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여성커뮤니케이션 연구총서 14
이희은 외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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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 한국사이버성폭력 대응센터의 슬로건이다. 젠더문제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달라진 시대, 달라진 여성의 삶과 존재를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새로 등장한 디지털 폭력에 대항해 싸우는 이들이 있다. 이들과 우리에게서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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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0-03 2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리고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화이팅!!!!!

바람돌이 2022-10-03 22: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다음달 책은 꼭 10월안에 끝내기 목표입니다. ^^

공쟝쟝 2022-10-04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변화에 함께하는
바람
돌이
님을 보며 변화를 느낍니다!

바람돌이 2022-10-04 17:07   좋아요 1 | URL
앗 바람이는 저기 후원했는데,
돌이한테도 시켜야 할듯....
둘이 되니까 너무 많아요. 힘들어요. ㅠ.ㅠ
 















제3부 1장 - 창조산업의 핑크게토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성별화된 창의성 - 김애라


1980년대 이후 창의성은 기존의 예술, 철학, 학문의 영역에서 경영, 경제의 영역으로 이동해갔다. 

기업이 창의성을 기업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취급하기 시작하고 이런 기업경영을 국가경영이 모방하면서 창조산업이라는 신조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문화산업과 창조산업이 여성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는 여성적 특성이 강조되던 서비스 노동의 정서적 요소나 소통의 요소를 많이 공유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1인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사적인 혹은 여성적인 영역으로 여겨져온 쇼핑, 육아,외모관리 등이 중요 콘텐츠로 등장하고 정보, 데이터라는 지위를 가지기 시작했다.

여성의 경험과 생각이 지식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여성들의 일상과 경험이 정치적인, 경제적인 사회적인, 즉 공적인 영역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콘텐츠 시장에서 여성들이 유독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플랫폼 개발이나 경영이 아니라 광고 홍보 역할을 해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영역이다. 그러면서 이런 분야에서 핑크게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여성의 창의 노동이 자신이 자신의 여성화된 지식과 경험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것이 수용되는 방식에서는 주로 소비 상품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꾸며짐으로써, 전통적인 남성 생산자/여성 소비자라는 구분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노동에서의 성별분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심미노동 분야 같은 곳에서 예전과는 다른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성별분업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핑크게토의 확대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문화적으로 여성성을 재생산하는 위치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기존의 여성적이라고 여겨져온 분야를 위반하고 확장함으로써 젠더의 경계에 균열을 내는 크리에이터 역시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경향들이 어떤 쪽으로 더 발전해나갈지는 아직은 지켜봐야할 듯하다.



제3부 2장 - 여성 게임 개발자로 살아간다는 것 - 이종임


장시간 노동의 문제, 회사 조직 내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겪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어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 새로운 이슈다.(281쪽)


와 진짜 여성 게임 개발자로 산다는 것의 다른 어려움들은 익히 예상하던 바였지만 페미니즘 사상 검증까지 요구된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게임개발 여성노동자뿐만 아니라 게임참가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남성 소비자가 많은 게임 산업구조가 이런 검증을 강요하는 것이겠다 싶으면서 여성이 여성답게 살고자 하는게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결단을 요구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또한 많은 남자들이 자신이 신체적, 또는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는 공간에서는 얼마나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사하는지를 입증해주기도 하고 있다.


제3부 3장 - 사이버 성폭력에 맞서 싸우기 : 불법 촬영물을 중심으로


'야동'의 가장 큰 문제는 '야동'의 상당수가 불법 촬영물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남성들의 통과의례나 놀이문화로 간주되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이버 성폭력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법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성폭력영샹을 제조, 반포하는 행위를 '성푹속에 의한 죄'로 분류하는 것부터 '성폭력 범죄'로 고쳐져야 한다. 또한 성폭력 피해 촬영물 유포 협박을 받는 경우, 현재는 협박죄로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이것은 성폭력의 단계로 인정되어져야 하고 성폭력차원에서 처벌이 되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영상을 찍고 유포하고 다운받는 것이 모두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뿌리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법개정과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법개정과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피해자는 계속 불안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하고, 심지어 피해자가 자살할 경우 피해자의 동영상은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다운로드를 유발한단다.

이런 디지털범죄가 근절되지 않는데에는 불법영상 업로더들-웹하드- 광고업체들(도박, 성매매, 디지털 장의사 등) -필터링 업체로 연결된 이들의 카르텔 의혹도 존재한다. 

돈이 되는 곳에는 어떤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는 불법영상들을 삭제하는데 이들이 적극적일 수 없으며 오히려 한 발씩을 다 걸치고 있을 거라는걸 짐작하는건 어렵지 않다.

이 글을 읽고 그저 조용히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갔다.

가서 활동내용들을 둘러보고 소액이지만 후원신청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제가 지금 휴직중이라 금액이 적어 미안해요. 나중에 복직하면 후원금액 올릴게요. 



디지털콘텐츠 생산과 소비에는 성별이 주요하게 매개되고 있다. 성별에 따른관심사와 경험이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자원이 되고 있다. 이는중립적으로 보이는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성별화되어 있음을보여준다.  - P240

90년대 후반, 문화산업이 여성과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여성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로 관심을 받아온 이후로 오늘날 여성들의 서비스노동은 창의 산업에 더 빠르게 접합하고 있다. 서비스 노동은 대표적인핑크칼라 노동으로 실상 창조산업의 정의에 부합하는 영역은 아니다.
화장품이나 의류판매원, 카페나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등의 서비스 노동자들은 오히려 ‘창의계급‘ 이미지의 노동자로부터 멀리 있다. 하지만창조산업 담론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매개로 미용, 쇼핑, 패션 분야의핑크칼라 일부 영역들은 지금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의 형태로 진화하고있으며 마케팅과 컨설팅의 영역으로 보다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 P246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공과 사의 경계에 대해서 질문했던 페미니스트 역사 속에서 오늘날 여성의 경험과 생각이 지식으로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은 더 이상 여성들의 경험과 일상이 정치적인 경제적인, 사회적인, 즉 공적인 영역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음을 재차 보여준다. 1인 미디어를 통해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은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더 많이 공유되고, 퍼져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 P251

많은 경우 여성 크리에이터들은 창의 노동을 잘 수행하기 위한 자질의 계발을 위해 여성화된 경험과 지식에 의존한다. 여성들은 이른 소비경험과 외모꾸미기 문화 속에서 이를 노동의 전망으로 인식한다. 소비와 외모 가꾸기와 관련한 많은, 또 다양한 경험들이 곧 ‘재미있으며 좋아하는 일‘로 범주화된 소위 여성적 콘텐츠 생산에 적합한 노동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해주는 것이다.  - P255

또한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뷰티, 쇼핑, 키즈 콘텐츠에서는 주로 소비 상품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내용이 꾸려진다.  - P256

이런 장면은 남성 생산자/여성 소비자라는 전통적인 구분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여성성과 쇼핑 사이의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한다. 소비자로서 여성의 이미지는 근대 이후 공고하게 구축되어온 역사 속에 있다. - P257

21세기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구조화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소비와 시장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뷰티나 라이프스타일, 쇼핑 등을 다루는 콘텐츠들에서 매력적인인물이 되는 것에 관한 사실은 여성성에 관한 특정한 필요와 욕망은 주로는 소비를 통해 충족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된다. 소비와 소비 상품이여성성의 획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여성적 삶과 체험이 여전히 소비의 영역에 존재하고 있음을 가시화한다.  - P258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새로운 정보 양식은 실제로 여성들에게 스스로 콘텐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것을 가능케 하는새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때 여성들이 생산자로 등장하는 장면은 많은 경우 소비 상품을 매개로 자기를 전시하고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즉 소비와 소비 욕망을 생산하는 장에서이다.  - P263

장시간 노동의 문제, 회사 조직 내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겪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어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새로운 이슈다.  - P281

 젠더화된 성폭력 문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됐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젠더 권력하에 ‘야동‘으로 소비되고 있다. ‘야동‘의상당수는 불법적으로 촬영되어 마구 살포되는 성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의 통과의례나 놀이 문화로 간주되어왔다. ‘야동‘으로 유통, 소비되어온 불법 영상물은 여성혐오의 대표적 사례다(홍남희, 2018)  - P301

사이버성폭력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당연시 여기면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젠더 기반 폭력‘이다. - P306

사이버 성폭력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사이버 공간 내 성적 괴롭힘이다. 이를 가부장적 성문화의 시각으로 설명(남정림, 2005) 할 수도 있지만 여성혐오가 근간이 된다.  - P306

 여성 철학자 케이트 만(Kate Manne, 2017)은성차별과 여성혐오를 구분하고 성차별이 가부장제에서 남녀간의 불평등한 권력을 정당화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관념으로서 보살핌, 돌봄, 감정적 지원을 위해 여성을 규정하는 것이라면, 여성혐오는 성차별의 치안 권력police force이라고 말한다. 여성혐오는 성차별을 위한 일종의 집행 전략으로서 성차별과 더불어 작동한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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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0-03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핑크게토의 확대와 여성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문화적으로 여성성을 재생산하는 위치에 있다... 저는 이 부분 보면서 제가 ‘참고‘했던 뷰티 유투버, 그리고 화장품 광고 블로거들 떠올랐거든요. 저는 그 시장이 무척 커서 놀랐고요. 그리고 그 때 제 생각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화장과 꾸미기를 잘하고 좋아하는 여성들도 많으니까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이 글 읽으면서 다른 면도 보게 되서 참... 민망하면서도 부끄럽고 그랬습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홈페이지... 저도 들어가 볼게요. 바람돌이님의 실천, 너무나 존경스럽고요. 저도 그대로 따라하고 싶어집니다.

바람돌이 2022-10-03 15:34   좋아요 2 | URL
지금도 여전히 화장품을 바꾸거나 할때는 뷰티 유튜버나 블로거 찾아보면서 찾고는 하는데 그것 자체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거 같아요. 그리고 또 그렇게 돈을 버는것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지나친 엄숙주의나 도덕주의로 갈 필요는 없잖아요. 뭐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실천이라고 하면 너무 부끄럽고요. 사실 얼마의 돈을 후원하고 그냥 양심의 가책을 덜어내는거같아서 저는 오히려 민망합니다. 그래도 이런 후원같은걸 얘기하는건 그나마라도 같이 해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생각에서이고요. ^^

공쟝쟝 2022-10-04 11:18   좋아요 2 | URL
돈 뭘까.. 돈 뭘까요? 저 번에 동생과 나눈 글에도 잠깐 썼지만 젊은 여성들은 그런 소비문화에 대해 그것이 ‘비용‘이라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고 그(소비 행위)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하다 보면 느니까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 을 통해서 돈을 버는 커리어로 만들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상 소비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비건 제품 같은 윤리적 소비를 하려고 하고, 그런 방식으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요.
보다 중요한 건 강남역 등 이후로 여성들의 꾸밈‘비용‘ (정말로 이걸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건 좀 중요해요 ㅋㅋ)을 많이 덜어져서 실제로 미용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는 거예여.
음 뭐랄까.. 저도 핑크게토 이부분 진짜 유의미하게 읽었고... 젊은 여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이 책 어디에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는 데... 여하튼 이런 시장을 나르시시즘이 아닌 임파워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여성들 스스로에게 분명히 있고... 그러니까 음 괜히 두분 사이에 껴서 말 얹어보고 싶어서 쓰는 글이라 .... 정리는 안되는 데..
결론. :
바람
돌이님 이 페이퍼 정리 정말 잘되어있어서 책 한번 더 읽는 것 같은 귀한 시간였습니다!ㅋㅋ

바람돌이 2022-10-04 17:06   좋아요 1 | URL
이 책이 2018년에 나왔고, 벌써 4년전이네요. 그동안에도 유튜버같은 미디어분야에서 핑크게토화의 현상은 오히려 확대되었고 경쟁도 더 심화되었다는 느낌인데 이게 참 제가 잘 안보는 분야라서 확신하지는 못하겠고요.
다만 여성들이 자신이 잘하는 분야로 돈을 버는 것 괜찮아요. 다들 그러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돈을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그럴수는 없는거고요. 돈 좋아요. 제가 밥먹고 우리 아이들 입에 밥 넣어주고, 그리고 원하는 책을 사볼 수 있고 말이죠. 앗 남편도 먹이는구나....ㅎㅎ
다만 여성의 활동이 이런쪽으로만 고정되어 버리는게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분야에서 후속 연구들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고 있다면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네요. ^^

제가 머리가 이제는 기억을 못해서 정리겸 쓰는건데 칭찬 감사해요.
아 정리해서 리뷰도 쓰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제2부 3장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내는 SNS 시대의 모성 실천 풍경


최근의 모성담론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면서도 1차적 양육자롯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로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가리키는데, 이는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부하는 것으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낸 모성 실천의 풍경들

 - 개개인의 기념 의례가 서비스업체들의 영향으로 획일화 되고 있는 풍경 + 자녀의 모든 행동을 고화질의 연출사진과 동영상으로 공유 ⇒ 집약적 모성실천의 세밀한 기록

 - 상업의례를 대신하는 셀프의례의 전문화 - 맘스타그램을 통한 노하우의 공유로 DIY문화가 유행하는데 이는 여성의 추가적인 노동을 요구함으로써 집약적 모성실천의 강도를 높이는 규율로 작용한다.(셀프 백일상, 셀프 성장앨범, 엄마표 홈스쿨 등)

 - 0세부터 이루어지는 자녀교육 촘촘히 기록하기(문화센터, 오감교육, 체험교육 등)

 - 육아하는 '나'의 이야기 기록하기


이러한 미디어의 이용과정에서 한국에서의 '엄마되기' 규범이 만들어지는 양상을 보이며 이는 또 자기 과시적 소비문화와 자기 서사쓰기의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독박육아나 #육퇴(육아퇴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느 획일화된 모성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곳도 이런 미디어쪽이다. 



제2부 4장 픽토리얼 푸드 : 먹스타그램 현상과 음식 이미지의 역사


픽토리얼 푸드 = 이미지화된 음식

인터넷 시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음식 이미지 생산과 관련한 독자적인 움직임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먹방'이다.

'먹방'은 이전 시대나 다른 장르의 음식 이미지와 다른 것이 음식 자체보다 음식을 먹는 것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먹방'의 유행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체체 내에서의  생존의 불안감 표출, 다이어트의 압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대리만족 등 여러가지 원인이 제시되지만 아직 뚜렷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두번째 주목할 만한 것은 '먹스타그램'이다. 

이 먹스타그램이 일면에서는 많은 여성 이용자들의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먹스타그램을 통해 이용자-대중의 생성력은 음식-미디어-이미지의 민주주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의 생산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는 어떤 의미를 생산하는 것에 대중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특히 이 글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인 페미니즘과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가는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사생활의 상품화로 인해 기존의 책무를 시장을 통해 손쉽게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 여성의 해방을 의미하지 않는다는점이다. 집안 꾸밈이나 가족 식사 준비, 자녀 교육의 면면에 요구되는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해결하던 가사의 기준이 상향되고, 가계를 위해 스스로 ‘상품처럼 완벽한‘ 일상 의례를 셀프로 해내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새로운 책무가 생겨나고 있다. 손쉽게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된 것은고립된 엄마들의 일상에서 사회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인 동시에, 서로의 일상을 비교하면서 경쟁하게 되는 또 다른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P169

결국 양육 서비스의 발달은 육아에 투입되는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대부분 여성이 수행하는 주 양육자의 부가적 노동력 투입을 요구하는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시식을 활용하면서도1차적 양육자로서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 실천 intensivemothering 이데올로기가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P180

 집약적 모성 실천 이데올로기란 주 양육자의 책무가 지속적으로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돌봄을 시장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순수한 영역‘으로 간주하여,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일컫는다(Hays, 1996) - P181

자녀의 양육을 총책임지면서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은채로 현명한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어머니로 상정하는 것은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으로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적 독립을 성취해온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backlash이라 해석했다. - P181

하지만, 개인들의 때로 자조적이고 성찰적인 기록이 축적되면서 #독박육아 #육아퇴근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획일화된 모성의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었다.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서 육아 경험을 통해 다른 여성들과 연결되는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엄마 되기‘에 수반되는 고단함을 무조건 인내하기보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어머니상에서 벗어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유자녀 여성들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맘스타그래머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어려움이 공통의 경험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서로의 상황에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고, ‘독박육아‘와 같은 새로운 해석적 프레임 안에서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인희생을 해야 한다는 집약적 모성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 P197

1930~50년대 영미권에서는 요리 강습 프로그램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주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서의 주방을 부각시켰다. 말하자면 당시의 요리 강습 프로그램의 음식 이미지는 가정주부인 여성의 전유물로 가정하고, 여성의 역할을 요리사이자 돌봄 제공자로서 제한하는데 이용되었다 (Ashley et al, 2004: 171-172). - P214

 많은 여성 이용자들은 먹스타그램을 생산함으로써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여기서 먹스타그램이 자기통제가 내면화된 몸에 대한 상상을 해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먹스타그램의 소비가 단순한 대리만족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여성의 식욕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가상의 공간이 현실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을 대체하거나 때때로 현실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오늘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가상의 자아가 음식 이미지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는 절충적인 해방구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적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 P226

먹스타그램이 무한대로 확장하도록 추동하는 주목 경제의 맹점은 끊임없이 주목하도록 만들 뿐, 왜 그에 주목해야 하는지, 또 그에 주목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있다. 더불어 주목 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과잉가시성 excessivevisibility, 즉 실제 음식의 가시성이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먹스타그램을 본래의 시각성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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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8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이 챕터 읽는 중인데, 바람돌이님 리뷰 먼저 다 읽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겠어요 ㅎ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얄라님 다 읽으셨나요? ^^
저는 결국 9월을 넘겨서 10월 1일 어제 다 읽고, 오늘 마지막 정리 페이퍼랑 100자평 쓰고, 그리고 음 예상으로는 내일 리뷰를 쓸 예정입니다. 저는 왜 꼭 마지노 날짜를 못맞추는걸까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30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가 대세라고는 하던데요 ㅎㅎㅎ (대세 못 쫓아가는 1인) 맘스타그램 부분 읽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진과 글로 자신의 시간과 아이의 성장을 남기는 일의 긍정적인 면과 함께 과시적 소비에 대한 부분이요.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라면 똑같을거 같은데, 이게 하다보면 할 일이 너무 많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전 이 책에서 이 부분이 비교적(?) 쉽고 재미있었어요. 성장앨범 하나 안 만들어준 엄마로서 말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7:3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이 책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완독은 포기하고 2부 3장만 콕 집어 읽은 이유도 어쩌면 비교적(?) 이해가 빨라서 인가봅니다^^:;

일상을 공개하다 보면 소비가 소비를 부를지도 모르니,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과시적 소비 측면도 있겠어요..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대세 못 쫒아가는 1인입니다. 저의 인터넷 활동은 여기가 유일하다는.....흔한 블로거 하나도 없다요. 근데 인스타그램 계속하다보면 과시적 소비에 빠지는건 당연한 수순일거 같아요. TV홈쇼핑 즐겨보면 내내 전화통 붙들고 주문하고 있잖아요. 여기서도 다른 사람 책탑보면서 나도 책탑쌓고 있고.... ㅎㅎ

얄라알라님 자본주의의 힘이 이렇게 셉니다. ㅠㅠ
 















제2부 1장 - ASMR, 디지털 문화 시대의 감각화된 친밀성 : 감각, 정동, 젠더/섹슈얼리티


몇 개의 ASMR방송을 찾아서 들어봤다.

솔직히 오래 들을 수는 없었다. 

뭐랄까? 그 기어가는 듯한 작은 소리들이 너무 오글거린달까? 

확실히 몸이 반응하는건 맞다. 오스스한 소름이 돋는 소리들이 제법 많다. 이런 느낌을 팅글이라고 하는구나....(이를 또 이 책에서는 청각에서 촉각을 느끼게 하는 공감각적 환각 체험(105쪽)이라고 엄청 학술적인 용어로 표현한다)

상위권에 올라있는 방송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묘하게 강조하는 것들도 있다.

손가락을 핥는다든지 마이크에 대고 끊임없이 키스를 한다든지.....

그걸 1시간 내내 보고 듣는건 여자인 내 입장에서는 고문이구나.......(솔직히 말하면 1분 봤다. 그것도 힘들었다.)


근대 이후 인간의 감각에서 우위를 차지해온 건 시각이었다. 

카메라의 발달, 인쇄매체의 발달이 시각의 우위를 담보해왔고, 이는 객관성, 이성 중심주의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짓기 등의 기중으로서도 시각이 막강한 우위를 차지하게 했다. 

일단 ASMR은 여기에 청각을 중심으로 세상을 지각하는 경험을 얘기한다. 

이 경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ASMR 동영상은 말이라는 언어와 이성적 이해를 무력화시키면서 미학적 소음으로서 우리 삶을 재구성하는 코드 역할을 한다(100쪽)고 하는데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ASMR 동영상의 산출물이 몸의 미학적 쾌감과 친밀성의 정동이라는데 이는 몸의 이완 상태로 명상의 상태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면 ASMR이 만드는 감정 또는 정동은 어떤 것인가?

ASMR 콘텐츠에서 경험되는 정동의 핵심으로 '친밀감'을 이야기하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방송을 보는 이들에게 쾌감과 돌봄을 받는 듯한 친밀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모성 담론으로 연결되어지면서 모성담론을 재생산하는 이데올로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가인 클레어 톨란의 실험에서는 이 친밀감/돌봄의 젠더 고정적인 역할을 비틀어 남성/동료와 동료 등 다른 관계에서도 친밀감/돌봄의 역할 수행이 가능함을 전복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디지털 미디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도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그것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운용하는가 하는 사람들의 인식의 문제로 결국 다시 귀환하는 것 아닐까?


한편으로 기존의 남녀간의 성기중심의 섹스만을 특권화해온 이성애주의에 대해ASMR의 성적함의가 균열을 낼 수 있는 대안적 섹스개념 정립 또는 이성애 중심주의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논의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실제 이 ASMR에 대안적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주류는 아니라고 봐지며 오히려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가부장제의 성역할을 고정시키는 측면이 더 막강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제2부 2장 - 웹툰의 드라마로의 재매개, 그리고 서사와 여성 재현 - 김은영


웹툰의 드라마로의 재매개에서 보통 원작이 가지는 기발한 상상력과 주인공에 대한 기본 설정, 주제 의식은 대부분 그대로 차용된다. 이는 이미 인기를 얻어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는 원작의 공감과 인기 요인들을 재매개 콘텐츠가 차용하는 것이다.(149쪽)

이후 글은 2편의 웹툰(한번 더 해요, 부암동 복수자 소셜 클럽)과 재매개된 드라마(고백 부부, 부암동 복수자들)를 통해 웹툰과 드라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아주 아주 자세하게 알려준다.

재매개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여주인공은 다른 어떤 역할일때보다 엄마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또한 낭만적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의 여성의 모습을 부각하여 드러내는데 이는 여성은 사랑의 주체이기보다는 낭만적 사랑의 대상으로 남아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그러나 등장인물간의 관계 변화를 통해 여성 연대와 자매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드라마와 차별성을 지니기도 한다는데....


그런데 이런 모습은 사실상 TV드라마라는 오래된 주류 매체의 일관된 포맷이다. 

그러니까 웹툰을 재매개한 드라마의 특징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이런 자매애의 모습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면 역시 웹툰의 드라마화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이 논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마지막 5줄에 집약되어 있다. 즉 재매개의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성평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재매개가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것인데 기존의 tv드라마가 언제나 가지고 있던 특징을 마치 웹툰 재매개 드라마의 새로운 특징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수긍하기 힘들고, 드라마의 내용을 지겹게 분석한 결과가 저런 당위적인 오래된 결론의 도출이라는 것도 좀 실망스럽다. 

그렇다면 맥루한의 관점에서 ASMR영상을 볼 때, 어떤 새로운 이해가 가능할까? 이는 항상 종속적 위치였던 청각을 중심으로 세상을 지각하는 그 경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유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그 첫 번째는 시각 중심적인 경험과 사회 구조가 갖는 부정적 효과에대한 대안적 지각 경험 방식으로서의 의미에 대한 천착일 것이다.  - P97

ASMR 동영상이 말 speech 이라는 언어와 이성적 이해를 무력화시키면서 미학적 소음으로서 우리 삶을 재구성하는 코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 P100

이런 점에서 ASMR 방송과 접촉해 얻는 몸의 쾌감과 정동, 또는 심신의 긴장 이완은 의미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갖게 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명상의 상태, 자연에 둘러싸여 있을 때 느끼는 상태, 어떤 재미에 푸욱 빠져서 내가 누구인지를 잊은 몰아와 같은 상태, 심리학자들이 표현하는 전념(mindfulness 또는 flow)의 상태와 ASMR 영상에서 얻는 청취자의 긴장이완상태는 유사해 보인다. 학자들은 이를 추구하는 청취자들의 동기를 경쟁 사회가 주는 긴장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추론한다(Bjelic, 2016; Gallagher, 2017). - P101

이렇게 본다면, 유튜브의 ASMR 문화 형식은 고감도 마이크와 카메라에서부터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매개를 통해서 사물과 인간의 몸 사이, 그리고 창작자와 이용자 사이를 연결하는 다중 감각 회로이며 동시에 디지털 자본주의의 이윤 추구를 위한 회로이기도 하다.  - P103

 ASMR 창작자들의 의도 이상으로 친밀감은 청취자의 최종 수용성에 의존하며, 청취자에게 권능감을부여한다. 그래서 청취자는 자신의 통제력을 기대하며, 자신에게 적절한 쾌감을 줄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다닌다. - P108

 따라서 ASMR에서 친밀성이 쉽게 모성담론으로 연결되는 것은 과거 경험에 대한 향수나 잊고 있던 정동의 귀환이 아니라, 모성 담론의 재생산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의미를 띤다. 이제 우리는 테크놀로지, 몸, 정동이 젠더 차원에서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논의할 때가 되었다. - P109

ASMR이 성적 실천이라면 이 성적 수행 실천을 통해 형성되는 주체는어떤 것일까? ‘대안적‘인 것은 지배적인 것의 특권적 지위를 가시화하고 의심하게 되는 효과를 낳기도 하지만, 때론 지배적인 것을 보충하며그 절대성을 유지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따라서 ASMR의 쾌락이 기존의 섹슈얼리티의 규제에 어떻게 관계되거나 배치되고 있는지에 대한설명과 연구가 요청된다. - P119

즉 대중의 취향이 반영되면서 로맨스가 부상하고 그 영향으로 지배질서인 가부장제가 용인하는 사랑스럽고 유약한 여성이 여주인공으로설정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김은영·김훈순, 2012).
이와 유사하게 동일한 소설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여주인공은 스웨덴 영화에서는 독립적인 행위 주체로 재현되지만, 미국에서는 의존적인 행위 객체 혹은 조력자의 이미지로 구성된다. 또한 여성주인공은 애정 관계라는 서브플롯에 묶이는데, 이러한여성주인공의 설정 변화는 재매개 과정에서 해당 사회가 지닌 가부장적이데올로기가 영화의 서사 변형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오원환·오종환, 2013). - P144

이렇듯 원작이 가진 기발한 설정과 주인공, 주제의식은 드라마로 재매개되는 과정에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 비록 세부적인 것들이 변화를 겪더라도 원작이 구현한 큰 그림은 재매개 과정에서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이미 인기를 얻어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는 원작의 공감과 인기 요인들을 재매개 콘텐츠가 차용하는 것이다.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창작과 수용의 상대적인 자유로움에서 오는 장점들이 웹툰의 힘임을 보여준다. - P149

 이처럼드라마로 재매개되는 과정에서 여성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겉보기엔 아닐 수 있지만 감춰진 여성성이 있다는 것이며, 여성은 사랑의 주체이기보다 낭만적 사랑의 대상IN PEAD RI, (S)으로 남아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 P163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매개가 이루어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부장적 지배이데올로기를 파악하on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류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성차별적인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파헤치고 이를 극복하고 성평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재매개가 이루어지도록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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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26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ASMR 이 이성애 중심주의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데에 대해서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성애를 더 드러내고 포르노적으로 변질될 확률이 더 높아보여요.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바람돌이 님. 화이팅!!

바람돌이 2022-09-27 15:4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응원으로 더 힘을 내겠습니다. 역시 같이 읽기는 좋아요.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생각이 바로 바로 피드백이 들어오고 응원도 들어오고..... ^^
 















제1부 1. 행복을 향한 그녀들의 움직임 : 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 - 김예란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명예나 돈이나 안락함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행복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구는 자연인처럼 산속에서 혼자서 사는 데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 귀의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나처럼 세속적인 이는 그저 나의 일상이 유지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행복을 느끼는 형태가 사람마다 다양할 뿐이다.

불행이란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의 형태가 깨어지는 것 아닐까?

저자에 의하면 이런 행복은 기쁨과 슬픔을 끌어안고 끝없이 지속되어야 하는 생성적인 운동력이 된다.


그런데 왜 행복에 기쁨 뿐만 아니라 슬픔까지 끌어안아야 하는걸까?

그에 대한 대답에서 버틀러는 인간 존재 자체의 취약성을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에 대한 공존과 협력의 책임을 져야 한다. 

나의 존재는 타자에 대한 의존에 기인하며 따라서 그 누구도 타자에 대한 책임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와~~~

이 말 진짜 너무 멋지지 않나?

내가 정의로워서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약한 존재여서 서로 의존하고 돕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선언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나의 취약성에 대한 슬픔을 연대와 공감, 서로 껴안음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다른 나, 새로운 나를 거듭 거듭 만나는, 그래서 끊임없이 경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야 말로 어쩌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정희진샘이  경계를 뛰어넘는 것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와서는 디지털 공간을 통해 가부장제의 억압하에 '당했던 여성'의 존재가 '말하는 여성'이라는 존재로 변화하고, 또한 이러한 연대와 공감이 해시태그 페미니즘 같은 활동을 통해 친밀한 공중이 형성되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여성이 자신의 행복장치로 탈환하는 전복적 행위의 가능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1부 2. 불안에도 불구하고 - 백지연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걷는 여성이 있다. 그런데 뒤에서 묵직한 발걸음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그에 따라 여성의 심장도 두려움에 같이 두근거린다.

남성들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

우리가 다 범죄자냐고, 범죄자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맞다. 지금 골목길에서 나의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가 남성 범죄자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그래서 지금 내가 살아있잖아)

그러나 저 어두운 골목길에서 혼자 걸으며 불안을 느끼는 남성은 소수이겠지만, 저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여성은 거의 전부다. 

왜 불안하냐고? 불안은 느끼지 말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불안의 원인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 불안은 젠더 간의 권력차이에서 발생하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 원인을 존속시킨다.

그러면 여성들은 이 불안과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디지털 공간은 여성에게 차별의 경험 말하기와 이를 통한 정치적 지각을 획득하게 한다.

디지털 공간을 통한 말하기와 공유의 경험은 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될거야라는 말을 통해  나 자신과의 소모적인 싸움 대신 적이 누구인가를 알려주고, 누구와 어떻게 싸울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싸움에 참여하고 연대하며 사회적 지지를 확인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싸움에서도 여성들은 표적이 될 가능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총장퇴진 시위 이후 시위의 자료를 모두 지웠다는 것을 읽으며 너무 큰 슬픔을 느낀다.

자신이 옳다는 일에 참여하고, 그것이 사회적 공감을 일으켜 대통령 퇴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이었던 자랑스러운 투쟁에 이들은 왜 모든 자료를 삭제했을까?

예전 군부독재시절처럼 잡혀갈 것도 아닌데....


그래서 이 장의 마지막 제목

"우리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고, 불안과 함께 말하며, 불안을 없애기 위해 싸운다"

그럼으로써 남녀를 불문하고 옳은 것의 성취를 마음껏 자랑하고 떠들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여전히 싸움은 계속된다.




따라서 행복의 윤리 실천에서 행복은주체의 삶의 근거, 규칙, 방법론, 목표가 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체제와 조건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추구하고 발명하는 사회정치적 함의를 띠게 된다. - P23

이에, 나의 행복의 윤리는 행복을 개인의 심리 (심리학)나 사회의 발전 요소(경제학)로 간주하고 측정하는 대신 정동으로 해석하는 관점을취한다. 삶의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은, 앞에서 밝혔듯이 주체가 실행하는 마음과 몸이 발휘하는 욕망과 의지, 즉 정동의 운동이고 행동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 P23

 행복은 그 윤리를 추구하고 실행하는 주체의 삶의 기술이자 의미로 유의미해진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윤리적 가치를 위해 다양성 안에서 스스로 변화하며 특정한 선택을 향해 움직여 가려고 노력한다. 이때 행복이란 단일하게 규정되거나 고정될 수 없으며 기쁨과 슬픔을 끌어안고 끝없이 지속되어야 하는 생성적인 운동력이 된다. - P27

 나는 당신이 없다면, 다수 무명의 그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없는 약한 존재다. 각자 이토록 약하고 고독한 주체들이 ‘우리‘로 공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바로 그 취약함과 의존성 때문에, 그 누구도 타자에 대한 책임 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에 대한 공존과 협력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버틀러에게는 주체의 벗어날 수 없는 취약성이 삶, 나아가공통적인 삶의 원리로 긍정화된다.  - P28

이렇게 볼 때 취약성은 곧 저항을 구성하고 저항 안에 이미 내재한다(Butler, Gambetti & Sabsay, 2016). 이렇듯 "관계적이고 정동적인 관점에서 이해되는 취약성이란 나, 당신, 다른 그 누구에게라도 적용되는 보편의 원리일 뿐 아니라 급진적인 정치윤리학을 추동한다(Sabsay, 2016). - P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체는 자신에게 취약성을 부당하게 부여한 사회에 대해 저항하는 능동적 요소를동시에 함축하게 된다. 왜냐하면 단지 그 취약하고 비참한 몸의 "드러남" 자체가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노출 혹은 고발의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취약성이 규범에 대한 저항을 발현시키는 정치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취약한 몸들이 서로 뭉쳐 지지와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그 자체가 사회적 모순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정치적 저항력을 구성하고 발휘할 수 있기에그러하다(Athanasiou, 2016; Butler, 2016). - P32

바디우의 강조처럼 언제나 행복은 불가능한 것의향유이고, 긍정은 불가능했던 무언가가 이제는 실현될 수 있으리라는가능성의 약속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절망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물론 우리는 불가능성의 가능성 그리고 선택과 결단의 의미가 긍정과통한 행복에 관한 일련의 논의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음을 상기할 수있다. - P35

정동은 존재와 행위의 능력으로 무엇에게 무엇인가를 바라고 지향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다. 그 문자 의미 그대로 정동은 고정되거나 획일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들의 움직임‘이다.  - P36

이렇듯 행복은 정동의 휘몰아치는 운동의 흐름을 겪어내고 새로운가능성을 만드는 우연의 궤적들이다.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픈 마주침을체험, 체현하면서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고 다른 나이며 새로운나로 태어난다. 되어간다. 또 다시 태어난다. 이로써 매순간 더 이상 자신에게 갇히지 않고 자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자아와 만나는 사건, 그러한 사건들의 지속을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37

여성 주체는 ‘당했던‘ 여성으로부터 ‘말하는‘ 여성으로 변화하며 여성의육체가 남성의 탐욕스럽고 포악한 욕망의 소유물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사회의 가치 체계에 대한 가치 전환을 시도한다. 이로써 "권력에 노출" "취약한 육체가 "정치적 저항을 구성하고 실행"하는말로서 "긍정화" 한다(Butler, 2016:22). - P43

여성이 느끼는 불안은 젠더간 권력차이에서 발생하고,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 원인을 존속시킨다는 뜻이다. 불안은 다양한 강도를 가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정도가 변하며 내면적이거나 환경적인 상황에 의해 구체적인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Spielberger, 1966),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 차이가 지속적이고 안정화되어 있다면, 이를 고질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마땅하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 여성들의 불안은 한국 사회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지속된다. - P56

여성들은 소셜 미디어의 어포던스를 이용해 여성주의 운동의 역사에서가장 오래되고 주요한 과업인 ‘차별의 경험 말하기‘와 이를 통한 ‘정치적 지각 획득‘(Mackinnon, 1989; Rich, 1986)을 달성해나가고 있다. 여성들은 경험 말하기와 감정 공유를 통해 자신이 속한 사회 내의 억압을 이해하고, 개념화하며, 인식의 기본틀을 마련할 수 있다(Gautam, 2012). - P63

사회적 지지가 자신이 보살핌을 받고 있고, 스스로 가치가 있으며,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관계망에소속되어 있다고 믿게 하는 정보를 통해 얻어지는 것인 만큼(Harter.
1985), 호의적 청자에 대한 이미지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지를 높일 수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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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5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타자에 대한 책임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말, 동감합니다. 우리는 어리석고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기에. 열공하시는 돌이 님, 굿나잇 ^^

바람돌이 2022-09-25 12:13   좋아요 1 | URL
그쵸 프레이야님... 그래서 주디스 버틀러에 대해서 급관심이 생겼는데 책을 찾아보니까 이게 또 무지막지하게 어려워보이네요. 너무 어려운 책은 이제 읽고싶지 않은데 이러면서 고민중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2-09-25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열독에 꼼꼼 정리에.... 저도 ˝같이 읽기˝하면서 감정의 정치학에 최근 눈뜨게 되는데요 행복에 대한 인용들, 매우 흥미롭습니다!

바람돌이 2022-09-25 12:14   좋아요 0 | URL
아는게 없고 또 알게된 것도 금방 까먹는 나이인지라 정리라도 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남아있는게 하나도 없는 이의 발버둥입니다. ^^ 요즘 저도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감정에 대해 새롭게 깨달아가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2-09-25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리뷰 진짜 너무 멋진 거 아닙니까??
저도 며칠 전 첫 번째 김예란 교수님 편 글을 드뎌 완독했거든요. 마의 구간을 넘어섰다고 뿌듯해 했어요.
두 번째, 세 번째 글을 읽으면서 김예란 교수님 글이 어려웠지만 상당히 좋은 글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재독하면서 갑자기 뭔가 확 와닿는 느낌이 들어 울컥하는 감정도 좀 들었네요ㅋㅋㅋ
근데 바람돌이님의 글도 뭉클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6 16:06   좋아요 1 | URL
아이 감사합니다. 칭찬 받으면 또 좋아서 제 입이 막 찢어져요. ^^
김예란씨의 글이 마의 구간은 맞는듯해요. 뒤쪽의 글들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데 어려워도 좋은 글은 역시 좋은글이에요. 나무님의 확 와닿은 것이 뭐였을지 막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