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있는 노래들이라 흐흐흐 

1. <그대 내 품에> 이번주에 박정현이 불렀는데, 별 매력 못느꼇다.(나는 전반적으로 박정현의 노래와 창법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내겐 김현식 버전이 최고다. 이 곡이 담긴 김현식의 이 음반은 대학 1학년때 연극하는 여인네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벚꽃 날리는 국철 승강장에서 장장 6시간 동안 들었다. 이 여인네는 요즘도 가끔 통화하는데 지금도 사이 좋다. 난 요즘도 봄이 되면 벚꽃 지던 시절에 무작정 역 승강장에 버티고 있던 20여년전 나를 생각한다. 옅은 청바지에 흰색 농구화를 신고 있던 젊은 친구. 내가 만약 소설가 보르헤스여서 과거로 돌아간 나와 대면할 기회가 생긴다면  승강장에 낭만적으로 쭈구리고 있던 그 친구랑 앉아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앞으로 겪게 될 인생의 태클도 미리 적어서 좀 알려주고 읽어야 할 책,만나야 할 사람들도 좀 알려주고...청문회 촌놈이 대통령되었다가 뒷동산 바위 위에 오르게 되는 것도 이야기해주고....그리고 마지막에는 살짝 부동산 정보와 로또번호 적힌 쪽지를 주머니에 꼽아주는...ㅋㅋ 보르헤스 할아버지가 들으시면 '떼끼' 하시겠다.  

2.<천일동안>- 이번 주에 문제아가 된 옥주현양이 부른 노래. 옥주현에 대한 친/반은 관심도 의미도 없다. 단지 과하다 싶은게 문제라는 생각은 든다. 싫으면 안보면 되고 안들으면 되지 나원. 중세 수도원에 종기 세 개 붙은 늙은 수도원장 마냥 신과 그의 자식들을 악령으로 부터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할 필요까지야. 차라리 그녀의 가시는 걸음 걸음, 발자국 마저 도려내시던지. 

하여간 이 곡은 또 모 여인에게-내가 최소한 헤테로 섹스선호자인 것 만은 확실하다- 아프게 베이고 절절 맬때- 그로 인한 우울증 초기 증상이 있었음. 의사에게 물어보니 자각증상이 있으면 초기도 아니고 그냥 우울한 거라하던데, 그 의사도 믿을만한 사람이 못되서- 또 무한 반복. 지금도 있을 과천 도서관에서 가방만 놔두고 바깥을 두리번, 안을 두리번, 뭐 하나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노래만 들었다. 결국 이 여인과 헤어지는데 천일이 넘게 걸렸다. 그러니까 3년동안 쩔쩔 거린거지. 천일동안 사귀는 것 보다 천일동안 헤어지는게 더 질리는 일이다. (질질 거리다 놓아준 여인들은 마왕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니나처럼 착한 폴을 만나 지금은 학부모되서 교무실을 기웃거리고 계시겠지.)  

3.<편지> bmk 는 두 번 꼴지를 했는데, 꼴찌의 이유는 모두 언밸런스다. 첫번째 경연에서는 편곡은 재즈풍으로 하고 노래는 자기 원래하던 스타일인 소울로 엮는다. 이게 그녀의 첫번째 언밸런스였다.리듬과 가창의 부조화. 두번째 이 노래는 말이지요. 정서와 창법의 부조화.....음 ...   

노자 도덕경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삼십복공일곡, 당기무 유차지용)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이는데, 그 바퀴통이 텅 비어 있어서 수레를 쓸 수 있게 된다....이어 그릇에 대한 비유가 이어진다. 그릇이 쓰이는 곳도 빈공간이라는 것이다. 

가사좀 보자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지내시오.. 행여 이 맘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진정 행복하길 바라겠고. 이 맘만 가져가오'

이 정서 익숙하지 않은가? 한국민에게 매우 익숙한-익숙하다고 학습된-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정서다. 화자는 포기와 체념,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해소되지 못할 애련을 내면으로 수용하는 화자다. 이와 동시에 지난 시절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작은 마음 한조각이 기억의 이름으로 영원하길 바라는 화자다.

그런데 마치 미국 남부 부흥집회 성가가수 처럼 이 곡을 감정과 기교로 꽉 채워 부르면 어떨까? 

 <진달래꽃>의 화자는 마지막 떨어지는 봄꽃 처럼 미세한 떨림을 내면의 강물위에 떨구는 화자이기 때문에 그의 눈은 결코 바깥을 향하지 않는다.  아쉬움이든 애련이든 비탄이든 고난이든 그 모든 것을 내면에서 해소시키는 것이다.

 bmk가 자기는 울렸으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것은 이 곡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정서를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내 옆지기랑 연애할 때 "아...이제 정말 끝이구나." 하면서 이 노래를 들었다. 제발 부디 좋게 보내자고 말이다....그런데 거 참 희안한게 연애고 인생이라구...끝인 줄 알았더니 끝이 아니였다. 그래서 내게 남겨진 연애질 마저 다 하고 7년 만에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어제가 둘째 아들 재원이의 2번째 생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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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간 ... ...뒷북이지. 

 집에도 뽀로로 물총 인형이 1-2개 있지만,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워낙 TV를 안보여주다보니 뽀로로 공화국의 시민이 되지 않고 있다. 펭귄으로 말하자면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본 -사실 내가 궁금해서 본- 폭력지수가 높은 '마다가스카의 펭귄'은 좋아한다. 크리스마스편을 한번 보여주었는데, 그 다음부터 가끔 생각나면 '마다가스카의 펭귄, 안해요" 라고 한다. (그때마다 아내에게 눈총을 받는다.) 그런데 나 역시 고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니 그게 언제하는지 모른다.   

'뽀로로'가 대통령이 되어서 하여간 뭔 잡지에서 기획기사도 실리고, 뭔 학자라는 양반이 민주주의의 모델 어쩌구 저쩌구...했다는데 대충 읽어보다가 '픽..'하고 말았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다 안다. 아빠들도...  

뽀로로 만이 아니라 아이들 동화 속에 나오는 세상이 얼마나 민주주의적이고 유토피아적이며, 평화롭고 상상력으로 충만한지. 나는 가끔 아이들의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동화 작가나 동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왠지 정말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동화 속 세상은 그만큼 아름답다.   

 뽀로로에서 민주주의를 본다거나 공동체의 뭔가를 찾는다면 지금 내 아이의 방안에는 온갖 낭만적 유토피아와 코뮌과 상호부조의 세계가 다 들어 있다. 아이 동화책 대략 한 권 집어와서 코뮌과 연결해서 리뷰를 하나 써봐 줄까....한 페이지 이상 쓸 수 있을 껄. 

이야기인 즉.....뽀로로 마을의 민주주의와 한국 문화상품의 우수성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미치는 -뽀로로로 대표되는- 취향의 단일화에 대해 좀 걱정하자.  어린 아이들은 모두 뽀로로고 좀 크면 엔진 포스 어쩌구...뽀로로에서 배울 민주주의는 매우 뛰어난 다른 동화책들 속에서 배우거나 함께 어우러져 사는 자연 속에서 배우게 하는게 나을 성싶다. 

 뽀로로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은 결코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다. TV와 마트의 장난감 코너가 아이들에게 '대통령' 이 된 세상이란 말에 지나지 않는다.

하여간 나는 우리 아이가 뽀로로 공화국의 여권을 받는걸 원치 않는다. 

 TV를 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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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사태, 언론보도 기자에게 영혼이 없다>

cbs 보도국 변상욱기자 

 www.nocutnews.co.kr/show.asp  

희안한건 매번 속으면서도, "저 새끼들 7천이나 받는데..귀족새끼들이 파업이나 하고" 라고 말한다. 그리고 뒤에 그런게 아니라는 사실이 좀 밝혀져도 별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도 그 자식들이 많이 받긴 할 꺼야." 라고 말한다. 

다음에 또 이와 유사하게 자극적으로 조작된 기사 또는 기사타이틀을 보면 과거의 반복. 

" 그 새끼들이 월급도 많으면서...귀족 새끼들이 파업이나 하고. 전부 지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놈들. 저번에 어디도 그랬지 " 

그런데 당신 말이지...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나? 아니면 노동귀족을 무지하게 싫어한다니 물어보는 말인데 당신들 말대로 -귀족이 아닌- 비정규직이나 기초생활수급자등을 위해 당신은 뭐하고 있지?  

노동자가 귀족되는 세상. ... 몰랐나 본데....노동자가 귀족 대접 받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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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5.18이구나. 

꽃잎 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  

우리는 나와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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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이 몸 속으로 떨어져서 망가진 인형 같다."  한 정신병자의 이 말은 자기 성찰을 담은 모든 책을 합한 것보다도 더 큰 무게를 지니고 있다. 

.................  

미치겠군. 한 쪽 눈을 겨우 주워 붙여놨더니만...   

그저 음악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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