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뷰잉
김세환 지음 / 조이럭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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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 뷰잉》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보지 않았을까. 앉아서 천리를 내다보고 축지법을 이용해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닌다거나,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고 과거나 현재를 내다보거나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을. 이 책은 이런 신기한 능력 중 ‘천리안’에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하는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이다. 이런 내 생각은 ‘초능력’이란 것에 맞춰져 있었지만 실제로 이 책이 말하는《리모트 뷰잉》은 신비한 능력이 아닌 철저하게 훈련하면 누구든지 가능한 기술이며 공식이다.


《리모트 뷰잉 Remote Viewing》은 직감과 오감을 극대화시켜 ‘타깃’이라 불리는 대상의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툴(tool)인데, 시공간의 구애 없이 대상에 대한 복합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가져오는 기술이다.-p 18- 일반적으로 초능력이라 불리는 것과는 다르게 타고난 능력이 없어도 일정한 공식에 따라 훈련하면 일반인들도 가능하며, 본다는 것 보다는 ‘직감’을 통해 정보를 받고, ‘오감’을 통해 해석하는 기술이다. 어느 기술이나 그렇듯 《리모트 뷰잉》도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하며 실제로 1991년 걸프전동안 사담 후세인을 감시해 결국 전쟁의 종식을 가져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p 33-


《리모트 뷰잉》도 ERV, 데이비드 모어 하우스, 클레어보이언스 등 여러 종류가 있고 각 스타일 마다 시행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술은 서양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졌기에 생각이 빠르고 성격이 급한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을 가만해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에 맞게 조금 변형시킨 방식을 가르쳐 주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가능한 원리를 ‘매트릭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타깃을 정해 정신을 집중하면 ‘매트릭스’라고 하는 곳에서 정보를 받는다는 것인데 이 매트릭스는 ‘아카식 레코드’ 혹은 ‘우주 도서관’이라는 개념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고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해 직관을 가지거나 이끌림을 받을 때 이 매트릭스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것이 가능한 원리에 대해서보다는 리모트 뷰잉을 하는 방법, 훈련 방식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책의 2부 실전 편을 바로 이 방식을 설명하는데 쓰고 있다. stage1~4번까지 실시하는 실질적인 방식을 그림과 사진을 이용해 자세히 설명하고 각 챕터 끝에는 셀프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질문들이 실려 있다. 1부에서는 리모트 뷰잉의 역사나 원리, 3부는 리모트 뷰잉의 활용 분야와 연습 방법, 실제 리모트 뷰잉을 실시한 사례 등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역시 이런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무의식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에 놀랐고 과연 수업을 받지 않고 이 책만으로도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원리를 놓고 생각하면 또 완전히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이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 능력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고 실제 전쟁에서 쓰였다고 하니 참으로 인간의 능력과 그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 이런 의학이나 과학이 전쟁을 통해 발달 해왔다는 것은 또 아이러니로 다가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주는 메시지다. 저자는 이 능력이 잃어버린 동물을 찾거나, 내 적성을 알아내고 원하는 정보를 얻는데 쓰일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현실과 나 자신,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했다. 호기심과 단순한 즐거움으로 이 책을 읽고 훈련하는 것도 좋겠지만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다면 큰 목적없이 한번 쯤 도전해도 좋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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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김정민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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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페이스 북’을 비롯해서 여러 sns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우리 고대사를 공부하고 자료들을 공유하는 페이지나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팀을 꾸려 우리 민족의 고대 유적지라 여겨지는 곳에 탐사를 가기도 하고 많은 문서나 지도 등의 자료들을 올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실들을 알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대척점에서 이들과 이들의 활동을 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들은 앞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명 ‘환빠’ 즉 환단고기에 빠진 사람들이라 부르며 대놓고 무시한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이 ‘환빠’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이들은 환단고기를 민족주의나 종교적이 이유에서 쓴 위서로 보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 환상이라 치부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환단고기를 참 재미있게 읽었고, 우리 역사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 안의 내용이 다 맞을 것이라고는 또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류학계가 아니면서 우리 고대사를 연구하는 일명 ‘재야 사학자’라 불리는 사람들의 연구 활동을 존중하며 늘 관심 있게 찾아 읽고, 이와 반대 의견을 펴는 학자들의 의견도 비교하며 읽어 보는 편이다. 예전과는 달리 유적 발굴이나 천체 연구를 통한 다양한 연구들이 지금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을 알기에 정사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늘 열어두는 편이다.


이 책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는 환단고기의 내용이 참이라고 증명하는 책이기도 하고 저자의 주장에 근거에 환단고기가 쓰이는 책이기도 하다. 언어와 지리, 신화와 유물, 인종 DNA 의 상관관계를 밝혀 각 민족 간의 상관관계와 더불어 더 나아가 초 고대 문명을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지구 전 민족에게 공통적으로 전래되는 ‘홍수’ 신화에서부터 시작되는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환웅과 텡그리가 만나고, 부여계인 고구려와 백제가 투르크계인 당과 신라의 연합군과 싸웠다는 것, 조선의 태조 이성계는 푸른 옷을 입었지만 후대 왕들은 붉은 옷을 입은 이유, 신라인들과 심지어 부처까지도 편두를 했던 이유, 단군의 이야기가 아닌 환웅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조금 뜬금없고 황당하게 까지 느껴지는데 책의 이야기는 그만큼 흥미롭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바로 진위의 논란이 되는 환단고기가 주장의 근거로 쓰였다는 것과 지면에 인용하기 어려운 논리의 비약이 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자료와 연구는 이제껏 고대사의 연구에서 보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고 언어를 통해 각 국의 공통점을 연결시킨 부분은 신선하게 가다왔다. 아마도 고대사의 연구를 ‘환빠’들의 환타지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새로운 먹잇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면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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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에 관하여 - 죽음을 이기는 4가지 길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3
스티븐 케이브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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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멸에 관하여》

 


 

내가 죽음을 경험한 것은 바로 먼 친척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이다. 나는 당시 아직 어렸던 동생들은 빼고 아버지와 단둘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나는 그냥 맛있는 걸 먹는 게 좋았던 것 뿐인데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비밀스런 이야기를 하던 동네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신기했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지금 뇌리속에도 깊이 박혀있다. 그리고 나랑 정말 가깝던 개가 죽었을 때가 두 번째, 그리고 2년 전 태어날 때부터 키우던 고양이가 병으로 죽었을 때가 세 번 째. 그런데 고양이의 죽음은 다른 앞선 죽음들과는 달랐다. 이 고양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을 이기기 힘들어 어느 샌가 나는 그 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고양이의 사후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고 고양이가 죽으면 그 영혼은 편히 쉬는 상태가 되며, 때론 다시 태어나 우리 곁에 올 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굉장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자 괴로운 마음은 사라지고 현실에 집중할 수가 있었다.

 

이 책은 내가 겪은 이 심리의 변화를 다 담고 있는 책이다. 고양이의 죽음과 불멸이 어떤 관계가 있냐고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 깊이 있는 인문학이 어찌 고양이의 죽음과 연관이 있겠냐고 논리의 비약이 아니냐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처럼 고양이를 키우는 다른 한 사람은 고양이의 죽음 앞에 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자 굉장히 강하게 부정 했다. 자신은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일각에서 말하는 이런 주장이 허황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이다.

 

누구나 생을 살아가면서 나처럼 죽음을 만나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럴 때 죽음은 굉장한 충격이고 불편하며 이해할 수 없는 ‘패러독스’다. 왜냐면 어느 순간 나 또한 틀림없이 죽는다는 깨달음을 얻을 테고, 내가 죽는 다는 것은 어떻게도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죽음의 순간을 떠올리는 순간 나는 이미 타자화가 되어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이 ‘죽음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불멸’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죽음은 내가 살아있는 이상 알 수도 없고,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인류는 이 두려움에 직면하여 영원히 죽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고 말이다.

 

이 책에는 이 ‘불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진시황처럼 죽음을 부정하고 직접적으로 영원히 사는 방법 ‘영생’을 찾기도 했고, 죽음을 인정하되 다시 살아나는 ‘부활’을 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두 방법 모두 허점들을 갖고 있는바 ‘영혼’을 통한 영생을 꿈꾸거나 나아가 ‘유전자’를 물려줌으로써 영원히 사는 방법을 생각하기도 했다. 혹은 '명성'을 얻어 자신은 죽더라도 이름만은 영원히 남기려 하기도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는 의학과 과학, 인식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인간의 수명은 과거보다 몇 배나 늘어났으며 신체나 신체의 일부를 보존하여 미래의 발전된 의학의 힘을 빌려 목숨을 연장하고 싶어 하거나, 죽더라도 다시 살아나는 부활의 믿음은 종교와 의식, 사회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과학이 발전하여 종교적 믿음이나 사망, 존재, 영혼에 대한 인식이나 정의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가만 살펴보면 과거 이집트의 미라나 현재의 신체보존이나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이고 부활과 복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것이 가능하다면 사회제도는 어떻게 달라지 게 되는 지 우리의 인식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왜 맹목적으로 죽음을 회피하는지 꼭 그렇게 죽지 않아야 하는지 많은 질문들의 타당성을 살펴본다. 이렇게 과학이 발전하고 생명의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발달된 지능을 구가하는 우리 인류가 아직도 형태가 다른 죽음의 아이러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이 책은 ‘죽음’, ‘불멸’이라는 틀로 우리 인류가 걸어온 역사를 보여주고 인류가 만들고 쌓아온 인식과 철학, 제도의 흐름을 보여준다. 저자는 인류가 만들어 낸 불멸의 방식 ‘영생’, ‘부활’, ‘영혼’, '명성', ‘유전자’ 의 길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문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이야기 한다. 


죽음은 결국 삶과 맞닿아 있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것은 결국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한계가 없는 삶, 이번 주말 토요일에 무엇을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영원의 시간은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무한이 반복되는 삶 속에 소중한 것이 과연 무엇일지,  과연 우리가 그 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저자의 차분하고 방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죽음과 삶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미처 깨닷지 못한 것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몸에 좋다는 것은 그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탐욕을 보이는 인간에게 이 책은 정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삶을 어떻게 의미있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많은 분들께 읽히기를 바라는 바이며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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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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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잡동사니 창고에서 언제 썼는지 모를 남편의 편지가 발견된다. 그러나 봉투엔 자신이 사망한 후에 읽으라고 적혀있다. 그러면 아내들은 온갖 상상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첫 번째는 남편의 외도, 그리고 그 다음은 자신의 말 못한 비밀이나 거짓말을 밝히는 것일 거라고 온갖 것들을 ‘상상’할 것이다. 돈이 좀 있는 집이라면 이와 관련된 ‘유언’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이 내용을 보았을 때 나는 왜 그 편지가 남편이 아내나 가족들에게 남긴 사랑의 메시지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혹시 부부나 가족들의 ‘비밀’이란 차마 말 못하는 수준일 거란 상상을 한 것은 아닐까? 그만큼 가족의 울타리는 성스러운 것이라 여겨지니 말이다. 또 어쩌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그렇게 견고하지 않음을 직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아, 그리고 참! 그리고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테고.


소설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이 작가는 ‘여자에 대해 그 여자들이 만들어가는 인생의 순간순간에 대해, 그녀들이 만드는 가족에 대해 정말 잘 아는 구나’하는 것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연애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운 과정이다. 내 인생도 버거운데 배우자의 가족들을 내 인생에 끼워 넣어야 하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어려운데 태어나는 자녀들은 나를 더 어렵게 하며 인생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 권태, 위기들은 시시때때로 치고나와 고민을 하게 만드니까.

이 소설은 총 500쪽이 넘는데 도입부가 거의 150쪽에 다다른다. 세 가족이 나오는데 여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가정과 가족들을 묘사한다. 주인공인 중년 여자 <세실리아>는 남편이 출장간 사이 사춘기에 접어든 세 딸과 씨름하다가 이 편지를 발견하고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한 여자, 이제 노년기에 접어든 <레이첼>은 과거 자신의 딸을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잃었는데, 남은 자녀인 아들과 며느리가 직장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인 손자를 데리고 멀리 간다고 해서 고민이다. 마지막 한 중년 여자인 <테스>는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 지냈던 사촌 동기와 자신의 남편이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 절망하여 결국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엄마가 계신 친정으로 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세 여자는 <레이첼>이 일하는 학교에서 학부모로 만나게 되며 이야기는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자, 그렇다면 세실리아는 자신이 발견한 편지를 결국 읽었을까? 물론, 읽었으니까 전개가 되겠지. 그럼 과연 그 편지엔 어떤 말이 적혀있고 그 말은 이 세 여자와 그들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어찌 보면 그 비밀보다는 그 비밀을 매개로 드러나는 권태와 의무가 쌓여가는 중년 부부의 문제, 부부와 자녀, 이혼 같은 인생의 굴곡 속에서 여자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변화’에 더 중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서두에서 보여주는 세 여자들의 가족의 (심리)묘사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이 소설을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었지만, 세 여자들이 만나게 되면서 전개되는 부분부터는 정말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다 읽고 나서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었고 오히려 감탄하게 되는 요소가 되었고. 어찌 보면 지루하기 까지 한 심리묘사를 돌이켜보면 ‘어떻게 여자를 이렇게 잘 알까?’ 하는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작가 이름이 익숙해서 찾아보니 전작이《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였다. 앗! 하고 무릎을 쳤다. 전작에서도 거의 완벽할 정도로 여자를 잘 묘사 했었다.


나는 간단한 책 내용 이외에 다른 정보는 잘 모른 체 이 소설을 읽었기에 선입견 같은 건 거의 없었다. 오로지 소설에만 집중해서 읽었는데 특히 섬세한 심리묘사는 압권이었다. 그리고 가족이란 울타리가 만들어 내는 부조리와 원죄, 죄책감, 이기심 따위를 대면하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기도 했고, 그녀들이 겪은 딜레마와 일탈에선 나도 모르게 동화되기도 했다. 이 소설을 읽는 다면 도입부분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자꾸만 책장을 뛰어 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는 것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그에 상응하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니까.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궁금하다. 이 소설을 ‘비밀’에 초점을 맞춘 미스터리 스릴러로 그릴 것인지, 갈등과 화해 혹은 사랑과 용서 등에 초점을 맞춘 로맨스나 가족물로 그릴 것인지. 아마 소설을 읽어보면 이 여러 가지 요소를 하나의 작품으로 엮어낸 작가의 실력에 놀라게 될 것이다. 500쪽이 넘는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결말도 따뜻했다. 아이쿠! 이렇게 말하면 스포일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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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뜨라 YANTRA - 우주적 합일의 딴뜨라 상징 얀뜨라
마두 카나 지음, 심상욱 옮김 / 지혜의나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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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뜨라》




요가원이나 명상 수행 처에 걸려있는 족자나 액자, 혹은 관련 상품을 파는 상점이나 액세서리 디자인에서 다양하고 신비로운 도형들을 볼 때가 있다. 나는 그저 인도풍의 신비로운 문양이라고만 생각했지 이 문양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 심벌(Symbol)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행운을 불러들인다는 의미의 팬던트로, 동판에 새겨 액자로 만든 다음 인테리어 소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넓은 천에 그림이나 수를 놓아 족자로 만들거나 탁자 테이블보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이 아름답고 반복적이고 묘한 도형들이 가득 찬 그림들 어디엔가 걸려있으면 정말 근사해 보이기도 하고 부적 같기도, 정말 행운을 갖고 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그림이 바로《얀뜨라 Yantra》다.




이 책《얀뜨라》는 바로 이 ‘얀뜨라’가 어떤 것인지 소상히 밝혀주는 책이다. 얀뜨라가 갖고 있는 의미, 상징, 표현법등을 하나하나 뜯어 보여주는 조금은 어려운 학술적인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힌두교나 요가, 명상, 영적수행과 그 방법에 대해 문외한 이어서 이 책에 나오는 용어들이나 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보기도 하고 한 문장을 여러 번 읽기도 하면서 조금 힘겹게 읽었다.


얀뜨라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얀뜨라(얀트라)는 기하학적 도형으로 명상을 할 때 응시하는 시각적 도구로 쓰인다. 그리고 ‘만뜨라’(만트라)는 사물과 자연의 근본 진동으로 되어있다는 소리로 (예: 옴마니 반메훔) 진언, 주문을 말하는 청각적 도구이다. 힌두의 하나하나 모든 신들은 그들 자신의 만뜨라와 동반하는 얀뜨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얀뜨라는 특정 요소나 물체, 개념에 본래부터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유지, 간직, 원조한다는 의미의 암(yam)이라는 어근에서 파생된 산스끄리뜨 단어로 후에 종교적 계획을 나타내는 말로 확장되었고 특별한 종교적 의미를 품고 명상 훈련의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 또한 바닥이나 벽처럼 평평한 표면, 종이, 금속이나 수정위에 그리거나 새겨지기도 하고 입체적이거나 건축물로 구현되기도 한다.


얀뜨라의 기하학적 도형에는 각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한 점인 빈두(●)는 에너지의 결집, 정적 우주원리와 동적 우주원리의 결합을, 역삼각형(▽)은 여성적힘인 샥띠를, 정삼각형은(△) 남성원리인 쉬바의 표상을, 원(○)은 순환에너지와 둥근 우주적 리듬을 표현한다. 연꽃은 에너지 확산이나 시느이 본질을 설명하는 이미지, 정사각형은 드러난 세계의 토대 초월 되어야만 하는 현실의 세계를 표현하며 이들은 각각 완전한 얀뜨라로 작용하기도 하고 여러 개의 선형과 결합되기도 하며, 이와 연결된 만뜨라는 얀뜨라의 에너지를 더욱 증강시키는 관계가 된다.


이 책에는 얀뜨라 입문 의례, 이를 이용한 명상 예시, 얀뜨라의 미학적이고 형이상학적 측면, 건축물에서의 얀트라 등 얀뜨라의 의미, 형태, 의례, 방식 등 얀뜨라의 모든 것을 총동원하여 설명한다. 앞서 밝혔듯이 어려운 용어, 기초 지식의 부족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얀뜨라와 만뜨라, 수행 원리나 방식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결국 얀뜨라는 깨달음을 위한 도구이며 수단이다. 요가, 주문, 명상과 힌두교 등의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우주의 에너지를 응축한 도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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