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클럽 별의 금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공권력과 언론 그리고 자본의 짬짜미. 그래도 이 사회가 미치지 않고 굴러가는 건 그래도 그 안에 양심과 정의를 생각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요즘 한참 클럽 ‘버닝 썬’ 사건이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데 마침 이 소설을 보니 기분이 더욱 묘하다.

 

《클럽 별의 금화》의 주인공 ‘로버트 마탈러’ 는 소설《한여름 밤의 비밀》이후 처음이다. 그는 미제사건 전담팀과 강력 팀의 팀장이고 소설 속에서는 그의 그 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팀원들과 찰떡궁합으로 사건을 함께 해결한다.

 

소설은 독일 2008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독당과 사회민주당, 좌익당의 치열한 정치적 각축을 기본으로 절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될 것처럼 보이는 봉투를 발견한 ‘쥘레만’, 이 봉투와 관련되어 보이는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악셀 로텍’과 그의 신참 파트너 ‘다니엘 피히트너’ 주인공인 ‘로버트 마탈러’과 그의 찰떡궁합 팀원들, 마탈러에게 자신이 존경하던 저널리스트의 실종을 조사해 달라며 엉뚱하고 위험한 일을 벌이고 돌아다니는 기자 ‘안나’ 등의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사건은 전개 된다.

 

소설은 도입부에서 각 당과 그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흥미를 고조시킨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오토바이 사고에서 위험한 물건을 손에 넣은 ‘쥘레만’을 등장시키고 차례로 위에 나열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단번에 링 위에서 게임을 하게 만든다.

 

마탈러는 전 작에서도 그랬듯이 너무나도 착실히 사건을 조사한다. 소설은 엉뚱 발랄한 기자 ‘안나’와 그를 고통에 빠뜨리는 여친 ‘테레자’ 그리고 그를 좋아하는 성실한 조력자들을 등장시켜 소설의 속도를 조절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안나가 의뢰했던 저널리스트의 실종은 곧 살인사건으로 밝혀지고 그 사건을 조사하던 마탈러는 뜬금없이 등장한 라이벌 경찰 로텍과 조우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비밀리에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클럽 ‘별의 금화’의 비밀스런 모임. 찰떡궁합 팀원들과의 수사로 이 모든 인물들과 사건들이 하나로 모이며 극적으로 사건은 해결 된다.

 

소설은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모든 요소들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기자 안나와 주인공의 조력자들, 상대편의 등장인물들은 자칫 무겁고 어둡게 흐를 수 도 있는 이야기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행하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마탈러’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그의 팀원들과의 찰떡궁합은 작가 ‘얀 제거스’만의 특징이다.

 

앞 서 말한 ‘짬짜미’는 한국의 이야기만은 아닌 모양이다. 권력이 있어 돈이 모이는 걸까 아님 돈이 있어 권력을 만들어 내는 걸까. 일을 잘하면 오히려 조직의 존재 가치가 무너지는 아이러니를 품은 공권력은 언제 진정으로 국민의 편이 될 수 있는 걸까. 이 소설은 무거운 소재를 갖고 있지만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주인공들은 너무 매력적이고 이 많은 요소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참으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콜24
김유철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콜24》

 

 


자본이 주인인 세상은 사람을 자꾸 죽음으로 내 몬다. 단가 절감과 좀 더 높은 이윤 창출을 위해 사람은 도구가 된다. 사람이 도구가 되면 사람은 그 생명 때문에, 화장실도 가야하고 잠도 자야하고 끊임없이 원하는 걸 요구해 대기에 고장 나면 그냥 갈아 끼우면 되는 기계부품보다 오히려 더 성가신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웃기게도 이런 생명 있는 부품들에도 순위기 매겨지고 이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어느 회사의 직원과 그 회사에 파견되는 직원은 겉으로는 같은 직원인 듯 보여도 그 처지는 완전히 다르다. 그 어느 회사에서 하청을 준 회사, 그 회사의 사원은 별 문제가 없을 땐 원 청의 직원인 듯 살아가지만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 사원은 원 청이든 하청이든 그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코너에 내 몰린다.

 

이런 비상식적이고 이상한 구조의 노동환경에 이 보다 더 극한의 환경으로 몰린 노동자가 있으니 이는 바로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이다. 이 학생은 학생이지만 학교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노동자 이지만 진짜 노동자도 아니었다.

 

각자가 가진 재능과 소질에 따라 고등학교 3년의 기간 동안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의 가장 큰 제도인 ‘현장실습제도’는 학교의 실험, 실습만으로는 충분한 실습이 불가능하므로 시설이 우수한 산업체에서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역시 좋은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자본이 주인인 한국 사회에서는 학교의 취업률과 파견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기형적인 제도로 변질된 것이다.

 

소설《콜24》도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마이스터고의 학생으로 한 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해나’는 결국 저수지에서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되고 만다. 그녀의 죽음이 과연 ‘자살’인지 그녀가 죽기 전 함께 모텔에 함께 있었던 ‘재석’이 범인인지 이 소설은 재석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김’의 눈에 의해 전개 된다.

 

사건을 조사해 가던 ‘김’은 콜센터 ‘해지 방어 팀’에서 일어난 비인간적인 운영 실태와 이로 인해 벌어진 자살 사건 그리고 해나가 이 일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해나는 죽기 전 학교에 찾아 갔었지만 원하던 바를 얻지 못했고 회사에서도 극한에 몰리고 있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해나는 다른 학생들처럼 회사를 때려치울 수도 없는 처지였기에 그 고통은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성인 이었다 해도 견디기 어려웠을 일들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체 오롯이 짊어져야 했던 해나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짧은 분량에 필요한 단어는 뺀 간략한 문장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내용은 사회파 추리소설, 미스터리의 형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통쾌한 한방을 기대하기에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으리니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야 만다. 모든 사회파 스릴러가 그러하듯.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로스 사이언스》

 


 

점점 늘어가는 인간의 수명, 4차 산업혁명, 인구절벽 등 우리 앞에 놓인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할까.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다 가져 가거나 미래에는 필요 없는 직업이 하나 둘 사라진다거나 수명은 늘어났지만 늙은 채로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 등을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가 그리 장밋빛일 것 같지가 않아서 불안하다.

 

현재 인류가 누리는 번영이 만들어진지 채 100여년도 되지 않았음을 보면 앞으로 과학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발달할 것 같고, 반대로 흑인과 여성이 동등한 시민으로써의 권리를 갖게 된 것이나 이제 겨우 동물 복지를 고려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그에 따른 인류의 의식은 많이 느릴 것 같아서 그 또한 걱정이긴 마찬가지다.

 

《크로스 사이언스》에는 이런 두려움과 함께 과학 발달의 역사와 이에 따른 인간 철학의 발달을 다양한 예술 작품과 연개해서 보여 주고 있다. ‘프랑켄슈타인’,'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퀴리부인‘ ,’유토피아‘,’1984‘,’멋진 신세계‘,’옥자‘,’가타카‘,’로보캅‘,’공각기동대‘,’블레이드 러너‘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등장하고 이런 작품들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이 가져올 다양한 변화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얼마 전에 SNS에 본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 중 하나가 키우는 개가 실내 생활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발톱 전체를 자르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심지어 매월 한번 씩 이런 일을 한다는 사람의 글을 본 것이다. 이에 달린 댓글 중 동물을 사람과 달라서 고통을 잘 못 느낀다는 글부터 개에게는 분명 고문인 끔찍한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의 태도가 과연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크로스 사이언스》에는 과거 철학자들의 인간, 동물에 관한 인식변화에서부터, 이를 테면 남성과 여성의 차이, 인간과 동물의 차이 혹은 영혼의 유무 등을 말하고 이런 인식이 현대에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등을 ‘유전학’,‘우생학’ 과 관련하여 알아보기도 하고 ‘퀴리 부인’의 예에서 과학자의 남녀 성차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또한 ’옥자‘,’가타카‘를 보며 ’유전자 가위‘를 통한 유전자 변형 혹은 유전자로 인해 발생하는 반복되는 ’우생학‘으로 인한 차별, ’로보캅‘,’공각기동대‘,’블레이드 러너‘를 통해서 다가올 로봇,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시대에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변화와 철학적인 고민들의 지점들을 살펴본다.

 

《크로스 사이언스》는 ‘서가명강’시리즈 2권이다. ‘서가명강’은 ‘서울대를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 강의’로 현직 서울대 교수들의 유익한 강의를 엄선하여 일반인들에게 제공하는 도서, 강연, 팟 캐스트로도 만날 수 있는 참신한 기획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가볍지도 너무 전문적이지도 아닌 아주 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청소년은 물론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갈구하는 성인들에게 정말 적합한 책이고 분량도 딱 적당하여 출 퇴근 길에도 볼 수 있겠다.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래는 와 있다 - 기술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피터 루빈 지음, 이한음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미래는 와 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채 미래는 성큼 다가와 있다. 인류의 역사에 현재가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불과 채 100년이 되지 않은 시간에 인류가 이뤄놓은 것들을 살펴보면 다가올 100년에는 아니 내가 살아갈 몇 십 년 안에 어떤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요즘 SF영화에 재미가 들어 찾아보고 있는데 최근에 본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 2018)이《미래는 와 있다》에 묘사된 미래와 가장 근접한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나 한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는 결국 ‘게임’속 세상과 실제 현실과의 괴리를 그리고 있지만 영화에서 그리는 HMD(head mounted display) 사용모습과 아바타 활용 등은 책에서 그리는 그대로다. 생각하면 아직은 마치 게임 정도로만 느껴지는 ‘VR' (가상현실, Virtual Reality)이 우리 삶과 대체 어떻게 연결되고 또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이 책《미래는 와 있다》는 바로 이런 질문의 답 ‘VR'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루고 있다.

 

먼저 이와 관련된 용어 즉 가상현실 (VR), 증강현실 (AR), 혼합현실 (MR) 정도는 아는 것이 좋은데 책 303페이지에서 몇 페이지가량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가상현실 (VR): 눈앞에 불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착용함으로써(HMD)만들어진 인공세계가 일으키는 환상

증강현실 (AR): 인공물을 현실 세계에 들여오는 것. 통상적인 시야에 일종의 시각 정보를 겹쳐 띄우는 것

혼합현실 (MR): 현실 배경에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혼합시켜 제공하는 것

 

이 책은 결과적으로 보면 ‘VR’이 가진 다양한 측면 중에서 특히 ‘관계’의 변화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VR’의 시작과 발달해온 과정과 특징을 물론 설명하고 있지만 이 기술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 중 ‘관계’ 변화를 주로 살펴본다. 공감과 친밀함, 현존감, 촉감 그리고 나아가 섹스까지.

 

주로 게임에 이용되는 VR 인공세계에서 영화도 VR기술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이 제작되어 관람자가 영화 속에 뛰어들어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고 아직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머리 밖에 들어갈 수 없지만(느낄 수 없지만) 자신의 ‘손’과 다른 신체까지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는 ‘아바타’를 이용해 다양한 ‘촉각’ 체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과 포르노로 대변되는 섹스 산업 혹은 다양한 인간관계도 달라 질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책 속에 예로 든 것처럼 그 안에서 또 다른 다양한 성 범죄가 등장하게 될까?

 

얼마 전에 읽은 소설 <왕과 서정시>에 등장한 뇌 속에 칩을 삽입하여 SNS기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증강현실’에 가깝다. 상상력을 더하여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만난 ‘혼합현실’을 구현한다면 과연 우리의 생활은 어느 정도 까지 변화가 생길지 나는 감히 상상하기조차 버겁다. 이 책은 기술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 기술이 가져올 우리의 삶을 산업과 노동과 정치에까지 넓게 생각해 본다면 과연 우리의 삶이 장밋빛이기만 할까? 우리 모두가 이런 발전의 수혜를 받게 될까? 다양한 질문들이 연달아 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은 이런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벌써 주위에 하나 둘 생기고 있는 VR 체험 장, 핸드폰과 게임 등에 따라오는 기어들이 이미 다가와 있는 미래를 말해주고 있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 기술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겪게 될 변화들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처럼 VR에 V도 모르는 사람, SF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이런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월 4일부터 1월 24일까지 진행된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왕과 서정시>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 관련 이벤트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87994 


뜨개 코스터
김*희chika******@hanmail.net
윤*선mood******@hanmail.net
윤*연yo******@paran.com
최*현gst_******@hanmail.net
홍*기******@naver.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