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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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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좋아하는 거 맞을까. 또 커피 사고 며칠 지나고서야 맛보았다. 드립백을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거의 커피 믹스 마신다. 커피 가루만 사고 설탕 넣어 마신 적도 있는데 어느 순간 귀찮아서. 믹스 커피도 맛좋다.

 

 

 

 

                 

                           유월엔 딸기를 칠월엔 능소화를 길에서 만났다

 

 

 

 두번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는 맛 괜찮다. 내가 커피 맛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지난번에 처음 마신 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는 연했는데, 예가체프 레코는 진하다. 난 진한 걸 좋아하는 듯하다. 드립백을 뜯었을 때 냄새가 예전에 친구가 보내준 진한 커피와 비슷했다. 그건 꽤 진해서 두번쯤 내려 마셔도 괜찮았다. 한번은 내리 두 잔을 마셨더니 가슴이 두근 거렸다. 카페인을 잇달아 먹으면 그런 일이 일어난다. 카페인이 몸에 안 맞는 사람은 커피나 카페인이 든 거 조금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 거리겠지.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만 나는 건 아닐 텐데, 내가 마신 알라딘 커피 두 가지는 다 에티오피아에서 난 거구나. 에티오피아는 어디쯤 있을까. 아프리카 어디쯤. 시다모 난세보는 설탕 탔더니 맛이 별로였다. 예가체프 레코는 설탕 타도 괜찮겠다. 커피가 진해서. 하지만 안 넣었다. 우유만 넣어도 괜찮겠다. 내가 커피를 블랙으로 마셔본 건 아주 조금이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지도. 거의 믹스 커피 마셔서 그렇구나. 아무것도 안 넣은 커피를 마셔야 그걸 제대로 알지도 모를 텐데. 블랙은 깔끔하다. 그건 안다.

 

 더울 때는 시원한 커피 마시는 사람이 많겠지만, 난 더울 때도 따듯한 거 마신다. 이런 것도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 더워서 차가운 거 많이 마시면 배 아프다. 한두잔은 괜찮다. 이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다. 누구나 차가운 거 많이 마시면 배탈나겠다. 더워도 차가운 거 많이 안 먹는 게 좋겠다. 커피는 맛뿐 아니라 냄새도 중요하지 않나. 가을이나 겨울에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지기는 한다.

 

 찬바람이 불면 따듯한 커피 한잔 어때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로.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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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8-30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리브레커피를 마시는데, 많은 분들이 알라딘 마시는 것 같아 저도 한 번 마셔봐야겠어요 :-)

희선 2020-08-30 00:27   좋아요 1 | URL
리브레 커피라는 것도 있군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저는 거의 믹스 커피 마셔요 알라딘에 커피가 있고 다른 분들이 쓴 글을 보니 한번 마셔 보고 싶더군요 알라딘에는 책만큼 커피 좋아하는 분도 많네요


희선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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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집안 일을 대대로 이어서 하기도 한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집안에서 하는 일이 있으면 그 집 자식은 어릴 때부터 마음 한쪽에 언젠가 자신이 그 일을 이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집안에서 하는 일이 아니어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하는 일을 자식이 보고 자라고 하기도 한다. 그건 일본만 그런 건 아니구나. 어느 나라 사람이나 부모 등을 보고 자라니 부모가 하는 일을 자식도 하는 경우 드물지 않겠다. 오래 이어온 기술을 잇거나 가게를 잇는 건 쉬운 일이 아닐 듯하다.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부담스러울 듯하다. 집안 대대로 한가지 일을 하는 건 대단한 느낌이 든다. 그게 싫어서 다른 걸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다른 걸 하다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교토에 가지 않고 교토 이야기를 여러 번 보는구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두권과 이다혜가 쓴 《교토의 밤 산책자》 그리고 이번에 만난 《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다. 아마 교토가 배경인 소설도 조금 봤을 거다. 교토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은 천년이나 수도였다는 거다. 천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다. 천년 뒤에 수도를 바꾼다고 했을 때 말이 많지 않았을까.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래전에 교토에 살던 사람은 언제까지나 교토가 수도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한국 수도가 서울이지만, 이것도 바뀔 수 있을 거다. 예전에 수도 옮긴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때는 잘 안 됐구나. 교토와 비슷한 곳은 경주다. 교토에 문화유산이 많은 것처럼 경주에도 문화유산이 많다. 그런 게 앞으로도 남을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일어나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요새 난 기후변화를 자주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되고 몇해 지난 듯하다.

 

 오래된 가게는 교토에만 있지는 않겠지. 이 책에서는 교토에서 삼대 이상 이어온 가게 열곳을 말한다. 앞으로도 이어질 만한 곳도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곳도 있다. 사람이 사는 게 달라지니 예전에 많았던 게 지금은 줄어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일본에 대중목욕탕이 아주 많았는데 지금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진가. 한국은 대중목욕탕이 많이 없어지고 찜질방이 생겼구나. 요새는 찜질방 어떨까. 난 한번도 못 가 봤다. 교토에서 1927년에 문을 연 대중목욕탕 니시키유는 지금 3대째다. 3대 주인 하세가와는 나이가 많다. 다음에 누가 대를 이을지. 하세가와는 대중목욕탕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해서 사람을 끌어들였다. 지금은 관광객이나 다른 나라 사람이 간다. 교토는 관광객이나 다른 나라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다.

 

 만화영화 같은 걸 보면 음식이나 무언가를 만드는 기술을 바로 가르쳐주지 않고 훔치라고 한다. 그건 어느 나라나 비슷할까.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을 듯한데. 재능이 있는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익힐까. 가르쳐줘야 하는 사람이 말하기 귀찮아서 자신이 하는 걸 보고 배우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고등어 초밥집 이즈우는 230년이나 되었다. 먹을거리는 앞으로도 찾는 사람이 있고 7대 사장 뒤를 이을 사람도 있다. 이제 7대 사장은 뒤로 물러나고 가게 일을 아들한테 맡겼다. 그렇다고 7대 사장이 아무것도 안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7대 사장은 그동안 신세진 사람한테 그걸 갚는 걸 했다. 오래된 가게는 가게 사람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는 하다. 한 가게가 오래 이어오려면 여러 사람 도움이 있어야겠지. 여기에서 말하는 열곳은 거의 그렇다.

 

 별나게 중국사람이 이어온 가게도 있다. 전통베이징 요리를 하는 토카사이칸이다. 전통베이징 요리기는 해도 일본 사람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겠지. 그곳에 찾아오는 다른 나라 사람한테 맞추기도 한단다. 아주 오래된 사탕 가게도 있다. 아이를 가진 여자가 죽은 다음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한테 주려고 여자는 밤마다 가게에서 사탕을 사 갔다. 그곳이 마루야고 그 사탕 이름은 ‘유레코소다테아메’다. 유레는 유령이고 코소다테는 아이 기르기고 아메는 사탕이다. 유령(귀신)이 아이한테 사탕을 먹여 기른다고 하면 될까. 처음에는 사탕 이름 왜 이렇게 길어 했다. 그런 전설이 있는 사탕이 있다니 재미있구나. 그 사탕 어떤 맛인지 먹어보고 싶다. 먹어보기 어렵겠구나. 내가 일본 그것도 교토에 갈 일은 없을 테니. 도장은 한국에서도 이제 잘 안 쓸 것 같다. 요즘은 도장을 사람이 파지 않고 컴퓨터가 파는 것 같다. 그건 일본도 다르지 않겠다. 그래도 여전히 손으로 도장 새기는 사람 있다. 다마루인보텐은 도장 가게다. 여기서는 도장만 새기지 않고 그림이나 캐릭터를 새기기도 한다. 연하장에 찍을 그림을 새기기도 한단다.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해서 그게 그대로는 아니다. 바뀌는 세상에 맞추기도 한다. 오래된 곳과 새로운 곳이 어우러지면 더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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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8-29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토는 참 예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ㅜㅜ
옛성들을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무척 힘드네요 ㅜㅜ

희선 2020-08-30 00:10   좋아요 1 | URL
지금은 코로나19로 어느 나라든 가기 어렵군요 일본은 그 일 전에 다른 것 때문에 잘 가지 않았는데, 일본하고 여전히 안 좋은 듯하네요 일본하고 사이가 좀 나아지고 코로나19도 사라지면 편하게 교토에 갈 수 있겠지요


희선
 
두 방문객 오늘의 젊은 작가 22
김희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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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을 봤을 땐지 작가 이름을 봤을 땐지 모르겠지만 다른 작가 이름이 떠올랐다. 장은진이다. 얼마 뒤 라디오 방송에서 놀라운 말을 들었다. 장은진과 김희진은 일란성쌍둥이라는. 이름이 비슷해서 떠올린 건가 했는데 그것만은 아니었을지도. 라디오 방송에서 듣기 전에는 두 사람 장은진과 김희진이 쌍둥이라는 걸 몰랐는데, 성도 다르니 어떻게 짐작하겠는가. 몰라도 느낄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상관있을 듯하다고 내 무의식이 생각한 건지도. 좀 우스운 말이다. 그래도 난 내가 눈치 빠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눈치가 빠를까. 누가 누구를 좋아하나 같은. 아니 늘 잘 아는 건 아니다. 어떤 때는 나중에야 그런 게 그래서였구나 생각하기도 한다. 눈치 빠르기도 하면서 잘 모르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눈치 보고 자랐던가. 잘 모르겠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쌍둥이고 둘 다 소설가라니 부럽다. 김애란이 일란성쌍둥이였다는 거 알았을 때도 부러웠는데. 친구가 있는 거 아닌가. 쌍둥이라고 똑같지는 않겠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 테니 말이다. 이 소설과 상관없는 말을 했다.

 

 소설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소설 보면서 소설속 사람이 조금 부러웠다. 뭐가 부러웠느냐면 조용하고 멋진 집이 있는 게. 양평이 어딘지 몰라도 한적할 듯하다. 거기에 3층짜리 집을 짓고 네 식구가 산 듯하다. 하지만 네 식구에서 첫째인 아들은 지금 세상에 없다. 엄마인 손경애는 독일에서 여름을 보내다 곧 아들이 태어난 날이라는 걸 떠올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름을 독일에서 보낸다니. 이런 건 그냥 넘어가야지. 손경애가 집에 와서 잠깐 쉬다가 잠들었는데 누가 찾아왔다. 권세현과 정수연으로 두 사람은 결혼할 사이로 손경애 아들 유상운과 친구였다고 한다. 권세현은 상운이 죽고 세해가 지나서야 상운 어머니를 생각하고 잠시 동안 자신이 아들 노릇을 하겠다고 한다. 며칠 뒤면 상운이 죽고 세해째가 된다. 손경애는 권세현과 정수연을 그냥 돌려보내지 못하고 자기 집에서 지내게 한다.

 

 시점은 한사람이 아니다. 손경애 권세현 정수연 셋 다다. 처음에는 갈피를 잡기 어려웠는데 갈수록 알게 되었다. 권세현이 왜 죽은 유상운 집에 왔는지. 아들을 잃은 손경애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지 않았겠지만. 권세현은 유상운이 자신한테 남긴 걸 찾으려고 그 집에 왔다. 권세현은 건축가로 3층짜리에 수영장도 있는 집을 설계했다. 유상운은 세해 전에 권세현한테 편지를 썼다. 죽기 전에 편지를 쓰다니. 유상운은 차 사고로 죽고 그 차에는 조은영이라는 여자도 있었다. 손경애는 권세현과 정수연한테 조은영이 누군지 묻지만 둘은 모른다고 한다. 유상운은 술을 마시고 차를 운전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세해 전 여름에는 독일에도 가지 않고 강릉으로 갔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로 죽었다. 그건 정말 사고였을까. 사고 같았지만 사고가 아니었다.

 

 권세현 정수연 유상운은 일곱해 전에 만났다. 세사람이 처음 만난 날을 권세현과 정수연이 비슷하게 말한다. 그걸 보면 그 뒤 세사람한테 무슨 일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삼각관계, 흔하지 않은. 누군가를 좋아하고 상대도 자신을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그런 일 없는 사람도 있는데. 부모나 둘레 사람한테 말할 수 없었겠지. 자신은 언제나 완벽한 사람이었으니. 아니 어쩌면 권세현과 정수연이 한 결정을 참지 못한 걸지도. 내가 어떻게 유상운 마음을 다 알겠나. 그래도 유상운이 솔직했다면 더 나았을 텐데 싶다. 손경애는 처음에는 충격받았겠지만 유상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거다. 유상운이 엄마인 손경애를 믿지 못했구나. 손경애는 유상운 마음을 생각하고 자신이 몰랐던 걸 미안하게 여겼다. 부모, 엄마라고 해도 자기 아이를 다 알지는 못한다.

 

 좀 애매하게 말했다. 이건 사랑을 말하는 이야기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성이 아닌 같은 성이지만. 그게 어떤가. 그럴 수도 있지. 좋아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남한테 말 못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난 좀 플라토닉하구나. 좋아하면 늘 같이 있고 싶을지도. 그런 답답한. 또 쓸데없는 말을 했다. 세상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다르면 안 좋게 여기기도 한다. 다르면 다른가 보다 하면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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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 아침달 시집 10
조해주 지음 / 아침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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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날개에 조해주는 1993년에 태어났다고 나와. 시가 끝나고 나오는 ‘자술 연보’는 1978년부터 시작해. 거기에 나온 이름은 숙희여서 처음에는 ‘응?’ 했어. 숙희는 조해주 어머니야. 어머니 이야기부터 하다니. 그것도 자신이 태어나기 전을. 연보는 다른 사람이 정리할 때가 많은데 자신이 쓰는 연보도 괜찮은 듯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겠지. 난 쓸 게 없어. 내가 써 봤자군. 내가 쓰는 글도 영 아니고. 이런 자존감 낮은 말을 하다니.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을 들으니 거기에 나온 사람이 자신을 천재라고 하더군. 유튜버로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이었어. 유튜브도 텔레비전도 안 보니 난 잘 모르지만. 이름 앞에 붙이는 천재라는 말은 호 같은 거래. 재미있는 호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그 말을 해서 자존감 높고 자신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 난 갈수록 안 좋아지지만. 조해주를 말하다가 이름도 잊어버린 사람 이야기를 했군.

 

 여기 담긴 시는 어쩐지 소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 모두 그런 건 아니고. 어쩌면 시에 나오는 사람이 있어설지도 모르겠어. 그런 시 처음 본 것도 아닌데, 이번에는 소설처럼 느끼다니. 내가 단순하군. 조해주는 2008년에 소설을 썼대. 2008년에는 열다섯살이었나. 그렇게 빨리 소설을 쓰다니 어쩐지 부럽군. 시에도 소설을 쓰겠다는 말이 나와. 조해주가 1997년에 본 텔레비전 만화영화 나도 봤어. 그게 1997년이었나. 무슨 만화영화였냐고.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야. 이거 첫번째만 꽤 빠져서 봤어. 뒷 이야기는 잘 못 봤어. 볼 시간이 없어서 그랬겠지. 시보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니. 조금 반가워서. 이제는 그런 만화영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번 겨울에 스페인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을 갈 거예요. 몇 마디라도 미리 배워가는 게 좋을까요?

 

 내가 말하자

 그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사진이나 그림을 휴대폰에 많이 저장해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없이 휴대폰을 꺼내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되니까.

 이것, 하나

 하고 말하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손잡이 달린 유리병이 스페인어로 뭔지 아니?

 아뇨.

 

 그는 손잡이 달린 유리병 사진을 보여준다. 그것은 내가 먼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길쭉하다.

 

 진짜 몰라요?

 나 국문과 나왔어.

 나는 그를 가리키며 웃고 그도 나를 가리키며 웃는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으면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그가 뒷짐을 지고 서서 등 뒤로 유리병을 숨기고 있다면?

 수많은 행인들이 오가는 길 한복판이라면?

 구름보다 천천히 멀어지고 있다면?

 

 나는 그저 손을 뻗고 있을 뿐

 

 배꼽이라는 말이 내키지 않아서 단추를 말하고

 유리병으로 이해하고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그와 내가 웃고 있는 여름에서 아주 멀리 있는

 내가

 

 이것, 하고 말하면

 누군가 설탕에 절인 포도를 나에게 건넨다. 빈 유리병이 필요했는데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말하겠지.

 

 맞아요,

 이것이 필요했어요.

 

-<이것, 하나>, 44쪽~46쪽

 

 

 

 앞에 옮긴 시는 그냥이야.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군. 스페인에 가서 말이 아닌 사진을 보여주면 바로 알겠지. 그건 어느 나라에서나 괜찮겠어. 뒤에서는 해야 할 말을 못하고 다른 말을 하고, 다른 말로 알아듣는군. 그래도 그걸 받아들였네. ‘이것’ 하고 말했을 때 바로 알아채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그건 어려운 일이겠지. 똑바로 말해야 알잖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여러 시를 만나보는 건 괜찮은 듯해. 시를 보면 난 쓰지 못해도 이렇게 쓰기도 하는구나 해. 시, 여전히 가끔 봐. 시는 시집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글이 아닌 시도 잘 보면 좋을 텐데. 조해주는 2015년에 한주에 한번 시집을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했대. 그 말 보고 나도 시집 한주에 한권 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랬다가 두주에 한권은 어떨까 했어. 아니 한달에 한번이라도 시집 만나야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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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6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JOR 2nd(メジャ-セカンド) 20 (少年サンデ-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츠다 타쿠야 / 小學館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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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20

미츠다 타쿠야

 

 

 

 

 

 

 학교 다닐 때 즐겁게 하는 게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난 그런 게 없었지만. 지금은 여러 사람이 모여서 뭔가 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학교에서 체육대회하면 그걸 하기도 했다. 그때만 했지만. 중, 고등학교 때 내가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에 들어가지 못해서 그냥 했다. 그때는 동아리라 안 했구나. 누군가 그 시간에는 어디에든 들어가야 하니. 요즘은 어떨까. 아이들이 동아리를 만들고 학교가 끝나고도 잠시 모이거나 운동부는 연습 할까. 운동부는 없을 것 같다. 학교 끝나면 거의 학원에 갈 테니. 2020년에는 학교에도 학원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구나. 지금 난 학교 생활 못할 것 같지만 그때는 그때만의 좋은 점이 있다. 친구도 잘 사귀지 못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 그때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그런 걸 하려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 생각하니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뭔지 잘 몰랐다.

 

 츠지도중학교와 야구 경기한 후린은 졌다. 그저 진 거면 좋을 텐데, 오랜만에 만난 히카루는 다이고한테 좀 안 좋은 말을 했다. 히카루는 왜 그렇게 된 걸까. 다이고는 지금까지 자신이 한 게 아무것도 아니었나 하고 야구 연습 적당히 하려고 했다. 아주 안 하는 게 아니어서 다행인가. 다이고는 그래도 니시나와 아니타는 남아서 더 연습하려고 했다. 학교에서 무츠코가 다이고한테 그런 말을 하니, 다이고는 연습 많이 안 해도 된다고 한다. 무츠코가 더 말하려고 하니 다이고는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다이고는 계단참에 쓰러졌다. 그게 쓰러진 거였구나. 난 넘어진 건가 했는데. 다이고는 엄마와 병원에 갔다. 다이고가 히카루 말에 충격 많이 받았구나. 의사는 다이고 엄마한테 다이고 말을 잘 들어주라고 한다. 요새 다이고는 엄마한테 말 안 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다이고는 어른스러워 보였는데 아직 중학교 2학년이구나. 그것보다 마음이 섬세해서 그렇다.

 

 병원에 다이고 아빠인 고로가 찾아와서 다이고를 데리고 나간다. 고로는 다이고가 걱정돼서 찾아왔구나. 고로는 다이고와 점심 먹고 배팅센터에 갔다가 바깥에서 캐치볼을 하려 했는데 다이고는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그러다 히카루 이야기가 나왔다. 다이고도 히카루를 만나고 히카루가 다시 야구해서 기뻤지만, 다이고가 한 걸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해서 상처 받았다. 야구부를 생각하는 어른이 없어서 다이고가 힘들었겠지. 고로는 그걸 알고 자신이 감독이 되겠다고 한다. 자기 할 일도 있을 텐데 그런 말을 하다니. 고로 아직 선수인가 보다. 난 코치인가 했는데. 다이고는 자격증 없어서 어렵지 않을까 한다. 학교에서 야구를 가르치려면 아마추어 지도자 자격증이 있어야 하나 보다. 이런 거 처음 알았다.

 

 고로가 후린중학교에 가서 교장을 만났더니 그 교장 아는 사람이었다. 예전에 카이도 고등학교에서 일하고 고로를 다치게 했다고 한다. 그 일 때문에 그 사람은 학교를 그만뒀나 보다.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남을 원망하다니. 교장은 다이고가 고로 아들이라는 거 알고 야구부에 관심 가지지 않았을까. 교장은 이제 야구에 힘쓰지 않고 진학학교로 바꾸겠다고 했다. 봄에 오려던 감독이 오지 않은 것도 학교에서 그렇게 한 거였다. 고로가 돈 안 받고 감독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안 된다고 했다. 고로가 하고 싶어도 자격증 없어서 안 됐겠지. 고로는 자신이 안 된다면 자격이 있는 다른 사람을 찾겠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연습했는데 니시나는 학교 일을 알고 야구 할 마음이 조금 꺾였다. 니시나는 야구로 후린중학교에 왔는데.

 

 메이저 세컨드 보다가 다이고 엄마 동생인 타이가는 뭐 하나 했는데, 그 타이가가 이번에 나왔다. 타이가는 다이고 외삼촌으로 고등학생 때 야구했다. 고로가 나온 고등학교. 다이고 엄마랑 타이가가 야구부를 도우려고 했다. 마침 그날은 교장이 출장가고 없어서 고문 선생님한테 말하고 타이가가 아이들 야구 연습을 도왔다. 타이가는 무척 오랜만에 야구 했는지 몸을 마음대로 쓰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한심했는지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돌아갔다. 그럴 수가. 타이가한테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 본래 미용사였는데, 네 다섯해 전에 자전거 타다 차와 부딪치고 오른손을 다쳤다. 지금도 오른손 쓰기 안 좋은가 보다. 고로는 그런 타이가가 야구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해서 타이가한테 부탁했다. 첫날은 일찍 갔지만 다음날 타이가는 다시 학교에 갔다. 타이가는 혼자 연습했다. 연습해선지 전날보다 잘했다. 하지만 자신은 지도자는 안 된다고 한다. 후린중학교 야구부 어떻게 될까.

 

 

 

 앞은 고로와 다이고, 뒤는 토시야와 히카루다

 

 

 

 괜찮다. 아주 좋은 감독이 온다. 고로 친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야구하고 히카루 아빠기도 한 사토 토시야가 후린중학교 야구부 감독을 하겠다고 한다. 토시야는 히카루가 다쳤을 때는 자주 만났지만 히카루가 중학교에 들어가고는 만나지 못했다 한다. 히카루가 만나지 않겠다고 했을까. 그것뿐 아니라 히카루는 엄마 성으로 바꿨다. 어릴 때는 아빠 아들이라는 증거 남겨두겠다고 했는데. 고로가 토시야한테 사춘기 때는 다 그렇다고 하니, 고로는 사춘기 상관없었지 토시야가 말했다. 고로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도 야구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다이고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 오는구나. 교장이 토시야도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언젠가 츠지도와 다시 경기할 날 오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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