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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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오스틴의 이름을 포털에서 검색해보면 제일 먼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든 소설가>라는 소개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로맨스 소설의 전형으로 보기는 힘들다. 분명히 중심 줄기가 남녀관계이고 결론은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함으로써 로맨스소설의 클리세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스틴의 소설속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사회의 다양한 인물 유형을 그려놓은 만물상이랄까? 그런 느낌이 강해서 그 인물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의 로맨스는 어느 순간 뒷전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주인공보다 조연들의 캐릭터성이 더 강하여 독자들을 더 강력하게 끌어들인다. 욕이든 공감이든 어느쪽이든 말이다.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 나는 제인 오스틴에게 주어진 저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든 소설가>라는 호칭은 당연히 샬럿 브론테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고로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면 일단 서사의 중심이 여주인공에 있어야 하고, 남녀주인공의 사랑과 위기 그리고 해피엔딩으로서의 결혼이 중심줄기로 단단하게 서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주변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주인공을 위한 주변인으로서 주인공의 사랑을 돕거나 방해하거나 하는 존재해야 하는 것을 잊어서도 안된다. . 이런 오늘날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는 소설은 제인 오스틴이 아니라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날 로맨스 소설들의 서사와 기본 구조를 같이 하는 제인 에어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보다 읽기가 훨씬 편하다.  


 로맨스 소설의 중심은 여자 주인공! 따라서 제목이 제인 에어인 것도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여자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19세기의 소설임을 감안하고 볼 수 밖에 없는데도 여주인공 제인 에어는 아주 훌륭한 여주인공으로서의 클리셰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21세기에 이 소설을 보는 내가 반할 정도로 말이다.  


  시작부터 제인의 캐릭터는 강렬하다. 버르장머리 없는 아니는 지옥에 간다는 설교로 어린 제인을 겁주려는 어른에게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건강하게 지내서 죽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지극히 상식적인, 그러나 꼰대어른이 바라는 답이 아닌 대답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런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착하고 여린 주인공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해대는 리드 부인에게 "당신이 나를 학대했음을 하늘에 있는 나의 부모님과 외삼촌(리드 부인의 남편이기도 한)은 다 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 벌을 반드시 받고야 말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세에서도 나는 내가 당신에게 받은 학대를 다 말할 것이다"라는 요지의 말로 방항을 함으로써 리드 부인을 기함하게 하고, 책을 읽는 독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준다. 


  이토록 똑똑하고 자존감 강한 여주인공 제인, 이로써 21세기의 독자조차도 매료시키기 시작한다. 자선학교로 보내진 제인이 교사로 성장하고 사실 거기서 머물수도 있지만 다른 삶을 찾고자 과감하게 스스로 직업을 구하는 광고를 내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것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인이 빛나는 것은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포기하는 대목이다. 결혼식장에서 로체스터씨의 부인이 살아있음이 밝혀지자 그 결혼이 얼마나 자신에게 불합리하고 원통한 것이었나를 주구장창 변명하는 로체스터, 그의 생각의 근본은 다음과 같은 말에서 나타난다.


정부나 노예나, 대로는 천성이 그렇기도 하지만 그 지위로 보아서 열등한 사람들이오. 열등한 인간과 친밀하게 산다는 것은 타락이오. -2권 149쪽


  그러니까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부인 버사와 사는 것은 로체스터에게는 타락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이 온전한 부인을 찾아 다시 결혼하는 것이 로체스터에게는 정의이고 진리인 것이다. 여기서 로체스터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와 형의 계략이었든 어쨌든 그 결혼을 결국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라는 것이다. 버사의 집안의 정신병 내력을 몰랐기 때문에 속았다고 길길이 날뛰지만 적어도 자신이 결혼할 때에는 버사의 병이 발병하지 않았었고,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쳤든 그녀의 치료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남편인 로체스터의 의무인 것을 어쩜 이렇게 이기적으로 잊어버리고 모든 것을 부인인 버사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로체스터가 해야 하는 일은 아내의 정신질환을 고치기 위해 버사를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 로체스터에게 제인이 말한다.


당신은...... 그 불행한 여인한테 너무 가혹하게 말씀하시는군요. 증오심을 가지고. 앙심 깊은 반감을 가지고 그분 일을 이야기 하시는군요. 잔인해요. 미치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2권 127쪽


  19세기에 로체스터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이토록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작가의 통찰력이 빛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로체스터가 제안하는 중혼을 받아들이는 것, 또는 결혼이 안되니까 그저 연인으로 같이 살자고 하는 것이 당대 여성인 제인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희생이라는 것을, 그렇게 자신의 자존을 무너뜨리는 관계는 올바른 관계가 될 수 없음을, 언제든지 제인이 또 하나의 버사가 될 수 있음을 통찰하는 작가 샬럿 브론테에게 감탄하는 장면이다. 로체스터가 제대로 사랑을 알고, 제대로 된 인간이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련이 남아있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그 시련을 손필드 저택의 화재와 버사의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손을 잃고 장님이 된 것으로 그의 회개를 표현했다고 봐도 될듯하다. 


  또한 여기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여성으로서의 연대감이라고 생각한다. 버사를 제인의 또 다른 자아로 보는 의견도 있다는데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보기에는 제인이 버사에 대해 인지하고 한 표현이 너무 적지 않나 싶다. 위의 인용문이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되는데, 나는 저 문장을 샬럿 브론테가 당시 여성 일반에 가지고 있던 연대의식과 공감이 아닐까싶은 것이다. 



  이 시대에 제인 에어를 통해 보여지는 여성상의 모습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고 해도 될듯하다. 가령 아래와 같은 말은 오늘날의 여성들이 해도 별 위화감이 없을듯하니 말이다.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서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 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1권 198쪽


 제가 만약 사랑을 위해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결혼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도 아녜요. 자기를 쓸모 있는 연장으로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평생 매어져 있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니겠어요? - 2권, 354쪽


  이토록 똑똑하고 제인 만세라고 외치고 싶은 주인공인데 별 하나를 뺀것은 로체스터를 떠난 그녀의 선택때문이었다. 아니 왜 한밤중에 도망치듯이 돈 한푼 안들고 집을 나서서 얼어죽을뻔하냐고 말이다. 분명히 그 전에 자신에게 삼촌이 있고, 유산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제인은 삼촌을 찾아가야 하고, 그 유산으로 학교를 세운다든가 뭐 이런 일을 했다면 훨씬 더 소설의 전개가 매끄러웠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죽을뻔한 고생을 넣어서 제인의 숭고함과 도덕성을 돋보이게 하려 한것 같은데 음..... 이건 작가의 착가? 또는 시대적 한계? 당대 기독교 의식의 한계? 하여튼 무엇이었든 그녀는 한푼도 없이 집을 나가서는 안되었고, 당연히 유산을 받았어야 한다고 계속 욕하면서 책을 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세인트 존 같은 제 신념에 도취되어 사는, 그래서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병맛 인간을 만나지만 이런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끼워넣을 수 있는 인간이니 역시 이 부분은 샬럿이 살아있다면 다시 써달라고 하고 싶다. 


  결국 시련을 겪고 끝내는 사랑으로 돌아감으로써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완벽하게 탄생시키고,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전형을 만들어낸 이 소설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에게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을 만들어낸 소설가>라는 타이틀이 반드시 주여져야 한다. 



뱀꼬리.

  다락방에 갇힌 버사가 백인인가 자메이카 출신의 혼혈인가의 논란이 있었는데 일단 이 책에서 읽은 바로는 백인이다.

버사의 출신에 대해 나오는 대목은 딱 한 문장인데 2권 109쪽에 "그 모친은 서인도의 크리올인인데...."라고 나온다. 버사의 아버지는 농장주니까 당연히 백인이고, 모친을 표현하는 크리올은 식민지에서 태어난 순수백인이다.(크리올은 혼혈 아님, 식민지에서 백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 이 크리올들은 본토에서 파견된 총독이나 식민지 관료들보다 차별받기는 했지만 명백하게 식민지에서 최고의 지배계층이었다. 따라서 버사의 존재를 가지고 인종차별을 끌어들이기는 힘들듯.... 또한 피부가 검다는 표현이 딱 한번 나오지만 그게 인종적 특징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개인적 피부톤의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그러면 제3세계에 대한 차별로 버사를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 이에 대해서는 진짜 불분명하게 처리되어 있다. 로체스터가 버사에 대해 가지는 혐오는 그녀의 출신이 식민지여서라기보다는 그녀의 집안의 알콜중독과 정신병 내력으로 이야기되기 때문이다. 이 점 역시 버사가 백인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딱히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사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또 하나의 뱀꼬리

  어릴 때 축약본으로 제인에어를 읽었고, 내게는 왠지 로체스터씨는 굉장히 음울한 인간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아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제인에어를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캐릭터가 바로 로체스터이다. 아 진짜 대놓고 처음부터 제인을 꼬셔보려고 온갖 수를 다 쓰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진중하고 말없고 뭔가 로맨스 소설에 나올만한 중후한 이미지의 로체스터씨는 산산조각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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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1-30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문도 재미있지만 뱀꼬리는 더 재미있네요. *^^* 요즘은 제인에어하면 정작 주인공보다 다미여 먼저 떠올라요 ㅎㅎ

바람돌이 2022-11-30 22:57   좋아요 1 | URL
ㅎㅎ 맞아요. 사실 제인에어를 이제 읽은것도 그저 다미여때문이고.... 근데 읽으면 읽을수록 19세기 여성작가들 문학 재밌어요. ^^

꼬마요정 2022-11-30 23: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때 크리올은 순수하지 않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해요. 워낙에 저기 간 백인 남자들이 그 곳의 어린 여자들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하기도 해서 부모가 둘 다 백인이라고 해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아마 버사가 피부톤이 어두운 건 그 태양이 작열하는 곳에서 자유분방하게 살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해요. 그래서 진 리스는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 차남이었던 로체스터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니까 크리올인 버사와 결혼해서 버사의 재산을 챙기고, 버사는 자유로운 여자였는데 주위의 질시와 로체스터의 의심으로 점점 미쳐간다고 그리죠.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여자라는 이유를 내세워 한 사람의 본성마저 파괴하는 게 로체스터였답니다. 마지막에 버사는 제인 에어보고 도망 치라고 해요... 이 어둡고 불운한 성에서, 신의 없는 로체스터로부터 말이죠. 제인 에어를 읽고 전 로체스터가 뭔가 어색했거든요. 브론테가 제인의 고난을 위해 로체스터를 저렇게 소모하는 건가 했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은 이유 같긴 하지만... 아니에요. 우리 제인이 말이죠, 그런 남자를 선택하게 하다니... 어쨌든 제가 쓴 댓글이 이상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바람돌이 2022-12-01 13:20   좋아요 2 | URL
저 때라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본국은 어떻게든 식민지에 대해서 우월성을 유지해야 착취를 최대화 할수 있었을테니 크리올에 대한 그런 의혹도 충분히 의도적으로 만들어냈으리라 생각해요. 꼬마요정님 덕분에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는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 되었습니다. ^^
그런데 제인에어에서는 버사에 대한 표현이 너무 적어서 사실상 그정도를 가지고 작가의 생각을 맞춰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듯해요. 저는 로체스터 보면서 진짜 딱 그 시대의 나쁘지 않은 그러나 이상적으로 좋다고는 결코 할 수 업는 그전 전형적인 남자가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샬럿 브론테가 로맨스소설의 공식 서사를 만들면서 여주인공에 엄청난 공을 들인 것과는 다르게 남자 주인공인 로체스터는 그리 멋있지 않잖아요. 그게 저는 작가의 의도한바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더라구요. 우리의 여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2-12-04 08:30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꼬마요정님!

제인에어 관련해 제가 페이퍼 쓰면서 이 페이퍼와 댓글을 언급했습니다. 혹 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알려주시어요^^

바람돌이 2022-12-04 16:26   좋아요 2 | URL
방금 가서 읽고 왔어요. 불편한게 왜 있을까요? 단발머리님 글에 지금 감동하고 왔습니다. ^^

꼬마요정 2022-12-04 17:57   좋아요 1 | URL
저도요!!! 오히려 훌륭한 글에 언급되어서 영광입니다!! 가문의 영광이에요!!!^^

꼬마요정 2022-12-04 18:33   좋아요 1 | URL
엇 바람돌이님!! 제가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이 없네요??? 등록을 안 눌렀나봐요ㅜㅜ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언급이 적어서 사실 버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는 게 맞는 듯 해요. 그래서 진 리스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글을 쓰고.. 또 심지어 로체스터는 남주라기에는 나중에 불구에 빈털터리… 제인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하신 말씀에 공감해요 ㅎㅎ 근데 제가 확실히 편견이라고 하나요, 세뇌됐다고 해야 할까요. 제인이 고생할 것만 같아요ㅜㅜ 반대로 돈 많은 남주가 불구의 여주랑 결혼하면 남주가 그렇게 고생할 거 같지 않잖아요? 근데 왜 반대는 제인이 고생할 것 같죠? 돌봄이 여성만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자꾸 로체스터가 더 싫어지나 봅니다.

바람돌이 2022-12-04 20:36   좋아요 1 | URL
로체스터는 확실히 로맨스 소설의 남주인공으로는 격이 떨어진달까? 그런데 저는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우리 샬럿언니의 안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 지금 빌레뜨보는데 와 이 언니 진짜 대단하다를 입에 달게 되네요.
앗 그리고 로체스터 빈털털이는 아녜요 집은 불탔지만 수입은 다 영지에서 나오는거니까 그 수입 모아서 집은 다시 지으면 되고요. ㅎㅎ 물론 제인이 손잡고 다니면서 돌봐야 하긴 하겠지만..... ^^

꼬마요정 2022-12-04 20:40   좋아요 1 | URL
ㅋㅋ 완전 빈털털이는 아니긴 하네요. 다행이에요. 우리 제인 고생 좀 덜해야죠. 빌레뜨 땡투 드렸습니다!! 책 주문했어요 바람돌이님 덕분이에요^^

바람돌이 2022-12-04 20:44   좋아요 1 | URL
앗 꼬마요정님
이거 미리 말씀드려야 하는데 빌레뜨는 제인에어처럼 재밌지는 않아요. 어 너무 지루한거 아냐 이러면서 보는데 대신에 굉장히 독특하달까? 뭔가 제인오스틴과 합체한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어서 저는 지금 와 좋다 하면서 보고있거든요. ^^

꼬마요정 2022-12-04 20:55   좋아요 1 | URL
좋은 책일 것 같아요!! 정 못 읽으면 중고로 팔죠 뭐 ㅎㅎ 하지만 다들 좋아하시는 거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1-30 2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사이다 맛 버전의 리뷰네요.
시원시원 합니다.^^
제인 에어가 집을 뛰쳐 나와 길바닥에서 객사할 뻔 할 정도로 고생하잖아요. 그 부분이 <천로역정> 이랑 비슷한 것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까 수하님이 천로역정이랑 제인 에어 부분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버사 부모님은 백인인 듯한데 인도 였던가? 암튼 제3 세계에서 살고 있는 그 자체를 로체스터가 혐오하는 듯 했던 것 같아요. 버사 집안은 돈이 엄청 많은 것 같았어요. 돈은 많은데 집안이 볼품 없는? 그래서 더욱 버사 어머니의 조현병 유전을 걸고 넘어졌던 듯도 하구요. 아, 그리고 샬롯 브론테 작가가 영국 국민 우월주의에 좀 빠져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조금 했었어요. 프랑스 국민들 미개하다고 영국 자국민이 가장 우수하다는 식의 문장을 언뜻 본 기억이 있어서..그래서 차별 운운하는 것인가? 생각도 했었구요. 제3암튼 그리 생각하고 읽어서인지? 샬롯 브론테 작가의 생각들이 조금은 거만해 보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빌레뜨를 중간까지 읽어 보면 아닌 것도 같고??? 그래서 제가 잘못 해석하고 읽었나? 생각도 했구요.
다른 소설보다 확실히 강렬하게 기억에도 많이 남았고, 샬롯 브론테 작가에 대해서도 살짝 물음표가 생기기도 하네요.
그리고 제인 에어가 진정 로맨스물이라고 하신 말씀에 저도 인정입니다.
덕분에 재미나게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2-12-01 13:28   좋아요 2 | URL
앗 그런가요? 전 천로역정은 안 읽었고, 앞으로도 읽을 계획이 없어서 비교는 안될테니 나중에 수하님 글 가서 찾아봐야겠네요. ^^ 버사는 이 책에서는 자메이카 출신으로 나와요. 버사의 어머니가 아메리카의 서인도제도 출신으로 그려지고요. 어차피 자메이카가 서인도 제도의 섬 중에 하나인데 작가가 이걸 굳이 구별한 이유는 뭐 따로 있는것 같지는 않고 크게 신경쓰지 않은듯 하더라구요. ㅎㅎ
저도 보면서 영국인에 대한 자부심 이런 부분들을 읽었는데 저는 읽으면서 이걸 그저 당대의 영국인들의 분위기나 생각 정도로 읽었어요. 제인이 세계 인류애를 말하거나 아메리카 대륙 사람들에 대한 인권 이런걸 얘기하는건 좀 뜬금없잖아요? 그러면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계몽소설이 되어 버릴듯요. ㅎㅎ
어쨌든 저는 제인에어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로맨스를 읽는데 역시 로맨스는 그만의 맛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제인이 진짜 멋졌어요. ^^

다락방 2022-12-01 07: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인 에어를 바람돌이 님이 읽으신 이 민음사 버전으로 오래전에 읽어서 재미있다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 리뷰를 읽으니 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쓸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어졌어요. 위에 꼬마요정 님의 댓글이 너무 좋고 도움이 되는데,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를 읽을 당시 제 기억에는 버사 부인은 원주민들에게도 그리고 로체스터 에게도 무시 당하고 재산도 뺏기거든요. 그것이 인종 때문이었든 주변에 도울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든 혹은 그저 여성이기 때문이었든 어떤 지점에서든 약자였다는 인식을 저는 가지고 있어요.
저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으면서 실낙원과 빌레뜨만 읽어야지 했는데 제인 에어도 다시 읽어야겠네요. 바람돌이 님의 리뷰로 다시 만난 제인 에어 왜이렇게 재미있나요..

바람돌이 2022-12-01 13:32   좋아요 1 | URL
어제 유튜브 들으면서 스페인 종교재판소가 진짜 악명으로 유명하거든요. 수많은 여성들을 마녀로 몰아 화형시켰는데 그 여성 중에서 가장 타깃이 되었던 여성들이 부유한 미망인이나 상속녀였다는거예요. 그걸 듣고 진짜 깜짝 놀랐어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재산이 많은 여성은 쉽게 마녀로 몰아 화형시켜버리고 그 재산을 교회와 종교재판소가 강탈해갔다는거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아마도 버사가 재산을 다 빼앗긴다면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여튼 이 책도 빨리 읽고 싶어요. ^^
빌레뜨는 지금 읽고 있는데 제인과는 전혀 다른 여성주인공이 등장해서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네요. ^^

바람돌이 2022-12-01 17:16   좋아요 1 | URL
앗 그리고 혹시 다시 보신다면 저는 민음사판 말고 다른 번역으로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싶어요. 이 책 번역이 한번씩 문장이 탁탁 막히고 그리고 한번씩 아주 오래된 고어나 옛체 말들이 등장하는데 좀 뜸금없으면서 책읽는 리듬을 팍 깨더라구요. ㅎㅎ 어떤 출판사 번역이 제일 좋은지를 추천할수 없음은 안타깝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2-12-02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바람돌이님! 이 페이퍼 올리시자마자 한 번 읽고 이 아침에 한 번 더 읽습니다. 제인에어를 읽은 분이라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이라면 바람돌이님 이 페이퍼가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댓글맛집이라 여러분들의 댓글도 좋은 공부가 되네요.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데 얼른 정리해 봐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2-02 15:22   좋아요 0 | URL
아닛 두번씩이나 읽어주시다니 너무 좋아서 막 큰 절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저는 지금은 샬럿 브론테의 빌레뜨를 읽고 있는데 이 소설 주인공 진짜 특이해요. 루시 스노우라는 너무 달콤한 이름의 여주인공인데 전혀 달콤하지 않은 이 여주인공을 어떻게 봐야 할지..... ^^ 제인에어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와 다른 이야기라서 아 진짜 샬럿이 왜 쓸데없이 결혼해서 아이낳다가 죽어야 했는지 막 억울해지네요. 오래 오래 독신으로 살면서 작품 좀 많이 남겨주지 하면서 말이죠. ㅠ.ㅠ

햇살과함께 2022-12-10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에게도 로체스터씨는 말못할 아픔을 간직한 중후한 남주 이미지 인데, 아닌가보네요? 호색한이었나요?
다미여에도 다른 여성와의 관계도 언급되어 있더라고요.
12월 바람돌이님과 단발머리님 덕분에 제인 에어 바람이 부네요~
 

그러나 젊음처럼 외고집을 부리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무경험처럼 맹목적인 게 또 어디 있을까? 로체스터 씨가나를 보아주건 보아주지 않건, 그분을 다시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기쁜 일이라고, 젊음과 무경험은 단언하였다.  - P13

그러나 무엇보다도 차갑게내 가슴을 치는 것은, 내가 당연히 또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더 큰 대양ㅡ재산, 계급,
그리고 사회 인습이었다. - P28

"잘하셨군요! 그러고 보니 당신은 조그맣군요, 제 새끼손가락 끝보다 조금도 더 크진 못하시군요. 그런 방법으로하는 건 굉장한 수치예요. 불명예예요. 잉그램 양의 기분같은 건 전혀 생각지 않으셨군요." - P51

그 무렵, 나는하느님이 창조하신 한 인간을 우상처럼 받들고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 P74

정부나 노예나, 때로는 천성이 그렇기도 하지만 그 지위로 보아서 열등한 사람들이오. 열등한인간과 친밀하게 산다는 것은 타락이오, - P149

 지금과 같이 미치지 않고 바른 정신일 때 내가 받아들이는 원칙대로살아나가리라. 법이나 원칙은 유혹이 없을 때를 위해 있는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지금과 같이 육체와 정신이 그 준엄성에 대해 반기를 들었을 때를 위해서 있는 것이다. 법과 원칙은 엄정한 것이며 침범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나 개인의 편의를 위해 침범해도 좋은 것이라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그것들은 가치 있는 것이다. 나는 항상 그렇 - P160

"하느님과 자연은 당신을 선교사의 아내로 만들려고 정하셨습니다. 하느님과 자연이 당신에게 주신 것은 외모의아름다움이 아니라 정신적인 재능입니다. 당신은 사랑을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고 노동을 위해 생겨났습니다. 당신은 선교사의 아내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그렇게 만들 작정입니다. 나의 아내가 되는 겁니다. 나는 당신을 요구합니다. 그건 나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께 봉사하기 위해서입니다." - P326

제가 만약 사랑을 위해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결혼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도 아녜요. 자기를 쓸모 있는 연장으로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평생 매어져 있다는 것은우스운 일 아니겠어요. 다이애나?"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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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점에선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P198

사실은 이번으로 아가씨를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기를 그칠 참이오. 그러니까 앞으로는 스무 살이라는 연령의 차이와 백 년 몫의 경험의 차이에서오는 우위만을 주장할 셈이오. 그것만은 정당한 주장 아니겠소? - P242

내게는 가끔가다 새장의 촘촘한 칸막이 사이로 넘겨다보는 기묘한 새의 눈길이 보인단 말이오. 생기에 차 있고 안절부절못하며 굳센 의지를 가지고있는 포로가 갇혀 있는 것이란 말이오. 자유의 몸이 되기만 하면 하늘 높이 날아오를 거요.  - P253

사실 나는 별로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얘기는 재미있게 들었다. 그는 얘기를 즐기는 성미였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에게 이 세상의 정경이나 풍습을 (그렇다고 부패한 정경이나 고약한 풍습이 아니라 규모의 크기나 흔히볼 수 없는 신기함 때문에 흥미가 솟는 것들을 보여주기를좋아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가 제공해 주는 새로운 생각을받아들이고 그가 그려주는 새로운 광경을 상상해 보고 혹은 그가 펼쳐 보이는 새로운 영역을 그의 뒤를 따라 마음속에서 더듬어보는 데서 크나큰 희열을 맛보았다. 듣기 거북한 암시를 받고 놀라거나 난처해져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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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를 드디어 시작했는데.....

뭐 첫부분은 해리 포터인줄 알았다. 서양에는 친척집에서 구박받는 컨셉이 많은지 거의 클리셰라고 할만큼 비슷하네. ^^


근데 이에 대한 대응은 완전히 다른데 제인 에어가 압승이다.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너무나도 당연한 착하고 말 잘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건강하게 지내서 죽지 말아야 한단다. ^^

와우! 꼬맹이 제인 에어 너 좀 멋지다.

심지어 자기를 구박하는 리드 부인에게 대들며 한방먹이는 장면에서는 부라보를 외쳤다.

맞아 당하고 사는게 착한게 아냐!  꼬맹이 제인 에어 이대로만 커 다오!! ^^


좀 전에 북플 글들 읽다가 내사랑 김혜수씨 보러 청룡영화제 보는데, 

와 오늘 문소리 배우 완전 짱이다. 탕웨이 배우 여전히 분위기 짱이고..... 

가수 정훈희씨 축하공연 카리스마 작렬이었다.

오늘 청룡영화제는 걸 크러쉬 작렬!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처럼 딱한 것은 없단다. 특히 버르장머리 없는 계집아이가 그렇다."하고 그는 말을 시작하였다. "못된 사람이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아니?"
"지옥에 갑니다." 내 입에서 단박에 나온 정통적인 답변이었다.
"그러면, 지옥은 또 뭐냐? 말해 볼까?"
"불길이 타고 있는 구렁입니다."
"그런 구렁에 빠져서 영원히 불타고 싶으냐?"
"싫어요."
"그렇게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답을 하고 보니 마땅찮은것이었다. "건강하게 지내서 죽지 말아야 합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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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6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11-27 14: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읽은 것 같은데... 확신은 할 수가 없네요. ㅋ

바람돌이 2022-11-30 23:06   좋아요 0 | URL
모두가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안 읽는 책이 고전이라더군요. ㅎㅎ
저는 어릴 때 읽었던 제인 에어랑 다른게 너무 많아서 읽으면서도 막 신기했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2-11-27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양 클리셰이의 전형이
라고나 할까요...

어디에나 클리셰이는 존
재하는가 봅니다.

바람돌이 2022-11-30 23:06   좋아요 0 | URL
클리셰가 있어야 장르문학이 존재하고, 제인에어는 그 장르 문학 중 로맨스 장르의 전형을 만들었다고 이번에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scott 2022-11-28 23: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책
초딩 때 완독 !^^

바람돌이 2022-11-30 23:07   좋아요 0 | URL
에고 초딩 꼬마 스콧님은 이 책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막 진짜 궁금해집니다. ^^

그레이스 2022-11-29 0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등6학년 쯤 읽었는데 이 책 읽고,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궁금했던 기억이 나네요.^^

바람돌이 2022-11-30 23:07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도 초딩때.... 초딩들은 이런 책을 읽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 진짜 궁금 궁금요.
 


내 친구는 분명 새일거야 ㅡ

날아다니잖아!

내 친구는 분명 목숨이 있지,

죽으니까!

미늘이 있지, 벌처럼!

오, 신기한 친구!

나는 너를 알다가도 모르겠어!

(에밀리 디킨슨, <마녀의 마법에는 계보가 없다 중 17쪽)



아! 나는 에밀리 디킨슨 당신을 알다가도 모르겠어!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어렵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나만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이곳 알라딘 서재 내에서도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대해 얘기하는 분 딱 2분 봤는데 굉장히 좋다고 하셨다. (비타님과 루피닷님인데 존경합니다. ^^) 다른 분들은 지난 글 반응을 보았을 때 다들 나보다는 나았지만 또 나랑 비슷한 분들도 많아서 역시 위로가 됐다. ^^


어쨌든 이상하게 오기가 생긴다. 보통 이렇게 이해가 잘 안가면 그냥 던져버리는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을 읽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도 평소의 내 성격이나 행동패턴에 비하면 집착하고 있는거 같다. 에밀리 디킨슨 당신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뭐 이런..... 하여튼 시집을 6권을 읽었는데 이해가 되는 시는 시집 한 권당 3-4편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자료를 찾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기 시작했다. 작가의 생애나 생각, 주변 환경같은걸 알면 좀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이름을 처음 들은건 마리아 포포바의 책 <진리의 발견>에서가 최초였다.



  여기서 에밀리 디킨슨이 상당한 분량으로 서술되는데 사실 이 때도 그녀의 시는 좀 흐린 눈으로 읽었다. 이유는 역시 이해가 잘 안되어서......


  이 책에서 시인의 삶에서 가장 중심이었던 사건은 시인이 올케였던 수잔과 시인의 사랑이다. 원래 친구였는데 수잔이 시인의 오빠와 결혼하면서 둘은 더욱 친해지고 그것이 사랑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니면 원래 둘이 서로 사랑했는데 당시의 현실때문에 수잔이 디킨슨가를 떠나지 않고 시인의 곁에 남기 위해 그 오빠와 결혼했다는 가설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둘의 사랑을 암시하는 편지나 시가 많은데 그 중 내 마음에 들어온 시는


두 개의 석양을 보냅니다 ㅡ

낮과 내가 ㅡ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다 ㅡ

나는 둘을 끝냈답니다 ㅡ 별 네댓 개도요 ㅡ

그동안 그는 ㅡ 하나를 만들고 있었어요 ㅡ


그의 것은 훨씬 컸지만 ㅡ 내가 

한 친구에게도 말했듯 ㅡ

내 것이 ㅡ 손에 들고 다니기에

훨씬 편리해요 ㅡ  (마녀의 마법에는 계보가 없다 중 29쪽)


친구인 수잔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연은 하루종일 한장면의 석양밖에 만들지 못했지만, 시인은 석양에 대한 시 2편을 완성해서 보내니 내게 더 낫다는 장난 같은 시이다. 그 속에 친구를 향한 사랑스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서 그 마음 자체가 사랑스럽기 이를데 없다. 그런가 하면 시인은 사랑이 가지는  책임의 무게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기도 했다.





사랑이 전부라는 것

우리가 사랑에 대해 아는 전부

그것으로 충분하긴 한데 그 짐에

비례하여 바퀴 자국이 나겠지  (절대 돌아올수 없는 것들 135쪽)



그러나 이런 시들과 편지만으로 수잔과 시인의 관계를 동성애적 코드로 읽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일반인보다 격렬한 것은 그 감수성으로 인해 어느정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고, 그것이 바로 동성애적 코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시인이 남자에게 쓴 다른 시에서도 오해할만한 미묘한 표현들이 보이는걸 보면 말이다. 이후  수잔과 수잔의 집은 점점 지역문화의 중심이 되어가고, 시인 역시 그렇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때부터 시인은 오히려 자신의 침실을 떠나지 않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1857년 무렵 시인이 20대 후반부터이다. 



 디킨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세상과 거의 완전히 차단된 육체의 은둔생활로 점점 더 깊이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은 25년 동안 에밀리는 자신의 작은 책상에서 글을 쓰며 거의 침실을 떠나지 않았고, 육체가 없는 존재로 방문객을 맞아들이고, 손님들과는 응접실 문을 사이에 둔 채 대화를 나누었다. 심지어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 진리의 발견 508쪽



  그녀의 삶에서 가장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이 육체의 은둔이다. 영화든 책이든 이 은둔을 설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보여주지 못한다. 또한 <시인의 정원>에서 보이는 시인이 정원을 가꾸고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나 자연을 노래한 시들을 보면 어찌나 강렬하고 활기찬지 은둔을 하는 자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가 없다. 그녀가 왜 은둔했는지는 결국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진리의 발견>에서는 시인의 은둔을 "자신의 유별난 내면을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겉모습과 맞추려고 고군분투하던 에밀리는 단순히 이제 더는 노력하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다"( 509쪽)라고 표현한다. 시인의 시를 보면 유난히 예민하고 극도로 자존감이 강하던 걸 보면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녀의 은둔이 점진적이었던 것을 보면 무언가를 하지 않고자 하는 것이 은둔의 이유로 더 적합했을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의 시인의 모습은 좀 더 시인의 내면에 천착한듯 보인다.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영화 속 에밀리는 조용하지만 내부에 활화산을 품고 있는 듯하다. 영화의 시작은 에밀리가 마운트 홀리요크 여자 신학교에서 겸허하게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라는 수녀님들에게 무엇을 회개해야 할지, 신이 있다는 건 알지만 왜 회개를 해야 하는지를 항변하는 대목에서 시작된다. 시인의 종교에 대한 이런 태도는 이후에도 지속되어 그녀의 시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비판하는 그녀의 시들을 보면 종교적 믿음에서조차 시인의 강한 자의식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시인의 내면의 자의식이 점점 커지고 고착화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유부남 목사를 향한 첫사랑을 표현하는데서는 시인의 맹렬한 자기비하를 보여주는데 이 장면은 솔직히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었다. 그녀가 유부남 목사를 사랑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목사 못생김 ㅠ.ㅠ) 도채체 어디서 사랑이 싹텄는지도 모르겠는데 시인은 갑자기 미친듯이 이 목사를 사랑하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왜????   그런데 이 장면이 중요한게 이후 시인의 폐쇄성이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그녀가 사랑의 실패로 인해 자신을 방에 가두었다고 보는 걸까? 다른 자료들을 봤을 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데 영화감독의 상투적인 생각이 에밀리의 삶을 진부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가이자 시인으로서의 에밀리 디킨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속의 에밀리는 좀 더 그녀의 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의 시 속에서 에밀리 디킨슨은 굉장히 독립적이고 자존감이 강한 여성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자신만만하게 내 보일수 있는 적극성까지 가지고 있는 모습 말이다. 흔히 에밀리 디킨슨에 대해 사람들이 품고 있는 환상같은 이미지를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1886년 시인이 사망한 이래, 시인의 심리가 분석 대상이 되면서 시인은 수도원에 칩거하던 중세 신비주의자에 비유되기도 하고 '다락방의 미친 여성'이라 불리기도 했다. 단지 수도원이 없었을 뿐이다.   - 12쪽


  하지만 평생동안 집안의 정원을 가꾸고 정원의 식물과 곤충, 동물들에 대한 시를 썼던 에밀리 디킨슨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야외의 많은 아름다운 꽃들을 가꾸고 연구하고 그것을 압화로 만들고 표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꽃 표본이나 꽃을 편지와 함께 주변에 보내는 활동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이런 교류를 위한 편지나 활동을 보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소통의 어려움을 겪거나 꺼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민들레의 가녀린 대롱에

풀들이 놀라고 ㅡ

겨울은 바로

무한의 탄식이 된다 ㅡ

대롱은 꽃눈의 신호를 들어 올리니

그다음에는 꽃의 함성 ㅡ

태양이 선포하니

이제 그만 묻혀 있으라 ㅡ    - 70쪽


  마지막 줄의 저 이제 그만 묻혀 있으라 ㅡ 보이는가? 나는 왜 저 태양이 시인으로 읽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읽으면 시인은 정말 굉장히 자신만만하고 자아가 강한 인간형이다. 그리고 자연의 변화에조차 개입하고 싶은 활동적인 사람으로 그녀가 그려진다. 


  10대와 20대 초의 그녀는 여행도 자주 했고, 아이들과 정원에서 온갖 놀이를 주도하는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꺼리지 않는 이였는데 왜 30대 후반부터 칩거했는지 정말 알수가 없다. 어떤 곳에서는 강압적인 아버지를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책 속에서 가끔씩 묘사되는 아버지를 보면 글쎄 당대의 기준으로 봣을 때 그렇게 강압적이었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딸의 정원활동을 위해서 책을 사다주고 하는 모습의 아버지가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시인 역시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충분했던 것으로 보아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 시대 전형으로 생각하는 아버지와는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칩거는 어느날 갑자기라기 보다는 점점 점진적으로 나오지 않는 날들이 많아졋고 생활반경이 조금씩 더더더 좁아지기 시작했으며, 그리고 자발적이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칩거하게 되었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어떤 책도 영화도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보낸 한 편지에서는 

"나는 다시는 아버지의 땅을 떠나 다른 사람의 집이나 도시로 가지 않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쓴걸 보면 무언가 그녀의 생활을 뒤흔들만한 무언가가 있었을 듯한데 지금의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는 듯하다. 


  그녀는 칩거하는 동안에도 시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 편지를 나누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거기에는 오랜 친구도 있었고, 새로운 친구도 있었다. 그 새로운 친구 중 중요한 인물이 메이블 루미스 토드라는 여성인데, 지성과 미모, 재능을 모두 갖추었던 그녀는 곧 디킨슨가의 중요한 손님이 된다. 디킨슨가를 방문할 때는 에밀리 디킨슨은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그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에밀리 디킨슨은 메이블에게 꽃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문제는 이 메이블이라는 여성은 이후 에밀리 디킨슨의 오빠 오스틴과 불륜의 관계가 되는데 영화에서는 여기에 대해 에밀리가 굉장히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또 이 책에서는 디킨슨 자매가 이들의 불륜 관계를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영화와 책 모두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걸 보면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을 뿐이고.... 이후 메이블이란 이 여성은 디킨슨의 시를 세상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어쨌든 정원가로서의 에밀리 디킨슨은 건강하고 자신만만하고 섬세한 활동적인 여성으로 연상된다. 말 그대로 흰옷을 입은 다락방의 미친 여성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시를 보면 나는 이런 모습이 시인의 본 모습과 더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이 어떤지는 누가 알겠는가? 어쨌든 시인으로서 에밀리 디킨슨은 "마치 숨처럼, 칼날처럼, 총알처럼 내지르는 단어와 줄표 기호"(진리의 발견 474쪽)로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시로 표현한 시인이라는 것이 중요할 뿐..... 


그녀가 생각하는 시가 무엇보다 시인을 말해준다.


내가 읽은 책 한 권으로 인해 온몸이 오싹해졋는데 그런 나를 어떤 불로도 따듯이 못한다면, 그게 시예요. 마치 정수리부터 한 꺼풀 벗기듯 몸으로 느껴진다면, 그게 시예요. 오직 이런 식으로만 나는 시를 알아요. 다른 방법 있나요? 

         - 에밀리 디킨슨, 토머스 웬트워서 히긴슨에게 보낸 편지에서  

 - 시집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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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11-25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생 칩거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사랑의 실패라고 하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이 몇권 있는데 기억나는 시는 Nobody 라는 시요.
평생 칩거했다는 것이 꼭 불행한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도 해보게되네요.
제가 최근에 읽은 신형철의 시 평론집에도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얘기가 잔뜩 있어요.

바람돌이 2022-11-25 21:23   좋아요 1 | URL
사실상 시인의 칩거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가 맞는거 같아요. 근데 적어도 제 생각에는 사랑의 실패가 주원인은 아닌듯요. 시인의 시를 보면 자의식이 정말 말도 못하게 강한데 이런 사람들이 어떤 행동의 변화가 있을 때는 보통 원인이 자신의 내부에 있지 타인과의 애정 이런 것이 원인은 아닌거 같아서요. ㅎㅎ
불행한 삶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건강한 삶은 아닌거 같아요. 정말 그 작은 방하나가 움직이는 세계의 전부가 되는거잖아요. 신형철씨의 평론집은 안 읽으려고 했는데 진짜 hnine덕분에 읽을거 같아요. ^^

라로 2022-11-25 14: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리의 발견>을 통해서 에밀리 디킨슨을 알게 되셨다고 해서 초쿰 놀랐습니다.^^;; 저는 장영희 샘의 영미시 산책 책 시리즈(?)에서 처음 알게 된 것 같은데 그게 벌써 16년 전이네요!! 예전엔 베껴서 외우기도 했는데 하나도 기억 안 나고요, 미국에서 영문학 수업 들을 때에도 그녀의 시 3편을 공부했었어요,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시가 왜 좋은지는 아직도 잘 깨닫지 못하는 일인입니다요.^^;; 어쨌든 그녀가 쓴 거의 1800개의 시 중에 제가 접한 시는 겨우 10개가 될까 말까 하니 당연한 것이젰죠?^^;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25 21:27   좋아요 1 | URL
제가 진짜 시알못이라니까요? ㅎㅎ 저 에밀리 디킨슨 이름 처음 봤을 때 진짜로 찰스 디킨슨이랑 무슨 관계인지 막 찾아봤어요. ㅎㅎ 오래전에 장영희 선생님 책도 읽었으니 아마 거기에도 에밀리 디킨슨 얘기가 분명히 있었을 테지만 기억못하는게 당연하고요. ㅎㅎ
이번에 나온 시집들은 다 읽어봤는데 몇몇 알아듣겠는 시는 굉장히 힘이 있고 좋더라구요. 나머지는 좋다고 말 못하겠어요. 뭘 알아들어야 좋아하죠. ㅎㅎ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은 주인공이 시인이 아니고요. 정원입니다. 시인의 이야기를 조금 섞은 정원과 정원에 자라는 식물들 이야기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6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도서관에서 디킨슨 시인의 시집이 두 권 있어서 빌려서 읽었네요^^
다미여를 2 편까지 읽었는데 글쎄~ 에밀리 디킨슨 이름이 몇 번이나 언급된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바람돌이님께서 오답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시집 읽어도 된다고 허락하셔서 바로 찾아 읽어 보았습죠^^;;;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이랑 한 권은 제목이 생각 안나는데 꽃그림이 예쁜 시집이었어요.
뭔말인지 모르겠는 시들이 절반인데 그래도 익숙해지니까 그 중에 꽤나 재밌는 시들도 있더군요. 아마도 실낙원 읽다가 멘탈이 무너져 그나마 디킨슨 시가 재밌는 건가? 내가 이렇게 맛이 가는구나? 그러면서 헛웃음이!!ㅋㅋㅋ
저도 두 권의 시집을 읽으면서 디킨슨이 자의식이 강하고, 당당한 여성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머지 시집은 도서관에 없어서 구입해서라도 읽어 볼까? 그런 생각이 들만큼 알쏭달쏭한 디킨슨의 시 세계는 공부가 필요하겠더라구요ㅜㅜ
일단 도서관에 정원 책이 있길래 대출해 왔는데 책이 밀려 있는데 이 책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긴한데, 슬쩍 넘겨 보니 넘 재밌겠더라구요?^^

암튼 이렇게 어려운 디킨슨 시인의 이야기와 시를 알기 쉽고 명료하게 비평해 주시니 넘 좋네요. 그리고 바람돌이님의 이 글도 적립금 받으실 것 같네요.^^
정말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님의 글도 바람돌이님만의 매력이 물씬 느껴집니다.

바람돌이 2022-11-26 15:52   좋아요 2 | URL
역시 시적 감수성이 뛰어나십니다. 시집의 시들 중 이해할 수 없는 시가 반밖에 안되다니..... 저는 90%였습니다. ㅠ.ㅠ 시인이 뭔가 진짜 간절하게 얘기하고 싶어하는데 그걸 내가 못알아들어서 너무 미안한 그런 기분이랄까요? ㅎㅎ 실낙원은 저는 도서관에 가서 앞 3-4페이지 보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읽다가 죽을거 같아서요. ㅎㅎ
시인의 정원은 시인이 주인공이 아니고 정원이 주인공이라서 혹시 식물에 관심이 많으시면 더 재밌게 보겟더라구요. 저처럼 시인에 대한 관심때문에 읽은 사람에게는 조금 모자란 느낌의 책이었고요.
어쨌든 다미여 덕분에 19세기의 여성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던게 올해 최고의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어요. 지금 제인 에어 읽고 있는데 제인 오스틴과는 전혀 다르면서 또 좋기는 제인 오스틴 못지않게 좋네요. 주먹 불끈 쥐고 그래 제인 힘내 기죽지마 이러면서 보고 있어요. ^^

책읽는나무 2022-11-26 16:27   좋아요 2 | URL
전 시집을 시집처럼 읽지 않고, 그냥 에세이집 읽듯 그냥 글을 읽는지라????
나처럼 시집 읽음 시인들 대노하실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낄낄대고 읽었던지라!!!!!
이것 참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ㅋㅋㅋㅋ
그러면서 일단 에이드리언 리치 작가님 시집을 또 빌려왔어요.
이 분도 어렵게 쓰셨나? 확인하려구요^^
실낙원!!! 저도 딱 3,4페이지 읽고 던져 뒀어요.ㅋㅋㅋ
저 책은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할까? 연구가 좀 필요할 듯 합니다.
성경책 읽듯 읽어야 할 것도 같고????????????

바람돌이 2022-11-26 16:43   좋아요 2 | URL
시집을 뭐 시집처럼 읽는게 따로 있을까요? 그냥 읽는거죠. ㅎㅎ
에이드리언 리치는 저는 시집은 생각도 안하고 있고요. 그분 에세이인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때>를 읽어보려구요. 이젠 진짜 한동안 시는 안 읽을듯합니다. 에밀리 디킨슨한테 기를 너무 많이 빼앗겼어요. ㅎㅎ
실낙원 성경책 읽듯 읽어야 한다는 말 딱인데요. ^^

2022-11-26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6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