ツナグ 想い人の心得 (新潮文庫)
村 深月 / 新潮社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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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나구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

츠지무라 미즈키



 




 처음 이 책 《츠나구》를 만난 게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 츠나구는 使者(사자)라 쓰고 츠나구라 읽는다. 본래 츠나구는 ‘잇다’는 말로, 여기에서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만날 기회를 마련하는 중개인을 나타낸다. 몇해 전에 이 책을 보고 난 만나고 싶은 사람 없다고 했구나.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때처럼 가까운 사람이 죽지 않아서는 아니고 그냥 없다. 실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죽은 사람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겠나. 어쩌다 난 이렇게 됐을지. 이런 건 재미없는 말이구나. 나와는 다르게 하룻밤이어도 좋으니 죽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사람 많겠다. 그런 사람을 생각하면 진짜 츠나구가 있으면 좋을 텐데.


 이번에 만난 《츠나구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두번째다. 첫번째를 봐서 이번 것도 봤다.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일본말로 읽었다. 첫번째 걸 몇해 전에 봐서 츠나구였던 아이 시부야 아유미라는 이름도 잊어버렸다. 이 책 뒤쪽에 쓰인 이름 보고 여자아이였던가 했다. 아유미(歩美)는 여자이름으로 더 쓰이는 것 같은데. 남자아이일 때는 아유무일 듯한데. 아유미는 할머니 집안에서 대대로 해온 사회 봉사와 같은 츠나구 일을 이어서 하게 됐다. 아유미가 처음 그 일을 했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다. 일곱해가 지난 지금은 작은 장난감 회사에서 일했다. 그 사이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아유미가 대학생 때였다. 할머니는 아유미와 제대로 헤어지려고 했다.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아쉬움 없는 헤어짐은 없을 것 같은데, 아유미는 할머니하고는 시간을 두고 조금씩 헤어졌다. 그런 건 누구나 할 수 없는 거겠다.


 도시전설 같은 죽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츠나구’를 믿고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전화를 하는 사람과 츠나구인 아유미 이야기도 나온다. 예전에도 나온 말일 텐데, 그때는 쓰지 않은 게 있다. 뭐냐 하면 츠나구와 이어지는 건 ‘인연’이다는 거다. 전화한다고 누구나 연결이 되지는 않는단다. 간절함이나 만남이 이뤄질 때는 전화가 되는 걸까. 누구나 다 전화하기 쉬워도 안 될 것 같다. 죽은 사람을 만나는 날은 보름달이 뜬 날이기도 하니. 다른 날 만날 수도 있지만 보름에 만나야 오랜 시간 만난단다. 그런 말 들으면 다 보름에 만나겠다고 하겠다.


 여기에는 모두 다섯 가지 이야기가 실렸다. 첫번째는 신인 배우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대리로 츠나구를 만났지만, 대리는 안 된다고 하자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를 만나겠다고 한다. 이때 츠나구라고 하고 나온 사람은 어린 여자아이였다. 츠나구가 바뀌었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츠나구로 나온 여자아이도 대리였구나. 이제 여덟살인데 안나는 아유미 할머니 친정 아키야마 집안 당주였다. 여덟살에 당주가 되다니. 두번째는 역사에 남은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그런 게 될까 했는데 다행하게도 이뤄졌다. 오래전 사람이어서 말이 잘 통하지 않았을 텐데도 그걸 부탁한 사람은 날이 샐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번째는 죽은 딸을 만나고 싶어하는 엄마 두 사람 이야기였다.


 아이가 먼저 죽으면 부모는 자기 때문에 죽었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사고나 병이어도. 부모는 그런 건지도. 네번째 이야기에서는 죽은 사람을 아유미도 알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어서 아유미도 충격 받았다. 장난감 회사에서 장난감 만드는 걸 부탁하는 공방 대장이었다. 딸인 나오는 아버지 일을 잇고 싶어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몰랐다. 아유미는 자신이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중개인인 츠나구다 말할까 했다. 나오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장난감으로 아버지 마음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모두가 죽은 사람 마음이 알고 싶다고 죽은 사람을 만나려 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람도 있는 거지.


 마지막은 사십대에서 팔십대까지 츠나구한테 연락한 사람 하치야 이야기다. 츠나구하고 이어지는 건 ‘인연’이다 했는데, 하치야는 오랫동안 이어졌구나. 사십대에서 팔십대까지라니. 해마다는 아니고 다섯해, 세해 그렇게 연락했다. 하치야는 만나고 싶은 사람 아야코한테 자신이 여든다섯이 됐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죽은 사람은 시간이 흐르는 걸 느낄까. 그건 모르겠다. 아야코는 그 말을 듣고 하치야를 만나겠다고 한다. 난 하치야가 아야코를 좋아했다는 마음을 전하려는 거였나 했는데, 내 생각은 단순했다. 하치야는 열여섯살에 죽은 아야코와 같은 시간을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건 하치야뿐 아니라 아야코 부모나 친구 약혼자도 같은 마음이다 했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것도 기적이겠다. 하치야는 그저 아야코한테 아야코가 좋아하는 벚꽃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사람이 죽으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소설에서는 츠나구가 한번 만나게 해주기도 하지만. 이런 거 보면 살았을 때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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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1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02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01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02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ツナグ 想い人の心得 (新潮文庫)
村 深月 / 新潮社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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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나구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츠나구’ 두번째 이야기다. 죽은 사람을 만나고 고맙다거나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소중한 사람이 죽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게 좋을 듯하다. 죽으면 다시는 만나지 못하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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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너머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9
마리아 굴레메토바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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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들에 아주 커다란 집 하나만 있어. 커다란 집엔 남자아이 안다와 분홍색 돼지 소소가 살아. 안다는 뭔가 잘 안다는 걸 나타내는 걸까. 그 이름처럼 안다는 소소한테 어울리는 옷이나 뭘 하고 놀면 좋은지 알았어. 그건 그저 안다고 느끼는 걸지도. 안다는 소소와 함께 하는 생활이 좋았던 것 같은데, 소소는 산책 나갔다가 울타리 너머에 나타난 검은색 돼지 산들이를 만나고 울타리 너머에 관심을 가져. 산들이가 오지 않나 기다리기도 해.


 산들이는 옷을 입은 소소를 보고 들에서 뛰어놀기 편하지 않겠다고 말했어. 산들이가 다시 온다고 하고는 안 오고 며칠 지나고 저녁에야 나타나. 산들이가 그렇게 늦게 온 건 덫에 걸려서였어. 바깥엔 덫이 있지. 울타리 너머에선 가끔 그런 것에 걸리고 빠져 나오려면 쉽지 않아. 소소는 그런 걸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더군. 그저 산들이가 다음 날 저물녘에 온다는 말만 기억해. 이튿날 소소가 숲을 만들고 놀자 안다는 그걸 무너뜨리고 재미없다고 하고는 인형극 하는 걸 보여줘. 안다와 함께 차를 마시려던 소소가 잠깐 어디 간다고 하고는 옷을 벗어던지고 산들이와 울타리를 넘어가.


 이 이야기 《울타리 너머》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는 걸까. 커다란 집과 뭐든 정해지고 편안한 곳을 떠나는 건지. 커다란 집에서 소소는 안다가 입으라는 옷을 입고 안다 말을 듣고 안다가 하라는 놀이만 했어. 먹는 것도 다르지 않았겠지. 《인형의 집》이 생각나기도 하는군. 안다는 자기 말만 하고 소소가 하는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 친구든 식구든 둘에서 한쪽만 말하고 한사람 마음대로만 하면 나머지 한사람은 답답하겠지. 자기도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게 있을지도 모를 텐데.


 소소가 산들이를 만나고는 울타리 너머가 어떤지 알고 싶어했군. 소소는 좁고 안전한 세상보다 위험해도 넓은 세상이 더 좋았던 건지도. 옷을 입지 않고 자유롭게 뛰어놀고 싶기도 했겠어. 난 위험하고 무서운 건 싫어. 소소는 모험을 좋아하는가 봐. 안다는 그런 소소를 몰랐군. 소소는 위험이 찾아와도 잘 헤쳐나가겠지. 그럴 거야.


 안다는 소소가 돌아오지 않아서 쓸쓸하겠어. 어쩌면 안다는 다른 친구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할지도. 안다도 달라졌다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흐르고 안다도 달라질지도. 그러려면 안다를 일깨워줄 친구가 나타나야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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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밤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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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나게 절벽을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그 사고를 낸 사람은 경찰이나 병원에는 연락하지 않고 운전하던 사람을 죽이려 했다. 그걸 보고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죽지 않고 아이가 죽었다. 그런 일을 당하면 복수하고 싶겠지. 마음은 조금 이해가 가지만, 난 실제로 못할 거다. 이건 내가 그런 일을 겪지 않아서 그럴지도. 내가 겪은 일이 아주 안 좋고 그것 때문에 마음이 안 좋다고 해도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과 같겠다. 아이를 잃은 부모 마음은 내가 다 알지 못하는 거구나. 누군가를 죽인다고 해서 죽은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는 않을 텐데.


 이 소설 《절벽의 밤》에는 이야기가 끝나면 지도와 사진 그림이 나온다. 첫번째는 흐지부지 끝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이야기 다음에 실린 사진은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이야기를 안 보고 사진을 보면 이건 뭔가 싶은 생각이 들겠다. 앞에서도 말했듯 지도 사진 그림을 다 이해한 건 아니다. 마지막만 알았다. 그건 누구나 알 것 같다. 세번째는 짐작만 하고 설마 했다. 이 소설을 옮긴이가 적은 말을 보고 그렇구나 했다. 이번 소설 집중이 안 됐다. 이런 변명을 하다니. 조금이라도 더 집중해서 봤다면 좋았을걸. 소설에 나온 걸 안다고 해서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소설이기에 그래도 괜찮은 걸지도. 소설은 현실보다는 자유롭구나. 난 그러지 못해서 윤리를 벗어나거나 법을 어기는 건 못 쓰겠다. 아니 꼭 그렇지 않으려나.


 일본에는 중국사람이 많이 갔을까. 한국에도 중국사람이 오기도 했구나. 코로나19가 나타났을 때는 중국사람은 못 오게 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구나.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한국에 온 중국사람은 코로나 검사를 받게 했더니 중국도 한국사람한테 비슷하게 했던가. 이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구나. 잘 하면 한국이 중국과 사이가 좋을지도 모를 텐데 그렇지 않다. 조금 먼 일본과 중국 사이가 더 좋아 보인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으면서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도 삐걱거리는구나. 그건 어쩔 수 없나. 중국은 중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역사를 비틀기도 하니. 두번째에는 일본에 사는 중국사람이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커는 초등학생인데 유치원생 때뿐 아니라 초등학생인 지금도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했다. 그래선지 커는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문방구에서 본 걸 살인사건으로 여긴다. 커가 본 건 뭐였을까. 문방구 할머니는 아니지만 실제 사건이 일어나기는 했다. 커는 그 일을 알아서 목숨이 위험해진다.


 다음 이야기에는 신흥종교 십왕환명회 간부가 죽는 일이 일어난다. 그 뒤에 부동산업자가 죽고 형사도 죽는다. 십왕환명회 간부는 왜 죽임 당했을까. 그건 안 나왔구나. 죽임 당했다고 말하다니.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여겼다. 모두 그런 건 아니구나. 그 사건을 담당한 신참 형사는 범인을 알아채는데 죽고 만다. 그런 거 보면서 의심한 사람이 있기는 했는데, 정말 그랬을지 몰랐다. 지금은 책을 보고 얼마 안 돼서 범인을 기억해도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릴지도. 범인보다 다른 걸 즐겨야 하는 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사람이 죽는 이야기여서. 사람이 죽고 죽임 당하는 걸 보면 꼭 그래야 하나 싶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죽기는 하지만.


 보면 안 되는 유미나게 절벽은 많은 사람이 목숨을 끊은 곳이기도 했다. 유미나게에서 유를 뺀 ‘미나게’는 몸을 던진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죽은 사람 영혼이 산 사람을 불러들이기도 한다고. 유령을 본 사람 있을까.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얼마 안 될지도. 그 이야기를 이용해서 누군가를 죽인 사람도 있을 거다. 십왕환명회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달라고 십왕한테 빌면 이뤄진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은 그런 말에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그런 신흥종교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있겠지. 그런 거 만들지 않으면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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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29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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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은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비밀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밀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건 판옌중과 우신핑 사이에서구나. 두 사람은 부부다. 판옌중은 변호사고 우신핑은 학원 선생이다. 우신핑은 판옌중과 결혼할 때 자기 부모는 죽고 오빠하고는 거의 연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날 우신핑이 집에 오지 않고, 판옌중은 우신핑이 일하는 학원에 가서 물어보는데, 우신핑 엄마가 찾아왔다는 말을 듣는다. 죽었다고 한 엄마가 오다니. 그런 말 들으면 무척 놀랍겠다. 지금까지 알았던 아내는 대체 뭐였나 싶어서. 이런 시작 일본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구나.


 우신핑이 사라진 걸 알기 전에 판옌중은 친구 아들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고 감옥에 가게 생겨서 여자아이 엄마와 돈으로 합의하는 일을 했다. 여자아이 엄마는 그런 일을 여러 번 했다. 여자아이가 만나는 사람을 고소하고 돈을 받는 걸. 그런 말 보니 여자아이 엄마가 딸을 이용해서 돈을 받아내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판옌중이나 친구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여기에 그런 일만 나오지는 않는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엄마 때문에 안 좋은 일을 겪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은 아이가 자라고 자신을 떠나도 어디까지고 찾아갈 것 같다. 그런 거 보면 차라리 아이를 버리는 엄마가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엄마라고 해서 다 자기 아이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기도 한다. 이런 말로 흐르다니.


 세상에는 아버지와 오빠 조금 멀면 삼촌이나 사촌오빠한테 성추행이나 성폭행 당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일은 왜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아버지나 오빠 삼촌 사촌오빠는 왜 그런 짓을 하는 건지. 아이는 어릴 때는 그게 뭔지 모르고 그러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할까 봐 가만히 있겠다. 시간이 흐르고 그게 이상하고 안 좋다는 걸 알게 되고 아무한테도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성격은 아주 어두워진다. 용기를 내고 말해도 그걸 그대로 믿지 않을 거다. 우신핑이 거짓말 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래서겠지. 하지만 우신핑과 쑹화이쉬안은 어렸다. 그 뒤 일어날 일은 짐작도 못했다. 정말 용기를 내야 했던 건 쑹화이쉬안이었는데, 쑹화이쉬안이 용기를 냈다면 좀 달랐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았을 거다. 그 마음 이해해야겠구나.


 아내 우신핑이 사라지고 판옌중은 우신핑을 찾다가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을 알게 된다. 그건 그저 겉으로 드러난 일일 뿐이고 진짜 일어난 일은 우신핑과 쑹화이쉬안밖에 몰랐다. 가해자인 쑹화이구도 알았구나. 자기 잘못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 그럴 수도 있을까. 그런 부분 볼 때는 오빠랑 동생이 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건 누구를 말하는 걸까 했다. 우신핑한테도 오빠가 있어서 그랬구나. 어쩌면 그런 일 부모 때문에 일어난 걸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엄마가 아플 때 다른 사람과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함께 살았으니 말이다. 엄마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생각나고 아이가 미웠겠지. 그래도 오빠와 동생은 맞는데. 차라리 따로 사는 게 더 나았을 텐데. 가까운 사이일 때 피해자는 가해자를 아주 내치지 못할지도. 우신핑 친구인 오드리가 그랬다. 어쩐지 싫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선생님이니 멀리 하지 못했다.


 사람 마음은 이상하다. 다른 사람한테 기대기보다 홀로 서야 할 텐데. 마음이. 내가 이런 말할 처지는 아닌가. 나도 스스로 살아가지 못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쓸쓸하다고 다른 사람한테 기대지는 않는다. 이것만은 다행인가. 난 혼자서도 잘 지낸다. 이런 것도 그리 괜찮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친구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곁에 있지는 못한다. 누구나 그렇구나. 살아서 헤어지든 죽어서 헤어지든 어떤 만남이든 끝난다. 서로한테 상처주는 만남이 아니어야 할 텐데. 우신핑과 쑹화이쉬안은 서로한테 상처주고 싶지 않았을 텐데, 마음과는 다른 일이 일어났다. 돈으로 해결하려는 부모 탓이다 해야 할지.


 예전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했다면 좋았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 모든 걸 밝혔다 해도 끝은 좋지 않았겠지. 아니 밝혔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 한 가정은 무너졌다 할지라도 거기는 본래 안 좋았구나. 식구와는 헤어졌다 해도 친구하고는 나았을 것 같은데. 이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이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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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12-25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모가 나쁜 경우도 있어서 가슴이 아프네요. 가장 믿고 의지할 데가 부모인데... 우신핑이나 엄마에게 이용당하는 그 사건의 아이도 안 됐습니다. 어른이 나빠요.... 어느 나라에서나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게 참 그렇네요... 아이들이 밝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3-12-26 01:23   좋아요 0 | URL
아이가 처음 만나고 믿는 건 부모일 텐데... 부모가 아이를 이용하기도 하다니, 거의 돈... 이런 건 일본 소설에서 자주 봤는데... 어느 나라나 아이를 생각하지 않는 부모 있겠지요 부모라고 해서 다 어른은 아니겠습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부모가 되어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은 거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3-12-26 0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도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화차와 도가니 광고 문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읽었을 때의 느낌은 또 다르더라구요. 여러가지 이야기가 복잡하게 섞여서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초반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주보다는 덜 춥지만, 그래도 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희선 2023-12-28 00:02   좋아요 1 | URL
이 책에 그런 광고 글이 있었군요 화차와 도가니라니... 화차는 읽었지만, 도가니는 안 봤군요 왜 그랬는지 알 것 같기는 하지만... 어떤 일은 하나만 일어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겠지요 처음에 일어났을 때 제대로 알려고 하거나 해결하려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해요

낮에는 덜 추워도 겨울이어서 밤엔 좀 춥습니다 서니데이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