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읽는 세계사 - 사소한 몸에 숨겨진 독특하고 거대한 문명의 역사
캐스린 페트라스.로스 페트라스 지음,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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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자에 읽은 역사 책 중 재미로는 단연 압권, 얼른 누군가에게 얘기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라는 최재천선생님의 추천사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이런 류의 다이제스티 역사서가 이제 좀 지겹기도 했고, 또 이런 류의 역사책을 가장한 가쉽서들에 대한 불만도 있어서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난 결론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고로 이 글은 입이 근질거려서 쓰는 리뷰 되겠다. 





 일단 목차가 근사하다. 이 그림이 진짜 목차다. 1. 구석기 시대 여성의 손 2. 핫셉수트 여왕의 턱수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다만 미리 말하는데 이 그림에는 사진이나 삽화가 없다. 딱 1개의 삽화가 있는데 그게 이 차례이고, 그리고 딱 1개의 그림이 있는데 그건 바이런의 초상화다. 사진이라고 딱 1장 넣어놓은게 왜 굳이 바이런의 초상화였을까? 그걸 짐작할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데 내 추측으로는 바이런이 잘 생겨서이지 않을까이다. 거짓말이라고? 아니 이 책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분명 나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이 책의 작가들은 남매라는데 사심이 가득하다. ^^ 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 바이런의 얼굴이다.(바로 이 책 유일의 그림이다.)




뭐 이정도면 사심이 가득해도 할말 없는 얼굴이지 않나? 바이런은 이 잘생긴 얼굴로 엄청난 바람둥이였다니 여러방향으로 인류애 가득한 분이셨겠다. 물론 이런 얘기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애초에 몇 페이지 읽지 않고 내 손에서 던져졌을 것이다. 저자들이 바이런에서 얘기하는 것은 장애가 있던 그의 발과 그의 삶 문학이 연결되는 지점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외모와 삶과 문학작품이 일치하는데다가, 또한 그 일치를 위해 삶의 다양한 장면들을 관리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유지하는 모습까지 보다 보면 어쩌면 바이런은 당대의 아이돌 스타가 아니었을까싶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광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니, 그의 신체이형증(자신의 신체적 불완전성, 그러니까 발의 장애-을 지나치게 곱씹는 정신질환)과 당시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점으로 표현되던 동성애취향에 대한 고뇌까지가 모두 바이런이다.(이 장면에서 책 내용과 상관없는 하나의 궁금증을 풀었는데, 그것은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를 항상 이름을 말할 수 없는자라고 부르는것에 대한 궁금증이다. 서양전통에서는 무언가 지나친것에 대한 이런 표현이 일종의 관용적 표현인듯 하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는 이야기는 내게는 첫번째 구석기 시대의 여성의 손이었다. 부끄럽게도 나 역시 동굴벽화 하면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물그림부터 떠올리는데 그게 최초의 그림들이 아니란다. 최초의 동굴그림은 여성과 아이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손도장이다.



지금 현재 알려진바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이다.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류의 손도장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래 사진은 프랑스 가르가스 동굴의 손도장 벽화이다. 




사실 벽화라고 하는 것도 손도장이라고 하는 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이런 손도장은 손을 벽에 대고, 대나무 대롱 같은것에 물감을 가득 넣어 입으로 뿌려서 자국을 남기는 기법으로 그려졌다. 오늘날 그래피티를 그리는 기법과 비슷하다.

그러면 도대체 구석기시대의 인간들이 왜 이런 손그림을 남겼을까? 정답이야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상상할 뿐이다.  어둡고 불편하고 위험해보이는 동굴 깊숙한 곳에 여성들과 아이들 몇몇이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리고 벽에 손을 대고 입에 대롱을 물고 물감을 뿌린다. 그리고 자신의 손그림을 보며 무언가의 행위를 당연히 했을테고 그 무언가는 종교적인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어떤 부족은 자기 부족의 손자국을 전부 구별해낼 수 있다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무언가를 기원하고 남긴 서명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 이 책이 가진 장점 첫 번째를 말할 수 있다. 생각보다 몰랐던 이야기들이 많다. 이런 역사책들이 가지는 구태의연한 통속성, 여기저기 흔히 알려진 이야기들을 끌어모아 재배치한 느낌이 없다는.... 원래 이런 책을 읽을 때 책이 재미있으려면 내가 모르는 얘기가 훨씬 더 많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재미를 보장한다. (물론 27편의 이야기가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 많다는 것뿐.... 해리엇 터브먼의 뇌의 이야기는 좀 믿기 힘들고, 마르틴 루터의 장 이야기는 과장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흠은 책의 재미에 비하면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이야기들을 더 좋아할 수도 있고......)



  이 책의 두번째 장점은 정치적 올바름이다. 특히 여성에 관한 서술에서 그 올바름을 유지하는 것말이다. 



  사실 다비드상 같은 조각을 볼 때 궁금했던게 있다. 조각의 다른 부위에 비해서 성기가 너무 작은 것이다. 그런데 부끄럼 많은 나는 어디에도 못 물어봤는데(사실 아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가 더 정답에 가깝지만), 이 책에서 제우스를 표현한 이 조각을 예로 들어 그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바로 당대의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완벽한 남성의 특징 중에 바로 '작은 음경'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정말???? 믿을 수 없어!!! 그럼 오늘날은 왜 이렇게 된거야????)그리스 인들의 생각에 모범적인 남성은 '햇볕에 그은 피부, 잔근육, 탄탄한 몸, 평온하고 신중한 마음'이 포함되는데 크고 불룩한 음경은 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음경뿐 아니라 곧추선 음경 역시 무절제와 무분별한 성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하게도 공식적인 입장일 뿐이고 사적으로는 성난 황소와 같은 음경이 각광을 받으면서 은밀하고도 공공연하게 만들어져 유통되었다고 하니 남성들의 성적 이중성은 시대를 막론한다. 저자들은 여기서 여성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아주 기묘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즉 고대 그리스 여신 조각상들은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성기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글을 보자.


여러 학자들은 이것이 작은 음경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미소지니스트(여성을 혐오하는 남자라는 뜻으로 놀랍게도 그리스어다!)의 사고가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욕망을 억눌러야 했던 반면, 성적으로 적극적인 존재로 여겨진 여성들은 조각상에서만큼은.... 욕망을 가져볼 기회조차 거부당했다.  - 48쪽


  고대 미술에 나타나는 이 오래된 미소지니를 확인하는걸 잊지 않는다. 참 성차별의 역사는 길기도 길지만 모든곳에서 깨알같이 많기도 하구나. 서양만 그러한가? 그럴리가!!! 베트남의 영웅 찌에우 티 찐은 가슴이 90cm여서 가슴을 뒤로 넘겨 다녔다는 전설이 있는 이이다. 3세기 중국의 침략에 대항해서 싸운 여성영웅이다. 워낙 오래된 일이고 자료가 없어서 그의 실제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데, 오히려 수세기가 지난 뒤에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유교문화권이 된 베트남에서 그녀가 어떻게 평가되고 쓰여졌는지를 알려준다. 베트남의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가부장제에서 그녀는 역사적 인물이 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온갖 믿기 어려운 일화들과 신체적 특징들이 과장되이 전해지게 된다. 결국 그것은 그녀를 신화화해서 무성적 존재로 만드는 방법에 의해 유교질서 안으로 그녀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다른 생각도 가능하겠지만 이렇게 역사속에서 서양과 동양 가릴 것 없이 성차별의 역사가 스며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신선한 시도였다. 그 외 카톨릭의 성유물 숭배와  당대 카톨릭의 부패를 연결하는 이야기,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당대의 권력자에 대한 아부가 되는 이야기들도 우리가 어떤 사건들을 볼 때 그 이면을 같이 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세번째로 이 책의 장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대륙의 이야기들을 균형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의 문명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것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서 식상하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 알아보기 힘든 조각은 멕시코 치아파스에 있는 마야문명의 유적이다. 마야의 야스칠란 왕국의 왕비였던 카발 쇼크 부인이 자신의 혀에 구멍을 뚫은 다음 나오는 피를 받아 제사를 지내는 제의의 한 장면이다. 이런 피어싱이 여성에 한해서만 이루어졌던 것은 아닌듯하고 그 대상을 어떻게 선정했는지는 오늘 우리가 알 수 없으나 끔찍하면서도 흥미로운 의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들이 인간을 위해서 성스러운 필을 내주었기에 인간은 이 조각의 쇼크부인처럼 자신의 피를 양식으로 신에게 내주어 우주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 그들의 종교도 이해는 힘들지만 흥미진진하다. 


  결국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입이 근질거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재미있고 괜찮은 이야기를 나만 알고있는것은 부당하니 말이다. 앗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장점이 하나 더 있는데 소소하지만 정말 깨알같은 유머와 농담을 즐길 수 있다는것이다. 딱히 대단한 농담도 아닌데 책을 읽다보면 저자들의 농담에 낄낄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농담이 너무 많으면 짜증나는데 그 경계를 잘 지키고 있으니 책의 퀄리티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즐기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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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2-25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유머러스 하신데 그런 분이 읽으면서 웃으셨다면 믿고 볼 수 있겠네요!ㅎㅎㅎ

최근 미드에서 영국 남성의 성기를 봤는데(시체였지만..) 다비드상과는 꽤 큰 차이가 있더라구요.🙄

바람돌이 2023-02-25 19:27   좋아요 1 | URL
유머 역시 코드가 맞는게 중요한데 저랑 잘 맞는 코드였어요. ㅎㅎ 앗 요즘 저의 유머감각을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으쓱으쓱하고 있습니다. 역시 노력이 중요하다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다비드상 걔는 완전 꼬마잖아요. 저기 제우스도 마찬가지.... 제가 실제로 본건 거의 다가 꼬마 아기들건데말이죠. 거의 그 크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른 남자가 저러면 심각하게 병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

햇살과함께 2023-02-25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차 너무 맘에 드는데요?
근데 바이런 정말 저렇게 생겼나요?
미화된 건 아니구요? 제 스탈은 아니지만…

바람돌이 2023-02-25 23:24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목차보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바이런 정말 잘 생겼대요. 다른 그림 찾아봤는데요. 저 그림보다 더 잘생겼던데요. 물론 미화된게 있겠지만 그대로 본바탕이 전혀 아니면 저렇게 못나오죠. ㅎㅎ

bookholic 2023-02-25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고 싶게 하는 리뷰입니다.. ㅎㅎ
제 리스트에도 올려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3-02-25 23:25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요즘 많이 나오는 다이제스트식 역사서 중에서는 제일 좋았던 책이에요.

희선 2023-02-26 0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례가 신선하네요 그래서 몸으로 읽는 세계사군요 정말 몸으로... 그런 걸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단합니다 유머도 있다니... 바이런 초상화를 넣은 건 바람돌이 님이 생각하신 것처럼 이걸 쓴 두 사람이 좋아해선가 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2-26 21:57   좋아요 1 | URL
컨셉을 잡고 몸의 모든 부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서술한다고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었어요. 다소 무리가 있는 컨셉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훨신 잘 써진 책이었습니다.

은오 2023-02-26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대의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완벽한 남성의 특징 중에 바로 ‘작은 음경’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헐 한국남자들 저때 그리스에서 태어났으면 완벽남에 가까웠을지도? 하다가....
”사적으로는 성난 황소와 같은 음경이 각광을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그렇지....

목차 진짜 멋지네요 ㅋㅋㅋ 오오

바람돌이 2023-02-26 21:58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요. 그 부심이 어디 가겟어요? 만국공통이지.... ㅎㅎ
목차도 멋지지만 전 그 목차만큼이나 내용이 재미있어서 좋았습니다.
 

 역사 속에서 몸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많은 것을 말해주는 옛사람들의 특정 신체 부위를 보고우리가 그들의 삶과 문화를 더 잘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의문도 다루었다. - P15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핸드 스텐실은 인간이 예술을 통해의사소통한 모든 형태 중 사실상 가장 최초의 형태라는 것이다. 최초의 핸드 스텐실은 약 4만 5000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이 아니라고 아무 이유 없이 무시당한,
딱정벌레 같은 눈썹을 한 우리의 사촌 네안데르탈인이 그렸을지도 모른다(덧붙이자면, 사실 네안데르탈인의 뇌 용량은 우리보다 10% 더 컸다). 말, 사슴, 동굴곰 등 선사시대의 아름다운그림이 그려진 ‘동굴 미술 전성기‘는 그 후 수천 년이 지나고 나서야 도래했다. - P25

이유가 무엇이든, 어느 학자가 ‘인간의 형상을 예술적으로 상징한 것 중 세상에 알려진 최초의 예술 형태‘라고 했듯이,
궁극적으로 핸드 스텐실이 인류 최초의 자화상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26

가짜 수염은 통치자와 영원히군림하는 신 사이의 연관을 강조했고, 파라오 역시 신적인 존재라는 개념에 힘을 실었다. 그렇기에 핫셉수트가 이전의 남성 파라오들과 마찬가지로 턱수염이 달린 끈을 묶기로 한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핫셉수트는 신성한 통치자라는 자신의지위를 전임자들보다 더 널리 알려야 했다. - P35

그리스의 여성 조각상에는 성기 자체가 없다. 돌출된 음순이나 골반 언저리의 둔덕 같은 부분, 음부 등 성적인 특징이나 성별을 나타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왜일까? 여러 학자들은 이것이 작은 음경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미소지니스트misogynist (여성을 혐오하는 남자라는 뜻으로 놀랍게도 그리스어다!)의 사고가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욕망을억눌러야 했던 반면, 성적으로 적극적인 존재로 여겨진 여성들은 조각상에서만큼은.....… 욕망을 가져볼 기회조차 거부당했다. - P48

찌에우는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적을몰아내고 우리 민족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 왜 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고 노예가 되어야 해?
나는 체념한 채 보통 여자들의 운명을 받아들여 첩이 되려고고개 숙이지 않을 거야." - P68

중국의 통치가 시작되자 여성들의 지위가 매우 낮아졌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여성 전사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짜에우를 불멸의 슈퍼우먼이자 사람이 아닌 신으로 만들어, 유교사회의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성 슈퍼히어로가존재하게끔 만들었다. - P69

찌에우, 그리고 동여매지 않고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다녔음이 분명한 그녀의 가슴을 깊이 생각해보자. 가슴을 그렇게훤히 드러냈다는 사실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그중 하나는, 찌에우의 가슴이 여성에게 요구되는 예의 바른 행동을 공공연히 무시하고 가부장적인 사회에 반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큰 가슴을 동여매지 않았다는 것은 상류층이아니라 평민 여성임을 나타내기 때문에 계급 제도에 반대하는선언으로 볼 수도 있다. 이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여성 영웅의 배경으로는 보기 드문 사례다. 이런 의미에서 찌에우의 가슴은 실로 혁명적이다. - P71

그렇다면 왜 셰익스피어는 아주 유명하지도 않은 스코틀랜드의 두 왕에 대한이야기를 바꾸었을까? 엘리자베스 1세 Elizabeth 재임 시절에 튜더 왕조에게호의적인 이야기를 썼듯이, 「맥베스」를 통해 그는 제임스 1세 왕King James I에게 아첨하려 했다. 우연히도 제임스 1세는 덩컨의 후손이었고 신성한 왕권을 신봉했다. 셰익스피어는 덩컨이 왕위를 부당하게 잃은 것으로 만듦으로써제임스에게 영국 왕위에 오를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 P132

원래 코르데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그를 암살한 다음 자신도 군중의 손에 죽기를 바랐다. (이는 18세기에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경찰을 자극하여 죽음에 이르던 방식을 왜곡한 것이었다.) 그리고 군중을 자극한 자살로 지롱드파의 순교자가 되고자 했다. 그 대신 코르데는 마라를 순교자로 만들었고, 이는 혁명론자인 자코뱅파가결집하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 P206

결국 바이런은 성적으로 ‘과도한 특정 행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떠나야 했다. 당시의 기록에 따르면 이 과도한 행동에는 ‘‘(원문 그대로 옮김)이라는 부도덕한 행위가 포함되었다. (그렇다. 당시에는 동성간의 관계를 감히 언급조차 할 수 없어서 점만 찍었다.) - P223

 전문용어를 쓰지 않고 좀 더 이해하기 쉽게말하자면, 해리엇 터브먼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한 채 환청을듣고 환영을 보기 시작했다. 이 두 가지 덕분에 터브먼은 믿음이 강해졌고 자신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을 비롯한 초자연적인힘이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그녀는 이른바 동족들의 모세가 될 수 있었다. - P232

 ‘터브먼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 연극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는 걸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이지 저자인 스토stowe 씨는 제가 저 멀리 남부에서 본 노예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시작도 안 했더군요." - P239

독일군 참모들은 ‘군사 세명을 이끌고 시궁창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그를 조롱했다. 하지만 빌헬름은 군을 이끄는 데, 아니 적어도 이끄는 것을 돕는 데 성공했고 유럽을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다. - P255

링컨의 시신은 마침내 오크리지 묘지 Oak Ridge Cemetery의 납골당에안장되었다. 앉아 있는 링컨의 모습을 조각한 대형 동상이 있는 링컨 기념관Lincoin Memorial은 어떤 면에서는 지도자를 방부 처리해 놓은 공산주의 양식의 묘를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장점이 있다. 대리석은 썩지 않는다는 것이다. - P290

중국의 일부 시골 지역에서는 전족을 한 여자아이들이 실제로는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멀리 다닐 수없었으므로 집에 머물며 옷감을 짜거나 옷을 만드는, 따분하지만 꼭 필요한 일을 했다. 사실상 이들은 경제에 보탬이 되는,
발 묶인 죄수들이었던 것이다. - P297

구급차 한 대가 미술관 앞에 섰고 칼로가 들것에 실려 나왔다. 대기 중인 침대에 그녀를 눕히러 가는 동안,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칼로는, 무적의 프리다는 그 침대에 누워서 손님과 후원자를 맞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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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2-25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한 책들을 이렇게 정리해 올릴 계획이 있답니다.
사실 어떤 책을 사기 전에 리류 작성자의 평가보다 책 내용이 가장 궁금하거든요.^^

바람돌이 2023-02-25 14:56   좋아요 1 | URL
저는 읽고 있는 그 때 그 때 올려요. 한꺼번에 올리려면 그건 진짜 일이 되버릴듯요. ㅎㅎ
저도 책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책 내용이 어떤 식으로 쓰여져 있는지가 궁금해서 책을 살때는 이렇게 밑줄문장을 보기도 하네요. ^^
 
백 년 전 영국, 조선을 만나다
홍지혜 지음 / 혜화1117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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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만들어진 달항아리와 함께 그린듯 앉아있는 노년의 여성은 영국인 도예가 루시 리이다. 

1935년 예술가이자 미술공예운동가이자였던  영국인 버나드 리치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장아찌를 담던 항아리 하나를 사서 영국으로 가져간다. (그래서 이 항아리의 영어 이름은 처음에 pickle jar   ^^)

한동안 이 조선 백자 달항아리는 그의 친구집에 있다가 버나드 리치의 동료이자 제자이자 마음의 연인쯤이었던 것 같은 여성, 사진속의 루시 리에게 넘겨진다.

"우리의 추억을 담아 한국 항아리를 간직해 달라."라는 편지글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루시 리가 작고한 이후 두명의 상속자를 잠깐 거치고 지금은 영국박물관에 기증되어 한국관의 대표얼굴로 전시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달항아리를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분위기라는데 저자는 이런 바람이 어디에서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이 달항아리가 영국으로 건너오던 시절, 영국인들은 조선과 어떤 관계였고, 조선문화에 대해 어떤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을까 이런 것들을 추적해보기로 결심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작가의 추적은 조선의 개항이후 일본인과 서구인들, 특히 영국인들이 조선으로 들어오는 과정, 그들이 조선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과정, 그리고 제국주의와의 연관, 그 속에서 한국미술에 대한 태도의 변화 등을 추적하며 한국 문화가 일본과 서구인들에게 어떻게 수용되어 지는지를 추적한다. 


일찍이 유럽인들의 관심을 먼저 끈 것은 중국문화와 일본 문화였다.

18세기 '시누아즈리(중국 열풍)'는 유럽인들로 하여금 중국산 비단옷을 차려입고, 중국산 도자기 찻잔에 중국산 차를 마시는 문화 애프터눈 티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부의 상징으로 여기게 했다. 청화백자를 모방한 네덜란드의 델프트 도기가 만들어지고, 영국산 도자기 회사가 아예 이름을 '본차이나'로 짓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또한 익히 알다시피 일본열풍, 자포니즘 역시 도자기와 우키요에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나간다.

여기서 조선의 문화는 20세기에 들어와서 일종의 틈새문화의 느낌으로 등장한다. 


때마침 이 시기에는 철도와 증기선의 발달로 여행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륙횡단이 손쉬워졌고, 많은 영국인들이 중국과 일본을 거치는 길에 조선을 들리고, 조선의 유물들을 수집해 간다. 

초기에 이들이 많이 수집해간 품목은 의외로 호랑이 가죽이다. 일본인과 함께 열성적으로 호랑이 가죽을 수집해가던 이들은 나중에는 아예 호랑이 사냥여행을 실행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 때부터 조선의 호랑이들의 멸종이 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후 수집품목이 조선의 도자기로 확대되는데 사실상 초기에 영국인들은 일본 도자기와 조선의 도자기를 구별할 능력이 없었고, 따라서 일본에서 대량생산한 싸구려 도자기가 한국 도자기인양 팔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후 보다 전문적인 브로커들이 등장하면서 일본인들과 영국인들의 취향은 고려청자쪽으로 고정되어 나간다.

주로 개경 근처의 무덤을 도굴해서 찾아낸 고려청자들이었는데 이 역시 당시의 영국인들의 구매품들을 보면 고려청자와 중국의 대량생산품들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골동품을 둘러싼 사기행각은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유럽내에서도 송나라 원나라 시기의 청자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고려청자의 가격도 뛰어오르기 시작한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일본의 야나기 무네요시이다.

일본의 역사학자이자 연민의 감정으로 조선을 바라보며 조선의 문화를 자기 나름대로 사랑했던 야나기 무네요시는 청자가 아닌 백자에 주목하며 조선의 처연한 비애미를 얘기한다. 이후에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감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긴 하지만 어쨌든 이 시기 컬렉터들이 조선의 백자를 주목하게 한 공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다.

버나드 리치 역시 한국 방문 중 야나기 무네요시와 동행한 것으로 보아 그의 저 달항아리 구입 역시 야나기 무네요시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된다. 

그리고 당시 영국에서 버나드 리치가 주도했던 스튜디오 포트리의 활동 - 대규모의 공장화된 공예품이 아니라 예술로서의 공예를 추구한 -과 맞물리면서 조선의 달항아리와 백자가 영국 내에서 재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 조선의 백자는 더 이상 작은 틈새시장에 머물지 않고 그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 역시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조선 백자의 세계시장 진입경로를 다루면서 당대 조선 내에서는 골동품 시장의 형성과정, 거래방법, 관련 업종과 사람들 등을 두로 찾아내고 서술하면서 20세기 전반의 한국사회 생활사의 여러 장면들을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문화면에서 일본이 조선의 문화를 일본의 하위문화로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잘 보여주고 있어 식민주의의 미시사를 잘 보여주고 있어 이 시기 역사를 더 풍성하게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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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9-09 0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저 항아리에 장아찌를 담았군요 항아리는 음식을 담으려고 만드는 것일 텐데, 지금 저 항아리는 그저 보기만 할 듯하네요 항아리한테 좋을지... 다른 나라에서 호랑이 사냥여행을 오기도 했군요 옛날엔 호랑이가 많아서 잡기도 했다지만, 많은 사람이 와서 잡으면 살기 힘들겠지요

바람돌이 님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12 16:38   좋아요 2 | URL
저 항아리 잘 보면 좀 많이 찌그러져 있고요. 색깔도 많이 변했고, 보관상태도 그렇게 최고는 아니에요.
진짜 실생활에 장아찌 담아 먹던 그릇이라는거죠. 어떻게 보면 달항아리 입장에서는 호사라고 할까요? ㅎㅎ
일본인들이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호랑이 사냥을 많이 햇다네요. 그러면서 자신들과 친교를 맺고 싶은 나라들의 유력인사들에게 호랑이 사냥여행을 권하기도 했구요. 그중에는 성사는 안됏지만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도 있답니다. ^^

호우 2022-09-09 08: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 항아리 하나에서 시작된 궁금증이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로 펼쳐지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일본은 참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네요.

바람돌이 2022-09-12 16:41   좋아요 2 | URL
어떤 작은 계기나 궁금증 하나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호기심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책을 쓰는거겠지요. 저처럼 아 궁금하네 하고 마는 사람들은 책을 읽고요. ^^
일본의 35년 지배가 우리에게 남기고간 식민잔재가 어찌나 많은지 놀랄 때 가끔 생각하는게 100년에서 200여년까지 유럽의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들은 어떨까를 생각하면 참 아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파랑 2022-09-09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없던데 저런 이유가? ㅋ 역시 역사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2-09-12 16:42   좋아요 1 | URL
저때는 주로 일본이 놀이로 호랑이 사냥을 햇고요. 일제시대 들어가면 대대적인 호랑이 소탕작전을 벌였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씨가 마르게 된다는.....

책읽는나무 2022-09-09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 항아리 백자가 요즘 재조명 받는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빌 게이츠(? 맞나??)가 구입해서 가격이 엄청 뛰었고, 사람들이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는데 bts의 Rm이 달 항아리를 구입해서 가격이 또 뛰었다 그러고...RM이 앉아서 달항아리 살포시 포옹하는 사진을 봤는데 달 항아리 크기가 저 정도였던 듯 한데 색감은 조금 다른 듯도 하네요?
영국인 루시 리 여사와 달 항아리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RM이 달 항아리 안고 행복해 하던 사진은 그냥 부럽다! 하면서 봤는데 이 사진은 좀 경건한 분위기에 압도되는 듯 합니다.
달 항아리나 고려청자나 아름답긴 합니다. 그러니 그네들 눈에는 오죽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도굴은???ㅜㅜ
호랭이들도ㅜㅜ

바람돌이 2022-09-12 16:46   좋아요 2 | URL
달항아리가 딱 보고 와 진짜 명품이다 하는게 잘 없어요. 이미 그런건 국보 보물로 지정돼서 박물관에 다 들어가 있고요. ㅎㅎ 저 달항아리가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까 아래 위를 따로 만들어서 붙이는데 그러다보니 딱 들어맞는 호선이 잘 안나오고 다들 약간씩 찌글어진 느낌이랄까? ㅎㅎ

저 사진은 저도 굉장히 감동적이랄까? 저분이 어쩌면 진짜 저 항아리를 아낀 것 같은, 그래서 저렇게 뭔가 너무 잘 어울리는 사진이 나온건 아닐까 싶더라구요. ^^
저 시절에 도굴해서 물건 갖다 파는건 거의 다 한국인이었습니다. 물론 그걸 사주는 일본인이나 서양인들이 있으니까 도굴이 많이 된거긴 하겟지만요. ^^

mini74 2022-09-09 1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안에 달이 뜨는 느낌일거 같아요. 그래서 달항아리를 그린 분들이 많은걸까요. 벽에 걸어두면 둥실~ 달 하나 떠 있는 ㅎㅎ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바람돌이님 ~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

바람돌이 2022-09-12 16:47   좋아요 2 | URL
달항아리라는 이름도 김환기화백이 지었대요. 이름 너무 잘 지었죠. 그냥 백자 항아리보다 달항아리라니까 뭔가 좀 근사하잖아요. ^^ 미니님도 추석 즐겁게 잘 보내셨기를 바라요. 음.... 저는 추석 싫어해요. 출근할 때도 나 그냥 출근할래 했어요. ㅎㅎ

coolcat329 2022-09-09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항아리가 있었군요.
절제미가 느껴져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을 거 같아요. 오 둥근 달 같아요.

바람돌이 2022-09-12 16:48   좋아요 1 | URL
집에 하나 있으면 아끼고 쓰다듬고 안아주면서 사랑해줄것 같아요. 과하지 않은 아름다움이랄까? ^^
그래서 김환기 화백이 이 항아리를 보고 달항아리라고 이름지어줬다죠. ^^

scott 2022-10-07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상 추카 합니다

달항아리 보러
바람돌이님
10월 서울 나들이 한 번 더!^^

바람돌이 2022-10-07 21:1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이달상 축하드려요.
제가 아는 가장 멋진 달항아리는 리움미술관에 있는데 당분간 리움미술관 방문 계획은 없어서요. ㅎㅎ
10월에는 지난번 못간 비비안 마이어를.... 이거 티켓팅도 해놔서 10월에 가야해요.
아 근데 성수동 교통 가기 진짜 불편하더라구요. ㅎㅎ

새파랑 2022-10-07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요새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많이 불더라구요 ^^

바람돌이 2022-10-07 21:2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도 축하드려요. 새파랑님의 소세키 사랑 빨리 저도 같이 동참하고 싶은데 말이죠. ㅎㅎ
오늘은 처음으로 춥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바람의 온도가 많이 낮아졌어요.
이런 계절에 감기 조심하세요. ^^

thkang1001 2022-10-07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10-07 21: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님도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이번 연휴가 지나고 나면 크리스마스까지 주말 외에는 휴일이 없대요. ㅠ.ㅠ

모나리자 2022-10-07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10-07 21: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인지 바람이 많이 쌀쌀해요. 감기조심하세요. ^^

mini74 2022-10-07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항아리에 축하의 맘 꾹꾹 담아놓고 갑니다 ㅎㅎ 축하드려요 바람돌이님 *^^*

바람돌이 2022-10-07 21: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도 이달 당선 축하드려요.
저 달항아리에 가득찬 축하의 맘이라니 너무 과한걸요. ^^

그레이스 2022-10-07 2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달항아리 용도를 모른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알아서 쓰는 건가봐요.
백자 달항아리 너무 멋지죠.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2-10-07 21:46   좋아요 2 | URL
아 저 달항아리는 실제 장아찌를 담던 걸 사간 것으로 보여요.
대부분의 달항아리들은 어쨌든 실제로 쓰였던거고, 다른 것들도 어쨋든 여러가지 용도로 알아서 썼을듯요. ㅎㅎ
축하 감사드려요. 그레이스님도 바닷가에서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저는 이번 달에는 꼭 마지막 남은 그후의 삶 읽으려구요. ^^

bookholic 2022-10-08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이달의 당산작 축하드립니다~~
가을 만끽하시는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10-08 21:0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님도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가을과 함께 당선작 리뷰의 모짜르트의 음악도 함께 하는 즐거운 연휴 되세요. ^^

2022-10-0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8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8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8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2-10-09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축하합니다 어제였는지 그제였는지 달이 컸어요 달력 보니 내일이 보름이군요 어느새 그렇게 되다니...


희선

바람돌이 2022-10-09 19:13   좋아요 1 | URL
진짜 어제는 달이 커서 예쁘더라구요. 희선님도 축하드리고요. 내일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요. ^^

거리의화가 2022-10-10 1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늦었지만 당선 축하 인사 전하러 왔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진 구도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항아리 사이즈가 엄청나보입니다^^; 영국은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영국박물관까지 가게 된 연유가 흥미롭네요. 시작은 역시 중국과 일본 자기와 구별이 되지 않았을 걸로 짐작했습니다. 영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요런 미시사가 저는 거시사를 공부할 때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재미와 빈 구석을 메꾸어주어 좋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0 21: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정도면 달항아리 중에서도 굉장히 큰 사이즈 맞습니다. 그래서 책에 보면 저걸 운반하는 과정도 굉장히 상세히 들어가 나오더라구요.
이런 미시사는 말씀하신대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느껴져서 읽는 맛이 있죠. 이런 연구들이 더 많아져서 우리 역사가 더 풍부해지길 항상 소망하고 있습니다. ^&
 

때마침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기에 들어서면서 철도와 증기선의 발달로여행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대륙의 횡단 및 해양 항해의 가능성이 열리자 영국을 비롯한 서양인들이 조선으로 향했고, 이들은 손쉽게 조선의 유물을 수집해 갔다. 말하자면 수집이라는 행위는 머나먼 조선 땅과 영국을 연결하는 실체적 수단이자 만남의 증거였다. 다양한 형태의 수집 활동은 영국 박물관 전문가, 외교관,
학자, 무역상, 선교사를 비롯한 수많은 인물과 직업군에 의해 이루어졌다. - P30

그러다 1882년 우에노 공원에 들어선 일본 최초의 동물원이 대중을 위한 볼거리 public spectacle이자 위락 시설의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는데, 이 동물원에서 이국적인 동물들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 그렇게 동물원에서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접하는 것과 동시에 제국주의와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어느덧 대중의 눈에 이국적인 동물은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에서 인간에게 정복당한존재, 즉 인간의 강력한 힘을 확인시키는 대상이자 상징이 되었다.
실제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치르면서 일본군은 한반도의 많은 야생 동물을앞다퉈 포획했다. 그렇게 잡은 동물들은 곧 일본이 이 땅을 정복했다는 상징으로 여겨졌고, 실제로 전리품 혹은 동물 트로피animal war trophies라는 라벨을 붙여 전시하기도했다. 이렇게 포획, 분류된 한반도의 동물들은 다른 국가로부터 선물받은 동물들과함께 대중들 앞에 전시되었고, 우에노 동물원은 제국주의 권력의 진열장이 되었다. - P57

이처럼 약 20여 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는 일본인 수집가들의 연구와 그들의 수집품 그리고 한국 유물에 관해 일본인들이 주도한 전시 등의 행사가 매우 큰 영향을끼쳤다. 다시 말해 영국의 한국 유물 수집가들에게 일본인들에 의해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가 한국의 유물을 접하고 이해하는 데 이정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단적으로보여준다. 그렇게 막연하고 신비하기만 했던 ‘은둔의 나라‘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라는 매우 구체적인 모습으로 영국인들에게 점점 그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었다. - P76

19세기 말부터 한국의 도자기 유물들이 일본은 물론 서구 여러 나라로 유출되었다는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1870년대부터 ‘코리아‘ 도자기로 둔갑한 가짜 도자기들이 영국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매우 드물다.  - P76

1890년과 1891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 도자기 수입 물량은 두 가지 사실을말해준다. 하나는 그만큼 일본인들의 이주가 늘어나고 있었다는 사실, 또 하나는 조선인 사용자들도 확연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개항 이후 다량으로 유입된 일본자기는 왕실뿐만 아니라 민간에 유통되며, 매우 빠른 속도로 조선의 시장을 점유했고, 이것이 결국 조선 도자기 사업을 잠식해 가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 P82

 특히 중국 혹은 중국풍 미술품 수집 유행은 제2차 아편전쟁 이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원명원에 불을 지르고 다량의 문화재를 약탈한 사건은 중국으로서는 치욕적인 일이었겠으나 그렇게 약탈된 문화재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화려하게 장식된 청나라 수출 도자기만을 수집하던 유럽인들에게 신선한 오리지
‘중국 도자기 유행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유럽인들은 그동안 선호하던 화려한수출용 채색 도자기 대신에 ‘진짜‘ 중국인들, 혹은 중국 황제들이 쓰던 ‘고급‘ 물건들을선호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의 순수하고 소박한 도자기를 찾기시작했다. 이것이 서양인들로 하여금 고려청자를 좋아하고 수집하게 한 원류임은 부정할 수 없다. - P89

중국 도자기 수집이 그러했듯이 1880년대 조선 도자기, 특히 그 가운데 고려청자를 선호하고 수집하려는 이들의 취향의 형성은 한두 개의 특별한 이유에서 비롯한것은 아니다. 다양한 관련 요소가 얽혀 있지만 그 가운데서 이미 중국, 넓게는 동양도자기의 원류를 찾고 즐기려는 영국인들의 확장된 수집 취향과 시장의 형성이 전제되었다는 점은 특히 강조하고 싶다. - P90

이렇듯 이왕가박물관은 표면적으로는 조선 왕가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대중을위한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나 실제로는 고대 예술품을 통해 일본의 식민지 문명화 정책을 드러내기 위한 장이었다. - P127

이러한 소장가들의 면면을 볼 때 당시 고려청자 수집 열풍이 일본의 고위직 관료들과 성공한 기업인, 학자 등 일본 상류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계급적 문화임을 알수 있다. 이러한 문화는 당시 일정한 취향을 통해 사회 계급적 정체성을 형성했고,
식민지 조선의 미술품 소장과 감상 문화는 당시 일본에서 유행한 다도 문화의 부활과도 연결된다.  - P133

참고로 러일전쟁 당시 자국인들의 조선 이주 장려는 일본의 주요 정책 중 하나였다. 일본 정부는 조선을 일본인의 제2의 고향으로 만들기 위해 인구 이동을 추진했는데 이것은 곧 식민지에서의 무역, 권력 및 영향력의 확장을 의미했다. 하와이나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 대다수가 노동자 계급이었던 것과는 반대로, 식민지 개척자들의 조선 이동은 상업과 해군력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책,기사, 팸플릿 등을 비롯한 여러 매체는 조선으로 이주한 이들을 개척자이자 정착자, 일본의 운명을 짊어진사람으로 묘사하곤 했다. 엘리트 남성의 특권적 관점을 사용하여 일본 제국의 정책과 제도를 구체화했고, 정부 관리 · 군사 지도자 · 부유한 기업가 저명한 작가 및 학자들이 매체의 중심에 소개되었다.  - P139

1900년대 일본인들의 수집 활동은 16세기 다도인들의 특별한 심미안을 이어받았을 뿐만 아니라 서양인들은 알아보지 못하는 조선 미술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자신들이 소개하는 자부심으로 연결되었다. 그런 한편으로 조선시대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부정적인 태도와 조선 예술 쇠망론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고 있었다. 다시말해 이 시기 일본인들은 일본의 과거와 연결된 한국의 고대 미술을 찬양하면서 그것을 보존한다는, 스스로 부여한 일본의 의무는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었다. 일본 지배 계급의 이러한 고려청자 취향은 이왕가박물관에서, ‘고려소‘ 전시에서 그리고 런던의 화이트 시티 전시장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 P143

영국, 나아가 서양에서는 일찍이 먼 바다를 건너온 진귀한 동양의 도자기는 왕실과 귀족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고, 이는 곧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또한 아편전쟁을 통해 그 이전까지 침범할 수 없었던 중국 옛 황실의 소장품을 약탈해 온 것은 자신들의 제국적 우위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수천 점의 고려청자를 조선 땅에서 싹쓸이하듯 수집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영국 왕실과 귀족들이 자신들의 궁과 별장의 벽장과 캐비닛을 동양 도자기로 가득 채울 만큼 열광적으로 사들인 것과 비슷해 보인다. 제1장에서 살핀 호랑이 사냥이 그러했듯 일본은 영국을,
영국은 일본을 서로 모방하면서 제국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고려청자를 향한 일본의 제국주의적 애호는 어쩌면 그런 이유로 영국인들에게 쉽고 빠르게 전이되었던 것은 아닐까. - P143

"지난 몇 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이루어진 철도 여행의 급속한 발전은 유럽과극서부 지방 서양의 현대 문명과는 다른 것을 찾는 이들을 뭔가 다르고 뭔가 새로우면서도 예스러운 곳으로 안내한다. " - P153

세키노 다다시의 고적 조사가 조선총독부의 관광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친 점은간과할 수 없다. 서울의 관광 명소로는 철도역과 조선총독부 건물, 통감부 시절 창경궁의 동쪽 부분을 개조한 이왕가박물관과 동물원, 지역 관광 상품 및 기념품 쇼핑을위해 포함한 것으로 짐작되는 일본인 거주지 본정통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경복궁 근정전을 뜻하는 왕궁 접견실도 관광지로 손꼽혔다. 경복궁은 왕궁 RoyalPalace 이라고 지칭되긴 했지만, 1907년 순종이 창경궁으로 이어한 이래 더이상 조선의 왕이 거주하는 궁궐이 아니었다. 관광지 코스 중 하나로 들어간 것을 통해 궁궐이더이상 조선의 위상을 대표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대중의 오락물로 격하되었음을 목격할 수 있다. - P197

49다. 이처럼 제국주의자들이 자신들이 지배한 식민지 국가의 풍경과 사람들을 촬영하여 대량 생산, 판매한 사진과 엽서는 근대적 우편 제도와 맞물려 유럽 본국의 대중들에게 이국적인 오리엔트 이미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을 타자화하고 상투화하여 고정된 스테레오 타입을 만들어 나갔다. - P201

"이상한 복장의 한국 사람들 - 특히 흰 나이트 가운잠옷을 입고, 말털로 만든알약 상자 모자를 쓰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들이 가장 흥미롭다. " - P206

비록 서양 고객의 수요에 맞춰 새롭게 제작되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가구는 전통 방식의 장식 기법과 디자인, 재료 등을 유지하면서 어디까지나 ‘한국적인 것으로 남아 있기를 요구받았다. 어쩌면 ‘진짜‘ 한국 물건이면서 동시에 서양식 주거 공간 안에서 ‘이국적이고 흥미로운 인테리어 소품이자 가구로 보이기까지해야 하는 딜레마를 출발점부터 품은 채 발전해온 셈이다. - P231

대체품으로 등장한 것이 또 있는데, 바로 조선백자다. 제대로된청자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일본인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조선백자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1920 년대 무렵부터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보인 중산층 컬렉터들 사이에서 고려청자의 대체품으로 조선백자가 부상했다. - P238

이렇게 되자 경성과 도쿄에서 활동하던 야나기와 아사카와 노리타카 그리고 그동생 아사카와 다쿠미 1891~1931 주축으로 한 조선 도자기에 관심을 둔 무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0세기 일본 역사 연구가 킴 브란트Kim Brand는 이들이 당시 다도 문화를 주도하던, 즉 이 세계에 급부상한 부르주아 계급과 비교하자면 다소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예술가·작가·대학생 또는 교사 신분 등의 중산층 지식인이었다고 설명한다." 이 새로운 그룹은 식민지 조선에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충분히 활용하고, 서양미술사조와 지식을 흡수하여 당시 ‘수집할 만한 미술‘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변화시키려고 했다. 자본주의적 사치와 쾌락주의적 생활 양식을 대표하게 된당시 다도문화의 권위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사치스럽지 않은 소박한 생활 용구와공예품에 가치를 부여했다. 12 - P239

이왕가박물관과 조선총독부박물관은 고려와 신라 시대를 한국 문화의 정점으로 해석했다. 특히 조선총독부박물관은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의 고적조사를 통해 발굴한 불교 미술과 건축 관련 고고학 유물 전시에 초점을 맞췄다. 신라와 고려 시대번성했던 불교 문화와 과거의 예술적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과학·기술및 건축 표본 전시를 통해 그 의미와 가치를 입증하고 부각함으로써 이왕가박물관과조선총독부박물관은 조선총독부,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의 ‘문명화‘ 임무의 성공적인결과물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에게 조선시대는 한국 예술 및 문화의 절정을 지나 문화의 쇠퇴기로 접어든 지 오래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 P249

김환기가 백자 항아리와 달의 형상을 연결시킨 정확한 시점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1945~1949년 사이에 그는 ‘하얗고‘, ‘크고 둥근 형태의 달의 이미지를 백자 항아리와 연결시켜 달항아리‘란 새로운 미학을 확립해 갔다. 그의 작품 속 달항아리 이미지는 백자가 밤의 달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1949년 <백자와 꽃에 처음 등장한다. 1952년에는 달과 항아리가 병치되어 <호월>, 즉 항아리와 달이라는 제목처럼 두 대상을 개념적으로 통합했다. 1956년에는 ‘우리 민족의 진정한 얼(예술)은 결국항아리에서 멎었다‘며 한국인의 정신과 아름다움은 백자 항아리로 대표할 수 있다고믿었다. - P266

다시 말해 영국에서 조선백자가 사랑받게 된 배경에는 조선의 도자기를 예술적영감으로 수용하고 재평가한 영국 스튜디오 포터리라는 매우 유용한 촉매자의 역할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 P279

다시 말해 조선 도자기는 이 무렵 더이상 작은 틈새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이미 영국, 일본, 한국 수집가들의 요구와 선호도에 따라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었고 시장 역시 성장하고 있었다.
와일드와 탭을 비롯한 여러 서양의 수집가들이 기증한 조선백자는 1920년대에이미 영국의 어러 박물관 전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스튜디오 포터리 세계에서도 이를 주목하는 시선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이는 곧 1935년 영국에 도착한 달항아리를, 이미 이들의 세계에서는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의미이기도 하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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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굴레 - 헤이안 시대에서 아베 정권까지,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
R. 태가트 머피 지음, 윤영수 외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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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적인 면에서 우리와 다른 점이 정말 많은 나라지만 동시에 일본의 경제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뒤를 우리가 따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섬찟한 마음도 든다. 책임지지 않는 정치의 근원을 따라가다보면 지금 일본의 모습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반면교사라는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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