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견 애로우와 프라다 마을의 미스터리
가스미 류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성안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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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탐정견 애로우와 프라다 마을의 미스터리》




본격 '개(犬)' 추리 소설! 처음 이 문구를 보고 어떤 책인지 상관없이 무조건 읽고 싶었다. 귀여운 강아지 그림과 검붉은 빛의 표지를 보는 순간 과연 어떤 책일지, 생각보다 무섭거나 잔인한 책일지 아니면 예상대로 귀엽고 유쾌한 책일지 정말로 궁금했거든. 읽어보니 어땠냐고? 이제 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지만 그 분위기는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


인간과 가장 친하다는 동물인 '개'가 등장하는 영화는 여러 편 있었다. 이 책과 같은 일본의 아키타 견이 주인공인 '하치이야기', 리트리버가 주인공인 '말리와 나', 세인트버나드의 '베토벤', 달마시안의 '101달마시안' 시베리안허스키의 '에이트 빌로우' 또 고양이와의 대결을 그린 '캣츠 앤 독스' 까지 모두 인간과 깊은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개 특유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는 영화들이다. 우리나라 영화중엔 '마음이' 시리즈가 유명하다. 그럼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어떤 개일까? 바로 일본의 '시바이누', 정확히 말하면 시바이누와 서양견의 잡종견. 적갈색 몸에 코부터 머리 등 한가운데 까지 화살표가 그려져 '애로우'라는 이름을 가진, 바로 이 개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탐정'이다.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인 시바이누, 시베리안 허스키, 골든리트리버, 치와와, 차우차우, 닥스훈트, 웰시코기, 불독에 비글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견종들이 등장한다.


프라다 마을 모든 개들의 영웅이자 인간의 친구인 '레노'의 동상이 서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 동상 옆에 일렬로 '우엉'이 심어져 있다. 바로 하룻밤 사이에. 그리고 어느 날은 그 옆 나무에 카페트가 깔려있기도 하고 동상에 왁스가 묻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개들 사이에 죽은 레노의 영혼을 보았다는 목격담까지. 그러자 '본타' 라는 개가 탐정 '애로우'에게 어떤 일인지 알아봐 달라고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한다. 그리고 그를 도와줄 G8, 8마리의 개들. 그들은 서로를 도와 밤마다 주인의 집에서 탈출을 하고 그들만의 언어와 행동으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다. 추리소설이라 더 이상은 이야기 못하겠다. 다 읽고 보면 정말 깜짝 놀랄 것이다. 분명!


일단 이 소설은 추리의 재미와 개들을 보는 재미 두 가지 모두 만족시킨다. 아마 개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묘사된 개들의 모습에 정말 웃음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나는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개는 아니지만 이 소설을 읽은 후에 이 녀석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혹시 우리가 없는 사이에 이런 일을 하고 다니지나 않을까? 가끔 한 번씩 이 녀석들의 영악(?)한 모습을 볼 때면 과연 내가 알고 있는 녀석들이 맞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하니까 말이다. 소설 속에서 그들이 대화하는 방식, 그들의 습성, 그들만의 버릇 들이 정말 사랑스럽게 묘사되어 있는데 읽는 내내 전개도 궁금했지만 그 개들의 모습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 소설은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도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소설이기도 하다. 음~ 물론 개가 주인공 이다보니 사람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물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큰 기대 없이 읽는다면 정말 흥미롭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애견인이나,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특히 어린이나 학생들이 본다면 더욱 좋아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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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짓하다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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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하다》




읽기 전과 후의 느낌이 많이 다른 소설이 있다. 이는 아마도 광고 문구에서 받은 첫인상과 이에 따른 예상과 기대치가 읽은 다음의 느낌과 사뭇 달라서 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좋은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차치하고 말이다. 이 소설도 그랬다. 이 소설의 첫 인상은 제목 서체에서 주는 불안(정)함이 가장 컸고, 광고 문구나 간단한 설명에서 나온 프로파일러, 삼보섬, 씻김 굿 등의 말에 과연 이 생경한 소재들이 어떻게 하나로 엮일까 하는 의문이 그 두 번째 였다.


소설을 이끌어 가는 것은 경찰청 소속의 '프로파일러 김성호'다. 그는 성형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살해된 한 여자의 살인사건을 맡게 되는데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남학생이 그의 심문을 받은 후 자살시도를 하는 바람에 일에서 제외되어 삼보섬 연쇄실종사건의 지원을 위해 전출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동행하는 학예사 여도윤. 처음엔 단순한 가출 사건인 줄 알았던 사건이 경찰서로 편지 한 장이 도착하게 되면서 납치, 실종사건으로 가닥이 잡혀 프로파일러와 고문서, 그림, 필적 감정에 능통한 학예사가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오게 된 것이다.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둘은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하고 사건의 단서를 발견하는 등의 역할을 하며 소설을 이어가는 중요한 축이 된다. 또한 '프로파일링'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거의 전지전능하게 그려지는 프로파일링을 우리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린 것, 그리고 수사과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것도 굉장히 고무적이다.


소설의 소재로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게 '주간파 사이트'로 현실에서 '일베'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의 신상을 털고 악플로 공격을 하기도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범죄를 모의하기까지 하는 등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중요소재는 바로 학교폭력이다. 지금이야 폭력의 위험성을 인지해 그나마 해결할 방법이라도 있지만 과거에는 어디 그랬던가? 폭력은 공공연하게 이루어 졌지만 모두 쉬쉬하며 가해자도 피해자도 묻히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현재에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그들 모두 안녕하게 살고 있을까? 보통 인과응보 보다는 '돈'이 승리자가 되는 현실을 볼 때 그들의 처지가 별반 달라질 것 같지 않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소설은 이 모든 것들을 절묘하게 하나로 엮어 우리 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독자의 뒤통수를 때린다.


소설 속 삼보 삼락의 섬 '삼보섬'은 바로 '진도'다. 소설을 다 읽은 후에야 알았지만 진도견, 운림산방, 세방낙조가 유명한 그리고 올해 세월호 사건 때문에 뇌 속에 각인된 바로 그곳이다. 소설 속 삼보섬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음울하고 음산한 곳으로 묘사되는데 인간 태초의 본성, 잔인함이 드러나게 되는 무대가 된다. 같은 곳에 서 있더라도 어떤 눈으로 보는가에 따라 아름다운 곳이 되기도 잔인함이 숨겨진 곳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 이 세상은 아름답겠지만 누군가에겐 지옥보다 더 끔찍한 곳일 수도 있다. 소설을 읽으며 내 가슴속에 숨겨진 비밀에 직면하기도 해야 했고, 끔찍함, 안타까움이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단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작가는 앞으로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를 과연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걸까? 다음 편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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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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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정말 작품을 재미있게, 꾸준히, 많이 쓰는 작가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팬이 많아 작품이 나올 때 마다 웅성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늘 이슈가 되는 주제를 갖고 나오는 시의 적절함이랄까, 아님 이슈를 만드는 힘이랄까, 그는 오래 활동해왔지만 주변으로 한 번도 밀려난 적이 없는 작가이고 대가이다. 그의 작품은 이슈가 되지만 심하게 자극적이지는 않고, 늘 사회성을 띈 주제를 고르면서도 중심엔 인간, 인간성이 있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인간'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순간 반짝이는 작품을 내놓고 사라지는 작가가 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가면산장 살인사건》은 현관에 가면이 걸려있는 산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담은 '본격 추리소설'이다. 요즘 나오는 장르소설들은 추리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미스터리나 스릴러의 성격이 강한 것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 작품은 몇몇의 조건을 설정한 뒤 독자에게 답을 찾아내 보라고 제시하는 정통 추리소설이다. 주인공 남자는 결혼 준비를 하던 예비 신부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그러나 그 후에도 그녀의 가족들과 관계는 이어가는데 헤어짐의 아픔이 가시기 전에 그녀의 가족들로부터 산장으로의 휴가에 초대를 받는다. 죽은 예비신부의 부모, 삼촌 가족과 사촌 등 가까운 친지들이 모이게 되는데, 계획에 없이 범죄자 2명이 들이 닥친다. 결국 목숨을 위협받는 인질이 된 가족들은 불안에 떨며 시간이 지나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만을 기다리는데 예비신부의 사촌이 살해된 체 발견된다. 정황상 이들 안에 살인자가 있다.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작가가 1990년에 쓴 소설이다. 소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몰론 조금 올드한 느낌은 있지만 말이다. 소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안정된 문장으로 이어진다. 여러 가지 정황과 상황을 만들고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의심하듯이 독자들도 끊임없이 여럿을 의심하도록 조심스럽게 증거들을 하나씩 던진다.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이래서 좋아한다. 한번 손에 들면 자다가 일어나서도 읽게 만들고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을 남기는 똑똑한 작가다. 그의 소설은 꼭 장르소설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내용이 일단 재미있고 '맛'을 아는 작가이기에 그렇다. 별로다, 실망이다 해도 결국 읽게 되는 게 바로 그의 작품이니까.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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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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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나는 고양이 집사다. 고양이를 주인님으로 모신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제목과 표지만 보고 내용은 상관없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이 구절. 이 구절이 마음을 쿵하고 울린 것 같다. 이 털복숭이 녀석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니. 내 10년 넘은 세월, 그리고 멀리 시간을 돌려 시골 살던 어린시절, 주위 그 많은 동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친구가 되기위해 노력했던 그 시간까지 모조리 사라진다니. 존재가 사라지면 아마 그와 관련된 모든 시간도, 추억도 사라지게 되는 거겠지. 어쩌면 모르겠다. 고통스런 마지막 순간을 빨리 마감해 주지 못한 그 며칠 기억이 사라지면 죄책감때문에 더 아프지는 않겠다는 이런 생각까지. 이 책 제목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 주는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책장을 넘겼다.


내 상상보다 이 책은 꽤나 담담했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집배원인 나는 어느날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러다 갑자기 내 눈앞에 '악마'가 나타난다. 머리에 뿔 달린 악마가 아닌 나와 똑같이 생겼지만 나는 절대 입을 것 같지 않은 화려한 셔츠를 입은. 그는 세상에서 뭔가 한 가지를 없애면 하루치 생명을 준다는 거부할 수 없는 거래를 제안한다. 그리고 마치 하루에 한가지 무언가를 만들어낸 신처럼 하루에 한가지, 전화, 영화, 시계를 차례대로 없애며 하루의 생명을 얻게 된다. 아무렇지 않았던 일상. 털복숭이 고양이를 껴안고 눈 뜨는 아침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하루에 한가지를 없애고 있지만 세상은 마치 처음부터 그 무엇이 없었던 것처럼 담담히 흘러간다. 나는 엄마와 아빠를 떠올리고 옛 첫사랑을 찾아가고, 이제는 사라질 마지막 영화를 보며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한다.


예전 소설가 이외수 작가의 책중에서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세상에서 한 가지 물건을 지워보라. 물건이 사라지고 그 물건을 썼던 기억, 추억이 사라지고 그 물건을 만드는 공장이 사라지고 그 공장에서 일 하던 사람들, 그들의 가족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결국 이 세상이 텅비가 된다는. 물론 이 말의 의미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소설에서 없어지는 '한 가지'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그러나 일맥 상통하는 것은, 우리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 만물, 사람들 모두 서로가 존재함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이고,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 우리는 죽음을 말하지만 결국 삶을 생각하고, 추억을 이야기 하며 현재와 미래를 고민한다.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는 것이 어쩌면 행복인지 모르겠다. 매일 아침 털 복숭이 이 따뜻한 생명과 함께 눈 뜨는 것이 그 어느 억만장자의 하루와 다를게 있을까? 소설은 조금 가볍고 생각보다 진지한 고민이나 철학적 고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따뜻하고 보송보송하다. 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서 읽으면 참으로 좋을 소설인 것 같다. 영화화 된다고 하니 영화로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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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7
안치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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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이 어떤 대상에 대한 믿음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참으로 생경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보이지도 않는 어떤 대상, 절대자 말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절대적 존재가 직접적으로 남긴 말도 문서도 없고 모두 구전 되다가 글로 적힌 것이고, 이마저도 읽는 이의 의견과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도 천차만별이며, 과거 어떤 회의에서 이 해석은 이렇게, 저 해석은 이렇게 하자는 식으로 그 당시의 이해관계에 따라 '약속'하고 채택된 것뿐인데 그 상황의 산물이 절대적 믿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운 것이다. 우리가 살고,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는 모든 것을 그 믿음 안에서 행한다는 것, 그 무서운 집중력 또한 놀랍기만 하다.


나는 이런 이유로 종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러나 어떠한 '믿음'에 관해선 이해할 것도 같다. 그런 나조차도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나 힘든 일을 겪을 때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지니까. 어쩌면 이 험한 세상,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인류는 어떤 '믿음'을 만들어 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어를 만들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을 만들어낸 인류에게 알 수 없는 미래 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요즘 '개독'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자주 올라온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팻말을 들고 우렁차게 외쳐대는 사람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불신지옥이라고 저주하는 사람들에게 신과 믿음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순수한 믿음, 그에 따른 지순한 실천 이런 행위는 참으로 숭고하다. 그러나 이런 행위가 종교라는 단체가 되는 순간 개개인의 숭고한 행위는 그 단체에서 정해준 절차와 의무 등에 가려진다. 주객이 전도되어 믿음과 실천, 말씀이 단체의 존립과 번성에 가려지고 마는 순간 '개독'이라는 존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재림》은 이런 부조리에 관한 소설이며,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해결하는 탐정소설이기도 하고, 종교와 엽기 살인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풀어낸 다소 코믹한(?)소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탐정이라는 직업이 공식적이지 않기에 변호사가 한 가지 일을 더 추가해서 하는 형태의 민간조사원으로 팀을 꾸려 의뢰 받은 일을 해결한다. 팀원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데 덜렁대는 탐정 독고잉걸(독소장), 무겁고 치밀한 남자 같은 여자 권민, 여자 같은 남자 승주가 각자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내며 사건을 해결한다. 미술을 하는 아들이 실종되었다며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일에 착수하게 되는데 캐면 캘수록 무서운 비밀이 드러나고 연쇄살인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자 팀원들은 앞으로 더 있을지도 모르는 피해를 막기 위해 비밀을 풀고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


소설은 총 2편이 실려 있는데 1장이 바로 <재림>, 2장은 <만남, 그리고 시작>편으로 독소장과 승주가 미국에서 일어난 유학생 실종사건을 조사하면서 권민을 만나게 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추리나 스릴러 등의 장르 소설 중 한국 작가들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한국 작가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소설 <서초교회 잔혹사>의 작가 옥성호, <유다의 별>의 도진기도 그런 작가들 중 한명이다. 이 소설은 소재와 사건에 비해 너무 무겁지 않아서 좋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내용상 시리즈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추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재미난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가독성도 좋아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서초교회 잔혹사 http://africarockacademy.com/10189914225

유다의 별 http://africarockacademy.com/220100100721

스님 지옥에 가다 http://africarockacademy.com/10149876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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