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도깨비 옛이야기 그림책 13
권문희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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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베스트셀러>는 작년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았고, 나 혼자 꾸준히 썼는데, 올해는 많이 못 썼다. 아니, 거의 못 썼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건 아닌데, 글을 쓸 시간은 부족했던 거 같다. 그냥 물리적으로.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지금 이 순간 뽑아보는 이 주의 베스트셀러. 사실은 지난주의 베스트셀러.


이 책은 <줄줄이 꿴 호랑이>로 유명한 권문 희님의 책이다. 나는 그분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그 분의 동화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의 그림도 마음에 든다. 특히 도깨비의 불꽃 머리가 마음에 드는데, 요즘 핫이슈 홍명보 감독의 헤어스타일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한다.



혼자 사는 한 아이가 단기 알바(최저임금 10,000원 돌파 축하합니다. 문재인 정부 첫해에 16.4% 인상해서 가능한 일이에요)로 받은 일당 돈 서 푼을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도깨비를 만난다. 돈 서 푼 빌려달라는 도깨비. '도깨비는 잘 잊어먹는다던데...' 그래도 어쩌리. 아이는 도깨비에게 꼭 갚으라 한 마디를 더하고 돈 서 푼을 빌려준다. 다음날 찾아온 도깨비, 돈 서 푼을 갚는다. 그리고 그다음 날, 도깨비는 돈 서 푼을 갚으러 온다. 너 돈 갚았어. 언제? 어제. 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어제 빌렸는데 어떻게 어제 갚니?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도 도깨비는 돈 서 푼을 갚으러 온다. 없는 살림의 찌그러진 냄비가 안쓰러워 보인다며 요술 냄비를, 나뒹구는 방망이를 보고는 도깨비 방망이를 가져다준다. 돈 서 푼, 요술 냄비, 도깨비 방망이가 차곡차곡 아이네 집에 쌓여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깨비가 찾아와서 엉엉 운다. 도깨비네가 파산 선고를 받았는데, 살림을 너무 헤프게 써서 그렇다는 거다. 들어보니 돈 서 푼, 요술 냄비, 도깨비 방망이를 모두 아이한테 가져와서 그런 거 같다. 내가 모아놓았어, 이거 다 다시 가져가! 돈 못 갚아서 미안해, 요술 냄비도, 도깨비방망이도. 미안해! 하늘의 벌 받고 와서 내가 다 갚을게! 울며 뛰쳐나가는 도깨비. 그 후로 그 아이는 예쁜 각시를 얻어 결혼하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다가 "도깨비야! 도깨비야!" 도깨비를 부르며 죽는다. 하늘나라에서 벌 다 받은 도깨비는 그 아이의 집으로 찾아오고.... 아, 걔네집이 어디더라? 이 근처 같은데? 그렇게 이 동화는 끝이 난다.



그저께 큰아이랑 침대에 누워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핸드폰으로 찍어둔 그림을 보게 됐다. 이 책 기억나지? 큰아이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래서 시작되는 베드타임 스토리. 옛날에 혼자 사는 아이가 있었대. 근데 그 아이가... 도깨비... 돈 서 푼, 요술 냄비, 도깨비방망이... 도깨비야, 도깨비야. 이 책 읽어줄 때 아이들한테 꼭 물어봐. 왜 그 아이는 죽으면서 "도깨비야! 도깨비야!" 했을까. 너무 고마워서. 고마운데 그 말을 못해서. 고마운 마음을 도깨비한테 전하고 싶은데 그걸 전할 수 없어서. 그래서...



이 책을 몇 번쯤 읽었을까. 7번? 8번? 그림이 귀엽고, 도깨비가 귀엽고, 돈 서 푼도 귀엽고. 요술 냄비에서 연어초밥과 돈까스, 커피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읽는 그림책.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 그런데 마지막 따옴표에서 전해지는 애절함. "도깨비야, 도깨비야!" 마지막 말 속에 담긴 아이의 마음.


큰아이에게 도깨비 이야기를 하면서, 도깨비가 '부모'의 비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내어 천천히 일곱, 여덟 번을 읽었을 때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정말 도깨비는 부모의 비유일까. 나는 그런 부모가 아니다. 그런 부모가 아니라는 걸 안다. 이 세상 모든 부모가 그럴 수 없다는 것도, 그것 역시 부모에 대한 이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도깨비를 생각하면서 내 부모를, 엄마와 아빠를 떠올린다.



아이는 혼자 사는 아이다. 아이는 세상에 혼자 왔고,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 그 애 앞에 도깨비가 나타난다. 도깨비는 아이에게 돈 서 푼을 달라고 한다. 줘야 해서 줬지만 못 받아도 괜찮다. 그날 하루 돈으로는 큰 돈이지만, 아이가 다 큰 후에는 그렇게 큰 돈이 아니다. 아이는 돈을 빌려준다. 준 것도 아니고 빌려준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도깨비가 돈을 갚는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다음날도 도깨비는 빌린 돈을 갚으러 온다. 매일 갚으면서도 도깨비는 갚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갚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돈 서 푼을, 요술 냄비를, 도깨비 방망이를 매일매일 가져다 주면서도, 자신이 그 좋은 걸 주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헤어질 때는 미안하다고 말한다. 다음에는 꼭 갚겠노라고, 다음 번에 만날 때는 돈 서 푼을 꼭 갚겠노라고 말한다.


아이는, 도깨비 덕분에 결혼을 하고, 도깨비 덕분에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 수 있었던 아이는, 도깨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네 덕분에 편안히 살았다고, 네 덕분에 행복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도깨비는 없다. 도깨비는 떠났다. 미안해하며, 돌아오겠노라고 말하며 떠났다. 영원히, 영영 아이를 떠났다.



돈 서 푼을 갚겠다는 도깨비의 마음과 '도깨비야!'를 부르는 아이의 마음은 서로에게 닿지 못한다. 엄마, 아빠의 딸이고 아이들의 엄마인 나는, 도깨비보다는 아이의 마음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좋은 것을 주고도 잊어버리는 도깨비가 되지 못한 나는, 미안해하는 아이가 된다.


"도깨비야, 도깨비야!" 도깨비를 부르는. 고맙다는 마음을 끝내 전하지 못한. 도깨비에게 닿지 못한 마음을 가진.

아이. 남겨진 아이. 도깨비를 부르는 남겨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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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4-07-13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단발머리 2024-07-13 10:33   좋아요 1 | URL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 날 되세요!

독서괭 2024-07-13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 도깨비 건망증 심하네.. 이러다가 단발님 글 읽으니 정말 부모의 비유 같네요!! 뭐 저도 주고 또 주면서도 미안해하는 엄마는 아닙니다만ㅎㅎ 그저 그 마음을 고맙게라도 생각하는 아이라서 다행이다 싶네요.

단발머리 2024-08-02 16:13   좋아요 1 | URL
아이고, 제가 답이 늦었어요 ㅠㅠ 독서괭님은 이 책 아실거라 생각했어요. 여러 번 읽어도 좋은 책이에요.
저도 그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는 아이 될려고요. 쪼금이라도요 ㅎㅎ

건수하 2024-07-13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줄줄이 꿴 호랑이는 재미있게 봤는데 이 책은 모르고 지나갔네요. 도서관에서 빌려가야겠어요 😊

단발머리 2024-08-02 16:13   좋아요 1 | URL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빌려 읽고 벌써 반납까지 하셨을듯....
최근 저의 최애 동화책입니다 ㅎㅎ

건수하 2024-08-03 13:01   좋아요 0 | URL
전 까먹었… 죄송합니다. 집앞 도서관에 있나 확인해봐야겠어요 ^^

라파엘 2024-07-13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혼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지만,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생각은 종종 들 때가 있어요. 내가 아닌 한 사람을 나 자신만큼 (아마도 그 이상으로) 사랑하고 양육하는 그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는 어떤 마음들이, 우리 인간을 진정으로 인간답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해서요 ㅎㅎ

단발머리 2024-08-02 16:19   좋아요 1 | URL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어디 다녀왔나봐요 ㅠㅠㅠ
라파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체득되는 마음이 있더라구요. 근데 모성/돌봄 조차 사회적으로 상상되고,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거라서.... 전 가까이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깐 제 요는.... 아이를 자기 손으로 키워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은 또 배우더라구요. 저는 직접 아이를 키웠고, 그리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는 하는데.... 제 애정과 혼합된 다종다양한 욕망이 저를 가끔 다른 길로 인도하기도 한답니다. (느닷없이 라파엘님께 고해성사 ㅎㅎㅎㅎ)

다락방 2024-07-15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아가 조카 만나 줄줄이 꿴 호랑이를 읽어줬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읽어주지는 못했어요. 아가 조카가 벌떡 일어나 제 방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그런데 첫 표지 열자마자 나오는 참깨들을 보고 뭐냐고 물었고 글쎄 뭘까? 여동생도 갸웃하고 이미 책을 읽은 저는 그건 책을 읽어보자, 하다가 드디어 참깨가 나왔어요! 그러자 아가 조카는 어? 하더니 첫장으로 돌아가서 이게 그거라고 했답니다. 너무 귀엽죠? (그냥 다 귀엽습니다). 이 페이퍼 보니 줄줄이 꿴 호랑이 읽던 주말의 아가 조카 생각이 납니다. (주섬주섬 이 책도 장바구니로..)

단발머리 2024-08-02 16:20   좋아요 0 | URL
이게 그거라고 할 때........ 아, 얼마나 귀여울까요? 이 귀여움은 진짜 말로 다 할 수 없는 ㅋㅋㅋㅋㅋㅋ 극강의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 몰타이신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급 안부 묻기)

다락방 2024-08-02 18:24   좋아요 0 | URL
로마입니다!!

단발머리 2024-08-02 18:45   좋아요 0 | URL
앗! 로마 페이퍼 봤는데 ㅋㅋㅋ 몰타가 로마 근처인 거죠? ㅋㅋㅋㅋ좋은 시간 보내세요~~~ 😘😍🥰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은 어떤 특권입니다. 그것은 사회적 우월성의 표식입니다. 타자의 시중을 들기 위해 타자를 돌봐야 하는 혹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직업에 전념해야 하는 사람과 대조적으로 말입니다. 부와 신분 그리고 출생이 주는 특혜는 자기 자신을 돌볼 (배려할-옮긴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로 나타납니다. 로마의 오티움orium (교양 있는 여가)이라는 개념이 이와 아주 가깝다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교양 있는 여가'는 특히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배려하는-옮긴이)데 보내는 시간을 의미합니다.(38쪽)



이런 이야기는 참 필요 없는 이야기인데, 그래도 써 둔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제목 때문에 구입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이 부분을 푸코가 프랑스어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껏 흥미를 일으키는 제목인 데다가 책의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과하게 포장하지 않으면서 색깔로 대결하는. 내용이 어떤지 보지도 않고 구입했는데, 한참 읽고 나서야 전에 읽었던 푸코의 『자기 해석학의 기원』이 포함되는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시리즈 중 4번째 책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 파란책과 나란히 하는 책이라면 사지 않았을 텐데. 그 파란책은 너무나 어려웠고 어려웠으니, 이것저것 찾아보지 않은 나의 불찰입니다.



푸코는 자기 돌봄과 자기 테크닉을 통해 '자기 수양'을 연구하는데, 여기에서 자기 돌봄은 일정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 자신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시골에서의 은둔, 명상, 독서 등이 자기 돌봄의 방책들이다. 38쪽의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은 특권'이라는 말은 바로 이해 가능하다. 명상과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신과의 관계를 계속 확인하는 이 00는...................................................................





어제밤에, 여기까지 쓰다 잤다. 왜냐하면, 오늘 아침에 수험생이 모의고사를 보는데, 예정해 두었던 소고기미역국을 끓인다 하니, 수험생과 재작년 수험생이 반대했기 때문에, 다른 메뉴를 찾던 중에 아쉬운 대로 닭가슴살 양파볶음을 해주기로 했고, 밥도 새 밥이어야 하니, 아침 일찍 기상하여야 하기에....



그래서,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은 특권이다. 타자의 시중을 들 필요도, 생계를 꾸리기 위해 직업에 전념할 필요도 없는 상태.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빈곤율이 상당히 높은 나라인지라 이런 말의 한 쪽 구석이 비어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만약 노년에 경제적인 압박이 덜하다면 나는 이게 실현 가능한 사람은 '남편과 사별한 60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사별한'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한 가지는 남편과 사별했다는 것이고(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노년의 잔소리꾼을 경험한 사람만 알 것이니), 두 번째는 한국에서 '여전히' 정서적, 경제적인 보증이 되는 자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에서다. '60대 후반'은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이고, 현대의 추세를 고려하건대 이는 80대 초반까지 가능하다. '여성'이라는 건, 남성에게 돌봄, 더욱이 자기 돌봄은 죽음 직전까지도 너무나 어렵고 고차원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타자의 시중을 들 필요도, 생계를 꾸리기 위해 직업에 전념할 필요도 없는 상태. 거기에 더해 나 자신의 존립을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는 상태. 자기 돌봄의 최정점. 나의 이런 생각은 128쪽의 문장들로 확인된다. "노년은 인생의 특권적 시기입니다."




그 자기 돌봄 최정점의 한쪽에 '글쓰기'가 있다.


글쓰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자기 자신을 돌본다는 것은 하루 동안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바, 자신이 느낀 바, 자신이 경험한 바, 자신이 읽은 책, 자신이 나눈 대화 등을 메모하는 것을 포함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리스인이 휘포므네마타hupomnémata라 부르는 바, 즉 다시 읽고 기억하기 위한 수첩을 만듭니다. (87쪽)



하루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바, 느낀바, 경험한 바를 적어나가는 일,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말하는 일, 자기 자신과의 대화, 타인과의 대화를 메모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이던지. 그 중요한 자기 돌봄에서조차 글쓰기는 이렇게나 중요하다.



나는 19년을 전업주부로 있다가 작년부터 일을 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일, 계약 관계에 의거한 일, 눈에 보이는 일, 돈을 받는 일을 하게 되어 기뻤으나, 이런 기쁨과는 상관없이 내 체력과 시간과 에너지를 고스란히 가져다드리다 보니 어느새 잃어버린 나의 여가 시간. 내게는 무언가를, 어떻게 할,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되어버렸던 것이다.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희진 선생님은 공부가 필요 없는 계층과 공부할 여력이 없는 계층 사이에 위치한 중산층의 특이성에 대해 설파하시면서, 중립적일 수 없는 지식의 한계, 위치에 대해 설명하셨는데, 그러니깐 결국 지식의 생산, 새로운 언어의 창조, 더 넓은 의미에서의 글쓰기는 중산층에게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언제던가, 평일 저녁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 선생님은 청중을 가리켜 '지금 이 시간, 여기에 올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가지신 분들'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그건 참 맞는 말이다. 그러지 못하는, 그럴 수 없는 조건이 훨씬 더 많다.



진실을 지향하는 자기 수련과 관련해 푸코는 자기화, 체현에 대해 말하는데, 그가 예로 든 '계시'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를 이용해야겠다. 마침 점심시간이고, 오후에는 바쁠 예정이며, 퇴근 후에는 2부가 펼쳐질 것이고, 쩜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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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7-11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바닥의 푸코광인이 기쁨의 내적 댄스를 추며… 이 글을 포풍흡입하였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문득 ㅋㅋㅋㅋ 제가 예전에 써둔 글을… 여성의 노년과 자기돌봄에 대한 글의 링크를 여기 놓고 가오니…. 한번 읽어주십시오! ㅋㅋ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3664706 (이미 여성 노년의 삶에 적응해버린 잔류인구 올림ㅋㅋㅋ)

단발머리 2024-08-02 16:22   좋아요 0 | URL
제가 야무지게 잘 읽었고요. 참~~ 잘 썼다! 쟝님 글에 내 글이 밀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생각을 진지하게 해버렸습니다.
다른 거 읽어야지, 다른 거 써야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진짜, 진심입니다!

수이 2024-07-11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전히 제목이 좋아서 샀어요. 마침 표지 때깔도 핑크핑크해서 영롱하기 그지 없었고. 정희진 선생님 말씀은 여러모로 뼈를 때리네요. 천천히 읽으면서 저도 ‘진실‘을 말해볼래요.

단발머리 2024-08-02 16:23   좋아요 0 | URL
당신의 진실을 기다립니다.
당신의 돌봄을 응원합니다.
당신의 미모를 칭찬합니다.

공쟝쟝 2024-07-11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읽어도 너무 좋네. ㅋㅋㅋㅋㅋㅋ 좋아요 버튼 1000천개 다른 거 없나요? ㅋㅋㅋㅋㅋ 푸코여서 좋은 거 아니고요 단발님의 푸코여서 좋은 거예여.. 게다가 정희진 샘 이야기 나온 것도 너무 좋고요. 물론. 그날. 그 강연 장에서 단발님이 저한테.쟝쟝님. ㄱ ㅣ억해여!!! 당신 이제. 중산층입니다. 라고 해서 억울했다고… 제가요? 제가.. 제가요?🙄 새벽 닭이 울기 전까지 세번 부정했습니다.만. 그냥 인정하고 한가한 척하면서 푸코나 읽으면서 지내기로 함.ㅋㅋ 자기돌봄은 여유에서 나온다. 특권이다. 인정인정. 나의 특권.

푸코의 글쓰기로써의 자기돌봄이랑 파레시아랑 저는 연결되는 지점에서 저는 나름 제가 추구하고 있는 실존의 미가 있다고 의미부여 하곤해요. 멍멍!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8-02 16:26   좋아요 1 | URL
제가 당신.... 이제 중산층입니다. 라고 그 날 밤.... 말했다면, 저는 조금 나쁜 사람.... 새벽 닭이 울기 전까지 세 번 부인할 일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고 푸코 읽기로 한 것은 칭찬하고요. 푸코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러니깐 이거 너무 웃기지 않아요? 라고 물어보려면 그걸 받아들이셔야 할 것입니다. 푸코 이름 아는 거 말고요. 푸코 재미있다고 말할려면요 ㅋㅋㅋㅋㅋㅋ

자기돌봄이랑 파레시아 엮은 글은 쟝님이 써 주세요. 저는 그걸 기다릴게요. 점심 뭐 먹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7-12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코 읽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선집이 예쁘게 나왔군요…씁(침 닦고)
저 이모티콘 공감이요 ㅋㅋㅋ 에휴 단발님 아침에 요리까지 하려면 더 그렇죠. 전 아침 요리 포기 ㅋㅋ
노년이 인생의 특권이 되는 걸 목표로 살아야겠.. 이라 쓰다 보니 사별이 조건입니까? ㅋㅋㅋㅋㅋ 아 미안 남편.. ㅋㅋㅋ

단발머리 2024-08-02 16:31   좋아요 1 | URL
저도 이 글을 남편이 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하지만 수정하지 않는 나의 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이 이 글을 알게 됐다면 말이에요. 아... 그거 괄호 봐봐. 노년의 잔소리꾼. 자기는 아니잖아? 이렇게 가는 방법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집은 아직 아침 먹습니다. 이게 버릇이 되서요. 밥에 된장국에 계란 후라이, 볶은 김치에 김. 이렇게 먹어도 진수성찬이라고 제가 막 노래 부르면서.... 아침을 차립니다. 온 가족이 습관되었다면 괜찮구요. 제 친구는 당근-사과-양배추 쥬스 권하더라구요. 불 안 사용해서 너무 좋대요. 건강에도 좋구요. 하지만, 휴롬 없는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13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어떤 멋진분이 선물해주셨던 책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를 읽다가 이 글이 생각나서 뛰어왔어요.

˝루이스가 61세였던 1973년에 남편이 사망하고, 그 후 그녀의 커리어는 활개를 펴기 시작한다. 이는 여성이 자신만의 창조적 사고를 시작하려면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가부장제의 대표자는 길을 비켜줘야 한다는 뜻처럼 보인다.˝ (277쪽)
˝다행히 시간은 루이스의 편이었다. 그녀는 70세의 나이에 본격적인 작품 활동 궤도에 올랐고, 98세로 사망할 때까지 끊임없이 뛰어난 예술작품을 창작해냈다.
때로 아이들이 집을 떠나고 배우자와 이별하거나 배우자가 사망하면, 마치 깊은 수원에서 샘이 솟아오르듯이 모든 에너지와 창작 기술과 통찰력과 인내심이 되살아나고, 가사에 들어가든 모든 시간이 자아로 되돌아와, 유령이 된 것 같았던 창조력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아 활기를 띠기 시작하곤 한다. 62세에 작가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던 어슐러 르 귄의 어머니인 시어도라 크로버의 경우가 그랬다. 60세에 소설을 출간하기 시작해 결국 당대 영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이 된 퍼넬러피 피츠제럴드의 경우도 그랬다.˝ (278쪽)

우리 아직 희망을 버리지 말아요, 단발님. 근데 오래 살아야겠어요. 그때까지 건강해야죠.
이 댓글 역시 남편에게는 비밀로...ㅋㅋㅋㅋㅋ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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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읽었다.



예상되는 이야기이고, 예상되는 대로 전개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의 현실이 이러함을 확인하며 묘하게 안심이 되어서 조금 놀랐다. 희망의 말도 있었다. 나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좋은 시간이 올 거라는 말, 그런 말들이 나는 좋았다. 언니, 보지 않으려 하면 끝까지 진실을 볼 수 없어. 라고 말하며, 현재의 위기가 모두 문재인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아~~ 그래? (내 표정이 어땠는지를 볼 수 없어서 나는 유감이다)라고 말하는 나는, 그렇게 유시민의 이 책을 다 읽었다.




윤석열의 무모함과 언론의 비겁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보탤 말이 없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언론에 대한 유시민의 비판에 동의한다. 한겨레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는 한겨레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이어진 포기의 마음에 대해서는 나도 1-2장 쓸 수 있지만, 오늘은 이만해서 정리하고.




나는 가식과 위선에 대해서만 한 마디(진짜에요, 딱 한 마디) 보태고 싶다.




조국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 나는 여러 번 조국에 대한 글을 썼다. 조국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지 않으면 감옥에 갈 것이다.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해 조국은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절차와 판단에 대한 생각이 나와는 다르지만, 나의 생각과 상관 없이 법절차는 그것대로, 그렇게 진행될 것이다. 조국과 관련해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 가장 신랄하게 조국과 그의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나는 내가 말할 바를 말했고, 그가 말한 바를 들었다. 그가 조국을 옹호하는 내게 말할 때, 내 계급에 대해 언급할 때,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고, 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너도 언젠가는 알게 될거야, 라고 말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조국은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범죄자로서의 낙인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내 생각, 그의 생각과는 상관 없이. 법 적용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법대로라면 그는 감옥에 갈 수도 있다. 그의 범법 행위를 옹호하는게 아니다. 범법 행위를 어떻게 옹호하겠는가. 다만, 기소독점하는 검찰의 나라에서 그에게 피할 곳이 없었다는 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든 마찬가지다. 검찰의 눈에 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죄든지 기소될 수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건 다른 문제다.



완벽하게 훌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조롱당해야 한다면, 조금의 약점만 드러나도 기소되고 유죄판결을 받아야 한다면, 의도하지 않은 오류를 죽음으로 책임져야 한다면, 누가 감히 진보의 삶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정치검찰과 보수 언론은 말했다. "완벽하게 선할 수 없다면, 아무리 털어도 먼지 한 톨 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수치와 불명예의 구렁텅이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고 싶지 않다면, 정의니 공정이니 평등이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리지 말라. 노무현과 노회찬과 조국의 최후를 보았지 않았는가!" (43쪽)




나는 조국 사태의 주요한 감정적 동인은 '조국도 자식을 위해, 자식의 입시를 위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다'는 지점이 아니라고 본다. 정확한 발화 지점은 '말은 그렇게 해놓고 자기 자식을 위해서는...'이라고 본다. 그 이야기를 풀어가자면, 한국에서 '입바른' 소리를 할라치면, 그집 아이는 정시로 대학에 들어가거나 혹은 아예 아이가 없거나, 아니면 아예 한국에 살지 않거나... 라고 쓰면, 또또 극단적인... 이라는 소리가 아련히 귀에 메아리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거 같다. 사회의 변화와 말 그대로 진보, 지금보다 살만한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왜 이렇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부여되는가. 트럼프의 성희롱, 성추행에 대한 이야기가 소문이 아닌 사실로 확정더라도 사람들은 그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 왜? 트럼프는 원래 그런 놈이니깐. 삐뚤어진 마음으로 살라치면, 이 세상 가장 졸렬한 악인이 되어 선행을 하나씩 베풀어가자면 온 세상이 기립해서 박수칠 상황이다. 완벽할 자신이 없다면 말하지도 말아야하는가.




더 나은 삶,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제언이 오로직 완벽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면, 왜 그치들은, 불법과 부정을 일삼는 그치들의 목소리는 그다지도 크단 말인가. 그다지도 높단 말인가. 왜, 하이에, 화음에, 옥타브까지, 자기 마음대로 불러 재낀단 말인가. 그 노랫소리에 발맞춰 탭댄스 추는 언론은 또 뭐란 말인가.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전망은 더 암울하기는 하다. 나는 박근혜와는 달리 윤석열은 '순순히' 탄핵 절차를 따르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는 막판까지도 그 놀라운 '그립감'을 잃지 않으려 애쓸 것이다. 경제나 외교 파탄이 아니라, 나는 전쟁을 염려한다. 주로 전쟁을 걱정하고, 짬짬히 독도를 걱정한다. 내 나라의 현실. 내 나라의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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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7-10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너무 뻔할 것 같아서 읽을 생각 안햇었는데 단발머리 님 리뷰 읽고나니 뻔하지만 읽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담아갑니다.

단발머리 2024-07-10 10:29   좋아요 1 | URL
뻔하다는 예상을 완전히 넘어설 수는 없을거 같은데요. 근데 분석이..... 유시민 아닙니까. 저는 좋게 읽었어요.
그의 예상이 너무 잘 들어맞아서 약간 짜증이 나기는 한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망고 2024-07-10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놓기만 하고 안 읽고 있어요 요즘 짜증나서 뉴스도 못 보겠는데 그걸 글로 접한단 생각에 스트레스라ㅠㅠ

단발머리 2024-07-10 18:35   좋아요 1 | URL
네, 망고님.... 짜증나는 일들이 엄청나기는 하죠. 전, 반면교사의 실천자로서 ㅋㅋㅋㅋ 정말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었을 때, 어떤 사람들도 지금의 나처럼 생각했겠지? 이런 생각이요. 누구 때문에 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요.
글로 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한데, 한 번 정리하기는 해야할 거 같아서 전 읽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라 금방 읽을 수 있더라구요. 제일 폭발하는 부분은 당연히, 언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저한테는 그랬어요. (먼 산)

독서괭 2024-07-10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지적하신 부분 정말 그래요. 흰옷에 튄 작은 얼룩이 눈에 잘 띄는 것처럼, 깨끗해 보이는 사람에게 더 결벽을 요구하죠.. 안타깝네요 ㅠㅠ
저도 짜증나서 못 읽을 것 같은데 단발님이 리뷰 써주셔서 감사하지 말입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24-07-11 09:15   좋아요 0 | URL
저는 깨끗해 보이는 사람에게 더 결벽을 요구하는 건 이해하는데, 우린 너무 깨끗하기를 바라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뭐, 거의 락스물에 들어갔다 나와라, 이 정도요.

짜증나서 미뤄두신 분들이 많네요. 감사하지 말입니다,는 오랜만에 보는 댓글이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7-11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나라 국민의 위치성에서는 저도 동의해요. 그러나 계급적 포지션에서는 전혀 이입이 (심지어 조국반대 대학생들에게도) 안됨요 ㅋㅋㅋㅋㅋㅋㅋ 여성으로서는 민주당에 이입 못하는 것 처럼요! 그러니 민주당이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ㅋㅋㅋ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반윤이지만 두 가지의 선택지만 있다는 현실이 민주주의 일 수는 없고… 다가진 남자를 정치지도자로 앉히는 것은 배아파서 (별 수 없다) 뭐시 없어도 너무 없는 자를 찍는 시민권은 앞으로 계속 탐구하겠습니다. 저는 정치가 그나마 역동적이던 시절을 잠깐이나마 지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투표로 아이돌 뽑는 지금시절에서 자라난 z세대에게 선거는 어떤 퍼포먼스인지 가끔 궁금합니다. 그들에게는 정치 지도자라는 개념이 있을까?하는 질문. 정치의 효력이라는 측면에서 반발짝 쯤에.

단발머리 2024-07-11 12:54   좋아요 1 | URL
두 가지 선택지일 수 밖에 없는 건 우리 내면의 강고한 이분법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그 이분법의 현실인 분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쟝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우리의 정치 지도자가 비극적인 역사의 결과인 분단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에 전, 여전히 그 남은 선택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이유는 드는 거, 비겁하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전쟁 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전쟁은 그 자체로 비극이니까요.

유시민님 책에 대한 리뷰고 댓글이니 유시민님의 표현을 가져오자면(완벽하게는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민주주의 확립, 중산층 확대, 한반도 평화.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치 철학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그러시더라구요. 정치 지도자라는 개념이 없이도 말이지요.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없어도 자신의 미래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사람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고, 있을 거라고 전 생각해요. 제가 가진 표본이 워낙 적기는 합니다만....

공쟝쟝 2024-07-11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니까… 저는 노무현은 사랑할 수 있었는데 조국은 그럴 생각조차 든 적이 없어요… (우리는 좋아하고 애착을 가진 대상 쪽으로 움직이잖아요? ㅋㅋ 잔인한 낙관 읽는 중)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게 정치이고 그게 정치라면. 한국은 어떤 시절이 끝났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제도는 유지되겠죠? 이상 수도권 적응 실패한 지방수저의 변이고 책 읽어볼게요~

단발머리 2024-07-11 12:56   좋아요 1 | URL
한국에는 어떤 그런 시절이 끝났죠. 이미 끝났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 윤석열.
정치 지도자를 사랑하고 말 그대로, 좋아하고 애착을 가지고... 이런 세대는 전 40대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준석 참 특이하다 생각합니다. 주는 것 없이, 20대 남성들이 이준석에 애착을 가지더라구요. 여러분, 이준석 40대임요. 잊지들 마시라~~~~~

공쟝쟝 2024-07-11 15:43   좋아요 1 | URL
나도 곧 40대가 된다. 아, 그러니까 불렀군요. 이준석이.(호명) 그들을…. 아무도 안불러준 그 청년들을… 하버드 나온 그가요.
 












1.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의 세 번째 책이다. 이런 거 다 부질없지만 굳이 매겨보는 나만의 고닉 랭킹. 1. 상황과 이야기 2. 사나운 애착 3. 짝 없는 여자와 도시 4. 멀리 오래 보기(읽는 중). 이 책은 사나운 애착의 다음 이야기 같은 느낌이기는 한데, 워낙 『사나운 애착』이 사나워서, 나름 순한 맛으로 느껴진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우정에 대한 글이다.





깐깐하고 까칠하고 쉽게 곁을 줄 것 같지 않고,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아닌데, 고닉이 진짜 좋다. 점점 좋아진다.










2.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그럼 오빠는 왜 싸우는데요?"

세상을 바꾸려고, 라고 그는 말했었다. 학생 시절에 그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모든 조직에 속해서 가장 험한 현장에서 가장 격렬하게 싸웠던 이야기를 그는 자주 들려주었고 그래서 내가 언젠가 물어보았다. 세상을 바꾸려고. 그래서 그렇게 싸운 끝에 세상이 바뀌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그가 현장에서 30년을 보낸 지금, 그는 세상이 바뀌었다고, 자신이 세상을 아주 조금이나마 바꾸었다고 말할 수있을 것이다. 30년이나 지나서, 눈가에는 주름이 생기고 손목과 어깨와 허리가 수시로 아프게 된 지금에야 말이다. 싸워서 세상을 바꾼다는 건 그런 것이다. 주로 허리와 어깨가 아픈 작업이다.

"안 싸울 수는 없잖아요."

남편이 돌아누워 나를 쳐다보았다.

"열받으니까"

그건 그렇다. 남편이 팔을 뻗어 나를 품에 안았다. (67쪽)

이 책은 쓰고 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느낌과 감상과 생각들이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출퇴근의 위력은 가장 큰 변명거리이고, 나는 2주간 감기약을 먹었으며, 2시간 전에도 멈추지 않는 기침, 콜록콜록! 그럼에도 리뷰/페이퍼는 책을 읽는 '중'에 써야 하나보다. 한 가지는 기억이 난다.

사람은 모두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산다. 역사와 상황과 처지가 각 개인을 구속하는 양상과 현실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산다. 내 삶의 주연은 나일 수밖에 없고 (이 무슨... 자꾸 자기계발서 도입부와 같아지는..... ?) 결국 내 삶은 내가 꾸려나가는 거다.

글쓰기/책읽기 책들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을 세 권 고르라 하면, 나는 이렇게 3권을 꼽는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 그리고 이만교의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의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나는 종종 나를 소설가라고 소개하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다고 부러워하는 회사원이나 주부들을 자주 만난다. 그때마다 나는 심히 의심스럽다.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지? 당신이 무의식 중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회사원이나 주부로서 안정된 삶을 살면서 소설가나 화가를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어요!”라고 말하는 바로 그 삶이 아닐까?’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19쪽)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단 말인가?

원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남성에게도 있겠지. 여성에게는 더 많다. 결혼을 하면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3배, 9배 많아지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여성은 남성보다 '원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이 질문은 그것 그대로 내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내가 원하는 삶이란 뭘까. 내가 바라는 거.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나는, 내가 그걸 원한다고, 그걸 바란다고 '말'하지만, 실제의 나는 그보다는 '그게 안 되는 변명 만들기'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가. 안 될 이유를 먼저 찾는 나. 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나. 내가 원하는 '진짜' 삶은 저기 저 멀리,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하는 나.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였던 거 같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다. 변명하기도 하고(변명 1), 또 다른 변명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변명 2), 결국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산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택한 그 삶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위한 사람을 위한 것일 때 나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숭상한다. 스스로 '희생'을 선택한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다른 사람을 돕기로 결정하는 사람. 열받으니깐. 짜증 나니깐. 이건 잘못된 거니깐. 자신의 삶을 보태서라도 이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나서는 사람. 그 일에 자신의 어깨와 허리를 내놓는 사람. 난 그런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러니깐, 외계인이 나오는 이 SF 소설, 정보라의 삶이 촘촘히 보이는 이 소설, 환경 소설이라 불러도 좋을 이 소설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면, 나는 정보라를, 정보라의 남편을 존경한다는 거다. 나는 그들을, 그런 종류의 사람들을 숭상한다.











3. 가야트리 스피박, 타자로서의 서구

가야트리 스피박을 읽으려고 『타자로서의 서구』를 먼저 읽었다. 참, 잘한 선택이었다. 그전에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를 읽었다. 참, 좋은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이 두 권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가야트리 스피박은 참으로 어려웠고 또 어려웠다. 이건 단순히 내 문제가 아니라 이 시리즈, 이 저자, 이 출판사, 이 번역가의 잘못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래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서발턴이 말하지 못한 거 아닐까. 이래서 어떻게 서발턴이 당신의 말을 이해하겠냐고요! 라는 공허하고 서글픈 외침이 거실 한 가득 메아리쳤다. 스피박에게는 닿지 못하겠지. 이런 순.

타자비판에 전제되어야 하는 자기비판에 대해 쓰고 싶기는 한데.... 아... 어렵다. 어려운건 패쓰. 내가 주워온 문단은 여기 두 군데다.

페미니즘 이론가에게는 무슨 일이 남아 있는가? 스피박의 대답은 교육에 있다. 만약 문학 교사가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의 욕망을 비강압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서발턴 여성의 정신극장을 비강압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이 있어야만 한다(Mor-al Dilema' 참조). 스피박이 적극적으로 시골의 교육에 개입하기 훨씬 전에 <국제적 틀에서 본 프랑스 페미니즘>이 규정하듯이,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젠더 훈련'의 대안은 상상이 가능하다. (168쪽)

어쨌든, 그녀는 제가 가르치는 일을 돕도록 했습니다. 당신이 인도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많은 수입니다. 따라서 채점해야 할 시험지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어머니는 진짜로 저에게 등수를 매기는 법, 채점하는 법, 심지어 그는 서명을 위조하는 법까지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머니와의 공모를 통해 어머니의 서명을 위조해가며 가르치는 법을 배우면서 관련 주제론은 아주 풍요로워집니다, 그렇죠? 그게 열한 살 때였습니다. 그 후 열일곱 살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영어 과외를 했어요. 저는 오래전부터 가르쳐왔던 겁니다. (217쪽)


스피박의 어머니는 극빈층 과부들이 취업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었는데, 11살의 스피박은 어머니에게 등수 매기는 법, 채점하는 법, 서명 위조하는 법을 배운다. 17살부터는 돈을 벌기 위해 가르쳤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다. 극빈층 과부를 도와주는 어머니의 딸이 말하는 전지구적 리터러시.

스피박을 더 읽긴 읽어야 한다.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는데, 데......











4. 테일러 스위프트

아껴 읽는 책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남긴 말을 정리한 이 책이다. 여기에도 심상치 않은 10살 아이 등장한다.

열 살 때는 밤에 말똥말똥 눈을 뜨고 누워서 우레처럼 환호하는 군중을, 무대로 걸어 나가는 저를, 조명 불빛이 처음으로 비추는 저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 전 늘 계산했어요. 그러면 어떤 기분일지가 아니라 정확히 어떻게 해야 그 자리에 설 수 있을까 곰곰 궁리했어요.

-2007년 12월 3일, 《컨트리 위클리 Country Weekly> (33쪽)

타고났구나 이런 생각보다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감동은 대부분 그런 사람에게서 온다. 과하다, 하는 정도의 집착과 한결같은 끈질김, 그리고 성실함. 뭘 했어도 성공할 게 분명한 사람들에 테일러를 더한다. 진작에 고닉을 더했고, 2주 전에 정보라를 더했다. 저번 주에 스피박을, 어젯밤에 잭 리처를 더했고, 오늘은 테일러를. 테일러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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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7-01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위에 있는 푸코 마니아님.... [충격] 단발머리 공쟝쟝보다 심한 푸코 마니아로 밝혀져.
스피박, 같은 부분에 밑줄! _________________________ ! 그었다는 것을 알립니다! 타자로서의 서구는 서문만 읽었네요 ㅜㅅㅜ 더 읽을 시간을 내야하는 데. 스피박의 어드메 문장이었는데 ˝(읽기를 통한) 욕망의 구조 재배치˝. 저도 여기에 관해서 막 뭐라고 쓰다가. 쓰다가 말았음을 알립니다. 욕망 혹은 쾌락의 구조를 재배치하는 것에 저는 요즘 꽂혀 있습니다. 이런 도파민 홍수 시절에 구태하게도 말이죠 ㅋㅋㅋㅋㅋ 일단은 욕망. 욕망을 잘 알아야겠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샘내는 것. 나 자신이 원하는 것. 진짜 원하는 것. 그걸 일과에서 조금씩 채워가기. 거기에서 쾌락을 찾으며.... 딴 데로 새지 않게 해주옵시며. 내일은 코어 운동에서 욕망과 쾌락을 찾게 해주옵시고...

단발머리 2024-07-01 23:54   좋아요 1 | URL
딴 데가 어디인지에 대해, 거기에 누가 있는지에 대해 내일 이야기해 보아요. 굿나잇~~ 🌛

다락방 2024-07-02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오늘 이 페이퍼는 읽으니 이만교의 인용문 때문에,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 생각이 납니다. 곰스크로 가고 싶었지만 중간에 기차에서 내린 아내 때문에 자신도 곰스크로 가는 대신 중간지역에 정착했다고 아쉬워하는 남자가 나오거든요. 그 때 그 마을의 누군가가 그에게 말해줍니다.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중략)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

덧붙여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해서는, ‘답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결국 답을 구하게 된다‘는 절대적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전 정말 그렇게 믿어요. 답을 구하고자 하면 구하게 된다는 것을요.

단발머리 님, 굿모닝!
저는 요즘 저를 사로잡는게 달리기라고 생각하는데, 단발머리 님을 요즘 사로 잡는 건 비비언 고닉, 정보라, 테일러, (잭 리처) 이네요. 후훗.

단발머리 2024-07-02 10:49   좋아요 0 | URL
아... <곰스크로 가는 기차> 일단 적어 두고요. 다락방님이 인용해 주신 문단 너무 좋네요. 제 페이퍼랑 딱 잘 어울려요. 제가 맘 속에 두었던 말들이 인용해주신 문장 속에 다 들어있어요. 아니, 이 책은 언제 읽으신 거에요?
잠깐만요. 저 가서 표지 좀 보고 올게요.

제목은 한두번 들은거 같은데, 표지 보니 낯선 책이네요 ㅎㅎㅎ
제 맘 속 문장을 찾아내시는 다락방님의 감식안에 기립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꼼짝할 수 없는 운명에 처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 운명이 비극적인 경우에요. 저는 이런 말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근데 결국 바꿀 수 있는건 외부가 아니라 내부이고, 그래서 바뀌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나이고. 내 마음, 내 생각.... 이라는데 다다를 수밖에 없더라구요. 전 반항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비교적 빨리 ‘아니라‘고 답하는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앞으로 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순간마다 다락방님이 전해주신 이 문장들 잘 기억하고 있을게요.

전 고닉과 정보라, 테일러에 사로잡혔죠, 완전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잭 리처한테는 화가 나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4-07-02 17:42   좋아요 2 | URL
이 책이 내 서재에 있는 책인지는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기가 막힌 인용문은 틀림없이 기억하고 찾아내는 사람, 그 이름 다.락.방.

독서괭 2024-07-02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 고닉으로 시작해서 스피박에 마지막은 테일러 스위프트인가요! 요즘 가끔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 랜덤으로 듣는데 좋더라구요. 별로인 노래가 아직까진 없는 듯!
소설가도 하나의 직업인데, 다른 이들이 저렇게 말하면 좀 ..뜨악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찔리네요...
단발님 기침이 아직도?? 아구구~~에구구~~ 어서 나으시길요. 저도 기침 진짜 오래 갔었어요 ㅜㅜ

단발머리 2024-07-10 10:33   좋아요 1 | URL
테일러 스위프트가 제가 제일 말하고 싶은 어떤 지점입니다. 성공에 대한 동경을 넘어서서 그가 어떻게 자기의 길을 개척해왔는가에 저는 관심이 많고요. 그 동력의 제일 주요 포인트가 작사/작곡 능력이어서 더 멋집니다.
저, 이제 기침은 다 나았어요. 독서괭님도 기침 때문에 고생하셨군요 ㅠㅠㅠ 아... 에어컨 우리의 적.....

수이 2024-07-03 0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도 더해요. 저기에. 단발머리도 플러스 하자, 마지막 문장 뒤에_ 단발머리도 더하자_ 라고 했습죠.

단발머리 2024-07-10 10:33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도 더하자............는 수이님만 해줄 수 있는 다정한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사감사감사링!!
 
인계철선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다니엘 J. 옮김 / 오픈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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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마지막 ‘그 사람‘이 꼭 나일 필요는 없지만, 나는 그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네. 나였으면. 근데 당신은 예쁜 여자들만 좋아하더라. 사귀던 여자들 내가 다 봐왔잖아. 나쁘다, 당신. 리처 당신, 나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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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7-01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요 왜왜 무슨일이야 왜왜 왜요 ㅠㅠㅠㅠㅠㅠㅠㅠ왜 여기서 리처가 뭘 어떻게 하는데, 누구 만나는데요, 만나서 뭐하는데요!! 아놔 ㅠㅠ 저 아직 안읽었는데 이 백자평으로 제가 미칠 것 같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4-07-01 09:37   좋아요 1 | URL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제가 접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접습니다, 왜요? 이건 모두 다 다락방님을 위한 것.
저는 리처를 좋아합니다. 얼굴 생김새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옵니다. 전체적인 느낌이나 혹은 상상하는 걸 넘어서 제 생각에는 제일 자세한 묘사가 아닌가 싶어요. 제 스탈이고요. 암튼 좋아합니다.
그러나, 전 이 책을 마치며 무척 슬펐고요. 난 잭 리처의 행복을 바라지만ㅠㅠㅠㅠㅠㅠㅠ 히이잉! (뛰쳐나간다!)