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작은, 아주 작은 빛도 비치지 않았지


날은 언제 새지

자꾸 어두워지고

밤만 이어질 것 같아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해는 벌써 머리 위로 떠올랐어


세상이 밝아도

마음은 깊고 깊은 밤이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엔 서로 마음을 주고받지

그런 사이가 언제까지나

이어지지는 않아


한쪽은 달라지지 않아도

한쪽이 달라지면

그 사이는 멀어져


아무리 한쪽이 애를 써도

처음으로 돌아가지 못해


본래 마음이란 그런 거지

더 마음이 가는 곳으로 흘러가


흘러가는 건

되돌리지도

막지도

못해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때 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한 적 있는데, 이젠 그런 생각 안 한다. 지금은 누구나 마음 편하게 글을 써도 된다.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이 보는 건 아니지만. 많지 않아도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인가.


 작가는 아니어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있다. 세상에는 작가가 아니어도 글 잘 쓰는 사람은 많다. 거기에서 잘 쓰는 사람은 작가가 되기도 하던가. 지금은 누구나 쉽게 책을 내는 시대기도 하다. 잘 알려진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지 않아도 자기 이름으로 나온 책이 있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난 없어도 된다.


 글 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쓴 건 하나도 없다. 일기와 편지를 썼다. 그다음에는 책을 읽고 감상을 썼다. 내가 쓰는 건 서평이 아닌 감상문이다. 그런 거 아주 안 쓸 때도 있었으니 쓰게 된 게 어딘가 싶다. 이건 인터넷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책 읽고 쓰기 전과 쓴 다음에 다른 글을 썼지만 많이 쓰지는 못했다. 가끔 뭔가 떠오르면 썼다. ‘백일 글쓰기’를 해 보라는 책을 보고 나도 해 볼까 하고 백일 동안 썼다. 백일 동안 글을 쓰면 글쓰는 버릇이 든다. 백일이 지나고는 뭔가 써야 한다는 강박증으로 썼다. 거의 시 비슷한 걸 쓰고 그건 지금도 쓴다.


 이것저것 글을 자꾸 쓰다보면 쓸 게 생각난다고도 하는데 왜 난 늘 없을까. 어쩐지 슬프구나.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 시 같지 않은 거라도 쓰니 낫다고 여겨야 할지. 다른 형식으로 쓰려고 해야 하는데 잘 안 된다. 내가 쓴 게 늘 괜찮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 괜찮은 것도 쓰겠지. 잘 못 써도 써야지 어쩌겠나. 좋은 생각이 샘솟지 않아도 써야겠다.


 가끔 이렇게 글을 써야겠다는 걸 쓰다니. 이런 거 안 쓰고 그냥 쓰면 될 텐데. 그러게 말이다. 이런 건 정말 쓸 게 떠오르지 않을 때 쓰는 것 같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4-03-05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작가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시인이시잖아요.
책 내도 될 정도로요.
글쓰기 힘들고 무엇을 쓸 지 떠오르지 않은 건 누구한테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희선 2024-03-06 23:24   좋아요 0 | URL
페넬로페 님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는 안 된다 해도 늘 읽고 쓰는 사람이고 싶네요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조금 낫겠지요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걸 알게 되는 일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읽고 쓸 때는 정리가 되죠 시간이 가면 좀 잊어버리지만... 늘 생각하는 게 사람한테 좋을 거예요


희선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강

나도 흘러가고 싶다


바람에 밀려 흘러가는 구름

바람아 나도 밀어줘


강에선 물고기가 헤엄치고

하늘에선 새가 나네


가끔 새는 강에서

물고기를 잡지


새가 물고기를 잡는다고

물고기를 불쌍하다 여기지 마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주 작은 충격에

산산조각 나 버린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있을까


일천개 조각으로 나뉜 그림처럼

시간을 들여 잘 맞추고

붙이면 될 거야


마음은 약해서

잘 부서져도

다시 붙이면 단단해질 거야





*이렇게 썼지만, 마음은 부서지고 자꾸 부서진다.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4-03-03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천개 조각으로 나뉘어진 마음을 다 붙이긴 힘들 것 같아요.
그저 붙이다가 떨어진 것은 그냥 두고 또 다른 맘을 가지고 다시 걸어가고~~
그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희선 2024-03-04 01:24   좋아요 1 | URL
부서지면 다 붙이기 어렵겠습니다 안 붙으면 어쩔 수 없고 붙는 것과 다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겠네요 다른 마음이 좀 더 단단하다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을 것 같기도... 더 오래 살아야 그렇게 될지...


희선

새파랑 2024-03-03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번 부서진건 다시 붙일수 없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안부서지게 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희선 2024-03-04 01:25   좋아요 1 | URL
부서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부서지기 전처럼 똑같이 못 붙여도 조금은 붙일 수 있을 거예요 새살이 돋는 것처럼 마음도 새로운 마음이 돋을지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