 원주민을 뛰어난 철학자이자 환경의 관리인으로 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p349)

사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하고 소개글들을 읽고 내가 상상한 이 책의 내용은 위에서 비판하고 있는 바로 그 관점이었다. 문명세계가 잃어버린 순수성, 인간다움 뭐 이런 것들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그런데 저자는 바로 이 관점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부족사회가 서양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을 상징하게 된 까닭은 서양 세계가 원주민과 그들의 문화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p349)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그 시작부터 현재까지 훑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역사서술과는 전혀 다르다. 오늘날 살아남은 부족민들의 모습에서 옛적의 역사를 더듬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티벳의 천장단에서 시작하여 오스트레일리아의 애버리진, 알래스카 옆 프리빌로프 제도의 세인트폴섬, .....멕시코의 약스칠란이란 처음들어보는 곳에서 기나긴 여행이 끝을 맺는다. 이런 곳들에서 사는 부족민들의 생활을 소재로 그는 인류의 역사를 시작기 채집경제 시절부터 빙하시대 농업시대.....  야만이 문명 내부에 자리잡아 버리는 지금 이 시대까지 저자의 여행은 기나길다.

이 여행동안 부족민의 문화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은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이 저지르는 것처럼 낭ㅐ岵訣?않으며, 그렇다고 부족민의 문화를 야만으로 치죄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인류의 역사를 훑을 뿐이다. 그럼에도 부족문화의 파괴과정과 그속에서 서구인들이 행한 역할에 대한 저자의 비판의 칼날은 날카롭다. 부족민의 역사는 바로 인류가 문명을 만들어온 그 역사이며 그럼에도 문명 스스로가 그들을 어떻게 문명의 바깥으로 내치게 되는지, 그 결과 오늘날 문명적으로 버림받은 사람들 - 자신의 부족문화를 버렸으나 새로운 문화에는 받아들여지지 못한 사람들 -이 어떻게 새로운 야만을 창조해 내는지, 아니 그 내친 사람들이 바로 야만의 주체인지를 밝혀내는 저자의 칼날은 낭만적이지 않기에 오히려 가슴에 와닿는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문화에 대한 관점에 대한 비판 역시 가슴을 뜨끔하게 한다. 부족민들의 역사, 생활에서의 야만은 그들 나름의 생존방식이었고 바로 그들의 그 생존방식 덕분에 오늘날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문명을 이루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무조건적으로 미화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 역시 나름대로의 야만이었으며 그들은 그 야만성 때문에 문명을 이루기도 하고 또는 멸망하기도 하고, 따라서 문명과 야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될거다.

문명 스스로 수천년동안 두려워하며 남에게 투사시켰던 바로 그 야만을 만들어 내버린 것이다. 야만은 문명 내부에 자리잡았다. 문명은 야만을 만들고 복돋아 준다. (p468)

저자는 바로 이때문에 인류의 문명은 위기에 처했고 이 위기를 우리가 헤치고 나아가는 길은 모든 문화가 지니고 있는 모든 지식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부족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저자의 목소리는 높지도 선동적이지도 않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커다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그러므로 저자는 오늘날 세계가 처한 현실속에서 어떤 관점과 행동이 필요할지 같이 고민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는듯하다.

마지막으로 순전히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물론 저자가 펼치고 있는 고민의 무게에 비하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것이지만.... 내가 잘 몰랐던 다른 문화, 세계 곳곳의 원주민의 문화에 대한 내용은 책의 내용에 대한 흥미를 충분히 돋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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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7-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바람돌이님께서 별 다섯을 주시니 꼭 볼께요... ^^

바람돌이 2005-07-10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너무 많이 줬나? 클리오님 이렇게 무조건 저를 신뢰하시는듯한 말씀을 하시면 아니되어요. (제가 저 잘난줄 너무 착각하고 산단 말예요)
이 책은 사실 별 4개일까 5개일까를 두고 고민을 조금 했었는데 저 개인적으로 잘 모르던 문화에 대한 내용이 풍부해서 새로운걸 많이 알게된게 별점에 영향을 줬죠.
님이라면 다 아는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클리오 2005-07-1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그러세요.. 자신을 가지셔도 되요!! 님 잘나신거 맞아요... ^^ 글구 저 아는거 별로 없어서 고민이란 말여요... 엉엉~~

바람돌이 2005-07-1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권력과 광기 - 왕들의 광기는 역사에 무엇을 남겼는가?
비비안 그린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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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광기 - 둘다 정말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들이다. 각자도 그러한데 이 둘을 합쳐 놓았으니...하지만 흥미로운 만큼 가십꺼리로 떨어지기도 쉬운 소재일 것이다. 결국 이 소재를 어떻게 요리해서 가십수준에서 건져내느냐 하는건 아마 전적으로 저자의 풍부한 자료와 역사적 식견에 달린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 이 책은 가십의 단계를 뛰어넘었을까? 나의 답은 글쎄요이다.

먼저 저자가 권력자들의 광기를 어떻게 파악할 지에 대해서 저자 스스로가 명확한 기준이나 관점이 없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왕들의 광기를 다루면서 저자는 그들의 어린 시절의 정신적, 정서적 상처를 원인으로 들기도 하고 건강의 문제 - 어떤 지독한 신체적 질병을 앓았음에서 그것이 정신에 영향을 줬다고도 하고 또는 선천적인 질병- 정신병력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원인 등 여러가지 원인들을 나열하고 있으나 사실상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물론 이것은 자료의 부족의 문제이지 온전히 저자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권력자들의 정신병리현상을 분석하는 책으로 만들고자 했다면 저자는 이런 자료의 부족을 뛰어넘었어야 했다. 그것이 정말로 불가능했다면 논의의 방향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틀던지....근데 이도 저도 아니면서 결국 온갖 추측만을 내지르는 글이 되고 말았다.

또 한가지는 저자가 말하고 있는 권력자들의 여러 정신병적 징후들에 있어서 과연 이게 정신병이 맞을까 싶은 대목도 많이 눈에 띈다. 과거의 왕들을 생각해보면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 대부분은 정신병자다. 세상에 자기 위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단순히 오늘날의 관점만으로 평가할 수는 결코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유일무이한 존재로 태어났으며 그것이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사회의 인간들이었다. 일부 왕들의 성적 방탕함이나 동성애적 취향, 또는 측근에 대한 변덕스런 태도 이런 것들을 정신병으로 얘기하기에는 문제가 많은게 아닌가? 왕건이 부인을 28명을 뒀다고 아무도 정신병자라고 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권력자의 광기의 원인을 살피고 그것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자료부족으로 어려웠다면 저자는 이 책을 확실하게 권력자의 광기가 그 세계의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확실히 파고들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 책 역시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권력자의 광기를 서술하는데 치중하다 보니 그것이 어떤 역사적 배경하에서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은 너무나 부족하다. 그저 "어느 시기에 왕이 미쳐서 그 나라는 왕이 없었다. 그래서 참 힘들었다.  " 이런 식의 서술은 좀 무책임한게 아닐까?

또한 저자가 지나치게 광기의 범위를 넓게 잡는건 아닌지도 의심이 든다. 가령 예를 들면 헨리8세의 부인들에 대한 처형을 그저 왕의 변덕이나 광기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치적으로 봤을 때 그런 결과를 가져온 정치적 사회적 배경이 만만찮을 것 같은데 저자는 그런면들을 모두 무시해버린다. 오직 왕의 광기와 변덕 하나만으로 단정해 버린다. - 사실 이런 부분들에서 저자가 역사학자가 맞는지를 조금은 의심하게 된다.

결국 저자의 역사의식을 도저히 종잡을 수 없었던 책. 자료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던 책, 저자 나름의 철학이 부재했던 책으로 권력자들의 광기는 가십의 늪을 여전히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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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6-18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서평단 책이지요.. 별 조금 주려니 무척 괴로우셨겠어요... 호호.. ^^

바람돌이 2005-06-18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클리오님! 사실 이대로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을 좀 했더랬어요. 공짜로 받은 책인데 이렇게 쓰도 되나 싶어서.... 그래도 뭐 느낀대로 쓰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마도 이 출판사의 책은 앞으로 서평단 행사를 해도 못받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비로그인 2005-06-1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정한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05-06-1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고~~ 비숍님의 말씀이 가슴을 찌르는군요. 쩝~~~

비로그인 2005-06-1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가슴을 찌르면 안되는데..;;; 바람돌이님. 냉정한 건 나쁜 게 아니에요..;;;
저처럼 소심한 사람은 별표 두개짜리는 아예 리뷰를 못쓴답니다..;;
아래 4의규칙도 그랬지요. 4의규칙..바보...(--!!)

이상서 2005-06-2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주문하려는 책인데 위에 바람돌이님 말을 들으니 불안하네요
진짜 책 별로인가 자료적 면에서는 내용이 풍부한지 서점에서 직접 실물을
확인해야 겠네요

바람돌이 2005-06-20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8815님 글쎄요.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이 다르기에 꼭 이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에게는 싫은 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책이 될 수도 있기에... 자료적인 가치는 영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님의 말대로 서점에서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비숍님 그래서 님의 리뷰를 보면 늘 좋은 책만 있었던 거군요. 저는 싫은 책도 꿋꿋하게 씁니다. 어떤 때는 싫다고 쓴 다른 사람의 리뷰가 제 시간과 노력을 아껴줄 경우도 많거든요 ^^
 
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십자군 이야기 하면 누구나 떠오르는 것은 중고등학교 시절 달달 외웠던 십자군 전쟁의 원인 - 이름도 외우기 힘든 셀주크 투르크의 예루살렘 정복과 그들에 의한 기독교 순례단 박해. 학교 시험에 단골로 출제되는 문제였고 언제나 정답으로 간주되던 것이다. 우리의 교과서가 얼마나 서구중심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지금도 일부 몰지각한 출판사의 교과서들에는 버젓이 실려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다행히 요즘은 이슬람 관련서적들이 꽤 많이 나와 이런 오해를 바로잡는 계기들을 만들고 있지만 그것이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함으로 해서 이런 이슬람에 대한 또한 서구에 대한 오해를 뒤엎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이런면에서 누구나가 쉽게 알수있게 만화의 형식을 빌려 십자군 전쟁을 재조명하는 저자의 노력은 정말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첫번째 미덕은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쉽다는 말이 내용이 가볍다는 의미로 얘기되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십자군의 그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와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두번째 미덕 - 이 만화를 그림에 있어 그가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섭렵했는지 책을 조금만 펼쳐들면 누구나가 알 수 있다. 역사적 근거를 바로 찾아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이 그에게 역사적으로 올바른 시각을 갖게 해주었으리라.. 나는 균형잡힌 시각 또는 객관적 시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아니 객관적 시각이란 말속에 포함된 진실을 파묻는 경향들, 너도 틀렸고 나도 틀렸다로 애매모호한 양비론을 뿌리면서 결국은 역사의 승자의 손을 들어주는 그런 함정이 싫다. 물론 모든 역사적 사실을 옳으냐 그르냐로 칼로 무 자르듯 양단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가 어떤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누가 더 옳으냐는 항상 존재한다. 십자군 전쟁 역시 누가 더 옳은지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전쟁이다. 침략군과 방어군중 누가 더 옳은 것인가? 정답이 분명한 것 아닐까? 이슬람의 입장에서 십자군은 분명히 침략군이었고 그것도 난폭하고 잔혹하기가 그 전의 역사에 비길데가 없는 그런 침략군이었다. 1차 십자군 당시 참전한 한 십자군 병사의 증언에는 그들이 예루살렘이 입성하여 복사뼈가지 피에 잠길정도로 무자비하게 예루살렘에서 학살을 자행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에 반해 후에 예루살렘을 탈환한 이슬람의 술탄 살라딘의 기독교도에 대한 조치는 종교적 관용이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번째 미덕 -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우리가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제시하고있다. 천년전의 전쟁과 오늘날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전쟁과 광기의 역사가 어떻게 되풀이 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참으로 쉽게 연결지을수 없었을 터인데도 그의 종횡무진 날아다니기에는 억지로 연결지은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뼈아프게 전하고 있다. 저자의 역사인식의 내공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상당히 심각한 리뷰가 되고 말았지만 책 내용의 심각성에 비해 이 책은 만화다. 만화의 생명은 재미라고 난 꿋꿋하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의 생명력 역시 이 책은 꿋꿋하게 간직하고 있다. 재밌다. 당연히 2권이 기다려지는데 언제쯤이나......

또 하나의 부록- 이 책을 읽고나면 읽어야 될 책이 또는 읽고싶은 책이 무지하게 많아진다는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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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5-03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만화도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는데...

바람돌이 2005-05-0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손에 잡으면 순식간입니다요

아영엄마 2005-05-0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보관함에 담아 두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2권은 언제 나올까나~

바람돌이 2005-05-0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게 궁금해요. 2권 기다리다 읽을려면 결국 목빠질 것 같아 기다리다 지쳐서 읽은 책.
옛날에 북해의 별이란 만화 생각나네요. 고등학교 때부터 6권인가 나온거 읽기 시작했는데 늘 목빠지게 기다리다가 대학 가서야 완결되었던 것....독자를 기만하는 작가 각성해야 함다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박무영.김경미.조혜란 지음 / 돌베개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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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서에서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궁중암투의 주인공들, 아니면 황진이나 신사임당같은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대부분 남성의 시각에 의해 포장된 -팜므파탈의 이미지 아니면 박제되어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는 그런 이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참 신선했다. 오랫만에 새로운 만남의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신사임당이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신사임당은 더 이상 율곡의 어머니가 아닌 그녀 자신으로서의 신사임당이다. 남편에게 재혼의 필요성이 없으니 재혼하지 말라고 유언을 남길 수 있는 여성, 마음에 들지않는 시집 식구들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릴 수 있는 여성으로서의 신사임당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아도 자신의 삶과 권리를 당당히 선언하고 있는 여성이다.

나는 아내의 도리를 다했으니 당신은 사위로서의 도리를 다하라고 맹렬히 꾸짖을 수 있는 송덕봉, 금강산 관광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난 김금원, 조선시대의 열녀신화에 편승하지 못한 자신을 용감하게 드러내는 풍양조씨의 인간적 기록들.....

모두들 시대의 제약에 어쩔 수 없이 얽매여 있지만 나름대로 그 제약을 뚫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들은 한편으로 눈물겨우며 한편으로 통쾌하다.

욕심이 있다면 이 14명의 여성들의 삶을 14권의 책으로 부활시키고 싶다는 것이지만 아마도 싶지 않을터... 이들의 역사마저도 많은 부분 그 자신의 기록보다는 남자들의 기록에 의지하고 있기에.... 이만한 기록을 찾아내고 복원해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 노력에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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